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차량 순정 오일 필터(왼쪽)와 모조 오일 필터(오른쪽). 짝퉁 오일필터는 고온, 고압 조건을 견디지 못한다.
내 자동차에 장착된 부품은 전부 정품이 맞을까?
자동차 수리를 받은 운전자라면 한 번쯤 고개를 갸우뚱해 봤을 일이다. 하지만 일반인의 눈으로 봤을 때 자동차 부품이 정품인지 아닌지 확인하기란 어렵다. 순정 부품을 인증하는 각종 장치가 있으니 꼼꼼히 살펴보라고는 하지만 그걸 일일이 따지는 운전자는 별로 없을 것이다. 이제 이런 궁금증이 없어질 것으로 보인다. 자동차 부품 전문기업인 현대모비스가 올 하반기에 애플리케이션에 접속해 스캔을 하면 자동차 부품 정품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시스템을 제공할 예정이어서다.
현대모비스 관계자는 “소비자들이 각 판매처에서 전용 앱으로 QR코드를 스캔하면 정품인지 아닌지를 즉각 확인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다”며 “정품 인증 시스템과 서버 구축을 올 상반기에 완료하고 서비스 시범 운영을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간 순정 부품을 증명하는 3D 입체 홀로그램을 운영하는 등 ‘짝퉁 부품’과의 전쟁을 벌여 왔던 현대모비스의 또 다른 시도다. 현대모비스는 이 시스템 도입에 따라 모조품으로 인한 소비자들의 피해가 크게 줄어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와이퍼·필터에서 짝퉁 에어백까지
현대모비스가 ‘짝퉁’과 전쟁을 치른 것은 하루이틀이 아니다. 짝퉁 가방, 짝퉁 의류, 짝퉁 시계와 달리 짝퉁 자동차 부품은 나고가 발생하면 운전자의 생명과 직결될 수 있다.
또 ‘짝퉁 부품’으로 인해 현대모비스는 물론, 중국 내 3위 점유율을 갖고 있는 현대기아차의 브랜드 이미지까지 실추하는 것이 현실. 국내 소비자들 역시 피해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중국 내에서 생산하는 짝퉁 부품이 국내로 들어올 가능성이 있어서다. 실제로 지난 2014년에 약 2억원 상당의 현대기아차 짝퉁 부품이 부산항을 통해 들어오다 적발됐다.
현대모비스가 단속하는 것은 저가의 재료와 모조 부품으로 순정 부품의 외형과 똑같이 본떠서 만든 ‘모조품(일명 짝퉁)’과 순정 부품의 디자인을 그대로 베껴서 중국 현지업체들이 자체 상표를 부착해 판매하는 ‘유사품’이다.
현대모비스 관계자는 “현대모비스의 순정 부품은 완성차 초기 설계 단계에서 함께 만들어져 자동차에 최적화하도록 각종 시험을 거친 제품”이라며 “낮은 품질의 모조품과 유사품 모두 내구성이 약한 데다 차량을 운행할 때 기능적인 오류를 일으켜서 사고를 초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중국산(産) 모조품(혹은 유사품)이 에어컨 필터 등 소모품에 그친다면 현대모비스의 이런 경고는 약할 수 있다. 문제는 현재 중국에서 유통되는 짝퉁들이 와이퍼, 필터, 패드, 범퍼, 라디에이터 그릴, 내비게이션은 물론이고 에어백 등 안전기능 부품으로까지 확대되고 있다는 데 있다.
현대모비스가 파악한 바로는 이런 짝퉁 부품이 활발히 생산되는 곳은 중국 동부 연안 지역. 이들 제품은 순정 부품보다 30~50% 싼 가격으로 중국 전역에 유통되고 있고, 최근에는 주요 항구도시와 국경도시를 경유해 해외로까지 수출되고 있다.
