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태양광 발전’에 신재생에너지 산업의 미래가 달려 있어
⊙ ㈜케이디파워는 태양광 발전기의 제조·설계·시공을 맡되, 태양광발전 모듈 현대중공업 제품 채택
⊙ 중소기업의 기술, 대기업의 영업력, KOTRA의 네트워킹으로 해외시장 공략
⊙ ㈜케이디파워는 태양광 발전기의 제조·설계·시공을 맡되, 태양광발전 모듈 현대중공업 제품 채택
⊙ 중소기업의 기술, 대기업의 영업력, KOTRA의 네트워킹으로 해외시장 공략
- 국내 태양광 전문기업 ㈜케이디파워가 지난 4월 미얀마의 오지마을에 3kW 규모의 태양광 발전기를 무상 기증했다. 일어서 있는 유종문 회장 뒤로 태양광 발전기가 보인다.
태양광은 신재생에너지 분야에서 잠재력이 절대적이다. 아직 태양광 기술력이 ‘빛의 속도’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태양광은 가까운 미래에 화력과 원자력을 대신할 유력한 자원임에 틀림이 없다. 미래학자들은 “10년 내에 ‘인공위성 태양광 시스템’이 24시간 전력을 생산하고, 500만 개의 일자리를 창출할 것”이라고 전망한다.
최근 방한(訪韓)한 《노동의 종말》의 저자 제레미 리프킨 교수는 “화석 연료가 이끌어온 2차 산업 혁명의 시대가 끝나고, 재생에너지와 커뮤니케이션 혁명이 결합된 3차 산업혁명이 도래하는 데 그 주역이 한국”이라고 했다. ‘3차 산업혁명’의 앞자리에 한국의 ‘태양광 발전’이 놓이게 된다면, 국내 1위 태양광 전문기업인 ㈜케이디파워(KD POWER) 그룹의 위상도 더욱 커질지 모른다.
케이디파워 그룹 유종문(劉鍾文) 회장은 “태양광 발전은 19세기 철도 산업, 20세기 자동차 산업에 버금가는 산업으로 성장할 것”이라며 “원자력이나 화력 발전소에 비해 짧은 공기(工期), 값싼 건설비와 운영비, 그러나 경제성과 열효율에서 뒤지지 않는 태양광 발전이 미래의 코어 산업이 될 것”이라 말한다.
태양광 발전은 장소와 위치의 제약이 적을 뿐 아니라 산업·가정·자동차·생활용품 등 다양한 곳에서 활용이 가능하다. 유 회장은 “태양이 사라지지 않는 한, 고갈 가능성도 없고 안전하다”고 강조한다.
인공위성 형태의 ‘우주 기반’ 태양광 발전은 아직 까마득한 일이지만, 다양한 형태의 기술진보는 벌써부터 이뤄지고 있다. 대표적인 기술이 케이디파워가 개발한 ‘GPS 로봇 솔라’ 시스템이다.
24시간 태양을 좇는 시스템
기존의 태양광 모듈은 차양 지붕에 고정돼 있지만 ‘GPS 로봇 솔라’ 시스템은 태양의 움직임에 따라 태양광 모듈이 동쪽에서 서쪽으로 자동 회전토록 설계돼 있다. 유 회장은 “지난 30년간 태양의 평균 이동경로를 프로그램화한 ‘24시간 궤적 캠’을 개발해 태양광 집열판이 햇빛에 따라 움직이도록 고안했다”며 “3년간의 기술개발 끝에 지난해 10월 시제품을 만들었다”고 설명한다. 그의 말이다.
“각 나라별로 태양의 이동주기와 경로가 다르지만, 궤적 프로그램에 데이터를 입력하면 세계 어디서든 설치할 수 있어요. 설치비용은 기존 고정식 발전모듈에 비해 7~8% 더 들지만, 에너지 효율은 최대 38% 이상 증가되는 효과가 있었습니다. 7%의 비용 증가로 연간 38%의 에너지 효율을 올릴 수 있으니 당연히 경제적이죠.”
―태양의 이동에 따라 집열판이 움직이면 열효율이 확실히 높겠는데요.
“그럼요. GPS(위성위치확인시스템) 기술을 응용한 ‘24시간 궤적 캠’이 태양광 모듈의 고도각, 방위각을 동시 추적해 군더더기 없이 햇빛을 모을 수 있어요.”
―‘궤적 캠’이 신기술이네요.
“일종의 ‘고효율 모터’인데요, 커다란 태양광 모듈을 떠받치면서 태양의 회전에 따라 부지런히 이동하도록 설계돼 있어요. 우리 인체와 비교한다면 머리와 몸을 이어주는 ‘목’, 그러니까 ‘경추 신경’과 같아요. 세계 최초로 개발해 현재 특허 출원 중이죠.”
곁에 있던 해외정책사업부 서진호(徐振豪) 상무는 “기존 재래식 태양광 발전기와 비교해 일출·일몰·흐린 날에 에너지 효율이 더 높고 하루 평균 2시가량 발전량이 증대된다”고 말했다.
수많은 기술적 난관이 예상되는 대목이다. 태양광 시스템과 첨단 IT 기술을 접목시켜야 했기에 연구진의 땀과 노력이 배가됐다. 케이디파워는 200여 명의 임직원 중 연구원이 30% 정도다. 서 상무의 말이다.
