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앞에서 놓친 스티븐 리와 5조1000억원이 걸린 ISD 소송
⊙ 방대한 검찰 수사 자료에서 드러난 ‘3대 의혹’
⊙ ‘국내 자금 유입설’ 은폐 의혹: “검은머리 외국인, 실존한다”
⊙ 정체불명의 ‘뭉칫돈’ 의혹: 버뮤다 펀드 5개는 사실상 ‘페이퍼 컴퍼니’
⊙ ‘산업자본 수사 배제’ 의혹: 금감위 직원 송○○의 공판 조서에 드러난 정황
⊙ 방대한 검찰 수사 자료에서 드러난 ‘3대 의혹’
⊙ ‘국내 자금 유입설’ 은폐 의혹: “검은머리 외국인, 실존한다”
⊙ 정체불명의 ‘뭉칫돈’ 의혹: 버뮤다 펀드 5개는 사실상 ‘페이퍼 컴퍼니’
⊙ ‘산업자본 수사 배제’ 의혹: 금감위 직원 송○○의 공판 조서에 드러난 정황
- 2011년 론스타를 비판하고, 매각을 반대하는 플래카드가 내걸린 외환은행 본점. 사진=조선DB
#장면1
2017년 8월 6일, 이탈리아에서 인터폴 ‘적색 수배자’ 명단에 오른 한 50대 남성이 붙잡혔다. 12년 전 수사망을 피해 해외로 도주한 인물이 비로소 덜미를 잡힌 것이다.
미국계 한국인인 그의 이름은 스티븐 리(본명 이정환·50). 스티븐 리는 한동안 온 나라를 떠들썩하게 했던 ‘론스타 사건’의 핵심 인물 중 한 명이다. 론스타는 2003년 한국 금융 당국의 협조 아래 외환은행을 ‘헐값’에 사들였다는 의혹을 받은 미국계 사모펀드다. 스티븐 리는 론스타의 한국본부장이었다.
스티븐 리의 신병(身柄)이 확보되자 국내 수사 당국과 언론은 묘한 긴장감에 휩싸였다. 그동안 베일에 싸여 있던 론스타 사건의 전모가 밝혀질지도 모른다는 기대감 때문이었다.
하지만 이는 오산(誤算)이었다. 같은 해 8월 18일 이탈리아 법무부가 그의 석방을 승인했기 때문이다. 당국은 “이탈리아 형사법 해석상 해당 범죄의 공소시효가 완성됐다”고 설명했다. 스티븐 리가 석방된 후, 한국 정부가 뒤늦게 범죄인 인도 청구를 하는 바람에 스티븐 리는 다시 자유의 몸이 됐다.
#장면2
대한민국은 ‘세기의 판결’을 앞두고 있다. 올해 안으로 론스타와 한국 정부가 벌이는 ISD(국가·투자자 간 소송) 최종 판단이 나올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외환은행 매각 승인을 지연하고 부당하게 과세(課稅)했다는 이유로 2012년 론스타가 한국 정부를 상대로 ISD 소송을 제기한 것이다. 소송가액이 무려 5조1000억원이다.
정부는 국무총리실을 중심으로 기획재정부, 외교부, 법무부, 금융위원회, 국세청이 참여하는 범(汎)정부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고, ISD 소송에 대응하고 있다. 현재까지 소송 비용만 400억원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ISD 소송에 임하는 우리 정부의 입장은 ▲론스타가 외환은행 대주주 자격에 문제가 있었고 ▲외환카드 주가 조작 등의 불법 행위로 소송 중이어서 외환은행 매각 승인이 늦어진 것이지 ‘고의 지연은 없었다’는 것이다.
ISD 소송의 판세를 점쳐보면 일단 우리 정부가 불리하다. 론스타가 우리 과세 당국과 벌인 소송(2010~2017)에서 거의 승소(勝訴)했기 때문이다.
만약 정부가 이 소송에서 패소(ISD 소송은 단심제)할 경우, 후폭풍이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천문학적인 소송가액뿐만 아니라, 론스타 문제가 김대중-노무현-이명박 정부와 연계돼 있어 ‘정권 책임론’이 불거질 공산이 크기 때문이다. 책임론이 부상하면 외환은행 매각에 관여한 지금의 여야(與野) 모두 자유로울 수 없다. 내년 총선에까지 영향을 끼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지난 2월 11일 한국 정부-론스타 간 ISD 소송의 ‘중재재판부’를 맡고 있는 세계은행 국제투자분쟁해결센터(ICSID)는 론스타와 우리 정부에 추가 질의서를 보낸 상태다. 추가 질의 내용이 무엇인지 정부는 함구하고 있다.
31분의 1 가격으로 외환은행 인수한 론스타
론스타 사건의 핵심으로 옮겨가 보자. 사건의 큰 갈래는 2003년 론스타의 외환은행 지분 취득과 2006년 론스타의 외환은행 재매각이다. 2003년 9월 금융감독위원회(금감위)는 론스타의 외환은행 ‘주식취득 승인안’을 의결했다. 당시 금융 당국은 ‘외환은행의 자산 건전성이 취약해 제3의 투자자로부터 대규모 신규자본을 유치하는 방안이 필요하다’는 논리를 들었다. 당국이 눈여겨본 ‘제3의 투자자’가 바로 론스타였다.
론스타는 1조3833억원을 들여 의결권이 있는 외환은행의 주식 51%(3억2585만1715주)를 취득했다. 나머지 14.1%는 콜옵션(call option·매입선택권) 계약을 통해 7715억원에 인수해, 외환은행 매입에 총 2조1548억원을 들였다. 2003년 당시 외환은행의 자산 규모는 63조원가량이었다. 이를 감안하면 론스타는 외환은행 자산 규모의 31분의 1 가격으로 인수한 셈이다. 이것도 부실채권 매매로 번 돈을 투입해 인수했기 때문에 론스타가 외환은행 인수에 실제 들인 돈은 1조원이 채 안 된다는 분석도 있다. 결국 외환은행 ‘헐값 매각’ 논란이 불거졌다. 론스타가 외환은행 대주주가 될 만한 자격을 갖췄는지에 관한 의구심도 제기됐다.
외환위기(IMF) 직후인 1999년부터 한국에 진출한 론스타는 론스타 펀드 2호와 3호, 4호를 설립하고 부실채권을 매입해 되파는 형식으로 몸집을 불렸다. 이런 식으로 한국에 투자한 총금액은 2조15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먹튀’ 전력
론스타에 있어 외환은행은 돈 불리는 수단에 지나지 않았다. 주식을 인수해 대주주 자격을 얻은 지 약 3년이 지난 2006년, 론스타는 돌연 외환은행을 되팔겠다고 선언했다. “외환은행이 정상 궤도에 오르자 론스타가 막대한 시세차익을 얻은 뒤 ‘먹튀’하려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일었다. 당장 국회 재경위원회는 2003년 외환은행 매각에 불법성이 있었다며 관련자들을 검찰에 고발했고, 감사원도 감사에 착수했다.
검찰이 9개월간 수사를 벌여 2006년 12월 7일, 대검찰청 중앙수사부는 ‘중간 수사 결과’를 발표했다. 외환은행의 매각 과정에서 재경부 금융정책국장 변양호와 외환은행장 이강원 등이 론스타와 유착돼 있었다는 게 검찰의 판단이었다(대법원은 두 사람에게 무죄 선고). 검찰은 이들이 “정부의 금융정책 기조에 반하여 절차와 규정을 어기면서까지 의도적으로 외환은행 자산을 저평가하고, 부실 규모는 부풀려 정상 가격보다 최소 3440억원, 최대 8592억원의 낮은 가격에 매각했다”고 봤다. 이어 “BIS(자기자본) 비율을 부당하게 낮추어 금융감독위원회로 하여금 론스타의 외환은행 인수를 승인하게 한 사실이 확인되었다”고 덧붙였다.
한국 정부의 제동에도 아랑곳하지 않던 론스타는 2010년 11월 하나은행과 외환은행 매매 계약을 체결하는 데 성공했다(2012년 1월 하나은행이 외환은행 최종 인수). 그 후 론스타는 한국 시장을 유유히 떠났다. 10여 년간 론스타가 한국에서 거둬들인 수익은 4조7000억원 이상으로 추정된다. 2008년 이미 한국지사가 철수한 터라 그에 따른 과세 적용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세금도 거의 내지 않았다.
외환은행이 론스타에 먹히던 시기, 김준환(58·글로벌강소기업연구소장·전 유한대 교수) 교수는 외환은행 분당 VIP센터 PB(Private Banking)팀장으로 근무하고 있었다. 김 교수는 외환 전문 프라이빗 뱅커로 은행 내부에서 그 전문성을 인정받고 있었다.
그는 외환은행 퇴직 후 14년간 론스타를 상대로 힘겨운 싸움을 벌이고 있다. 김 교수는 외환은행 소액주주 소송을 이끌며, 론스타의 외환은행 헐값 인수의 부당성을 알리기 위해 2006년 ‘외환은행되찾기범국민운동본부(범국본)’를 조직해, 현재까지 활동해오고 있다. 김 교수는 2011년 론스타가 금융자본이 아닌 비(非)금융주력자(산업자본)임을 밝혀 외환은행 인수 자격이 없음을 최초로 입증했다.(박스기사의 김준환 교수 ‘인터뷰’ 참조)
김준환 교수는 검찰 중간 수사 발표 이후인 2011년 7~8월 5년간 봉인된 대검 중수부 수사 자료를 열람할 수 있었다. ‘외환은행 주주총회 결의무효확인 주주 소송’을 준비하면서 관련 자료를 볼 수 있었던 것이다. 그 양은 엄청났다. 검찰은 수사가 이뤄지던 9개월간 론스타에서 압수한 700박스를 포함해 총 920박스의 서류철을 확보했다. 전산 자료의 용량은 총 1만800GB에 달했으며, 이메일을 포함한 서류의 분량도 50만 건에 달했다.
