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석유제품 수출액(올 1~10월 잠정)은 344억 달러로 선박(342억 달러), 무선통신기기(314억 달러),
자동차(294억 달러) 등을 제쳐
⊙ SK에너지는 3분기 매출액 중 수출액이 64%로, 삼성전자에 이어 두 번째로 수출 20조원 고지 넘어
金生基 대한석유협회장
⊙ 1945년 전북 정읍 출생.
⊙ 전북大 졸업.
⊙ 勞使政위원회 노사정위원장실 정무특보, 제17대 국회의장 정무수석비서관.
자동차(294억 달러) 등을 제쳐
⊙ SK에너지는 3분기 매출액 중 수출액이 64%로, 삼성전자에 이어 두 번째로 수출 20조원 고지 넘어
金生基 대한석유협회장
⊙ 1945년 전북 정읍 출생.
⊙ 전북大 졸업.
⊙ 勞使政위원회 노사정위원장실 정무특보, 제17대 국회의장 정무수석비서관.
- 울산에 있는 SK에너지의 나프타 분해공장. SK에너지는 수출 20조원이 넘는 수출기업이다.
국내의 대표적인 수출제품이라 하면 사람들은 대부분 자동차, 휴대폰 혹은 선박 등을 떠올린다. 그러나 최소한 올해만큼은 이런 선입견이 틀렸다. 올해 1~10월 국내 수출품목 중 1위는 휘발유, 경유 같은 石油(석유)제품이다.
지식경제부에 따르면 올해 1~10월 누적 석유제품 수출액(잠정)은 344억 달러로 선박(342억 달러), 무선통신기기(314억 달러), 자동차(294억 달러) 등을 제치고 국내 수출제품 1위에 올랐다. 전체 수출액 중 차지하는 비중도 9.4%로 지난해 6.3%보다 1.5배 늘었다. 지난해 연간 수출액인 234억 달러를 넘어선 지 오래다. 지난 2004년 석유제품 수출 100억 달러를 기록한 이후 4년 만에 네 배 가까이 증가한 것이다.
석유제품 수출은 경상수지 적자 폭을 줄이는 효과도 있다. 지난해 원유 수입에 지출된 달러의 40%를 수출로 회수했고, 올해는 1~9월 원유 도입액 705억 달러 중 309억 달러(44%)를 수출로 다시 벌어들였다. 이제 정유사들의 정체성은 ‘전형적인 내수기업’이 아니라 ‘자랑스런 수출기업’이다.
석유제품 수출은 1966년부터 시작
휘발유, 경유 등 석유제품 수출의 역사는 지금부터 40여 년 전인 1966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1964년 대한석유공사(현 SK에너지)가 3만5000B/d(barrel per day: 하루에 생산 가능한 배럴)급의 제1 상압증류시설(원유를 가열하면 끓는 점이 낮은 것부터 증발해 기화되는데, 이를 식혀 끓는 점 차이에 따라 차례로 분류해 휘발유, 경유, B(벙커)-C유, 나프타 등을 생산하는 시설)을 가동하고 나서 2년 만인 1966년부터 석유제품을 수출하기 시작했다. 당시 수출물량은 연간 약 2000배럴에 불과했으나 2007년에는 2억9000만 배럴로 41년 만에 물량 면에서 약 14만6000배나 증가했다.
석유제품 수출은 1980년대에 들어 해외 원유를 수입 정제해 판매하는 임가공 수출을 추진함에 따라 크게 증가했다. 2004년부터 석유제품 수출이 호조를 보여 왔다. 중국을 비롯, 전 세계적으로 휘발유, 경유 등의 수요가 크게 증가했기 때문이다.
특히 아시아 지역 수요의 3분의 1을 차지하는 중국의 정제능력 부족으로 이 지역 내 석유제품의 수요가 늘어나고, 이에 따라 싱가포르 현물시장에서 원유와 석유제품 간 가격이 벌어지며 정제마진이 확대됐다.
이 같은 수출여건 호조와 함께 국내 정유사들이 고도화 시설 등을 통해 輕質油(경질유) 생산능력을 확대시키고 수출비중을 점차 늘려 2003년 36.7%에 불과하던 매출액 중 수출비중이 2006년에는 51%로 절반을 넘었다. 2008년 상반기에는 55.2%로 계속 증가하고 있다.
