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동산 정책 실패로 정권 내준 민주당 정권… 규제 완화 기조 보여 온 보수 정권
⊙ “정책이 아닌 외부 환경이 부동산 가격 결정하는 경우 많아”
⊙ 문재인 정권 부동산 정책, 2030 청년들에게 트라우마로 작용
⊙ 이재명 정부, 취임 반년 만에 벌써 세 번째 부동산 규제 발표
⊙ “보수 정부 시기에 집값 안정된 것은 이전 정부의 공급이 입주로 반영된 시점과 맞물린 결과” 주장도
⊙ “정책이 아닌 외부 환경이 부동산 가격 결정하는 경우 많아”
⊙ 문재인 정권 부동산 정책, 2030 청년들에게 트라우마로 작용
⊙ 이재명 정부, 취임 반년 만에 벌써 세 번째 부동산 규제 발표
⊙ “보수 정부 시기에 집값 안정된 것은 이전 정부의 공급이 입주로 반영된 시점과 맞물린 결과” 주장도

- 10월 20일, 한 시민이 서울 아파트촌을 바라보고 있다. 정부는 급등하는 집값을 잡기 위해 지난 10월 15일 대출 규제를 강화하고 토지거래허가구역을 늘렸다. 사진=조선DB
결혼을 앞둔 A씨와 예비배우자는 모두 서울에 직장을 두고 있어 수도권에 집을 마련해야 했다. 이들은 이재명 대통령이 당선된 이후부터 꾸준히 내집 마련을 준비해 왔고, 지난 10·15 부동산대책이 발표되기 하루 전 매매계약을 체결했다. 당시 서울의 부동산 중개업소에는 계약서를 쓰기 위해 몰려든 사람들로 긴 줄이 늘어섰다고 한다.
이재명 정부는 출범 이후 연이어 부동산 대책을 내놓고 있다. 집을 살 때 최대 6억원까지 대출을 허용한 6·27 대책에 이어, 10·15 부동산대책에서는 서울 전역과 경기도 주요 지역을 토지거래허가구역(토허제)으로 묶는 초강수를 뒀다.
잇따른 규제에도 불구하고 수도권 아파트 값은 여전히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지난 10월 25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 시가총액은 1803조 3574억원으로, 2024년 말(1624조 4016억원) 대비 178조 9558억원(약 11%) 증가했다. 서울 아파트 시가총액이 1800조원을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10·15 부동산대책으로 수도권 전역이 3중 규제(토허제, 투기과열지구, 조정대상지역)에 묶이자 지방 부동산이 반사이익을 얻고 있다. 부산 수영구, 대구 수성구, 울산 남구 등에서는 새 아파트 단지를 중심으로 신고가 거래가 잇따르고 있다.
강력한 규제가 이어지는 상황에서도 사람들은 왜 여전히 집을 사려는 걸까? 2030 세대의 반응은 명확하다.
“문재인 정부는 ‘족보’다. 진보 정권이 들어서면 아파트 값은 오른다.”
젊은 세대 사이에서는 ‘진보가 집권하면 집값이 오르고, 보수가 집권하면 내린다’는 말이 공식처럼 통한다.
민주당 부동산 정책 ‘의도는 좋았으나 결과는 실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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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월 22일 국민의힘 소속 서울시 25개 자치구 구의원들이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이재명 정부의 10·15 부동산 대책 규탄대회를 갖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조선DB |
이러한 통계만 놓고 보면 ‘진보가 집권하면 집값이 오르고, 보수가 집권하면 내린다’는 속설이 사실인 듯 보인다. 그러나 시장은 단순한 수치로 설명되지 않는 복잡한 배경을 지니고 있다. 역대 보수·진보 정권의 부동산 정책과 시장 흐름을 살펴보고, 집값 상승의 원인을 통계와 전문가 의견을 통해 분석해 보았다.
