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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이슈

반도체 반등은 언제부터 시작되나

“2023년 연중 내내 반등 어렵다”

글 : 정혜연  월간조선 기자  hychung@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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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에서 미국으로의 공급망 조정, 삼성전자·SK하이닉스에 악재
⊙ 재고 관리가 핵심… 생산 감소·수요 증가가 동시에 이뤄져야 회복
⊙ “다운 사이클 이후에 빅 사이클 온다”
2017년 3월 8일 기흥 삼성전자 반도체 생산라인에서 한 직원이 유해 전자파 조사를 하고 있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상관없음. 사진=조선DB
  5월 1~10일 무역수지 적자가 41억69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올 1월 1일부터 5월 10일까지 누적 무역 적자는 294억1200만 달러에 달한다. 월간 무역수지는 2022년 3월부터 올해 4월까지 14개월째 적자를 기록 중인데, 이달 말까지 추세가 이어지면 15개월 연속 적자를 기록하게 된다. 무역수지 적자를 기록한 이유는 반도체 수출 부진과 대중(對中) 수출 감소 때문이다.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은 올 1분기 4조5800억원의 영업 적자를 냈다.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올 2~3분기 중에 반도체 경기가 저점에 근접할 것으로 보고 있다. 과연 ‘부진의 늪’에 빠진 한국 반도체 경기는 언제쯤 반등할까. 반도체 실적 상승으로 우리나라 무역수지는 흑자로 돌아설까.
 
 
  삼성전자, 14년 만에 최악의 실적 기록할 듯
 
  증권가는 삼성전자의 2분기 영업이익이 2조원 아래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하는 추세다. 14년 만에 최악이다.
 
  하이투자증권은 “삼성전자의 2023년 메모리 반도체 Capex(미래의 이윤을 창출하기 위한 지출 비용)는 애초 36조~37조원으로 예상됐으나, 전년 대비 소폭 감소한 30조원 수준으로 하향 조정했다. 앞으로 추가 하향 조정될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D램과 낸드(NAND) 메모리 반도체를 생산한다. 메모리 D램(Dynamic Random Access Memory)은 RAM(정보를 읽고 쓰는 것이 자유로운 메모리, 기억장치)의 한 종류다. 전원이 끊어지면 정보도 사라지는 휘발성 특징을 갖고 있다. 대신 데이터 재기록, 대용량 저장이 가능하고 읽기와 쓰기 속도가 빠르다는 장점이 있어 PC 주 기억장치로 주로 사용된다.
 

  낸드(NAND)는 전원이 꺼져도 저장된 정보가 사라지지 않는 플래시 메모리(Flash Memory)의 한 종류다. 해당 특성을 감안해 주로 스마트폰, PC의 주 저장장치로 사용된다. D램과 낸드와 같은 반도체 제조 과정은 크게 2단계로 나눌 수 있다. 일반적인 공정 진행 순서는 ‘웨이퍼 제조→산화→포토→식각→세정·연마→증착→이온주입→금속배선→EDS 테스트→패키징’이다.
 
  반도체 업계는 지난해 극심한 공급 과잉이 발생했다. 반도체 업황 부진으로 작년 4분기부터 마이크론, SK하이닉스는 인위 감산(가동률 하향 조정) 발표와 대규모 자본지출 감소(Capex cut)를 통한 공급 제약에 나섰고, 인위적인 감산은 없다던 삼성전자도 올 1월 말 장비를 재배치, 양산용 웨이퍼(반도체 집적회로 부품에 쓰이는 얇은 기판) 투입량을 축소했고, 나노 생산 축소 및 공격적인 감산에 돌입했다.
 
  SK증권은 “2023년 반도체 업황은 쉽지 않아 보인다”고 분석했다.
 
