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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 소환되는 ‘탄핵의 흑역사’

정치권이 보는 탄핵

“野, 탄핵 역풍 걱정, 법적 근거 없는 청문회 기획”

글 : 권세진  월간조선 기자  sjkwo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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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주당, 22대 국회 개원식도 제대로 치르지 않은 채 대통령 탄핵 청원 청문회 의결
⊙ 탄핵 자체보다 대통령 부부 망신 주고 흔들기가 목적?
⊙ “반국가 세력인 전과 5범이 올린 탄핵 청원, 대통령만 흔들 수 있다면 누구라도 손잡나”(조지연 국민의힘 원내대변인)
⊙ “탄핵은 정당한 견제 수단, 대통령 거부권 남발이 더 삼권분립 훼손하는 일”(더불어민주당 장경태 최고위원)
7월 13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 인근에서 열린 ‘거부권 거부 범국민대회’에서 이재명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비롯한 야6당 대표와 참석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뉴시스
  민주주의의 대명제인 삼권분립(三權分立)이 위협받고 있다. 입법부를 장악한 더불어민주당이 행정부와 사법부를 뒤흔들기 위한 탄핵 폭주(暴走)에 나섰다. 의석수 171석으로 원내 제1당인 거대야당 더불어민주당은 여야 대립으로 22대 국회 개원식도 제대로 치르지 않은 상태에서 대통령 탄핵론을 들고 나섰다. 민주당이 위원장(정청래)과 과반수를 차지하고 있는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대통령 탄핵 청원 청문회 일정(7월 19일, 26일)을 잡고 대통령 부인과 장모를 증인으로 채택했다. 뿐만 아니라 민주당은 앞서 검사 4명을 탄핵소추했고 아직 인사청문회도 치르지 않은 방송통신위원장도 탄핵하겠다고 벼르고 있다. 민주당은 21대와 22대 국회에서 무려 18건의 탄핵안을 제출했다. 의회독재도 모자라 삼권분립 헌정 질서 최후의 보루인 탄핵을 남발하는 거대야당을 보는 민심은 곱지 않다.
 
 
  野 탄핵 카드 꺼내든 이유는
 
  윤석열 대통령을 탄핵해야 한다는 국회 국민 청원이 올라온 날짜는 6월 20일. 24일 5만 명이 넘어서면서 관련 상임위인 법제사법위원회에 회부됐다. 7월 3일에는 청원 동의인 수 100만 명이 넘었다는 보도가 이어지면서 ‘심리적 탄핵’이라는 단어가 등장했다. 정청래 법사위원장은 7월 9일 야당만이 참석한 법사위 회의를 열어 청문회 날짜를 못 박으면서 김건희 여사와 김 여사의 어머니 최은순씨를 증인으로 채택하기로 하고 의결까지 일사천리로 끝냈다.
 
  국민의힘은 강하게 반발했다. 청문회 의결 다음 날인 10일 추경호 원내대표는 기자회견을 열고 “민주당이 그동안 관심도 없었던 청원으로 위법적 청문회를 열겠다는 것은 명백한 의도가 있다”며 증인 출석 요구에 대해 “진상 중 진상, 스토킹에 가까운 갑질”이라고 격하게 비판했다.
 

  12일에는 국민의힘 법사위원들이 청문회에 중대한 위헌·위법적 하자가 있다며 헌법재판소에 권한쟁의심판을 청구했다. 또한 탄핵 청원 청문회를 일방적으로 의결시킨 정청래 법사위원장이 국민의힘 법사위원들의 국민대표권 및 안건·심의표결권을 침해했다며 권한쟁의심판 결정이 나올 때까지 효력정지 가처분을 인용해달라고도 신청했다.
 
  민주당 법사위원들도 행동에 나섰다. 민주당 법사위 간사인 김승원 의원 등 야당 법사위원들은 같은 날 용산 대통령실 앞에 모여 기자회견을 갖고 김용현 대통령경호처장 등에게 증인 출석요구서를 전달하겠다며 대통령실로 향했다. 그러나 경찰들이 제지에 나서면서 실랑이가 벌어지기도 했고 결국 대통령실은 서류 수령을 거부했다. 장경태 민주당 최고위원은 “헌정 질서를 어지럽히는 일이며 강력히 처벌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통령 탄핵 국민 청원 누가 했나
 
  법사위 민주당 의원들이 대통령 탄핵 청원 청문회를 여는 근거는 국회 국민 청원이다. 과거의 청와대 국민 청원과는 다른 것으로, 청원서를 접수한 지 30일 이내에 5만 명 이상의 동의를 얻은 청원은 자동으로 소관위원회와 관련위원회에 회부된다. 이후 위원회 심사를 거쳐 채택 여부를 결정한 후 본회의에 부의하게 된다. 이 제도는 2022년에 생겼으며 국민 청원이 국회 본회의에 올라간 사례는 지금까지 없었다.
 
