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퍼개미’ 박성득 씨
“해외펀드 투자는 國富 유출 유발
직접투자가 바람직”
강방천 에셋플러스 회장
“해외펀드 가입은 가장 지혜로운 투자”
“해외펀드 투자는 國富 유출 유발
직접투자가 바람직”
강방천 에셋플러스 회장
“해외펀드 가입은 가장 지혜로운 투자”
국내 주식시장이 온통 ‘펀드’ 얘기다. 중국펀드, 일본펀드, 인도펀드, 브릭스 펀드, 동유럽펀드 등 펀드 종류도 다양하다. 자산운용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말, 297조 원대였던 펀드 전체의 수탁고는 지난 7월 말 363조 원대를 넘어섰다. 그런데 이들 주식 펀드의 수익률이 롤러코스터를 타는 듯하다.
펀드평가사인 ‘제로인’에 따르면 국내 투자자들로부터 인기를 끌었던 중국과 인도펀드는 지난해 각각 58%대와 64%대의 수익률을 낸 것으로 평가됐다. 하지만 올해 ‘해외펀드’는 평균 20~40%의 마이너스 수익률을 냈다. 이렇게 되자 일부 투자자들이 펀드에서 자금을 빼면서, 한때 해외펀드 환매 사태가 일어났다.
수익률이 천정부지로 솟았다가 곤두박질을 거듭하는 해외펀드. 이제라도 환매를 해야 하나, 아니면 좀 더 들고 있어야 하나. 요즘은 해외펀드 투자의 適期(적기)일까 아닐까. 이에 대한 답을 각각 다른 의견을 가진 두 전문가를 통해 알아봤다.
‘수퍼 개미’로 잘 알려진 박성득씨는 해외펀드가 인기를 끌던 지난 2007년부터 해외펀드 가입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고수해왔다. 박성득씨는 “주식에 투자할 때 펀드에 가입하는 소극적 방식보다, 자신이 직접 투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해왔다”며 “국내 금융권이 國富(국부) 유출로 이어질 수 있는 해외펀드의 가입을 소비자들에게 부추겨 현재와 같은 위기를 자초했다”고 주장했다.
반면에 자산운용사인 에셋플러스의 강방천 회장은 “펀드 가입은 가장 지혜로운 주식투자의 방법”이라며 “국내펀드와 해외펀드 중 어느 것을 선택하느냐는 전적으로 소비자들에게 달려있다”고 상반되게 주장했다.
펀드 판매한 금융기관에 1차 책임
지난 8월 3일, 부산 범일동의 한 커피숍에서 박성득씨를 만났다. <수퍼개미 박성득의 주식투자교과서>의 저자인 박씨는 국내 주식시장에서 이름을 떨치고 있는 ‘수퍼개미’ 투자자다. 수백억 원대의 개인 자산으로 주식투자를 하고 있는 그는 지난 2006년 3월, 현대약품의 최대주주로 공시되면서 세상에 알려졌다. 현재 그는 현대약품(24.5%) 외에 한국선재(5.46%), 삼천당 제약 등의 주요 주주로 등재되어 있다. 그는 “지금까지 펀드에 가입한 적이 한 번도 없고, 주식 자금으로 100% 국내 기업에만 투자를 하고 있다”고 했다. 다음은 박성득씨와의 일문일답.
―투자자들이 중국펀드 등 해외펀드에 가입할 때 반대 의견을 냈는데, 그 이유는 무엇입니까.
“중국 올림픽 特需(특수) 효과 때문에 이득을 많이 볼 것이라는 등 해외펀드가 인기를 끌 때 참 답답했습니다. 저는 처음부터 중국펀드에는 버블이 많아서 투자자들이 실패할 확률이 크다고 생각했습니다. 특히 지난해 중국펀드가 40~50%대의 수익률을 기록할 때가 가장 위험한 때라고 봤어요.
그 때 남들을 따라 무작정 펀드에 가입하는 투자자들에게 ‘펀드 가입을 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어요. 당시 국내에는 ‘펀드 열풍’이 불고 있어 이런 주장을 공개적으로 하는 사람은 저뿐이었습니다. 그런데 결과를 보세요. 1년 만에 수익률이 마이너스로 돌아서지 않았습니까. 일반 서민들을 부추긴 금융기관이 책임을 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왜 금융기관이 책임을 져야 합니까.
“일반 서민들이 오늘날 펀드 때문에 가슴앓이를 하는데, 절대적인 책임은 금융기관에 있어요. 2년쯤 됐나요. 금융기관들이 펀드가입을 이벤트처럼 생각했습니다. 은행 창구에서 서민들에게 ‘요즘은 이 펀드가 유행인데, 가입하는 것이 어떠냐’고 의례껏 얘기를 했습니다. 서민들은 펀드가 무엇인지, 어떤 식으로 운영되는지 잘 알지도 못하는 상황이었는데 말입니다. 결국 은행, 증권사들은 서민들이 올바르지 못한 선택을 하도록 부추겼고, 이 때문에 서민들의 상처가 더 크다고 생각합니다. 문제는 투자자들이 국내펀드에 가입해서 손실이 난 것과 해외펀드에 가입해 손해를 입은 것에는 큰 차이가 있다는 점입니다.”
―어떤 차이가 있습니까.