기자는 김 교수와 열흘 이상 합숙하며 그가 입수한 수사 자료를 포함해 외환은행 내부 자료들을 하나하나 검토했다. 그 과정에서 김 교수는 “2006년 검찰수사의 치명적인 결함을 발견했다”고 했다.
검찰의 론스타 수사 ‘3대 의혹’
첫째, ‘국내 자금 유입설’ 은폐 의혹
검찰 중수부 중간 수사 발표문 전문(全文)에는 ‘론스타의 외환은행 인수 자금 국내 조달 의혹’이란 대목이 있다. 론스타의 외환은행 인수 자금 중 일부가 ‘국내에서 비밀리에 조달된 게 아니냐’는 의혹에 따른 것이다.
검찰은 “외환은행 인수 자금 1조3833억원은 2003년 10월 30일 도이치은행 서울지점 등 4개 은행을 통해 해외에서 전액 입금된 것이 확인되었다”고 결론 내렸다. 이어 “론스타는 LSF-KEB Holdings 명의로 신주 및 구주 인수 대금 1조3833억원을 ‘원/달러 선물환계약’(결제일 2003.10.30.) 방식으로 조달했다”고 전했다. LSF-KEB Holdings는 론스타의 자(子)회사다. 이 내용만 보면 론스타는 외환은행 인수 대금 1조3833억원을 전액 해외에서 들여온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론스타는 해외 자금으로 외환은행 증자(增資)에 나선 셈이다.
론스타의 외환은행 인수가 결정된 후인 2003년 11월 14일, 한 언론은 추경호 재경부 은행제도과장의 발언을 보도했다. 추경호 과장은 “외화를 갖고 들어올 필요는 없었다. 처음부터 원화로 계약했다. 외환은행을 매각할 때 달러화를 가지고 들어오라는 전제조건이 없었다”고 말했다. 이 보도를 기화로 ‘국내 자금 유입설’이 불거졌다.
그럼 국내 자금 유입이 문제가 되는 이유는 뭘까? 당시 정부가 외환은행 매각 방침을 결정하면서 ‘외자 유치’라는 명목을 내세웠기 때문이다. 이는 재정경제부(기획재정부의 전신)와 금융감독위원회(금융위원회의 전신) 문건에서도 잘 드러난다.
검찰 수사 자료에 첨부된 2003년 7월 25일 금감위 은행감독과가 작성한 〈외환은행 외자유치 관련 검토〉란 문건에는 “외환은행은 ’02년 중 재무건전성 확보를 위해 다각적인 방안을 모색하였으나 증시 상황 악화로 일반 증자가 어렵고… 대주주의 경영 악화로 추가 증자도 곤란하여 외자 유치를 통한 자본 확충을 추진”이라고 쓰여 있다.
기획재정부 공문에도 “2003년 8월 27일 한국외환은행은 론스타 펀드와 외자 유치 계약을 체결하였는바, 이번 외자 유치가 소기의 성과를 얻어 한국외환은행의 조속한 경영 정상화가 이루어지고”라고 기록돼 있다. 만약 국내 자금이 유입됐다면 이러한 정부 방침과 어긋나는 것이다.
김준환 교수는 “검찰은 론스타의 외환은행 인수 대금이 전액 해외에서 송금된 돈이라고 했지만, 전체 인수 대금의 40% 이상이 국내에서 조달된 정황이 있다”고 말했다. 그가 외환은행 내부 자료(론스타의 외국인투자신고)와 검찰 수사 자료 등을 분석한 결과, 론스타는 인수 대금 1조3833억원을 JPMC(제이피모건체이스), NAB(호주국립은행), HSBC(홍콩상하이은행), DB(도이체방크) 등 총 4개 은행을 통로로 외환은행에 송금했다. 이때 발생한 투자 내역은 총 23건이다(표1).

이 중 NAB와 HSBC, DB를 통해 입금된 금액에서 석연치 않은 구석이 발견됐다. 2003년 10월 30일 867만3779달러17센트, 3380만1352달러5센트, 3476만4470달러71센트, 3478만2608달러70센트, 3913만7241달러26센트, 4513만1053달러64센트가 NAB를 통해 입금됐다. 이 돈을 당시 환율에 따라 ‘원화(KRW)’로 바꾸면 100억원, 390억원, 400억원, 400억원, 450억원, 520억원이 환산된다. 원화로 끝전 없이 딱딱 맞아 떨어지는 셈이다.
이는 론스타가 외환은행 인수를 위해 해외에서 투자금을 확보한 게 아니라 한국계 투자자(속칭 ‘검은 머리 외국인’)를 통해 인수 대금을 끌어왔다는 의심을 갖게 만든다. 한국계 투자자가 존재했다면, 그들은 외환은행 재매각 과정 등을 통해 막대한 이득을 챙겼을 것이다.
국내 자금 유입설이 논란이 되자 론스타 측 법률대리인인 ‘김앤장’ 법률사무소는 2005년 10월, 국회에 해명 자료를 제출했다. 인수 대금을 국내로 송금하는 데 중개한 4개 은행 중 DB와 NAB만 관련 자료 일부(DB는 환전 전표, NAB는 외국환매입증명서)를 보내왔고, JPMC와 HSBC는 환전 전표 등 관련 자료를 제출하지 않았다는 게 해명 자료의 요지다. 그 일부를 발췌한다.
〈현재 도이체방크의 협조를 얻어 당시 환전 내역의 관련 자료를 팩스로 보내드렸으며 제이피모건체이스와 홍콩상하이은행의 경우 자료가 지방 소재 창고에 보관되어 있어 찾는 데 다소 시간이 걸린다고 합니다. 호주국립은행 서울지점은 현재 영업을 하지 않고 있어 자료 협조가 어려운 상황임을 알려드립니다.〉
김준환 교수는 이를 근거로 “검찰은 도이체방크가 제출한 환전 내역에만 의존해 ‘선물환 계약 방식으로 자금을 조달했다’고 결론 내렸다”고 주장했다. 김 교수는 또 “검찰이 론스타가 선물환으로 해외에서 인수 대금을 들여왔다고 밝혔는데, 그 계약서가 부(不)존재하는 게 매우 석연치 않다”고 말했다. 선물환 거래란 외환거래에서 거래 쌍방이 미래에 특정 외화의 가격을 현재 시점에서 미리 계약하고, 이 계획을 약속한 미래 시점에 이행하는 금융거래를 말한다. 선물환 거래 시에는 반드시 그에 따른 계약서가 있어야 한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도이체방크 환전 내역에 ‘결제일(value date)’이 ‘10월 30일’이라고 기재돼 있는 걸로 보아 일부는 선물환 계약으로 송금했다고 볼 수 있다. 그렇다면 계약서가 있어야 하는데 중수부 수사철에는 (계약서가) 없었다. 선물환 계약서가 있었다면 한국계 투자자의 실명(實名)이 다 드러났을 것이다. 계약서가 없었던 이유는 바로 그 때문이다.”
론스타가 왜 23건으로 나눠 인수 대금을 입금시켰는지도 의문이다. 김 교수는 그 이유를 다음과 같이 분석했다.
“론스타 본사가 있는 미국과 버뮤다에서 송금하다 보니 최소한 두 건 이상의 분산 송금은, 론스타 입장에서는 필연적이었다. 인수 대금을 23차례나 나눠 보낸 건 펀드 투자자(LP)들이 거액을 투자한다는 것을 사전에 확실히 입증하기 위해서였다. GP(General Partner·자산운용자)인 론스타는 선물환 계약에 대비해 사전 투자에 따른 안전장치를 해놓은 것이다. 만약 선물환 계약 만기에 인수 대금이 들어오지 않을 경우, 론스타의 외환은행 인수는 물거품이 되기 때문이다.”
김 교수는 ▲송금을 중개한 네 개 은행 중 두 은행의 환전 전표가 없었다는 ‘김앤장’의 답변서와 ▲검찰 수사 기록에 선물환 계약서 부존재를 들어 2006년 검찰 수사가 ‘부실 수사’였다고 재차 강조했다. 특히 “한국계 투자자가 누군지 밝힐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음에도 검찰 스스로 포기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둘째, 정체불명의 ‘뭉칫돈’ 의혹
1조3833억원 중 6349억원의 송금처가 버뮤다(영국령)에 있는 론스타 펀드(자회사)들이란 사실도 예의주시해야 한다. 론스타의 외환은행 주식(51%) 보유 승인 이후, 론스타는 주금(株金) 납입 마감 전날인 10월 29일 돌연 투자자를 변경했다. 정체불명의 버뮤다 펀드 5개가 등장한 것이다. 이처럼 투자자가 바뀔 경우, 금융 당국은 재승인 심사를 통해 대주주 자격요건을 처음부터 따져야 하지만 금감위는 이를 ‘문제없다’고 봤다.
