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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획

제2의 삼성전자를 찾아라! ④ 삼성의 미래를 책임질 삼성바이오로직스

“2021년 글로벌 1위의 바이오의약품 위탁생산기업으로 도약”

글 : 정혜연  월간조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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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의 플랜트 건설·운영 노하우의 총 집결체… 제3 공장 생산 능력은 18만 톤으로 세계 最大
⊙ 이건희 회장, “어디를 가든, 누구를 만나든, 돈을 얼마를 쓰든 제2의 삼성전자를 찾아라” 特命
⊙ 兆 단위 투자·매출 제로 속에서도 인내해야 勝者가 되는 제약업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인천시 송도 본사 전경. 현재 제 1, 2, 3 공장이 들어서 있다.
  사회 초년병이 삼성 명함에 자기 이름이 박힌 것을 본다는 것은 치열한 취업 과정을 이겨낸 보상과 같을 것이다. 중년의 사내들에게 삼성 명함이란 꽤 시시하지 않게 직장생활을 해왔다는 자기 위안과도 같을 것이다. 하지만 똑같은 삼성 명함을 들고도 고군분투해야 했던 이들이 있다. 이들은 자신이 몸담은 회사가 어떤 일을 하는 곳인지 다른 이들에게 일일이 설명해야 했고, 클라이언트 회사의 문턱을 넘지 못해 애끓어야 했다. 그것도 삼성그룹이 잘나갔다는 2010년대 중반에 말이다.
 
  13명의 용사(勇士)가 맨주먹 불끈 쥐고 시작한 회사는 불과 7년 만에 3000명의 직원을 거느린 코스피 시가 총액 4위 회사(2018년 11월 9일 기준)로 거듭났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이하 삼바)의 얘기다.
 
  지난 7월 《월간조선》이 ‘제2의 삼성전자를 찾아라’는 포럼을 했을 때 4명의 교수가 공통적으로 차세대 삼성전자를 대체할 회사로 꼽은 곳이 여기다. 조동근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는 “스위스가 1인당 소득이 8만 달러를 넘는 데에는 글로벌 제약기업 로슈(Roche)와 노바티스(Novartis)의 기여가 일조한다. 생명 연장과 삶의 질 향상이 대세인 추세에서 우리 기업이 제약 산업으로 눈을 돌려야 한다”고 말했다. 최성진 한양대 경영학과 교수는 “삼바는 삼성이 가장 잘하는 캐치업(catch-up) 전략 이 통하는 회사다. 반도체 분야와 유사하고 미래 먹거리 산업으로 충분히 성장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진국 배재대 기업컨설팅학과 교수는 “삼성이 반도체를 해본 경험을 바이오의약품 생산에 적용할 경우 삼바가 글로벌 선두기업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합성의약품 vs 바이오의약품
 
인천 송도에 있는 삼성바이오로직스 연구실에서 젊은 연구원들이 바이오의약품의 성분을 분석하는 실험을 하고 있다. 삼성은 바이오제약을 신성장동력으로 육성해 오는 2021년 CMO 챔피언에 오르겠다는 전략이다.
  삼바는 지난 2011년 4월에 에버랜드(현 제일모직)·삼성전자·삼성중공업·미(美) 퀸타일즈(Quintiles)사의 합작법인으로 출범했다. 사업은 동물세포배양 타입의 바이오의약품 위탁생산사업(CMO·Contract Manufacturing Organization)이다.
 
  이 회사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글로벌 의약품 시장의 구조에 대해 알아야 한다. 전체 의약품 시장의 규모는 정확히 알려져 있지 않은데 반도체와 자동차를 합한 것보다 큰 사업군(郡)이다. 미국과 유럽이 전체의 70%, 중국·인도 등 신흥국이 나머지를 차지한다. 미국 의약품 시장의 규모만 300조원(2743억 달러), 종사자 수는 440만명(지난 2014년 기준)으로 추산된다.
 
  가장 큰 글로벌 제약회사는 스위스의 로슈와 화이자, 노바티스, 애브비, 존슨앤드존슨이다. 의약품 시장은 합성의약품과 바이오의약품으로 나뉜다. 합성의약품은 화학물질을 합성해 만드는 약으로 약국에서 흔히 살 수 있는 아스피린 같은 감기약·피부질환 치료제·고혈압약 등이다. 화학물질인 만큼 분자 구조가 명확하고 경구용이나 주사용으로 사용된다. 하지만 사람 몸의 전신(全身)에 작용하기 때문에 치료가 필요한 특정 장기(臟器)에만 약효를 발휘하기 어렵다. 반면 바이오의약품은 미생물·식물 또는 동물세포를 배양해 생물공학 기술을 이용해 만드는 의약품이다. 성장호르몬·인슐린 같은 약으로 대부분 주사용으로만 쓰인다. 바이오의약품은 생물체 배양을 통해 만들기 때문에 복잡한 구조로 특성을 규명하기 어렵다. 하지만 생체 내 물질이어서 독성이 낮고, 사람 몸의 전신이 아닌 표적(標的) 장기에만 직접 효능을 발휘한다는 장점이 있다.
 
 
  바이오의약품, 매년 10% 성장
 
  인류의 유전공학, 항체기술 등 생명공학기술이 발전하면서 세계 의약품 시장의 추세는 합성의약품에서 바이오의약품으로 이동하고 있다. 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첨단 바이오의약품 시장 규모는 2016년 220조원(2000억 달러)에서 2020년 320조원(3000억 달러)으로 연평균 10% 수준으로 성장할 것으로 점쳐진다. 바이오의약품이 첫 상용화된 것은 지난 1985년에 미국에서 성장호르몬을 만들면서부터다. 이후 30년간 연평균 11%가 성장했다. 매년 10% 이상씩 성장하고 있는 사업군은 바이오의약품이 유일하다고 봐도 무방하다.
 
