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3년부터 한국 탄소배출제한 대상, 대책 시급
⊙ 기업들 국제기준 미충족 땐 시장에서 퇴출되지만 기후변화에 선도적으로 나서면 블루오션 가능
⊙ 코펜하겐 기후협약총회에서 한국 ‘녹색성장 리더십’ 인정받아
⊙ 올 12월 탄소배출거래 및 할당 관련 법률 공포 예정
⊙ 강원도는 총생산의 5%를 기후산업으로 만들어
[대담]
金炯國 녹색성장위원장
李萬儀 환경부 장관
김진선 강원도지사
브라이언 맥도널드 주한 EU 대사
[사회]
金成東 月刊朝鮮 기자〈ksdhan@chosun.com〉
[정리]
權世珍 月刊朝鮮 기자〈sjkwon@chosun.com〉
⊙ 기업들 국제기준 미충족 땐 시장에서 퇴출되지만 기후변화에 선도적으로 나서면 블루오션 가능
⊙ 코펜하겐 기후협약총회에서 한국 ‘녹색성장 리더십’ 인정받아
⊙ 올 12월 탄소배출거래 및 할당 관련 법률 공포 예정
⊙ 강원도는 총생산의 5%를 기후산업으로 만들어
[대담]
金炯國 녹색성장위원장
李萬儀 환경부 장관
김진선 강원도지사
브라이언 맥도널드 주한 EU 대사
[사회]
金成東 月刊朝鮮 기자〈ksdhan@chosun.com〉
[정리]
權世珍 月刊朝鮮 기자〈sjkwon@chosun.com〉
지난해 12월 7일부터 18일까지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제15차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15)’가 열렸다. 세계 105개국 정상(頂上)과 193개국 대표 등 2만여 명이 참여한 이 행사의 목적은 ‘포스트 교토(의정서)’ 대책 마련이었다. 1997년 각국의 온실가스 배출량을 제한하기 위해 체결된 ‘교토의정서’가 2012년 효력이 끝나기 때문에 이후 온실가스 감축 목표와 각국의 감축량을 정한다는 목표를 갖고 모인 것이다.
2007년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린 13차 총회에서 각국은 “2009년 코펜하겐 총회에서는 반드시 포스트 교토에 대한 합의를 마쳐야 한다”고 했지만, 2009년 총회에서도 배출량 한도 산정 등 핵심 쟁점은 차기 총회로 미뤄졌다. 미국과 중국, 인도, 브라질, 남아공 5개국이 마련한 ‘코펜하겐 협정’이 통과되긴 했지만 개도국들의 반대가 적지 않았다.
세계 각국이 ‘포스트 교토’에 긴장하고 있지만, 한국은 한층 더 긴장하고 긴급히 대책마련에 나서야 할 상황이다. 2013년부터 탄소배출제한 대상국에 포함되기 때문이다. 탄소배출량이 기후변화협약에서 정한 한도(限度)를 넘어서면 벌금을 내거나 타국으로부터 탄소배출권을 구입해야 한다. 이는 경제성장에 큰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또 기후협약에 발빠르게 대처하지 않으면 우리 기업들의 국제경쟁력이 크게 낮아진다. 이에 월간조선은 우리나라의 온실가스 감축과 환경문제 및 녹색성장을 책임지고 있는 전문가들의 대담을 마련, 코펜하겐 협정 이후 우리가 가야 할 길에 대해 점검했다.
“한국, 녹색성장 리더십으로 경제위기 극복”
사회 우선 지난 연말 끝난 COP15의 결론부터 들어보겠습니다. 환경부 장관께서는 COP15에 정부수석대표로 다녀오셨는데요. 한국은 그 회의에서 어떤 역할을 했으며 협상의 의의와 향후 과제는 무엇입니까.
이만의(李萬儀) 우리가 얻은 성과는 많습니다. 총회의 핵심 결과물인 ‘코펜하겐 협정’ 준비 과정에 28개국이 참여했는데, 한국도 미국·중국과 함께 참여했습니다. 우리나라가 제안해 온 ‘개도국 감축행동 국제등록부(NAMA Registry)’를 이번에 설립하기로 했고요. 또 정상회의에서 이명박(李明博) 대통령이 정상 중 유일하게 2번이나 공식 연설을 했고, 저 역시 우리 입장 설명과 환경협력 강화방안에 대해 각국과 심도있는 논의를 가졌습니다. 이 과정에서 우리 정부의 ‘저탄소 녹색성장’ 비전과 관련 정책에 대해 국제사회가 높이 평가하고 있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일례로 유엔환경계획(UNEP)의 아킴 스타이너 사무총장은 “한국이 경제위기를 녹색성장으로 극복하는 리더십과 창조력을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사회 이번 COP15가 애초 기대됐던 ‘포스트 교토’ 체제 마련에는 실패했지요.
이만의 하지만 주요 28개국이 타협해 정치적으로 가능한 최대공약수인 ‘코펜하겐 협정’을 마련했고, ‘개도국 감축행동 국제등록부’ 설립안이 통과되는 등 우리나라로서는 의미있는 결과를 가져왔다고 할 수 있습니다. 개도국 감축행동 국제등록부는 개도국의 감축행동방안을 등록받아 국제적으로 검증하는 역할을 하게 됩니다.
사회 우리나라가 세계 각국에 비해 불리한 입장이 될 염려는 덜한 겁니까.
김형국(金炯國) 오히려 주도적인 역할을 하게 될 겁니다. 우리가 선도적이고 자발적인 기후변화 대응에 나서고 있다는 점을 전 세계가 인식한 것 같습니다. 대통령도 기후변화 대응에 ‘Me, First(내가 먼저)’라는 입장을 강조했고, 자발적 온실가스 감축목표(30%)를 내놓는 한편 글로벌녹색성장연구소 설립도 선언했지요.
