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23일 치러진 제28대 대한치과의사협회장 선거에서 ‘네트워크 치과’가 이슈로 떠올랐다. 후보로 세 명이 출마했는데 모두 ‘불법 네트워크 치과 척결’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협회장으로 선출된 김세영 회장은 “네트워크 치과가 불법은 아니지만 일부에서 위법 사례가 드러나고 있다”며 “이를 근절하기 위해 강력히 대처하겠다”고 했다. 도대체 ‘불법 네트워크 치과’가 무엇이기에 치과의사협회장이 ‘척결’이라는 용어까지 사용하며 공약으로 내거는 것일까.
치과의사협회가 문제 삼고 있는 것은 일부 네트워크 치과가 주도하고 있는 임플란트(Implantㆍ인공치아 이식) 가격 파괴와 불법적인 병원 운영이다. 현재 네트워크 치과는 90만원대에 임플란트 시술을 하고 있다. 일반 치과는 150만~250만원 선이다.
‘네트워크 치과’란 개인 병원을 소유한 개원의(開院醫)들이 모여 브랜드와 노하우를 공유하는 형태의 병원 운영방식을 말한다. 환자에게 전문적인 진료를 제공하자는 취지로 시작됐다. 반면 ‘불법 네트워크 치과’는 기존의 취지에서 벗어난 형태로 운영된다. 이민정(李敏汀) 대한치과의사협회 대변인의 말이다.
“불법 네트워크 치과는 겉으로는 일반 개업의가 병원을 운영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거대자본에 의해 운영되는 다단계 기업형 치과입니다. 실소유주가 따로 있는 거죠. 치과계에서는 이 거대자본이 출처 불명의 ‘검은 돈’이라는 소문도 나돌고 있어요. 의료법상 전문의가 아닌 사람이 병원의 소유권을 갖는 것은 위법입니다. 돈을 댄 사람은 자연히 ‘수익’을 원합니다. 결국 임플란트를 돈벌이 수단으로 보는 거죠.”
몇 달 전 모(某) 네트워크 치과가 ‘치과’ 지점을 모집하는 광고 전단을 일반 치과의원에 무작위로 보냈다. 전단에는 이런 대목이 있다.
<우리가 운영하는 네트워크 치과에 지점으로 가입하면 환자가 가득하게 될 것이다. 가입하지 않으면 환자는 없고, 치과도 망하고, 가족도 떠나게 된다.>
이 광고를 본 한 치과의사는 “이런 협박성 광고를 도저히 용납할 수 없다”며 “협회 차원에서 강력히 대응해 줄 것을 요구했다”고 했다.
대한치과의사협회는 일부 치과에서 자행되는 ‘과잉진료’도 문제 삼고 있다. 이민정 대변인은 “일부 불법 네트워크 치과는 표면적으로는 저수가(낮은 가격)를 내세우지만, 실상은 여러 가지 방식으로 많은 진료비를 청구한다”며 “치아(齒牙)를 살릴 수 있는 환자에게도 임플란트 시술을 유도하고 있다”고 했다.
대한치과의사협회는 지난 1월 불법 네트워크 치과를 검찰에 고발했다. 기자는 해당 네트워크 치과의 입장을 듣기 위해 본점 역할을 하는 곳을 방문했으나 취재를 거절당했다. 병원 관계자는 “치과의사협회에 충분히 해명을 했는데도 욕을 먹고 있다”며 “우리는 인건비 등 부수적인 부분을 줄여서 임플란트 가격을 낮췄을 뿐 서비스와 품질에는 일반 치과와 차이가 없다”고 했다.
임플란트 제조사 ‘오스템 임플란트’가 2009년 10월 전국 치과의사 800여 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임플란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수입 임플란트 재료를 사용할 경우 시술 비용은 평균 229만원, 국산(國産)을 사용할 경우에는 평균 152만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들어 시술비용이 10만~20만원 정도 낮아졌다고 한다.
원가만 고려해 ‘싸다, 비싸다’ 논하기 어려워
외국산 임플란트와 국산 임플란트의 원가(原價) 차이는 대략 두 배 정도다. 임플란트 시술 비용은 임플란트 원가를 포함해 시술비, 인건비, 시술 후 비용 등이 포함된 가격이다. 단순히 제품의 원가만으로 시술 비용이 ‘싸다, 비싸다’를 논하기 어렵다.
임플란트 시술은 숙련된 노하우가 필요한 치료법이다. 대한임플란트학회 소속 신상완(申相完) 고려대 의대 교수의 말이다.
“임플란트는 몸에 보철물을 넣고 장기간 받는 치료인 만큼 충분한 지식과 기술을 가진 전문의에게 진단받는 것이 중요해요. 임플란트 시술을 원하는 환자는 먼저 해당 치과가 임플란트를 장기간 시술해 온 병원인지, 오랫동안 안정적인 관리를 해줄 수 있는 곳인지, 치과의사가 전문지식이 있는지를 꼼꼼하게 살펴야 합니다. 임플란트는 몸의 일부를 다루는 시술이기 때문에 비용보다는 의사와 병원의 안전성을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해요.”
