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正仁 중앙대 산업경제학과 교수
⊙ 1958년 서울 출생.
⊙ 보성고·중앙대 산업경제학과 졸업. 美 위스콘신대 대학원 자원경제학 석사·미네소타대 대학원
환경 경제학 박사.
⊙ 포스코경영연구소 수석연구위원, 국무조정실 환경부 정책평가 심사위원 등 역임. 現 정부
투자기관 경영평가 위원, 한국 환경·자원경제학회 이사, 환경부 기후변화협약대책반 자문위원.
⊙ 저서: <지속 가능한 이야기, 지속가능 금융(번역)> <환경 경영의 이해> 등.
⊙ 수상: 국무총리상(환경공로상), 환경부장관상, 포스코경영연구소 최우수 논문 발표상.
⊙ 1958년 서울 출생.
⊙ 보성고·중앙대 산업경제학과 졸업. 美 위스콘신대 대학원 자원경제학 석사·미네소타대 대학원
환경 경제학 박사.
⊙ 포스코경영연구소 수석연구위원, 국무조정실 환경부 정책평가 심사위원 등 역임. 現 정부
투자기관 경영평가 위원, 한국 환경·자원경제학회 이사, 환경부 기후변화협약대책반 자문위원.
⊙ 저서: <지속 가능한 이야기, 지속가능 금융(번역)> <환경 경영의 이해> 등.
⊙ 수상: 국무총리상(환경공로상), 환경부장관상, 포스코경영연구소 최우수 논문 발표상.
- 인간의 필요에 의한 벌목으로, 혹은 개간이나 방화로 지구촌 곳곳에서 산림이 사라지고 있다.
최근 시중에서 많은 인기를 모았다가 종영된 ‘엄마가 뿔 났다’라는 방송 드라마가 있었다. 이 드라마는 가족을 위해 오랫동안 헌신해온 엄마가 가족에게 화가 난 행동을 하는 것을 재미있게 그림으로써 일상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家族愛(가족애)를 보여주었다.
그런데 엄마만 뿔 난 것이 아니다. 환경문제에 관해서는 우리가 사는 지구도 지금 한창 화가 나서 뿔이 머리 밖으로 나올 지경에 있다. 인간은 경제성장을 추구하면서 도시화, 산업화, 대량소비 사회를 만들었다. 그 결과 엄청나게 많은 에너지를 사용함으로써 지구를 덥게 만들었기 때문에 지구가 문자 그대로 熱(열) 받고 있지만 사람들은 그 심각성을 잘 모르고 있는 듯하다.
노벨 자선기금 재단의 마이클 노벨 박사는 “인류가 1조 배럴의 석유를 쓰는데 125년이 걸렸지만, 앞으로 같은 양의 석유를 쓰는데 30년밖에 안 걸릴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1950년대의 1년치 석유는 오늘날에는 고작 6주밖에 사용할 수 없다”고도 했다.
환경문제 중에서 가장 심각한 것은 지구 온난화 문제다. 北極海(북극해)의 빙하는 1980년 780만㎢에서 2007년 420만㎢로 예전에 비해 절반 정도 크기만 남은 상태다. 북반구 만년빙의 면적을 수중 음파 탐지기로 추정한 결과 지난 30년 동안 빙하의 두께가 15~40% 정도 얇아졌다고 한다.
과학자들은 현재와 같은 속도라면 2070년경에 북반구의 빙하가 모두 없어질 것이라고 주장한다.
조용필씨의 노래로 잘 알려진 아프리카 탄자니아의 킬리만자로 정상의 만년설은 이미 80%가 녹았으며, 아시아 중부와 동부 히말라야 산맥의 빙하는 2035년에는 영원히 없어질 것으로 예측된다.
全 세계적인 기상재난
전 세계의 온도는 100년 전에 비해서 섭씨 0.74도가 올랐으며 한국은 1.5도가 올랐다. 사람의 체온에 비유하자면 한국은 기본 체온인 섭씨 36.5도보다 훨씬 높은 온도에 올라가 있는 것이다. 사정이 이러하니 지구가 뿔이 나는 것은 당연한 것이다.
