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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적 수사로 진실 밝히는 FIU(화재조사팀)의 세계

딸 셋 잃고 방화범으로 몰려 사형당한 사형수부터 25년 감옥 살다 누명 벗은 사연까지…

글 : 김정현  월간조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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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제는 화재조사도 기법(Art) 아닌 과학(Science)으로 규명해야
⊙ 엉터리 화재조사로 인한 피해 줄이기 위해선 과학적 화재조사연구 필요
⊙ 미국은 선망의 직업 1위가 ‘소방관’
⊙ 영국은 독립화재조사기관의 발달로 화재조사기술 발달해
⊙ 이미 70년 전부터 화재조사 전문화시킨 일본
⊙ 한국은 경찰 주도로 화재조사 이뤄져 전문성 한계
⊙ 세계 최고학력 지닌 한국의 소방관, 매년 화재조사학술대회로 과학적 수사력 키운다
2017년 5월 2일 서울 도봉구 소방학교 구조구급교육훈련센터에서 열린 소방기술 경연대회 모습.
  이맘때만 되면 산불 소식과 크고 작은 화재 소식이 끊이지 않고 들려온다. 한국은 1980년대부터 화재 건수가 꾸준하게 증가해 왔다. 1987년 1만 건 돌파를 기준으로 1994년 2만 건을 넘기더니 1998년에는 3만 건을 넘겼다. 2016년에는 4만3413건까지 늘었다. 주요 화재 원인은 전기 1위, 담뱃불 2위, 방화가 3위다.
 
  화재로 인한 사망자 역시 매년 300명 수준으로 꾸준히 발생하고 있어 화재의 원인을 미리 조사해 예방할 수 있는 화재감식연구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예방은 화재의 원인을 알아야만 대처가 가능하다. 이런 화재의 원인을 연구·조사해 분석하는 게 화재조사팀(FIU)이다.
 
  화재조사팀은 조사를 통한 예방뿐 아니라 화재의 원인을 규명해 지능적인 방화범을 찾아내기도 한다. 억울하게 누명을 쓴 방화 용의자를 구해내기도 한다. 화재감식의 중요성이 부각되기 시작한 것은 최근 몇 년의 일이다. 미국에서 억울하게 옥살이하던 용의자들의 혐의가 뒤늦게 무죄로 밝혀지자 더 수준 높은 화재감식연구의 필요성에 대한 성토가 나오고 있다.
 
  선진화된 과학수사를 하는 것으로 평가받는 미국도 화재감식에서만큼은 과학적 수사보다 경험과 과거 사례에 의존해 왔다. 과학(Science)보다 기법(Art) 관점에서 접근한 것이다. 하지만 엉터리 화재감식으로 인해 판결이 번복되는 사례가 늘면서 과학적 화재감식이 더 신뢰를 얻고 있다. 화재사건 판결 중 논란이 됐던 대표적 사례 몇 개를 소개한다.
 
 
  사례 #1
 
  크리스마스이브 날 화재로 세 자녀 잃고 사형당한 토드 윌링엄
 
토드 윌링엄과 그의 가족의 단란한 한때.
  미국 텍사스 출신 토드 윌링엄은 2004년 형장의 이슬로 사라졌다. 토드가 23세이던 1991년 크리스마스이브 날 토드의 부인이 쇼핑을 보러 나간 사이 집에 불이 났다. 불은 빠르게 번졌다. 토드는 연기를 피해 집 밖으로 뛰쳐나왔지만 한 살배기 쌍둥이 두 딸과 두 살 난 딸이 집안에 남아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가 다시 들어가려 했을 땐 이미 화마(火魔)가 집을 집어삼킨 후였다. 토드는 사형집행 직전까지도 방화를 저지르지 않았다고 결백을 주장했지만 독극물 주사를 맞고 숨을 거두었다. 당시 토드가 유력한 방화 용의자로 지목된 이유는 그의 폭력적인 성향과 세 딸이 죽은 후에 보인 담담한 모습 때문이었다.
 