  〈2022년 하반기부터 시작된 반도체 수요 둔화에 따른 출하 부진, 가격 하락은 시장의 예상을 뛰어넘고 있다. 금리인상, 달러 강세 등 소비자 구매력 하락도 역대급이다. 스마트폰, 서버 등 시장 개화 이후 우리는 기존 전방(최종 소비자와 가까운 업종) 시장의 성숙과 동시에 신규 전방 시장 개화의 공백기에 접어들었다. AI, 자율주행, 5G 등 반도체 시장 성장의 기울기를 가파르게 할 신규 전방은 매우 다양해 보이지만, 곧 수요 부진을 해결해주기는 어렵다.〉
 
 
  “재고가 너무 많다”
 
부산 남구 신선대부두에 컨테이너 화물선이 선적하는 모습. 사진=조선DB
  반도체 부진의 이유는 ‘재고가 너무 많다’는 점이다.
 
  지난해 4분기에 삼성전자, SK하이닉스의 D램 재고는 10주를 넘어섰다. 업계 관계자는 “통상 적정 재고 수준은 3~5주 정도다. 이를 감안하면 유례없이 높은 재고가 쌓여 있는 셈”이라고 말했다. 완제품 재고가 매우 높은 상황에서 전 공정을 거치는 웨이퍼를 즉각적으로 완제품화시킬 유인이 없다는 점에서 재고도 역대급 수준이다.
 
  SK증권은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모두 연 10주 이내로의 재고 관리가 매우 도전적인 과제가 될 것이다. 당사의 생산과 출하에 따른 D램 재고 시나리오에 따르면, 연말까지 D램 재고가 10주 이내로 하락하기 위해서는 9% 이상의 생산 감소와 9% 이상의 수요 증가가 동시에 진행돼야 한다. 현재 시나리오라면 올 한 해 D램 가격 반등은 사실상 어렵다”고 분석했다.
 
  신한투자증권은 “지난해 상반기까지는 반도체 생산 업체들의 흐름이 긍정적이었으나 하반기로 갈수록 수요 둔화에 따른 재고 과잉이 확인됐다. D램과 낸드 재고 모두 10주를 넘어섰다”고 분석했다.
 
  이번 다운 사이클의 근본적 배경은 지난 코로나19 기간에 만들어진 수요 거품(과잉 수요)에 있다. 신한투자증권의 리포트로는, 재택근무 환경 확대, 경기 부양 등으로 과거 3~5개년의 양상과 다른 IT세트(스마트폰, PC, 가전 등) 성장률이 확인됐다. 오히려 코로나19 시기가 반도체 업체로서는 호황이었던 셈이다. 하지만 고(高)물가에 따른 급격한 긴축 정책 기조가 이어졌고, 수요 거품은 붕괴했다. 주요 IT세트들이 최근 3~5개년 성장률 추세를 이탈한 이후 다시 기존 추세로 돌아오는 과정이라, 일반적인 다운 사이클에서 보다 수요 둔화 폭은 극심하다. 이전에 볼 수 없던 수준의 과잉 재고가 만들어진 것이다. 신한투자증권은 “전례 없던 다운 사이클인 만큼 이번 사이클의 업황 및 주가 반등 시기에 대한 예측이 더욱 어렵다. 재고, 물가 등 과거 대비 고려해야 할 변수가 늘었다”고 분석했다.
 
  과거부터 매크로는 반도체 업황과 연관성이 컸다. 반도체의 주요 전방 수요처가 PC, 모바일 등 B2C 제품이기 때문이다. 서버는 기업의 투자와 연결되는 B2B 속성이기는 하지만, 마찬가지로 매크로와 연관성이 있다.
 
  이번 사이클은 단순 매크로 영향이라고 정의하기에는 복합적인 상황이다. 다만 현재 긴축 기조가 지속함에 따라 발생한 경기 둔화 국면임은 분명하므로 과거 경기 둔화, 침체 국면의 사이클을 참고하는 것은 의미가 있다. 해당 과거 사례는 2008~2009년, 2011~2012년, 2015~2016년, 2018~2019년을 생각해볼 수 있다.
 