  바이오의약품은 다시 바이오 신약(新藥)과 바이오시밀러(Biosimilar)로 나뉜다. 현재 인간이 갖고 있는 수백만 가지의 질병 중에서 그 치료법이 밝혀진 것은 30%뿐이다. 인류에게 고통을 주는 질병의 70%는 아직 치료법이 없고 그 얘기는 70%의 시장이 우리가 밝혀내야 할 블루오션이라는 것이다. 이 70%에 도전을 하는 이들이 신약 개발을 하는 제약회사들이다.
 
  잘 알려진 대로 신약 개발은 녹록지 않다. 평균 개발 기간이 8~10년으로 길고 수천억 원을 쏟아부었다가 말짱 도루묵이 되는 경우가 허다하다. 혹자는 “바다에 구멍을 뚫어 유전을 개발하는 것보다 10배는 어려운 사업”이라고도 한다. 이런저런 사정을 거쳐 신약 개발에 성공을 했다고 해도 제약회사들이 약을 100% 자체 생산하지 않는다. 제약사들은 비용을 줄이고 오롯이 신약 개발과 마케팅에 집중하기 위해 약품 생산을 위탁한다. 제약사로부터 제조 방법을 넘겨받아 신약을 만드는 회사가 바로 CMO 회사들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하는 일이다. 삼성이 뛰어들기 전까지 글로벌 CMO 시장은 스위스의 론자(Lonza), 독일의 베링거인겔하임이 점유해 왔다.
 
  글로벌 제약회사들이 CMO사(社)에 생산을 맡긴다 해도 여전히 신약은 비싸기에 탄생한 것이 시밀러약이다. 시밀러(similar)라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진짜 신약’과 약효가 똑같은 ‘복제약’ 정도로 이해하면 된다. 바이오의약품은 아니지만 합성의약품을 기준으로 설명하면, 발기부전 치료제인 비아그라(미 화이자사 개발)의 합성의약품 제네릭인 ‘팔팔정’과 같다. 글로벌 업계는 신약에 대해 일정 기간 판매 독점권을 인정하는 특허를 준 뒤에, 특허가 만료되면 의약품 복제약을 팔 수 있도록 허가한다. 환자 입장에서는 똑같은 효과를 얻을 수 있는 약을 30% 정도 싸게 구입할 수 있기에 좋다. ‘시밀러약’의 개발을 하는 곳이 삼바의 자회사인 삼성바이오에피스라는 회사다.
 
 
  “삼성이 아니면 누가 할까?”
 
  이쯤 되면 글로벌 제약회사로부터 모든 정보를 받아서 위탁 생산만 하는 삼바나 ‘진짜 약’을 베끼는 삼바의 자회사 삼성바이오에피스가 어떻게 차세대 삼성전자가 될 수 있나 의문이 든다. 하지만 CMO와 바이오시밀러 회사가 하는 일이 장난감을 베껴 공장에서 찍어내듯이 간단하지 않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에 따르면 2014년을 기준으로 세계에는 약 600여 개의 CMO 업체가 있다. 이들 중 연 매출이 2700억원(2억5000만 달러) 이상인 곳은 단 12곳에 불과하다.
 
  지난 2017년 6월에 한국투자증권이 내놓은 리포트는 “이런 사업을 삼성이 아니면 누가 할까?”라고 했다. 그 이유는 “대규모 자본, 높은 수준의 R&D와 인적자원이 필수이고, 상대해야 할 곳은 지적재산권을 보유한 다국적 기업”이기 때문이다.
 
  〈CMO 산업은 자본 집약적이고 높은 품질과 생산기준을 맞춰야 한다. 대규모 설비투자가 필요하기 때문에 자본이 충분하지 않으면 시장에 진입하기조차 쉽지 않다. 인간의 건강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의약품 생산 사업의 특성상 국내 식약처, 미 FDA, 유럽 EMA 등 각국의 품질관리 기관으로부터 엄격한 품질 인증이 요구된다. 제약사들이 한 번 CMO 업체를 선정하면 교체가 힘들기 때문에 진입 장벽이 높다.〉
 
  간단하게 풀이해 보면 CMO 회사를 하기 위해서는 수천억 원의 공장 짓는 자금은 ‘껌값’처럼 생각할 수 있어야 하고, 층층시하 시어머니, 시고모, 시이모들의 요구조건을 일일이 맞춰야 하며, 그들만의 카르텔로 이뤄진 철통 보안의 문을 비집고 들어가야 한다는 소리다. 이런 시장에 삼바가 뛰어들었으니 제아무리 ‘삼성 명함’을 들고 있다고 해도 소용이 없는 것이다.
 
 
  바이오를 차세대 사업으로 정한 이유
 
삼성그룹은 지난 2008년 차세대 신수종 사업으로 ‘헬스케어, 바이오’를 선택한다고 발표했다. 당시 신규사업팀 부사장을 맡았던 現 김태한 삼성바이오로직스 사장의 발표 모습.
  삼성그룹은 차세대 신수종 사업으로 바이오를 선택했다. 삼성그룹은 “삼성전자가 성공하는 데 40년 걸렸다. 삼바는 이보다 짧은 시기에 삼성전자와 함께 그룹의 한 축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공언했다. 오늘날 삼바가 탄생하게 된 것은 2007년에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아라”는 특명을 내린 것이 계기였다.
 
  이 회장의 지시에 따라 김태한 삼바 사장(당시 전무)은 상무 2명 등 12명과 함께 신(新)사업팀을 꾸렸다. 그룹은 김 사장에게 말했다.
 