최근 3분기 실적발표를 끝낸 SK에너지는 3분기 매출액 중 수출이 64%를 차지했고, 삼성전자에 이어 두 번째로 수출 20조원 고지를 넘어섰다. 에쓰오일(S-OIL) 역시 매출액의 60% 이상을 수출로 벌어들여 정유회사가 단순히 내수기업이 아니라 수출기업이라는 것을 입증했다.
올해 1~10월 석유제품 수출금액은 344억 달러(잠정)로 2006년 206억 달러, 2007년 234억 달러를 훌쩍 뛰어넘었다. 수출금액 344억 달러는 자동차 260만여 대를 수출하는 것과 맞먹는 규모다(2008년 1~10월 자동차 수출대수는 약 223만대). 다만 최근 국제유가 하락으로 수출단가가 낮아져 연간 400억 달러 수출은 힘겨울 것으로 전망되나, 여전히 수출 신기록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석유업계, 자동차 260만대 수출한 셈
더욱이 석유제품은 올해 6월에 주요 수출품목 중 1위로 올라섰고, 7월부터는 누계로도 국내 주요 수출품목 중 1위를 차지한 뒤 10월까지 1등 자리를 놓치지 않고 있다. 이는 전통적 주요 수출품목인 자동차, 선박, 무선통신기기, 반도체 등과 더불어 석유제품도 당당히 우리나라 대표 수출품목 반열에 올라섰다는 것을 보여준다.
2008년 우리나라 정유사들이 석유제품을 수출한 국가는 총 38개국에 달한다. 주요 수출국은 싱가포르(30.6%), 중국(홍콩 포함, 26.3%), 일본(10.0%), 인도네시아(5.1%), 미국(4.9%) 등을 들 수 있다.
싱가포르의 경우 국제 석유제품 시장과 아시아의 물류기지가 몰려 있는 등 석유제품 공급 허브 역할을 하고 있어 수출물량이 크게 늘었다. 중국은 급속한 경제발전과 베이징 올림픽 등으로 석유제품 수요는 급증한 반면 정제능력이 부족해 외국으로부터 석유제품을 많이 수입하고 있다. 일본은 석유화학 산업의 발달로 나프타와 윤활기유를 많이 수입하고 있다. 인도네시아는 산유국임에도 불구하고 정제시설이 열악해 휘발유, 경유 등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미국은 전통적으로 우리나라에서 항공유와 휘발유를 많이 수입하고 있다.
특이한 점은 사우디아라비아나 아랍에미리트 등 전통적 산유국들도 윤활기유 등을 수입하며 우리나라의 석유제품 수출국들로 기록되고 있다는 것이다.
올해 우리나라 정유사가 수출한 석유제품 중 휘발유 수출은 22억7000만 달러로 전체 수출금액의 7.4%, 경유는 133억7200만 달러로 43.3%, 등유는 2억1200만 달러로 0.7%, 항공유 79억1700만 달러로 25.6%, 나프타가 17억9900만 달러로 5.8%를 차지하고 있다.
이처럼 석유제품 수출액이 급신장하고 있는 것은 국제油價(유가) 상승에 따른 부분도 있지만, 다른 석유소비국들이 정유산업을 사양산업으로 여겨 신규투자에 소극적이었던데 반해 국내 정유사들이 매년 적극적인 투자로 고도화 시설 확충을 통해 고품질 경질유 생산능력을 확대했기 때문이다.
국내 정유사, 적극적 투자로 국제경쟁력 상승
2006년 말 국내 정유사 고도화 능력은 하루 62만8000배럴이었지만, 올 9월에는 77만 배럴로 22%가 늘어났다. 증가분은 모두 휘발유, 등유, 경유 등 경질유로서, 올 들어 석유제품 수출 중 부가가치가 높은 경질유의 비중은 83%에 달하고 있다. 2006년에 77%, 지난해 80%였던 점을 고려해 보면 최근 급속도로 증가한 것이다.
석유제품 수출에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경유의 경우, 고도화 시설을 통해 국내 정유공장에서 가장 많이 생산되는 제품이다. 그러나 환경오염의 主犯(주범)이라는 오해를 받고 있고, 높은 세금이 매겨져 있어 국내소비가 생산에 미치지 못해 공급과잉 상태다.