“비바람과 태풍, 다양한 기후적 특성을 적용하기 위해 강원도 강릉 경포대, 경기도 김포의 공장, 양주의 아파트 단지, 광주의 주택가에 태양광 모듈을 설치했습니다. 전북대 풍동실험센터를 통해 풍속 25m/sec에도 견딜 수 있다는 인증을 받았죠.”
태양광 발전기를 ‘손바닥 안에’
풍속 25m/sec는 어느 정도의 바람세기일까.
보통 ‘폭풍 경보’는 평균 최대 풍속 21m/sec 이상의 바람이 3시간 이상 계속될 것으로 예상될 때 발효한다. 또 순간 풍속이 25m/sec 이상 예상될 때 발효한다. 다시 말해 ‘GPS 로봇 솔라’ 시스템은 매서운 폭풍에도 끄떡없다는 얘기다. 유 회장은 “비바람과 폭설이 몰아치는 날이면, 태양광 모듈이 어떤 영향을 받을지 예의주시하며 밤을 새웠다”고 설명한다.
‘GPS 로봇 솔라’는 PC나 스마트폰을 이용해 언제 어디서나 발전상황을 실시간 감시할 수 있다. 덩치 큰 태양광 발전기를 ‘손바닥 안에서’ 조작할 수 있다는 얘기다. 유 회장의 말이다.
“PC나 스마트폰으로 태양광 시스템을 ‘내 손 안’에서 들여다 볼 수 있다는 점도 자랑거리죠. 태양광 발전기 내 각 회로에 대한 관리가 가능하고 모듈에 이상이 생길 경우 자동 차단 및 경보 신호도 보내죠. 고장을 미리 알게 하는 ‘고장 예지(豫知) 알고리듬’ 기능을 더해 24시간 고장, 유지, 보수 진단이 가능하다는 점이 특징입니다. 이게 신기술이 아니고 뭐겠습니까.”
이 기술은 태양광 발전기에 컴퓨터 CPU와 와이파이(wi-fi)칩을 탑재한 ‘M2M(Machine-to-machine·사물지능통신) 전용 칩’을 부착하면서 상용화했다. 사물지능통신은 방송통신망을 이용해 기기(機器) 간 정보를 주고받거나 제어하는 기술을 말한다. ‘GPS 로봇 솔라’ 시스템은 네트워크 없이 무선으로 태양광 발전기의 운전상태와 오류사항을 점검하고 관리하는 플랫폼 기능을 갖췄다. 이런 첨단기술 덕분에 ‘GPS 로봇 솔라’는 국내 기업 최초로 유럽CE 인증을 획득했다. CE(Conformity European)는 독일, 영국을 포함한 유럽 21개국과 스위스, 노르웨이 등 유럽 준회원국 7개국에서 통용되는 국제안전인증 제도이다.
유 회장은 “CE 인증 획득으로 태양광 산업의 본고장인 유럽에서도 태양광 분야의 수주가 가능해졌다”며 “해외시장 확대를 목표로 품질향상에 더욱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대중공업, KOTRA와 손을 잡다
흥미로운 점은 케이디파워의 세계시장 공략법이다. 케이디파워는 태양광 발전기의 제조·설계·시공을 맡되, 태양광 발전 모듈은 현대중공업 제품으로 택했다.
해외시장은 KOTRA와 현대중공업의 해외 네트워킹을 활용해 시장공략에 나서고 있다. 공공(公共)·대·중소기업 간 상생협력의 모델인 셈이다.
유종문 회장은 “사업의 시너지 효과를 내기 위해 대기업은 사업개발, 중소기업은 특화된 분야의 기술개발, 여기에 정부 유관기관들의 현지 네트워킹 및 정보지원이 더해지는 형태의 상생모델”이라고 강조한다. 계속된 그의 말이다.
“케이디파워는 태양광 발전기 분야에 뛰어들기 전부터 전기 인버터, 변압기, 배전반 분야에 세계적인 기술을 갖고 있었습니다. 반면 태양광 모듈은 현대중공업이 기술력을 갖고 있었어요. 지난해 유럽에서 진행된 태양광 모듈 성능검사에서 현대중공업 모듈이 유럽에 손색이 없고, 중국산(産)보다 14~15% 가량 전기 생산 효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지요. 케이디파워와 현대중공업의 ‘윈-윈’이 그렇게 해서 가능해진 겁니다.”
국내 태양광 중소기업들은 해외시장에 진출하고 싶어도 낮은 브랜드 인지도와 마케팅 능력, 현지 시장 상황과 시장의 요구를 읽는 능력에서 한계가 있어 왔다. 케이디파워는 다른 업체보다 발 빠르게 현대중공업, KOTRA와 손을 잡고 3㎾에서 7㎾ 규모의 독립형 태양광 발전시스템을 브랜드화시켜 해외시장 공략에 나선 것이다.
“처음에는 우리 같은 중소기업이 접근하는데 KOTRA의 문턱이 너무 높다고 생각했어요. 막상 접근해 보니 KOTRA 오성근 부사장과 대외협력관실 강영수 처장이 적극적으로 시장개척에 도움을 주었습니다. 또 대기업과의 ‘동반성장’도 막연하게 느껴졌지만 기술력과 상품성 면에서 서로가 보완 관계였어요.”
미얀마를 감동시키다
‘GPS 로봇 솔라’ 제품의 해외시장 개척지는 미얀마였다. 그런데 케이디파워의 시장공략 방식은 통상의 돈벌이 방식이 아니었다.