  “무엇을 찾아도 좋다. 어디를 가든, 누구를 만나든, 돈을 얼마를 쓰든 상관없다. 3년 안에 제2의 삼성전자가 될 수 있는 그 무엇을 찾아라!”
 
  김태한 사장은 당시를 회고하며 “만일 그룹에서 1년 안에 새로운 사업을 찾으라고 했다면 내가 아는 분야에서 했을 것이다. 하지만 3년이라는 시간이 주어졌기에 모든 분야를 들여다볼 수 있었고, 생명공학과 전혀 연관이 없는 내가 BT(바이오테크놀로지) 사업에 확신을 가질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 회장의 특명 지시 1년 반 후 김 사장이 이끄는 신사업팀은 삼성의 차세대 먹거리는 ‘IT와 접목한 헬스케어’라고 가닥을 잡았다. 삼바 관계자는 “바이오의약품 시장은 앞으로 클 수밖에 없다. 인간의 수명은 늘고, 병은 계속 생긴다. 과학기술과 지식이 높아지고, 부(富)가 지속적으로 늘기 때문에 탄탄한 시장이다”고 말했다.
 
  전문가 10명 중 9명은 삼성의 결정에 박수를 보냈다. 다들 “그럼, 신약 개발은 삼성이 해야지. 해외의 기술력 있는 회사를 M&A해서 빨리 사업에 진출해야지”라고 말했다. 의약품 전문가들의 이런 바람은 우리가 처한 암울한 처지를 대변하는 듯도 했다.
 
  한국 의약품 산업의 현주소는 참혹하다. 국내 의약품 총생산액은 16조원으로 글로벌 시장의 1.6%에 불과하다. 세계 반도체(D램) 시장의 75%를 차지하고 있는 우리나라가 의약 부문에서의 세계시장 점유율은 고작 1%대다. 조선과 철강, 자동차, 반도체, 디스플레이에서 세계시장을 차례로 제패했던 우리는 그동안 제약 부문에는 신경을 쓰지 못했다. 삼성의 신사업팀이 ‘헬스케어, 바이오’로 가닥을 잡았지만 각론에 들어가면 상황이 달랐다. 김태한 사장은 “15년 이내에 신약을 제품으로 낼 수 있을지를 스스로에게 물었다. 주주(株主)에게 15년 동안 2조~3조원의 개발비를 써야 한다는 것을 이해시키는 일도 쉬워 보이지 않았다”며 “매력적인 사업보다 우리가 더 잘할 수 있는 사업인지를 냉정하게 점검하자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1700건의 플랜트를 건설한 삼성 노하우가 삼바 성공의 핵심
 
  오늘날 삼바가 탄생한 결정적인 이유는 신사업팀이 해외의 바이오 제약회사 플랜트 공장을 둘러보던 바로 그 순간이었다. 삼바 관계자의 얘기다.
 
  “바이오의약품은 화학적 합성 방법을 통해 생산하는 화학의약품보다 생산 과정이 복잡하고 개발의 난도(難度)가 높습니다. 성분이 주로 단백질로 이뤄져 있어 오랜 시간 동안 세포 배양을 통해 제조해야 합니다. 세포 배양 조건에 있어서 온도나 사소한 차이에 의해 결과물이 크게 차이가 납니다. 따라서 생산 인력이나 공장 설비 관리가 매우 중요합니다.”
 
  신사업 팀원들의 눈에 비친 글로벌 제약회사의 공장은 꼭 우리나라의 30~40년 전을 보는 듯하였다. 공장 하나를 짓는 데 5년이 걸린다고 하고, 기본 설계에서 상세 설계, 건물을 짓는 과정을 하나하나 직렬 방식으로 하고 있었다. 신약을 개발하고 R&D·마케팅은 혁신하면서 정작 약을 생산하는 제조 부문에는 혁신이 없었다. 그들 나름 논리는 있었다. 그들은 “반도체 공장은 획기적으로 변신을 꾀하거나 공장을 지으며 파격적 실험을 할 수 있을지 모르나 제약회사는 인체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만큼 전통 방식을 고수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FDA에서 승인을 해주지 않는다”고 했다.
 
  삼성의 생각은 달랐다. 삼성은 공장을 하나 짓는 데 평균 5조원이 들어가는 반도체 공장 25개를 비롯해 1700건 이상의 플랜트를 건설한 경험이 있다. 첨단 3D 설계 기법을 사용하고 파이프 제작 노하우가 있으며 세계에서 가장 높은 최고층 빌딩을 지어본 적도 있다. 첨단공법을 활용한 건설 경험이 무궁무진했다. 공장 짓는 데만큼은 이골이 난 회사다. 삼성은 이들의 말을 들으면서 “우리가 당장 신약은 개발할 수 없지만 글로벌 제약회사들로부터 일감을 받아 바이오의약품을 위탁 생산하는 것은 승산이 있다”고 확신했다. 아쉽지만 ‘신약 개발’은 제약업을 경험한 후에 하기로 잠시 미뤄뒀다.
 
 
  2011년, 허허벌판의 송도 앞에서 출정식
 
  삼성의 신사업팀이 ‘CMO, 즉 위탁 생산’을 하겠다고 하자 전문가들은 물론 그룹 안에서도 반대가 많았다. “삼성이 체면이 있지 어떻게 제약회사로부터 약 제조법을 받아서 대신 물건만 만들어 주느냐”는 식(式)이었다. 하지만 신사업팀의 생각은 확고했다. M&A는 언제든 할 수 있고 제약업을 경험하는 것이 우선이었다. 위탁 생산으로 바이오업계에 첫발을 담가 바이오시밀러를 만들고, 최종적으로 신약 개발을 하겠다고 주위를 설득했다.
 