  탄핵 청원은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즉각 발의 요청에 관한 청원’이라는 제목으로 올라왔고 청원인은 탄핵 사유로 5가지를 제시했다. ▲해병대 박정훈 수사단장에 대한 외압 행사: 군사법원법 위반 ▲명품 뇌물 수수, 주가 조작, 서울-양평 고속도로 노선 조작: 윤석열-김건희 일가의 부정비리, 국정농단 ▲전쟁 위기 조장: 평화통일 의무 위반 ▲일본 강제징용 친일 해법 강행: 대법원 판결 부정 ▲후쿠시마 핵폐수 해양 투기 방조: 국가와 국민의 생명 안전권 침해 등이다.
 
  청원인은 촛불승리전환행동(촛불행동)의 권오혁 공동대표다. 촛불행동은 윤석열 정부 퇴진 운동을 주도하고 있는 진보 성향의 시민단체로, 2022년 4월 창설됐으며, 권 대표는 국가보안법 위반 등 전과 5범의 범죄전력자다. 촛불행동은 매주 주말 윤석열 탄핵·김건희 특검을 주장하는 촛불시위를 열고 한 달에 한 번 서울에서 전국적인 행사를 갖는다. 원내 제1당인 민주당이 반(反)국가 세력과 결탁했다는 비판을 받을 수밖에 없다.
 
  국민의힘 조지연 원내대변인은 “권 대표는 주체사상 강연, 이적단체 활동, 사회주의 체제 찬양글 게시 등 혐의가 인정된 범법자로, 이런 사람이 주도하는 탄핵 청원 운동이 정상적인가”라며 “민주당의 머릿속에는 오로지 정권 흔들기와 정권 찬탈만 가득하다”고 비판했다. 국민의힘 한 고위 당직자는 “원내 제1당이면서 역풍을 우려해 탄핵을 시원하게 주장하지도 못하고, 비겁하게 특정 단체에 올라타서 탄핵을 정쟁에 이용할 생각만 하고 있다”며 “민주당은 청원인이 써낸 사유들이 진짜로 탄핵 사유가 된다고 생각하나”라고 꼬집었다.
 
 
  與野 법사위원이 보는 탄핵 청원 청문회
 
7월 9일 국회 법사위 전체회의에서 정청래 법사위원장이 대통령 탄핵 청원 청문회 개최를 추진하는 가운데 국민의힘 의원들이 항의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더불어민주당은 대통령 탄핵 청문회가 ‘국민의 뜻’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특히 김건희 여사 의혹과 그 비선의 실체를 밝히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법사위원인 민주당 장경태 최고위원의 주장이다.
 
  “대통령이 계속 거부권을 행사하니 야당도 법적으로 대응할 수밖에 없다. 삼권분립 헌정 질서 훼손은 대통령이 먼저다. 채해병 수사 외압의 마지막 퍼즐인 VIP가 김건희 여사인 것으로 나타났는데 대통령이 특검법을 거부하면 수사를 언제 하겠다는 건가. (김 여사) 비선 실세의 정체를 청문회에서 확인하겠다. 국민 청원 청문회마저도 오지 않겠다는 것은 민심을 무시한 걸 떠나서 이제는 국가 시스템과 국정 시스템도 무시하는 것이다.”
 
  국민의힘은 청문회 목적이 대통령 흔들기와 이재명 보호라는 입장이다. 법사위원인 국민의힘 박준태 원내대변인은 “대통령 가족과 관계인들을 국회 증언대에 불러 세워 모욕과 망신을 주려는 의도”라고 비판했다.
 
  “민주당은 대통령 탄핵소추안을 발의했다가 역풍을 맞을까 걱정돼 법적 근거도 없는 청문회를 기획했다. 국회법과 청원법 그 어디에도 대통령 탄핵 청원안 청문회를 열 수 있다는 근거 조항이 없다. 민생을 외치던 민주당이 정작 몰두하는 건 정쟁과 이재명 전 대표를 위한 찬양뿐이다.”
 
 
  여야 법사위원 충돌
 
유상범 법사위 국민의힘 간사(왼쪽 두 번째)가 7월 12일 오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앞에서 ‘윤석열 대통령 탄핵 국민 청원 청문회’에 대한 권한쟁의심판 청구서 제출에 앞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여야 법사위 간사는 청문회를 두고 제도적으로 강행 또는 저지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 자당 법사위원들을 지휘하고 있다. 민주당 간사인 김승원 의원은 민주당 법사위원들과 함께 대통령실 항의 방문과 증인 출석 압박에 나서고, 국민의힘 간사인 유상범 의원은 국민의힘 법사위원들과 함께 헌법재판소를 찾아 권한쟁의심판 청구에 나서는 식이다. 유상범 의원은 “민주당은 묻지도 따지지도 말라는 식으로 법사위를 불법적으로 운영하고 폭주하고 있다”며 “권한쟁의심판을 통해 법사위의 불법적 운영과 야당의 탄핵 선동을 저지하겠다”고 했다. 김승원 의원은 채상병 특검법 입법청문회에 출석했던 이종섭 전 국방장관 등 6명을 국회법 위반으로 경찰에 고발했다고 밝혔다. 청문회에 출석한 증인들에 대해서도 이른바 ‘태도 불량’으로 고발한 것은 탄핵 청원 청문회 증인들에 대한 압박으로 해석된다.
 
