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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홍 교수의 게임이야기 - 포켓몬 GO 열풍

한국엔 왜 포켓몬 GO 같은 게임이 없을까?

글 : 이재홍  한국게임학회 회장 / 숭실대 예술창작학부 문예창작전공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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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R보다 VR이 더 주목받았지만 좋은 콘텐츠 입히자 AR게임이 더 인기 끌어
⊙ 닌텐도가 수집하고 개발한 포켓몬의 종류만 720가지
⊙ 이야기가 없는 콘텐츠는 지속적 쾌감 줄 수 없어…

이재홍
1959년생. 숭실대학교 예술창작학부 문예창작 전공 / 제7대 한국게임학회 회장,
숭실대 인문대학 문예창작학과 조교수, 전 서강대 게임교육원 디지틀스토리텔링학과 전임교수,
전 융합형 콘텐츠 산업포럼 가상산업문화 위원장 / 저서: 《게임스토리텔링》
《엄마! 게임해도돼?》
  큰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증강현실(AR)게임 ‘포켓몬 GO’를 부러운 시선으로 바라보며 왜 우리는 포켓몬 GO와 같은 게임을 만들지 못하느냐는 질문을 많이 받는다.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우리나라도 포켓몬 GO와 같은 증강현실게임이 있었다. 2011년 KT에서 ‘올레 캐치캐치’라는 게임이 마케팅 플랫폼 형태로 출시됐었다.
 
  AR기술을 활용해 몬스터를 잡으면 이용자가 캐시(cash)를 쌓아가는 시스템이다. 그때만 해도 올레 캐치캐치의 가치를 알아주는 사람이 많지 않았다. 관심을 받지 못한 올레 캐치캐치는 1년 반가량 만에 서비스를 종료했다. 올레 캐치캐치의 실패 원인은 여러 가지다.
 
  광고주, 회사, 게이머, 정부의 무관심을 비롯해 포켓몬 GO처럼 게임의 세계관을 구성하는 서사가 부족했다. 올레 캐치캐치가 출시됐을 때만 해도 AR에 대해 ‘게임적 요소가 적고 구현 기술만 존재한다’라는 인식이 컸다. 당시 정부는 ‘미래 먹거리’라는 5개 신산업 중의 하나로 증강현실대신 가상현실(VR)을 선정했다.
 
  AR보다 VR의 상용화 가능성을 높게 판단한 것이다. 차세대 게임 정책에서 국가 R&D의 선택과 집중은 VR 분야에 대한 대대적인 지원과 투자로 진행됐다. 페이스북이 오큘러스를 인수하고 소니가 콘솔게임에 VR을 접목하고 삼성과 오큘러스가 기어VR을 공동개발하는 등 VR붐은 지극히 자연스러운 것이었다.
 
  그런 VR의 분위기가 무르익을 무렵에 포켓몬 GO가 등장했다. 바로 이 시점에서 VR의 완성도 있는 콘텐츠가 쏟아졌다면 포켓몬 GO로 인해 시끄럽든 말든 신경 쓸 필요가 없었을 터인데 이렇다 할 VR 콘텐츠가 개발되지 않은 어정쩡한 상황에서 탄탄한 구성의 AR 콘텐츠가 등장하자 대중의 관심이 AR로 쏠리고 있는 것이다.
 
  우리가 주목해야 할 부분은 VR보다 덜 중요하다고 판단됐던 AR기술에 포켓몬 GO라는 콘텐츠가 입혀지자 대중으로부터 큰 호응을 얻었다는 사실이다. 포켓몬 GO같이 성공하는 콘텐츠의 자격은 무엇일까.
 
 
  포켓몬 GO의 성공요인 1
  풍부하고 다양한 콘텐츠

 
울주군 간절곶 앞바다에 정박 중인 고래바다 여행선에 출현한 피카츄. 사진=뉴시스
  게임은 151개의 몬스터를 확보한 마스터 트레이너(master trainer)가 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최종 목표는 피카츄를 비롯한 151개의 몬스터를 확보하며 성장해 나가는 게임이지만 개발회사인 닌텐도가 지속적으로 새로운 몬스터를 시장에 내놓고 있기 때문에 끝이 없는 게임 같은 느낌이다.
 