  마침내 그룹은 신사업팀의 손을 들어줬다. 삼성의 미래 먹거리 사업을 찾은 신사업팀에는 이제 무(無)에서 유(有)를 창조해야 할 숙명이 주어졌다. 팀장이었던 김태한 당시 부사장이 삼바의 사령탑이 됐다. CMO를 하기 위해서 공장 부지가 필요했다. 때마침 인천시는 바이오산업 단지 육성을 기치로 내걸고 있었다. 인천시가 땅을 50년 무상으로 임차해 주겠다고 했다. 송도는 인천공항과 붙어 있어 물류 접근성이 우수했다. 바이오를 전문으로 하는 대학이 들어서고, 같은 업(業)을 하는 셀트리온이 둥지를 틀고 있어서 바이오의약품 생산단지로 손색이 없었다.
 
  제대로 된 회사를 만들기 위해서는 사람이 필요했다. 삼성그룹은 제약·바이오 사업을 해본 적이 없어서 인력이 없었다. 과거 삼성전자가 반도체에 진출하며 진대제 전(前) 정보통신부 장관 등 해외파를 스카우트한 것처럼 코리안 아메리칸들을 찾기 시작했다. 미국 리크루트 회사와 계약해서 리크루트를 했는데 예상보다 어려웠다. 바이오 전공자들의 대부분이 미국 내(內) 연구소에서 일하고 있어서 제조공정 라인에 투입하기 어려웠다. 결국 글로벌 CMO회사에서 20~30년간 경험을 한 외국인을 11개국에서 100명 이상 스카우트했다. 인사·기획·재무·홍보 등 지원 부서는 그룹에 부탁해 알음알음으로 신생 회사의 구색을 갖췄다. 그렇게 2011년 4월 21일, 삼성바이오로직스라는 회사가 만들어졌다. 인천 송도의 허허벌판에서 건설 막사를 배경으로 사람들은 의지를 다졌다.
 
  “우리는 이곳에서 무에서 유를 창조해 낸다.”
 
  삼성그룹의 주력사인 삼성전자가 해외시장에서 펄펄 날던 때에 먼지만 자욱한 송도에서 그들은 그렇게 출발했다.
 
 
  ‘수주 경험 全無’ 우려하는 글로벌 제약사를 2년 동안 설득
 
삼바는 지난 2013년 11월, 글로벌 최대 제약회사인 스위스 로슈사의 바이오의약품 위탁생산업체로 선정됐다.
  땅이 있고, 사람이 있으니 이제는 CMO 공장을 지어야 했다. 제1 공장은 국제적인 기준에 맞춰 바이오의약품 3만 리터를 생산할 수 있는 규모로 지었다. 공장 설비 비용 3500억원, 공사기간은 25개월 내외로 잡았다. 경쟁사들의 공장 짓는 데 걸리는 5년의 절반도 되지 않았다. 착공했으니 이제 일감이 필요했다. 김태한 사장의 얘기다.
 
  “세계 1위의 제약회사인 로슈는 스위스 바젤에 있는데 엄청 자주 갔습니다. 2위인 제넨텍이 샌프란시스코에 있는데 일거리를 달라고 무던히 쫓아다녔습니다. 그렇게 열심히 쫓아다녔는데 정문 고객 접견실에서 겨우 한 번 만나주고 회사 안으로 넣어주지를 않았습니다.”
 
  ― 2011년이면 삼성이라는 이름을 전 세계인이 다 알던 때 아닙니까.
 
  “삼성 사장 명함을 들고 가면 만나주기는 합니다. 다들 ‘삼성 최고다, 어떻게 그렇게 단기간에 그런 효과를 냈느냐’며 칭찬합니다. 덕담을 나누다가 삼성이 CMO를 하기로 했으니까 일거리를 줄 수 있느냐는 얘기를 시작하면 상황이 180도 바뀝니다. ‘삼성이 반도체 잘하는 것은 아는데 여기는 제약회사’라고들 했습니다. 회사 내규상 수주 경험(track record)이 있는 회사에 일감을 맡겨야 한다고 했습니다. 사람 환장할 노릇 아닙니까. 신생 회사가 무슨 수주 경험이 있습니까.”
 
  천하의 삼성에서 30년 넘게 탄탄대로를 걸어온 CEO가 이런 난관에 봉착했다고 하니 놀랄 일이다. 그만큼 세상은 비정했다. 반도체는 반도체이고, 바이오는 바이오일 뿐이었다.
 
삼바의 전 공정은 ‘클린룸’에서 이뤄진다. 인체에 사용하는 의약품을 생산하는 만큼 일체의 오염요인이 차단된다.
  김태한 사장은 7개월 동안 스위스의 로슈에 이메일을 보내고 설득했다. 한 방이 필요했다. 김 대표는 “제약 사업을 잘하려면 공장 프로세스가 비슷한 반도체 플랜트를 한 번 보는 것이 어떻겠느냐”고 설득했다. 로슈가 혹했다. 그들도 이종 산업에 대해 배우겠다는 생각을 했던 터라고 했다. 얼마 뒤 스위스의 로슈팀이 서울 땅을 밟았다. 삼성전자 플랜트 공장을 돌면서 삼성의 탁월한 공법에 연신 탄성을 질렀다. 그들에게 또 다른 제안을 했다. “이왕 한국 땅을 밟은 김에 삼성바이오 공장도 한 번 보지 않겠느냐”고 말이다. 삼바의 제1 공장은 완공 상태가 아니었다. 스위스인들에게 헬멧까지 씌워 공장 투어를 시작했다.
 
