柳浩炫 LG경제연구원 책임연구원
⊙ 1976년 서울 출생.
⊙ 연세대 사회학과, 同 대학원 경영학과 졸업.
⊙ 現 LG경제연구원 화학전략실 책임연구원.
⊙ 1976년 서울 출생.
⊙ 연세대 사회학과, 同 대학원 경영학과 졸업.
⊙ 現 LG경제연구원 화학전략실 책임연구원.
조선 후기 봉이 김선달 이야기에서 대동강 물을 파는 행위는 상식적으로 일어날 수 없는 것이기에 풍자와 해학의 포인트가 될 수 있었다. 그로부터 300여년이 지난 지금 세계 물 시장은 음료 시장을 제외하더라도 2007년 약 3000억 달러로 추산되며, 5년 안에 5000억 달러 시장으로 성장이 예상된다(그림 1 참조).
<포춘>지는 2000년 ‘Water, Water Everywhere’라는 기사에서 21세기 물 산업이 석유 산업을 추월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고, 세계은행(World Bank)은 ‘20세기의 전쟁이 석유 전쟁이라면 21세기 전쟁의 목적은 물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또 소련의 붕괴를 예언한 저명한 프랑스의 미래학자 자크 아탈리 역시 최근 저서 <미래의 물결>에서 오늘날의 석유처럼 물이 미래 권력관계의 열쇠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제 물 산업이 기업의 새로운 성장 엔진으로, 정부의 육성 산업으로, 시장의 관심 투자 종목으로 주목 받고 있는 것이다.
2001년 잭 웰치의 뒤를 이은 GE의 이멜트 회장은 2010년까지 환경 관련 분야에서 매출 20조원을 달성하겠다고 공언하고, 그 첫 번째 산업으로 물 산업을 지목했다. 이를 실현하기 위한 전략으로 에코매지네이션(Ecomagination)을 주창했다. 에코매지네이션은 환경을 의미하는 생태학(Ecology)의 에코(Eco)와 GE의 슬로건 ‘Imagination at works’의 이매지네이션(Imagination)을 합성한 말이다. 이는 환경을 보호하고 청정 환경을 조성할 수 있는 미래 기술 개발을 GE 성장전략의 중심 축으로 삼겠다는 것을 의미한다.
싱가포르의 경우 정부가 2억 달러를 투자, 아시아 최대의 해수 담수화 공장을 건설하는 등 직접적인 지원 정책을 펼치고 있다. 이 공장을 건립한 싱가포르의 하이플럭스社(사)는 세계 담수처리업계의 선두 주자로 부상했으며, 싱가포르 정부는 이와 별도로 27억 달러 규모의 수자원 인프라 프로젝트를 계획하고 있다.
물 펀드 평균 수익률 41%
세계 금융시장도 물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하고 있다. 물 관련 기업으로 구성된 ‘블룸버그 물 펀드’의 2004~2006년 평균 수익률은 41%였다. 골드만삭스는 2006년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연계한 투자 기준을 만들었다. 환경(Environment), 기업 지배구조(Governance), 사회(Social)로 구성된 ESG 투자 기준은 기업의 성장이 사회적 목표와 일치되어야 가능하다는 것을 전제하고 있으며, 골드만삭스는 주요 관심 산업군 중 하나로 물 산업을 명기했다.
국내 기업들도 마찬가지다. 코오롱의 경우 2002년까지 영업이익의 40%를 차지하고 있던 原絲(원사) 사업부를 구조조정하고 미래 신성장 사업으로 물 산업을 제시했다. 코오롱은 세계 10대 종합 물 기업으로 도약한다는 목표 아래 제조 분야에서는 고강도 유리섬유 복합관 생산, 물 운영 사업 역량 교두보 확보를 위해 ㈜환경관리공사 인수, 건설 부문의 수처리 시공사업 확대, 시스템 분야에서는 멤브레인(분리막) 수처리 시스템 개발 사업을 전개한다고 밝혔다. 또 중국 시장의 성장에 대응하여 2007년 11월 차이나워터 어페어스 그룹(China Water Affairs Group)과 합작법인 설립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하는 등 적극적인 행보를 하고 있다.