그렇게 론스타는 이 5개 펀드에 6349억원을 분할 납입한 뒤, 해당 펀드를 외환은행 주식 매각에 참여하는 투자자로 둔갑시켰다. 이상한 건 법인등기부상 5개 펀드 모두 자본금이 ‘0’이었다는 사실이다. 이는 5개의 버뮤다 펀드 모두 론스타가 급조한 페이퍼 컴퍼니라는 걸 방증한다. 페이퍼 컴퍼니를 동원해 외환은행 인수에 참여해야 할 만큼 론스타는 비밀스럽게 인수 대금을 조달한 셈이다. 김 교수의 말이다.
“문제의 버뮤다 펀드 5개는 론스타가 (주식 취득 승인 전) 신고한 해외 특수관계사 9개 중 55%, 투자금의 46%에 달해 중대하고 심각한 사안이었다. 하지만 금감위는 사실상 무시하고 넘겼다. 결국 투자자 변경은 무(無)심사 승인에 해당하므로 론스타의 외환은행 인수는 ‘계약 무효’라고밖에 볼 수 없다.”
버뮤다 펀드 5개의 설립일을 보면 공교롭게도 모두 주금 납입일(10월 30일) 5~19일 전에 급조됐음을 알 수 있다(표2). 주지하다시피 버뮤다는 조세회피처로 유명한 곳이다.

앞서 언급한 23건의 인수 납입 대금 중 한국계가 투자한 것으로 보이는, 끝전이 일치하는 원화 단위의 돈은 총 6600억원이다. 이는 버뮤다에서 ‘투자자 변경’에 따라 입금된 6349억원과 비슷하게 맞아떨어진다. 즉 ‘검은 머리 외국인’이 페이퍼 컴퍼니인 버뮤다 펀드를 이용해, 론스타의 외환은행 인수에 개입했다는 의심은 더욱 짙어지는 셈이다.
김 교수는 “검찰 역시 투자자 변경과 관련된 버뮤다 펀드의 존재를 알고 있었음에도, 이를 사실상 은폐했다”는 입장이다. 다만, 23건의 투자 내역(표1) 중 어떤 돈이 버뮤다 펀드의 돈인지 구체적으로 알 수 없다고 밝혔다.
셋째, 산업자본 수사 배제 의혹
2003년 금감위는 은행법 시행령 제8조 제2항에 따라 ‘부실금융기관의 정리 등’ 특별한 사유가 있다고 인정해 론스타의 외환은행 지분 51% 인수를 승인했다. 이른바 ‘예외 적용’을 통해 론스타가 외환은행을 인수할 수 있는 길을 터준 셈이다. 이는 금융 당국이 론스타를 금융자본으로 봤기에 가능했다.
결과적으로 론스타는 금융자본이 아닌 산업자본이었기 때문에 외환은행 인수가 법적으로 불가능했다. 2002년부터 우리나라는 은산(銀産)분리 원칙에 따라 산업자본은 은행 주식 10% 이상을 보유할 수 없다. 은행법상 산업자본 회사로 분류되려면, 동일인(본인 및 특수관계사) 중 비(非)금융 회사의 자본 총액이 전체 회사 자본 총액의 25% 이상이거나, 비금융 회사의 자산 총액이 2조원 이상이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론스타는 외환은행 지분 취득 당시 이미 산업자본만 2조원 넘게 보유하고 있었다. 론스타는 골프 사업체 PGM 홀딩스와 극동건설, 극동요업 등을 보유한 산업자본이었음이 김준환 교수 등에 의해 뒤늦게 밝혀진 것이다. 론스타는 심사 당시 산업자본임을 감추고자 고의로 PGM 홀딩스 자료를 누락한 채, 우리 금융 당국에 신고했다는 의심을 받았다. 2014년 민병두 당시 민주당 의원 등이 입수해 발표한 정부 내부 문건에서도 론스타가 산업자본임이 확인됐다.
검찰이 론스타의 산업자본 여부를 대수롭지 않게 여겼음을 보여주는 자료가 있다. 2003년 당시 금감위 감독정책1국 은행감독과 사무관으로 일한 송○○의 2008년 6월 20일 공판조서다. 이날 공판에서 검사와 송○○이 나눈 문답 내용을 소개한다.
〈문: 금융비주력자(비금융주력자-기자 註)냐, 아니냐를 먼저 판단하고 금융비주력자가 아닌 경우에 은행법상 요건을 충족하는지 여부를 검토하는 것이 맞나요.
답: 예. 그렇습니다.
문: 대주주 적격심사의 1단계는 금융비주력자인지, 아닌지 여부를 따지는 것인데, 이와 관련하여 증인이나 당시에 금감위에서 검토한 바가 있었나요.
답: 그것은 신청이 들어오고 (2003년) 8월 하순경에 금감원에서 승인 안건을 작성하면서 론스타에서 자료를 받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문: 여태까지 쟁점이 되지 않은 부분인데, 사실은 금융주력자인지 여부를 판단하는 데에는 당해 자본이 국내외에서 금융 부분 이외의 비금융 부분에 25% 이상 투자해서는 아니 된다는 것이며, 또한 비금융 부분 자산합계 2조원이 넘으면 안 된다는 것이지요.
답: 네.
문: 론스타가 이에 해당하는지 면밀하게 검토한 사실이 있는가요.
답: 그때 승인 안건은 금감원에서 작성하였고, 증인이 금감원 실무자에게 그런 서류들을 ‘김앤장’을 통해서 요청을 해서 자료를 받고 있다고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이에 대해 김 교수는 “검찰(검사)의 입에서 산업자본이란 말이 처음으로 나온 자료”라고 말했다. 주목할 부분은 검사가 송○○에게 “여태까지 쟁점이 되지 않은 부분인데”라고 묻는 대목이다. 검사 말이 사실이라면 위 공판이 열리기 2년 전에 있었던 검찰 수사에서 론스타의 산업자본 여부에 대한 수사는 사실상 이뤄지지 않았다는 의미가 된다.
스티븐 리는 어디에?
스티븐 리의 행적도 관심거리다. 그는 외환위기 이후 론스타가 한국의 부실채권 시장에 진출하면서 한국과 미국을 오가며 한때 론스타의 한국 내 사업을 총지휘했다. 그는 외환은행 매각이 한창 논의되던 2002~2003년 정부 및 금융 당국자, 회계법인 관계자들과 어울리며 매각 대금 등을 포함한 구체적인 사항을 은밀하게 논의했다.
2006년 검찰은 “스티븐 리가 외환은행 불법 매각과 수익률 조작으로 인한 업무상 배임 및 조세포탈 등의 혐의가 있다”고 발표했다. 구체적으로 그는 2000년 12월부터 2004년 10월경까지 론스타 자금 총 254만 달러를 횡령하고, 11억200만원을 허위 용역비 등 명목으로 처리해 업무상 횡령 등의 혐의를 받았다. 스티븐 리는 횡령 자금으로 아파트 4채를 구입해 개인 용도로 유용한 것으로 검찰 조사에서 드러났다. 하지만 2005년 돌연 미국으로 도피한 뒤 검찰의 출석 요구에도 불응하는 바람에 기소중지됐다.
2010년 대법원 2부(주심 양창수 대법관)는 스티븐 리에게 “한국 세무 당국에 소득세를 납부하라”고 판결했다. 법원은 “론스타로부터 받은 성공보수에 대해 세금을 부과한 처분은 적법하다”며 스티븐 리가 서울 역삼세무서장을 상대로 낸 종합소득세 부과처분 취소 청구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역삼세무서는 스티븐 리가 종합소득세를 내지 않았고, 론스타어드바이저코리아 등에서 2000~2004년 50억여원을 횡령한 것으로 봤다. 이를 근거로 가산세를 포함한 종합소득세 78억여원을 부과했다.
▲이씨가 2000년부터 4년 동안 매년 235일 내지는 308일을 한국에서 머물렀고 ▲이 기간 단독주택, 아파트, 아파트 분양권 등을 취득했고 ▲반드시 1년 이상 한국에 체류할 필요가 없는 직업인데, 오랜 기간 한국에 머물렀다는 점을 감안하면 한국에도 세금을 납부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대법원은 이씨의 횡령 사실도 인정했다. 범죄 행위로 인한 위법 소득이더라도 귀속자에게 환원 조치가 취해지지 않은 한 이는 과세소득에 해당된다는 설명이다. 횡령 금원을 소득세법상 ‘기타소득’으로 판단해 세무 당국이 종합소득세를 부과한 처분은 적법하다는 의미다.
범법자 신분이 된 스티븐 리가 2017년 이탈리아에서 체포됐지만, 앞서 언급한 대로 그는 다시 자유의 몸이 됐다. 이로 인해 우리 정부가 그의 도피를 방조 또는 사후(事後) 인지해 결과적으로 직무유기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시민단체 ‘투기자본감시센터’는 지난해 11월 13일 법무부 검찰국장, 경찰청 외사국장 등 5명을 공무집행 방해, 직무유기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인터폴에 적색 수배자가 체포되면 수배를 요청한 해당 국가의 경찰청 담당자에게 즉각 그 사실을 알려준다는 게 이 단체의 주장이다. 따라서 스티븐 리가 이탈리아에서 체포된 사실을 우리 수사 당국이 모를 리 없다는 것이다.