케이디파워는 지난 4월 21일부터 일주일 동안 전력사정이 나쁜 미얀마의 오지마을 ‘세테인(Sate Tain)’을 찾아가 최신 태양광 발전설비를 무상 기증했다. 3㎾ 발전규모로 이 지역 주민 200가구가 쓸 수 있는 전력량이라고 한다.
세테인은 미얀마 수도 네피도(Nay Pyi Taw)에서 차량으로 4시간쯤 떨어진 곳으로 주변에 불교 유적이 산재해 있다. 200가구의 주민이 산간(山間)경지를 개간하며 옹기종기 살아가고 있다고 한다. 유 회장의 말이다.
“우리 회사는 태양광 시설과 기술인력 파견을 위해 쓴 경비 6만 달러를 자체 부담했습니다. 이런 기증의 배경에 KOTRA가 있어요.”
지난 4월 초 KOTRA와 미얀마 상공회의소가 주관하는 ‘2012 한·미얀마 경제협력 포럼’이 열렸다. 이 포럼에 테인 세인 대통령이 직접 참석했다고 한다. 케이디파워는 미얀마 상공인과 관료들 앞에서 ‘GPS 로봇 솔라’를 선보였다. 유 회장의 계속된 말이다.
“제품 홍보도 하고 자연스레 미얀마 정부 측과도 연결이 됐어요. 모두 KOTRA의 도움으로 가능했습니다. 태양광 기증 과정에 미얀마 산업자원부 장관 지시로 공무원 10여 명이 파견됐고, 현지 태양광 전문업체인 어스(EARTH)사와 협력해 미얀마 시장을 개척할 예정이지요. 한·미얀마 협력 증진에 중소기업인 케이디파워가 기여를 한 셈이죠.”
케이디파워 측은 ‘미얀마 그린봉사단’을 구성해 며칠 동안 땀을 흘려 태양광 발전기를 설치했다. 또 가정 내 전등은 물론 마을 외등까지 달았다. 촛불로 밤을 지새던 오지마을에 전깃불이 켜지자 주민들이 감격해 했다고 한다. 마치 시각장애인에게 인공 망막을 이식한 것과 다름없었다. 유 회장은 “평생 전기 문명을 경험하지 못했던 이들에게 빛을 선물했다는 자부심을 느낀다”며 “전등 아래서 얼싸안고 눈물을 흘리며 축제를 열던 모습을 잊을 수 없다”고 회상한다.
제품도 안 보고 태양광 발전기 3대 先주문
“마을 주민이 가장 많이 모이는 우물가에 외등을 달았더니 ‘이제 우물가에서 목욕하기는 틀렸다’고 하며 웃더군요. 앞으로 매년 미얀마에서 봉사활동을 할 겁니다. 그래서 제품 수명이 다하는 날까지 ‘무한 보증’하는 기업 이미지를 미얀마 국민들에게 심어줄 겁니다.”
케이디파워의 ‘GPS 로봇 솔라’ 제품을 직접 경험하고 높이 평가한 미얀마 정부는 80㎾ 규모 발전기 1대, 160㎾ 1대, 280㎾ 1대 등 3대의 태양광 발전기를 구매하겠다는 주문서를 보내왔다. 금액은 1억원 정도. 서진호 상무의 말이다.
“세계 기업들이 미얀마 시장 공략을 서두르고 있는데 한국의 중소기업이 먼저 도전한 셈입니다. 아직 수주 규모는 보잘것없지만, 무상 기증의 신뢰 덕분에 미얀마 정부가 우리 제품을 보지도 않고 3대를 선(先)주문했다는 데 의미를 두고 싶어요.”
케이디파워는 향후 미얀마에다 50~100mW 규모의 태양광 발전소를 지을 계획이다. 금액으로 따지면 2000억원 규모. 현대중공업과 KOTRA의 상생협력, 무상 기증으로 닦은 미얀마 국민과의 신뢰를 토대로 미얀마를 ‘태양광 국가’로 만들겠다는 복안이다.
이를 위해 6월 중 케이디파워와 현지 태양광 업체인 어스사, KOTRA, 미얀마 산업자원부와 ‘미얀마 태양광 사업 업무협약(MOU)’을 체결할 예정이다. 서 상무는 “미얀마를 발판으로 현재 인도네시아와 캄보디아 등 동남아 시장을 적극 공략 중”이라며 “아프리카와 제3세계로 계속 시장을 넓혀가겠다”고 말했다.
현재 국내 태양광 기업들은 새로운 전환기를 맞고 있다. 또 국내 내수(內需)시장은 태양광 설비의 공급 과잉과 과다 경쟁으로 단가 하락에 직면해 있다. 그러나 일본이 태양광 발전량을 연내 600만㎾까지 확충할 계획을 세우는 등 각국의 세계 태양광 에너지 시장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문제는 기술개발과 해외 시장공략. 케이디파워의 사례가 전범(典範)이 될 수 있다. 자체 기술개발을 토대로 KOTRA의 해외시장 정보, 대기업의 영업과 종합운영 컨설팅 능력이 결합한다면 해외시장 개척도 어렵지 않을 것이다. 유 회장의 말이다.