코오롱뿐만 아니라 GS건설, 삼성엔지니어링, 두산중공업 등 국내 유수의 기업들도 물 산업에서 신성장 엔진을 찾고 있다. GS건설은 올해 초 사업목적에 지하수 정화사업을 추가했고, 물 산업 담당 환경사업본부도 별도로 두고 있다. 삼성엔지니어링은 물 처리 사업 해외진출을 위해 프랑스 베올리아와 합작사를 세웠다. 담수플랜트 부문에서 국제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는 두산중공업도 담수플랜트 사업 중동 진출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정부도 물 산업을 미래 육성 산업으로 바라보고 있다. 지난해 7월 정부는 현재 11조원 정도인 국내 물 산업 규모를 오는 2015년까지 20조원 이상으로 키우고, 세계 10위권에 드는 기업을 2개 이상 육성한다는 내용의 ‘물 산업 육성 5개년 세부추진계획’을 공표했다. 이에 대한 법적 근거를 마련하기 위해 작성된 물 산업 지원법 초안의 핵심 내용은 국가가 ‘물 산업 육성 기본계획’을 수립하고, 지방 상수도 구조개편(민간위탁 또는 민영화 등)을 국가 차원에서 관리하며, 기금을 형성해 물 산업 육성 및 물 기업의 해외 진출을 촉진하는 것으로 구성돼 있다.
과거 물에 대한 인식은 ‘물 쓰듯이’ 써도 마르지 않는 풍부함, ‘물처럼 깨끗한’ 청정함의 이미지였다. 즉, 희소성과 품질의 가치가 중요하지 않은 公共材(공공재)였다. 당연히 공공재인 물을 私的(사적)으로 사용하고, 거래를 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그러나 현재 물을 둘러싼 상황은 정반대로 흐르고 있다.
물은 公共材가 아니라 經濟材
물은 더 이상 풍부한 자원이 아니다. 현재 지구상에 존재하는 물의 총량은 14억km3로 지구 전체 표면을 3000m 깊이로 덮을 수 있는 어마어마한 양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물을 희소 자원이라고 말하는 것은 그중 인간이 이용 가능한 담수량이 2.5%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이 가운데 빙하를 제외하고 현실적으로 이용 가능한 담수의 양은 0.8%로 줄어든다. 더 큰 문제는 지구 온난화의 영향으로 가뭄 현상이 심화돼 지하수의 고갈 및 사막화가 확대되고 있다는 점이다.
또 물 공급이 제한된 상황에서 인구 증가 및 식생활의 변화, 산업화 등의 요인으로 물 수요가 급격히 늘고 있는 것이 물 부족 현상을 더욱 심화시키고 있다. 인류는 1인당 최소 연평균 물 2000L를 소비하고 있는데, 세계 인구는 매년 8000만명씩 증가해 2025년에는 2000년 대비 30%가 증가한 80억명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더구나 경제발전에 따른 肉食(육식)의 증가 등 생활양식의 변화는 물 소비를 배증시키고 있다. 밀가루 1kg을 생산하는 데는 물 1500L가 필요하지만 닭고기 1kg 생산에는 4500L, 쇠고기 1kg 생산에는 2만L가 요구된다.
산업화도 물 사용량을 배가시키고 있다. 미국의 경우 30년간 물 사용량이 300% 이상 급증했는데, 그 주요 원인으로 전체 물 사용량의 60% 이상을 차지하는 산업용 수요의 급증이 지적되고 있다.
물의 절대량 부족과 급격한 수요가 물 부족 현상을 심화시켜 유엔은 2025년에 약 27억명이 담수 부족에 직면하고, 전 세계 국가의 5분의 1이 심각한 물 부족 사태에 직면할 것으로 전망했다.
더 심각한 문제는 물이 더 이상 깨끗하지 않다는 점이다. 급격한 도시화와 산업화, 기존 처리 시설의 노후화, 신흥개발국의 하수처리 미비 등으로 인해 수질 오염 문제가 심각하다.
‘세계 물 포럼’에 따르면 현재 11억명이 안전한 물을 마시지 못하고 있으며, 전쟁으로 인한 사망자의 10배에 해당하는 500만명 이상이 매년 水因性(수인성) 질병으로 사망하고 있다. 하수처리시설 인프라 역시 선진국을 제외한 나머지 국가들은 시스템 설비를 완비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고, 특히 농촌 지역의 경우 상황이 심각한 수준이다. 이제 물은 누구나 취할 수 있는 공공재에서 희소 가치가 있는 經濟材(경제재)로 탈바꿈하고 있다.
물이 경제재로 인식되면서 민간 기업에 의한 물 관리가 급속히 확대되고 있다. 100여년 전부터 물 관리를 민영화한 프랑스 등 몇몇 유럽 국가들을 제외하고 대부분의 지역에서는 근래에까지 국가가 물을 공급하고, 하수를 처리해 왔다.
2006년을 기준으로 공공 부문이 제공하는 서비스를 이용하는 인구는 전체 65억명 중 91%인 59억명이며, 민간 부문은 9% 수준인 약 6억명에 불과했다. 그러나 현재 확산되고 있는 민영화 추세는 민간 부문의 서비스 이용 인구를 전 세계 인구의 16% 수준인 약 11억명으로 확대시킬 것으로 전망된다(그림2 참조).