검찰 수사 자료에서도 스티븐 리에 관한 자료가 발견됐다. 기자의 흥미를 끈 것은 스티븐 리의 미국 내 거주지였다. 검찰이 등기부 등본을 통해 확인한 스티븐 리의 거주지는 미국 뉴저지였다. 그가 소유한 집은 500만 달러 상당의 대저택이었다. 스티븐 리는 2004년 7월 29일 490만 달러에 이 저택을 매입했다. 저택 부지는 1.21에이커(약 4900m2·1500평 상당)에 달한다.
스티븐 리가 현재 미국 뉴저지에 거주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그의 국적이 미국이고, 미국 역시 인터폴 가입국이라 스티븐 리가 입국할 경우 공항에서 체포될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참고로 스티븐 리는 회사 자금을 빼돌린 혐의로 론스타에서도 피소된 상태다. 그런 이유로 미국에 들어가지 못한 채 이탈리아에서 떠돌고 있거나, 인터폴 미(未)가입국으로 자취를 감췄을 수 있다.
[인터뷰] 김준환 교수
“재경부가 론스타 투자자 모집했다는 증언 있다”
“론스타 사태 해결 방법은 특검뿐”
김준환 교수는 론스타 문제의 시작점이 ‘2003년 7월 22일’이라고 했다. 이날 김진표 재정경제부 장관은 ‘블룸버그’ 통신사에 ‘외환은행 지분을 론스타에 매각할 수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이후 외환은행 매각이 일사천리로 진행됐다는 것이다. 그로부터 3일 후인 7월 25일 금감위가 비공식 1차 회의에서 외환은행에 ‘(론스타의 주식 취득) 긍정 검토’라고 구두확약(口頭確約) 통보를 했고, 8월 27일 본계약을 체결했다는 게 김 교수의 주장이다. 그 과정에서 론스타가 안고 있는 산업자본 등 각종 문제는 등한시됐다고 지적한다. 그의 말을 들어보자.
― ISD 소송이 우리의 목줄을 죄고 있는 형국이다. 어떻게 전망하는가.
“언론 보도에 따르면 당초 국제투자분쟁해결기구(ICSID) 재판부가 지난해 11월 중순 ‘절차종료’를 예고했다가 지난 2월 초 뒤늦게 추가 질의서를 보내 최종 판정이 올해 하반기로 미뤄졌습니다. 한국 정부가 승소하는 방법은 간단합니다. 노무현 정부 당시(2006년) 검찰은 중간 수사 발표만 했습니다. 미진한 부분이 있다는 얘기죠.
특히 사건의 핵심 인물인 스티븐 리 론스타코리아 한국본부장이 해외로 도피하는 바람에 검찰 수사는 사실상 ‘수박 겉핥기’ 식인 셈입니다. 스티븐 리가 해외로 도주한 상황에서 대검 중수부가 로비 실태를 밝히는 건 처음부터 역부족이었습니다. 그렇다 보니 관련자들이 줄줄이 무죄가 난 건 너무나 당연한 결과입니다. 원점에서 수사가 이뤄지지 않으면 ‘특검’이라도 해야 합니다.”
― ISD 소송과 검찰 수사가 어떻게 관련됐는지 구체적으로 설명해달라.
“2006년 12월 대검 중수부가 론스타 사건 중간 수사 발표를 하면서 ‘최종 수사를 하겠다’고 국민과 약속했습니다. 그런데 13년 동안 직무유기를 하고 있습니다. 그 사이 ISD 소송은 계속 이어지고 있습니다.
당시 중수부 수사의 가장 큰 문제는 ‘앙꼬 없는 찐빵’ 수사를 했다는 겁니다. 여기서 ‘앙꼬’란 ‘산업자본’을 말합니다. 2003년에는 론스타가 산업자본에 해당돼 외환은행을 인수할 자격 조건이 안 됐습니다.
당시 차출된 검사와 수사관은 총 100여 명이었음에도 (산업자본 관련 대목에) 손대지 않은 건 모종의 무언가가 있다는 짐작을 하게 만듭니다. 그때 론스타의 산업자본 관련 부분을 끝까지 파헤치고 수사했더라면, 뭉칫돈 6349억원의 몸통 규명과 함께 ISD에 휘말릴 일도 없고, 정부가 대주주인 멀쩡한 외환은행이 다른 은행에 흡수·합병되지도 않았을 겁니다. 말하자면 검찰의 부실 수사로 인해 5조원대 ISD 소송가액이 국민 혈세로 나갈 판입니다.”
― 훗날 론스타 펀드가 산업자본이었다는 게 밝혀졌다. 만약 2003년 당시 이 사실을 알았다면 외환은행 매각은 무산됐을까.
“당연한 얘기죠. ISD 소송도 없었을 것이라 봅니다. 물론 2003년 당시 ‘한국 금융 당국의 잘못된 판단으로 론스타가 피해를 봤다’며 해외에서 ISD 소송을 진행할 수도 있었을지 모릅니다. 하지만 산업자본을 은폐시키기 위한 론스타 측의 추가 로비 실태가 수사를 통해 밝혀져 관련자들의 여죄(餘罪)를 물었다면, 국내외 여론에 부담을 느껴 ISD 소송 자체를 진행하지 못했을 겁니다. 또한 범국본 등 외환은행 소액주주들이 원천무효 소송을 진행하고, ‘하자치유(瑕疵治癒·행정행위에 흠이 있었더라도 사후에 요건을 보완하는 등 일정한 사유가 있으면 처음부터 적법하게 행정행위가 이뤄진 것으로 본다는 법률 용어)’를 통해 원상회복시켰을 테지요.”
― 론스타 펀드가 산업자본이라고 해도 은행법 시행령 8조 2항에 의거, 외환은행 주식 51%를 취득할 수 있는 거 아닌가.
“론스타가 산업자본이면 외환은행이 설령 부도가 나고 부실해 BIS 비율이 마이너스 ‘5조%’라 해도 금산분리 원칙에 의거, 은행 주식을 10% 이상 취득할 수 없었습니다. 따라서 은행법 시행령 8조 2항 예외 적용도 절대 안 됩니다.”
― 금융 감독 당국이 2003년 승인 전에 론스타가 산업자본이라는 걸 미리 알고 있었다고 주장해왔는데, 그 근거는 뭔가.
“론스타는 1999년 한국에 진출해 론스타 펀드 2호, 3호, 4호(GP)를 만든 후, 국내외 투자자(LP)에게서 자금을 조달해 부실자산을 인수하고 자산유동화시켰습니다. 그 뒤 투자금을 회수하는 전형적인 ‘벌처 펀드(vulture fund·부실기업이나 부실채권에 투자하여 수익을 올리는 자금)’였습니다. 그렇다 보니 금융 감독 당국은 1999년도부터 론스타의 자금 조달 방법과 론스타 펀드의 국내 관련 회사들이 어떤 업체인지 잘 알고 있었습니다. 지금도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을 통해 쉽게 확인할 수 있습니다.”
― 대검 중수부가 산업자본 수사를 안 했다고 주장하는데, 그 근거는 뭔가.
“소송 당사자로 중수부에 들어가 수십만 페이지에 달하는 수사 서류를 한 달여간 죄다 볼 수 있는 기회가 있었습니다. 이때 산업자본 수사를 하다가 무슨 이유인지는 몰라도 급히 중단된 여러 정황을 알게 됐습니다. 2003년 《동아일보》 기자가 국내 최초로 론스타의 산업자본 문제를 제기했습니다. 재경부는 이 기사에 대한 해명 자료를 냈고, 검찰은 수사 기록에 이를 첨부해놨습니다. 경제 부처 역시 론스타가 산업자본이란 걸 알고 있었다는 방증이죠. 그런데 어찌된 일인지 산업자본은 검찰 수사 선상에서 사실상 배제됐습니다.”
― 론스타와 신청 대리인인 ‘김앤장’은 금융 당국이 산업자본 심사를 하지 않고 ‘예외 적용’을 했다고 주장하는데.
“수사 서류를 보지 않으면 그럴 수 있는데, 사실은 완전히 틀린 말입니다. 중수부 수사 서류를 보면 론스타는 법률대리인 김앤장 소속 변호사를 통해 금융감독위원회에 산업자본 해당 여부에 관한 서류들을 제출했습니다. 하지만 중수부가 제대로 수사를 안 했습니다. 이것이 화근이 돼 ISD 소송에 휘말린 것입니다.”
― 범국본 홈페이지를 보니, 1단계는 불법·헐값 수사, 2단계는 산업자본 수사, 3단계는 투자자 규명이라고 했는데, 투자자 규명은 가능한 일인가.
“가능하다고 봅니다. 2011년 범국본이 국내 최초로 론스타가 보유하고 있는 일본 골프장을 찾아내 론스타가 산업자본이라는 것을 규명했습니다. 그렇다면 정부가 1대 주주인 멀쩡한 외환은행을 부실 은행으로 둔갑시키고, 최소 3000억원에서 1조원 가까이 헐값으로 국민 혈세를 축내고, 그것도 모자라 산업자본 서류를 은폐시킨 검은 세력은 누구란 말입니까. 그 연장 선상에서 제가 마지막 3단계를 규명하려고 합니다.”
― 재정경제부가 투자자 모집을 주도했다는 얘기는 뭔가.