“한국이 세계 태양광 에너지 산업을 선도하기 위해선 정부 지원과 투자를 더 늘려야 합니다. 현재 태양광 주택에 지원하는 정부보조금 비율을 줄여선 곤란해요. 그런 바탕 위에 태양광 선진국과 제대로 경쟁할 수 있습니다.”⊙
[인터뷰] ㈜케이디파워 유종문 회장
“정년 없는 회사로 만들 것”
⊙ 창업자 박기주 의장 “신뢰 경영의 기초는 내부 경영의 신뢰에서 온다”
⊙ 과감한 ‘권한이양’과 ‘목표의 공유·교감’이 성공비결
태양광 전문기업 ㈜케이디파워 그룹 유종문 회장은 일 중독자다. 술, 담배도 안 하는 그의 유일한 취미는 ‘일’이다. 유 회장과 창업자인 박기주(朴錤朱) 이사회 의장은 오전 6시30분이면 어김없이 회사에 들어선다. 반기호 대표(潘基縞·반기문 UN 사무총장의 동생), 김임배(金姙培) 대표 역시 다르지 않다. 이들 케이디파워 4인방은 업무량이 살인적이라는 점에서 닮은꼴이다.
정열과 진짜 열정은 달라
유 회장은 “열정을 가지고 일하는 사람이 좋다”며 일할 때도, 말할 때도, 밥 먹을 때도 열정적으로 임한다. 지난해 매출액이 990억원, 연성장률이 30%가 넘지만, 운전기사도 없이 일주일에 몇 번씩 차를 몰아 지방출장을 간다. 사원들에게 “열정을 가지고 정직하게 죽을 각오로 일하면 실패할 리가 없다”고 말한다. 이를 ‘일벌레의 철학’이라 스스로 명명(命名)한다.
“저와 박기주 의장은 케이디파워를 정년이 없는 회사로 만들 겁니다. 케이디파워 문화에 잘 적응하는 사람은 끝까지 갑니다. 회사 간부 중 72세인데도 왕성히 일하시는 분이 계세요. 창업자이신 박 의장은 ‘정열과 진짜 열정은 다르다’는 말을 자주 합니다. 단거리 달리기는 정열만으로도 얼마든지 시작할 수 있지만 한번 불타올랐다가 사그라지고 말아요. 그러나 진짜 열정은 노력과 학습과 목표의식으로 재생산됩니다.”
사실 성공한 기업은 (사원들을) 억지로 쥐어짜지 않는다. 고객들이 사지 않고서는 못 배기게 하고, 사원들을 스스로 일하게 만든다.
케이디파워는 일에 대한 목표의식을 강조하되 사원들에 대한 자율과 공유를 중시한다. 이것이 톱니바퀴처럼 조직원을 하나로 묶게 하고, 회사의 경영 시스템을 신뢰하게 만든다. 유 회장은 이를 시나리오 경영, 스마트 경영, 사이버 경영 등 3가지로 부른다.
“시나리오 경영은 구체적으로 방향을 선별하고, 세세한 부분까지 기획하며, 이를 하위조직까지 공유하는 철저한 기획 중심의 경영을 말합니다. 철저한 방향 선별과 기획은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으니까요. 그 위에 연구개발, 제조, 마케팅 등 각 방면에서 가치 공동체를 구축하고, 수평적인 역할 분담을 통해 한 방향의 문화를 공유하는 경영을 추구합니다. 우리는 이를 스마트 경영이라 불러요.”
케이디파워의 조직문화 특징은 가족적이고 수평적이라는 점이다. 회사는 사원의 생일은 물론 결혼기념일까지 일일이 챙긴다. 조만간 자녀 생일까지 축하해 줄 계획이다. 1년에 두 번 영화관을 통째로 빌려 사원 가족이 함께 영화를 관람한다. 명절 때는 격려금으로 장보기 행사도 갖는다.
“‘신뢰 경영의 기초는 내부 경영의 신뢰에서 온다.’ 창업주의 정신입니다. 많은 기업이 외부 고객에게만 신뢰를 지키면 지지를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중요한 것은 내부입니다. 커다란 줄기를 공유하고 각자의 업무를 권한 이양해 서로의 자율권과 기능을 극대화해야 합니다.”
재택근무도 가능
케이디파워의 사이버 경영은 ‘e-프로세스 경영’이라고 부른다. 전 직원에게 노트북을 지급해 조직원 간 정보 공유가 이뤄지도록 했다. 유 회장은 “지난 1998년부터 자체 개발한 툴을 이용해 사내 정보공유와 업무를 오픈하고 있다”며 “e-프로세스 자료실에서 일반 인터넷 검색엔진과 같이 원하는 키워드를 넣으면 모든 관련 자료를 확인할 수 있다”고 말한다.
언젠가 회사를 직접 찾은 김문수(金文洙) 경기도지사도 e-프로세스의 효율성에 반했다는 일화도 들린다. 유 회장은 “우리 회사는 종이결재가 없다. 전자문서는 물론 전자 쪽지로 의견을 나누고 스마트폰으로 e-프로세스 결재까지 한다”며 “올 하반기부터는 재택근무 혁신을 도입하려 한다”고 강조한다.
“케이디파워의 성공은 과감한 ‘권한 이양’, ‘목표의 공유와 교감’ 덕분이었습니다. 이런 신뢰경영 시스템은 궁극적으로 각 개인의 능력을 키우고, 조직의 역량을 모아 한 방향의 목표를 향해 모험을 감행하게 만들었습니다.”⊙
최근 방한(訪韓)한 《노동의 종말》의 저자 제레미 리프킨 교수는 “화석 연료가 이끌어온 2차 산업 혁명의 시대가 끝나고, 재생에너지와 커뮤니케이션 혁명이 결합된 3차 산업혁명이 도래하는 데 그 주역이 한국”이라고 했다. ‘3차 산업혁명’의 앞자리에 한국의 ‘태양광 발전’이 놓이게 된다면, 국내 1위 태양광 전문기업인 ㈜케이디파워(KD POWER) 그룹의 위상도 더욱 커질지 모른다.