  “어, 이상하다. 공장을 건설하고 있는데 왜 이렇게 깨끗하지?”
 
  로슈팀은 낯선 광경에 어리둥절해 했다. 마무리되지 않은 공장이 좀 전에 봤던 반도체 공장의 클린룸처럼 깨끗했다. 보통 제약회사 건설 플랜트는 나무 거푸집으로 지어 먼지가 나지만, 삼바 공장은 건설 초기부터 알루미늄 패널을 붙여서 작업해 먼지가 없고 건설 공정 자체가 클린룸이었다. 반도체 공장을 많이 지어온 우리에게는 익숙한 풍경이지만 스위스 로슈팀에게 이곳은 신세계였다. 김 사장은 그들에게 “완성도 되지 않은 공장이 이렇게 깨끗한데 완공하면 어떻겠냐. 우리에게 위탁 생산을 맡기면 다른 회사보다 훨씬 싸게 납품하겠다”고 설득했다.
 
  회사가 손해를 보고 무작정 싸게 준다는 것이 아니었다. 삼바 공장은 그간의 건설 노하우 덕분에 공장 짓는 비용이 다른 회사보다 훨씬 덜 들었다. 경쟁사인 스위스의 론자, 독일의 베링거인겔하임보다 싸게 납품해도 돈이 남는 구조다. 하지만 제약회사와 CMO, 바이오시밀러 회사 간에 견고하게 쌓인 카르텔은 좀처럼 삼바에 틈을 보이지 않았다. 또다시 설득했다. 삼바 관계자는 “공장 짓는 전 과정을 공개하겠다. 직원들 인터뷰도 원하는 대로 해라. 삼성이 수주 경험이 없지만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 때 일감을 줘라”고 말했다.
 
  미국의 BMS 업체에도 같은 제안을 계속 던졌다. 바이오에 관심이 컸던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틈틈이 챙기며 “도와줄 일이 있으면 언제든 말하라”며 힘을 실어줬다.
 
  결국 스위스의 로슈가 2년 만에 삼바에 바이오의약품 위탁 생산을 맡기기로 결정했다. BMS에서도 오케이 사인이 떨어졌다. 두 회사는 통상 제약사와 CMO가 계약을 맺는 5년보다 긴 10년짜리 장기 계약을 체결했다.
 
 
  삼바의 제2 공장 생산 케파는 15만 리터, 이미 세계 1위
 
삼바는 2016년, 바이오의약품 생산 총 케파 18만 리터에 달하는 제3 공장 기공식을 가졌다.
  2013년 삼바의 제1 공장에서 생산된 제품은 클라이언트들을 만족시켰다. 그들은 물량을 더 주겠다며 “제2 공장을 지어라. 이왕이면 세계 최대(最大) 규모로 지어라”고 요청했다. 당시 글로벌 CMO회사의 가장 큰 공장은 독일 베링거인겔하임의 9만 리터 생산 공장이었다. 제약회사의 요청이 있던 날 삼바는 제2 공장 착공식에 들어갔다. 한 차례 CMO 공장을 지어본 삼바는 거침이 없었다. 막바지 공장 설계가 한창일 때 건설 본부장이 김태한 사장실로 찾아왔다.
 
  “사장님, 변화가 좀 있습니다. 설계 기간을 3개월 더 주시고, 제2 공장 예산을 10%만 늘려주십시오.”
 
  “왜요, 무슨 변화가 있습니까?”
 
  “저희가 비교를 좀 해봤는데요. 예산을 10%만 늘려주시면 9만 리터가 아니라 15만 리터 생산 공장이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15만 리터요? 그게 가능합니까?”
 
  건설 본부장의 얘기에 김 사장은 귀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었다. ‘15만 리터라니, 이제 세계에서 가장 큰 CMO 공장을 우리 삼성이 갖게 된다는 말인가’란 생각에 가슴이 두근거렸다고 한다. 들뜬 마음으로 로슈와 미 BMS에 이 사실을 알렸는데 그들은 오히려 펄쩍 뛰었다. 로슈 관계자는 “내가 제약업계에서만 40년이다. 9만 리터가 최대 생산 수준이라는 게 입증됐는데 무슨 15만 리터냐. 그렇게 무리했다가 약의 품질이 떨어지면 삼성이 책임질 것이냐”고 했다. 삼바는 로슈 측에 ‘끝장 토론’을 제안했다. “되는지 안 되는지 너희 기술자와 우리 기술자가 붙어보자”고 시작한 토론은 14시간이 넘게 이어졌다. 결과는 삼성의 승리였다. 그렇게 삼바의 제2 공장은 세계 최대의 양산을 향해 달려나갔다.
 
  삼바가 그토록 원하던 수주 기록이 쌓이자, 이번에는 반대로 제약회사들이 삼바와 CMO 계약을 맺겠다며 서둘렀다. 이미 그룹은 제1 공장에 3500억원, 제2 공장에 6500억원을 투자한 상태였다. 자기 기록을 스스로 깨기로 한 삼바는 제3 공장을 총 18만 리터의 생산 공장으로 짓기로 하고 총 8500억원을 투자했다. 삼성은 공장 3개를 짓는 데만 1조8500억원을 쏟아 넣었다. 하지만 당장의 경영 성과는 미미하다. 회사는 2014년 매출 1051억원, 영업적자 1195억원을 기록했다. 2015년에는 매출 912억원, 영업적자 2036억원, 2016년에는 매출 2946억원, 적자 304억원을 기록했다가 지난해 처음으로 영업수익을 냈다. 지난해 회사의 매출은 4646억원, 영업이익 659억원이었다.
 