  포켓몬들 중에는 사마귀, 달팽이, 애벌레, 꿀벌, 키싱구라미 등과 같이 현실세계에서 실존하는 포켓몬스터도 있지만 대부분의 포켓몬은 어느 생태계에도 속하지 않는 수수께끼 같은 특수 생명체로서 빠른 속도로 진화를 거듭하며 초인적인 힘을 발휘하는 판타지적인 포켓몬들이다.
 
  포켓몬들은 동물 포켓몬, 식물 포켓몬, 광물 포켓몬, 전기 포켓몬, 물 포켓몬, 불 포켓몬, 독 포켓몬, 정체를 알 수 없는 포켓몬, 진화하지 않는 포켓몬, 전설의 포켓몬 등으로 구분된다. 변화무쌍한 캐릭터들의 창의적인 출현은 작년에 출시된 7세대 포켓몬 게임에서도 볼 수 있는데 나몰빼미(풀 타입), 냐오불(불 타입), 누리공(물 타입)과 같은 새로운 포켓몬이 스타팅 몬스터로 등장하고 사자에서 진화된 솔가레오와 박쥐에서 진화된 루나아라가 전설의 포켓몬으로 등장한다.
 
  닌텐도가 수집하고 개발해 온 포켓몬의 종류는 무려 총 720종이다. 현존하는 캐릭터, 신화와 전설에 나타나는 상상의 캐릭터, 현존하는 캐릭터와 상상의 캐릭터의 융합으로 탄생하는 창조 캐릭터 등이 총 망라되고 있다. 반인반수부터 시작하여 정확하게 정체를 알 수 없는 캐릭터들이 무수하다.
 
  이러한 포켓몬들의 다양한 형태적 모티브는 오랫동안 전해져 내려오는 일본의 신화나 전설, 그리고 설화나 민담에서 취해지고 있다. 일부 포켓몬 GO의 포켓몬은 신화집 《센가이교》에 깃든 신화와 전설 속의 문화 원형들을 콘텐츠의 캐릭터로 스토리텔링하여 재현시키고 있다.
 
  《센가이교》는 중국 신화집인 《산해경(山海經)》의 일본 번역본이다. 기원전 3~4세기경 무속인들에 의해 쓰인 《산해경》에는 중국을 비롯한 주변 국가의 기이한 사물과 인간, 신들에 대한 기록들이 실려 있다. 《센가이교》에는 중국 《산해경》의 원전보다 더 풍부한 요괴 이야기들이 삽입되어 있다.
 
  이렇듯 대중과 친숙한 고전에서 모티브를 획득하고 있는데 나인테일은 구미호, 윈디는 인면효, 쥬레곤은 여비어와 유사한 외모를 띠고 있다. 두두, 두트리오, 롱스톤, 갸라도스, 리자몽, 미뇽, 신뇽, 쥬쥬, 쥬레곤 등과 같은 캐릭터들 또한 일본의 전통문화에서 획득된 몬스터들이다.
 
  일본의 문화 콘텐츠들 중에는 요괴 이야기를 다루는 콘텐츠들이 많다. 일본 설화와 역사를 다루는 《니혼료이키(日本靈異記)》 《곤자쿠모노가타리슈(今昔物語集)》 《오카가미(大鏡)》 《우지슈이모노가타리(宇治拾遺物語)》 《짓킨쇼(十訓抄)》 등은 스토리텔링의 보고라고 할 수 있다.
 
  일본의 고전 속에서 드러나는 요괴 스토리에 내재된 세계관이나 캐릭터, 사건들은 각 장르에 최적화된 스토리텔링 기법을 통해, 우리에게 익히 친숙하게 전해지고 있다. 게임 포켓몬, 애니메이션 〈게게게노 기타로〉 〈이웃집 토토로〉 〈원령공주〉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과 〈폼포코 너구리 대작전〉, 만화 〈백귀야행(百鬼夜行)〉 등에 나타나는 요괴나 귀신들 또한 일본의 전통문화를 콘텐츠로 승화시키고 있는 중요 IP들이다.
 
