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① EU의 7500억 유로 규모 재정안정 메커니즘 구축
② ECB의 국채·회사채 매입
③ 미국과 유럽·일본·영국·캐나다·스위스 중앙은행 사이의 달러 스와프 협정 체결로 일단 위기 넘겨
⊙ 스페인으로 위기 확산은 안될 듯, 포르투갈·아일랜드는 위기 가능성 남아
⊙ 외국인 투자자금 이탈로 국내 주가 하락, 금리상승 가능성
崔聖煥
⊙ 1956년 대구 출생.
⊙ 고려대 경제학과 졸업. 美 펜실베이니아대 경제학 석·박사.
⊙ 한국은행 조사부·워싱턴사무소 과장, 조선일보 경제전문기자 역임.
現 고려대 경영전문대학원 겸임교수.
⊙ 저서: <최성환의 지청구 경제학> <얼굴 없는 대통령> <직장인을 위한 생존경제학>.
② ECB의 국채·회사채 매입
③ 미국과 유럽·일본·영국·캐나다·스위스 중앙은행 사이의 달러 스와프 협정 체결로 일단 위기 넘겨
⊙ 스페인으로 위기 확산은 안될 듯, 포르투갈·아일랜드는 위기 가능성 남아
⊙ 외국인 투자자금 이탈로 국내 주가 하락, 금리상승 가능성
崔聖煥
⊙ 1956년 대구 출생.
⊙ 고려대 경제학과 졸업. 美 펜실베이니아대 경제학 석·박사.
⊙ 한국은행 조사부·워싱턴사무소 과장, 조선일보 경제전문기자 역임.
現 고려대 경영전문대학원 겸임교수.
⊙ 저서: <최성환의 지청구 경제학> <얼굴 없는 대통령> <직장인을 위한 생존경제학>.
- 지난 5월 5일 재정긴축과 복지혜택 축소에 반대하는 그리스 시위대가 경찰에게 돌을 던지고 있다.
이제 마지막 수순까지 왔다. 그리스발(發) 재정위기를 막기 위해 유럽뿐 아니라 미국도 돈을 찍어 내기로 했다. 최후의 보루라고 할 수 있는 발권력(發券力)까지 동원하기로 한 것이다. 이 정도로 ‘가능한 모든 수단(full range of means)’을 투입했는데도 불구하고 금융시장이 신뢰와 안정을 회복하지 못한다면 남은 것은 파국(破局), 제2의 글로벌 금융위기가 아닐까?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가 첫 번째 강진(强震)이었다면, 이번 그리스발 재정위기는 여진(餘震)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제대로 수습하지 못한다면 강진에서 아직 제대로 회복되지도 않은 상황에서 더 큰 여진이 닥치는 격이어서 그 피해가 엄청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 때문에 만약 이번에 파국이 온다면 그 파괴력은 그야말로 1930년대의 대공황에 못지않을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
그렇다면 그리스발 재정위기가 이번에야말로 진짜 수습국면으로 접어든 것으로 볼 수 있는가? 앞으로 포르투갈이나 아일랜드, 스페인 또는 더 나아가 미국과 영국, 일본 등으로 확산될 가능성은 없는가? 사태의 국면에 따라 글로벌 경제는 물론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어느 정도일까?
超국가적 구제금융기금으로는 최초
먼저 이번 그리스발 사태를 수습국면으로 전환시킨 결정적인 조치는 크게 세 가지로 볼 수 있다.
첫 번째는 유럽연합(EU)의 7500억 유로에 달하는 재정안정 메커니즘의 구축이고, 두 번째는 유럽중앙은행(ECB)의 국채 및 회사채 매입을 들 수 있다. 세 번째는 미국과 유럽·일본·영국·캐나다·스위스 중앙은행 사이의 달러 스와프 협정의 체결이다.
일요일인 5월 9일 EU 재무장관들은 11시간이 넘는 긴급회의를 통해 재정위기에 처한 회원국에 구제금융을 지원하는 항구적(恒久的)인 ‘재정안정 메커니즘’을 구축하기로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EU 차원에서 5000억 유로를 조성하고 국제통화기금(IMF)이 2500억 유로를 기여하는 형태로 구제금융기금을 만들기로 한 것이다. 위기가 발생할 경우 수혜국과 나머지 회원국 사이의 차관(借款) 및 채무보증 방식으로 구제금융을 신속하게 지원하는 메커니즘을 구축한 것이다.