“그 속성이 완전히 다릅니다. 국내에 투자하면 돈을 잃은 국민도 있고, 얻은 국민도 있을 것 아닙니까. 국내에서 생긴 손실과 이득은 한국에 머물면서 善(선)순환을 끌어낼 수 있습니다. 가령 투자자는 손실을 입었지만, 국내 기업이 주식시장에서 충분히 자금을 확보해 기업 가치를 높이고, 그 곳에 소속된 종업원들의 임금이 올라가는 등 선순환이 일어나죠. 하지만 중국이나 다른 해외펀드로 인한 손실은 결국 國富(국부) 유출이라고 생각합니다.”
“요즘이 펀드가입 적기라는 발상은 물타기 하자는 것”
―일반 투자자 입장에서는 국내펀드에 투자해 손해를 입은 것이나 해외펀드에 가입해 돈을 잃은 것이나 모두 내 돈을 잃은 것이라고 느끼지 않습니까.
“똑같다고 생각하는 마인드를 바꿔야 합니다. 내가 잃은 돈은 나중에 나에게 돌아올 우리나라의 자금이라고 생각해야 맞는 것이죠.”
―우리나라가 유독 해외펀드 판매를 많이 하고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일본, 미국 등은 해외에 투자를 하는 펀드를 많이 운영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들의 해외시장에 대한 분석능력, 경험 등과 비교할 때 우리가 해외펀드를 운용할 만한 충분한 능력과 자질을 갖고 있는지에 대해 냉철하게 따져봐야 합니다.”
―중국, 인도펀드 등의 올해 하락폭이 커서인지, 요즘이 해외펀드에 가입하기에 적기라는 분석이 있습니다. 이 의견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그런 주장은 지금 중국 대다수 주식의 株價(주가)가 떨어졌기 때문에 물타기식으로 투자하면 빨리 회복하기 쉽다는 논리로 보입니다. 한국은 지금 국내 주식투자만으로도 바쁜 시점입니다. 외국인들이 매일 국내 주식을 팔아 치우고 있기 때문에, 그로 인한 손실이 막대합니다. 외국인들의 매도는 국내 기업이 정신을 못 차릴 정도로 타격이 될 수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해외에 투자해서 수익을 내야 한다는 논리는 옳지 못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환매를 하지 않은 국내펀드 가입자들이 이제라도 펀드에서 돈을 빼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
“어려운 얘기죠. 하지만 손실을 입었다고 당장 돈을 빼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중국펀드의 경우, 다시 중국 경기가 살아나서 성장할 기회가 오기를 기다려야겠죠. 어차피 중국이 성장한다는 것은 기정사실 아닙니까. 시기를 잘 봐서 판단해야 합니다.”
―해외펀드가 아니라 국내펀드에 투자했다면 손실이 크지 않았을 것이라고 생각합니까. 주가가 1600선 아래로 떨어졌는데요.
“저는 올해 한 회사의 주식을 사서, 거기서만 40%의 수익률을 냈습니다. 종합주가지수가 떨어졌다고 해서, 모든 회사의 株價(주가)가 빠지는 것은 아닙니다. 얼마 전에 안타까운 얘기를 들었습니다. 제가 보기에는 자본력이 탄탄하고, 영업실적이 좋은 회사인데, 홍콩에서 IR(Investor Relation·투자 관계 기업설명회)을 한다고 하더라고요. 우리나라에서는 해봐야 관심을 갖는 사람들도 없다고요. 그런 얘기를 들을 때 슬프고, 화가 납니다. 국내의 금융 전문가들이 그런 회사를 발굴해서 투자해야 하는데, 그렇게 비전 있는 회사가 국내에서 알아주는 사람이 없어 외국에서 IR을 한다는 얘기를 듣고 속이 상했죠. 국내펀드에 투자했다면, 결과적으로는 돈을 벌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적정 코스피가 2500~3000은 돼야 한다고 분석하기 때문이죠. 하지만 국내니 해외니 하는 것보다는 직접 주식투자를 하는 것이 투자자 입장에서 가장 바람직하다고 봅니다.”
―비전문가인 일반인이 직접 투자를 하는 것보다는 전문가들에게 돈을 맡겨 이것을 굴리는 간접 투자가 더 좋지 않은가 하는 시각이 많은데요.
“개인이 공부를 하면 전문가들보다 훨씬 투자를 잘 할 수 있습니다. 그건 확실합니다. 늦게 공부를 하든 일찍 하든, 직접 투자를 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합니다”
―전문가들보다 주식을 보는 시각, 투자기법 등에 있어 뒤지지 않을 거라는 얘깁니까.
“돈은 내 자식 같은 것입니다. 내가 내 자식을 키워야지, 남이 키우면 잘 키웁니까? 같은 원리입니다. 주식이 어렵다고 지레짐작할 것이 아니라, 조금씩 주식을 보는 눈을 키우기를 바랍니다. 내 돈으로 내가 투자를 할 때, 가장 높은 수익률을 내는 법입니다.”
―한 때 국내 종합주가지수가 2000을 넘었습니다. 이런 일이 언제쯤 다시 가능할까요.
“올해 연말까지는 어려운 시기가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내년 1분기가 가장 중요한 터닝포인트 시점이 되리라고 봅니다. 올 연말, 내년 1분기 국내 기업들의 실적에 따라 국내 주식시장이 달라지리라고 봅니다.”