 
  2008년 위기 때는 ‘치킨게임’으로 반도체 업체 파산하며 공급 줄어
 
  신한투자증권 리포트의 분석이다.
 
  〈2008~2009년 금융위기가 수요 둔화를 일으켰다. 전체 반도체 수요의 40%를 차지하던 PC 수요는 전년 대비 증감률이 2008년 18.2%에서 2009년 4%로 둔화했다. 최악을 감안한 예상치였는데 2009년 상반기 실제 수요는 양호한 회복세를 보였다. 인텔 등 주요 수요처의 상반기 출하량 및 매출액은 올랐고, 하반기는 금융위기 전후의 글로벌 경기 부양책에 힘입어 완연히 회복세를 기록했다.
 
  당시 메모리 반도체 산업은 이른바 ‘치킨게임’이 진행되고 있었다. 생산 업체들은 당장 손해를 보더라도 경쟁사의 점유율을 빼앗기 위한 출혈경쟁을 지속했다. 자발적인 공급 축소를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그러나 치킨게임으로 경쟁력 열위 업체들의 적자폭이 지속 확대됐고, 2009년 1월에 키몬다를 시작으로 2개 업체가 파산했다. 이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공급은 축소됐고, 업황 개선이 마련됐다.
 
  두 번째 위기는 2011~2012년 유럽 재정위기발 수요 둔화로 시작됐다. 2009년 하반기부터 시작된 남유럽 재정위기가 2012년까지 지속했다. 2008년과 달리 매크로 여파가 오랜 시간 이어지며, 뚜렷한 수요 개선이 보이지 않는 가운데 전방 수요 회복에 대한 불확실성이 심화했다. 2010년 하반기부터 경기에 대한 우려가 지속했다. 그럼에도 1분기 메모리 가격은 반등했다. 그 이유는 2010년 연말 D램 후발 업체들의 감산 시작, 삼성전자 화성 12라인 D램의 낸드 전환, 3월 일본 지진 발생에 따른 엘피다(DRAM)와 도시바(NAND) 생산 차질이었다.
 
  그러나 2011년 5~6월부터 기대감이 훼손됐다. 우선 일본 지진 여파는 애초 예상과 달리 크지 않았고, 2011년 6월에 그리스 신용등급 하향으로 남유럽 리스크가 재차 드러났다. 하반기 수요 불확실성 우려가 확대되면서 PC 업체들은 주문 축소 및 재고 관리를 시작했다. 노키아 스마트폰 판매 부진 및 애플 신제품 출시 지연 등으로 인한 모바일 수요 둔화 영향도 있었다. 4분기 들어 경기 회복세를 보이는 듯했으나, 유럽 9개국의 신용 강등과 함께 다시 경기는 위축됐다. 한마디로 기대, 실망, 기대를 계속 반복하는 시기였다.
 
 
  美中 분쟁으로 불확실성 장기화
 
  세 번째, 2015~2016년 1년 6개월간 극심한 수요 부진에 시달렸다. 2013~2014년 반도체 호황 이후 2015년은 글로벌 매크로 불안(유럽)과 중국 경기 악화(위안화 위기)로 인한 수요 둔화가 연중 내내 지속했다. 2015년 초부터 1년 6개월 가까이 전방 수요 회복세를 찾기 어려웠다. 이에 맞춰 주요 전방 고객사들은 2016년 상반기부터 재고 조정을 시작했다. 그러나 애초 우려와 달리 하반기부터 수요 회복이 관찰되기 시작했다. 배경은 우선 공급 축소 및 재고 수준 정상화 근접, 윈도 10 교체 수요(PC), 중국 스마트폰 보조금(모바일), 북미와 중국향 서버 수요 회복이었다.
 