케이디파워 그룹 유종문(劉鍾文) 회장은 “태양광 발전은 19세기 철도 산업, 20세기 자동차 산업에 버금가는 산업으로 성장할 것”이라며 “원자력이나 화력 발전소에 비해 짧은 공기(工期), 값싼 건설비와 운영비, 그러나 경제성과 열효율에서 뒤지지 않는 태양광 발전이 미래의 코어 산업이 될 것”이라 말한다.
태양광 발전은 장소와 위치의 제약이 적을 뿐 아니라 산업·가정·자동차·생활용품 등 다양한 곳에서 활용이 가능하다. 유 회장은 “태양이 사라지지 않는 한, 고갈 가능성도 없고 안전하다”고 강조한다.
인공위성 형태의 ‘우주 기반’ 태양광 발전은 아직 까마득한 일이지만, 다양한 형태의 기술진보는 벌써부터 이뤄지고 있다. 대표적인 기술이 케이디파워가 개발한 ‘GPS 로봇 솔라’ 시스템이다.
| ▣ 태양광이란? 태양광 발전은 태양의 빛에너지를 변환시켜 전기를 생산하는 발전기술을 말한다. 햇빛을 받으면 광전효과에 의해 전기를 발생하는 태양전지를 이용해 전력을 생산한다. 태양광 발전시스템은 태양전지(solar cell)로 구성된 모듈(module·집열판)과 축전지 및 전력 변환 장치로 구성된다. 에너지원이 청정·무제한이라는 점, 필요한 장소에서 필요량의 발전이 가능하다는 점, 유지보수가 용이하고 무인화가 가능하다는 점, 긴 수명(20년 이상)이 장점이다. 그러나 전력생산량이 지역별 일사량에 의존하고, 초기 투자비와 발전단가가 높다는 점이 단점으로 꼽힌다. |
24시간 태양을 좇는 시스템
기존의 태양광 모듈은 차양 지붕에 고정돼 있지만 ‘GPS 로봇 솔라’ 시스템은 태양의 움직임에 따라 태양광 모듈이 동쪽에서 서쪽으로 자동 회전토록 설계돼 있다. 유 회장은 “지난 30년간 태양의 평균 이동경로를 프로그램화한 ‘24시간 궤적 캠’을 개발해 태양광 집열판이 햇빛에 따라 움직이도록 고안했다”며 “3년간의 기술개발 끝에 지난해 10월 시제품을 만들었다”고 설명한다. 그의 말이다.
“각 나라별로 태양의 이동주기와 경로가 다르지만, 궤적 프로그램에 데이터를 입력하면 세계 어디서든 설치할 수 있어요. 설치비용은 기존 고정식 발전모듈에 비해 7~8% 더 들지만, 에너지 효율은 최대 38% 이상 증가되는 효과가 있었습니다. 7%의 비용 증가로 연간 38%의 에너지 효율을 올릴 수 있으니 당연히 경제적이죠.”
―태양의 이동에 따라 집열판이 움직이면 열효율이 확실히 높겠는데요.
“그럼요. GPS(위성위치확인시스템) 기술을 응용한 ‘24시간 궤적 캠’이 태양광 모듈의 고도각, 방위각을 동시 추적해 군더더기 없이 햇빛을 모을 수 있어요.”
―‘궤적 캠’이 신기술이네요.
“일종의 ‘고효율 모터’인데요, 커다란 태양광 모듈을 떠받치면서 태양의 회전에 따라 부지런히 이동하도록 설계돼 있어요. 우리 인체와 비교한다면 머리와 몸을 이어주는 ‘목’, 그러니까 ‘경추 신경’과 같아요. 세계 최초로 개발해 현재 특허 출원 중이죠.”
곁에 있던 해외정책사업부 서진호(徐振豪) 상무는 “기존 재래식 태양광 발전기와 비교해 일출·일몰·흐린 날에 에너지 효율이 더 높고 하루 평균 2시가량 발전량이 증대된다”고 말했다.
수많은 기술적 난관이 예상되는 대목이다. 태양광 시스템과 첨단 IT 기술을 접목시켜야 했기에 연구진의 땀과 노력이 배가됐다. 케이디파워는 200여 명의 임직원 중 연구원이 30% 정도다. 서 상무의 말이다.
“비바람과 태풍, 다양한 기후적 특성을 적용하기 위해 강원도 강릉 경포대, 경기도 김포의 공장, 양주의 아파트 단지, 광주의 주택가에 태양광 모듈을 설치했습니다. 전북대 풍동실험센터를 통해 풍속 25m/sec에도 견딜 수 있다는 인증을 받았죠.”