이 같은 유럽의 재정안정 메커니즘은 초(超)국가적 구제금융기금의 조성으로는 첫 번째 케이스라고 할 수 있다. EU 차원에서 비(非)유로존 회원국을 대상으로 하는 500억 유로 규모의 재정안정지원기금을 운용해 왔지만, 이번의 경우 규모와 지원대상의 확대는 물론 IMF가 참여한다는 점에서 크게 다르다고 할 수 있다.
지금까지는 어느 한 나라가 경상수지 적자(赤字)의 지속 또는 금융기관의 대량 도산으로 외환위기 또는 금융위기를 겪을 경우 IMF가 구제금융을 주도해 왔다. IMF가 자체적으로 운용하고 있는 기금 중 일부를 사용하면서 세계은행 및 아시아개발은행(ADB) 등과 같은 지역개발은행과 공조(共助)하는 형식이었다. 그러니까 그간에는 상시적(常時的)인 기금을 마련해 두고 운용한 것이 아니라 그때그때 필요할 때마다 돈을 마련해 개별적으로 구제하는 방식이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아예 가용(可用)기금 규모를 정해 놓고 그 규모 내에서 구제금융을 집행하는 형식으로 바뀌는 것이다. “네가 필요할 때가 오면, 내가 알아서 돈을 빌려주겠다”고 하는 방식과 “이만큼의 기금을 만들어 놓았으니 회원이 필요로 할 경우 언제든지 돈을 빌려줄 수 있다”는 방식은 엄청난 차이가 있는 것이다. 기금을 만들어 놓으면 일종의 핫라인, 즉 언제든지 지원받을 수 있는 돈줄을 쥐고 있는 격이 되기 때문이다. 특히 7500억 유로(약 1조 달러)는 2008년 금융위기 당시 미국 정부가 투입한 7000억 달러를 넘어서는 규모로 시장의 예상을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ECB, 그리스 등의 國債 매입
여기다 ECB가 그리스 등 재정위기를 겪고 있는 국가들의 국채(國債)를 매입하기로 한 조치 또한 시장안정에 큰 역할을 할 것이다. 유로화를 공동통화로 사용하는 16개국을 아우르는 유로존의 중앙은행인 ECB가 국채 또는 회사채를 매입한다는 것은 발권력을 사용해서라도 위기수습에 나서겠다는 것이다.
사실 ECB는 그간 유로존의 국채를 매입할 수 없다는 유럽헌법으로 인해 그리스 사태 개입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여 왔었다. 5월 6일 개최한 정기 통화정책회의 때만 하더라도 국채 매입에 대해서는 논의조차 하지 않을 정도였다.
하지만 이후 사태가 급속히 악화되자 5월 9일 ECB는 시장안정을 위해 국채를 매입하는 동시에 유로화 가치 하락을 막기 위해 유로존 국가들의 공채와 민간 채권시장에 개입하겠다고 공식적으로 입장을 선회했다. 이후 10일부터 채권매입 실행업무를 맡고 있는 유로존 중앙은행들이 국채매입을 시작했고 장 클로드 트리셰 ECB 총재는 “각국 중앙은행이 필요한 만큼 국채매입을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직까지 정확한 매입 규모와 기간은 알려지지 않고 있다. 하지만 시장이 안정을 되찾을 때까지 계속 국채를 매입함으로써 돈(유로화)을 시중에 공급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다만 유로화가 지나치게 많이 공급될 경우 유로화 약세 및 인플레이션이라는 부작용을 가져올 우려가 있으므로 ECB는 적절한 선을 가늠하고 있을 것이다.
세 번째 조치인 달러 스와프 협정에 대해서도 앞의 두 조치에 못지않게 위기 해결에 핵심적 역할을 할 것이라는 기대를 받고 있다.
5월 10일 미국의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유럽·일본·영국·캐나다·스위스 중앙은행과 달러 스와프 협정을 체결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맺었던 통화스와프를 다시 부활시킨 것이다.
이는 유럽에서의 달러 조달은 물론 달러자금의 글로벌 경색 현상의 확산을 막는 데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달러를 발행하는 미국의 중앙은행이 ECB 등에 대해 달러가 부족할 경우 언제든지 빌려주겠다는 협정을 맺은 것이기 때문이다. 그간 유로화 공급에 인색하던 ECB가 유로화를 국채매입을 통해 시중에 공급하는 동시에 달러 공급에도 차질이 없도록 미국의 주도로 주요국 중앙은행들이 글로벌 공조를 강화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곧 달러든 유로든 돈은 얼마든지 공급이 가능하다는 버팀목을 시장에 제공하는 셈이다.
스페인으로 위기 확산은 안될 듯
결국 구제용 기금을 조성하고 그 기금 조성에 필요한 돈은 얼마든지 공급하겠다는 것이 5월 9~10일 사이에 나온 긴급조치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다.