또 개발도상국과 저개발 국가의 경우 민간 기업이 시설물 일체를 제공하고 장기간 운영함으로써 투자를 회수하는 민영사업 모델을 가능하게 했다. 이러한 사업 방식은 선진국 위주의 민영화를 전 세계적 현상으로 확산시키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
물 산업의 구조 변화는 새로운 사업 기회의 확대를 의미한다. 국가가 주도하는 물 산업에서는 상·하수의 운영 관리는 국가가, 시설물 제조 및 건설은 민간 기업들이 행하는 구조였다. 그러나 물을 관리하는 운영 사업의 기회가 민간 기업에도 열리면서 목표 시장이 확대된 것이다. 전체 물 시장에서 운영 사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35.8%에 달한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민간 기업들엔 큰 기회다.
민간에 운영 사업권이 이전됨으로써 나타나는 변화는 물 순환 시스템 구축을 일괄로 제공하는 토털 솔루션 사업이 확대되고 있다는 것이다. 과거 정부가 관리하는 물 순환 시스템을 민간 기업이 대체하면서 물 순환 시스템을 통합 관리하는 사업 방식이 부상한 것이다. 실례로 최근 발주된 정수 및 하수 처리 시설 프로젝트를 보면 시설 설치뿐만 아니라 운영 계약까지 일괄로 포함된 형태가 전체의 49%에 이른다.
토털 솔루션 사업은 본연의 사업 역량뿐만 아니라 부가적인 파이낸싱 역량을 동시에 요구한다. 초기 시설물 건립 후 장기간의 운영을 통해 투자금을 회수하는 민영사업 방식에서는 장기부채 조달 능력과 프로젝트 파이낸싱 능력 등 전반적인 자금운용 역량이 성공의 열쇠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풍부한 사업 경험도 경쟁력으로 부상하고 있다. 물 산업은 국민의 건강과 직결되기 때문에 안전한 품질의 물을 굴곡 없이 제공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물은 규격화할 수 없고, 환경에 따라 상태가 시시각각 변하는 특징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이를 안정적으로 가공하는 역량은 쉽게 쌓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과거의 물 산업은 유럽 등 선진국가를 중심으로 활발히 전개됐다. 세계적으로 물 부족 현상이 심하지 않았고, 상·하수 인프라 구축이 선진 국가를 중심으로 진행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中東(중동) 및 중국 등의 물 부족 현상 심화와 금융기법의 발달 등으로 최근 아시아 지역 성장세가 눈에 띈다.
물 산업 성장지역, 歐美에서 中東으로
일단 물은 수요량이 매우 커서 개별 지역의 과잉 공급이나 과잉 수요를 무역을 통해 해결할 수 없는 특징이 있다. 즉, 지역별 물 부족 상황은 지역 내에서 해결해야 한다. 아시아 시장이 주목 받는 이유는 물 부족 현상에 대응할 수 있을 만큼 경제성장이 이루어지고 있고, 다양한 민영사업 모델이 개발되고 있다는 점 등을 들 수 있다.
예를 들어 전체 면적의 85%가 사막화되는 등 물 부족 현상이 심각한 중동의 경우 高油價(고유가)에 의한 재정 확충으로 전 세계 담수플랜트의 반 이상을 발주하는 등 물 산업 인프라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중국도 지역별 물 부족 편차와 심각한 수질오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중국의 북방 지역은 남방 지역 대비 가용 수자원 확보율이 27% 수준에 불과하다. 해안 도시들을 제외한 나머지 지역의 상하수도 보급률도 현격히 낮은 상황이다.
중국 정부는 상·하수도 보급률을 2015년까지 50% 이상으로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정부 투자 이외에 민간 기업의 투자를 장려하고 있다. 2006년 현재 중국에서는 약 5200만명이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유럽 출신의 민간 기업으로부터 물 서비스를 받고 있다.
다른 동남아 국가들도 하수도 등 낮은 수자원 인프라 수준을 해결하기 위해 물 산업의 민영화를 추진하고 있다. 이 지역은 현재 9% 수준의 민영화율이 향후 2015년까지 19% 수준으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물 산업의 구조 변화는 기업들의 이목을 끌고 있지만 어떻게 물 산업의 기회를 비즈니스로 연결시키는가가 문제다. 글로벌 전문 투자 기관인 골드만삭스, 메릴린치, UBS 등이 선택한 물 산업 관심 종목 리스트를 종합하면 프랑스의 베올리아, 수에즈, 미국의 GE 물 사업부, 날코, 다우케미컬, 다나허, 독일의 지멘스, 일본의 니토덴코와 구리타 워터, 싱가포르의 하이플럭스 등이 대표 기업으로 주목 받고 있다. 이 중 베올리아와 수에즈는 운영 사업, 나머지 기업들은 수처리 필터 혹은 화학 처리 시스템 제조 사업을 하는 기업들이다. 이들 물 관련 기업이 어떻게 성장했는지 그 사업 양상을 살펴보면 두 가지 큰 특징이 나타난다.