박성득씨는 인터뷰 내내 “주식을 바라보는 투자자의 마인드가 바뀌어야 한다”고 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주식투자는 서민들이 富(부)를 창출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수단입니다. 하지만 주식을 차익을 실현하기 위한 수단으로만 바라봐서는 안 됩니다. 내가 투자하는 투자금이 우리나라의 기업을 키우는 역할을 한다는 모토를 두고 접근해야 수익을 낼 수 있어요. 투자자인 내가 우량기업의 주식에 돈을 투자해서, 그 회사를 더욱 좋은 회사로 키우는데 일조한다는 생각이죠. 좋은 회사가 되면 株價가 더욱 오를 것이고, 투자자들에게 차익을 실현해 줄 테니까요. 금융권 창구에서 해외펀드 가입을 부추긴다고 해서 무작정 가입하지 말고, 좋은 국내 기업을 발굴해서 직접 투자하기를 추천합니다.”
펀드의 중간 판매자들이 문제
지난 8월 4일, 서울 강남 역삼동에 위치한 강남파이낸스센터에서 에셋플러스 강방천 회장을 만났다. 투자자들의 자산을 일괄적으로 위임 받아 투자를 대행하는 ‘투자일임업’을 했던 에셋플러스는 지난 6월, 자산운용사로 업종을 변경했다. 자산운용사는 제3자의 돈을 유가증권으로 운용하는 회사로, 일임업에 비해 법적 책임이 훨씬 크다.
에셋플러스는 지난 7월 7일, ‘코리아리치투게더’, ‘차이나리치투게더’, ‘글로벌리치투게더’ 등 3개의 펀드 판매를 시작했는데, 판매 한 달 만에 수탁고가 370억 원을 넘어섰다. 국내 펀드인 ‘코리아리치투게더’에 50억 원, 나머지는 해외펀드에 몰렸다.
은행이나 증권사를 통해 주식 펀드를 판매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강 회장은 직접 판매를 선택했다. 업계 최초 강 회장은 “오늘날 많은 투자자들이 펀드 때문에 골머리를 앓는 것은 기존의 펀드 판매 방식의 문제 때문”이라고 했다.
“기존의 펀드는 간접 판매로 이뤄졌습니다. 은행 창구나 증권사 직원들이 당시에 가장 잘 나가는 펀드를 무분별하게 고객들에게 판매했죠. 고객의 특성이 다양한데, 이런 다양성을 무시한 겁니다. 펀드에 가입하는 고객의 특성이 아닌, 판매자 입장에서 펀드를 소개하는 것이 관행이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고객들이 자기 돈이 어떻게 투자되는지 알지 못한 채 가입을 했고, 그래서 불만이 터진 것입니다.”
―펀드가 문제가 아니라, 펀드의 중간 판매자들이 문제라는 얘깁니까.
“네, 맞습니다. 펀드 투자는 지혜로운 방법입니다.”
―왜 그렇습니까.
“주식 투자자들이 자신이 투자하고자 하는 기업에 대해 철저히 공부를 했다 해도, 사람인지라 기업가치 판단에 오류가 있을 수 있습니다. 개별 투자가 일어날 수 있는 가능성을 펀드 투자로 줄일 수 있습니다. 또 펀드 투자는 분산투자를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소액투자자들이 100만 원으로 직접 투자를 한다고 칩시다. 삼성전자 주식 10주를 살 수 있습니까? 그런데 펀드에 가입하면, 적은 돈으로도 분산투자를 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펀드는 지혜로운 투자선택입니다. 물론 고객들의 입장에서 어떤 펀드가 좋은 펀드인지는 잘 따져봐야겠죠.”
해외의 저평가 된 1등 기업에 투자
―직판을 하는 것이 바람직한 방법이라면 왜 기존에 업계에서는 이런 판매를 하지 않았습니까.
“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이죠. 직판이 좋다는 것은 모든 자산운용사들이 공감하고 있습니다. 다만 고객들과 일대일로 만나고, 일일이 설득하기 위해서는 비용이 많이 들죠. 적자를 감내할 수 있는 자본력, 고객들에게 직접 다가갈 수 있는 능력 등이 합쳐져야 가능합니다. 처음에 우리 회사가 펀드 직판 판매를 시작했을 때, 업계에서 ‘무모한 실험’이라는 얘기들이 많았습니다. 옳은 방법이었고, 잘 했다고 생각합니다.”
―에셋플러스에서 발행한 펀드 세 개 중 두 개가 외국 주식에 투자하는 펀드입니다. 개별 자산운용사들이 중국의 주식시장을 꿰뚫어볼 만한 능력이 있느냐에 대해 의구심을 가진 사람이 많습니다.
“주식 투자는 그 기업을 보고 이뤄집니다. 저는 소비자의 지갑을 많이 차지하는 기업이 좋은 기업이라고 생각합니다. 또 언제나 1등 기업에 투자합니다. 중국의 경우, 업종별로 어떤 회사가 1등인지는 전부 알려져 있습니다. 중국의 1등 기업이 만리장성에 숨어있는 것이 아니란 말입니다. 국내의 자산운용사들이 중국의 중소형 주식들에 대한 정보가 없을 수는 있지만, 1등 기업은 쉽게 찾을 수 있습니다. 全 세계의 어떤 기업도 마찬가지입니다. 중국, 미국, 브라질 어느 곳에나 1등 기업은 있어요. 아프리카에도 1등 기업이 있습니다. 이런 기업 중 일시적으로 주가가 하락한 경우, 저평가된 주식을 발굴해 투자하는 것이 좋은 펀드의 기본이라고 봅니다. 중국을 몰라 중국에 투자하는 펀드에 가입하면 안 된다는 것은 주식의 본질을 잘못 보고 있는 것입니다.”