이 같은 소식이 연이어 전해지면서 미국 등 글로벌 증시(證市)는 10일 하루 동안 최고 14%대까지 급등하는 모습을 보였다. 미국의 다우지수가 3.9%로 그중 낮은 편이었고 영국과 독일이 5%대, 그리스와 프랑스는 9%대, 이탈리아는 11%대에 달했다. 특히 스페인의 주가(株價)는 14.4%로 사상 최고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14.4%는 우리나라로 치면 거의 모든 종목이 상한가(15%)까지 올랐다는 것을 의미한다. 물론 그 다음 날 미국과 영국, 프랑스 등에서는 소폭 하락하기도 했지만 주식시장이 급락세를 멈추면서 안정세로 돌아서고 있다.
이 정도면 과연 확실한 수습국면에 접어든 것으로 볼 수 있을까? 대답은 ‘네, 그러나(Yes, but)’라고 할 수 있다.
일단 급한 불은 끄고 있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이다. 이번에 내놓은 조치들로 그리스가 국가부도 사태를 면하게 되는 것은 물론 포르투갈 또는 아일랜드나 스페인으로 사태가 확산되는 경우도 피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그리스와 포르투갈의 경제규모가 유로존에서 차지하는 비중(2009년 기준)은 각각 2.6%와 1.8%에 불과하지만 스페인의 비중은 11.7%에 달하고 있다. 따라서 만에 하나 포르투갈 또는 포르투갈과 경제규모가 비슷한 아일랜드가 위기로 빠져들 수는 있어도 유럽 내 경제규모 4위국인 스페인으로의 확산만은 막아낼 것으로 보는 것이다.
무엇보다 스페인이 위기를 겪게 된다면 이는 곧 동유럽을 포함한 전체 유럽의 위기이자 글로벌 위기로 확산될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이다. 아울러 이번에 내놓은 3가지 조치 이상의 조치를 생각할 수 없다는 점에서도 스페인으로의 확산은 반드시 피해야 할 경우의 수라고 할 수 있다.
남은 카드로 중국이 2조4000억 달러가 넘는 외환(外換)보유액으로 유로존의 국채매입에 나서는 경우를 예상해 볼 수 있다. 또한 중국에 더해 외환보유액이 많은 일본과 대만, 인도, 싱가포르 등이 공동으로 나설 수도 있다. 이처럼 중국 등이 나설 가능성은 현재로서는 낮고 거론되고 있지도 않지만 생각해 볼 만한 대안(代案)이라고 할 수 있다. 최악의 상황을 막기 위해 미국과 IMF 등이 요청할 경우 중국은 인심을 쓰는 동시에 글로벌 경제리더로 떠오를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놓치지 않으려고 할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그리스 사태가 더 이상 확산되지 않는다고 해도 문제가 완전히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채무가 많아서 위기를 맞이한 나라에 더 많은 채무를 얹어준 상황인 데다, 조만간 채무를 갚을 가능성도 낮기 때문이다.
프린스턴대의 폴 크루그먼 교수는 <뉴욕타임스>의 칼럼을 통해 그리스가 유로존에서 살아남기 위해 해야 할 3가지 방안을 들었다.
첫째는 그리스의 노동자들이 현실을 인정하고 대대적인 임금삭감을 감수하는 것이다. 여기에는 가장 큰 현안으로 대두되고 있는 연금삭감도 포함될 것이다.
두 번째는 ECB가 발권력을 통해 국채를 대량으로 매입함으로써 인플레이션을 일으켜 그리스 등 재정위기에 빠진 유로존의 실질부채를 줄여 주는 것이다.
세 번째는 유로존의 최대 경제국인 독일 등 상대적으로 재정상황이 좋은 나라들이 재정이 나쁜 나라들에 일종의 연방정부처럼 지원에 나서는 것이다.
크루그먼 교수는 3가지 모두 정치적으로 실행 가능성이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이번에 나온 조치는 세 번째 방안을 구체화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두 번째 방안의 하나인 국채매입도 인플레이션 유발까지 가지 않더라도 앞서 언급한 대로 위기극복의 초기단계에서는 상당한 효과를 발휘할 것이다.
그리스인들, 고통 감수 거부
그렇다면 과연 첫 번째 방안인 그리스 노동자들의 임금 및 연금 삭감이 대대적으로 이뤄질 수 있을 것인가?