회사 측의 추산으로 중국 내 현대기아차의 짝퉁 부품시장 규모는 약 2500억원(약 2억2000만 달러). 현대모비스는 매년 순정 부품으로 위장한 모조품을 찾아내기 위해 중국 쓰촨성, 광둥성, 장쑤성 등 총 17개 지역에서 현지 공안 당국과 합동으로 단속을 벌이고 있다.
지난 2014년에 중국과 합동 조사를 펼쳐 잡아낸 짝퉁 부품업체만 총 86개, 모조품 규모로는 약69억원(약 620만 달러)어치였다. 단속을 실시하고는 있지만, 중국에서 한국 완성차가 급성장을 해 자동차 부품의 수요가 늘어나자 이에 따라 ‘짝퉁 자동차 부품’까지 늘고 있다는 것이 회사 측의 설명이다.
현대모비스는 올해부터 수출 거점으로 확인된 베이징, 상하이, 광저우, 우루무치 등의 대도시를 중심으로 매월 집중 단속을 실시할 예정이다.
중국에서 ‘짝퉁 부품’ 단속이 확대되자, 불법 제조사들이 단속망을 피하고자 생산하는 유사품 역시 현대기아차의 큰 고민거리다. 유사품들은 주로 아파트나 농가를 공장으로 개조해 만들어진다고 한다.
현대모비스 관계자는 “유사품을 사용해 차량이 고장 날 경우에 원(原) 제조사의 브랜드 이미지가 실추된다”며 “유사품은 제품 개발, 마케팅 등에 고가의 비용을 투입한 원 제조사의 노력을 무용지물로 만드는 만큼 철저한 단속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들 ‘유사품’에 대해서는 중국에서 유사품을 바라보는 법적 기준이 현재까지 명확히 수립되지 않아 단속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한다.
현대모비스 측이 소비자들에게 제안하는 정품 사용법은 ‘시세보다 많이 저렴하면 일단 의심하라’는 것이다. 현대모비스 측이 원산지인 중국 정부와 함께 합동 조사를 하고, 또 국내에서는 자체적으로 시장관리팀을 통해 단속을 하고는 있지만 소비자들도 스스로 의심해 봐야 한다는 것이다.
일단 의심이 들면 정품 인증인 입체 홀로그램을 꼼꼼히 살피고, 또 올 하반기부터는 손쉽게 스캔 한 번으로 정품 여부를 판별하면 된다.⊙
자동차 수리를 받은 운전자라면 한 번쯤 고개를 갸우뚱해 봤을 일이다. 하지만 일반인의 눈으로 봤을 때 자동차 부품이 정품인지 아닌지 확인하기란 어렵다. 순정 부품을 인증하는 각종 장치가 있으니 꼼꼼히 살펴보라고는 하지만 그걸 일일이 따지는 운전자는 별로 없을 것이다. 이제 이런 궁금증이 없어질 것으로 보인다. 자동차 부품 전문기업인 현대모비스가 올 하반기에 애플리케이션에 접속해 스캔을 하면 자동차 부품 정품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시스템을 제공할 예정이어서다.
현대모비스 관계자는 “소비자들이 각 판매처에서 전용 앱으로 QR코드를 스캔하면 정품인지 아닌지를 즉각 확인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다”며 “정품 인증 시스템과 서버 구축을 올 상반기에 완료하고 서비스 시범 운영을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간 순정 부품을 증명하는 3D 입체 홀로그램을 운영하는 등 ‘짝퉁 부품’과의 전쟁을 벌여 왔던 현대모비스의 또 다른 시도다. 현대모비스는 이 시스템 도입에 따라 모조품으로 인한 소비자들의 피해가 크게 줄어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와이퍼·필터에서 짝퉁 에어백까지
현대모비스가 ‘짝퉁’과 전쟁을 치른 것은 하루이틀이 아니다. 짝퉁 가방, 짝퉁 의류, 짝퉁 시계와 달리 짝퉁 자동차 부품은 나고가 발생하면 운전자의 생명과 직결될 수 있다.