―결국 어떤 시장이든 똑같다는 말입니까.
“1등 중에서 시장에서 저평가되고, 미래의 가치가 올라갈 기업들을 사는 것이 주식의 기본이에요. 중국의 모든 기업에 대해서 알 필요가 없습니다.”
―강 회장께서 기업을 분석하는 원칙은 무엇입니까.
“단순 재무제표로 기업을 판단하지 않습니다. 株價는 가치에 의해서 만들어진다고 생각합니다. 가치는 이익에서 출발하고, 이익은 매출에서, 매출은 소비에서, 소비는 일반인들의 지갑에서 발생합니다. 이런 식으로 그 기업의 과거, 현재, 미래에 대해 평가합니다.”
―요즘 주목하는 주식은 어떤 것들입니까.
“압축성장을 이룬 중국의 부자들 지갑을 주목하고 있습니다. 이들에게 과시용 소비심리가 있다고 봅니다. 저는 ‘하이엔드 산업’이라고 부릅니다. 가령 요트, 예술품 경매, 고가의 화장품, 의료서비스, 와인 등과 관련된 기업에 주목하고 있어요. 요즘 원자재 값이 급등한다고 해서, 全 세계의 돈이 원자재로 쏠렸는데, 저는 그 이후의 일에 더 관심이 많습니다.”
産油國의 관련 주식 사서 주인이 되자
―최근 해외펀드의 수익률 하락, 국내 주식시장의 침체 등으로 상처 받은 사람들이 많습니다. 주식투자에 대해 부정적으로 변할 것 같은데요.
“주식투자는 富에 능동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수단입니다. ‘우리나라는 기름 한 방울이 안 나는데 어쩌나’하는 생각보다, 기름 나는 나라의 관련 주식을 사서 주인이 된다고 생각해보십시오. 좋은 기업의 행복한 주인이 되는 것입니다. 주식투자를 단순히 돈벌이의 수단, 단기간에 결과가 나는 것 등으로 생각해서는 안 됩니다.”
―주식을 사는 것은 그 회사의 주인이 되는 것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회사로서는 주식시장을 통해 자금을 받을 수 있는 것인데요. 일부에서는 국내 펀드들이 우리나라에 투자하는 것 대신에 중국, 인도 등에 투자해 그들 기업이 클 수 있는 기업을 부추기고 있다고 판단합니다.
“펀드의 목적은 고객이 맡긴 소중한 돈을 효율적으로 운용하는 것입니다. 우리가 해외펀드를 판매해서 시장을 호도시키는 것이 아니라, 고객이 선택한 것입니다. 시장경제에서 자동적으로 배분됐다고 할까요. 가령 우리가 국내펀드 대 중국펀드에 가입하는 소비자의 비율을 6 대 4로 제한한다고 합시다. 그게 가능합니까?”
―해외펀드는 조성해서 외국에 자본을 빼돌린 것이 아니라, 고객이 스스로 해외펀드를 선택했다는 겁니까.
“어떤 펀드가 가장 필요할지에 대한 가치 판단은 고객들이 한 것입니다. 일부 고객들에게 합리성이 결여되고, 쏠림 현상이 있는 것은 분명합니다. 하지만 외국펀드를 판매해서는 안 되고, 국내펀드는 해야 한다는 식의 판단은 시장 경제를 거스르는 것입니다.”
―어떤 주식을 사야 합니까.
“투자자들에게 불안을 즐길 줄 아는 주식을 사라고 합니다. 불황 속에서 최후까지 생존할 수 있는 회사의 주식을 사는 것이 중요합니다. 시장경제는 불황과 활황을 반복합니다. 가령 미국의 GM, 포드가 망하면 이득을 보는 회사가 있을 겁니다. 잠시 株價가 떨어지더라도, 그 불황 속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주식에 투자해야 합니다. 그것이 행복한 株主(주주)가 되는 지름길이죠. 좋은 주식에 투자를 한 뒤, 인내심을 가지고 기다리면 성공할 수 있습니다.”
시장이 공포스러울 때 주식을 사라
―말은 쉽지만, 주식으로 돈 벌었다는 사람보다 돈 잃었다는 사람이 더 많은 것이 현실 같습니다.
“세 가지 이유 때문일 겁니다. 우선, 생존력이 강한 좋은 기업을 찾지 못했고, 둘째, 이들 기업에 분산투자를 하지 않았죠. 셋째, 오래 함께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나쁜 기업을 좋게 봤다거나, 돈을 한 주식에 모두 투자하는 소위 ‘몰빵’을 한 경우, 단기투자를 하면 실패할 수밖에 없습니다.”
―사람들은 왜 그렇게 몰빵을 하게 될까요.
“펀드의 본질에 대해 잘 알지 못하는 판매자들은 펀드에 수익률이 좀 나면 매도하라고 하고, 손해를 본 주식을 계속 들고 있으라고 말합니다. 이런 투자법을 해야 할 때도 있지만, 반대로 손해가 난 펀드를 과감히 환매해서, 수익률이 나는 펀드에 넣어야 할 때도 있습니다.”
강 회장은 ‘언제 주식을 팔아야 하느냐’는 질문에 대해 “시장이 공포스러울 때 주식을 사고, 과열됐을 때 팔아야 한다”고 말했다.
