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점검] 단골시위꾼들의 국책사업 반대, 그 후 - ⑦ 새만금 간척사업 그 후 : 월간조선

부안군은 ‘부안사태’의 영향으로 ‘방폐장’을 떠올리지만, 원래 이곳은 절경을 자랑하는 변산반도국립공원이 있는 관광명소이다. 최근에 부안의 주요 관광자원으로 추가된 것이 있다. 세계에서 가장 긴 방조제인 새만금방조제가 그것이다. 부안군이 ‘새만금관광중심도시 부안’이라는 구호를 만들었을 정도다. 새만금방조제는 1991년 11월 착공해 2010년 4월 준공됐다. 부안 변산면 대항리에서 시작해 군산시 비응도와 내초도를 연결하는 이 방조제는 총연장 33.9km로 세계 최장을 자랑한다. 새만금 간척지 규모는 401㎢(용지 283㎢, 담수호 118㎢)로 서울(605.2㎢)의 2/3배나 된다. 전주 월드컵경기장(0.045㎢)과 같은 축구장을 9000개 만들 수 있는 거대한 국토가 생성된 것이다. 2012년 3월 기준으로 노출부지는 전체면적의 65%인 183.7㎢다.

정부는 원래 새만금 간척지를 식량자급을 위한 농업용지로 이용할 계획이었지만, 지금은 미래성장을 선도할 동북아경제중심지로 개발하려고 한다. 작년에 확정된 ‘새만금종합개발계획’에 따르면 ▲농지 30% ▲환경녹지 21% ▲기반시설 15% ▲관광레저·산업 14% ▲연구개발 4% ▲상업·업무 2% 등으로 용도가 다각화됐다. 이에 따라 총 사업비 22조1900억원이 투입된다. 현재 산업용지는 OCI가 2020년까지 10조원을 투자하기로 협약을 체결했다. 삼성그룹도 ‘그린에너지 종합 산업단지 조성’에 2021년부터 2040년까지 총 20조원을 투자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MOU를 국무총리실 및 관련 부처와 맺었다.

전라북도에 따르면 삼성의 새만금 투자 기대효과는 5만명 고용, 2026년 이후 매년 약 15조2000억원의 생산유발 효과 등이다. 이처럼 앞으로 부안, 김제, 군산은 물론 전북을 먹여 살릴 성장동력으로 평가받는 새만금은 우리 국토개발사에서 가장 격렬한 논쟁을 불러일으킨 사업이기도 하다.

이 사업이 처음 논의되기 시작한 때는 1971년이다. 1989년 11월 ‘새만금종합개발 기본계획’이 확정, 1991년 첫 삽을 떴고 사업중단과 추진을 반복하며 20년 뒤 방조제가 완공됐다. 그 이유는 ‘개발’과 ‘환경’이라는 가치의 대립 때문이었다. 정부, 지자체, 주민, 학계, 종교계 등이 이해당사자가 돼 첨예한 논쟁을 펼쳤다.

정부, 새만금 2차 수질개선 대책에 약 3조원 투입

새만금방조제

2001년 3월 환경·시민단체는 ‘매립면허 취소소송’을 제기했지만, 대법원은 2006년 3월 ‘정부 승소’ 판결을 내렸다. 사법부의 결론에 따라 공사는 재개됐지만, 환경단체의 반대로 약 8000억원의 경제손실이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그들이 새만금 사업을 반대한 이유는 ▲수질악화 ▲어족자원 보호 ▲갯벌 보호 등이었다.

그러나 수질 문제를 살펴보면 반대론자들의 주장은 설득력을 잃는다. 2001년부터 10년 동안 정부와 전라북도는 1단계 새만금 수질개선 사업에 1조3000억원을 투자했다. 전라북도에 따르면 주로 환경기초시설과 하수관거 확충에 역점을 두고 1단계 수질개선 사업을 추진했다고 한다.

전라북도 제공 자료를 보면 새만금으로 유입되는 하천 중 만경강 수질은 BOD(생물화학적 산소요구량) 농도가 2001년 6.8ppm이었던 것이 2011년에는 5.2ppm(3급수)으로 소폭 개선됐다. 동진강은 같은 기간 3.6ppm에서 2.8ppm(2급수)로 나아졌다. 즉 새만금 목표수질 4급수(6ppm 이상)를 유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전라북도는 “1단계 사업 결과 동진강은 36%, 만경강은 24%의 수질 개선 효과를 봤다”고 전했다.