그렇다면 임플란트 시술의 적정가격을 책정할 수는 없을까. 이민정 치과의사협회 대변인은 “일정가격을 공시하는 것은 공정거래법에 위반되기 때문에 불가능하다”고 했다. 임플란트 가격을 둘러싼 치과업계의 논란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치과의사협회가 문제 삼고 있는 것은 일부 네트워크 치과가 주도하고 있는 임플란트(Implantㆍ인공치아 이식) 가격 파괴와 불법적인 병원 운영이다. 현재 네트워크 치과는 90만원대에 임플란트 시술을 하고 있다. 일반 치과는 150만~250만원 선이다.
‘네트워크 치과’란 개인 병원을 소유한 개원의(開院醫)들이 모여 브랜드와 노하우를 공유하는 형태의 병원 운영방식을 말한다. 환자에게 전문적인 진료를 제공하자는 취지로 시작됐다. 반면 ‘불법 네트워크 치과’는 기존의 취지에서 벗어난 형태로 운영된다. 이민정(李敏汀) 대한치과의사협회 대변인의 말이다.
“불법 네트워크 치과는 겉으로는 일반 개업의가 병원을 운영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거대자본에 의해 운영되는 다단계 기업형 치과입니다. 실소유주가 따로 있는 거죠. 치과계에서는 이 거대자본이 출처 불명의 ‘검은 돈’이라는 소문도 나돌고 있어요. 의료법상 전문의가 아닌 사람이 병원의 소유권을 갖는 것은 위법입니다. 돈을 댄 사람은 자연히 ‘수익’을 원합니다. 결국 임플란트를 돈벌이 수단으로 보는 거죠.”
몇 달 전 모(某) 네트워크 치과가 ‘치과’ 지점을 모집하는 광고 전단을 일반 치과의원에 무작위로 보냈다. 전단에는 이런 대목이 있다.
<우리가 운영하는 네트워크 치과에 지점으로 가입하면 환자가 가득하게 될 것이다. 가입하지 않으면 환자는 없고, 치과도 망하고, 가족도 떠나게 된다.>
이 광고를 본 한 치과의사는 “이런 협박성 광고를 도저히 용납할 수 없다”며 “협회 차원에서 강력히 대응해 줄 것을 요구했다”고 했다.
대한치과의사협회는 일부 치과에서 자행되는 ‘과잉진료’도 문제 삼고 있다. 이민정 대변인은 “일부 불법 네트워크 치과는 표면적으로는 저수가(낮은 가격)를 내세우지만, 실상은 여러 가지 방식으로 많은 진료비를 청구한다”며 “치아(齒牙)를 살릴 수 있는 환자에게도 임플란트 시술을 유도하고 있다”고 했다.
대한치과의사협회는 지난 1월 불법 네트워크 치과를 검찰에 고발했다. 기자는 해당 네트워크 치과의 입장을 듣기 위해 본점 역할을 하는 곳을 방문했으나 취재를 거절당했다. 병원 관계자는 “치과의사협회에 충분히 해명을 했는데도 욕을 먹고 있다”며 “우리는 인건비 등 부수적인 부분을 줄여서 임플란트 가격을 낮췄을 뿐 서비스와 품질에는 일반 치과와 차이가 없다”고 했다.
임플란트 제조사 ‘오스템 임플란트’가 2009년 10월 전국 치과의사 800여 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임플란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수입 임플란트 재료를 사용할 경우 시술 비용은 평균 229만원, 국산(國産)을 사용할 경우에는 평균 152만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들어 시술비용이 10만~20만원 정도 낮아졌다고 한다.
원가만 고려해 ‘싸다, 비싸다’ 논하기 어려워
외국산 임플란트와 국산 임플란트의 원가(原價) 차이는 대략 두 배 정도다. 임플란트 시술 비용은 임플란트 원가를 포함해 시술비, 인건비, 시술 후 비용 등이 포함된 가격이다. 단순히 제품의 원가만으로 시술 비용이 ‘싸다, 비싸다’를 논하기 어렵다.
임플란트 시술은 숙련된 노하우가 필요한 치료법이다. 대한임플란트학회 소속 신상완(申相完) 고려대 의대 교수의 말이다.
“임플란트는 몸에 보철물을 넣고 장기간 받는 치료인 만큼 충분한 지식과 기술을 가진 전문의에게 진단받는 것이 중요해요. 임플란트 시술을 원하는 환자는 먼저 해당 치과가 임플란트를 장기간 시술해 온 병원인지, 오랫동안 안정적인 관리를 해줄 수 있는 곳인지, 치과의사가 전문지식이 있는지를 꼼꼼하게 살펴야 합니다. 임플란트는 몸의 일부를 다루는 시술이기 때문에 비용보다는 의사와 병원의 안전성을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해요.”
그렇다면 임플란트 시술의 적정가격을 책정할 수는 없을까. 이민정 치과의사협회 대변인은 “일정가격을 공시하는 것은 공정거래법에 위반되기 때문에 불가능하다”고 했다. 임플란트 가격을 둘러싼 치과업계의 논란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