―우리의 주식시장이 언제 다시 2000을 회복할 수 있다고 보십니까.
“5~6년부터 경제의 중심지는 중국이었습니다. 중국에서 만들어진 저물가 추세가 과잉 유동성으로, 과잉투자로 이어졌고, 또 과잉투자는 과잉수요로 이어졌습니다. 여기에는 원자재, 임금, 주택 가격 등이 전부 포함됩니다. 하지만 이제 중국이 高(고)물가를 경험하고 있어요. 이렇다 보니 먼저 급등했던 생산요소 가격의 거품이 꺼지면서 수요가 죽어가고 있습니다. 수요가 죽으니 급등했던 부동산 가격이 떨어지고, 과잉수요, 과잉 공급이 모두 죽었죠. 중국에서 촉발된 복잡한 상황이 한국에까지 영향을 끼친 것입니다. 따라서 앞으로 중국을 비롯한 세계 경기의 상황에 따라 국내 증시가 언제 다시 상승세를 탈 것인지가 결정될 것입니다.”●
펀드평가사인 ‘제로인’에 따르면 국내 투자자들로부터 인기를 끌었던 중국과 인도펀드는 지난해 각각 58%대와 64%대의 수익률을 낸 것으로 평가됐다. 하지만 올해 ‘해외펀드’는 평균 20~40%의 마이너스 수익률을 냈다. 이렇게 되자 일부 투자자들이 펀드에서 자금을 빼면서, 한때 해외펀드 환매 사태가 일어났다.
수익률이 천정부지로 솟았다가 곤두박질을 거듭하는 해외펀드. 이제라도 환매를 해야 하나, 아니면 좀 더 들고 있어야 하나. 요즘은 해외펀드 투자의 適期(적기)일까 아닐까. 이에 대한 답을 각각 다른 의견을 가진 두 전문가를 통해 알아봤다.
‘수퍼 개미’로 잘 알려진 박성득씨는 해외펀드가 인기를 끌던 지난 2007년부터 해외펀드 가입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고수해왔다. 박성득씨는 “주식에 투자할 때 펀드에 가입하는 소극적 방식보다, 자신이 직접 투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해왔다”며 “국내 금융권이 國富(국부) 유출로 이어질 수 있는 해외펀드의 가입을 소비자들에게 부추겨 현재와 같은 위기를 자초했다”고 주장했다.
반면에 자산운용사인 에셋플러스의 강방천 회장은 “펀드 가입은 가장 지혜로운 주식투자의 방법”이라며 “국내펀드와 해외펀드 중 어느 것을 선택하느냐는 전적으로 소비자들에게 달려있다”고 상반되게 주장했다.
펀드 판매한 금융기관에 1차 책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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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퍼개미’ 박성득씨. |
―투자자들이 중국펀드 등 해외펀드에 가입할 때 반대 의견을 냈는데, 그 이유는 무엇입니까.
“중국 올림픽 特需(특수) 효과 때문에 이득을 많이 볼 것이라는 등 해외펀드가 인기를 끌 때 참 답답했습니다. 저는 처음부터 중국펀드에는 버블이 많아서 투자자들이 실패할 확률이 크다고 생각했습니다. 특히 지난해 중국펀드가 40~50%대의 수익률을 기록할 때가 가장 위험한 때라고 봤어요.
그 때 남들을 따라 무작정 펀드에 가입하는 투자자들에게 ‘펀드 가입을 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어요. 당시 국내에는 ‘펀드 열풍’이 불고 있어 이런 주장을 공개적으로 하는 사람은 저뿐이었습니다. 그런데 결과를 보세요. 1년 만에 수익률이 마이너스로 돌아서지 않았습니까. 일반 서민들을 부추긴 금융기관이 책임을 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왜 금융기관이 책임을 져야 합니까.
“일반 서민들이 오늘날 펀드 때문에 가슴앓이를 하는데, 절대적인 책임은 금융기관에 있어요. 2년쯤 됐나요. 금융기관들이 펀드가입을 이벤트처럼 생각했습니다. 은행 창구에서 서민들에게 ‘요즘은 이 펀드가 유행인데, 가입하는 것이 어떠냐’고 의례껏 얘기를 했습니다. 서민들은 펀드가 무엇인지, 어떤 식으로 운영되는지 잘 알지도 못하는 상황이었는데 말입니다. 결국 은행, 증권사들은 서민들이 올바르지 못한 선택을 하도록 부추겼고, 이 때문에 서민들의 상처가 더 크다고 생각합니다. 문제는 투자자들이 국내펀드에 가입해서 손실이 난 것과 해외펀드에 가입해 손해를 입은 것에는 큰 차이가 있다는 점입니다.”
―어떤 차이가 있습니까.
“그 속성이 완전히 다릅니다. 국내에 투자하면 돈을 잃은 국민도 있고, 얻은 국민도 있을 것 아닙니까. 국내에서 생긴 손실과 이득은 한국에 머물면서 善(선)순환을 끌어낼 수 있습니다. 가령 투자자는 손실을 입었지만, 국내 기업이 주식시장에서 충분히 자금을 확보해 기업 가치를 높이고, 그 곳에 소속된 종업원들의 임금이 올라가는 등 선순환이 일어나죠. 하지만 중국이나 다른 해외펀드로 인한 손실은 결국 國富(국부) 유출이라고 생각합니다.”