사회 COP15에서 우리 정부가 발표한 ‘글로벌녹색성장연구소’에 대해 설명 부탁드립니다.
김형국 이명박 대통령이 기조연설에서 발표한 내용인데요. 전 세계가 온실가스를 ‘얼마나’ 감축할 것인가에 대한 논의만큼 ‘어떻게’ 감축할 것인가에 대한 논의가 중요하다며 그 실행방안의 하나로 글로벌녹색성장연구소를 설립하겠다고 한 것입니다. 현재 청와대 미래비전비서관실에서 추진 중이고요. 선진국과 개도국을 아우르는 글로벌 파트너십에 기반해 ‘녹색성장 방법론’을 제시하는 글로벌 싱크탱크 역할을 하게 될 것입니다. 올 상반기 중 국내에 본부를 설립하고, 해외 대학과 국제기구, 연구소, 시민단체 등에서 활동 중인 녹색성장 분야 인재를 적극 영입해 세계 최고 수준의 연구소를 만들 계획입니다.
코펜하겐 후속 협상에 적극 참여해야
사회 코펜하겐 협정이 투명하게 이뤄지지 못했다는 반발이 있습니다.
이만의 베네수엘라와 볼리비아, 수단, 쿠바 등 일부 개도국들은 협정 작성과정에 투명성이 결여돼 있다며 강하게 반발했습니다. 결국 합의라기보다는 ‘합의문을 주목해야 한다’는 결정문을 채택한 정도라고 보면 됩니다.
사회 중요한 결정은 15차 총회에서도 내리지 못했습니다.
이만의 기온상승 제한온도는 2℃로 합의했지만 이를 위한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수치화하지 못했죠. 또 2020년까지 1000억 달러를 개도국 온실가스 감축과 적응을 위해 지원하기로 결정했지만 구체적인 분담 액수는 불투명한 상황입니다. 교토의정서와 같은 새로운 의정서를 만들려면 더 많은 추가논의가 필요합니다.
사회 이 상황에서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무엇일까요.
이만의 우리의 국익 보호를 위해 관계자들이 코펜하겐 후속 협상에 적극 참여해야 합니다. 국민적 지지도 필요하고요. 적극적인 참여로 유리한 결과를 이끌어내야겠지요.
김형국 우리가 이 이슈에 대해서 글로벌한 대책을 마련해야 하는데, 그 방법이 신설될 글로벌녹색성장연구소입니다. 녹색성장 관련 최고수준의 글로벌 인적 네트워크를 만들고, 글로벌 싱크탱크 역할을 하도록 해야 합니다.
사회 EU는 이번 코펜하겐 협정에 부정적인 반응을 보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브라이언 맥도널드 코펜하겐 협정문은 결속력 있는 협정이 되지 못했습니다. 정치적인 합의만을 이뤄낸 것으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이번 협정에 동의하지 않은 개도국들이 더 많이 참여, 합의해서 구체적인 기후변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봅니다. 기후변화 문제는 몇 개 나라의 문제가 아니라 세계 전체의 문제입니다. 전반적인 합의가 되지 않으면 의미가 퇴색됩니다.
기후변화는 생활을 바꾼다
사회 기후문제는 각국 정부가 총력을 다할 정도로 중요한 문제가 되고 있죠.
김진선 지난 100년간 평균온도가 1.5℃ 상승했고 향후 30년간 1.79℃ 상승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겨울은 30일 정도 짧아졌고요. 대형 태풍과 국지성 집중호우 등 이상기후도 증가했습니다. 기후변화 때문에 산업, 생활, 생태계에 광범위한 파급효과가 나타나고 있습니다. 온실가스 배출규제가 새로운 무역장벽으로 대두했고 저탄소 산업구조가 등장하면서 산업 및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큽니다. 농작물 산지도 변해 가고, 생태계가 교란되며, 작물 생산량이 감소합니다. 강원도의 경우 지난 10년간 자연재해가 급증해 피해액이 5조원에 이릅니다.
사회 EU는 ‘환경선진국’으로 인식되고 있는데요. EU의 온실가스 저감 대책은 어떻습니까.
브라이언 맥도널드 EU 국가들은 기후변화문제 해결에 가장 주도적으로 나서고 있습니다. 유럽 15개국은 최근 몇 년간 경제 성장에도 불구하고 온실가스 배출량이 3년 연속 줄어들고 있습니다.
EU 각국은 공동으로 정책과 개선책을 논의하면서 최근 상당한 방출량 저감대책을 내놓고 있습니다. 자동차·건축·난방 등 분야에서 조금만 노력하면 이산화탄소 저감을 효과적으로 할 수 있고요. 건축 및 에너지 관련 감세정책, 열과 전력 통합시스템 등을 적극적으로 운용하면 큰 효과가 있습니다. EU 국가들이 구체적으로 온실가스 저감을 위해 시행하고 있는 것은 전기자동차 권장, 재활용쓰레기 활용, 고효율 난방보일러 개발 등 다양합니다.
산업별로 감축량 공정하게 할당할 것
사회 우리 정부는 ‘저탄소녹색성장기본법’으로 녹색성장정책을 적극 추진하고 있습니다. 또 지난해 11월 국가 온실가스를 2020년까지 배출전망치(BAU) 대비 30% 감축한다고 발표한 바 있는데요. 가능한 목표인지요.