  2018~2019년 미중(美中) 분쟁으로 불확실성이 장기화했다. 2017년 빅 사이클에 이어 2018년 상반기까지 전방 수요는 올랐다. 2018년 초 수요 강세가 지속하면서 2017년부터 이어진 업 사이클은 이전 대비 긴 기간 유지됐다. 2017년 4분기부터 PC와 모바일 수요는 둔화했음에도 서버 수요가 지속 강세를 보였기 때문이다. 2019년에도 수요의 본격적인 회복세는 감지되지 않았다. 그러나 7월부터 화웨이 제재 완화가 시작됐고, 생산 업체들의 공급 축소 노력이 더해지면서 하반기부터 점진적 수요 회복이 시작됐다.〉
 
  하이투자증권은 “코로나19에서 벗어나며, 교체 주기가 5년에 이르는 중국을 시작으로 점차 수요 회복이 예상된다. 메모리 반도체의 현물 가격 하락은 당분간 지속할 듯하나, 일부 긍정적 현상이 발생 중이다. 다만 반도체 업체들의 감산 발표에도 수요 부진에 따라 당분간 현물 가격의 빠른 반등이 나타나기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다만 감산 발표로 현물 가격의 낙폭이 크게 완화되고 있는 점은 긍정적”이라고 분석했다.
 
 
  “변하는 무역 환경에 대응”
 
  중국에서 미국으로의 공급망 재조정은 당분간 한국 반도체에 악재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 반도체 수출에서 중화권이 차지하는 비중이 감소하고 있어서다. 이에 따라 중국의 수요 회복이 한국 반도체 수출에 미칠 긍정적 영향이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하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한국 반도체 수출에서 중화권 비중 하락은 2019년부터 시작된 IT세트 생산기지의 탈(說) 중국화가 원인이다.
 
  KB투자증권은 “변화하는 무역 환경에 빠른 대응이 요구되는 시점”이라고 분석했다.
 
  한국의 대미·대중 수출 중 대중(對中) 수출이 2003년 이후 20년간 부동의 1위였다. 삼성전자 시안공장 완공 이후부터 대중 수출과 중국향 메모리 반도체의 상관관계가 높아졌다. 대미 수출은 2018년 저점 이후 꾸준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최근 미국향 반도체·자동차·2차 전지·태양광 업체의 투자 확대가 이어지면서 대미 수출은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작년 후반부터 미국이 제1수출국에 오를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우리나라는 2019년 이후 미국 중심의 공급망 재편이 본격화되면서, 작년 대미 수출 사상 처음으로 수출액이 1000억 달러를 돌파해 1098억 달러를 기록했다.
 
  2018년 미국과 중국의 점유율 차이는 14.8%였으나, 미중 공급망 재편 이후로는 미중 양국의 점유율 차이가 감소하면서, 작년에는 6.7%로 격차가 크게 줄었다. 글로벌 공급망 재편이 본격화되면서 우리나라도 본격적인 영향권에 들어온 모습이다.
 
  작년 한국의 최대 수출국인 중국내 수출이 부진(전년 대비 증감률 -4.4%)한 반면, 대미 수출은 (전년 대비 증감률 +14.5%) 호조를 보이고 있다. 중국 의존도가 높은 한국 무역구조(중국으로의 중간재 수출)의 취약함이 드러나고 있다.
 
 
  미국 투자 확대가 중요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023년 2월 9일, 북미노동자국제연맹(LIUNA) 훈련 센터에서 경제 의제에 대해 말하고 있다. 초당적 인프라법,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등에 따라 만들어지는 수십만 개의 제조업 일자리 등에 관해 홍보했다. 사진=뉴시스
  단기적으로 이런 일들이 우리나라 반도체 업체에 악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KB투자증권의 분석이다.
 