지구 온난화로 전 세계에서는 집중성 호우가 자주 일어나고 있으며, 가뭄이 심화되면서 태풍의 강도는 점점 강화되고 있다. 그 결과 세계 인구 중 개발도상국 시민들 2억6200만명이 그들의 생명과 재산이 자연재해의 피해에 취약한 상태에 놓여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한국의 경우 독일 연구소가 파악한 1916년부터 2006년까지 기상재난으로 인한 경제적 피해액 기준으로 볼 때 2001년 이후부터는 항상 10위 안에 들고 있다.
지구 온난화 현상은 빙하나 산 정상의 눈이 녹는 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생태계의 변화를 가져온다는 데 더 큰 문제가 있다. 우선 중앙아메리카 코스타리카에 서식하는 개구리 중 절반 이상의 種(종)이 사라졌으며, 미국 그랜드 캐년에 있는 파웰 호수의 물은 심각한 가뭄 때문에 현재 절반밖에 남아 있지 않다.
이미 南(남)태평양의 작은 섬나라 투발루는 해수면의 상승으로 인해 인구 전체가 다른 나라로 대피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네팔이나 방글라데시는 산사태와 홍수가 다반사로 일어나고 있다. 브라질은 태풍이 없던 나라인데 이제는 태풍이 생겨나고 있다.
이제 기후변화는 겨울에 개나리가 피고, 집안에 모기가 날아다니는 그런 단순한 현상이 아니라, 인류의 생존을 위협한다는 점에서 기업, 정부, 시민들이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하는 가장 시급한 문제로 떠올랐다.
인류가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지구의 나무를 구하는 것이다. 지구 온난화의 주범인 온실가스 배출을 줄일 수 있는 힘이 산림에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세계의 허파’라는 브라질의 아마존 숲은 2000년부터 2005년까지 매년 3000㏊가 불에 타서 없어지고 있다. 브라질은 2000~2005년 동안 서울시 면적의 약 500배 정도의 산림을 다른 용도로 전용했다.
인도네시아에서도 약 1800만㏊의 숲이 매년 사라지고 있다고 하는데, 이것은 1분에 미식축구장 5개 정도의 산림 면적이 없어지는 것과 같다고 한다. 인도네시아에서는 산림파괴의 80%가 불법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한국은 1990~2000년 동안 5000㏊의 숲이 다른 용도로 전용됐지만 2000~2005년 사이에는 7000㏊가 다른 용도로 전용됐다. 산림이 타 용도로 전용되는 사례는 도로 1600㏊(22%), 택지가 1100ha(15%) 정도 된다. 한국은 브라질이나 인도네시아 같은 국가와 면적 면에서 비교가 안 될 정도로 작다는 것을 고려한다면 한국의 산림파괴도 심각한 수준이라고 할 수 있다.
한반도는 아열대로 이행 중
산림파괴의 심각성은 결코 먼 나라 이야기가 아니다. 통상 나무는 100년에 평균 25㎞(연간 250m) 정도 생장지를 이동할 수 있다고 한다. 하지만 유엔의 과학자들이 예측한 기후변화대의 北上(북상) 속도는 100년에 150~550㎞로 나무의 생장지 이동 속도보다 4~20배가 빨라지고 있다.
한국의 경우 개간 목적의 대대적인 放火(방화)로 인한 산림 피해는 없지만, 나무의 이동 속도가 기후변화에 비해 늦어 병충해 피해를 통한 산림 위협이 도사리고 있다. 병충해 피해를 막으려면 당장이라도 부산에 분포하는 나무를 전부 대전이나 서울로 옮겨와야 한다는 이야기가 된다.
우리나라에서 기후변화로 인해 자작나무의 이동 속도가 가장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데, 매년 0.5㎞에서 2㎞ 정도 북상하고 있으며, 소나무도 1.5㎞씩 북상하고 있다. 대나무 생장지는 오래 전에 북상한 상태며, 아열대 나비종이 설악산이나 백령도에서 발견되고 있다. 한반도 기후는 아열대로 가고 있는 중이다.