“요즘이 펀드가입 적기라는 발상은 물타기 하자는 것”
―일반 투자자 입장에서는 국내펀드에 투자해 손해를 입은 것이나 해외펀드에 가입해 돈을 잃은 것이나 모두 내 돈을 잃은 것이라고 느끼지 않습니까.
“똑같다고 생각하는 마인드를 바꿔야 합니다. 내가 잃은 돈은 나중에 나에게 돌아올 우리나라의 자금이라고 생각해야 맞는 것이죠.”
―우리나라가 유독 해외펀드 판매를 많이 하고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일본, 미국 등은 해외에 투자를 하는 펀드를 많이 운영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들의 해외시장에 대한 분석능력, 경험 등과 비교할 때 우리가 해외펀드를 운용할 만한 충분한 능력과 자질을 갖고 있는지에 대해 냉철하게 따져봐야 합니다.”
―중국, 인도펀드 등의 올해 하락폭이 커서인지, 요즘이 해외펀드에 가입하기에 적기라는 분석이 있습니다. 이 의견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그런 주장은 지금 중국 대다수 주식의 株價(주가)가 떨어졌기 때문에 물타기식으로 투자하면 빨리 회복하기 쉽다는 논리로 보입니다. 한국은 지금 국내 주식투자만으로도 바쁜 시점입니다. 외국인들이 매일 국내 주식을 팔아 치우고 있기 때문에, 그로 인한 손실이 막대합니다. 외국인들의 매도는 국내 기업이 정신을 못 차릴 정도로 타격이 될 수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해외에 투자해서 수익을 내야 한다는 논리는 옳지 못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환매를 하지 않은 국내펀드 가입자들이 이제라도 펀드에서 돈을 빼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
“어려운 얘기죠. 하지만 손실을 입었다고 당장 돈을 빼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중국펀드의 경우, 다시 중국 경기가 살아나서 성장할 기회가 오기를 기다려야겠죠. 어차피 중국이 성장한다는 것은 기정사실 아닙니까. 시기를 잘 봐서 판단해야 합니다.”
―해외펀드가 아니라 국내펀드에 투자했다면 손실이 크지 않았을 것이라고 생각합니까. 주가가 1600선 아래로 떨어졌는데요.
“저는 올해 한 회사의 주식을 사서, 거기서만 40%의 수익률을 냈습니다. 종합주가지수가 떨어졌다고 해서, 모든 회사의 株價(주가)가 빠지는 것은 아닙니다. 얼마 전에 안타까운 얘기를 들었습니다. 제가 보기에는 자본력이 탄탄하고, 영업실적이 좋은 회사인데, 홍콩에서 IR(Investor Relation·투자 관계 기업설명회)을 한다고 하더라고요. 우리나라에서는 해봐야 관심을 갖는 사람들도 없다고요. 그런 얘기를 들을 때 슬프고, 화가 납니다. 국내의 금융 전문가들이 그런 회사를 발굴해서 투자해야 하는데, 그렇게 비전 있는 회사가 국내에서 알아주는 사람이 없어 외국에서 IR을 한다는 얘기를 듣고 속이 상했죠. 국내펀드에 투자했다면, 결과적으로는 돈을 벌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적정 코스피가 2500~3000은 돼야 한다고 분석하기 때문이죠. 하지만 국내니 해외니 하는 것보다는 직접 주식투자를 하는 것이 투자자 입장에서 가장 바람직하다고 봅니다.”
―비전문가인 일반인이 직접 투자를 하는 것보다는 전문가들에게 돈을 맡겨 이것을 굴리는 간접 투자가 더 좋지 않은가 하는 시각이 많은데요.
“개인이 공부를 하면 전문가들보다 훨씬 투자를 잘 할 수 있습니다. 그건 확실합니다. 늦게 공부를 하든 일찍 하든, 직접 투자를 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합니다”
―전문가들보다 주식을 보는 시각, 투자기법 등에 있어 뒤지지 않을 거라는 얘깁니까.
“돈은 내 자식 같은 것입니다. 내가 내 자식을 키워야지, 남이 키우면 잘 키웁니까? 같은 원리입니다. 주식이 어렵다고 지레짐작할 것이 아니라, 조금씩 주식을 보는 눈을 키우기를 바랍니다. 내 돈으로 내가 투자를 할 때, 가장 높은 수익률을 내는 법입니다.”
―한 때 국내 종합주가지수가 2000을 넘었습니다. 이런 일이 언제쯤 다시 가능할까요.
“올해 연말까지는 어려운 시기가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내년 1분기가 가장 중요한 터닝포인트 시점이 되리라고 봅니다. 올 연말, 내년 1분기 국내 기업들의 실적에 따라 국내 주식시장이 달라지리라고 봅니다.”
박성득씨는 인터뷰 내내 “주식을 바라보는 투자자의 마인드가 바뀌어야 한다”고 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주식투자는 서민들이 富(부)를 창출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수단입니다. 하지만 주식을 차익을 실현하기 위한 수단으로만 바라봐서는 안 됩니다. 내가 투자하는 투자금이 우리나라의 기업을 키우는 역할을 한다는 모토를 두고 접근해야 수익을 낼 수 있어요. 투자자인 내가 우량기업의 주식에 돈을 투자해서, 그 회사를 더욱 좋은 회사로 키우는데 일조한다는 생각이죠. 좋은 회사가 되면 株價가 더욱 오를 것이고, 투자자들에게 차익을 실현해 줄 테니까요. 금융권 창구에서 해외펀드 가입을 부추긴다고 해서 무작정 가입하지 말고, 좋은 국내 기업을 발굴해서 직접 투자하기를 추천합니다.”