사실 이 부분에 회의적(懷疑的)인 시각이 가장 많다고 할 수 있다. ‘코리아는 금(金)을 모았고, 그리스는 돌을 던진다’는 한 일간지(조선일보 5월 7일자)의 기사 제목처럼 그리스 국민들은 위기의 심각성을 깨닫지 못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이는 소득 및 복지 수준은 물론 국민성에서도 차이는 있겠지만 정부가 그간 너무 헤프게 재정을 집행한 반면, 세수(稅收)는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 수년간 계속된 결과라는 데 있다. 특히 그리스의 사회보장 관련 지출비중이 GDP 대비 18.0%로 OECD 회원국 평균인 15.2%를 크게 웃돌고 있다는 점은 높은 국가부채의 이자부담과 함께 재정지출의 경직성을 말해 주고 있다. 연금과 실업수당 등 정부의 복지혜택은 한번 수준이 높아질 경우 낮추기가 거의 불가능하다는 점도 감안해야 할 것이다.
그리스는 이번 위기를 어렵게 넘긴다고 하더라도 앞으로 부채(負債)를 갚아나갈 길이 막연한 상황이다. 제조업이 거의 없는 가운데 관광업 등 서비스업에 과도하게 의존해 온 경제여서 생산과 수출을 통해 돈을 마련할 산업이나 기업이 없기 때문이다. 더욱이 재정긴축을 하고 세금을 올리면 그리스 경제는 당분간 더 나빠질 것이므로 부채를 갚고 말고 할 겨를도 없게 될 것이다.
이런 가운데 위기에 대응하는 국민들의 태도에도 큰 차이가 있다. 1997년 외환위기 당시만 하더라도 우리나라 노동자들은 연금 및 실업수당 혜택이 거의 없었으므로 일반국민들이 저항하기는커녕, 정부의 개혁 및 구조조정에 순응하는 편이었다. 반면 그리스의 경우 연금 및 실업수당 혜택을 받는 국민들의 수가 많을 뿐 아니라, 현재의 노동자들도 미래에 받을 연금과 실업수당이 줄어드는 데 반대하고 나설 수밖에 없을 것이다. ‘누군가 허리띠를 졸라매야 하는 것은 알지만 나는 싫다’고 하고 있는 것이다. 이 같은 상황은 포르투갈과 스페인 등 대다수 유럽국가들이 정도의 차이는 있어도 엇비슷할 것이다.
EU, 각국 재정건전성에 대한 감시권한 강화
결국 이번 조치를 과연 물 빠진 펌프에 마중물을 붓는 것으로 볼 수 있느냐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견해가 더 많은 편이다.
마중물을 부어 펌프질을 해서 물이 제대로 나오면 마중물을 건질 수 있는 것은 물론 더 많은 물을 얻을 수 있다. 반면 펌프가 고장 났거나 수원(水源)이 말라 가고 있는 상태라면 아무리 마중물을 부어도 새로운 물이 나오기는커녕 마중물만 허비하고 말 것이다.
이에 따라 이번 조치는 고장 난 펌프에 마중물을 붓거나 밑 빠진 독에 물을 붓는 격이라는 비유가 더 맞아떨어질 것 같다. 고장 난 펌프나 밑 빠진 독은 근본적으로 고칠 부분을 고친 다음에야 제 기능을 발휘할 수 있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최악의 위기를 피하기 위해 돈을 부어 넣기는 하지만 근본적인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한 위기는 언제든지 또 터져 나올 수 있다고 보는 것이다.
게다가 EU 회원국들의 구제금융안 승인과 시기 및 그에 따른 구제금융자금의 적기 투입 여부가 불투명하다는 점도 앞으로의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 위기가 최악의 상황으로 갈 때까지 유로존 내 최대 경제국인 독일과 프랑스의 견해가 엇갈리면서 투자자들에게 명확한 메시지를 주지 못한 점도 사후적으로 짚어 봐야 할 것이다.
뿐만 아니라 이번 사태를 계기로 EU 정치지도자들의 단결력과 리더십의 발휘 정도에 따라 EU는 물론 유로존의 존속 여부가 계속 시험대에 오를 것이다. 특히 EU와 유로존의 집행부에 회원국의 재정건전성에 대한 더욱 강한 감시와 감독권한을 주는 방안도 보다 적극적으로 거론될 것이다. 그 결과에 따라 EU와 유로존이 유로화 사용이라는 통화(通貨)통합을 넘어 회원국에 대한 재정 감시 기능을 크게 강화함으로써 실질적인 경제통합을 이룰 전화위복(轉禍爲福)의 기회가 될 수도 있다.