  우리 5천 년 역사에 깃든 전통문화의 흔적들 역시 우리의 상상력을 거쳐 새로운 이야기로 탄생되는 날을 학수고대하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된다. 포켓몬 GO로 인하여 되돌아보는 우리나라의 요괴 이야기는 우리의 신화와 전설과 설화와 민담을 통해 귀신이나 도깨비 이야기로 다양하게 전승되어 오고 있다. 하지만 콘텐츠로의 활용은 미비한 실정이다.
 
 
  포켓몬 GO의 성공요인 2
  기술과 콘텐츠의 철저한 융합

 
  〈포켓몬〉은 1996년에 닌텐도에서 게임으로 태어났다. 게임보이, 닌텐도 DS, 닌텐도 3DS 등을 통해 실제로 들고 다닐 수 있는 게임의 원작은 애니메이션 시리즈와 카드 게임 시리즈 등으로 OSMU의 성공 사례를 보여주었다. 그러한 콘텐츠가 AR과 융합되어 포켓몬 GO라는 게임으로 탄생된 것이다.
 
  포켓몬 GO는 나이언틱 랩스(Niantic Labs)와 일본 게임업체 닌텐도가 협력하여 만든 증강현실게임이다. 나이언틱 랩스는 포켓몬 IP를 보유한 포켓몬컴퍼니와 합작하여 포켓몬 GO를 만든 후 단숨에 대박을 터트렸다. 나이언틱 랩스는 2010년에 구글의 사내 벤처로 탄생하였으며 주로 구글 지도를 활용하여 증강현실게임을 개발해 오다가 지난해에 구글로부터 독립한 스타트업 기업이다. 구글은 나이언틱 랩스의 지분을 6% 보유하고 있는데 미국 투자은행인 씨티뱅크는 이 지분의 가치가 현재 2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포켓몬 GO는 하루아침에 뚝딱 하고 나온 게임이 아니다. 나이언틱 랩스는 2014년에 정밀한 구글 지도를 기반으로 현실 세계를 실제로 돌아다니며 영역을 확장하는 증강현실게임인 ‘인그레스(Ingress)’를 출시한 경험을 토대로 ‘포켓몬 GO’를 개발했다.
 
  씨티은행은 최근 보고서에서 나이언틱 랩스의 기업가치가 36억5000만 달러(약 4조1400억원)에 달한다고 추산했으며, 포켓몬 GO를 통해 7억5000만 달러의 매출 기록을 전망하고 있다. 미국 인터넷 신문인 ‘비즈니스 인사이더(Business Insider)’는 애플 스토어에서의 포켓몬 GO의 매출 분배 구조를 애플 30%, 나이언틱 랩스 30%, 포켓몬컴퍼니 30%, 닌텐도 10% 등이라고 밝히고 있다.
 
  또한 씨티은행은 포켓몬 GO에서 얻는 구글 플레이의 올해 매출을 7700만 달러로 전망하고 있다. 포켓몬 GO 앱의 다운로드는 무료이지만 인앱(In-app) 결제를 통해 매출이 발생하는 수익구조를 택하고 있기 때문에 플레이 스토어의 매출이 올라가게 되면 나이언틱 랩스만큼이나 구글과 애플이 수혜를 볼 것이라는 전망이다.
 
 
  포켓몬 GO의 성공요인 3
  완성도 높은 디지털스토리텔링

 
울주군 간절곶에서 포켓몬 GO 이용자들이 포켓몬 잡기에 열중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역사라는 시공간 속에 담긴 인문학적 담론이나 전통적인 문화와 문학의 범주에 있는 소재들은 대개 디지털문화콘텐츠로 재현된다. 디지털스토리텔링 기법에 의해 디자인되고 연출되는데, 디지털스토리텔링은 앞서 언급했던 성공요인들 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요소다.
 
  디지털스토리텔링은 세계관, 캐릭터, 사건을 유기적 관계로 형성시켜 나가는 전통적인 스토리 창작 방식에, 텍스트, 음성, 사운드, 영상, 애니메이션 등과 같은 가상의 디지털 창작 방식을 융합시켜 상호작용적인 미디어 표현 기술환경을 구축하는 디지털적인 연출력이며, 혁신적인 담화 방식이다.
 