펀드의 중간 판매자들이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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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방천 에셋플러스 회장. |
에셋플러스는 지난 7월 7일, ‘코리아리치투게더’, ‘차이나리치투게더’, ‘글로벌리치투게더’ 등 3개의 펀드 판매를 시작했는데, 판매 한 달 만에 수탁고가 370억 원을 넘어섰다. 국내 펀드인 ‘코리아리치투게더’에 50억 원, 나머지는 해외펀드에 몰렸다.
은행이나 증권사를 통해 주식 펀드를 판매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강 회장은 직접 판매를 선택했다. 업계 최초 강 회장은 “오늘날 많은 투자자들이 펀드 때문에 골머리를 앓는 것은 기존의 펀드 판매 방식의 문제 때문”이라고 했다.
“기존의 펀드는 간접 판매로 이뤄졌습니다. 은행 창구나 증권사 직원들이 당시에 가장 잘 나가는 펀드를 무분별하게 고객들에게 판매했죠. 고객의 특성이 다양한데, 이런 다양성을 무시한 겁니다. 펀드에 가입하는 고객의 특성이 아닌, 판매자 입장에서 펀드를 소개하는 것이 관행이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고객들이 자기 돈이 어떻게 투자되는지 알지 못한 채 가입을 했고, 그래서 불만이 터진 것입니다.”
―펀드가 문제가 아니라, 펀드의 중간 판매자들이 문제라는 얘깁니까.
“네, 맞습니다. 펀드 투자는 지혜로운 방법입니다.”
―왜 그렇습니까.
“주식 투자자들이 자신이 투자하고자 하는 기업에 대해 철저히 공부를 했다 해도, 사람인지라 기업가치 판단에 오류가 있을 수 있습니다. 개별 투자가 일어날 수 있는 가능성을 펀드 투자로 줄일 수 있습니다. 또 펀드 투자는 분산투자를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소액투자자들이 100만 원으로 직접 투자를 한다고 칩시다. 삼성전자 주식 10주를 살 수 있습니까? 그런데 펀드에 가입하면, 적은 돈으로도 분산투자를 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펀드는 지혜로운 투자선택입니다. 물론 고객들의 입장에서 어떤 펀드가 좋은 펀드인지는 잘 따져봐야겠죠.”
해외의 저평가 된 1등 기업에 투자
―직판을 하는 것이 바람직한 방법이라면 왜 기존에 업계에서는 이런 판매를 하지 않았습니까.
“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이죠. 직판이 좋다는 것은 모든 자산운용사들이 공감하고 있습니다. 다만 고객들과 일대일로 만나고, 일일이 설득하기 위해서는 비용이 많이 들죠. 적자를 감내할 수 있는 자본력, 고객들에게 직접 다가갈 수 있는 능력 등이 합쳐져야 가능합니다. 처음에 우리 회사가 펀드 직판 판매를 시작했을 때, 업계에서 ‘무모한 실험’이라는 얘기들이 많았습니다. 옳은 방법이었고, 잘 했다고 생각합니다.”
―에셋플러스에서 발행한 펀드 세 개 중 두 개가 외국 주식에 투자하는 펀드입니다. 개별 자산운용사들이 중국의 주식시장을 꿰뚫어볼 만한 능력이 있느냐에 대해 의구심을 가진 사람이 많습니다.
“주식 투자는 그 기업을 보고 이뤄집니다. 저는 소비자의 지갑을 많이 차지하는 기업이 좋은 기업이라고 생각합니다. 또 언제나 1등 기업에 투자합니다. 중국의 경우, 업종별로 어떤 회사가 1등인지는 전부 알려져 있습니다. 중국의 1등 기업이 만리장성에 숨어있는 것이 아니란 말입니다. 국내의 자산운용사들이 중국의 중소형 주식들에 대한 정보가 없을 수는 있지만, 1등 기업은 쉽게 찾을 수 있습니다. 全 세계의 어떤 기업도 마찬가지입니다. 중국, 미국, 브라질 어느 곳에나 1등 기업은 있어요. 아프리카에도 1등 기업이 있습니다. 이런 기업 중 일시적으로 주가가 하락한 경우, 저평가된 주식을 발굴해 투자하는 것이 좋은 펀드의 기본이라고 봅니다. 중국을 몰라 중국에 투자하는 펀드에 가입하면 안 된다는 것은 주식의 본질을 잘못 보고 있는 것입니다.”
―결국 어떤 시장이든 똑같다는 말입니까.
“1등 중에서 시장에서 저평가되고, 미래의 가치가 올라갈 기업들을 사는 것이 주식의 기본이에요. 중국의 모든 기업에 대해서 알 필요가 없습니다.”
―강 회장께서 기업을 분석하는 원칙은 무엇입니까.
“단순 재무제표로 기업을 판단하지 않습니다. 株價는 가치에 의해서 만들어진다고 생각합니다. 가치는 이익에서 출발하고, 이익은 매출에서, 매출은 소비에서, 소비는 일반인들의 지갑에서 발생합니다. 이런 식으로 그 기업의 과거, 현재, 미래에 대해 평가합니다.”
―요즘 주목하는 주식은 어떤 것들입니까.