또 ‘짝퉁 부품’으로 인해 현대모비스는 물론, 중국 내 3위 점유율을 갖고 있는 현대기아차의 브랜드 이미지까지 실추하는 것이 현실. 국내 소비자들 역시 피해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중국 내에서 생산하는 짝퉁 부품이 국내로 들어올 가능성이 있어서다. 실제로 지난 2014년에 약 2억원 상당의 현대기아차 짝퉁 부품이 부산항을 통해 들어오다 적발됐다.
현대모비스가 단속하는 것은 저가의 재료와 모조 부품으로 순정 부품의 외형과 똑같이 본떠서 만든 ‘모조품(일명 짝퉁)’과 순정 부품의 디자인을 그대로 베껴서 중국 현지업체들이 자체 상표를 부착해 판매하는 ‘유사품’이다.
현대모비스 관계자는 “현대모비스의 순정 부품은 완성차 초기 설계 단계에서 함께 만들어져 자동차에 최적화하도록 각종 시험을 거친 제품”이라며 “낮은 품질의 모조품과 유사품 모두 내구성이 약한 데다 차량을 운행할 때 기능적인 오류를 일으켜서 사고를 초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중국산(産) 모조품(혹은 유사품)이 에어컨 필터 등 소모품에 그친다면 현대모비스의 이런 경고는 약할 수 있다. 문제는 현재 중국에서 유통되는 짝퉁들이 와이퍼, 필터, 패드, 범퍼, 라디에이터 그릴, 내비게이션은 물론이고 에어백 등 안전기능 부품으로까지 확대되고 있다는 데 있다.
현대모비스가 파악한 바로는 이런 짝퉁 부품이 활발히 생산되는 곳은 중국 동부 연안 지역. 이들 제품은 순정 부품보다 30~50% 싼 가격으로 중국 전역에 유통되고 있고, 최근에는 주요 항구도시와 국경도시를 경유해 해외로까지 수출되고 있다.
회사 측의 추산으로 중국 내 현대기아차의 짝퉁 부품시장 규모는 약 2500억원(약 2억2000만 달러). 현대모비스는 매년 순정 부품으로 위장한 모조품을 찾아내기 위해 중국 쓰촨성, 광둥성, 장쑤성 등 총 17개 지역에서 현지 공안 당국과 합동으로 단속을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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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모비스와 중국 공안이 합동 수사해 지난해 5월에 적발한 중국 창저우시 내 한 제조공장에서 발견된 모조부품 카탈로그. |
현대모비스는 올해부터 수출 거점으로 확인된 베이징, 상하이, 광저우, 우루무치 등의 대도시를 중심으로 매월 집중 단속을 실시할 예정이다.
중국에서 ‘짝퉁 부품’ 단속이 확대되자, 불법 제조사들이 단속망을 피하고자 생산하는 유사품 역시 현대기아차의 큰 고민거리다. 유사품들은 주로 아파트나 농가를 공장으로 개조해 만들어진다고 한다.
현대모비스 관계자는 “유사품을 사용해 차량이 고장 날 경우에 원(原) 제조사의 브랜드 이미지가 실추된다”며 “유사품은 제품 개발, 마케팅 등에 고가의 비용을 투입한 원 제조사의 노력을 무용지물로 만드는 만큼 철저한 단속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들 ‘유사품’에 대해서는 중국에서 유사품을 바라보는 법적 기준이 현재까지 명확히 수립되지 않아 단속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한다.
현대모비스 측이 소비자들에게 제안하는 정품 사용법은 ‘시세보다 많이 저렴하면 일단 의심하라’는 것이다. 현대모비스 측이 원산지인 중국 정부와 함께 합동 조사를 하고, 또 국내에서는 자체적으로 시장관리팀을 통해 단속을 하고는 있지만 소비자들도 스스로 의심해 봐야 한다는 것이다.
일단 의심이 들면 정품 인증인 입체 홀로그램을 꼼꼼히 살피고, 또 올 하반기부터는 손쉽게 스캔 한 번으로 정품 여부를 판별하면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