“재정경제부 고위 간부들 사이에서 ‘외환은행 투자자를 모았다’는 이야기를 2007년 론스타 측 인사에게서 직접 들었습니다. 재경부가 론스타 투자자 모집에 앞장섰다는 증언인데, 그냥 흘려들을 얘기는 아닌 것 같았습니다.
2004년 외환은행 차장 재직할 때 미국 워싱턴 교민방송에 ‘환율과 국내 부동산 투자 전망’을 설명하기 위해 출연해 교민들을 만난 적이 있습니다. 그들에게서 ‘외환은행 투자자 중 현대자동차에 근무한 사람이 있다’는 말도 들었습니다. 확인해보니 스티븐 리 부친이 현대자동차에 근무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한국계 투자자 중 스티븐 리 부친과 친분 있는 사람이 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런 정황들로 인해 저는 지금까지도 (론스타 사건에서) 손을 못 뗀 채, 진실을 파헤치고 있는 겁니다.”
― 외환은행이 매각된 지 13년이 됐고, 소멸 시효도 끝났고, 관련자들도 무죄로 판명됐다. 특검이나 수사 무용론이 나올 수 있는데.
“많은 사람이 그렇게 생각한다는 걸 알고 있습니다. 저는 그렇게 보지 않습니다. 무죄로 풀려난 재경부와 외환은행의 고위 간부 등은 산업자본 관련 수사를 한 번도 받지 않았다는 게 제 판단입니다. 존 그레이켄 회장, 마이클 톰슨 대표, 스티븐 리 등 론스타 임원 모두 해외 거주 또는 도주했다는 이유로 검찰 수사를 받지 않았습니다. 이런 범법자들이 해외에서 한국 정부를 상대로 ISD 소송을 진행한다는 것 자체가 황당무계한 일입니다. ‘론스타 게이트’의 시효는 아직 유효합니다.”⊙
2017년 8월 6일, 이탈리아에서 인터폴 ‘적색 수배자’ 명단에 오른 한 50대 남성이 붙잡혔다. 12년 전 수사망을 피해 해외로 도주한 인물이 비로소 덜미를 잡힌 것이다.
미국계 한국인인 그의 이름은 스티븐 리(본명 이정환·50). 스티븐 리는 한동안 온 나라를 떠들썩하게 했던 ‘론스타 사건’의 핵심 인물 중 한 명이다. 론스타는 2003년 한국 금융 당국의 협조 아래 외환은행을 ‘헐값’에 사들였다는 의혹을 받은 미국계 사모펀드다. 스티븐 리는 론스타의 한국본부장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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론스타 사건의 핵심 인물 스티븐 리의 이력서. |
하지만 이는 오산(誤算)이었다. 같은 해 8월 18일 이탈리아 법무부가 그의 석방을 승인했기 때문이다. 당국은 “이탈리아 형사법 해석상 해당 범죄의 공소시효가 완성됐다”고 설명했다. 스티븐 리가 석방된 후, 한국 정부가 뒤늦게 범죄인 인도 청구를 하는 바람에 스티븐 리는 다시 자유의 몸이 됐다.
#장면2
대한민국은 ‘세기의 판결’을 앞두고 있다. 올해 안으로 론스타와 한국 정부가 벌이는 ISD(국가·투자자 간 소송) 최종 판단이 나올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외환은행 매각 승인을 지연하고 부당하게 과세(課稅)했다는 이유로 2012년 론스타가 한국 정부를 상대로 ISD 소송을 제기한 것이다. 소송가액이 무려 5조1000억원이다.
정부는 국무총리실을 중심으로 기획재정부, 외교부, 법무부, 금융위원회, 국세청이 참여하는 범(汎)정부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고, ISD 소송에 대응하고 있다. 현재까지 소송 비용만 400억원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ISD 소송에 임하는 우리 정부의 입장은 ▲론스타가 외환은행 대주주 자격에 문제가 있었고 ▲외환카드 주가 조작 등의 불법 행위로 소송 중이어서 외환은행 매각 승인이 늦어진 것이지 ‘고의 지연은 없었다’는 것이다.
ISD 소송의 판세를 점쳐보면 일단 우리 정부가 불리하다. 론스타가 우리 과세 당국과 벌인 소송(2010~2017)에서 거의 승소(勝訴)했기 때문이다.
만약 정부가 이 소송에서 패소(ISD 소송은 단심제)할 경우, 후폭풍이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천문학적인 소송가액뿐만 아니라, 론스타 문제가 김대중-노무현-이명박 정부와 연계돼 있어 ‘정권 책임론’이 불거질 공산이 크기 때문이다. 책임론이 부상하면 외환은행 매각에 관여한 지금의 여야(與野) 모두 자유로울 수 없다. 내년 총선에까지 영향을 끼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지난 2월 11일 한국 정부-론스타 간 ISD 소송의 ‘중재재판부’를 맡고 있는 세계은행 국제투자분쟁해결센터(ICSID)는 론스타와 우리 정부에 추가 질의서를 보낸 상태다. 추가 질의 내용이 무엇인지 정부는 함구하고 있다.
31분의 1 가격으로 외환은행 인수한 론스타
론스타 사건의 핵심으로 옮겨가 보자. 사건의 큰 갈래는 2003년 론스타의 외환은행 지분 취득과 2006년 론스타의 외환은행 재매각이다. 2003년 9월 금융감독위원회(금감위)는 론스타의 외환은행 ‘주식취득 승인안’을 의결했다. 당시 금융 당국은 ‘외환은행의 자산 건전성이 취약해 제3의 투자자로부터 대규모 신규자본을 유치하는 방안이 필요하다’는 논리를 들었다. 당국이 눈여겨본 ‘제3의 투자자’가 바로 론스타였다.
론스타는 1조3833억원을 들여 의결권이 있는 외환은행의 주식 51%(3억2585만1715주)를 취득했다. 나머지 14.1%는 콜옵션(call option·매입선택권) 계약을 통해 7715억원에 인수해, 외환은행 매입에 총 2조1548억원을 들였다. 2003년 당시 외환은행의 자산 규모는 63조원가량이었다. 이를 감안하면 론스타는 외환은행 자산 규모의 31분의 1 가격으로 인수한 셈이다. 이것도 부실채권 매매로 번 돈을 투입해 인수했기 때문에 론스타가 외환은행 인수에 실제 들인 돈은 1조원이 채 안 된다는 분석도 있다. 결국 외환은행 ‘헐값 매각’ 논란이 불거졌다. 론스타가 외환은행 대주주가 될 만한 자격을 갖췄는지에 관한 의구심도 제기됐다.
외환위기(IMF) 직후인 1999년부터 한국에 진출한 론스타는 론스타 펀드 2호와 3호, 4호를 설립하고 부실채권을 매입해 되파는 형식으로 몸집을 불렸다. 이런 식으로 한국에 투자한 총금액은 2조15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먹튀’ 전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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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1월 11일 외환카드 주가조작 사건 공판의 증인으로 출석한 존 그레이켄 론스타 회장이 법원을 나서고 있다. 사진=조선DB |
검찰이 9개월간 수사를 벌여 2006년 12월 7일, 대검찰청 중앙수사부는 ‘중간 수사 결과’를 발표했다. 외환은행의 매각 과정에서 재경부 금융정책국장 변양호와 외환은행장 이강원 등이 론스타와 유착돼 있었다는 게 검찰의 판단이었다(대법원은 두 사람에게 무죄 선고). 검찰은 이들이 “정부의 금융정책 기조에 반하여 절차와 규정을 어기면서까지 의도적으로 외환은행 자산을 저평가하고, 부실 규모는 부풀려 정상 가격보다 최소 3440억원, 최대 8592억원의 낮은 가격에 매각했다”고 봤다. 이어 “BIS(자기자본) 비율을 부당하게 낮추어 금융감독위원회로 하여금 론스타의 외환은행 인수를 승인하게 한 사실이 확인되었다”고 덧붙였다.
한국 정부의 제동에도 아랑곳하지 않던 론스타는 2010년 11월 하나은행과 외환은행 매매 계약을 체결하는 데 성공했다(2012년 1월 하나은행이 외환은행 최종 인수). 그 후 론스타는 한국 시장을 유유히 떠났다. 10여 년간 론스타가 한국에서 거둬들인 수익은 4조7000억원 이상으로 추정된다. 2008년 이미 한국지사가 철수한 터라 그에 따른 과세 적용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세금도 거의 내지 않았다.
외환은행이 론스타에 먹히던 시기, 김준환(58·글로벌강소기업연구소장·전 유한대 교수) 교수는 외환은행 분당 VIP센터 PB(Private Banking)팀장으로 근무하고 있었다. 김 교수는 외환 전문 프라이빗 뱅커로 은행 내부에서 그 전문성을 인정받고 있었다.