태양광 발전기를 ‘손바닥 안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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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주 태양광 발전 상상도. 벌집처럼 생긴 위성 태양전지판이 태양광을 받아 전기를 생산하며, 이후 전기는 마이크로파로 변환돼 지구로 전송된다. 지구에선 다시 마이크로파를 전기로 바꿔 사용하게 된다. /NASA 제공 |
보통 ‘폭풍 경보’는 평균 최대 풍속 21m/sec 이상의 바람이 3시간 이상 계속될 것으로 예상될 때 발효한다. 또 순간 풍속이 25m/sec 이상 예상될 때 발효한다. 다시 말해 ‘GPS 로봇 솔라’ 시스템은 매서운 폭풍에도 끄떡없다는 얘기다. 유 회장은 “비바람과 폭설이 몰아치는 날이면, 태양광 모듈이 어떤 영향을 받을지 예의주시하며 밤을 새웠다”고 설명한다.
‘GPS 로봇 솔라’는 PC나 스마트폰을 이용해 언제 어디서나 발전상황을 실시간 감시할 수 있다. 덩치 큰 태양광 발전기를 ‘손바닥 안에서’ 조작할 수 있다는 얘기다. 유 회장의 말이다.
“PC나 스마트폰으로 태양광 시스템을 ‘내 손 안’에서 들여다 볼 수 있다는 점도 자랑거리죠. 태양광 발전기 내 각 회로에 대한 관리가 가능하고 모듈에 이상이 생길 경우 자동 차단 및 경보 신호도 보내죠. 고장을 미리 알게 하는 ‘고장 예지(豫知) 알고리듬’ 기능을 더해 24시간 고장, 유지, 보수 진단이 가능하다는 점이 특징입니다. 이게 신기술이 아니고 뭐겠습니까.”
이 기술은 태양광 발전기에 컴퓨터 CPU와 와이파이(wi-fi)칩을 탑재한 ‘M2M(Machine-to-machine·사물지능통신) 전용 칩’을 부착하면서 상용화했다. 사물지능통신은 방송통신망을 이용해 기기(機器) 간 정보를 주고받거나 제어하는 기술을 말한다. ‘GPS 로봇 솔라’ 시스템은 네트워크 없이 무선으로 태양광 발전기의 운전상태와 오류사항을 점검하고 관리하는 플랫폼 기능을 갖췄다. 이런 첨단기술 덕분에 ‘GPS 로봇 솔라’는 국내 기업 최초로 유럽CE 인증을 획득했다. CE(Conformity European)는 독일, 영국을 포함한 유럽 21개국과 스위스, 노르웨이 등 유럽 준회원국 7개국에서 통용되는 국제안전인증 제도이다.
유 회장은 “CE 인증 획득으로 태양광 산업의 본고장인 유럽에서도 태양광 분야의 수주가 가능해졌다”며 “해외시장 확대를 목표로 품질향상에 더욱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대중공업, KOTRA와 손을 잡다
흥미로운 점은 케이디파워의 세계시장 공략법이다. 케이디파워는 태양광 발전기의 제조·설계·시공을 맡되, 태양광 발전 모듈은 현대중공업 제품으로 택했다.
해외시장은 KOTRA와 현대중공업의 해외 네트워킹을 활용해 시장공략에 나서고 있다. 공공(公共)·대·중소기업 간 상생협력의 모델인 셈이다.
유종문 회장은 “사업의 시너지 효과를 내기 위해 대기업은 사업개발, 중소기업은 특화된 분야의 기술개발, 여기에 정부 유관기관들의 현지 네트워킹 및 정보지원이 더해지는 형태의 상생모델”이라고 강조한다. 계속된 그의 말이다.
“케이디파워는 태양광 발전기 분야에 뛰어들기 전부터 전기 인버터, 변압기, 배전반 분야에 세계적인 기술을 갖고 있었습니다. 반면 태양광 모듈은 현대중공업이 기술력을 갖고 있었어요. 지난해 유럽에서 진행된 태양광 모듈 성능검사에서 현대중공업 모듈이 유럽에 손색이 없고, 중국산(産)보다 14~15% 가량 전기 생산 효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지요. 케이디파워와 현대중공업의 ‘윈-윈’이 그렇게 해서 가능해진 겁니다.”
국내 태양광 중소기업들은 해외시장에 진출하고 싶어도 낮은 브랜드 인지도와 마케팅 능력, 현지 시장 상황과 시장의 요구를 읽는 능력에서 한계가 있어 왔다. 케이디파워는 다른 업체보다 발 빠르게 현대중공업, KOTRA와 손을 잡고 3㎾에서 7㎾ 규모의 독립형 태양광 발전시스템을 브랜드화시켜 해외시장 공략에 나선 것이다.
“처음에는 우리 같은 중소기업이 접근하는데 KOTRA의 문턱이 너무 높다고 생각했어요. 막상 접근해 보니 KOTRA 오성근 부사장과 대외협력관실 강영수 처장이 적극적으로 시장개척에 도움을 주었습니다. 또 대기업과의 ‘동반성장’도 막연하게 느껴졌지만 기술력과 상품성 면에서 서로가 보완 관계였어요.”
미얀마를 감동시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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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반기호 ㈜케이디파워 대표(오른쪽)가 미얀마 정부 관계자와 태양광 발전기 무상 기증서를 교환하고 있다. |
케이디파워는 지난 4월 21일부터 일주일 동안 전력사정이 나쁜 미얀마의 오지마을 ‘세테인(Sate Tain)’을 찾아가 최신 태양광 발전설비를 무상 기증했다. 3㎾ 발전규모로 이 지역 주민 200가구가 쓸 수 있는 전력량이라고 한다.