역대 민주당 정부의 부동산 정책은 대체로 ‘정책 의도는 좋았으나 결과는 실패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김대중 정부는 IMF(국제통화기금) 경제위기 속에서 출범해 경기 침체와 기업 도산으로 부동산 시장이 얼어붙은 상황을 맞았다. 이후 2003~07년 집권한 노무현 정부는 정반대의 흐름을 보였다. 부동산 가격 폭등을 잡기 위해 종합부동산세 도입,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재건축 규제 강화 등 강력한 수요 억제책을 내놨지만 시장 안정에는 실패했다. 노무현 정부는 임기 내내 10차례 이상 대책을 발표했으나 규제의 효과는 미미했다. 오히려 일부 재건축 규제를 피한 단지의 가격이 급등하는 등 부작용이 나타났다. 결과적으로 ‘규제가 오히려 시장 불안을 자극했다’는 평가가 뒤따랐다. 2006년 전국 아파트 매매가가 20% 이상 오르는 동안 수도권 아파트 가격은 33.17% 올랐다. 노무현 정부가 집값 안정을 위해 여러 대책을 발표했지만 집값 불안을 오히려 자극하는 부작용을 낳은 것이다.
보수 정권은 규제 완화에 초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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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7년 4월 30일 공시가격이 크게 올라 종부세 부담이 커진 과천시 한 아파트 단지 입구에 종부세 부과에 반대하는 현수막이 걸려 있다. 노무현 정부는 시장보다는 자신들의 코드에 맞춘 각종 대책을 남발했지만 집값이 계속 오르자 종합부동산세 등 각종 세금을 대폭 올렸다. 사진=조선DB |
이명박 정부는 노무현 정부 시절 강화됐던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을 60%에서 70%로 상향하고, 취득세와 등록세율을 인하했다. 또 강남 3구(서초·강남·송파)를 제외한 지역을 투기지역에서 해제하고, 양도소득세를 한시적으로 감면했다. 2010년에는 은행권 자율에 맡겨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를 완화하는 등 대출 문턱을 낮췄다.
다만 비판도 있다. 보금자리주택 정책의 영향으로 일부 지역의 전세 수요가 급증하면서 전세 가격이 크게 올랐고, 서울과 수도권은 집값이 안정되거나 하락한 반면 부산·경남 등 일부 지역에서는 집값이 20~30%가량 급등하기도 했다.
朴 대통령 탄핵이 매수 심리 자극
이후 2013~17년 집권한 박근혜 정부 역시 전 정권의 기조를 이어 경기 회복을 위한 부동산 활성화 정책을 펼쳤다. 기준금리를 1.25%까지 인하하고, 대출과 세금 규제 완화 정책이 시행되며 부동산 가격은 서서히 반등세에 들어갔다.
박근혜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한마디로 요약하면 ‘빚 내서 집 사라’다. 실제로 박근혜 정부는 경기 회복을 위해 각종 규제를 완화했으며, 주택시장 정상화와 서민 주거 안정 정책을 지속적으로 추진했다. 특히 대출 규제 완화 정책을 쓰는 것과 동시에 주택 공급이 원활하게 이어지도록 도왔다.
정권 말기 부동산 가격 상승세가 가팔라지기 시작하자 2016년에는 11·3 정책을 내놓아 규제 강화로 정책 기조를 바꾸기도 했다. 당시 규제 강화의 주요 내용으로는 대출 심사를 강화하고 분양보증 예비심사를 도입했으며, 중도금 대출보증 제도도 개선하여 보증 건수 제한 등 부분보증 도입 정책을 시행했다.
2016년 여름부터 이른바 박근혜 대통령 탄핵사태 이후 정권 교체에 대한 기대감과 공급에 대한 불확실성, 초저금리 환경 등도 매수 심리를 자극하는 요소 중 하나였다는 평가다.
文 정부 당시 “일주일에 1억씩 오른다”
부동산 대책과 관련해 가장 많은 비판을 받는 것은 문재인 정부다. 현재의 2030 세대가 이재명 대통령이 부동산 규제책을 내놓는 족족 불안감에 떠는 이유이기도 하다.