  거기에 소방조사관들이 방화의 근거로 금이 간 유리창문 등 20여 개의 근거 자료를 제출했다. 당시 화재감식기법에는 “금이 간 유리는 방화로 인한 빠른 열전도로 인해 발생한다”는 공식이 존재했다. 토드의 사형집행 후 유족들은 끈질기게 항소했고 2006년 뉴욕 예시바대 벤저민 카도조 법대 연구팀은 토드가 방화를 저질렀다는 증거가 명확하지 않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주 법원은 미국에서 가장 저명한 열과학자 크래그 베일러 박사와 범죄전문과학자들을 고용해 다시 이 사건을 재조사하게 했다. 그 결과 당시 토드의 방화를 입증하기 위해 제출됐던 20여 개의 증거가 모두 증거로 적합하지 않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특히 금이 간 유리창은 빠른 열전달에 의해 생기는 것이 아니라 적정한 습도와 열에 의해 발생한다는 새로운 사실도 밝혀냈다. 텍사스 주 법원은 잘못된 사형판결을 인정하지 않고 있어 토드의 무죄는 입증되지 못한 상태다. 하지만 그의 유가족들은 여전히 그의 무죄를 입증하기 위해 재심을 요구하고 있다.
 
 
  사례 #2
 
  딸 잃고 24년 억울한 옥살이한 이한탁씨
 
이한탁씨와 화재로 숨진 이한탁씨 장녀 이지연씨의 생전 모습.
  재미교포 이한탁(81)씨는 1989년 친딸을 방화살해 했다는 혐의로 종신형을 선고받고 24년간 수감생활을 했다. 1978년 미국으로 이주한 이씨는 장녀 지연(당시 20세)씨와 펜실베이니아주의 한 수양관에서 머물다 화재사고를 당했다. 검은 연기에 잠을 깬 이씨가 수양관을 빠져나온 뒤 다시 지연씨를 구하기 위해 수양관으로 뛰어들어갔다.
 
  실내는 이미 연기로 가득 차 앞을 분간할 수 없었다. 이씨는 지연씨를 찾지 못한 채 건물을 빠져나왔고 지연씨는 건물 내에서 숨진 채로 발견됐다. 사고 후 현지 검찰은 이씨가 평상복 차림에 소지품을 챙겨 대피한 점과 옷에 발화물질이 묻어 있었다는 점을 이유로 이씨를 방화살해 범인으로 지목했다.
 
  하지만 24년 뒤 미국 연방법원 펜실베이니아 지법의 윌리엄 닐런 판사는 이한탁씨에 대한 유죄 평결과 종신형 판결을 무효화한다고 판결했다. 새로운 과학적 화재조사에 의해 당시 옷에서 발견됐던 발화물질이 증거로 부적합하다는 것을 밝혀냈기 때문이다.
 
  닐런 판사는 검찰에 이씨를 석방하거나 새로운 증거를 제시해 이씨를 120일 내에 재기소하라는 명령을 내렸다.
 
  법원은 이씨를 석방했지만 딸도 잃고 감옥에 있는 동안 부인으로부터 이혼도 당했다. 펜실베이니아주는 법원의 판결이 잘못됐다 하더라도 손해배상을 해주지 않기 때문에 79세에 출옥한 이씨는 주변의 도움을 얻어 생활하고 있다.
 
  위 두 사례처럼 화재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피해는 상상 이상이다. 화재의 경우 일반 자연재해나 질병과는 다르게 원인을 정확하게 진단하기 어렵다. 화재의 원인을 잘못 판단할 경우 나열한 사례와 같은 억울한 피해자가 발생할 수도 있다. 일상생활에서도 쉽게 발생할 수 있다.
 
  아파트와 같은 공동주택에서 불이 나 다른 집으로 옮아 붙으면 예상치 못하게 피해금액이 불어날 수 있다. 2009년 실화법이 개정되기 전에는 화재의 원인을 제공한 자가 중과실에 대해서만 손해배상 책임을 물었다. 지금은 과실 여부에 상관없이 불이 나 옆집에 불이 옮아 붙으면 최초로 불이 난 곳의 소유자나 관리자가 주변의 모든 피해액을 배상해야 한다. 분쟁을 최소화시키기 위해서도 화재조사의 과학적 접근이 요구되고 있다. 한국의 화재감식 수준은 어떨까?
 
  기자는 지난 4월 대구에서 열린 국제화재조사 학술대회 결승전 현장을 갔다. 결승전 현장에는 전국 19개 시·도에서 1등을 한 소방서의 화재조사관들이 초조한 모습으로 자신의 차례를 기다렸다. 각 지역에서 최고의 성적을 거둔 조사관들이 모인 자리라 그런지 긴장감이 심사위원들에게까지 전달됐다.
 