그는 외환은행 퇴직 후 14년간 론스타를 상대로 힘겨운 싸움을 벌이고 있다. 김 교수는 외환은행 소액주주 소송을 이끌며, 론스타의 외환은행 헐값 인수의 부당성을 알리기 위해 2006년 ‘외환은행되찾기범국민운동본부(범국본)’를 조직해, 현재까지 활동해오고 있다. 김 교수는 2011년 론스타가 금융자본이 아닌 비(非)금융주력자(산업자본)임을 밝혀 외환은행 인수 자격이 없음을 최초로 입증했다.(박스기사의 김준환 교수 ‘인터뷰’ 참조)
김준환 교수는 검찰 중간 수사 발표 이후인 2011년 7~8월 5년간 봉인된 대검 중수부 수사 자료를 열람할 수 있었다. ‘외환은행 주주총회 결의무효확인 주주 소송’을 준비하면서 관련 자료를 볼 수 있었던 것이다. 그 양은 엄청났다. 검찰은 수사가 이뤄지던 9개월간 론스타에서 압수한 700박스를 포함해 총 920박스의 서류철을 확보했다. 전산 자료의 용량은 총 1만800GB에 달했으며, 이메일을 포함한 서류의 분량도 50만 건에 달했다.
기자는 김 교수와 열흘 이상 합숙하며 그가 입수한 수사 자료를 포함해 외환은행 내부 자료들을 하나하나 검토했다. 그 과정에서 김 교수는 “2006년 검찰수사의 치명적인 결함을 발견했다”고 했다.
검찰의 론스타 수사 ‘3대 의혹’
첫째, ‘국내 자금 유입설’ 은폐 의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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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년 7월 25일 금감위 은행감독과가 작성한 〈외환은행 외자유치 관련 검토〉란 문건에는 “외자 유치를 통한 자본 확충을 추진”이라고 쓰여 있다. 사진=검찰 수사자료 |
검찰은 “외환은행 인수 자금 1조3833억원은 2003년 10월 30일 도이치은행 서울지점 등 4개 은행을 통해 해외에서 전액 입금된 것이 확인되었다”고 결론 내렸다. 이어 “론스타는 LSF-KEB Holdings 명의로 신주 및 구주 인수 대금 1조3833억원을 ‘원/달러 선물환계약’(결제일 2003.10.30.) 방식으로 조달했다”고 전했다. LSF-KEB Holdings는 론스타의 자(子)회사다. 이 내용만 보면 론스타는 외환은행 인수 대금 1조3833억원을 전액 해외에서 들여온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론스타는 해외 자금으로 외환은행 증자(增資)에 나선 셈이다.
론스타의 외환은행 인수가 결정된 후인 2003년 11월 14일, 한 언론은 추경호 재경부 은행제도과장의 발언을 보도했다. 추경호 과장은 “외화를 갖고 들어올 필요는 없었다. 처음부터 원화로 계약했다. 외환은행을 매각할 때 달러화를 가지고 들어오라는 전제조건이 없었다”고 말했다. 이 보도를 기화로 ‘국내 자금 유입설’이 불거졌다.
그럼 국내 자금 유입이 문제가 되는 이유는 뭘까? 당시 정부가 외환은행 매각 방침을 결정하면서 ‘외자 유치’라는 명목을 내세웠기 때문이다. 이는 재정경제부(기획재정부의 전신)와 금융감독위원회(금융위원회의 전신) 문건에서도 잘 드러난다.
검찰 수사 자료에 첨부된 2003년 7월 25일 금감위 은행감독과가 작성한 〈외환은행 외자유치 관련 검토〉란 문건에는 “외환은행은 ’02년 중 재무건전성 확보를 위해 다각적인 방안을 모색하였으나 증시 상황 악화로 일반 증자가 어렵고… 대주주의 경영 악화로 추가 증자도 곤란하여 외자 유치를 통한 자본 확충을 추진”이라고 쓰여 있다.
기획재정부 공문에도 “2003년 8월 27일 한국외환은행은 론스타 펀드와 외자 유치 계약을 체결하였는바, 이번 외자 유치가 소기의 성과를 얻어 한국외환은행의 조속한 경영 정상화가 이루어지고”라고 기록돼 있다. 만약 국내 자금이 유입됐다면 이러한 정부 방침과 어긋나는 것이다.
김준환 교수는 “검찰은 론스타의 외환은행 인수 대금이 전액 해외에서 송금된 돈이라고 했지만, 전체 인수 대금의 40% 이상이 국내에서 조달된 정황이 있다”고 말했다. 그가 외환은행 내부 자료(론스타의 외국인투자신고)와 검찰 수사 자료 등을 분석한 결과, 론스타는 인수 대금 1조3833억원을 JPMC(제이피모건체이스), NAB(호주국립은행), HSBC(홍콩상하이은행), DB(도이체방크) 등 총 4개 은행을 통로로 외환은행에 송금했다. 이때 발생한 투자 내역은 총 23건이다(표1).

이 중 NAB와 HSBC, DB를 통해 입금된 금액에서 석연치 않은 구석이 발견됐다. 2003년 10월 30일 867만3779달러17센트, 3380만1352달러5센트, 3476만4470달러71센트, 3478만2608달러70센트, 3913만7241달러26센트, 4513만1053달러64센트가 NAB를 통해 입금됐다. 이 돈을 당시 환율에 따라 ‘원화(KRW)’로 바꾸면 100억원, 390억원, 400억원, 400억원, 450억원, 520억원이 환산된다. 원화로 끝전 없이 딱딱 맞아 떨어지는 셈이다.
이는 론스타가 외환은행 인수를 위해 해외에서 투자금을 확보한 게 아니라 한국계 투자자(속칭 ‘검은 머리 외국인’)를 통해 인수 대금을 끌어왔다는 의심을 갖게 만든다. 한국계 투자자가 존재했다면, 그들은 외환은행 재매각 과정 등을 통해 막대한 이득을 챙겼을 것이다.
국내 자금 유입설이 논란이 되자 론스타 측 법률대리인인 ‘김앤장’ 법률사무소는 2005년 10월, 국회에 해명 자료를 제출했다. 인수 대금을 국내로 송금하는 데 중개한 4개 은행 중 DB와 NAB만 관련 자료 일부(DB는 환전 전표, NAB는 외국환매입증명서)를 보내왔고, JPMC와 HSBC는 환전 전표 등 관련 자료를 제출하지 않았다는 게 해명 자료의 요지다. 그 일부를 발췌한다.
〈현재 도이체방크의 협조를 얻어 당시 환전 내역의 관련 자료를 팩스로 보내드렸으며 제이피모건체이스와 홍콩상하이은행의 경우 자료가 지방 소재 창고에 보관되어 있어 찾는 데 다소 시간이 걸린다고 합니다. 호주국립은행 서울지점은 현재 영업을 하지 않고 있어 자료 협조가 어려운 상황임을 알려드립니다.〉
김준환 교수는 이를 근거로 “검찰은 도이체방크가 제출한 환전 내역에만 의존해 ‘선물환 계약 방식으로 자금을 조달했다’고 결론 내렸다”고 주장했다. 김 교수는 또 “검찰이 론스타가 선물환으로 해외에서 인수 대금을 들여왔다고 밝혔는데, 그 계약서가 부(不)존재하는 게 매우 석연치 않다”고 말했다. 선물환 거래란 외환거래에서 거래 쌍방이 미래에 특정 외화의 가격을 현재 시점에서 미리 계약하고, 이 계획을 약속한 미래 시점에 이행하는 금융거래를 말한다. 선물환 거래 시에는 반드시 그에 따른 계약서가 있어야 한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도이체방크 환전 내역에 ‘결제일(value date)’이 ‘10월 30일’이라고 기재돼 있는 걸로 보아 일부는 선물환 계약으로 송금했다고 볼 수 있다. 그렇다면 계약서가 있어야 하는데 중수부 수사철에는 (계약서가) 없었다. 선물환 계약서가 있었다면 한국계 투자자의 실명(實名)이 다 드러났을 것이다. 계약서가 없었던 이유는 바로 그 때문이다.”
론스타가 왜 23건으로 나눠 인수 대금을 입금시켰는지도 의문이다. 김 교수는 그 이유를 다음과 같이 분석했다.
“론스타 본사가 있는 미국과 버뮤다에서 송금하다 보니 최소한 두 건 이상의 분산 송금은, 론스타 입장에서는 필연적이었다. 인수 대금을 23차례나 나눠 보낸 건 펀드 투자자(LP)들이 거액을 투자한다는 것을 사전에 확실히 입증하기 위해서였다. GP(General Partner·자산운용자)인 론스타는 선물환 계약에 대비해 사전 투자에 따른 안전장치를 해놓은 것이다. 만약 선물환 계약 만기에 인수 대금이 들어오지 않을 경우, 론스타의 외환은행 인수는 물거품이 되기 때문이다.”
김 교수는 ▲송금을 중개한 네 개 은행 중 두 은행의 환전 전표가 없었다는 ‘김앤장’의 답변서와 ▲검찰 수사 기록에 선물환 계약서 부존재를 들어 2006년 검찰 수사가 ‘부실 수사’였다고 재차 강조했다. 특히 “한국계 투자자가 누군지 밝힐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음에도 검찰 스스로 포기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둘째, 정체불명의 ‘뭉칫돈’ 의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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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11월 18일 서울 중구 명동1가 은행회관에서 열린 ‘권력형 론스타 게이트 몸통 실체 수사촉구 기자회견’에서 김준환(왼쪽) 당시 유한대 교수가 론스타의 외환은행 투자구도 자료를 공개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
그렇게 론스타는 이 5개 펀드에 6349억원을 분할 납입한 뒤, 해당 펀드를 외환은행 주식 매각에 참여하는 투자자로 둔갑시켰다. 이상한 건 법인등기부상 5개 펀드 모두 자본금이 ‘0’이었다는 사실이다. 이는 5개의 버뮤다 펀드 모두 론스타가 급조한 페이퍼 컴퍼니라는 걸 방증한다. 페이퍼 컴퍼니를 동원해 외환은행 인수에 참여해야 할 만큼 론스타는 비밀스럽게 인수 대금을 조달한 셈이다. 김 교수의 말이다.