하지만 최근 경유는 미세먼지 배출량이 적고, 에너지효율이 높아 이산화탄소 배출 저감 연료로 새롭게 조명되고 있다. 선진국뿐만 아니라 중국 등의 수요도 크게 증가하면서 수출이 늘고 있는 추세다.
항공유는 30년간 정제시설을 신설하지 않았던 미국과 최근 석유수요가 크게 증가하는 중국에서 수요가 크게 늘고 있다. 또, 경유와 성질과 상태가 비슷하지만 소비가 계속 줄고 있는 등유 대신 항공유를 생산해 수출함으로써 채산성을 높이고 있다.
경기침체로 단기 수출전망은 먹구름
휘발유는 1997년에 국내 소비량이 최대를 기록한 뒤 현재까지 답보상태이나 고도화 시설 증설 등으로 인해 생산량은 크게 늘어 공급과잉 상태다. 이에 따라 국내 정유사들은 휘발유 소비가 많은 미국이나 일본 등으로 꾸준히 수출하고 있다. 미국이나 일본 등의 휘발유 품질기준이 높다는 것을 감안하면 우리 정유사들의 석유제품 품질 경쟁력이 대단히 우수하다는 사실을 엿볼 수 있다.
현재 국내 석유시장은 소비보다 20% 이상 공급이 많다. 이에 따라 정유업계는 수출을 통해 이익을 창출하는 수익구조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바꾸고, 수출 드라이브에 전력을 다하고 있다.
그러나 석유제품 수요가 많은 중국과 인도가 정제시설을 확충해 나감에 따라 석유제품 수입량이 줄고 있고, 서브프라임 모기지론에서 촉발된 미국의 금융위기가 전 세계적인 경기침체로 이어지고 있어 향후 석유제품 수요는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수요감소가 제품가격 하락과 석유화학 산업의 침체로 이어져, B-C유뿐만 아니라 전통적인 고부가가치 제품인 나프타 가격도 원료인 원유보다 가격이 밑돌고 있어 업계가 더욱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최근 정유업계는 고도화 시설을 통해 값싼 B-C유를 휘발유, 경유, 등유 등 고부가가치 경질유로 재생산하는 데 역량을 기울이고 있다. 원유에서 경질유를 생산하는 것보다 원유보다 가격이 싼 B-C유에서 경질유를 생산하는 것이 채산성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세계적으로 석유수요가 경질화되고 있는 추세에서 높은 품질과 가격 경쟁력을 가진 경질제품 중심으로 수출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국내 정유산업은 지난해 매출액이 80조원에 육박하며 국내총생산(GDP) 901조원 중 8.8%를 차지하는 국가 기반산업으로, 국가 에너지 수급에서 가장 핵심적인 산업이다. 올해 매출액은 100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보여 그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또 세계 12위 수출대국인 한국에서 석유제품 수출액이 올 10월까지 전체 수출액의 9.4%를 차지하고 있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그러나 정부·언론·국민을 포함한 국내에서 정유업계는 평가절하되어 있고, 부정적인 인식이 만연해 있다.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정유업계가 국내에서 폭리를 통해 많은 수익을 거둔다고 믿고 있다. 정유업계의 한 사람으로서 이러한 일반의 인식에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
비록 정유업계가 수조원의 영업이익을 올리는 것은 사실이나, 이는 100조원에 가까운 매출규모와 비교해야 한다. 2007년 매출액 대비 영업이익률은 5.2%에 불과해, 국내 제조업 영업이익률 평균(6.7%)보다 낮다. 더욱이 국민들이 관심을 갖는 정유부문만을 보면 영업이익률이 3.4%밖에 되지 않고, 이마저도 수출비중이 51%로 절반이 넘는다.
수출로 인한 수익이 많은 정유업의 사업구조를 조금만 관심 있게 본다면 시중의 인식처럼 국내 정유사들이 국내시장 과점을 통한 폭리기업이라는 주장은 하기 어렵다. 당장 올해만 보더라도 고유가로 인해 정유사들이 폭리를 취하고 있다는 주장이 나오지만, 일부 정유사들은 적자발생을 우려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신재생에너지에도 관심
세계적인 경기침체의 여파로 정유업계의 향후 전망 역시 밝지 않다. 내수소비뿐 아니라 국외수요도 글로벌 경기침체로 감소하고 있을 뿐 아니라, 제품가격 하락으로 정제마진도 악화되고 있다. 더구나 환율이 치솟아 환차손도 큰 폭으로 증가하는 등 여러 가지 어려움이 산적해 있다.