  1996년에 최초의 온라인게임 ‘바람의 나라’가 탄생된 이후, ‘리니지’ ‘월드오브워크래프트’ ‘서든어택’ ‘리그오브레전드’ ‘클래시오브클랜’ 등과 같은 다양한 스타일의 게임들이 확산되어 오면서 사용자들의 디지털미디어적인 심리욕구는 매우 왕성해지고 있다. 그에 따른 디지털스토리텔링의 기법은 새로운 기술 인프라가 형성될 때마다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포켓몬 GO의 디지털스토리텔링의 핵심은 전통문화 원형에서 획득되는 인문학적 상상력과 증강현실에서 획득되는 공학적 상상력을 융합한다. 〈포켓몬스터〉라는 IP를 원형으로 스토리텔링한 포켓몬 GO에 드러나고 있는 주인공 캐릭터와 720여 종의 몬스터 이야기, 몬스터의 포획과 다양한 성장 이야기, 지구의 가상과 현실을 넘나드는 세계관의 원형은 일본의 전통까지도 넘나들고 있다. ‘포켓몬스터’ 게임이 ‘게임보이’에 탑재된 1996년의 1세대 스토리 패턴 역시 포켓몬 GO의 스토리에 그대로 적용되고 있다.
 
  일본 관동 지방 출신의 평범한 소년 레드(주인공)는 열 살이 되었을 때 포켓몬 도감을 받은 후 이웃집 소년 그린과 함께 포켓몬 트레이너가 되기 위해 여행을 떠난다. 주인공이 해결해야 하는 미션은 포켓몬 챔피언이 되는 것이고 포켓몬 트레이너의 실력을 테스트할 수 있는 체육관을 섭렵하며 배지를 모으는 일이다. 레드는 로켓단이라는 악당을 무찌르며 여행을 계속한다. 결국에는 로켓단의 보스 비주기를 제거한 후 챔피언이 된 그린마저 쓰러트리고 새로운 전설로 등극한다. 이러한 스토리는 현재 포켓몬 7세대 주인공에 이르기까지 반복되는 기본 패턴이다.
 
  단순해 보이는 패턴 안의 스토리 구성은 탄탄하다. 게임으로 세계관과 캐릭터와 스토리를 탄탄하게 구축한 〈포켓몬스터〉는 20년 동안 지구촌 청소년들의 사랑을 꾸준하게 받아 왔으며, 애니메이션으로, 캐릭터 상품으로 무럭무럭 성장해 왔다.
 
  포켓몬들 중에서 노란색의 피카츄 캐릭터를 무던히 좋아하던 지구촌의 어린이들은 이미 20~30대의 성년이 되어 있다. 지구촌에서 포켓몬 GO를 주로 많이 하는 10~30대 층들은 성장과정에서 한 번쯤 액션과 경쟁심과 정의감으로 〈포켓몬스터〉를 접했던 기억들을 재생시키며 흐뭇하게 뛰어다니고 있다. 또한 40대 이상의 중장년층들은 자녀들이 즐기는 〈포켓몬스터〉를 접하며 덩달아 게임에 몰입되어 가고 있다.
 
  나이언틱 랩스 대표인 존 행크(John Hanke)는 화면 속에만 갇혀 있는 게임은 지루하기 때문에 사람들이 컴퓨터 앞에서 이상한 자세로 게임만 할 것이 아니라 다들 나와서 서로를 만났으면 하는 생각에서 포켓몬 GO를 만들게 됐다고 말하고 있다. 진정 포켓몬 GO의 출현은 모니터 안의 가상세계에서 현실세계로 탈출할 수 있는 단초를 제공하는 훌륭한 스토리텔링의 개가라고 할 수 있다. 땀을 뻘뻘 흘리며 스마트폰을 들고 포켓몬을 쫓아다니는 플레이어들을 보면, 걷기 운동이 자동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순기능 게임이라고 생각된다.
 