문재인 정부는 임기 동안 총 20차례가 넘는 부동산 정책을 발표했으며, 주요 내용은 강력한 수요 억제와 실수요자 보호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당시 경제 지표는 하락세였지만 집값만은 예외였다. “일주일에 1억씩 오른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부동산 가격은 폭등했다.
첫 대책인 2017년 6·19 부동산대책 발표 이후 잠시 주춤했던 집값은 곧 거침없는 상승세를 보였다. 그럼에도 문 전 대통령은 기업인 간담회에서 ‘피자 CEO’로 불렸던 당시 구본준 LG 부회장(現 LX그룹 회장)을 언급하며 “부동산 가격을 잡으면 피자 한 판 쏘겠다”고 농담을 해 여론의 비판을 받았다.
여론을 싸늘하게 만든 것은 비단 정책뿐만이 아니었다. 문재인 정권은 일부 청와대 다주택 참모들이 집을 팔지 않고 버텨 더욱 논란이 됐다. “관직보다 집이 낫다”는 우스갯소리가 생길 정도였다. 당시 노영민 비서실장은 두 차례나 다주택자들에게 주택 매매를 권고했지만 정작 자신이 주택 두 채를 소유하고 있어 ‘내로남불’이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더구나 노 실장은 한 채를 처분하겠다면서 자신의 지역구였던 청주 40평짜리 아파트를 내놓고 서울 서초구의 아파트를 보유하기로 하면서 민심을 자극해 국민적 공분을 일으켰다. 노 실장이 청주 대신 서초구 반포 아파트를 선택한 것은 전 국민에게 ‘강남 불패’ ‘똘똘한 한 채’ 시그널을 준 셈이 되어 문 정부 부동산 정책의 아킬레스건이 됐다.
문재인 정부는 서울 전역과 경기 과천, 성남 분당 등 과열 지역을 ‘투기과열지구’ ‘투기지역’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하는 다중 규제를 적용했다. 다주택자에 대한 LTV, DTI 비율을 대폭 축소했으며, 투기지역 내 15억원 초과 주택은 대출을 제한했다. 또 양도소득세·취득세 등 세제를 강화하고, 재건축조합원 지위 양도 및 분양권 전매를 제한했으며,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적용 범위를 확대해 투기 수요를 차단했다.
이 같은 규제에도 집값은 오히려 상승했다. KB부동산에 따르면 문재인 정부 시기 집값 상승률은 2017년 6.41%에서 2021년 19.59%로 급등했으며, 특히 2020년에는 20.48%라는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심지어 감사원 조사 결과 집값 통계가 총 102차례 왜곡된 정황이 드러나, 정부가 통계를 의도적으로 낮게 발표했을 가능성도 제기됐다.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비판만 받은 것은 아니다. 3기 신도시 건설을 통한 공공주택 공급 확대, 청년·신혼부부 등 실수요자의 주거 부담 경감을 위한 지원책 등 긍정적인 평가도 있다. 또한 임대차 3법(전월세신고제·전월세상한제·계약갱신청구권제)을 시행해 임차인의 주거 안정을 도모했다는 긍정적인 평가도 존재한다.

尹 정권, 강남-非강남 집값 양극화 심화
문재인 정부의 뒤를 이은 윤석열 정부 들어서는 부동산 시장이 전반적으로 상승세를 보였지만, 문재인 정부 시기만큼의 급등세는 나타나지 않았다. 다만 강남과 비강남의 격차는 윤석열 정부 때 가장 극심했다는 비판도 존재한다.
정부 출범 초기에는 급격한 금리 인상 여파로 전국 주택 가격이 하락세를 보였으나, 이후 서울과 수도권을 중심으로 다시 상승세로 전환됐다. 특히 강남 3구와 마용성(마포·용산·성동구) 등 이른바 ‘한강벨트’ 지역의 집값이 급등하면서 지역 간 양극화가 심화됐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에 따르면, 윤석열 정부 3년간 집값 평균 시세는 12억 6000만원에서 12억 8000만원으로 1% 상승했다. 강남과 비강남의 차이는 윤석열 정부 말기에는 3.2배로 치솟았다.