  주한 미 해군 소속 레이먼드 그리피스 소방대장과 공군 소속 찰스 클러슨 소방부대장도 참관했다. 이날 조사관들은 방화복과 소방호스 대신 정장을 입고 마이크를 잡았다. 마치 영화에서나 볼 법한 CSI(과학수사대)의 브리핑 같은 박진감 넘치는 보고가 이어졌다.
 
  브리핑은 화재감식 과정에서 일어날 수 있는 오류나 실수를 어떻게 과학적 방법으로 최소화할 수 있는지 원인부터 대안까지 발표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이날 대회의 1등은 인천지부 소방서(홍현의·서성민·김형준·조보형)가 차지했다.
 
  발표 주제는 “인화성 채증물 감식의 골든타임 확보”에 관한 연구였다. 방화인지 아닌지 구분하는 가장 결정적인 증거인 인화성 액체의 채취 골든타임을 다뤘다. 인천 지역 발표자 홍현의씨는 “대회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팀원들과 수개월 화재조사 연구에 매달리다 보니 자연히 화재감식에 대한 실력도 늘었다”며 “팀원들과의 연구가 좋은 평가를 받게 돼 뿌듯하다”고 우승소감을 밝혔다.
 
  대회를 개최한 한국화재감식학회장 김광선(한국기술교육대학교) 교수는 “화재조사관들의 연구 수준이 박사 논문급 수준”이라며 “매 회 대회를 진행할 때마다 조사관들의 실력이 일취월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김 회장은 대회에 참가한 화재조사관들에게 “과학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며 “어떤 의도도 갖지 않고 과학적인 조사를 하면 진실을 밝힐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참관인 자격으로 참가했던 레이먼드 그리피스 주한 미 해군 소방대장은 “미국의 화재조사는 작은 의심부터 시작한다”며 성공적 화재조사의 사례를 들려줬다.
 
  “방화 사건이 자칫 묻힐 뻔했던 경우가 있었다. 한 남편이 이혼할 때 위자료를 주기 싫어서 집을 태웠는데 불이 너무 빠르게 번져서 냄새가 나기도 전에 집이 타버렸다. 문제는 방화의 단서를 찾을 수가 없었다는 것이다. 그런데 주방에서 섬유시트 박스를 발견했다. 섬유시트는 발화 증거를 남기지 않는다. 결국 섬유시트를 산 사람이 남편인 사실이 밝혀졌고 그는 방화 혐의로 5년의 징역을 구형 받았다. 여기서의 교훈은 아주 작은 의심도 그냥 넘어가지 말고 검증을 하라는 것이다.”
 
 
  그림자처럼 묵묵히 화재현장 누비는 화재조사관
 
  이날 화재조사관들의 화재감식에 대한 지식은 기자도 깜짝 놀랄 만큼 수준급이었다. 솔직히 화재감식에 이런 고차원적 연구와 실험이 필요한지 몰랐다. 화재조사관들이 국민의 안전을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연구를 하는지는 잘 알려져 있지 않은 게 사실이다.
 
  대한민국의 화재조사관은 전국 210개 소방서에서 962명이 배치돼 조사활동을 하고 있다고 한다. 이들은 보유 자격증에 따라 총 3개의 직군(화재전문조사관, CFEI, 화재감식 평가기사)으로 나뉜다. 화재전문조사관 자격증을 갖고 있는 화재조사관은 전국에 2001명이 있다.
 
  국민안전처 산하 소방교육기관에서 12주 이상의 화재조사에 관한 전문교육을 이수하거나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나 외국의 화재조사 관련 기관에서 12주 이상 화재조사에 관한 전문교육을 이수한 조사관 중 시험을 통과한 사람만이 화재전문조사관이 될 수 있다.
 
  CFEI(미국화재폭발조사관)는 전국에 445명이 있다. 미국화재조사관협회(NAFI)의 시험을 통과한 조사관을 말한다. 5년마다 교육훈련 또는 관련 세미나 참석 등을 증명하여 갱신할 수 있다. 화재감식평가기사는 국가기술자격증을 취득한 조사관으로 전국에 1151명이 있다. 2011년 고용노동부에서 화재감식평가기사를 신설하며 생겨났다.
 
  시험에 합격하면 전문적인 지식, 경험을 활용해 주로 시각에 의한 판단으로 화재사건의 사실관계를 규명하는 일을 한다. 이들 화재조사관들은 119에 화재가 신고되고 불이 꺼지고 나면 가장 먼저 현장에 들어가 화재원인 및 피해조사를 실시한다. 잿더미로 변한 현장에서 화재원인을 밝혀내는 것은 범죄현장에서 범인을 찾아내는 것만큼이나 어렵다.
 