  업계 관계자는 “제1 공장이 완성되기 전까지 생산물이 없었기 때문에 사실상 매출이 일어날 수가 없었다. 제1 공장에서 생산을 시작해도 그 와중에 제2 공장을 짓고 있었기 때문에 재투자가 이뤄지는 구조여서 제대로 된 이익이 발생하기 어려웠다”며 “수조 원을 투자하고도 당장 이익이 발생하는 사업이 아니라서 대규모 자본을 갖고, 장기적으로 기다릴 수 있는 규모의 회사가 아니면 이 업에 뛰어들기 어렵다”고 말했다. 신약 사업을 ‘삼성이 아니면 못한다’고 하는 이유가 바로 이 때문이다.
 
  현재 제1 공장은 2014년부터 운영을 시작해 2016년도에 가동률 100%를 달성했다. 두 업체의 수주만으로도 오는 2023년까지 가동률 100%를 유지할 전망이다. 2016년부터 가동을 시작한 제2 공장은 오는 2020년 가동률 100%에 도달할 예정이다. 올해 말에 완공되는 제3 공장은 오는 2020년 본격 생산을 시작할 계획으로 현재 15개 업체와 30개 제품에 대한 계약을 논의 중이다. 제3 공장의 가동률은 오는 2023년에 100%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삼바 관계자는 “제1, 2, 3 공장에서 제품이 쏟아지는 오는 2021년이 매출이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원년(元年)”이라며 “2021년 글로벌 1위의 CMO 업체로 도약할 것”이라고 말했다.
 
삼바는 고객사에 ‘End to End’ 서비스를 제공한다. 고객사에 납품하는 바이오의약품의 최종 완제품.
  삼성이 공장 짓는 것 외에 기가 막히게 잘하는 것이 있으니 바로 ‘서비스’다. 삼바도 이 정신을 이어받았다. ‘고객 만족’을 최우선 기치로 내건 삼바는 글로벌 제약회사에 ‘엔드 투 엔드(End to end)’로 바이오의약품을 납품한다. 삼바 관계자의 얘기다.
 
  “경쟁사들은 약품을 액체 상태로 납품하는데 우리는 고객의 편의를 위해 동결 건조된 분말 상태인 원제(原製) 형태로 줍니다. 고객의 요청에 따라 액체를 병에 담은 완제(完製) 상태로도 납품합니다. 액체로 납품하는 것이나 병에 담아 주는 것이 무슨 차이가 있느냐고 할 수 있는데 차이가 굉장히 큽니다. 약병 관리가 까다롭고, 액체를 약병으로 옮기는 과정에서 오염될 수 있어서 경쟁사들은 포기했습니다. 저희는 고객사가 ‘초기 셀라인을 개발해 달라, 임상 물질을 테스트해 달라’는 등 어떤 요구를 해도 다 들어준다고 공표했습니다. 최고의 서비스에 싼값으로 납품하니 고객사의 입장에서 우리를 선택한다고 믿습니다.”
 
  매년 400명 이상을 신규 채용해 온 삼바는 지난 2011년 110명이었던 임직원을 3000명으로 늘렸다. 초창기 해외파를 제외하고는 초대졸자를 뽑은 덕에 임직원 평균 나이는 만 29세, 여성이 전체의 40%에 달한다. 삼성바이오는 젊다.
 
 
  바이오시밀러의 핵심은 오리지널약의 특허 만료 시점에 바로 약 출시하는 스피드
 
  지난 2012년 2월에 출범한 삼성바이오에피스(대표이사 고한승)는 삼바와 미 바이오젠(Biogen)과의 합작으로 설립됐다. 삼바의 예상대로라면 향후 이 회사는 바이오시밀러 제품을 거쳐 삼성이 신약을 세상에 내놓는 산실이 될 것이다. 메리츠종금증권 리서치센터에 따르면 세계 바이오시밀러 시장 규모는 2012년 7300억원(6억900만 달러)에서 2017년 4조원(34억9000만 달러)으로 연평균 38% 성장했다. 신약의 특허 만료 일정이 몰려 있는 2018년, 2019년까지 폭발적인 성장이 예측된다. 오는 2024년 예상 시장 규모는 약 18조원(155억 달러)이다. 바이오시밀러의 핵심은 ‘속도’다. 삼성바이오에피스 관계자의 설명이다.
 
  “바이오시밀러는 경쟁자 제품들과 품질 측면에서 차별화가 어렵습니다. 오리지널의 특허가 만료되는 즉시 제품을 출시해야 시장에서 경쟁 우위를 점할 수 있습니다.”
 
  ― 스피드가 경쟁력이군요.
 
  “삼성바이오에피스는 바이오 제약의 개발 단계인 연구개발-비임상-임상-제조-허가-제품 상업화의 전체 과정을 면밀히 분석했습니다. 각 단계에서 필요한 시간과 간격을 최소로 줄였습니다. 그 결과 통상 7~8년이 걸리는 개발에서 제품허가 승인까지의 기간을 4~5년으로 줄였습니다.”
 
  ― 다른 경쟁사들이 기간 단축을 못해서 손 놓고 있지 않을 텐데요.
 
  “반도체, 휴대폰에서 증명된 그룹의 빠른 시장 대응 능력이 여기서도 진가를 발휘했습니다. 가령 임상시험을 할 때 임상시험 수탁기관에 전적으로 업무를 맡겼고, 그 시간에 각 국가에 관리 인력을 파견해 환자를 직접 모집했습니다. 판매 허가 접수부터 FDA나 EMA가 승인할 때까지 1년 정도 걸립니다. 저희는 FDA나 EMA가 요구할 자료와 까다로운 질문을 최대한 많이 뽑아서 미리 준비하는 식으로 경쟁사보다 몇 달 시간을 줄였습니다. 작은 부분까지도 시간을 줄일 수 있다면 전부 신경을 썼습니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이미 유럽에서 4종류의 바이오시밀러 제품 판매를 허가받았고, 황반변성 치료제와 대장암 치료제 바이오시밀러를 개발 중이다.
 