한국에서는 이미 아열대 지역에서나 보는 주홍날개 꽃매미가 출현한 지 오래다. 이 매미는 나뭇가지를 말라 죽게 하거나 과일에 상처를 내는데 전국적으로 확산돼 피해가 우려된다. 지구 온난화로 국내에서도 이 해충이 알의 상태로 월동할 수 있게 됨에 따라 수년 내에 더욱 확산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미국과 일본의 경우 주홍날개 꽃매미를 포도나무에 피해를 주는 해충으로 분류하고 있으며, 해충의 분포지에서 수입되는 포도에 대해서는 검역을 강화하고 있다.
산림파괴의 원인은 다양하다. 과거의 산림파괴는 대부분 방목지를 만들기 위한 것이나, 소규모 영세농들이 논을 만들기 위한 것이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최근 에너지 가격이 급등하자 휘발유와 함께 사용이 가능한 바이오 에탄올을 만들려는 상업농이 급증하면서 산림을 파괴하고 있다.
브라질에는 매년 7~9월 동안 자연화재로 인한 산불도 자주 일어난다. 미국 캘리포니아주도 자연화재가 자주 발생하는 지역이다.
한국의 기상재난 피해는 최근 들어 심각한 상태다. 소방방재청이 발간하는 2006년 <재해연보>에 의하면 우리나라는 2000년대 들어서부터 자연재해로 인해 연간 약 2조원대 이상의 경제적 피해가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1997~2006년에 기상재난으로 인한 피해액과 그 피해를 복구하기 위해 들어간 복구비용을 합한 누적 피해액은 총 34조756억원이다. 한반도는 기상재난의 안전지대가 결코 아니다. 우리나라의 기상재난으로 인한 피해 중 강원도가 가장 심각하다. 이는 무분별한 산지 전용의 결과와 직결되는 것이다.
최근 10년간 자연재해의 경제적 피해 25%가 강원도에서 발생했으며 2002년 태풍 루사가 왔을 때는 전체 피해의 50% 정도가 강원도에서 발생했다. 이런 자연재해 취약 지역에 아파트, 펜션, 스키장을 건설하기 위해 하천, 나무, 땅 등이 마구 훼손되고 있다. 결국 피해는 우리에게 돌아올 것이다.
오래된 숲에 가면 사람들은 여러 가지를 체험하게 된다. 계곡에서 내려오는 물, 오랜 세월 퇴적된 흙에서 나오는 향기로운 냄새, 나무에서 나는 향긋한 산소 냄새 등 실로 나무는 인간에게 많은 것을 주고 있다.
산림이 주는 혜택
이러한 산림자원의 역할에 대해 인간은 환경적·경제적인 인정을 해주어야 한다. 외국은 산림을 보전하기 위해 다양한 제도적 지원과 경제적 유인책을 마련하고 있다. 나무를 심고 잘 관리하는 일은 장기적으로 볼 때 일반 산업들이 기술개발을 위해 투자하는 비용에 비하면 훨씬 적게 든다. 풍력이나 태양광, 潮力(조력) 등과 같은 신재생에너지 설비 비용에 비해서도 상대적으로 효과적이다.
산림 조성은 그 특성상 장기투자를 해야 하기 때문에 투자자들로부터 외면당하고 있다. 그러나 산림을 한번 잘 조성해 놓으면 몇 백 년, 몇 천 년 동안 나무는 인간에게 에너지도 주고, 물도 주고, 목재도 주고, 관광자원이 되고, 휴식의 공간을 제공한다.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국가에서는 농업의 중요성을 수익 차원에서만 보지 않고 논이 가지고 있는 다양한 기능에 따른 경제적·환경적 기여를 인정해 왔다. 논은 물을 저장할 뿐만 아니라, 탄소 저장 기능 등도 있기 때문이다.
산림은 농업보다 더 많은 환경적, 생태적 기능을 우리에게 제공한다. 국립산림과학원이 2005년과 2007년에 조사한 자료에 의하면 산림의 공익적 기능을 경제적으로 평가할 때 한국의 산림은 2003년 720조원에서 2005년 800조원으로 그 경제적 가치가 점점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산림의 가장 큰 경제적 가치는 水源(수원)함양 기능과 탄소흡수 기능을 포함한 대기정화 기능으로 조사됐다.