“압축성장을 이룬 중국의 부자들 지갑을 주목하고 있습니다. 이들에게 과시용 소비심리가 있다고 봅니다. 저는 ‘하이엔드 산업’이라고 부릅니다. 가령 요트, 예술품 경매, 고가의 화장품, 의료서비스, 와인 등과 관련된 기업에 주목하고 있어요. 요즘 원자재 값이 급등한다고 해서, 全 세계의 돈이 원자재로 쏠렸는데, 저는 그 이후의 일에 더 관심이 많습니다.”
産油國의 관련 주식 사서 주인이 되자
―최근 해외펀드의 수익률 하락, 국내 주식시장의 침체 등으로 상처 받은 사람들이 많습니다. 주식투자에 대해 부정적으로 변할 것 같은데요.
“주식투자는 富에 능동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수단입니다. ‘우리나라는 기름 한 방울이 안 나는데 어쩌나’하는 생각보다, 기름 나는 나라의 관련 주식을 사서 주인이 된다고 생각해보십시오. 좋은 기업의 행복한 주인이 되는 것입니다. 주식투자를 단순히 돈벌이의 수단, 단기간에 결과가 나는 것 등으로 생각해서는 안 됩니다.”
―주식을 사는 것은 그 회사의 주인이 되는 것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회사로서는 주식시장을 통해 자금을 받을 수 있는 것인데요. 일부에서는 국내 펀드들이 우리나라에 투자하는 것 대신에 중국, 인도 등에 투자해 그들 기업이 클 수 있는 기업을 부추기고 있다고 판단합니다.
“펀드의 목적은 고객이 맡긴 소중한 돈을 효율적으로 운용하는 것입니다. 우리가 해외펀드를 판매해서 시장을 호도시키는 것이 아니라, 고객이 선택한 것입니다. 시장경제에서 자동적으로 배분됐다고 할까요. 가령 우리가 국내펀드 대 중국펀드에 가입하는 소비자의 비율을 6 대 4로 제한한다고 합시다. 그게 가능합니까?”
―해외펀드는 조성해서 외국에 자본을 빼돌린 것이 아니라, 고객이 스스로 해외펀드를 선택했다는 겁니까.
“어떤 펀드가 가장 필요할지에 대한 가치 판단은 고객들이 한 것입니다. 일부 고객들에게 합리성이 결여되고, 쏠림 현상이 있는 것은 분명합니다. 하지만 외국펀드를 판매해서는 안 되고, 국내펀드는 해야 한다는 식의 판단은 시장 경제를 거스르는 것입니다.”
―어떤 주식을 사야 합니까.
“투자자들에게 불안을 즐길 줄 아는 주식을 사라고 합니다. 불황 속에서 최후까지 생존할 수 있는 회사의 주식을 사는 것이 중요합니다. 시장경제는 불황과 활황을 반복합니다. 가령 미국의 GM, 포드가 망하면 이득을 보는 회사가 있을 겁니다. 잠시 株價가 떨어지더라도, 그 불황 속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주식에 투자해야 합니다. 그것이 행복한 株主(주주)가 되는 지름길이죠. 좋은 주식에 투자를 한 뒤, 인내심을 가지고 기다리면 성공할 수 있습니다.”
시장이 공포스러울 때 주식을 사라
―말은 쉽지만, 주식으로 돈 벌었다는 사람보다 돈 잃었다는 사람이 더 많은 것이 현실 같습니다.
“세 가지 이유 때문일 겁니다. 우선, 생존력이 강한 좋은 기업을 찾지 못했고, 둘째, 이들 기업에 분산투자를 하지 않았죠. 셋째, 오래 함께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나쁜 기업을 좋게 봤다거나, 돈을 한 주식에 모두 투자하는 소위 ‘몰빵’을 한 경우, 단기투자를 하면 실패할 수밖에 없습니다.”
―사람들은 왜 그렇게 몰빵을 하게 될까요.
“펀드의 본질에 대해 잘 알지 못하는 판매자들은 펀드에 수익률이 좀 나면 매도하라고 하고, 손해를 본 주식을 계속 들고 있으라고 말합니다. 이런 투자법을 해야 할 때도 있지만, 반대로 손해가 난 펀드를 과감히 환매해서, 수익률이 나는 펀드에 넣어야 할 때도 있습니다.”
강 회장은 ‘언제 주식을 팔아야 하느냐’는 질문에 대해 “시장이 공포스러울 때 주식을 사고, 과열됐을 때 팔아야 한다”고 말했다.
―우리의 주식시장이 언제 다시 2000을 회복할 수 있다고 보십니까.
“5~6년부터 경제의 중심지는 중국이었습니다. 중국에서 만들어진 저물가 추세가 과잉 유동성으로, 과잉투자로 이어졌고, 또 과잉투자는 과잉수요로 이어졌습니다. 여기에는 원자재, 임금, 주택 가격 등이 전부 포함됩니다. 하지만 이제 중국이 高(고)물가를 경험하고 있어요. 이렇다 보니 먼저 급등했던 생산요소 가격의 거품이 꺼지면서 수요가 죽어가고 있습니다. 수요가 죽으니 급등했던 부동산 가격이 떨어지고, 과잉수요, 과잉 공급이 모두 죽었죠. 중국에서 촉발된 복잡한 상황이 한국에까지 영향을 끼친 것입니다. 따라서 앞으로 중국을 비롯한 세계 경기의 상황에 따라 국내 증시가 언제 다시 상승세를 탈 것인지가 결정될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