물 산업체, M&A로 社勢 확장
먼저 물 산업 시장 진입과 사업확대 과정에서 M&A를 적극 활용했다는 점이다. GE의 경우 1999년 그레그 인수를 통해 시장에 진입한 이래 베츠(2002), 오스모닉스(2003), 로닉스(2005), 제논(2006) 등을 인수 합병하면서 사업 영역을 확장했다. 지멘스 역시 베올리아가 갖고 있던 US 필터를 2004년 인수하면서 시장에 뛰어들었고, 피인수 기업인 US 필터도 과거 크고 작은 50여건의 인수 합병을 통해 필터 관련 전 분야를 커버할 수 있는 기업으로 성장했다.
화학처리 시스템 분야의 세계 1위 기업 날코 역시 1982년 크레센트 케미컬, 서킷 서비스 등을 인수하면서 수처리 시장의 영역을 확대했다. 전문 화학기업인 니토덴코도 1987년 하이드로노틱스 인수를 통해 RO(역삼투압) 필터 역량을 강화했고, 다우케미컬은 2007년 ZOEE(Zhejiang Omex Environmental Engineering)를 인수하면서 중국 수처리 시장에 진출했다. 글로벌 투자기관들이 물 산업을 주목하는 이유가 시장의 성장성뿐만 아니라 M&A 기회 물색 때문이라는 지적이 있을 정도로 물 산업 선도 기업들은 활발한 M&A를 진행하고 있다.
또 하나의 특징은 시장의 통합 솔루션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 밸류 체인 통합(Value Chain Integration)을 추구하고 있다는 점이다. 즉, 수처리 제조, 설치, 시스템 운영을 모두 제공하거나, 제조 및 설치를 엮는 등의 사업영역 확대를 통해 고객의 통합 솔루션에 대한 니즈에 대응하고 있다.
이는 물 사업의 선도 기업인 베올리아를 보면 쉽게 알 수 있다. 베올리아의 역사는 물 사업 통합의 역사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1853년 나폴레옹 3세의 명으로 창업한 베올리아는 1860년 파리의 상수 공급 운영 사업을 시작으로, 1905년에는 오존 프로세스 개발, 1918년에는 수처리 업체인 SADE를 창업했다. 이후 베올리아 워터 시스템즈를 통해 자체 수처리 프로세스 개발 역량을 강화하고, 1960년에는 세계 최초의 필터 처리 시스템을 개발했다. 이후 필터 방식의 수처리 사업이 확대될 것을 예상한 베올리아는 미국 시장 공략을 목적으로 1999년 미국 1위의 필터 전문 제조 업체인 US필터를 전격 인수했다.
그러나 베올리아는 모기업의 미디어 사업 손실로 인한 경영악화로 US 필터를 지멘스에 매각했다. 이후 이 회사는 민간시설의 운영 부문 및 수처리 프로세스 설계 부문의 해외 진출과 공격적인 인수 합병으로 관련 사업범위를 넓히고 있으며, 산업시설도 프로세스 설계와 운영 부문에 초점을 맞춘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다른 물 산업 관련 전문 제조업체들 역시 사업범위의 선택과 집중 현상을 보여주고 있다. 시장에서의 생존 전략을 터득했기 때문이다.
성공하려면 선택과 집중을
뒤늦게 물 산업에 뛰어들려는 기업들은 무엇보다 ‘기술력’에 주목해야 한다. 물 산업은 민간 상·하수 수처리, 산업 시설의 수처리, 담수처리 등 크게 세 영역으로 나눌 수 있다. 민간 수처리 시설에는 최고급 기술이 적용되지 않는다. 이 때문에 필터 방식도 최고급 기술인 역삼투압 방식(RO)이나 나노 필터(NF) 방식보다는 마이크로 필터(MF) 방식 정도가 쓰인다. 이 시장의 고객(정부)이 원하는 것은 국민들의 건강과 직결되는 식수 공급 및 하수 처리의 안정성이다.
반면 산업 시설과 담수 시설은 수처리 기술이 중요하다. 산업 시설의 고객은 고농도 산업 폐수를 적절히 정화시키고, 산업 활동에 최적화된 물 순환 시스템을 원한다. 담수 시설의 고객 역시 바닷물의 염분을 확실하게 제거할 수 있는 기술력을 중시한다. 기술력이 뒷받침된다면 최소한의 여건은 마련된 셈이다.