몇 년 전 <반지의 제왕>이란 영화가 세계적으로 인기를 누렸다. 영화의 惡人(악인)들은 수많은 나무를 태운 에너지를 이용하여 또 다른 악인들을 만든다. 위급한 상황에 몰린 착한 인간들이 나무에게 도움을 청하지만 나무들은 모른 척했다.
현명한 인간은 악인들에게 처참하게 훼손된 산림의 모습을 보여줬다. 이에 분노한 나무들이 결국 인간을 도와 악인들을 제조하는 기계공장을 없애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결국 승리의 분수령을 만든다.
항상 서 있던 바로 그 자리에 산이 아닌 다른 것이 들어오기 시작하고부터 산이 제 모습을 잃어 가고 있다. 인간은 산림이 준 의리에 배반을 하고 있다. 영화뿐만 아니라 우리 현실에서도 나무는 언제나 인간을 도와 왔다. 미래에도 나무가 인간을 도울 수 있도록 이제 우리들이 나무를 도울 차례다.⊙
그런데 엄마만 뿔 난 것이 아니다. 환경문제에 관해서는 우리가 사는 지구도 지금 한창 화가 나서 뿔이 머리 밖으로 나올 지경에 있다. 인간은 경제성장을 추구하면서 도시화, 산업화, 대량소비 사회를 만들었다. 그 결과 엄청나게 많은 에너지를 사용함으로써 지구를 덥게 만들었기 때문에 지구가 문자 그대로 熱(열) 받고 있지만 사람들은 그 심각성을 잘 모르고 있는 듯하다.
노벨 자선기금 재단의 마이클 노벨 박사는 “인류가 1조 배럴의 석유를 쓰는데 125년이 걸렸지만, 앞으로 같은 양의 석유를 쓰는데 30년밖에 안 걸릴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1950년대의 1년치 석유는 오늘날에는 고작 6주밖에 사용할 수 없다”고도 했다.
환경문제 중에서 가장 심각한 것은 지구 온난화 문제다. 北極海(북극해)의 빙하는 1980년 780만㎢에서 2007년 420만㎢로 예전에 비해 절반 정도 크기만 남은 상태다. 북반구 만년빙의 면적을 수중 음파 탐지기로 추정한 결과 지난 30년 동안 빙하의 두께가 15~40% 정도 얇아졌다고 한다.
과학자들은 현재와 같은 속도라면 2070년경에 북반구의 빙하가 모두 없어질 것이라고 주장한다.
조용필씨의 노래로 잘 알려진 아프리카 탄자니아의 킬리만자로 정상의 만년설은 이미 80%가 녹았으며, 아시아 중부와 동부 히말라야 산맥의 빙하는 2035년에는 영원히 없어질 것으로 예측된다.
全 세계적인 기상재난
 |
| 2005년과 2007년의 북극의 빙하 면적 차이. |
지구 온난화로 전 세계에서는 집중성 호우가 자주 일어나고 있으며, 가뭄이 심화되면서 태풍의 강도는 점점 강화되고 있다. 그 결과 세계 인구 중 개발도상국 시민들 2억6200만명이 그들의 생명과 재산이 자연재해의 피해에 취약한 상태에 놓여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한국의 경우 독일 연구소가 파악한 1916년부터 2006년까지 기상재난으로 인한 경제적 피해액 기준으로 볼 때 2001년 이후부터는 항상 10위 안에 들고 있다.
지구 온난화 현상은 빙하나 산 정상의 눈이 녹는 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생태계의 변화를 가져온다는 데 더 큰 문제가 있다. 우선 중앙아메리카 코스타리카에 서식하는 개구리 중 절반 이상의 種(종)이 사라졌으며, 미국 그랜드 캐년에 있는 파웰 호수의 물은 심각한 가뭄 때문에 현재 절반밖에 남아 있지 않다.
이미 南(남)태평양의 작은 섬나라 투발루는 해수면의 상승으로 인해 인구 전체가 다른 나라로 대피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네팔이나 방글라데시는 산사태와 홍수가 다반사로 일어나고 있다. 브라질은 태풍이 없던 나라인데 이제는 태풍이 생겨나고 있다.