김형국 BAU 대비 30% 감축은 단기적으로 산업계에 비용부담이 될 수는 있습니다. 그러나 녹색성장 패러다임으로의 전환과 더 큰 국가이익을 위해 가장 적극적인 수준의 감축목표를 설정한 것입니다. 올해는 그 후속작업으로 부문별 감축목표를 설정하고, 구체적인 실행계획을 마련하려고 합니다. 업종별 감축 잠재량을 면밀히 분석할 계획인데요. 이 과정에서 업종별 국제경쟁력을 분석해 산업 경쟁력이 저하되지 않도록 감축량을 배분해야겠지요. 총량제한 할당 관련법을 마련해 올 12월에는 제정·공포한다는 방침입니다.
이만의 정부는 녹색성장의 ‘실행 모드’에 돌입해 실질적인 성과를 창출하는 데 노력을 집중할 계획입니다. 지난해 12월 29일 ‘저탄소 녹색성장 기본법’이 국회를 통과했고, 오는 4월 초부터 시행에 들어갈 예정이고요. 환경부는 녹색생활 혁명을 위한 ‘탄소다이어트 2030’ 운동을 전개하는 등 녹색성장 정책을 추진합니다. 또 올해 상반기 중 관계부처 합동으로 온실가스 감축목표 달성을 위한 ‘온실가스 감축 마스터플랜’을 수립해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체계적으로 관리해 나갈 계획입니다.
김진선 강원도는 ‘신재생에너지 중심도’ 육성을 위해 2005년부터 신재생에너지산업을 중점적으로 추진하고 있습니다. 2015년에는 신재생에너지 비중을 15%까지 확대한다는 계획이고요.
“강원도가 신재생에너지 생산에 앞장설 것”
사회 우리 정부의 ‘저탄소 녹색성장’은 단순한 탄소 저감뿐만이 아니라 이를 성장으로 이끌어 내자는 것이 목표인데요. 이에 괄목할 만한 성과를 내고 있는 곳이 강원도인 것 같습니다.
김진선 강원도는 기후변화라는 위기(危機)를 강원도 가치 극대화의 기회로 삼고 있습니다. 강원도는 태양과 지열,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의 장(場)으로 부각되고 있습니다. 강원도의 신재생에너지 비중은 10.5%로 전국 3.23%에 비해 3배가 넘습니다. 2015년까지는 신재생에너지 비중을 15%까지로 확대한다는 계획이고요. 2008년에 전담기구인 청정에너지정책과를 설치하고, 전국 최초로 기후변화대응 연구센터를 설립했으며 기후변화대응 기본조례를 제정했지요. 또 2012년까지 녹색성장과 관련해 매년도 총예산의 10%를 투자한다는 것이 목표입니다. 또 이미 지역 내 총생산의 5%에 달하는 경제적 부가가치를 기후산업으로 창출해 내고 있습니다.
한편 남북협력을 통해 기후변화에 대응한다는 협력방안도 갖고 있습니다. 북(北)강원 황폐산지 식생(植生)복원과 바이오가스 등 대체에너지 개발을 위해 남북강원 공동협력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DMZ지역에 남북공동 태양광발전단지 조성을 구상 중이고요. 이와 함께 ‘녹색관광’ 관련사업도 추진 중입니다. 고성~삼척에 이르는 ‘낭만가도’를 조성해 명품 관광단지화하고, ‘산소길 강원3000리’도 조성했습니다. 강원도를 ‘녹색관광의 메카’로 만든다는 계획이지요.
브라이언 맥도널드 EU 역시 성장과 온실가스 저감을 함께 시행하자는 것이 목표입니다. 2007년 EU의 경제성장률은 2.7%였지만 온실가스 방출량은 전년 대비 -1.6%였습니다.
사회 기후변화 대응과 온실가스 저감을 위해 정부뿐 아니라 기업 및 국민의 노력이 필요한 때인데요. 외국의 사례는 어떻습니까.
김진선 GE와 도요타, BP 등 글로벌 선진기업은 사업 포트폴리오를 에너지·환경분야로 재편하고 전사(全社)적인 녹색시장 선도전략을 추진 중입니다. BP는 향후 5년간 80억 달러를 신재생 에너지 분야에 투자하기로 했고, GE는 2010년 환경분야 매출액을 250억 달러까지 높이기로 했습니다.
브라이언 맥도널드 EU 국가들은 온실가스 저감을 위해 정부와 기업, 국민이 함께 노력한 결과 교토의정서에서 목표했던 온실가스 저감목표(8%)를 초과달성해 약 13%에 이를 것으로 기대됩니다. 대부분 국가는 이미 기존정책만으로도 목표치를 무난히 달성할 것으로 보이며, 추가 대책이 마련될 경우 초과달성이 예상됩니다.
친환경 제품 만들지 않았다간 시장에서 퇴출
사회 온실가스 문제가 기업의 수익성 및 국가 경제성장과 밀접한 관계가 있겠군요.
김진선 세계 연료전지 및 수소에너지 시장은 2015년까지 150억 달러, 저탄소에너지 시장규모는 2050년까지 5000억 달러에 달할 전망입니다. 또 세계 환경서비스산업 시장은 2008년 1조3700억 달러에서 2020년 2조7400억 달러까지 늘어납니다. 기업들은 기후변화 대응 전략과 녹색경영 전략을 적극적으로 수립하고, 온실가스를 감축하며, 녹색에너지 관련 신기술 개발에 투자를 확대하는 등 노력을 해야 합니다.
만약 우리 기업이 해외 제품환경 규제 및 온실가스 기준을 충족시키지 못한다면 해당 제품은 시장에서 퇴출됩니다. 즉 온실가스 규제는 기업의 위험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거죠. 그러나 기후변화 문제에 선도적으로 대응한다면 기회가 될 수 있습니다. 친환경제품과 에너지 고효율제품 등은 새로운 블루오션(경쟁자 없는, 잠재력 높은 시장)에 해당합니다. 이를 우리 기업이 적극 활용해야 한다고 봅니다.