국내 경제에 미치는 영향 제한적
마지막으로 그리스 사태가 우리나라 경제와 금융시장에 미칠 영향을 짚어 보기로 하자. 제조업의 경우 우리나라와 그리스 등과의 교역량이 많지 않아서 직접적인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 우리나라의 대(對)EU 수출비중은 12.8%(2009년 기준)로 중국(23.9%)에 이어 2번째로 높다. 그러나 그리스, 이탈리아, 포르투갈, 스페인의 4개국에 대한 수출비중은 2.2%에 불과하다. 다만 EU 수출비중이 높은 선반과 영상기기 등은 다소 영향을 받을 것이다. 건설업의 경우 유럽지역의 수주가 거의 없어서 직접적인 영향은 매우 미미한 상황이다. 다만 금융시장의 경우 전 세계적으로 안전자산 선호현상이 강해지면서 환율 변동성이 확대되고 유럽계를 중심으로 외국인 투자자금이 이탈하면서 주가가 떨어지고 채권 금리가 올라갈 가능성은 남아 있다고 할 수 있다.
현재로서는 국내 경제의 성장률을 하향조정할 필요성은 낮은 편이다. 최근 주요기관들이 내놓고 있는 5% 안팎의 성장이 아직은 가능한 범위라고 볼 수 있다. 그리스 사태가 유럽 전체로 확산되거나 장기화될 경우, 국내 경제 전반에 미치는 파급효과가 예상외로 커질 가능성에 대비해야 할 것이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가 첫 번째 강진(强震)이었다면, 이번 그리스발 재정위기는 여진(餘震)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제대로 수습하지 못한다면 강진에서 아직 제대로 회복되지도 않은 상황에서 더 큰 여진이 닥치는 격이어서 그 피해가 엄청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 때문에 만약 이번에 파국이 온다면 그 파괴력은 그야말로 1930년대의 대공황에 못지않을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
그렇다면 그리스발 재정위기가 이번에야말로 진짜 수습국면으로 접어든 것으로 볼 수 있는가? 앞으로 포르투갈이나 아일랜드, 스페인 또는 더 나아가 미국과 영국, 일본 등으로 확산될 가능성은 없는가? 사태의 국면에 따라 글로벌 경제는 물론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어느 정도일까?
超국가적 구제금융기금으로는 최초
먼저 이번 그리스발 사태를 수습국면으로 전환시킨 결정적인 조치는 크게 세 가지로 볼 수 있다.
첫 번째는 유럽연합(EU)의 7500억 유로에 달하는 재정안정 메커니즘의 구축이고, 두 번째는 유럽중앙은행(ECB)의 국채 및 회사채 매입을 들 수 있다. 세 번째는 미국과 유럽·일본·영국·캐나다·스위스 중앙은행 사이의 달러 스와프 협정의 체결이다.
일요일인 5월 9일 EU 재무장관들은 11시간이 넘는 긴급회의를 통해 재정위기에 처한 회원국에 구제금융을 지원하는 항구적(恒久的)인 ‘재정안정 메커니즘’을 구축하기로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EU 차원에서 5000억 유로를 조성하고 국제통화기금(IMF)이 2500억 유로를 기여하는 형태로 구제금융기금을 만들기로 한 것이다. 위기가 발생할 경우 수혜국과 나머지 회원국 사이의 차관(借款) 및 채무보증 방식으로 구제금융을 신속하게 지원하는 메커니즘을 구축한 것이다.
이 같은 유럽의 재정안정 메커니즘은 초(超)국가적 구제금융기금의 조성으로는 첫 번째 케이스라고 할 수 있다. EU 차원에서 비(非)유로존 회원국을 대상으로 하는 500억 유로 규모의 재정안정지원기금을 운용해 왔지만, 이번의 경우 규모와 지원대상의 확대는 물론 IMF가 참여한다는 점에서 크게 다르다고 할 수 있다.
지금까지는 어느 한 나라가 경상수지 적자(赤字)의 지속 또는 금융기관의 대량 도산으로 외환위기 또는 금융위기를 겪을 경우 IMF가 구제금융을 주도해 왔다. IMF가 자체적으로 운용하고 있는 기금 중 일부를 사용하면서 세계은행 및 아시아개발은행(ADB) 등과 같은 지역개발은행과 공조(共助)하는 형식이었다. 그러니까 그간에는 상시적(常時的)인 기금을 마련해 두고 운용한 것이 아니라 그때그때 필요할 때마다 돈을 마련해 개별적으로 구제하는 방식이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아예 가용(可用)기금 규모를 정해 놓고 그 규모 내에서 구제금융을 집행하는 형식으로 바뀌는 것이다. “네가 필요할 때가 오면, 내가 알아서 돈을 빌려주겠다”고 하는 방식과 “이만큼의 기금을 만들어 놓았으니 회원이 필요로 할 경우 언제든지 돈을 빌려줄 수 있다”는 방식은 엄청난 차이가 있는 것이다. 기금을 만들어 놓으면 일종의 핫라인, 즉 언제든지 지원받을 수 있는 돈줄을 쥐고 있는 격이 되기 때문이다. 특히 7500억 유로(약 1조 달러)는 2008년 금융위기 당시 미국 정부가 투입한 7000억 달러를 넘어서는 규모로 시장의 예상을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ECB, 그리스 등의 國債 매입
여기다 ECB가 그리스 등 재정위기를 겪고 있는 국가들의 국채(國債)를 매입하기로 한 조치 또한 시장안정에 큰 역할을 할 것이다. 유로화를 공동통화로 사용하는 16개국을 아우르는 유로존의 중앙은행인 ECB가 국채 또는 회사채를 매입한다는 것은 발권력을 사용해서라도 위기수습에 나서겠다는 것이다.