  〈우리나라는 미국의 반도체법으로 인해 우선은 부정적 영향이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낸드플래시 총 출하량의 40%를 중국 시안, SK하이닉스는 D램의 약 40~50%를 우시공장, 2020년 인텔로부터 인수한 다롄공장에서 낸드플래시를 담당한다. 미중 패권 전쟁이 자국 중심 공급망 재편을 지속할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어느 때보다 정부와 관련 기업들의 전략적 대응이 절실하다. 현재 삼성전자는 미국 텍사스 테일러에 250억 달러 투자를 진행하고 있고, 텍사스주의 챕터 313 프로그램 감면조항 혜택을 받기 위해 앞으로 20년 동안 9개 공장에 총 1900억 달러를 투자하는 계획을 승인했다. SK하이닉스는 상반기까지 부지를 확보하고 반도체 패키징 공장에 투자한다고 발표했다. 국내 기업들 역시 미국 진출이 가속화되고 있다. 미국의 정책에 맞춰 국내 반도체와 2차 전지, 전기차, 태양광 등 각 분야의 국내 대표 기업들이 미국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투자를 확대하고 있고, 이들 밸류체인에 속하는 중견, 중소기업들의 미국 진출도 이어지고 있다.〉
 
  2022년 7월 반도체 지원법이 미 의회를 통과했고, 8월에 인플레이션 감축법이 발효됐다. 두 가지 대표적인 정책으로 미국은 자국 중심의 공급망 재편을 통해 반도체·전기차·2차전지 등 첨단 산업에서 중국의 추격을 따돌리겠다는 의지를 확고히 다지고 있다. 다행인 점은 이들 첨단 산업은 국내 기업들이 강점을 보이는 대표 업종들로, 미국 정책 변화에 적극적으로 편승, 투자 확대를 통한 수혜의 기회로 삼아야 할 것이다.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세부지침이 발표됐는데, 배터리 4대 부품(양극판·음극판·분리막·전해질)과 셀, 모듈 등이 포함됐지만, 양극 활물질(전기에너지 생산 물질) 등 구성 소재가 포함되지 않아 다행스럽게도 양극 활물질 관련 국내 투자가 더욱 탄력을 받을 예정이다.
 
 
  “삼성전자의 우위는 지켜질 듯”
 
  SK증권이 삼성전자 측면에서 분석한 보고서다.
 
  〈2012년 이후 삼성전자의 분기 기준 최대 D램 점유율은 2016년 3월 50%였다. 2019년 이후에 41~45% 점유율에서 등락을 거듭했다. 후발 주자들이 먼저 감산에 나서기 시작했고, 감산 폭이 더 크다는 점에서 점유율 하락에 대한 위험은 매우 낮다.
 
  삼성전자의 비즈니스 모델은 메모리의 수익으로 메모리 재투자, 파운드리 투자, 세트의 개발 및 마케팅 등 주력 사업의 업계 1위 유지 및 초격차를 위한 다양한 전략 창출이었다. 삼성전자는 올 1분기부터 메모리 영업적자를 기록하기 시작하면서 연중 내내 메모리 사업은 영업적자를 지속할 것으로 전망된다.〉
 
  SK증권은 “삼성전자가 역대급 다운 사이클임에도, 업계 재편 가시성은 과거 대비 낮다고 판단된다. 반도체는 각 국가에서 전략 물자화됐고, 앞으로 국가 경쟁력에 영향을 미칠 핵심 품목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업황이 예상을 밑돌수록, 업계는 점유율 확보 전략보다는 수익성 추구 전략으로 선회할 가능성이 크다”며 “반도체 업황의 점진적 회복은 과거와 다를 것으로 전망된다. 가동률 회복보다 출하 증가를 통한 재고의 안정화가 가장 먼저 이뤄져야 한다. 올 2~3분기 사이에 재고의 안정화 및 하락 시작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과거 다운 사이클과 달라
 
양향자(무소속) 국민의힘 반도체특위위원장이 2022년 9월 28일, 반도체·IRA(인플레감축법) 등 ‘미 공급망 재편과 한국의 대응 간담회’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증권사의 반도체 업계 분석을 종합하자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이번 부진이 과거 전례와 다른 것은 분명하다. 또 재고 관리, 미중 간의 공급망 재편으로 언제쯤 이 불황이 멈출 것인지를 전망하기가 상당히 어려운 시점이다. 하지만 하나 분명한 점이 있다. 신한투자증권은 “여러 가지 상황을 종합해 볼 때 확실한 점은 최악의 다운 사이클 이후에는 빅 사이클이 만들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라고 분석했다.
 