  화재조사관들의 과학적인 검증과 세밀한 조사가 요구되는 이유다. 하지만 현재 화재원인의 조사는 경찰과 소방 양쪽에서 이뤄지고 있고 화재사건의 최종 판단 권한은 경찰에서 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원화된 조사방식이 조사의 혼선을 빚을 수 있다고 지적한다.
 
 
  선망의 직업 1위 ‘소방관’, 소방관의 권한 보장 미국
 
  또 화재에 관해 소방관들보다 잘 알기 어려운 경찰이 화재조사에 대한 결정권을 갖고 있는 것도 화재조사의 효율성을 떨어뜨린다고 지적한다. 최병일 국민안전처 중앙소방본부 방호조사과장은 “전문성을 띤 화재조사관의 과학적인 조사가 중요한 이유는 화재의 원인을 명확히 규명해 낼수록 화재에 대한 예방을 더 철저히 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최 과장은 “전 세계적으로 한국처럼 고학력의 소방관들은 없다”며 “뛰어난 소방 인재들을 발전시켜 국민안전을 지키는 데 더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해외의 소방 및 화재조사 시스템은 한국과 어떻게 다를까? 미국에선 아이들이 되고 싶어 하는 직업 1위가 소방관이다. 그만큼 소방관의 사회적 역할이 크게 인정을 받는 분위기다. 9·11테러 때도 테러 수습을 진두지휘했던 것은 뉴욕 시장이 아니라 뉴욕 소방대장이었다.
 
  재난에 관해선 일원화된 지휘체계가 특징이다. 미국 소방조직은 정부에 소속된 조직이고 도시에 귀속되어 있지 않다. 일선 시·군의 소방서장은 화재, 방화, 폭발 등의 사고에 대한 조사 및 수사의 권한을 갖는다. 1차적인 조사는 Fire Marshall(예방과장에 해당)이 하게 되며 그의 산하에 화재수사팀이 2~3개 조가 있다.
 
  실제로 수사담당 State Fire marshall(주정부의 화재방호 담당관) 산하에 수명의 화재수사관이 있어 시·군의 화재수사 업무를 지원한다. 원칙적으로 화재수사는 주 정부의 권한과 책임하에 운영되고 시·군 소방서에서 담당하게 되어 경찰의 수사권은 배제된다. 다만, 화재, 방화, 폭발과 관련하여 타 범죄와의 연관이 있는 경우 경찰은 이 연관된 부분에 대해서만 수사를 실시하고 소방과 경찰은 서로 협조하여 각각 업무를 처리한다.
 
  토니 블레어 전 영국 총리는 “위험 대비는 우리의 일상이 돼야 한다”는 말을 남겼다. 영국은 1970년대 초기까지 영국 소방서의 화재조사는 화재 담당지역 소방지휘관에 의해 이루어졌으며 문제가 난해한 경우 고위 화재예방 담당자의 지원을 받았다.
 
  1972년 화재조사의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서 소방서에 화재예방 전문가로 구성된 ‘화재조사 전담기구’가 설치됐다. 이 전문가들은 사상자가 발생하였거나 방화의 의심이 있는 화재로서 8종 이상의 소방기구가 필요한 경우에는 전문조사를 실시한다.
 
  현재 런던 소방본부는 5개의 화재조사기구를 두고 2인 1개 조로 24시간 운영하며 각 조사기구는 분리된 단위조직으로 단독 조사를 수행한다. 화재 담당지역 지휘관은 화재원인을 찾아내는 데 이 기구에 도움을 요청할 수 있다. 이에 대해 조사팀은 과학서비스 및 석유 검관과 같은 기타 전문가에게 지원을 받아 심층조사를 할 수 있다.
 
 
  70년 전부터 이미 화재조사 전문화시킨 일본
 
  일본은 태풍과 지진 등 재난 사고가 많은 편에 속하는 나라다. 때문에 총리를 의장으로 하는 ‘중앙방재회의’를 설치해 운영하고 있다. 일본의 소방행정 체제는 미국의 경우와 같이 완전한 기초자치단체를 중심으로 한 소방행정 체제를 표방하고 있다.
 