또한 정부는 새만금호의 수질개선을 위해 2단계 대책에 총 2조9502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하수처리장 확충, 축산분뇨 대책, 기타 수질오염원 저감 대책 등이 담긴 2단계 대책이 계획대로 추진된다면 새만금 수질은 2020년 목표수질을 달성할 것으로 보고 있다.

어족자원 감소 문제도 반대론자들의 주장은 근거가 미약하다. 전북에서 바다와 접한 지자체는 군산시, 김제시, 부안군, 고창군이다. 새만금 사업으로 어족자원이 감소했다면, 전북 전체 어획량이 급감할 수밖에 없다. 감소폭도 서해안을 낀 경기도, 충남, 전남보다 큰 폭이어야 한다.

해양수산연구정보포털에 따르면 2011년 각 지역의 어획량은 ▲경기도 1만6316M/T ▲충남 11만8282M/T ▲전북 7만1309M/T ▲전남 113만121M/T다. 새만금방조제 착공 전인 1990년에는 ▲경기도 5만2461M/T ▲충남 6만3895M/T ▲전북 12만234M/T ▲전남 68만5190M/T이었다. 어획량 증감을 요약하면 경기도와 전북은 각각 69%, 52.6% 감소했지만, 충남은 46% 증가했고, 전남도 65% 늘었다. 그중 전북, 특히 새만금 지역의 주요 어종별로 어획량 증감을 분석하면 전어, 멸치는 늘어난 반면 주꾸미는 비슷한 수준이며, 꽃게와 조기, 갈치는 매우 감소했다. 하지만 다른 지역 상황과 비교했을 때 이 기간의 어획량 변화의 주요 원인을 새만금 사업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

새만금 사업에 따른 피해를 확정할 수 있는 통계도 있다. 이 지역 특산물인 바지락은 1990년 3327M/T에서 2011년 2505M/T으로, 같은 기간 백합은 560M/T에서 81M/T이 됐다. 새만금 간척사업으로 갯벌이 사라진 게 주요 원인일 것이다.

새만금방조제 외측 새로운 갯벌 형성돼

새로 형성된 갯벌에서 발견한 고둥과 게(2012년 4월 7일 촬영).

그러나 새만금방조제에는 새로운 갯벌이 형성되고 있다. 이에 대해 새만금 사업 반대를 주도했던 새만금갯벌평화연대는 성명서를 통해 “갯벌이 새로 생성되는 것이 아니라 일시적으로 쌓였다 사라지기를 반복하고 있다” “새로운 갯벌이 형성된다고 하더라도 생명력이 없는 죽은 갯벌”이라는 주장을 펼쳤다.

4월 8일 오전 11시 간조시간에 맞춰 새만금방조제로 향했다. 갯벌이 새로 형성되는 지점은 부안군 변산면의 방조제 시점부다. 새로운 갯벌은 너비는 짧지만, 길이는 해안을 따라 꽤 길었다. 갯벌에서는 편종호(70)씨가 백합을 채취하고 있었다. 편씨는 “2010년부터 방파제 쪽에 조금 쌓이더니 지금은 이렇게 넓어졌다”며 다음과 같이 말했다.

“원래 새만금 지역도 갯벌이 얼마 없었어요. 거기도 1960년대에 계화도 간척사업을 하고 나서 만들어진 겁니다. 여기도 얼른 넓어지기만 바라고 있습니다.”

―백합은 많이 잡히나요.

“백합은 깨끗한 펄에서만 사는데요. 여기가 생긴 지 얼마 안 돼서 깨끗한데 영양분이 별로 없어요. 채취량으로 보면 예전의 1/10 정도 될 겁니다. 오늘도 얼마 못 했어요. 아침 8시부터 나와서 4시간 정도 했는데 한 4만원어치 한 것 같아요.”

―그 정도면 많이 한 것 같은데요.

“이놈 갖고 먹고살 수밖에 없으니까 부족하죠. 그래서 지금은 농사도 지으면서 부업으로 하는 거예요. 새만금 하면서 여기 사람들은 거지가 돼버렸어요.”

―보상이 나간 걸로 알고 있는데요.

“그거야 양식장 같은 걸 산 외지 사람들이나 많이 받았죠. 우리같이 맨손으로 먹고사는 사람들은 몇 푼 받지도 못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