李 정부, 4개월간 ‘깜짝 대책’ 세 번
이재명 정부는 문재인 정부가 걸었던 부동산 정책의 길을 그대로 답습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2025년 2월 초부터 서울 집값이 상승세로 돌아서면서, 부동산 문제는 취임 직후부터 이재명 정부가 맞닥뜨린 최대 경제 난제 중 하나로 떠올랐다. ‘부동산 정책 때문에 정권을 내줬다’는 비판을 받은 민주당 입장에서는 부담이 클 수밖에 없었다.
2025년 6월 27일, 금융위원회 주도로 새로운 부동산 대출 규제 정책이 발표됐다. 수도권 등 규제지역 내 주택 구입 목적의 주택담보대출(주담대) 최대 한도를 6억원으로 제한하는 것이 핵심이다. 대책은 비밀리에 마련돼 여당 내부에서도 발표 내용이나 일정조차 알지 못한 인사가 대부분이었다고 전해진다. 더욱이 정책은 발표 다음 날인 6월 28일부터 즉시 시행돼, 피해를 본 국민이 적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온다.
6·27 부동산 대책 발표 이후 급등하던 서울 집값은 잠시 주춤하는 듯했지만, 곧 ‘똘똘한 한 채’ 열풍이 재점화됐다. 정부는 9월 7일, 2030년까지 수도권에 135만 가구를 공급하겠다는 주택 공급 확대 정책을 내놨지만, 시장 반응은 냉담했다.
집값이 다시 급등세를 보이자, 이재명 정부는 강력한 규제책인 ‘10·15 부동산 대책’을 꺼내 들었다. 이번 대책을 통해 서울 전역과 경기도 12개 지역이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됐으며, 주택 가격 급등세가 나타나거나 급등 우려가 있는 지역은 조정대상지역과 투기과열지구로 추가 지정됐다. 또 대출 규제 강화를 위해, DSR 산정시 적용되는 스트레스 금리를 기존 1.5%에서 수도권 및 규제지역 내 주담대의 경우 3.0%로 상향 조정했다.
이처럼 ‘깜짝 발표’ 형식의 부동산 대책이 잇따르면서, 문재인 정부 부동산 대책이 ‘족보’라는 이야기가 우스갯소리로 흘러나오고 있다. 정부의 강한 규제 정책에도 불구하고 공급 대책에 대한 불신과 시장 불안정성으로 인해 단기적인 상승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의견도 적지 않다.
“시장 친화적 정책에서 부동산 시장 더 안정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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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정렬 영산대 부동산학과 교수. |
“문재인 정부는 노무현 정부의 실패를 극복하고자 ‘강남 규제’를 위해 26번 이상의 부동산 대책을 강구했지만, 역시나 ‘규제의 역설(paradox of regulation)’로 지방 부동산 가격까지 끌어올리는 풍선 효과를 유발했습니다.”
― 진보 정부는 규제를 강화하고, 보수 정부는 공급 확대를 중시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실제 시장에서는 어느 쪽 접근이 더 효과적입니까?
“진보 정부의 규제는 대부분 거래 및 보유세 인상 등 세제 규제로 귀결되지만, 이는 단기적 처방에 불과합니다. 장기적으로는 ‘정부가 이기나, 시장이 이기나 두고 보자’는 시장의 판단이 우세해지면서 결국 시장의 승리로 귀결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따라서 진보 정부의 규제 강화는 오히려 시장 불안 요인을 키우는 방향으로 작동했습니다. 반면 보수 정부의 공급 확대는 수요 흐름에 따라 수요와 공급이 조절되는 시장 친화적 성격이 강합니다. 지금까지의 결과를 보면, 규제나 억제보다는 시장 친화적인 접근일 때 부동산 시장이 더 안정적이었다고 평가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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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정규 동아대 부동산대학원장. |
― 어떤 의미에서 마찬가지라고 보십니까?