사실 ECB는 그간 유로존의 국채를 매입할 수 없다는 유럽헌법으로 인해 그리스 사태 개입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여 왔었다. 5월 6일 개최한 정기 통화정책회의 때만 하더라도 국채 매입에 대해서는 논의조차 하지 않을 정도였다.
하지만 이후 사태가 급속히 악화되자 5월 9일 ECB는 시장안정을 위해 국채를 매입하는 동시에 유로화 가치 하락을 막기 위해 유로존 국가들의 공채와 민간 채권시장에 개입하겠다고 공식적으로 입장을 선회했다. 이후 10일부터 채권매입 실행업무를 맡고 있는 유로존 중앙은행들이 국채매입을 시작했고 장 클로드 트리셰 ECB 총재는 “각국 중앙은행이 필요한 만큼 국채매입을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직까지 정확한 매입 규모와 기간은 알려지지 않고 있다. 하지만 시장이 안정을 되찾을 때까지 계속 국채를 매입함으로써 돈(유로화)을 시중에 공급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다만 유로화가 지나치게 많이 공급될 경우 유로화 약세 및 인플레이션이라는 부작용을 가져올 우려가 있으므로 ECB는 적절한 선을 가늠하고 있을 것이다.
세 번째 조치인 달러 스와프 협정에 대해서도 앞의 두 조치에 못지않게 위기 해결에 핵심적 역할을 할 것이라는 기대를 받고 있다.
5월 10일 미국의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유럽·일본·영국·캐나다·스위스 중앙은행과 달러 스와프 협정을 체결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맺었던 통화스와프를 다시 부활시킨 것이다.
이는 유럽에서의 달러 조달은 물론 달러자금의 글로벌 경색 현상의 확산을 막는 데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달러를 발행하는 미국의 중앙은행이 ECB 등에 대해 달러가 부족할 경우 언제든지 빌려주겠다는 협정을 맺은 것이기 때문이다. 그간 유로화 공급에 인색하던 ECB가 유로화를 국채매입을 통해 시중에 공급하는 동시에 달러 공급에도 차질이 없도록 미국의 주도로 주요국 중앙은행들이 글로벌 공조를 강화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곧 달러든 유로든 돈은 얼마든지 공급이 가능하다는 버팀목을 시장에 제공하는 셈이다.
스페인으로 위기 확산은 안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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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5월 9일 EU 재무장관들이 유로존 재정위기 대책을 논의하기 위해 벨기에 브뤼셀에 모였다. |
이 같은 소식이 연이어 전해지면서 미국 등 글로벌 증시(證市)는 10일 하루 동안 최고 14%대까지 급등하는 모습을 보였다. 미국의 다우지수가 3.9%로 그중 낮은 편이었고 영국과 독일이 5%대, 그리스와 프랑스는 9%대, 이탈리아는 11%대에 달했다. 특히 스페인의 주가(株價)는 14.4%로 사상 최고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14.4%는 우리나라로 치면 거의 모든 종목이 상한가(15%)까지 올랐다는 것을 의미한다. 물론 그 다음 날 미국과 영국, 프랑스 등에서는 소폭 하락하기도 했지만 주식시장이 급락세를 멈추면서 안정세로 돌아서고 있다.
이 정도면 과연 확실한 수습국면에 접어든 것으로 볼 수 있을까? 대답은 ‘네, 그러나(Yes, but)’라고 할 수 있다.