사회 온실가스 저감을 위해 국민이 해야 할 일은 무엇이 있을까요.
이만의 우리나라 온실가스 배출량 중 가정·상업·수송 등 비산업부문에서 발생하는 것이 43%나 됩니다. 이 부문은 감축잠재량이 산업부문에 비해 2~3배 크며, 단기간 내에 성과가 나타날 수 있어 국민 개개인이 일상생활에서 에너지와 자원을 절약하는 생활습관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특히 지자체는 국민의 일상생활과 가장 밀접한 관계를 갖고 있으므로 지자체가 기후변화의 원인과 현상을 정확히 인식하고 이에 대한 대응 정책을 추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사회 2013년이면 우리나라도 배출권거래 대상이 되는데, 이에 대한 정부의 대책은 무엇입니까.
김형국 저탄소녹색성장기본법 제46조에 총량제한 배출권거래제 도입을 규정하고 있고, 본격 실시를 앞두고 구체적 사항에 대한 별도 법률을 마련할 계획입니다. 환경부는 작년 말 14개 광역자치단체·29개 기업과 배출권거래제 시범사업 MOU를 체결했습니다. 또 2008년 10월 한국거래소(KRX)와 탄소거래소 설립을 위한 MOU도 체결했고요. 다양한 배출권 파생상품 거래방안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온실가스 감축, 국민 모두 관심 갖고 노력해야
사회 기후변화, 온실가스 저감과 관련, 신재생에너지의 역할이 커지고 있습니다.
김진선 강원도는 이미 적극적으로 신재생에너지 개발에 나섰고, 앞서 나가고 있습니다. 대관령 풍력연구단지와 한국지열에너지기술지원센터를 개소했고요. 풍력과 태양광 등 103개 관련 시범사업을 지정해 지원하고 있습니다. 또 영월에 태양광 소재 산업클러스터를 조성했고, 동해안 해양에너지벨트도 조성했습니다. 또 태백풍력발전소 등 9개 신재생에너지 단지를 추가 조성할 계획입니다. 강원도는 2012년이면 신재생에너지 비중이 12%까지 확대될 것입니다. 정부가 2030년까지 신재생에너지 비중을 11%까지 늘리겠다고 발표한 것에 비하면 훨씬 앞서 나가는 셈이지요.
브라이언 맥도널드 EU는 신재생에너지 관련법 제정 및 정비에 매우 적극적입니다. 2020년까지 유럽은 신재생에너지 비중이 전체 에너지의 20%에 달할 것으로 보입니다. 신재생에너지 산업의 성장은 유럽의 경제성장과 고용을 촉진하는 역할도 하게 됩니다. EU 각국은 신재생에너지와 관련해 성장을 이룬다는 야심찬 목표를 세우고 있다고 봐도 무방합니다. 태양광과 풍력 등은 이미 유럽 에너지원의 상당부분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그 비중이 더 늘어날 것입니다.
사회 한국기후변화대응연구센터가 설립돼 기후변화국제포럼을 개최하는 등 국내 기후변화 대비와 관련해 민간기구들도 적극적인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기후변화로 인한 문제점과 대책을 논의하는 기구인데요. 이 같은 기후변화 관련 기구가 해야 할 역할은 무엇일까요.
김진선 기후변화를 체계적으로 조사 연구해 중장기 대응전략을 마련하는 것은 물론, 청정에너지를 개발해 삶의 질을 향상시켜야겠지요. 자연적인 무형의 가치를 경제적 가치로 만들어 내는 것이 관련기구의 역할이라고 봅니다.
김형국 정부가 추진하는 온실가스 감축 방안과 배출량 할당 등은 정부가 추진하겠지만, 이에 대한 조사와 연구, 실행은 민간기관과 기업, 국민 모두가 관심을 갖고 노력해야 할 문제입니다.⊙
사진 : 서경리
[용어]
◆ 교토의정서 : 1997년 12월 일본 교토에서 열린 기후변화협약 3차총회에서 채택한 기후변화협약의 구체적 이행 방안. 2005년 2월 공식 발효(發效)됐으며, 2012년까지 선진국이 이행해야 할 온실가스 감축 목표치를 규정했다. 대상국은 미국, 일본, 캐나다, EU 등 38개국으로, 이들 국가는 2012년까지 온실가스 총배출량을 1990년 수준보다 평균 5.2% 감축해야 한다.
◆ 기후변화협약 : 공식명칭은 기후변화에 관한 유엔 기본협약. 1980년대 기후변화를 우려한 과학자들의 논의가 계속되던 중 1987년 스위스 제네바에서 세계 각국이 참석해 제1차 세계기상회의를 열었고, 1988년 캐나다 토론토에서 다시 모여 지구온난화에 대한 국제협약 체결을 공식 제의했다. 1990년 제네바에서 열린 2차 세계기후회의에서 기본적인 협약이 체결됐고, 1992년 5월 공식적인 기후변화협약이 체결됐다. 기후변화협약의 목적은 이산화탄소를 비롯한 온실가스의 방출을 제한해 지구온난화를 방지하는 데 있다. 매년 당사국 총회가 열리고 있으며, 16차 총회는 2010년 멕시코에서 열릴 예정이다.
◆ 코펜하겐 협정 : 2009년 12월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열린 기후변화협약 15차 총회에서 합의된 협정. 기온상승을 산업화 이전 대비 2℃ 이내로 억제하고, 2010년 1월 중으로 국가별 감축목표와 감축행동을 제시하기로 했다. 또 개도국 재정지원을 확대해 나가는 한편 개도국의 경우 지원받는 감축행동은 ‘개도국 감축행동 국제등록부’에 등록하고 국제적 검증을 실시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 배출전망치(BAU) : Business As Usual. 특별한 조치가 없을 경우 배출될 것으로 예상되는 전망치.