“진보 정부는 규제를 통해 단기적인 속도 조절은 가능했지만, 공급 부족과 저금리, 유동성 장세 속에서 가격을 잡는 데 한계가 있었습니다. 반면 보수 정부는 대규모 공급 정책으로 시장을 안정시키려 하지만, 공급 정책의 효과는 즉시 나타나지 않습니다. 결국 보수 정부 시기에 가격이 안정된 것은 그 정부의 정책 효과라기보다 이전 정부의 공급이 입주로 반영된 시점과 맞물린 결과입니다.”
― 각각의 한계점은?
“진보 정부의 경우 공급 부족 시기에는 오히려 패닉 바잉, 풍선 효과, 전세 불안, 다주택자 매물 잠김 등의 부작용이 발생합니다. 반면 보수 정부는 경기 침체, 미분양, 재정 부담 확대, 지역 간 쏠림 현상 등의 부작용을 겪기 쉽습니다.”
“文 정부, 노무현 정권에 ‘트라우마’ 있었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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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7년 8월 29일, 당시 문재인 대통령이 세종특별자치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산업부ㆍ환경부ㆍ국토부 핵심정책 토의’에 입장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은경 환경부 장관, 문 대통령, 백운규 산업통상부 장관,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사진=연합뉴스 |
강정규 원장은 “이명박 정부의 가격 급락을 초래한 핵심 요인은 2008년 9월 미국 리먼브라더스 사태로 촉발된 글로벌 금융위기”라며 “국내 경기 급랭이 집값 상승을 억제하는 방향으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정책적 요인이 시장 심리를 일정 부분 제어할 수는 있지만, 근본적인 하락 원인은 외부 경기 변수에 있었다”며 “당시 세계 금융 시스템 붕괴와 글로벌 증시 폭락 등 2008년 금융위기가 하락의 ‘트리거(방아쇠)’ 역할을 했다”고 분석했다.
서정렬 교수는 “이명박 정부가 부동산 시장을 자극하기보다는 안정화 정책 기조를 유지한 점도 시장 안정에 주효했다”며 “이 시기에 다져진 집값 안정세가 이후 박근혜 정부까지 이어지는 기반이 됐다”고 평가했다.
― 문재인 정부는 20차례 이상 부동산 대책을 발표했지만, 결과적으로는 ‘최대 상승기’로 기록됐습니다. 이 같은 역효과의 근본 원인은 무엇일까요?
“문재인 정부는 이명박·박근혜 정부로부터 정권을 탈환한 진보 정권이라는 점에서, 앞서 노무현 정부 시절 잡지 못한 강남 중심 부동산 시장에 대한 일종의 ‘트라우마’가 있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노무현 정부에서 비서실장을 맡아 부동산 정책 방향을 주도했지만 실패한 경험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강남 잡기’ 실패 경험이 트라우마로 작용해, 문재인 정부는 임기 내내 강남 집값 억제에 총력을 기울였습니다. 그러나 그 결과 강남뿐 아니라 지방 부동산 가격까지 역대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습니다. 26차례에 달하는 대책에도 불구하고 ‘부동산 정책은 없고 부동산 대책만 있다’는 비판이 나왔으며, 결국 부동산 문제는 문재인 정부의 최대 정책 실패로 꼽히게 됐습니다.”
강 원장은 문재인 정부 시기 집값 급등의 원인으로 ‘공급 공백’과 ‘초저금리’를 지목했다.