  일본의 소방과 경찰은 소방조직법시행령에 의해 분리 독립되어 있지만 국민의 생명, 신체, 재산을 보호한다는 점에서 목적이 같다. 미국의 국가재난시스템(NIMS)과 비슷하다고 볼 수 있다. 일본은 1948년 소방법이 시행되면서 화재조사권에 대한 법적 근거를 토대로 업무를 수행하도록 했다. 도쿄소방청 등의 대도시 소방기관의 화재조사기술이 세계적인 수준인 이유다.
 
  도쿄소방청의 경우 화재조사의 책임은 각 소방서장에게 있고 원칙적으로 경방대가 조사를 실시하고 주임조사원에 대하여 지도·조언을 하며 본청조사과로부터 각 서에 대해 기술적 지원을 한다. 일본의 재난대응에서 주목할 만한 점은 방재교육이다. 일본은 각급 학교에서 과목 또는 특별 활동의 일환으로 방재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국가재난시스템(NIMS)’으로 독립성과 협력 두 마리 토끼 잡아
 
2017년 국제 화재조사 학술대회에서 1등을 한 인천 지역 대표 발표자가 골든타임의 존에 대한 연구 발표를 하고 있다.
  미국의 소방시스템이 독립적 수사권을 갖고 있으면서도 다른 기관과 협력을 잘 이뤄내고 있는 이유는 NIMS를 기본적으로 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군사시설에 주둔하고 있는 소방기관의 경우 정부에 의해 고용된 민간 집단으로 재난 발생 시 군이 개입하지 않고 협력만 한다.
 
  22년 소방관을 지낸 찰스 클러슨은 오산의 소방부대장을 맡고 있다. 그는 미국의 NIMS에 대해 “미국은 국가 관련 시스템이 여러 국가기관과 업무 협약을 맺고 출동하는 사람들의 효율성에 의해 접근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며 “소방본부 역시 기본적으로 재난관리 시스템에 의해 움직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의 NIMS는 2008년 허리케인 카트리나와 9·11테러 같은 사건들이 반영됐다. 각종 재난과 테러를 겪으며 가장 효율적인 메커니즘으로 진화했다. 미국 국토안보부나 모든 연방기관이 재난관리 프로그램에 NIMS를 활용하도록 요구하고, 미 공군시설에 주둔하고 있는 소방기관도 이 체제를 따르고 있다.
 
  또한 각 기관은 집단적 접근에 의한 시스템을 기반으로 조사에 있어서만큼은 각각의 기관이 독립성과 전문성을 띠고 움직이도록 하고 있다. 예컨대 ‘미공군재난시스템(AFIMS)’은 공군과 소방의 협력을 위해 마련된 기본 행동방침으로 NIMS와 마찬가지로 군사기지 안팎에서 일어나는 시스템을 조율한다. 이를 바탕으로 미 공군은 재난 상황에서 직접 개입하지 않고 소방에 맡기고 협력 수준의 일만 하면 된다.
 
  미군은 법적으로 재난현장에서 현장지휘부나 통합센터부에서 일하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이 때문에 지휘부에 있는 미군이 민간영역과 협업을 할 때는 NIMS나 AFIMS라는 단일화된 접근화된 방법을 취하고 있다. 이런 통일된 시스템이 있기 때문에 각 기관의 전문성을 유지하면서도 국가적 재난과 같이 협업이 필요한 일에 대해서도 일관적인 접근이 가능한 것이다.
 
  한국은 전국 15개 시·도에서 화재현장 증거물을 감식, 분석할 수 있는 최첨단 화재조사차량을 운영 중이며, 현장에서 인화성 액체 및 전기설비 등 비파괴 검사도 가능한 수준으로 발전했다. 현재 화재조사 전문능력의 향상과 연구결과 공유를 위해 여덟 번의 화재조사 학술대회가 치러졌고, 해외 화재조사 연구 및 국내 화재조사 세미나도 세 차례 치르는 등 화재감식기술을 향상시키는 노력을 하고 있다.
 
  하지만 해외에 비하면 여러 면에서 개선해야 할 부분이 많은 것이 사실이다. 방화에 대한 경찰과의 업무 공조체계가 부족하고 연구소 등 화재감식 감정을 위한 전문연구기관이 부족한 것은 반드시 풀어야 할 숙제다. 미국처럼 국가재난시스템 주도로 소방본부의 단독 조사권 및 기술적 지원을 받을 수 있는 화재조사제도의 도입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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