이제 사람들은 석유를 ‘블랙 골드’라고 부른 것에 빗대어 물을 ‘블루 골드’라고 부르고 있다. 물 산업을 기업의 성장 기회로 활용하려면 자기 자신의 숨은 역량을 명확히 알아야 하고, 기술력을 확보해야 하며, 고객의 요구를 만족시킬 수 있는 영역을 선택하고 집중해야 한다.●
<포춘>지는 2000년 ‘Water, Water Everywhere’라는 기사에서 21세기 물 산업이 석유 산업을 추월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고, 세계은행(World Bank)은 ‘20세기의 전쟁이 석유 전쟁이라면 21세기 전쟁의 목적은 물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또 소련의 붕괴를 예언한 저명한 프랑스의 미래학자 자크 아탈리 역시 최근 저서 <미래의 물결>에서 오늘날의 석유처럼 물이 미래 권력관계의 열쇠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제 물 산업이 기업의 새로운 성장 엔진으로, 정부의 육성 산업으로, 시장의 관심 투자 종목으로 주목 받고 있는 것이다.
2001년 잭 웰치의 뒤를 이은 GE의 이멜트 회장은 2010년까지 환경 관련 분야에서 매출 20조원을 달성하겠다고 공언하고, 그 첫 번째 산업으로 물 산업을 지목했다. 이를 실현하기 위한 전략으로 에코매지네이션(Ecomagination)을 주창했다. 에코매지네이션은 환경을 의미하는 생태학(Ecology)의 에코(Eco)와 GE의 슬로건 ‘Imagination at works’의 이매지네이션(Imagination)을 합성한 말이다. 이는 환경을 보호하고 청정 환경을 조성할 수 있는 미래 기술 개발을 GE 성장전략의 중심 축으로 삼겠다는 것을 의미한다.
싱가포르의 경우 정부가 2억 달러를 투자, 아시아 최대의 해수 담수화 공장을 건설하는 등 직접적인 지원 정책을 펼치고 있다. 이 공장을 건립한 싱가포르의 하이플럭스社(사)는 세계 담수처리업계의 선두 주자로 부상했으며, 싱가포르 정부는 이와 별도로 27억 달러 규모의 수자원 인프라 프로젝트를 계획하고 있다.
물 펀드 평균 수익률 41%
세계 금융시장도 물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하고 있다. 물 관련 기업으로 구성된 ‘블룸버그 물 펀드’의 2004~2006년 평균 수익률은 41%였다. 골드만삭스는 2006년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연계한 투자 기준을 만들었다. 환경(Environment), 기업 지배구조(Governance), 사회(Social)로 구성된 ESG 투자 기준은 기업의 성장이 사회적 목표와 일치되어야 가능하다는 것을 전제하고 있으며, 골드만삭스는 주요 관심 산업군 중 하나로 물 산업을 명기했다. 국내 기업들도 마찬가지다. 코오롱의 경우 2002년까지 영업이익의 40%를 차지하고 있던 原絲(원사) 사업부를 구조조정하고 미래 신성장 사업으로 물 산업을 제시했다. 코오롱은 세계 10대 종합 물 기업으로 도약한다는 목표 아래 제조 분야에서는 고강도 유리섬유 복합관 생산, 물 운영 사업 역량 교두보 확보를 위해 ㈜환경관리공사 인수, 건설 부문의 수처리 시공사업 확대, 시스템 분야에서는 멤브레인(분리막) 수처리 시스템 개발 사업을 전개한다고 밝혔다. 또 중국 시장의 성장에 대응하여 2007년 11월 차이나워터 어페어스 그룹(China Water Affairs Group)과 합작법인 설립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하는 등 적극적인 행보를 하고 있다.
코오롱뿐만 아니라 GS건설, 삼성엔지니어링, 두산중공업 등 국내 유수의 기업들도 물 산업에서 신성장 엔진을 찾고 있다. GS건설은 올해 초 사업목적에 지하수 정화사업을 추가했고, 물 산업 담당 환경사업본부도 별도로 두고 있다. 삼성엔지니어링은 물 처리 사업 해외진출을 위해 프랑스 베올리아와 합작사를 세웠다. 담수플랜트 부문에서 국제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는 두산중공업도 담수플랜트 사업 중동 진출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정부도 물 산업을 미래 육성 산업으로 바라보고 있다. 지난해 7월 정부는 현재 11조원 정도인 국내 물 산업 규모를 오는 2015년까지 20조원 이상으로 키우고, 세계 10위권에 드는 기업을 2개 이상 육성한다는 내용의 ‘물 산업 육성 5개년 세부추진계획’을 공표했다. 이에 대한 법적 근거를 마련하기 위해 작성된 물 산업 지원법 초안의 핵심 내용은 국가가 ‘물 산업 육성 기본계획’을 수립하고, 지방 상수도 구조개편(민간위탁 또는 민영화 등)을 국가 차원에서 관리하며, 기금을 형성해 물 산업 육성 및 물 기업의 해외 진출을 촉진하는 것으로 구성돼 있다.