 
  게임은 융합 콘텐츠로서의 가능성이 무한한데 한국은 왜 반대만
 
  현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2010년에서 2014년 사이에 증강현실 관련 국내 특허출원 건수는 연평균 619건으로 최근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한국의 가상·증강현실 기술 수준은 이 분야 최고 기술국인 미국과 비교했을 때 83.8%로 높은 편인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서 우리가 주목해야 될 것은 포켓몬 GO에 대한 세계인의 관심은 AR기술에 쏟아지고 있지만 그보다도 〈포켓몬스터〉라는 글로벌 파워 IP에 중요성이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지금 융합미디어산업이 일취월장하는 이 시대에는 IP의 중요성이 크게 부각되고 있다. 글로벌 IP는 세계관, 캐릭터, 사건이 총체적으로 융합되는 스토리텔링에서 시작된다. 세계적인 판타지 《해리포터》, 세계적인 게임 ‘월드오브워크래프트’, 오늘 화두로 올라 있는 〈포켓몬스터〉 등은 이야기의 총체적 산물들이다.
 
  이야기가 있는 콘텐츠는 지속적으로 사람을 감동시킬 수 있지만 이야기가 없는 콘텐츠는 일시적인 쾌감만 있을 뿐이다. 한국 게임산업이 글로벌 세계에서 주도권을 다시 쟁취하기 위해서는 ‘포켓몬 GO’에 넋을 놓고 있을 것이 아니라, 글로벌 IP를 창출해야 한다. 특히 IT 기술과 문화콘텐츠의 융합이라는 차원에서 스토리텔링 방법론을 화두로 끌어올려야 한다.
 
  지금 이 시대는 클라우드 컴퓨팅과 빅데이터, 웨어러블 컴퓨팅, 사물인터넷, 가상현실, 증강현실 등과 같은 기술적인 인프라가 크게 발달하고 있다. 게임산업은 이러한 인프라와 접목되어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접점이 이루어지게 되고, 모든 사람이 일상생활에서 게임 메커니즘을 활용하고 즐기는 게임화 시대, 즉 게이미피케이션(gamification) 시대가 열리게 될 것이다.
 
  게임이 자꾸 확률형 아이템에 의존하여 비정상적인 수익을 창출하는 사이에 산업 자체의 비전이 제시되지 못하고 수렁에서 허우적거리는 상황에서 AR과 게임과의 접목은 게임산업의 빅뱅을 예고하는 대변혁의 전초단계다. 세계 게임시장의 판도가 급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한국 게임산업의 활기는 정체상태에 머물러 있다.
 
  2000년대에 들어서면서 구축되었던 온라인게임 강국으로서의 아성은 모바일게임 산업으로 급격하게 개편되며 부익부 빈익빈 현상만 가중되고 있다. 끝없는 규제정책에 밀려 우왕좌왕해 온 덕분에 중국 자본에 의존하는 기업이 늘어났으며, 외산 게임들의 내수시장 장악력이 높아지면서 국산 게임들이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다. 이러한 위기로부터 탈출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개선방안들이 필요하다.
 
  첫째, 정부는 셧다운제, 게임시간 선택제, 웹보드게임 규제, 질병코드 등과 같은 규제가 지속적으로 게임산업의 발목을 잡아온 만큼, 불합리한 규제들을 완화하고, 업계의 자율규제를 확산시켜 게임산업이 재도약할 수 있는 과감한 진흥정책을 시도해야 한다.
 
  둘째, 게임업계는 글로벌시장의 주도권을 장악하기 위해 확률형 아이템에 의존하기보다는 스토리텔링의 완성도를 높여 게임의 질적 향상을 추구해야 한다. 그뿐만 아니라, 과감하게 기존 제작방향에서 탈출하여, AR과 같은 기술 인프라를 섭렵하고, 새로운 IP를 확보하여 킬러 콘텐츠를 생산해 나가야 한다.
 
  셋째, 학계 및 연구계는 다양성이 강한 게임산업의 순기능성과 문화예술성을 정립시키고, 학문적 연구와 정책적 연구, 기술적 연구 등에 전념해야 한다.
 
  이와 같은 부분들이 개선되어 게임산업에 활력이 생긴다면 우리나라는 인적자원과 기술력이 충분한 만큼, 글로벌 경쟁에서 주도권을 쟁취할 수 있다고 판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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