일단 급한 불은 끄고 있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이다. 이번에 내놓은 조치들로 그리스가 국가부도 사태를 면하게 되는 것은 물론 포르투갈 또는 아일랜드나 스페인으로 사태가 확산되는 경우도 피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그리스와 포르투갈의 경제규모가 유로존에서 차지하는 비중(2009년 기준)은 각각 2.6%와 1.8%에 불과하지만 스페인의 비중은 11.7%에 달하고 있다. 따라서 만에 하나 포르투갈 또는 포르투갈과 경제규모가 비슷한 아일랜드가 위기로 빠져들 수는 있어도 유럽 내 경제규모 4위국인 스페인으로의 확산만은 막아낼 것으로 보는 것이다.
무엇보다 스페인이 위기를 겪게 된다면 이는 곧 동유럽을 포함한 전체 유럽의 위기이자 글로벌 위기로 확산될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이다. 아울러 이번에 내놓은 3가지 조치 이상의 조치를 생각할 수 없다는 점에서도 스페인으로의 확산은 반드시 피해야 할 경우의 수라고 할 수 있다.
남은 카드로 중국이 2조4000억 달러가 넘는 외환(外換)보유액으로 유로존의 국채매입에 나서는 경우를 예상해 볼 수 있다. 또한 중국에 더해 외환보유액이 많은 일본과 대만, 인도, 싱가포르 등이 공동으로 나설 수도 있다. 이처럼 중국 등이 나설 가능성은 현재로서는 낮고 거론되고 있지도 않지만 생각해 볼 만한 대안(代案)이라고 할 수 있다. 최악의 상황을 막기 위해 미국과 IMF 등이 요청할 경우 중국은 인심을 쓰는 동시에 글로벌 경제리더로 떠오를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놓치지 않으려고 할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그리스 사태가 더 이상 확산되지 않는다고 해도 문제가 완전히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채무가 많아서 위기를 맞이한 나라에 더 많은 채무를 얹어준 상황인 데다, 조만간 채무를 갚을 가능성도 낮기 때문이다.
프린스턴대의 폴 크루그먼 교수는 <뉴욕타임스>의 칼럼을 통해 그리스가 유로존에서 살아남기 위해 해야 할 3가지 방안을 들었다.
첫째는 그리스의 노동자들이 현실을 인정하고 대대적인 임금삭감을 감수하는 것이다. 여기에는 가장 큰 현안으로 대두되고 있는 연금삭감도 포함될 것이다.
두 번째는 ECB가 발권력을 통해 국채를 대량으로 매입함으로써 인플레이션을 일으켜 그리스 등 재정위기에 빠진 유로존의 실질부채를 줄여 주는 것이다.
세 번째는 유로존의 최대 경제국인 독일 등 상대적으로 재정상황이 좋은 나라들이 재정이 나쁜 나라들에 일종의 연방정부처럼 지원에 나서는 것이다.
크루그먼 교수는 3가지 모두 정치적으로 실행 가능성이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이번에 나온 조치는 세 번째 방안을 구체화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두 번째 방안의 하나인 국채매입도 인플레이션 유발까지 가지 않더라도 앞서 언급한 대로 위기극복의 초기단계에서는 상당한 효과를 발휘할 것이다.
그리스인들, 고통 감수 거부
그렇다면 과연 첫 번째 방안인 그리스 노동자들의 임금 및 연금 삭감이 대대적으로 이뤄질 수 있을 것인가?
사실 이 부분에 회의적(懷疑的)인 시각이 가장 많다고 할 수 있다. ‘코리아는 금(金)을 모았고, 그리스는 돌을 던진다’는 한 일간지(조선일보 5월 7일자)의 기사 제목처럼 그리스 국민들은 위기의 심각성을 깨닫지 못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이는 소득 및 복지 수준은 물론 국민성에서도 차이는 있겠지만 정부가 그간 너무 헤프게 재정을 집행한 반면, 세수(稅收)는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 수년간 계속된 결과라는 데 있다. 특히 그리스의 사회보장 관련 지출비중이 GDP 대비 18.0%로 OECD 회원국 평균인 15.2%를 크게 웃돌고 있다는 점은 높은 국가부채의 이자부담과 함께 재정지출의 경직성을 말해 주고 있다. 연금과 실업수당 등 정부의 복지혜택은 한번 수준이 높아질 경우 낮추기가 거의 불가능하다는 점도 감안해야 할 것이다.
그리스는 이번 위기를 어렵게 넘긴다고 하더라도 앞으로 부채(負債)를 갚아나갈 길이 막연한 상황이다. 제조업이 거의 없는 가운데 관광업 등 서비스업에 과도하게 의존해 온 경제여서 생산과 수출을 통해 돈을 마련할 산업이나 기업이 없기 때문이다. 더욱이 재정긴축을 하고 세금을 올리면 그리스 경제는 당분간 더 나빠질 것이므로 부채를 갚고 말고 할 겨를도 없게 될 것이다.