“문제의 버뮤다 펀드 5개는 론스타가 (주식 취득 승인 전) 신고한 해외 특수관계사 9개 중 55%, 투자금의 46%에 달해 중대하고 심각한 사안이었다. 하지만 금감위는 사실상 무시하고 넘겼다. 결국 투자자 변경은 무(無)심사 승인에 해당하므로 론스타의 외환은행 인수는 ‘계약 무효’라고밖에 볼 수 없다.”
버뮤다 펀드 5개의 설립일을 보면 공교롭게도 모두 주금 납입일(10월 30일) 5~19일 전에 급조됐음을 알 수 있다(표2). 주지하다시피 버뮤다는 조세회피처로 유명한 곳이다.

앞서 언급한 23건의 인수 납입 대금 중 한국계가 투자한 것으로 보이는, 끝전이 일치하는 원화 단위의 돈은 총 6600억원이다. 이는 버뮤다에서 ‘투자자 변경’에 따라 입금된 6349억원과 비슷하게 맞아떨어진다. 즉 ‘검은 머리 외국인’이 페이퍼 컴퍼니인 버뮤다 펀드를 이용해, 론스타의 외환은행 인수에 개입했다는 의심은 더욱 짙어지는 셈이다.
김 교수는 “검찰 역시 투자자 변경과 관련된 버뮤다 펀드의 존재를 알고 있었음에도, 이를 사실상 은폐했다”는 입장이다. 다만, 23건의 투자 내역(표1) 중 어떤 돈이 버뮤다 펀드의 돈인지 구체적으로 알 수 없다고 밝혔다.
셋째, 산업자본 수사 배제 의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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론스타가 도이체방크를 통해 입금한 내역의 전표 9장. 사진=검찰 수사자료 |
결과적으로 론스타는 금융자본이 아닌 산업자본이었기 때문에 외환은행 인수가 법적으로 불가능했다. 2002년부터 우리나라는 은산(銀産)분리 원칙에 따라 산업자본은 은행 주식 10% 이상을 보유할 수 없다. 은행법상 산업자본 회사로 분류되려면, 동일인(본인 및 특수관계사) 중 비(非)금융 회사의 자본 총액이 전체 회사 자본 총액의 25% 이상이거나, 비금융 회사의 자산 총액이 2조원 이상이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론스타는 외환은행 지분 취득 당시 이미 산업자본만 2조원 넘게 보유하고 있었다. 론스타는 골프 사업체 PGM 홀딩스와 극동건설, 극동요업 등을 보유한 산업자본이었음이 김준환 교수 등에 의해 뒤늦게 밝혀진 것이다. 론스타는 심사 당시 산업자본임을 감추고자 고의로 PGM 홀딩스 자료를 누락한 채, 우리 금융 당국에 신고했다는 의심을 받았다. 2014년 민병두 당시 민주당 의원 등이 입수해 발표한 정부 내부 문건에서도 론스타가 산업자본임이 확인됐다.
검찰이 론스타의 산업자본 여부를 대수롭지 않게 여겼음을 보여주는 자료가 있다. 2003년 당시 금감위 감독정책1국 은행감독과 사무관으로 일한 송○○의 2008년 6월 20일 공판조서다. 이날 공판에서 검사와 송○○이 나눈 문답 내용을 소개한다.
〈문: 금융비주력자(비금융주력자-기자 註)냐, 아니냐를 먼저 판단하고 금융비주력자가 아닌 경우에 은행법상 요건을 충족하는지 여부를 검토하는 것이 맞나요.
답: 예. 그렇습니다.
문: 대주주 적격심사의 1단계는 금융비주력자인지, 아닌지 여부를 따지는 것인데, 이와 관련하여 증인이나 당시에 금감위에서 검토한 바가 있었나요.
답: 그것은 신청이 들어오고 (2003년) 8월 하순경에 금감원에서 승인 안건을 작성하면서 론스타에서 자료를 받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문: 여태까지 쟁점이 되지 않은 부분인데, 사실은 금융주력자인지 여부를 판단하는 데에는 당해 자본이 국내외에서 금융 부분 이외의 비금융 부분에 25% 이상 투자해서는 아니 된다는 것이며, 또한 비금융 부분 자산합계 2조원이 넘으면 안 된다는 것이지요.
답: 네.
문: 론스타가 이에 해당하는지 면밀하게 검토한 사실이 있는가요.
답: 그때 승인 안건은 금감원에서 작성하였고, 증인이 금감원 실무자에게 그런 서류들을 ‘김앤장’을 통해서 요청을 해서 자료를 받고 있다고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이에 대해 김 교수는 “검찰(검사)의 입에서 산업자본이란 말이 처음으로 나온 자료”라고 말했다. 주목할 부분은 검사가 송○○에게 “여태까지 쟁점이 되지 않은 부분인데”라고 묻는 대목이다. 검사 말이 사실이라면 위 공판이 열리기 2년 전에 있었던 검찰 수사에서 론스타의 산업자본 여부에 대한 수사는 사실상 이뤄지지 않았다는 의미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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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븐 리의 미국 뉴저지 저택 등기부 등본. 사진=검찰 수사자료 |
2006년 검찰은 “스티븐 리가 외환은행 불법 매각과 수익률 조작으로 인한 업무상 배임 및 조세포탈 등의 혐의가 있다”고 발표했다. 구체적으로 그는 2000년 12월부터 2004년 10월경까지 론스타 자금 총 254만 달러를 횡령하고, 11억200만원을 허위 용역비 등 명목으로 처리해 업무상 횡령 등의 혐의를 받았다. 스티븐 리는 횡령 자금으로 아파트 4채를 구입해 개인 용도로 유용한 것으로 검찰 조사에서 드러났다. 하지만 2005년 돌연 미국으로 도피한 뒤 검찰의 출석 요구에도 불응하는 바람에 기소중지됐다.
2010년 대법원 2부(주심 양창수 대법관)는 스티븐 리에게 “한국 세무 당국에 소득세를 납부하라”고 판결했다. 법원은 “론스타로부터 받은 성공보수에 대해 세금을 부과한 처분은 적법하다”며 스티븐 리가 서울 역삼세무서장을 상대로 낸 종합소득세 부과처분 취소 청구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역삼세무서는 스티븐 리가 종합소득세를 내지 않았고, 론스타어드바이저코리아 등에서 2000~2004년 50억여원을 횡령한 것으로 봤다. 이를 근거로 가산세를 포함한 종합소득세 78억여원을 부과했다.
▲이씨가 2000년부터 4년 동안 매년 235일 내지는 308일을 한국에서 머물렀고 ▲이 기간 단독주택, 아파트, 아파트 분양권 등을 취득했고 ▲반드시 1년 이상 한국에 체류할 필요가 없는 직업인데, 오랜 기간 한국에 머물렀다는 점을 감안하면 한국에도 세금을 납부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대법원은 이씨의 횡령 사실도 인정했다. 범죄 행위로 인한 위법 소득이더라도 귀속자에게 환원 조치가 취해지지 않은 한 이는 과세소득에 해당된다는 설명이다. 횡령 금원을 소득세법상 ‘기타소득’으로 판단해 세무 당국이 종합소득세를 부과한 처분은 적법하다는 의미다.
범법자 신분이 된 스티븐 리가 2017년 이탈리아에서 체포됐지만, 앞서 언급한 대로 그는 다시 자유의 몸이 됐다. 이로 인해 우리 정부가 그의 도피를 방조 또는 사후(事後) 인지해 결과적으로 직무유기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시민단체 ‘투기자본감시센터’는 지난해 11월 13일 법무부 검찰국장, 경찰청 외사국장 등 5명을 공무집행 방해, 직무유기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인터폴에 적색 수배자가 체포되면 수배를 요청한 해당 국가의 경찰청 담당자에게 즉각 그 사실을 알려준다는 게 이 단체의 주장이다. 따라서 스티븐 리가 이탈리아에서 체포된 사실을 우리 수사 당국이 모를 리 없다는 것이다.
검찰 수사 자료에서도 스티븐 리에 관한 자료가 발견됐다. 기자의 흥미를 끈 것은 스티븐 리의 미국 내 거주지였다. 검찰이 등기부 등본을 통해 확인한 스티븐 리의 거주지는 미국 뉴저지였다. 그가 소유한 집은 500만 달러 상당의 대저택이었다. 스티븐 리는 2004년 7월 29일 490만 달러에 이 저택을 매입했다. 저택 부지는 1.21에이커(약 4900m2·1500평 상당)에 달한다.
스티븐 리가 현재 미국 뉴저지에 거주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그의 국적이 미국이고, 미국 역시 인터폴 가입국이라 스티븐 리가 입국할 경우 공항에서 체포될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참고로 스티븐 리는 회사 자금을 빼돌린 혐의로 론스타에서도 피소된 상태다. 그런 이유로 미국에 들어가지 못한 채 이탈리아에서 떠돌고 있거나, 인터폴 미(未)가입국으로 자취를 감췄을 수 있다.