세테인은 미얀마 수도 네피도(Nay Pyi Taw)에서 차량으로 4시간쯤 떨어진 곳으로 주변에 불교 유적이 산재해 있다. 200가구의 주민이 산간(山間)경지를 개간하며 옹기종기 살아가고 있다고 한다. 유 회장의 말이다.
“우리 회사는 태양광 시설과 기술인력 파견을 위해 쓴 경비 6만 달러를 자체 부담했습니다. 이런 기증의 배경에 KOTRA가 있어요.”
지난 4월 초 KOTRA와 미얀마 상공회의소가 주관하는 ‘2012 한·미얀마 경제협력 포럼’이 열렸다. 이 포럼에 테인 세인 대통령이 직접 참석했다고 한다. 케이디파워는 미얀마 상공인과 관료들 앞에서 ‘GPS 로봇 솔라’를 선보였다. 유 회장의 계속된 말이다.
“제품 홍보도 하고 자연스레 미얀마 정부 측과도 연결이 됐어요. 모두 KOTRA의 도움으로 가능했습니다. 태양광 기증 과정에 미얀마 산업자원부 장관 지시로 공무원 10여 명이 파견됐고, 현지 태양광 전문업체인 어스(EARTH)사와 협력해 미얀마 시장을 개척할 예정이지요. 한·미얀마 협력 증진에 중소기업인 케이디파워가 기여를 한 셈이죠.”
케이디파워 측은 ‘미얀마 그린봉사단’을 구성해 며칠 동안 땀을 흘려 태양광 발전기를 설치했다. 또 가정 내 전등은 물론 마을 외등까지 달았다. 촛불로 밤을 지새던 오지마을에 전깃불이 켜지자 주민들이 감격해 했다고 한다. 마치 시각장애인에게 인공 망막을 이식한 것과 다름없었다. 유 회장은 “평생 전기 문명을 경험하지 못했던 이들에게 빛을 선물했다는 자부심을 느낀다”며 “전등 아래서 얼싸안고 눈물을 흘리며 축제를 열던 모습을 잊을 수 없다”고 회상한다.
▣ 새로운 도전에 직면한 태양광 에너지 산업
태양광 모듈의 원료인 폴리실리콘(Polysilicon·태양전지의 1차 소재)과 모듈값이 폭락해 태양광 산업 전망이 불투명하다는 얘기가 나온다. 세계 시장이 연간 40%의 성장세를 이어갔지만 치열한 경쟁과 자본을 갖춘 대기업의 공세, 과잉투자와 공급과잉으로 제품 가격이 크게 떨어졌다.업계에 따르면, 태양광 사업에 대한 투자계획을 철수했거나 보류한 기업은 SK케미컬, LG화학 등이라고 한다. 현대중공업, 삼성SDI, LG전자 등 태양광 모듈업체들 역시 모듈값 하락으로 울상이다. 지난해 초 와트(W)당 1.6달러 수준에서 최근 0.9달러까지 낮아졌다. ㈜케이디파워 측은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선 공정단축 및 원가절감을 위한 기술개발, 원료부터 제품까지의 기술적 일관성에 의한 수직 계열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업계 간 ‘숨고르기’가 끝나면 시장은 다시 활황(活況)곡선을 그릴 것이란 예상이 적지 않다. 현재는 유럽시장 중심이지만, 향후 2~3년 뒤 미국과 일본, 중국, 인도, 동남아, 아프리카 시장을 중심으로 태양광 시장이 급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
제품도 안 보고 태양광 발전기 3대 先주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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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PS 로봇 솔라’는 스마트폰을 이용해 언제 어디서나 태양광 발전상황을 실시간 감시할 수 있다. |
케이디파워의 ‘GPS 로봇 솔라’ 제품을 직접 경험하고 높이 평가한 미얀마 정부는 80㎾ 규모 발전기 1대, 160㎾ 1대, 280㎾ 1대 등 3대의 태양광 발전기를 구매하겠다는 주문서를 보내왔다. 금액은 1억원 정도. 서진호 상무의 말이다.
“세계 기업들이 미얀마 시장 공략을 서두르고 있는데 한국의 중소기업이 먼저 도전한 셈입니다. 아직 수주 규모는 보잘것없지만, 무상 기증의 신뢰 덕분에 미얀마 정부가 우리 제품을 보지도 않고 3대를 선(先)주문했다는 데 의미를 두고 싶어요.”
케이디파워는 향후 미얀마에다 50~100mW 규모의 태양광 발전소를 지을 계획이다. 금액으로 따지면 2000억원 규모. 현대중공업과 KOTRA의 상생협력, 무상 기증으로 닦은 미얀마 국민과의 신뢰를 토대로 미얀마를 ‘태양광 국가’로 만들겠다는 복안이다.
이를 위해 6월 중 케이디파워와 현지 태양광 업체인 어스사, KOTRA, 미얀마 산업자원부와 ‘미얀마 태양광 사업 업무협약(MOU)’을 체결할 예정이다. 서 상무는 “미얀마를 발판으로 현재 인도네시아와 캄보디아 등 동남아 시장을 적극 공략 중”이라며 “아프리카와 제3세계로 계속 시장을 넓혀가겠다”고 말했다.