 
  회사 출범 10년 만에 글로벌 톱
 
삼바에서 위탁 생산하는 원재료의 99%는 미국과 유럽산이다. 삼바는 원재료 국산화를 실현하고자, 국내 바이오 유망 벤처기업들과 협업하고 있다.
  삼바는 국내의 바이오산업 생태계를 구축하는 데에 관심이 크다. 현재 바이오산업의 원·부자재는 99%를 유럽과 미국에 의존하는 추세다. 이는 지난 7월의 간담회 자리에서 조동근 교수가 지적했던 부분이다. 조 교수는 “삼바가 뛰어난 의약품 제조 기술을 갖고 있지만 외국 설비를 이용하지 않으면 공장을 돌릴 수 없는 처지다. 삼바가 하고 있는 ‘원·부자재 국산화 프로젝트’는 바이오산업의 자생력과 경쟁력을 높이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삼바는 송도의 바이오클러스터 단지 내 기술력 있는 중소기업을 발굴, 육성하는 일에 열심이다. 삼바는 지난 6월 국내 신약 개발 벤처 회사인 ‘지아이이노베이션’과 지난 9월에는 벤처기업 ‘이뮤노메딕스’와 바이오의약품 위탁 개발 계약을 맺었다. 삼바는 최근 중장기 비전을 제시했다.
 
  삼바 관계자는 “바이오의약품 개발과 생산 기간을 획기적으로 단축시켜 바이오제약 산업 발전을 선도할 계획이다. 글로벌 바이오의약품 제조시장의 25%, CMO 시장의 50%를 점유할 것”이라며 “오는 40년 이내에 삼성전자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그룹의 한 축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2050년의 먼 미래에서 바라본 오늘날의 삼바는 갓 걸음마를 뗀 어린 아이다. 매출이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오는 2021년이 사사(社史)에 한 획을 긋는 시점이 될 것이다. 먼 훗날 역사는 이렇게 기록될 것이다. “삼바가 허허벌판에서 글로벌 1위가 되는 데 걸린 시간은 고작 10년에 불과했다.”
 
삼바의 자회사, 삼성바이오에피스의 경쟁력은?
 
경기도 수원에 위치한 삼성바이오에피스 사옥 전경.
  바이오시밀러는 ‘복제약’이라고 치부해서는 곤란하다. 바이오시밀러는 6단계를 거친다. 첫 번째 단계는 세포주를 개발하는 것이다. 유전자를 세포주에 주입해 항체 생산 능력을 갖춘 세포주를 개발한다. 이후 배양과 정제 과정을 거친다. 배양 과정에서는 고효율 세포주를 배양해 항체를 대량 생산한다. 세포 배양 과정에서 발생한 이물질을 분리·정제한 후에 순수한 항체를 확보한다. 이후 임상시험을 해야 한다. 동물이나 사람을 대상으로 약의 효능과 안전성을 시험하는 것이다. 이후 바이오의약품 전문 생산시설을 통해 제품을 생산한다. 임상시험 과정을 거쳤지만 바이오의약품을 세상에 내놓기까지는 각국 승인기관의 검토를 거쳐야 한다. 미국의 FDA, 유럽의 EMA 같은 곳으로부터 품목 허가를 신청해 승인을 받아야 한다. 최종적으로 판매를 하는데, 개발에서 판매까지 통상 7~9년이 소요된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2018년 11월 현재 자가면역질환 치료제인 ‘휴미라’ ‘엔브렐’ ‘레미케이드’와 유방암 치료제인 ‘허셉틴’의 바이오시밀러를 개발해 미국과 유럽에서 판매 허가를 받았다.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엔브렐 바이오시밀러인 ‘베네팔리’와 레미케이드 바이오시밀러인 ‘플릭사비’는 2018년 3분기에 유럽에서 1500억원(1억3480만 달러)의 매출을 올렸다. 전 세계에서 매출 1위 상품인 바이오의약품 ‘휴미라’의 바이오시밀러인 ‘임랄디’는 지난 10월 유럽 출시에 성공했다. 이로 인해 삼성바이오에피스가 유럽에서 승인받은 바이오시밀러 제품 4종(種)이 모두 출시됐고, 유럽 내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3종을 보유해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삼성에피스는 현재 아시아 최대 다국적 제약회사인 일본 다케다 제약과 ‘급성 췌장염’ 신약 공동 개발 계획을 발표했다. 최근에 임상 1상에 돌입했는데, 성공할 경우 삼성이 세상에 내놓는 ‘최초 신약’이 된다.
 

  인터뷰 | 삼성바이오로직스 사장 김태한
 
  “인류애를 실현한다는 사명감을 갖고 있다”
 

  김태한 사장은 삼성의 최고령, 최장기 CEO다. 1979년 1월에 삼성 계열사인 제일합섬에 신입사원으로 입사해 40년을 삼성맨으로 살았다. 삼성종합화학을 거쳐 삼성토탈 전무를 지냈고, 2008년 삼성전자 신사업팀 전무로 ‘신수종 사업’을 진두지휘한 계기로 2011년 4월부터 삼성바이오로직스 사장을 맡고 있다. 기자와 마주 앉은 그는 노련한 CEO가 아니라 인터뷰를 처음 해보는 새내기 CEO처럼 참신하고 의욕이 넘쳤다.
 
  ―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단기간에 글로벌 CMO 업체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된 비결은 뭡니까.
 