◆ 배출권거래제도 : 교토의정서 제17조에 따라 지구 전체에서 배출되는 오염물질의 총량(總量)을 정한 후 국가마다 일정량의 배출권한을 주고 한도를 넘는 경우 한도를 채우지 못한 국가로부터 배출권을 구매하도록 한 제도. 각국은 실제 오염물질 배출량과 배출권을 보고해야 하며, 한도를 넘어서면 다음해 배출량을 줄이거나 벌금을 부과받게 된다. 2012년까지는 미국 등 선진국 38개국에만 적용됐으나, 2013년부터 한국도 적용대상이 될 전망이다.
2007년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린 13차 총회에서 각국은 “2009년 코펜하겐 총회에서는 반드시 포스트 교토에 대한 합의를 마쳐야 한다”고 했지만, 2009년 총회에서도 배출량 한도 산정 등 핵심 쟁점은 차기 총회로 미뤄졌다. 미국과 중국, 인도, 브라질, 남아공 5개국이 마련한 ‘코펜하겐 협정’이 통과되긴 했지만 개도국들의 반대가 적지 않았다.
세계 각국이 ‘포스트 교토’에 긴장하고 있지만, 한국은 한층 더 긴장하고 긴급히 대책마련에 나서야 할 상황이다. 2013년부터 탄소배출제한 대상국에 포함되기 때문이다. 탄소배출량이 기후변화협약에서 정한 한도(限度)를 넘어서면 벌금을 내거나 타국으로부터 탄소배출권을 구입해야 한다. 이는 경제성장에 큰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또 기후협약에 발빠르게 대처하지 않으면 우리 기업들의 국제경쟁력이 크게 낮아진다. 이에 월간조선은 우리나라의 온실가스 감축과 환경문제 및 녹색성장을 책임지고 있는 전문가들의 대담을 마련, 코펜하겐 협정 이후 우리가 가야 할 길에 대해 점검했다.
“한국, 녹색성장 리더십으로 경제위기 극복”
 |
| 이명박 대통령이 작년 12월 17일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열린 제15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에서 연설하고 있다. |
이만의(李萬儀) 우리가 얻은 성과는 많습니다. 총회의 핵심 결과물인 ‘코펜하겐 협정’ 준비 과정에 28개국이 참여했는데, 한국도 미국·중국과 함께 참여했습니다. 우리나라가 제안해 온 ‘개도국 감축행동 국제등록부(NAMA Registry)’를 이번에 설립하기로 했고요. 또 정상회의에서 이명박(李明博) 대통령이 정상 중 유일하게 2번이나 공식 연설을 했고, 저 역시 우리 입장 설명과 환경협력 강화방안에 대해 각국과 심도있는 논의를 가졌습니다. 이 과정에서 우리 정부의 ‘저탄소 녹색성장’ 비전과 관련 정책에 대해 국제사회가 높이 평가하고 있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일례로 유엔환경계획(UNEP)의 아킴 스타이너 사무총장은 “한국이 경제위기를 녹색성장으로 극복하는 리더십과 창조력을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사회 이번 COP15가 애초 기대됐던 ‘포스트 교토’ 체제 마련에는 실패했지요.
이만의 하지만 주요 28개국이 타협해 정치적으로 가능한 최대공약수인 ‘코펜하겐 협정’을 마련했고, ‘개도국 감축행동 국제등록부’ 설립안이 통과되는 등 우리나라로서는 의미있는 결과를 가져왔다고 할 수 있습니다. 개도국 감축행동 국제등록부는 개도국의 감축행동방안을 등록받아 국제적으로 검증하는 역할을 하게 됩니다.
사회 우리나라가 세계 각국에 비해 불리한 입장이 될 염려는 덜한 겁니까.
김형국(金炯國) 오히려 주도적인 역할을 하게 될 겁니다. 우리가 선도적이고 자발적인 기후변화 대응에 나서고 있다는 점을 전 세계가 인식한 것 같습니다. 대통령도 기후변화 대응에 ‘Me, First(내가 먼저)’라는 입장을 강조했고, 자발적 온실가스 감축목표(30%)를 내놓는 한편 글로벌녹색성장연구소 설립도 선언했지요.
사회 COP15에서 우리 정부가 발표한 ‘글로벌녹색성장연구소’에 대해 설명 부탁드립니다.
김형국 이명박 대통령이 기조연설에서 발표한 내용인데요. 전 세계가 온실가스를 ‘얼마나’ 감축할 것인가에 대한 논의만큼 ‘어떻게’ 감축할 것인가에 대한 논의가 중요하다며 그 실행방안의 하나로 글로벌녹색성장연구소를 설립하겠다고 한 것입니다. 현재 청와대 미래비전비서관실에서 추진 중이고요. 선진국과 개도국을 아우르는 글로벌 파트너십에 기반해 ‘녹색성장 방법론’을 제시하는 글로벌 싱크탱크 역할을 하게 될 것입니다. 올 상반기 중 국내에 본부를 설립하고, 해외 대학과 국제기구, 연구소, 시민단체 등에서 활동 중인 녹색성장 분야 인재를 적극 영입해 세계 최고 수준의 연구소를 만들 계획입니다.