현재 정유업계는 정부의 ‘저탄소 녹색성장’이라는 국가 에너지 정책에 부응하면서, 악화된 대내외 경영상황과 에너지 산업의 변화에 대응하고 있다. 이렇게 불투명한 대외 여건과 결코 우호적이지 않은 경영환경에도 불구하고, 정유업계는 고도화 시설에 대한 지속적인 투자와 신재생에너지 사업 투자 등으로 경쟁력을 강화하여 질적인 성장을 이룰 수 있도록 혼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
지식경제부에 따르면 올해 1~10월 누적 석유제품 수출액(잠정)은 344억 달러로 선박(342억 달러), 무선통신기기(314억 달러), 자동차(294억 달러) 등을 제치고 국내 수출제품 1위에 올랐다. 전체 수출액 중 차지하는 비중도 9.4%로 지난해 6.3%보다 1.5배 늘었다. 지난해 연간 수출액인 234억 달러를 넘어선 지 오래다. 지난 2004년 석유제품 수출 100억 달러를 기록한 이후 4년 만에 네 배 가까이 증가한 것이다.
석유제품 수출은 경상수지 적자 폭을 줄이는 효과도 있다. 지난해 원유 수입에 지출된 달러의 40%를 수출로 회수했고, 올해는 1~9월 원유 도입액 705억 달러 중 309억 달러(44%)를 수출로 다시 벌어들였다. 이제 정유사들의 정체성은 ‘전형적인 내수기업’이 아니라 ‘자랑스런 수출기업’이다.
석유제품 수출은 1966년부터 시작
휘발유, 경유 등 석유제품 수출의 역사는 지금부터 40여 년 전인 1966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1964년 대한석유공사(현 SK에너지)가 3만5000B/d(barrel per day: 하루에 생산 가능한 배럴)급의 제1 상압증류시설(원유를 가열하면 끓는 점이 낮은 것부터 증발해 기화되는데, 이를 식혀 끓는 점 차이에 따라 차례로 분류해 휘발유, 경유, B(벙커)-C유, 나프타 등을 생산하는 시설)을 가동하고 나서 2년 만인 1966년부터 석유제품을 수출하기 시작했다. 당시 수출물량은 연간 약 2000배럴에 불과했으나 2007년에는 2억9000만 배럴로 41년 만에 물량 면에서 약 14만6000배나 증가했다.
석유제품 수출은 1980년대에 들어 해외 원유를 수입 정제해 판매하는 임가공 수출을 추진함에 따라 크게 증가했다. 2004년부터 석유제품 수출이 호조를 보여 왔다. 중국을 비롯, 전 세계적으로 휘발유, 경유 등의 수요가 크게 증가했기 때문이다.
특히 아시아 지역 수요의 3분의 1을 차지하는 중국의 정제능력 부족으로 이 지역 내 석유제품의 수요가 늘어나고, 이에 따라 싱가포르 현물시장에서 원유와 석유제품 간 가격이 벌어지며 정제마진이 확대됐다.
이 같은 수출여건 호조와 함께 국내 정유사들이 고도화 시설 등을 통해 輕質油(경질유) 생산능력을 확대시키고 수출비중을 점차 늘려 2003년 36.7%에 불과하던 매출액 중 수출비중이 2006년에는 51%로 절반을 넘었다. 2008년 상반기에는 55.2%로 계속 증가하고 있다.
최근 3분기 실적발표를 끝낸 SK에너지는 3분기 매출액 중 수출이 64%를 차지했고, 삼성전자에 이어 두 번째로 수출 20조원 고지를 넘어섰다. 에쓰오일(S-OIL) 역시 매출액의 60% 이상을 수출로 벌어들여 정유회사가 단순히 내수기업이 아니라 수출기업이라는 것을 입증했다.