과거 물에 대한 인식은 ‘물 쓰듯이’ 써도 마르지 않는 풍부함, ‘물처럼 깨끗한’ 청정함의 이미지였다. 즉, 희소성과 품질의 가치가 중요하지 않은 公共材(공공재)였다. 당연히 공공재인 물을 私的(사적)으로 사용하고, 거래를 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그러나 현재 물을 둘러싼 상황은 정반대로 흐르고 있다.
물은 公共材가 아니라 經濟材
물은 더 이상 풍부한 자원이 아니다. 현재 지구상에 존재하는 물의 총량은 14억km3로 지구 전체 표면을 3000m 깊이로 덮을 수 있는 어마어마한 양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물을 희소 자원이라고 말하는 것은 그중 인간이 이용 가능한 담수량이 2.5%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이 가운데 빙하를 제외하고 현실적으로 이용 가능한 담수의 양은 0.8%로 줄어든다. 더 큰 문제는 지구 온난화의 영향으로 가뭄 현상이 심화돼 지하수의 고갈 및 사막화가 확대되고 있다는 점이다. 또 물 공급이 제한된 상황에서 인구 증가 및 식생활의 변화, 산업화 등의 요인으로 물 수요가 급격히 늘고 있는 것이 물 부족 현상을 더욱 심화시키고 있다. 인류는 1인당 최소 연평균 물 2000L를 소비하고 있는데, 세계 인구는 매년 8000만명씩 증가해 2025년에는 2000년 대비 30%가 증가한 80억명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더구나 경제발전에 따른 肉食(육식)의 증가 등 생활양식의 변화는 물 소비를 배증시키고 있다. 밀가루 1kg을 생산하는 데는 물 1500L가 필요하지만 닭고기 1kg 생산에는 4500L, 쇠고기 1kg 생산에는 2만L가 요구된다.
산업화도 물 사용량을 배가시키고 있다. 미국의 경우 30년간 물 사용량이 300% 이상 급증했는데, 그 주요 원인으로 전체 물 사용량의 60% 이상을 차지하는 산업용 수요의 급증이 지적되고 있다.
물의 절대량 부족과 급격한 수요가 물 부족 현상을 심화시켜 유엔은 2025년에 약 27억명이 담수 부족에 직면하고, 전 세계 국가의 5분의 1이 심각한 물 부족 사태에 직면할 것으로 전망했다.
더 심각한 문제는 물이 더 이상 깨끗하지 않다는 점이다. 급격한 도시화와 산업화, 기존 처리 시설의 노후화, 신흥개발국의 하수처리 미비 등으로 인해 수질 오염 문제가 심각하다.
‘세계 물 포럼’에 따르면 현재 11억명이 안전한 물을 마시지 못하고 있으며, 전쟁으로 인한 사망자의 10배에 해당하는 500만명 이상이 매년 水因性(수인성) 질병으로 사망하고 있다. 하수처리시설 인프라 역시 선진국을 제외한 나머지 국가들은 시스템 설비를 완비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고, 특히 농촌 지역의 경우 상황이 심각한 수준이다. 이제 물은 누구나 취할 수 있는 공공재에서 희소 가치가 있는 經濟材(경제재)로 탈바꿈하고 있다.
물이 경제재로 인식되면서 민간 기업에 의한 물 관리가 급속히 확대되고 있다. 100여년 전부터 물 관리를 민영화한 프랑스 등 몇몇 유럽 국가들을 제외하고 대부분의 지역에서는 근래에까지 국가가 물을 공급하고, 하수를 처리해 왔다.
2006년을 기준으로 공공 부문이 제공하는 서비스를 이용하는 인구는 전체 65억명 중 91%인 59억명이며, 민간 부문은 9% 수준인 약 6억명에 불과했다. 그러나 현재 확산되고 있는 민영화 추세는 민간 부문의 서비스 이용 인구를 전 세계 인구의 16% 수준인 약 11억명으로 확대시킬 것으로 전망된다(그림2 참조).