현재 국내 태양광 기업들은 새로운 전환기를 맞고 있다. 또 국내 내수(內需)시장은 태양광 설비의 공급 과잉과 과다 경쟁으로 단가 하락에 직면해 있다. 그러나 일본이 태양광 발전량을 연내 600만㎾까지 확충할 계획을 세우는 등 각국의 세계 태양광 에너지 시장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문제는 기술개발과 해외 시장공략. 케이디파워의 사례가 전범(典範)이 될 수 있다. 자체 기술개발을 토대로 KOTRA의 해외시장 정보, 대기업의 영업과 종합운영 컨설팅 능력이 결합한다면 해외시장 개척도 어렵지 않을 것이다. 유 회장의 말이다.
“한국이 세계 태양광 에너지 산업을 선도하기 위해선 정부 지원과 투자를 더 늘려야 합니다. 현재 태양광 주택에 지원하는 정부보조금 비율을 줄여선 곤란해요. 그런 바탕 위에 태양광 선진국과 제대로 경쟁할 수 있습니다.”⊙
[인터뷰] ㈜케이디파워 유종문 회장
“정년 없는 회사로 만들 것”
⊙ 창업자 박기주 의장 “신뢰 경영의 기초는 내부 경영의 신뢰에서 온다”
⊙ 과감한 ‘권한이양’과 ‘목표의 공유·교감’이 성공비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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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조준우 |
정열과 진짜 열정은 달라
유 회장은 “열정을 가지고 일하는 사람이 좋다”며 일할 때도, 말할 때도, 밥 먹을 때도 열정적으로 임한다. 지난해 매출액이 990억원, 연성장률이 30%가 넘지만, 운전기사도 없이 일주일에 몇 번씩 차를 몰아 지방출장을 간다. 사원들에게 “열정을 가지고 정직하게 죽을 각오로 일하면 실패할 리가 없다”고 말한다. 이를 ‘일벌레의 철학’이라 스스로 명명(命名)한다.
“저와 박기주 의장은 케이디파워를 정년이 없는 회사로 만들 겁니다. 케이디파워 문화에 잘 적응하는 사람은 끝까지 갑니다. 회사 간부 중 72세인데도 왕성히 일하시는 분이 계세요. 창업자이신 박 의장은 ‘정열과 진짜 열정은 다르다’는 말을 자주 합니다. 단거리 달리기는 정열만으로도 얼마든지 시작할 수 있지만 한번 불타올랐다가 사그라지고 말아요. 그러나 진짜 열정은 노력과 학습과 목표의식으로 재생산됩니다.”
사실 성공한 기업은 (사원들을) 억지로 쥐어짜지 않는다. 고객들이 사지 않고서는 못 배기게 하고, 사원들을 스스로 일하게 만든다.
케이디파워는 일에 대한 목표의식을 강조하되 사원들에 대한 자율과 공유를 중시한다. 이것이 톱니바퀴처럼 조직원을 하나로 묶게 하고, 회사의 경영 시스템을 신뢰하게 만든다. 유 회장은 이를 시나리오 경영, 스마트 경영, 사이버 경영 등 3가지로 부른다.
“시나리오 경영은 구체적으로 방향을 선별하고, 세세한 부분까지 기획하며, 이를 하위조직까지 공유하는 철저한 기획 중심의 경영을 말합니다. 철저한 방향 선별과 기획은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으니까요. 그 위에 연구개발, 제조, 마케팅 등 각 방면에서 가치 공동체를 구축하고, 수평적인 역할 분담을 통해 한 방향의 문화를 공유하는 경영을 추구합니다. 우리는 이를 스마트 경영이라 불러요.”
케이디파워의 조직문화 특징은 가족적이고 수평적이라는 점이다. 회사는 사원의 생일은 물론 결혼기념일까지 일일이 챙긴다. 조만간 자녀 생일까지 축하해 줄 계획이다. 1년에 두 번 영화관을 통째로 빌려 사원 가족이 함께 영화를 관람한다. 명절 때는 격려금으로 장보기 행사도 갖는다.
“‘신뢰 경영의 기초는 내부 경영의 신뢰에서 온다.’ 창업주의 정신입니다. 많은 기업이 외부 고객에게만 신뢰를 지키면 지지를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중요한 것은 내부입니다. 커다란 줄기를 공유하고 각자의 업무를 권한 이양해 서로의 자율권과 기능을 극대화해야 합니다.”
재택근무도 가능
케이디파워의 사이버 경영은 ‘e-프로세스 경영’이라고 부른다. 전 직원에게 노트북을 지급해 조직원 간 정보 공유가 이뤄지도록 했다. 유 회장은 “지난 1998년부터 자체 개발한 툴을 이용해 사내 정보공유와 업무를 오픈하고 있다”며 “e-프로세스 자료실에서 일반 인터넷 검색엔진과 같이 원하는 키워드를 넣으면 모든 관련 자료를 확인할 수 있다”고 말한다.
언젠가 회사를 직접 찾은 김문수(金文洙) 경기도지사도 e-프로세스의 효율성에 반했다는 일화도 들린다. 유 회장은 “우리 회사는 종이결재가 없다. 전자문서는 물론 전자 쪽지로 의견을 나누고 스마트폰으로 e-프로세스 결재까지 한다”며 “올 하반기부터는 재택근무 혁신을 도입하려 한다”고 강조한다.
“케이디파워의 성공은 과감한 ‘권한 이양’, ‘목표의 공유와 교감’ 덕분이었습니다. 이런 신뢰경영 시스템은 궁극적으로 각 개인의 능력을 키우고, 조직의 역량을 모아 한 방향의 목표를 향해 모험을 감행하게 만들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