올해 1~10월 석유제품 수출금액은 344억 달러(잠정)로 2006년 206억 달러, 2007년 234억 달러를 훌쩍 뛰어넘었다. 수출금액 344억 달러는 자동차 260만여 대를 수출하는 것과 맞먹는 규모다(2008년 1~10월 자동차 수출대수는 약 223만대). 다만 최근 국제유가 하락으로 수출단가가 낮아져 연간 400억 달러 수출은 힘겨울 것으로 전망되나, 여전히 수출 신기록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석유업계, 자동차 260만대 수출한 셈
더욱이 석유제품은 올해 6월에 주요 수출품목 중 1위로 올라섰고, 7월부터는 누계로도 국내 주요 수출품목 중 1위를 차지한 뒤 10월까지 1등 자리를 놓치지 않고 있다. 이는 전통적 주요 수출품목인 자동차, 선박, 무선통신기기, 반도체 등과 더불어 석유제품도 당당히 우리나라 대표 수출품목 반열에 올라섰다는 것을 보여준다.2008년 우리나라 정유사들이 석유제품을 수출한 국가는 총 38개국에 달한다. 주요 수출국은 싱가포르(30.6%), 중국(홍콩 포함, 26.3%), 일본(10.0%), 인도네시아(5.1%), 미국(4.9%) 등을 들 수 있다.
싱가포르의 경우 국제 석유제품 시장과 아시아의 물류기지가 몰려 있는 등 석유제품 공급 허브 역할을 하고 있어 수출물량이 크게 늘었다. 중국은 급속한 경제발전과 베이징 올림픽 등으로 석유제품 수요는 급증한 반면 정제능력이 부족해 외국으로부터 석유제품을 많이 수입하고 있다. 일본은 석유화학 산업의 발달로 나프타와 윤활기유를 많이 수입하고 있다. 인도네시아는 산유국임에도 불구하고 정제시설이 열악해 휘발유, 경유 등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미국은 전통적으로 우리나라에서 항공유와 휘발유를 많이 수입하고 있다.
특이한 점은 사우디아라비아나 아랍에미리트 등 전통적 산유국들도 윤활기유 등을 수입하며 우리나라의 석유제품 수출국들로 기록되고 있다는 것이다.
올해 우리나라 정유사가 수출한 석유제품 중 휘발유 수출은 22억7000만 달러로 전체 수출금액의 7.4%, 경유는 133억7200만 달러로 43.3%, 등유는 2억1200만 달러로 0.7%, 항공유 79억1700만 달러로 25.6%, 나프타가 17억9900만 달러로 5.8%를 차지하고 있다.
이처럼 석유제품 수출액이 급신장하고 있는 것은 국제油價(유가) 상승에 따른 부분도 있지만, 다른 석유소비국들이 정유산업을 사양산업으로 여겨 신규투자에 소극적이었던데 반해 국내 정유사들이 매년 적극적인 투자로 고도화 시설 확충을 통해 고품질 경질유 생산능력을 확대했기 때문이다.
국내 정유사, 적극적 투자로 국제경쟁력 상승
2006년 말 국내 정유사 고도화 능력은 하루 62만8000배럴이었지만, 올 9월에는 77만 배럴로 22%가 늘어났다. 증가분은 모두 휘발유, 등유, 경유 등 경질유로서, 올 들어 석유제품 수출 중 부가가치가 높은 경질유의 비중은 83%에 달하고 있다. 2006년에 77%, 지난해 80%였던 점을 고려해 보면 최근 급속도로 증가한 것이다.석유제품 수출에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경유의 경우, 고도화 시설을 통해 국내 정유공장에서 가장 많이 생산되는 제품이다. 그러나 환경오염의 主犯(주범)이라는 오해를 받고 있고, 높은 세금이 매겨져 있어 국내소비가 생산에 미치지 못해 공급과잉 상태다.
하지만 최근 경유는 미세먼지 배출량이 적고, 에너지효율이 높아 이산화탄소 배출 저감 연료로 새롭게 조명되고 있다. 선진국뿐만 아니라 중국 등의 수요도 크게 증가하면서 수출이 늘고 있는 추세다.
항공유는 30년간 정제시설을 신설하지 않았던 미국과 최근 석유수요가 크게 증가하는 중국에서 수요가 크게 늘고 있다. 또, 경유와 성질과 상태가 비슷하지만 소비가 계속 줄고 있는 등유 대신 항공유를 생산해 수출함으로써 채산성을 높이고 있다.