또 개발도상국과 저개발 국가의 경우 민간 기업이 시설물 일체를 제공하고 장기간 운영함으로써 투자를 회수하는 민영사업 모델을 가능하게 했다. 이러한 사업 방식은 선진국 위주의 민영화를 전 세계적 현상으로 확산시키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
물 산업의 구조 변화는 새로운 사업 기회의 확대를 의미한다. 국가가 주도하는 물 산업에서는 상·하수의 운영 관리는 국가가, 시설물 제조 및 건설은 민간 기업들이 행하는 구조였다. 그러나 물을 관리하는 운영 사업의 기회가 민간 기업에도 열리면서 목표 시장이 확대된 것이다. 전체 물 시장에서 운영 사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35.8%에 달한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민간 기업들엔 큰 기회다.
민간에 운영 사업권이 이전됨으로써 나타나는 변화는 물 순환 시스템 구축을 일괄로 제공하는 토털 솔루션 사업이 확대되고 있다는 것이다. 과거 정부가 관리하는 물 순환 시스템을 민간 기업이 대체하면서 물 순환 시스템을 통합 관리하는 사업 방식이 부상한 것이다. 실례로 최근 발주된 정수 및 하수 처리 시설 프로젝트를 보면 시설 설치뿐만 아니라 운영 계약까지 일괄로 포함된 형태가 전체의 49%에 이른다.
토털 솔루션 사업은 본연의 사업 역량뿐만 아니라 부가적인 파이낸싱 역량을 동시에 요구한다. 초기 시설물 건립 후 장기간의 운영을 통해 투자금을 회수하는 민영사업 방식에서는 장기부채 조달 능력과 프로젝트 파이낸싱 능력 등 전반적인 자금운용 역량이 성공의 열쇠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풍부한 사업 경험도 경쟁력으로 부상하고 있다. 물 산업은 국민의 건강과 직결되기 때문에 안전한 품질의 물을 굴곡 없이 제공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물은 규격화할 수 없고, 환경에 따라 상태가 시시각각 변하는 특징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이를 안정적으로 가공하는 역량은 쉽게 쌓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과거의 물 산업은 유럽 등 선진국가를 중심으로 활발히 전개됐다. 세계적으로 물 부족 현상이 심하지 않았고, 상·하수 인프라 구축이 선진 국가를 중심으로 진행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中東(중동) 및 중국 등의 물 부족 현상 심화와 금융기법의 발달 등으로 최근 아시아 지역 성장세가 눈에 띈다.
물 산업 성장지역, 歐美에서 中東으로
일단 물은 수요량이 매우 커서 개별 지역의 과잉 공급이나 과잉 수요를 무역을 통해 해결할 수 없는 특징이 있다. 즉, 지역별 물 부족 상황은 지역 내에서 해결해야 한다. 아시아 시장이 주목 받는 이유는 물 부족 현상에 대응할 수 있을 만큼 경제성장이 이루어지고 있고, 다양한 민영사업 모델이 개발되고 있다는 점 등을 들 수 있다.
예를 들어 전체 면적의 85%가 사막화되는 등 물 부족 현상이 심각한 중동의 경우 高油價(고유가)에 의한 재정 확충으로 전 세계 담수플랜트의 반 이상을 발주하는 등 물 산업 인프라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중국도 지역별 물 부족 편차와 심각한 수질오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중국의 북방 지역은 남방 지역 대비 가용 수자원 확보율이 27% 수준에 불과하다. 해안 도시들을 제외한 나머지 지역의 상하수도 보급률도 현격히 낮은 상황이다.
중국 정부는 상·하수도 보급률을 2015년까지 50% 이상으로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정부 투자 이외에 민간 기업의 투자를 장려하고 있다. 2006년 현재 중국에서는 약 5200만명이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유럽 출신의 민간 기업으로부터 물 서비스를 받고 있다.
다른 동남아 국가들도 하수도 등 낮은 수자원 인프라 수준을 해결하기 위해 물 산업의 민영화를 추진하고 있다. 이 지역은 현재 9% 수준의 민영화율이 향후 2015년까지 19% 수준으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물 산업의 구조 변화는 기업들의 이목을 끌고 있지만 어떻게 물 산업의 기회를 비즈니스로 연결시키는가가 문제다. 글로벌 전문 투자 기관인 골드만삭스, 메릴린치, UBS 등이 선택한 물 산업 관심 종목 리스트를 종합하면 프랑스의 베올리아, 수에즈, 미국의 GE 물 사업부, 날코, 다우케미컬, 다나허, 독일의 지멘스, 일본의 니토덴코와 구리타 워터, 싱가포르의 하이플럭스 등이 대표 기업으로 주목 받고 있다. 이 중 베올리아와 수에즈는 운영 사업, 나머지 기업들은 수처리 필터 혹은 화학 처리 시스템 제조 사업을 하는 기업들이다. 이들 물 관련 기업이 어떻게 성장했는지 그 사업 양상을 살펴보면 두 가지 큰 특징이 나타난다.