“문재인 정부 당시 수도권은 대규모 입주가 끝나고 공급 사이클이 바닥에 가까운 시기였습니다. 사야 할 집은 줄고 사려는 사람은 많으니 가격 상승 압력이 폭발한 것이지요. 규제가 아무리 강해도 실물 공급이 부족한 시장에서는 가격을 누를 수 없습니다. 또한 초저금리가 작용하여 돈이 부동산이나 주식으로 이동했습니다. 당시 정책이 시장에 신호를 잘못 준 부분인데요. 규제 방식이 시장 심리를 거꾸로 자극한 구조적 문제가 부동산 가격을 끌어올렸습니다. 말로는 공급이었지만, 시장에 보낸 신호는 사실상 공급 축소 정책이라는 역효과를 불러온 셈입니다.”
“수도권과 지방은 다른 시장… 정책도 달라야”
여러 정부를 거쳐 온 부동산 정책의 가장 큰 부작용은 서울·수도권과 지방 간 집값 격차가 극심하게 벌어졌다는 점이다. 서울과 지방의 집값 차이는 약 17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해 2025년 6월 기준 서울과 지방 아파트 평균가격 차이는 9억 4507만 원에 달했다. 이는 서울의 집값 상승률이 지방보다 훨씬 높았기 때문으로, 2025년 10월 기준 수도권 아파트 매매가격지수 역시 지방보다 크게 앞섰다.
서정렬 교수는 이에 대해 “서울·수도권과 지방의 집값은 단순한 ‘차이’ 수준을 넘어 이제는 ‘격차’로 벌어졌다”고 진단했다.
― 서울과 수도권에 비해 지방 부동산 시장은 정권 교체와 무관하게 상대적으로 침체된 흐름을 보여 왔습니다. 이렇게 격차가 벌어진 이유는 무엇일까요?
“서울·수도권과 지방의 격차로 인해 서울의 ‘똘똘한 한 채’ 선호 현상이 더욱 고착화되고 있습니다. 이는 지방으로 투입돼야 할 자본이 서울로 집중된다는 점에서 지역 간 격차를 더욱 심화시키는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 이 문제점을 어떻게 해결해야 할까요?
“지방 부동산 시장이 실수요자 중심으로 거래가 활성화될 수 있도록 취득세와 등록세 완화, 인구 감소 지역 내 거래 촉진을 위한 2주택 보유 완화 등의 조치가 필요합니다. 또한 서울과 지방은 서로 다른 시장인 만큼, 동일한 규제를 적용하기보다는 서울·수도권과 지방을 이원화한 맞춤형 정책이 마련돼야 합니다.”
“단기 ‘핀셋 규제’, 중기 ‘규제 완화’ 등 다층적 접근 필요”
부동산 시장은 ‘심리의 경제’라고 불릴 만큼 사람들의 기대와 불안이 가격을 좌우한다는 말이 있다. 그렇다면 앞으로의 부동산 정책 방향은 어떻게 나아가야 할까? 서정렬 교수는 “관세 협정 등 대외 불확실성이 큰 상황에서 부동산 시장을 일방적으로 규제하기보다 시장 여건에 맞춰 정책 방향과 대책을 마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이전 정부들의 성공과 실패에서 교훈을 얻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중앙정부 주도의 부동산 정책을 서울·수도권과 지방으로 이원화해, 지역별 상황에 맞는 정책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며 “이를 위해 중앙정부의 일부 권한을 지방으로 이양하는 분권형 정책 설계가 요구된다”고 덧붙였다.
강정규 원장은 단기·중기·장기 관점에서의 접근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단기적으로는 핀셋 규제를 통해 수요를 억제해야 합니다. 핀셋 규제는 이미 가격 안정 효과를 입증받았습니다. 중기적으로는 도심 내 초단기 고밀공급 확대가 필요합니다. 재건축·재개발 등 정비사업을 촉진해 규제 완화를 통한 공급을 늘려야 합니다. 이 과정에서 서울시의 적극적인 협조가 필수적입니다. 또한 장기적으로는 부동산 수요를 분산시키고 도시 구조를 개편하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서울의 집값이 장기간 한강벨트를 중심으로 움직여 왔다는 점에서, 이에 대한 선제적 대응이 중요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