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는 한국천주교회 염수정 추기경을 만난 적은 없으나 추기경의 작은형(염수용)과 막내(염수의·신부)를 만난 적이 있다. 두 사람 모두 키가 자그마하고, 눈이 부리부리하며, 대머리에 가까웠다. 목소리 톤이 묵직하면서도 무겁다는 느낌보다 강인하다는 인상을 주었다.
염수용(77)씨를 만난 것은 2010년 11월 파독(派獨)광부를 취재하면서다. 그는 파독광부 출신으로 지하 막장 1000m를 내려가 탄을 캤던 강골이다. 부모·형제들은 독일광부가 되겠다고 하니 “죽으러 가느냐”고 말렸다고 한다.
1965년 독일 딘스라겐 지역 로호베르그 광산에서 일하며 ‘슈타이거’(steiger·일종의 작업감독. 마이스터로 불리는 ‘지하 장’보다 서열상 위다)가 됐다. 슈타이거는 ‘지하의 영주(領主)’라고 불릴 정도로 독일광부 사이에 존경받는 자리. 전체 파독광부 7968명 중 ‘슈타이거’가 된 이는 손가락으로 꼽을 정도였다고 한다. 처음엔, 키 작은 동양인의 지시에 장대의 독일인 광부들이 코웃음을 쳤다고 한다. “스스로 모범을 보여야 했고, 끊임없이 노력하지 않으면 안 됐습니다.”
그런 노력 덕에 나중 광부들을 교육·관리하는 일을 맡았고 안전담당 엔지니어로 승진했다. “그 시절, 새벽 4시에 일어났습니다. 아이에게 발바닥이 땅에 닿는 시간이 많아야 성공할 수 있다고 가르쳤어요.”
파독간호사와 결혼한 그는, 딸 하나를 두었는데 몇 년 전 딸이 독일에서 대학교수가 되었다.
추기경의 막내동생인 염수의(65) 신부는 기자가 사는 동네의 성당 신부다. 입만 열면 “사랑합니다, 고맙습니다”를 연발한다. 그가 “사랑합니다”라고 인사하면, 신자들은 “고맙습니다”라고 화답하는 일이 자연스럽게 굳어졌다. 지난 2012년 5월 형이 서울대교구장에 임명됐을 때 성당 신자들에게 “잘 할 수 있게 묵주기도를 올려 달라”고 부탁한 일이 있지만, 자리가 갖는 막중함 때문이지 사적 부탁은 아니었다. 혹시 누가 될까 봐 추기경 축하식도 불참했다. “안 가는 것이 맞지 않나요? 가족은 가족끼리 축하하면 되지요”라고 했다.⊙
염수용(77)씨를 만난 것은 2010년 11월 파독(派獨)광부를 취재하면서다. 그는 파독광부 출신으로 지하 막장 1000m를 내려가 탄을 캤던 강골이다. 부모·형제들은 독일광부가 되겠다고 하니 “죽으러 가느냐”고 말렸다고 한다.
1965년 독일 딘스라겐 지역 로호베르그 광산에서 일하며 ‘슈타이거’(steiger·일종의 작업감독. 마이스터로 불리는 ‘지하 장’보다 서열상 위다)가 됐다. 슈타이거는 ‘지하의 영주(領主)’라고 불릴 정도로 독일광부 사이에 존경받는 자리. 전체 파독광부 7968명 중 ‘슈타이거’가 된 이는 손가락으로 꼽을 정도였다고 한다. 처음엔, 키 작은 동양인의 지시에 장대의 독일인 광부들이 코웃음을 쳤다고 한다. “스스로 모범을 보여야 했고, 끊임없이 노력하지 않으면 안 됐습니다.”
그런 노력 덕에 나중 광부들을 교육·관리하는 일을 맡았고 안전담당 엔지니어로 승진했다. “그 시절, 새벽 4시에 일어났습니다. 아이에게 발바닥이 땅에 닿는 시간이 많아야 성공할 수 있다고 가르쳤어요.”
파독간호사와 결혼한 그는, 딸 하나를 두었는데 몇 년 전 딸이 독일에서 대학교수가 되었다.
추기경의 막내동생인 염수의(65) 신부는 기자가 사는 동네의 성당 신부다. 입만 열면 “사랑합니다, 고맙습니다”를 연발한다. 그가 “사랑합니다”라고 인사하면, 신자들은 “고맙습니다”라고 화답하는 일이 자연스럽게 굳어졌다. 지난 2012년 5월 형이 서울대교구장에 임명됐을 때 성당 신자들에게 “잘 할 수 있게 묵주기도를 올려 달라”고 부탁한 일이 있지만, 자리가 갖는 막중함 때문이지 사적 부탁은 아니었다. 혹시 누가 될까 봐 추기경 축하식도 불참했다. “안 가는 것이 맞지 않나요? 가족은 가족끼리 축하하면 되지요”라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