이제 기후변화는 겨울에 개나리가 피고, 집안에 모기가 날아다니는 그런 단순한 현상이 아니라, 인류의 생존을 위협한다는 점에서 기업, 정부, 시민들이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하는 가장 시급한 문제로 떠올랐다.
인류가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지구의 나무를 구하는 것이다. 지구 온난화의 주범인 온실가스 배출을 줄일 수 있는 힘이 산림에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세계의 허파’라는 브라질의 아마존 숲은 2000년부터 2005년까지 매년 3000㏊가 불에 타서 없어지고 있다. 브라질은 2000~2005년 동안 서울시 면적의 약 500배 정도의 산림을 다른 용도로 전용했다.
인도네시아에서도 약 1800만㏊의 숲이 매년 사라지고 있다고 하는데, 이것은 1분에 미식축구장 5개 정도의 산림 면적이 없어지는 것과 같다고 한다. 인도네시아에서는 산림파괴의 80%가 불법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한국은 1990~2000년 동안 5000㏊의 숲이 다른 용도로 전용됐지만 2000~2005년 사이에는 7000㏊가 다른 용도로 전용됐다. 산림이 타 용도로 전용되는 사례는 도로 1600㏊(22%), 택지가 1100ha(15%) 정도 된다. 한국은 브라질이나 인도네시아 같은 국가와 면적 면에서 비교가 안 될 정도로 작다는 것을 고려한다면 한국의 산림파괴도 심각한 수준이라고 할 수 있다.
 |
| 킬리만자로 정상의 눈의 변화(1976~2006년). 자료: AP통신, 2008년 6월 12일자. |
한반도는 아열대로 이행 중
산림파괴의 심각성은 결코 먼 나라 이야기가 아니다. 통상 나무는 100년에 평균 25㎞(연간 250m) 정도 생장지를 이동할 수 있다고 한다. 하지만 유엔의 과학자들이 예측한 기후변화대의 北上(북상) 속도는 100년에 150~550㎞로 나무의 생장지 이동 속도보다 4~20배가 빨라지고 있다.
한국의 경우 개간 목적의 대대적인 放火(방화)로 인한 산림 피해는 없지만, 나무의 이동 속도가 기후변화에 비해 늦어 병충해 피해를 통한 산림 위협이 도사리고 있다. 병충해 피해를 막으려면 당장이라도 부산에 분포하는 나무를 전부 대전이나 서울로 옮겨와야 한다는 이야기가 된다.
우리나라에서 기후변화로 인해 자작나무의 이동 속도가 가장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데, 매년 0.5㎞에서 2㎞ 정도 북상하고 있으며, 소나무도 1.5㎞씩 북상하고 있다. 대나무 생장지는 오래 전에 북상한 상태며, 아열대 나비종이 설악산이나 백령도에서 발견되고 있다. 한반도 기후는 아열대로 가고 있는 중이다.
한국에서는 이미 아열대 지역에서나 보는 주홍날개 꽃매미가 출현한 지 오래다. 이 매미는 나뭇가지를 말라 죽게 하거나 과일에 상처를 내는데 전국적으로 확산돼 피해가 우려된다. 지구 온난화로 국내에서도 이 해충이 알의 상태로 월동할 수 있게 됨에 따라 수년 내에 더욱 확산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미국과 일본의 경우 주홍날개 꽃매미를 포도나무에 피해를 주는 해충으로 분류하고 있으며, 해충의 분포지에서 수입되는 포도에 대해서는 검역을 강화하고 있다.
산림파괴의 원인은 다양하다. 과거의 산림파괴는 대부분 방목지를 만들기 위한 것이나, 소규모 영세농들이 논을 만들기 위한 것이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최근 에너지 가격이 급등하자 휘발유와 함께 사용이 가능한 바이오 에탄올을 만들려는 상업농이 급증하면서 산림을 파괴하고 있다.
브라질에는 매년 7~9월 동안 자연화재로 인한 산불도 자주 일어난다. 미국 캘리포니아주도 자연화재가 자주 발생하는 지역이다.