코펜하겐 후속 협상에 적극 참여해야
 |
| 金炯國 ⊙ 1942년 경남 마산 출생. ⊙ 마산高·서울大 사회학과 졸업. 美 캘리포니아大 도시계획학 석·박사. ⊙ 서울대 환경계획학과 교수, 서울대 환경대학원장, 한국미래학회장 역임. 現 녹색성장위원장, 국가지속가능발전위원장. |
이만의 베네수엘라와 볼리비아, 수단, 쿠바 등 일부 개도국들은 협정 작성과정에 투명성이 결여돼 있다며 강하게 반발했습니다. 결국 합의라기보다는 ‘합의문을 주목해야 한다’는 결정문을 채택한 정도라고 보면 됩니다.
사회 중요한 결정은 15차 총회에서도 내리지 못했습니다.
이만의 기온상승 제한온도는 2℃로 합의했지만 이를 위한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수치화하지 못했죠. 또 2020년까지 1000억 달러를 개도국 온실가스 감축과 적응을 위해 지원하기로 결정했지만 구체적인 분담 액수는 불투명한 상황입니다. 교토의정서와 같은 새로운 의정서를 만들려면 더 많은 추가논의가 필요합니다.
사회 이 상황에서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무엇일까요.
이만의 우리의 국익 보호를 위해 관계자들이 코펜하겐 후속 협상에 적극 참여해야 합니다. 국민적 지지도 필요하고요. 적극적인 참여로 유리한 결과를 이끌어내야겠지요.
김형국 우리가 이 이슈에 대해서 글로벌한 대책을 마련해야 하는데, 그 방법이 신설될 글로벌녹색성장연구소입니다. 녹색성장 관련 최고수준의 글로벌 인적 네트워크를 만들고, 글로벌 싱크탱크 역할을 하도록 해야 합니다.
사회 EU는 이번 코펜하겐 협정에 부정적인 반응을 보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브라이언 맥도널드 코펜하겐 협정문은 결속력 있는 협정이 되지 못했습니다. 정치적인 합의만을 이뤄낸 것으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이번 협정에 동의하지 않은 개도국들이 더 많이 참여, 합의해서 구체적인 기후변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봅니다. 기후변화 문제는 몇 개 나라의 문제가 아니라 세계 전체의 문제입니다. 전반적인 합의가 되지 않으면 의미가 퇴색됩니다.
기후변화는 생활을 바꾼다
 |
| 작년 12월 13일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환경단체 그린피스 회원들이 탄소배출량 감축 합의의 절박성을 강조하는 퍼포먼스를 벌이고 있다. |
김진선 지난 100년간 평균온도가 1.5℃ 상승했고 향후 30년간 1.79℃ 상승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겨울은 30일 정도 짧아졌고요. 대형 태풍과 국지성 집중호우 등 이상기후도 증가했습니다. 기후변화 때문에 산업, 생활, 생태계에 광범위한 파급효과가 나타나고 있습니다. 온실가스 배출규제가 새로운 무역장벽으로 대두했고 저탄소 산업구조가 등장하면서 산업 및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큽니다. 농작물 산지도 변해 가고, 생태계가 교란되며, 작물 생산량이 감소합니다. 강원도의 경우 지난 10년간 자연재해가 급증해 피해액이 5조원에 이릅니다.
사회 EU는 ‘환경선진국’으로 인식되고 있는데요. EU의 온실가스 저감 대책은 어떻습니까.
브라이언 맥도널드 EU 국가들은 기후변화문제 해결에 가장 주도적으로 나서고 있습니다. 유럽 15개국은 최근 몇 년간 경제 성장에도 불구하고 온실가스 배출량이 3년 연속 줄어들고 있습니다.
EU 각국은 공동으로 정책과 개선책을 논의하면서 최근 상당한 방출량 저감대책을 내놓고 있습니다. 자동차·건축·난방 등 분야에서 조금만 노력하면 이산화탄소 저감을 효과적으로 할 수 있고요. 건축 및 에너지 관련 감세정책, 열과 전력 통합시스템 등을 적극적으로 운용하면 큰 효과가 있습니다. EU 국가들이 구체적으로 온실가스 저감을 위해 시행하고 있는 것은 전기자동차 권장, 재활용쓰레기 활용, 고효율 난방보일러 개발 등 다양합니다.
산업별로 감축량 공정하게 할당할 것
 |
| 李萬儀 ⊙1946년 전남 담양 출생. ⊙ 광주제일高·조선大 영문과 졸업. 연세大(행정학) 석사, 동국大 박사과정 수료. ⊙ 제11회 행정고시 합격, 목포시장, 행정자치부 인사국장, 대통령 행정비서관 역임. 現 환경부 장관. |
김형국 BAU 대비 30% 감축은 단기적으로 산업계에 비용부담이 될 수는 있습니다. 그러나 녹색성장 패러다임으로의 전환과 더 큰 국가이익을 위해 가장 적극적인 수준의 감축목표를 설정한 것입니다. 올해는 그 후속작업으로 부문별 감축목표를 설정하고, 구체적인 실행계획을 마련하려고 합니다. 업종별 감축 잠재량을 면밀히 분석할 계획인데요. 이 과정에서 업종별 국제경쟁력을 분석해 산업 경쟁력이 저하되지 않도록 감축량을 배분해야겠지요. 총량제한 할당 관련법을 마련해 올 12월에는 제정·공포한다는 방침입니다.
이만의 정부는 녹색성장의 ‘실행 모드’에 돌입해 실질적인 성과를 창출하는 데 노력을 집중할 계획입니다. 지난해 12월 29일 ‘저탄소 녹색성장 기본법’이 국회를 통과했고, 오는 4월 초부터 시행에 들어갈 예정이고요. 환경부는 녹색생활 혁명을 위한 ‘탄소다이어트 2030’ 운동을 전개하는 등 녹색성장 정책을 추진합니다. 또 올해 상반기 중 관계부처 합동으로 온실가스 감축목표 달성을 위한 ‘온실가스 감축 마스터플랜’을 수립해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체계적으로 관리해 나갈 계획입니다.