[인터뷰] 김준환 교수
“론스타 사태 해결 방법은 특검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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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여의도의 한 오피스텔에서 론스타 관련 자료를 분석 중인 김준환 교수. |
― ISD 소송이 우리의 목줄을 죄고 있는 형국이다. 어떻게 전망하는가.
“언론 보도에 따르면 당초 국제투자분쟁해결기구(ICSID) 재판부가 지난해 11월 중순 ‘절차종료’를 예고했다가 지난 2월 초 뒤늦게 추가 질의서를 보내 최종 판정이 올해 하반기로 미뤄졌습니다. 한국 정부가 승소하는 방법은 간단합니다. 노무현 정부 당시(2006년) 검찰은 중간 수사 발표만 했습니다. 미진한 부분이 있다는 얘기죠.
특히 사건의 핵심 인물인 스티븐 리 론스타코리아 한국본부장이 해외로 도피하는 바람에 검찰 수사는 사실상 ‘수박 겉핥기’ 식인 셈입니다. 스티븐 리가 해외로 도주한 상황에서 대검 중수부가 로비 실태를 밝히는 건 처음부터 역부족이었습니다. 그렇다 보니 관련자들이 줄줄이 무죄가 난 건 너무나 당연한 결과입니다. 원점에서 수사가 이뤄지지 않으면 ‘특검’이라도 해야 합니다.”
― ISD 소송과 검찰 수사가 어떻게 관련됐는지 구체적으로 설명해달라.
“2006년 12월 대검 중수부가 론스타 사건 중간 수사 발표를 하면서 ‘최종 수사를 하겠다’고 국민과 약속했습니다. 그런데 13년 동안 직무유기를 하고 있습니다. 그 사이 ISD 소송은 계속 이어지고 있습니다.
당시 중수부 수사의 가장 큰 문제는 ‘앙꼬 없는 찐빵’ 수사를 했다는 겁니다. 여기서 ‘앙꼬’란 ‘산업자본’을 말합니다. 2003년에는 론스타가 산업자본에 해당돼 외환은행을 인수할 자격 조건이 안 됐습니다.
당시 차출된 검사와 수사관은 총 100여 명이었음에도 (산업자본 관련 대목에) 손대지 않은 건 모종의 무언가가 있다는 짐작을 하게 만듭니다. 그때 론스타의 산업자본 관련 부분을 끝까지 파헤치고 수사했더라면, 뭉칫돈 6349억원의 몸통 규명과 함께 ISD에 휘말릴 일도 없고, 정부가 대주주인 멀쩡한 외환은행이 다른 은행에 흡수·합병되지도 않았을 겁니다. 말하자면 검찰의 부실 수사로 인해 5조원대 ISD 소송가액이 국민 혈세로 나갈 판입니다.”
― 훗날 론스타 펀드가 산업자본이었다는 게 밝혀졌다. 만약 2003년 당시 이 사실을 알았다면 외환은행 매각은 무산됐을까.
“당연한 얘기죠. ISD 소송도 없었을 것이라 봅니다. 물론 2003년 당시 ‘한국 금융 당국의 잘못된 판단으로 론스타가 피해를 봤다’며 해외에서 ISD 소송을 진행할 수도 있었을지 모릅니다. 하지만 산업자본을 은폐시키기 위한 론스타 측의 추가 로비 실태가 수사를 통해 밝혀져 관련자들의 여죄(餘罪)를 물었다면, 국내외 여론에 부담을 느껴 ISD 소송 자체를 진행하지 못했을 겁니다. 또한 범국본 등 외환은행 소액주주들이 원천무효 소송을 진행하고, ‘하자치유(瑕疵治癒·행정행위에 흠이 있었더라도 사후에 요건을 보완하는 등 일정한 사유가 있으면 처음부터 적법하게 행정행위가 이뤄진 것으로 본다는 법률 용어)’를 통해 원상회복시켰을 테지요.”
― 론스타 펀드가 산업자본이라고 해도 은행법 시행령 8조 2항에 의거, 외환은행 주식 51%를 취득할 수 있는 거 아닌가.
“론스타가 산업자본이면 외환은행이 설령 부도가 나고 부실해 BIS 비율이 마이너스 ‘5조%’라 해도 금산분리 원칙에 의거, 은행 주식을 10% 이상 취득할 수 없었습니다. 따라서 은행법 시행령 8조 2항 예외 적용도 절대 안 됩니다.”
― 금융 감독 당국이 2003년 승인 전에 론스타가 산업자본이라는 걸 미리 알고 있었다고 주장해왔는데, 그 근거는 뭔가.
“론스타는 1999년 한국에 진출해 론스타 펀드 2호, 3호, 4호(GP)를 만든 후, 국내외 투자자(LP)에게서 자금을 조달해 부실자산을 인수하고 자산유동화시켰습니다. 그 뒤 투자금을 회수하는 전형적인 ‘벌처 펀드(vulture fund·부실기업이나 부실채권에 투자하여 수익을 올리는 자금)’였습니다. 그렇다 보니 금융 감독 당국은 1999년도부터 론스타의 자금 조달 방법과 론스타 펀드의 국내 관련 회사들이 어떤 업체인지 잘 알고 있었습니다. 지금도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을 통해 쉽게 확인할 수 있습니다.”
― 대검 중수부가 산업자본 수사를 안 했다고 주장하는데, 그 근거는 뭔가.
“소송 당사자로 중수부에 들어가 수십만 페이지에 달하는 수사 서류를 한 달여간 죄다 볼 수 있는 기회가 있었습니다. 이때 산업자본 수사를 하다가 무슨 이유인지는 몰라도 급히 중단된 여러 정황을 알게 됐습니다. 2003년 《동아일보》 기자가 국내 최초로 론스타의 산업자본 문제를 제기했습니다. 재경부는 이 기사에 대한 해명 자료를 냈고, 검찰은 수사 기록에 이를 첨부해놨습니다. 경제 부처 역시 론스타가 산업자본이란 걸 알고 있었다는 방증이죠. 그런데 어찌된 일인지 산업자본은 검찰 수사 선상에서 사실상 배제됐습니다.”
― 론스타와 신청 대리인인 ‘김앤장’은 금융 당국이 산업자본 심사를 하지 않고 ‘예외 적용’을 했다고 주장하는데.
“수사 서류를 보지 않으면 그럴 수 있는데, 사실은 완전히 틀린 말입니다. 중수부 수사 서류를 보면 론스타는 법률대리인 김앤장 소속 변호사를 통해 금융감독위원회에 산업자본 해당 여부에 관한 서류들을 제출했습니다. 하지만 중수부가 제대로 수사를 안 했습니다. 이것이 화근이 돼 ISD 소송에 휘말린 것입니다.”
― 범국본 홈페이지를 보니, 1단계는 불법·헐값 수사, 2단계는 산업자본 수사, 3단계는 투자자 규명이라고 했는데, 투자자 규명은 가능한 일인가.
“가능하다고 봅니다. 2011년 범국본이 국내 최초로 론스타가 보유하고 있는 일본 골프장을 찾아내 론스타가 산업자본이라는 것을 규명했습니다. 그렇다면 정부가 1대 주주인 멀쩡한 외환은행을 부실 은행으로 둔갑시키고, 최소 3000억원에서 1조원 가까이 헐값으로 국민 혈세를 축내고, 그것도 모자라 산업자본 서류를 은폐시킨 검은 세력은 누구란 말입니까. 그 연장 선상에서 제가 마지막 3단계를 규명하려고 합니다.”
― 재정경제부가 투자자 모집을 주도했다는 얘기는 뭔가.
“재정경제부 고위 간부들 사이에서 ‘외환은행 투자자를 모았다’는 이야기를 2007년 론스타 측 인사에게서 직접 들었습니다. 재경부가 론스타 투자자 모집에 앞장섰다는 증언인데, 그냥 흘려들을 얘기는 아닌 것 같았습니다.
2004년 외환은행 차장 재직할 때 미국 워싱턴 교민방송에 ‘환율과 국내 부동산 투자 전망’을 설명하기 위해 출연해 교민들을 만난 적이 있습니다. 그들에게서 ‘외환은행 투자자 중 현대자동차에 근무한 사람이 있다’는 말도 들었습니다. 확인해보니 스티븐 리 부친이 현대자동차에 근무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한국계 투자자 중 스티븐 리 부친과 친분 있는 사람이 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런 정황들로 인해 저는 지금까지도 (론스타 사건에서) 손을 못 뗀 채, 진실을 파헤치고 있는 겁니다.”
― 외환은행이 매각된 지 13년이 됐고, 소멸 시효도 끝났고, 관련자들도 무죄로 판명됐다. 특검이나 수사 무용론이 나올 수 있는데.
“많은 사람이 그렇게 생각한다는 걸 알고 있습니다. 저는 그렇게 보지 않습니다. 무죄로 풀려난 재경부와 외환은행의 고위 간부 등은 산업자본 관련 수사를 한 번도 받지 않았다는 게 제 판단입니다. 존 그레이켄 회장, 마이클 톰슨 대표, 스티븐 리 등 론스타 임원 모두 해외 거주 또는 도주했다는 이유로 검찰 수사를 받지 않았습니다. 이런 범법자들이 해외에서 한국 정부를 상대로 ISD 소송을 진행한다는 것 자체가 황당무계한 일입니다. ‘론스타 게이트’의 시효는 아직 유효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