한국의 기상재난 피해는 최근 들어 심각한 상태다. 소방방재청이 발간하는 2006년 <재해연보>에 의하면 우리나라는 2000년대 들어서부터 자연재해로 인해 연간 약 2조원대 이상의 경제적 피해가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1997~2006년에 기상재난으로 인한 피해액과 그 피해를 복구하기 위해 들어간 복구비용을 합한 누적 피해액은 총 34조756억원이다. 한반도는 기상재난의 안전지대가 결코 아니다. 우리나라의 기상재난으로 인한 피해 중 강원도가 가장 심각하다. 이는 무분별한 산지 전용의 결과와 직결되는 것이다.
최근 10년간 자연재해의 경제적 피해 25%가 강원도에서 발생했으며 2002년 태풍 루사가 왔을 때는 전체 피해의 50% 정도가 강원도에서 발생했다. 이런 자연재해 취약 지역에 아파트, 펜션, 스키장을 건설하기 위해 하천, 나무, 땅 등이 마구 훼손되고 있다. 결국 피해는 우리에게 돌아올 것이다.
오래된 숲에 가면 사람들은 여러 가지를 체험하게 된다. 계곡에서 내려오는 물, 오랜 세월 퇴적된 흙에서 나오는 향기로운 냄새, 나무에서 나는 향긋한 산소 냄새 등 실로 나무는 인간에게 많은 것을 주고 있다.
산림이 주는 혜택
이러한 산림자원의 역할에 대해 인간은 환경적·경제적인 인정을 해주어야 한다. 외국은 산림을 보전하기 위해 다양한 제도적 지원과 경제적 유인책을 마련하고 있다. 나무를 심고 잘 관리하는 일은 장기적으로 볼 때 일반 산업들이 기술개발을 위해 투자하는 비용에 비하면 훨씬 적게 든다. 풍력이나 태양광, 潮力(조력) 등과 같은 신재생에너지 설비 비용에 비해서도 상대적으로 효과적이다.
산림 조성은 그 특성상 장기투자를 해야 하기 때문에 투자자들로부터 외면당하고 있다. 그러나 산림을 한번 잘 조성해 놓으면 몇 백 년, 몇 천 년 동안 나무는 인간에게 에너지도 주고, 물도 주고, 목재도 주고, 관광자원이 되고, 휴식의 공간을 제공한다.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국가에서는 농업의 중요성을 수익 차원에서만 보지 않고 논이 가지고 있는 다양한 기능에 따른 경제적·환경적 기여를 인정해 왔다. 논은 물을 저장할 뿐만 아니라, 탄소 저장 기능 등도 있기 때문이다.
산림은 농업보다 더 많은 환경적, 생태적 기능을 우리에게 제공한다. 국립산림과학원이 2005년과 2007년에 조사한 자료에 의하면 산림의 공익적 기능을 경제적으로 평가할 때 한국의 산림은 2003년 720조원에서 2005년 800조원으로 그 경제적 가치가 점점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산림의 가장 큰 경제적 가치는 水源(수원)함양 기능과 탄소흡수 기능을 포함한 대기정화 기능으로 조사됐다.
몇 년 전 <반지의 제왕>이란 영화가 세계적으로 인기를 누렸다. 영화의 惡人(악인)들은 수많은 나무를 태운 에너지를 이용하여 또 다른 악인들을 만든다. 위급한 상황에 몰린 착한 인간들이 나무에게 도움을 청하지만 나무들은 모른 척했다.
현명한 인간은 악인들에게 처참하게 훼손된 산림의 모습을 보여줬다. 이에 분노한 나무들이 결국 인간을 도와 악인들을 제조하는 기계공장을 없애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결국 승리의 분수령을 만든다.
항상 서 있던 바로 그 자리에 산이 아닌 다른 것이 들어오기 시작하고부터 산이 제 모습을 잃어 가고 있다. 인간은 산림이 준 의리에 배반을 하고 있다. 영화뿐만 아니라 우리 현실에서도 나무는 언제나 인간을 도와 왔다. 미래에도 나무가 인간을 도울 수 있도록 이제 우리들이 나무를 도울 차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