  신한투자증권의 분석이다.
 
  〈업황이 극심한 부진을 겪고 오는 사이클은 일반적인 업 사이클을 넘어 빅 사이클인 경우가 많았다. 빅 사이클이 만들어지는 배경은 첫째, 공급 축소에 의한 상대수요 회복과, 둘째 기대 이상의 추가 수요 발생이다. 극심한 다운 사이클을 겪는 동안 생산 업체들은 이익 방어를 위해 공급을 축소시킨다. 그 과정에서 상대 수요의 회복이 확인되고 업황은 밸런스를 찾으면서 업 사이클로 진입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된다. 여기에 기대 이상의 추가 수요가 발생할 경우 절대적 수요 기준으로도 호황기 수준에 도달한다. 결국 핵심은 낮아진 공급에 있다. 다운 사이클의 부진 강도가 심할수록 업 사이클은 빅 사이클이 될 가능성이 크다.〉
 

  이런 이유로 신한투자증권은 “다가올 업 사이클에 대한 대비 역시 중요하다. 효율적 투자 집행은 또 하나의 관전 포인트다. 생산 업체별 투자 자금 여력에 따라 앞으로 산업 내 지형도는 달라질 수 있다. 자금 여력이 충분한 1위 삼성전자의 동향은 경쟁사들 대비 돋보인다”고 분석했다.
 
  문제는 코로나19 이후에 전 세계적으로 등장한 고물가다. 특히 이번의 고물가는 제조업과 달리 높은 서비스 물가가 핵심이다. 코로나19 이후 타이트한 고용 수급 여파로 임금은 상승했고, 이는 서비스 물가 부담으로 이어졌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미국을 비롯해 전 세계가 고금리 정책을 펴고 있기 때문에 이것이 언제 정상으로 회복될지는 요원하다. 신한투자증권은 “고용의 견조 및 물가 안정화라는 목적을 달성하고, 그 과정에서 경기 펀더멘털 훼손이 발생하지 않는 것이 최상의 시나리오지만 가능성은 작다. 물가 안정화를 달성해도 경기 훼손이 일어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메모리 업체들의 생산 조정 확대해야”
 
  베스트투자증권은 “D램 생산 업체들의 감산 노력으로 공급 과잉은 올 1분기에 피크로 보이나, 내년 1분기에 다시 공급 과잉 상황이 연출될 수 있다. D램 생산 업체들의 추가적인 공급 조절 노력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봤다. 또 낸드 수급은 올 1월이 피크지만, 수급 균형과 공급 과잉의 경계선에서 장시간 공방을 계속할 것으로 내다봤다.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서 가장 핵심 애플리케이션(application)으로 떠오른 시장은 서버 시장이다. 데이터센터 투자를 가장 많이 하는 업체 7곳은 아마존·메타·구글·마이크로소프트·차이나모바일·애플·알리바바다. 이들의 비중이 전체 데이터센터 투자 업체의 약 60%를 차지한다. 베스트증권은 올해 상위 7개 업체의 투자는 전년과 유사한 수준으로 추정하고 있다.
 
  베스트증권은 “삼성전자는 올 1분기 저점을 형성할 것으로 예상하나 2분기에 드라마틱하게 개선될 것으로 기대하지 않는다. 스마트폰 업체들의 재고 조정이 1년 이상 걸린 것을 감안하면 서버 업체들의 재고 조정은 6개월 이상 시간이 소요될 수 있고, 높은 수준의 금리가 장시간 지속하고 인플레이션 부담감이 재차 드러난다면 최종 수요의 회복 속도가 더딜 수 있기 때문”이라며 “메모리 공급 업체들의 생산 조정도 현재 수준에서 보다 확대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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