경기침체로 단기 수출전망은 먹구름
휘발유는 1997년에 국내 소비량이 최대를 기록한 뒤 현재까지 답보상태이나 고도화 시설 증설 등으로 인해 생산량은 크게 늘어 공급과잉 상태다. 이에 따라 국내 정유사들은 휘발유 소비가 많은 미국이나 일본 등으로 꾸준히 수출하고 있다. 미국이나 일본 등의 휘발유 품질기준이 높다는 것을 감안하면 우리 정유사들의 석유제품 품질 경쟁력이 대단히 우수하다는 사실을 엿볼 수 있다.
현재 국내 석유시장은 소비보다 20% 이상 공급이 많다. 이에 따라 정유업계는 수출을 통해 이익을 창출하는 수익구조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바꾸고, 수출 드라이브에 전력을 다하고 있다.
그러나 석유제품 수요가 많은 중국과 인도가 정제시설을 확충해 나감에 따라 석유제품 수입량이 줄고 있고, 서브프라임 모기지론에서 촉발된 미국의 금융위기가 전 세계적인 경기침체로 이어지고 있어 향후 석유제품 수요는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수요감소가 제품가격 하락과 석유화학 산업의 침체로 이어져, B-C유뿐만 아니라 전통적인 고부가가치 제품인 나프타 가격도 원료인 원유보다 가격이 밑돌고 있어 업계가 더욱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최근 정유업계는 고도화 시설을 통해 값싼 B-C유를 휘발유, 경유, 등유 등 고부가가치 경질유로 재생산하는 데 역량을 기울이고 있다. 원유에서 경질유를 생산하는 것보다 원유보다 가격이 싼 B-C유에서 경질유를 생산하는 것이 채산성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세계적으로 석유수요가 경질화되고 있는 추세에서 높은 품질과 가격 경쟁력을 가진 경질제품 중심으로 수출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국내 정유산업은 지난해 매출액이 80조원에 육박하며 국내총생산(GDP) 901조원 중 8.8%를 차지하는 국가 기반산업으로, 국가 에너지 수급에서 가장 핵심적인 산업이다. 올해 매출액은 100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보여 그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또 세계 12위 수출대국인 한국에서 석유제품 수출액이 올 10월까지 전체 수출액의 9.4%를 차지하고 있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그러나 정부·언론·국민을 포함한 국내에서 정유업계는 평가절하되어 있고, 부정적인 인식이 만연해 있다.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정유업계가 국내에서 폭리를 통해 많은 수익을 거둔다고 믿고 있다. 정유업계의 한 사람으로서 이러한 일반의 인식에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
비록 정유업계가 수조원의 영업이익을 올리는 것은 사실이나, 이는 100조원에 가까운 매출규모와 비교해야 한다. 2007년 매출액 대비 영업이익률은 5.2%에 불과해, 국내 제조업 영업이익률 평균(6.7%)보다 낮다. 더욱이 국민들이 관심을 갖는 정유부문만을 보면 영업이익률이 3.4%밖에 되지 않고, 이마저도 수출비중이 51%로 절반이 넘는다.
수출로 인한 수익이 많은 정유업의 사업구조를 조금만 관심 있게 본다면 시중의 인식처럼 국내 정유사들이 국내시장 과점을 통한 폭리기업이라는 주장은 하기 어렵다. 당장 올해만 보더라도 고유가로 인해 정유사들이 폭리를 취하고 있다는 주장이 나오지만, 일부 정유사들은 적자발생을 우려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신재생에너지에도 관심
세계적인 경기침체의 여파로 정유업계의 향후 전망 역시 밝지 않다. 내수소비뿐 아니라 국외수요도 글로벌 경기침체로 감소하고 있을 뿐 아니라, 제품가격 하락으로 정제마진도 악화되고 있다. 더구나 환율이 치솟아 환차손도 큰 폭으로 증가하는 등 여러 가지 어려움이 산적해 있다.
현재 정유업계는 정부의 ‘저탄소 녹색성장’이라는 국가 에너지 정책에 부응하면서, 악화된 대내외 경영상황과 에너지 산업의 변화에 대응하고 있다. 이렇게 불투명한 대외 여건과 결코 우호적이지 않은 경영환경에도 불구하고, 정유업계는 고도화 시설에 대한 지속적인 투자와 신재생에너지 사업 투자 등으로 경쟁력을 강화하여 질적인 성장을 이룰 수 있도록 혼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