이런 가운데 위기에 대응하는 국민들의 태도에도 큰 차이가 있다. 1997년 외환위기 당시만 하더라도 우리나라 노동자들은 연금 및 실업수당 혜택이 거의 없었으므로 일반국민들이 저항하기는커녕, 정부의 개혁 및 구조조정에 순응하는 편이었다. 반면 그리스의 경우 연금 및 실업수당 혜택을 받는 국민들의 수가 많을 뿐 아니라, 현재의 노동자들도 미래에 받을 연금과 실업수당이 줄어드는 데 반대하고 나설 수밖에 없을 것이다. ‘누군가 허리띠를 졸라매야 하는 것은 알지만 나는 싫다’고 하고 있는 것이다. 이 같은 상황은 포르투갈과 스페인 등 대다수 유럽국가들이 정도의 차이는 있어도 엇비슷할 것이다.
EU, 각국 재정건전성에 대한 감시권한 강화
결국 이번 조치를 과연 물 빠진 펌프에 마중물을 붓는 것으로 볼 수 있느냐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견해가 더 많은 편이다.
마중물을 부어 펌프질을 해서 물이 제대로 나오면 마중물을 건질 수 있는 것은 물론 더 많은 물을 얻을 수 있다. 반면 펌프가 고장 났거나 수원(水源)이 말라 가고 있는 상태라면 아무리 마중물을 부어도 새로운 물이 나오기는커녕 마중물만 허비하고 말 것이다.
이에 따라 이번 조치는 고장 난 펌프에 마중물을 붓거나 밑 빠진 독에 물을 붓는 격이라는 비유가 더 맞아떨어질 것 같다. 고장 난 펌프나 밑 빠진 독은 근본적으로 고칠 부분을 고친 다음에야 제 기능을 발휘할 수 있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최악의 위기를 피하기 위해 돈을 부어 넣기는 하지만 근본적인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한 위기는 언제든지 또 터져 나올 수 있다고 보는 것이다.
게다가 EU 회원국들의 구제금융안 승인과 시기 및 그에 따른 구제금융자금의 적기 투입 여부가 불투명하다는 점도 앞으로의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 위기가 최악의 상황으로 갈 때까지 유로존 내 최대 경제국인 독일과 프랑스의 견해가 엇갈리면서 투자자들에게 명확한 메시지를 주지 못한 점도 사후적으로 짚어 봐야 할 것이다.
뿐만 아니라 이번 사태를 계기로 EU 정치지도자들의 단결력과 리더십의 발휘 정도에 따라 EU는 물론 유로존의 존속 여부가 계속 시험대에 오를 것이다. 특히 EU와 유로존의 집행부에 회원국의 재정건전성에 대한 더욱 강한 감시와 감독권한을 주는 방안도 보다 적극적으로 거론될 것이다. 그 결과에 따라 EU와 유로존이 유로화 사용이라는 통화(通貨)통합을 넘어 회원국에 대한 재정 감시 기능을 크게 강화함으로써 실질적인 경제통합을 이룰 전화위복(轉禍爲福)의 기회가 될 수도 있다.
국내 경제에 미치는 영향 제한적
마지막으로 그리스 사태가 우리나라 경제와 금융시장에 미칠 영향을 짚어 보기로 하자. 제조업의 경우 우리나라와 그리스 등과의 교역량이 많지 않아서 직접적인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 우리나라의 대(對)EU 수출비중은 12.8%(2009년 기준)로 중국(23.9%)에 이어 2번째로 높다. 그러나 그리스, 이탈리아, 포르투갈, 스페인의 4개국에 대한 수출비중은 2.2%에 불과하다. 다만 EU 수출비중이 높은 선반과 영상기기 등은 다소 영향을 받을 것이다. 건설업의 경우 유럽지역의 수주가 거의 없어서 직접적인 영향은 매우 미미한 상황이다. 다만 금융시장의 경우 전 세계적으로 안전자산 선호현상이 강해지면서 환율 변동성이 확대되고 유럽계를 중심으로 외국인 투자자금이 이탈하면서 주가가 떨어지고 채권 금리가 올라갈 가능성은 남아 있다고 할 수 있다.
현재로서는 국내 경제의 성장률을 하향조정할 필요성은 낮은 편이다. 최근 주요기관들이 내놓고 있는 5% 안팎의 성장이 아직은 가능한 범위라고 볼 수 있다. 그리스 사태가 유럽 전체로 확산되거나 장기화될 경우, 국내 경제 전반에 미치는 파급효과가 예상외로 커질 가능성에 대비해야 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