물 산업체, M&A로 社勢 확장
먼저 물 산업 시장 진입과 사업확대 과정에서 M&A를 적극 활용했다는 점이다. GE의 경우 1999년 그레그 인수를 통해 시장에 진입한 이래 베츠(2002), 오스모닉스(2003), 로닉스(2005), 제논(2006) 등을 인수 합병하면서 사업 영역을 확장했다. 지멘스 역시 베올리아가 갖고 있던 US 필터를 2004년 인수하면서 시장에 뛰어들었고, 피인수 기업인 US 필터도 과거 크고 작은 50여건의 인수 합병을 통해 필터 관련 전 분야를 커버할 수 있는 기업으로 성장했다.
화학처리 시스템 분야의 세계 1위 기업 날코 역시 1982년 크레센트 케미컬, 서킷 서비스 등을 인수하면서 수처리 시장의 영역을 확대했다. 전문 화학기업인 니토덴코도 1987년 하이드로노틱스 인수를 통해 RO(역삼투압) 필터 역량을 강화했고, 다우케미컬은 2007년 ZOEE(Zhejiang Omex Environmental Engineering)를 인수하면서 중국 수처리 시장에 진출했다. 글로벌 투자기관들이 물 산업을 주목하는 이유가 시장의 성장성뿐만 아니라 M&A 기회 물색 때문이라는 지적이 있을 정도로 물 산업 선도 기업들은 활발한 M&A를 진행하고 있다.
또 하나의 특징은 시장의 통합 솔루션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 밸류 체인 통합(Value Chain Integration)을 추구하고 있다는 점이다. 즉, 수처리 제조, 설치, 시스템 운영을 모두 제공하거나, 제조 및 설치를 엮는 등의 사업영역 확대를 통해 고객의 통합 솔루션에 대한 니즈에 대응하고 있다.
이는 물 사업의 선도 기업인 베올리아를 보면 쉽게 알 수 있다. 베올리아의 역사는 물 사업 통합의 역사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1853년 나폴레옹 3세의 명으로 창업한 베올리아는 1860년 파리의 상수 공급 운영 사업을 시작으로, 1905년에는 오존 프로세스 개발, 1918년에는 수처리 업체인 SADE를 창업했다. 이후 베올리아 워터 시스템즈를 통해 자체 수처리 프로세스 개발 역량을 강화하고, 1960년에는 세계 최초의 필터 처리 시스템을 개발했다. 이후 필터 방식의 수처리 사업이 확대될 것을 예상한 베올리아는 미국 시장 공략을 목적으로 1999년 미국 1위의 필터 전문 제조 업체인 US필터를 전격 인수했다.
그러나 베올리아는 모기업의 미디어 사업 손실로 인한 경영악화로 US 필터를 지멘스에 매각했다. 이후 이 회사는 민간시설의 운영 부문 및 수처리 프로세스 설계 부문의 해외 진출과 공격적인 인수 합병으로 관련 사업범위를 넓히고 있으며, 산업시설도 프로세스 설계와 운영 부문에 초점을 맞춘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다른 물 산업 관련 전문 제조업체들 역시 사업범위의 선택과 집중 현상을 보여주고 있다. 시장에서의 생존 전략을 터득했기 때문이다.
성공하려면 선택과 집중을
뒤늦게 물 산업에 뛰어들려는 기업들은 무엇보다 ‘기술력’에 주목해야 한다. 물 산업은 민간 상·하수 수처리, 산업 시설의 수처리, 담수처리 등 크게 세 영역으로 나눌 수 있다. 민간 수처리 시설에는 최고급 기술이 적용되지 않는다. 이 때문에 필터 방식도 최고급 기술인 역삼투압 방식(RO)이나 나노 필터(NF) 방식보다는 마이크로 필터(MF) 방식 정도가 쓰인다. 이 시장의 고객(정부)이 원하는 것은 국민들의 건강과 직결되는 식수 공급 및 하수 처리의 안정성이다.
반면 산업 시설과 담수 시설은 수처리 기술이 중요하다. 산업 시설의 고객은 고농도 산업 폐수를 적절히 정화시키고, 산업 활동에 최적화된 물 순환 시스템을 원한다. 담수 시설의 고객 역시 바닷물의 염분을 확실하게 제거할 수 있는 기술력을 중시한다. 기술력이 뒷받침된다면 최소한의 여건은 마련된 셈이다.
이제 사람들은 석유를 ‘블랙 골드’라고 부른 것에 빗대어 물을 ‘블루 골드’라고 부르고 있다. 물 산업을 기업의 성장 기회로 활용하려면 자기 자신의 숨은 역량을 명확히 알아야 하고, 기술력을 확보해야 하며, 고객의 요구를 만족시킬 수 있는 영역을 선택하고 집중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