  “우리 공장은 반도체 공장과 굉장히 흡사합니다. 삼성이 반도체 공장을 25개 지으면서 ‘클린룸’의 제작과 운영 노하우를 알고 있는데 그것을 접목할 수 있었습니다. 반도체 산업의 발전으로 인해 공장 건설 노하우가 있어서 공기(工期)를 단축시킬 수 있었던 데다 우리의 국민성과도 딱 맞아떨어진 것이 유효했습니다.”
 
  ― 국민성이요.
 
  “공장을 짓다가 기간이 늦어지면 외국 업체들은 나 몰라라 하는 경향이 있는데 우리의 국민성은 적극적이고 책임감이 충만합니다. 건설 하청업체들이 주말 작업, 야간 작업을 하며 공사 기간을 맞춥니다. 한국인들의 책임감, 열정, 지극한 정성이 합쳐진 것이 삼바 공장을 짓는 데 유효했습니다. 우리의 국민성이 바이오사업을 하는 데 정확히 맞아떨어진다고 봅니다.”
 
  ― 처음에 신약 개발을 하지 않고 위탁 생산을 한다고 말들이 많았다죠.
 
  “궁극적으로는 신약 개발에 나설 겁니다. 벌써 삼바의 자회사인 삼성바이오에피스에서 췌장염 치료를 위한 신약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CEO는 잘하고 싶은 사업보다는 우리가 잘할 수 있는 사업에 먼저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경험이 없었던 만큼, 바이오산업 중 초기인 CMO 사업을 한 뒤 바이오시밀러, 신약 개발로 차츰차츰 나갈 계획입니다.”
 
  ― 공장을 짓는 데 수천억 원이 필요합니다. 그런데 공장이 완공돼 제품이 생산되기 전까지는 매출이 사실상 제로입니다. 그래서 삼성이 아니면 할 수 없는 사업이라고들 한다죠.
 
  “주주들의 지원 없이는 불가능했을 겁니다. 삼성의 좋은 문화는 검토를 정말 신중하게 하는데 결정하고 나면 일단 믿고 맡깁니다. 늘 그래 왔는데 이번에도 그것이 효율을 가져왔다고 생각합니다.”
 
  ― 벌써 2025년까지 수주가 이뤄졌고, 공장이 재가동하고 있으니 숫자로 검증할 일만 남은 것 같습니다.
 
  “2021년이면 삼바의 매출이 폭발적으로 늘어날 겁니다. 삼성전자가 오늘날의 성장을 이룬 데 40여 년이 걸렸습니다. 바이오는 40년보다 훨씬 전에 그룹의 한 축으로 성장할 것입니다. 지켜봐도 좋습니다.”
 
  ― 말씀대로라면 만일 2050년을 살아가는 세대에게 ‘삼바의 2018년’은 초창기 중 초기가 되겠는데요.
 
  “맞습니다. CMO나 바이오시밀러, 신약 모두 인류에 도움이 되는 사업입니다. 삼성이 질병으로 고통받는 인류를 위한 첫발을 내디뎠다고 봐야 합니다. 사업 매출도 매출이지만, 인류애에 공헌한다는 사명감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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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달기 7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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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익한 글    (2018-12-14)     수정   삭제 찬성 : 2   반대 : 0
좋은 정보입니다.
  좌파매ㄱㄴ    (2018-12-10)     수정   삭제 찬성 : 26   반대 : 0
과거 삼성바이오가 미국 나스닥 상장하겠다는 걸 막고, 국내증시에 상장하게 해놓고선, 이제 좌파정권이 들어서자 불법이었다나?
문ㅈ인 좌파정권의 농간이 참 심하다 심해. 언제까지 이런 농간이 계속될꼬?
지금의 문ㅈ인좌파정권이라면 그 당시 삼성바이오가 미국 나스닥 상장하게 그냥 놔 뒀겠는가?
좌파매구ㄱㄴㅗ라 하기는 뭣하지만 사람들을 이토록 변하게 만든 자 김ㄷ중, 문ㅈ인이 너무 원망스럽다.
  강담덕    (2018-11-26)     수정   삭제 찬성 : 11   반대 : 0
바보,ㄷㅅㅅㄲ 처럼 못사서배아파하지말고
지금까지어렵고힘든과정을 거쳐서 왔고 이걸로 세계1등하고 나라를빛내고 세금도 많이난데는거 아니니? ㅇㄱㅁㅈㅅ끼들아
너희가 사돈에팔촌아니 너희사는구사람들 다모여서집팔고금팔아 돈모아서 할수있는일도 아니잖아? 한국넘버원 이고글로벌16위삼성이니까 할수있는 아니겠니? 그리고 대기업이라고무조건적폐니,나쁜쪽으로 비딱하게보지 말거라들 니-들이 해준것도 없잖아 그리고 나는 여기삼바주주니 주주 아닌것들은 댓글달지마라 ^^
  ㅇㅇ    (2018-11-26)     수정   삭제 찬성 : 4   반대 : 14
기자 병시나 이게 오히려 삼성바이오로직스 시가총액 가짜로 속여서 주식사장 븅신만들고 경영권 불법승계한걸 광고해주는꼴인데 삼성이 이런기사 좋아할거 같냐 ㅋㅋㅋㅋ
  고마해라    (2018-11-25)     수정   삭제 찬성 : 2   반대 : 2
가동율 얼만데? 미친넘들
  조선아부끄럽다    (2018-11-25)     수정   삭제 찬성 : 2   반대 : 7
적당히 빨아라 오글거린다. ㅎㅎ
  국민    (2018-11-25)     수정   삭제 찬성 : 2   반대 : 7
조선일보사 삼비 사보시 되었네요.ㅠ

201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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