김진선 강원도는 ‘신재생에너지 중심도’ 육성을 위해 2005년부터 신재생에너지산업을 중점적으로 추진하고 있습니다. 2015년에는 신재생에너지 비중을 15%까지 확대한다는 계획이고요.
“강원도가 신재생에너지 생산에 앞장설 것”
 |
| 김진선 ⊙1946년 강원 동해 출생. ⊙ 북평高-동국大 행정학과 졸업. 관동大(행정학)·강원大(정치학) 명예박사. ⊙ 제15회 행정고시 합격. 영월군수, 내무부 재정·교부세과장, 강릉·부천시장, 강원도 기획관리실장·행정부지사 역임, 제32~34代 民選 강원지사, 現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유치위원회 공동위원장. |
김진선 강원도는 기후변화라는 위기(危機)를 강원도 가치 극대화의 기회로 삼고 있습니다. 강원도는 태양과 지열,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의 장(場)으로 부각되고 있습니다. 강원도의 신재생에너지 비중은 10.5%로 전국 3.23%에 비해 3배가 넘습니다. 2015년까지는 신재생에너지 비중을 15%까지로 확대한다는 계획이고요. 2008년에 전담기구인 청정에너지정책과를 설치하고, 전국 최초로 기후변화대응 연구센터를 설립했으며 기후변화대응 기본조례를 제정했지요. 또 2012년까지 녹색성장과 관련해 매년도 총예산의 10%를 투자한다는 것이 목표입니다. 또 이미 지역 내 총생산의 5%에 달하는 경제적 부가가치를 기후산업으로 창출해 내고 있습니다.
한편 남북협력을 통해 기후변화에 대응한다는 협력방안도 갖고 있습니다. 북(北)강원 황폐산지 식생(植生)복원과 바이오가스 등 대체에너지 개발을 위해 남북강원 공동협력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DMZ지역에 남북공동 태양광발전단지 조성을 구상 중이고요. 이와 함께 ‘녹색관광’ 관련사업도 추진 중입니다. 고성~삼척에 이르는 ‘낭만가도’를 조성해 명품 관광단지화하고, ‘산소길 강원3000리’도 조성했습니다. 강원도를 ‘녹색관광의 메카’로 만든다는 계획이지요.
브라이언 맥도널드 EU 역시 성장과 온실가스 저감을 함께 시행하자는 것이 목표입니다. 2007년 EU의 경제성장률은 2.7%였지만 온실가스 방출량은 전년 대비 -1.6%였습니다.
사회 기후변화 대응과 온실가스 저감을 위해 정부뿐 아니라 기업 및 국민의 노력이 필요한 때인데요. 외국의 사례는 어떻습니까.
김진선 GE와 도요타, BP 등 글로벌 선진기업은 사업 포트폴리오를 에너지·환경분야로 재편하고 전사(全社)적인 녹색시장 선도전략을 추진 중입니다. BP는 향후 5년간 80억 달러를 신재생 에너지 분야에 투자하기로 했고, GE는 2010년 환경분야 매출액을 250억 달러까지 높이기로 했습니다.
브라이언 맥도널드 EU 국가들은 온실가스 저감을 위해 정부와 기업, 국민이 함께 노력한 결과 교토의정서에서 목표했던 온실가스 저감목표(8%)를 초과달성해 약 13%에 이를 것으로 기대됩니다. 대부분 국가는 이미 기존정책만으로도 목표치를 무난히 달성할 것으로 보이며, 추가 대책이 마련될 경우 초과달성이 예상됩니다.
친환경 제품 만들지 않았다간 시장에서 퇴출
 |
| Brian Mcdonald ⊙1945년 아일랜드 출생. ⊙ 유니버시티 칼리지 더블린 법학박사. ⊙ 駐대만 EU 경제무역사무소장 역임. 現 駐韓 EU대표부 대사. |
김진선 세계 연료전지 및 수소에너지 시장은 2015년까지 150억 달러, 저탄소에너지 시장규모는 2050년까지 5000억 달러에 달할 전망입니다. 또 세계 환경서비스산업 시장은 2008년 1조3700억 달러에서 2020년 2조7400억 달러까지 늘어납니다. 기업들은 기후변화 대응 전략과 녹색경영 전략을 적극적으로 수립하고, 온실가스를 감축하며, 녹색에너지 관련 신기술 개발에 투자를 확대하는 등 노력을 해야 합니다.
만약 우리 기업이 해외 제품환경 규제 및 온실가스 기준을 충족시키지 못한다면 해당 제품은 시장에서 퇴출됩니다. 즉 온실가스 규제는 기업의 위험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거죠. 그러나 기후변화 문제에 선도적으로 대응한다면 기회가 될 수 있습니다. 친환경제품과 에너지 고효율제품 등은 새로운 블루오션(경쟁자 없는, 잠재력 높은 시장)에 해당합니다. 이를 우리 기업이 적극 활용해야 한다고 봅니다.
사회 온실가스 저감을 위해 국민이 해야 할 일은 무엇이 있을까요.
이만의 우리나라 온실가스 배출량 중 가정·상업·수송 등 비산업부문에서 발생하는 것이 43%나 됩니다. 이 부문은 감축잠재량이 산업부문에 비해 2~3배 크며, 단기간 내에 성과가 나타날 수 있어 국민 개개인이 일상생활에서 에너지와 자원을 절약하는 생활습관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특히 지자체는 국민의 일상생활과 가장 밀접한 관계를 갖고 있으므로 지자체가 기후변화의 원인과 현상을 정확히 인식하고 이에 대한 대응 정책을 추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사회 2013년이면 우리나라도 배출권거래 대상이 되는데, 이에 대한 정부의 대책은 무엇입니까.
김형국 저탄소녹색성장기본법 제46조에 총량제한 배출권거래제 도입을 규정하고 있고, 본격 실시를 앞두고 구체적 사항에 대한 별도 법률을 마련할 계획입니다. 환경부는 작년 말 14개 광역자치단체·29개 기업과 배출권거래제 시범사업 MOU를 체결했습니다. 또 2008년 10월 한국거래소(KRX)와 탄소거래소 설립을 위한 MOU도 체결했고요. 다양한 배출권 파생상품 거래방안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온실가스 감축, 국민 모두 관심 갖고 노력해야
 |
| 강원도 춘천 강원도청 주차장에 마련된 태양광 발전시설. |
김진선 강원도는 이미 적극적으로 신재생에너지 개발에 나섰고, 앞서 나가고 있습니다. 대관령 풍력연구단지와 한국지열에너지기술지원센터를 개소했고요. 풍력과 태양광 등 103개 관련 시범사업을 지정해 지원하고 있습니다. 또 영월에 태양광 소재 산업클러스터를 조성했고, 동해안 해양에너지벨트도 조성했습니다. 또 태백풍력발전소 등 9개 신재생에너지 단지를 추가 조성할 계획입니다. 강원도는 2012년이면 신재생에너지 비중이 12%까지 확대될 것입니다. 정부가 2030년까지 신재생에너지 비중을 11%까지 늘리겠다고 발표한 것에 비하면 훨씬 앞서 나가는 셈이지요.
브라이언 맥도널드 EU는 신재생에너지 관련법 제정 및 정비에 매우 적극적입니다. 2020년까지 유럽은 신재생에너지 비중이 전체 에너지의 20%에 달할 것으로 보입니다. 신재생에너지 산업의 성장은 유럽의 경제성장과 고용을 촉진하는 역할도 하게 됩니다. EU 각국은 신재생에너지와 관련해 성장을 이룬다는 야심찬 목표를 세우고 있다고 봐도 무방합니다. 태양광과 풍력 등은 이미 유럽 에너지원의 상당부분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그 비중이 더 늘어날 것입니다.
사회 한국기후변화대응연구센터가 설립돼 기후변화국제포럼을 개최하는 등 국내 기후변화 대비와 관련해 민간기구들도 적극적인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기후변화로 인한 문제점과 대책을 논의하는 기구인데요. 이 같은 기후변화 관련 기구가 해야 할 역할은 무엇일까요.
김진선 기후변화를 체계적으로 조사 연구해 중장기 대응전략을 마련하는 것은 물론, 청정에너지를 개발해 삶의 질을 향상시켜야겠지요. 자연적인 무형의 가치를 경제적 가치로 만들어 내는 것이 관련기구의 역할이라고 봅니다.
김형국 정부가 추진하는 온실가스 감축 방안과 배출량 할당 등은 정부가 추진하겠지만, 이에 대한 조사와 연구, 실행은 민간기관과 기업, 국민 모두가 관심을 갖고 노력해야 할 문제입니다.⊙
사진 : 서경리
[용어]
◆ 교토의정서 : 1997년 12월 일본 교토에서 열린 기후변화협약 3차총회에서 채택한 기후변화협약의 구체적 이행 방안. 2005년 2월 공식 발효(發效)됐으며, 2012년까지 선진국이 이행해야 할 온실가스 감축 목표치를 규정했다. 대상국은 미국, 일본, 캐나다, EU 등 38개국으로, 이들 국가는 2012년까지 온실가스 총배출량을 1990년 수준보다 평균 5.2% 감축해야 한다.
◆ 기후변화협약 : 공식명칭은 기후변화에 관한 유엔 기본협약. 1980년대 기후변화를 우려한 과학자들의 논의가 계속되던 중 1987년 스위스 제네바에서 세계 각국이 참석해 제1차 세계기상회의를 열었고, 1988년 캐나다 토론토에서 다시 모여 지구온난화에 대한 국제협약 체결을 공식 제의했다. 1990년 제네바에서 열린 2차 세계기후회의에서 기본적인 협약이 체결됐고, 1992년 5월 공식적인 기후변화협약이 체결됐다. 기후변화협약의 목적은 이산화탄소를 비롯한 온실가스의 방출을 제한해 지구온난화를 방지하는 데 있다. 매년 당사국 총회가 열리고 있으며, 16차 총회는 2010년 멕시코에서 열릴 예정이다.
◆ 코펜하겐 협정 : 2009년 12월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열린 기후변화협약 15차 총회에서 합의된 협정. 기온상승을 산업화 이전 대비 2℃ 이내로 억제하고, 2010년 1월 중으로 국가별 감축목표와 감축행동을 제시하기로 했다. 또 개도국 재정지원을 확대해 나가는 한편 개도국의 경우 지원받는 감축행동은 ‘개도국 감축행동 국제등록부’에 등록하고 국제적 검증을 실시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 배출전망치(BAU) : Business As Usual. 특별한 조치가 없을 경우 배출될 것으로 예상되는 전망치.
◆ 배출권거래제도 : 교토의정서 제17조에 따라 지구 전체에서 배출되는 오염물질의 총량(總量)을 정한 후 국가마다 일정량의 배출권한을 주고 한도를 넘는 경우 한도를 채우지 못한 국가로부터 배출권을 구매하도록 한 제도. 각국은 실제 오염물질 배출량과 배출권을 보고해야 하며, 한도를 넘어서면 다음해 배출량을 줄이거나 벌금을 부과받게 된다. 2012년까지는 미국 등 선진국 38개국에만 적용됐으나, 2013년부터 한국도 적용대상이 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