  탄핵 정국에 정면으로 맞서야 하는 사람은 국민의힘 새 당대표다. 국민의힘은 오는 7월 23일 전당대회를 갖고 새 당대표를 선출한다. 네 후보(나경원·윤상현·원희룡·한동훈)는 전당대회 선거 기간 내내 총선 책임론, 김건희-한동훈 문자 논란 등으로 소모적인 논쟁을 벌였지만, 대통령 탄핵과 관련해서는 입을 모았다. 7월 12일 대구 엑스코에서 열린 합동연설회에서다. 국민의힘 텃밭인 대구·경북 지역의 당원들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과 일부 정치인의 ‘배신’에 대한 트라우마가 강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네 후보는 민주당이 추진하는 윤석열 대통령 탄핵을 반드시 막겠다는 점을 강조하며 당심(黨心)에 호소했다. 가장 강력하게 탄핵을 저지하겠다고 나선 후보는 물론 ‘윤심’으로 알려진 원희룡 후보였고, 한동훈 후보는 박 전 대통령 탄핵을 언급하며 윤 대통령 탄핵에 대해서는 직접 표현 대신 에둘러 표현했다. 각 후보의 탄핵에 대한 입장이다.
 
  “지난 총선 참패로 우리는 탄핵 열차 앞에 다시 섰다. 다시는, 탄핵은 절대로 안 된다. (지난 총선에서) 국민들께서 탄핵만은 막으라고 108석을 줬다”며 “분열하지 말고 탄핵만은 절대로 막으라는 것이다. 누군가는 108석으로 어떻게 탄핵을 막냐고 한다. 왜 못 막나? 의원들 모두가 의원직을 버릴, ‘사즉생’의 각오로 뭉쳐 싸우면 국민이 지켜줄 것이다.”(원희룡 후보)
 
  “야당이 추진하는 검찰 탄핵과 특검의 꿍꿍이는 (대통령) 탄핵 하나다. 탄핵은 대한민국 헌정사상 가장 불행한 일이다. 다시는 있어서는 안 된다.”(나경원 후보)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때도 당에서 대통령을 지켰다. ‘보수 대통령 바로 세우기’ 특별위원회를 만들어 박 대통령 명예를 회복시키고 과거의 역사, 우리 보수 대통령이 올바른 평가를 받도록 나서겠다.”(윤상현 후보)
 
  “(탄핵된)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해 대단히 죄송하게 생각한다. 폭풍(야당의 탄핵 공격)이 지나가기를 기다리지 않겠다. 폭풍이 불어올 때 여러분을 위해서 앞장서서 우산이 되고 방패가 되고 창이 되겠다.”(한동훈 후보)
 
 
  대통령실 “청문회 응할 수 없다”
 
7월 12일 야당 법사위원들이 대통령실을 항의 방문하던 중 경찰에 가로막히자 항의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한편 대통령실은 탄핵 청원 청문회가 “위헌적이고 불법적”이라며 응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탄핵 청원 동의인이 급속히 늘어나던 7월 2일 대통령실 한 관계자가 기자들의 질문에 “명백한 위법 사항이 있지 않는 한 탄핵이 가능할 거라 보지 않는다”며 상황을 지켜보겠다고 했던 대통령실은 이후 야당의 공세에 강경 대응하는 중이다.
 
  야당 법사위원들이 청문회 출석요구서 전달을 위해 대통령실 진입을 시도했던 7월 12일, 김명연 대통령실 정무1비서관이 나와 “(탄핵 청문회는) 합법적 절차가 아니다”라며 수령할 수 없다는 뜻을 밝혔다. 야당 의원들이 대통령실 안내실에 출석요구서를 두고 나왔지만, 대통령실 한 관계자가 이를 다시 가지고 나와 도로 위에 놓고 갔다. 수령을 거부한 것이다. 다음 날인 14일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위헌적이며 불법적인 탄핵 청문회에 응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현재 대통령실 관계자나 영부인 등 증인들을 청문회에 강제로 출석시키는 것은 불가능하다. 증인 출석 의무와 불출석 시 동행 명령은 국회 안건심의 또는 국정조사·국정감사로 국한된다.
 
 
  민주당이 실제 탄핵 추진할 가능성은
 
  윤 대통령은 채상병 특검법 거부권을 행사하며 중우(衆愚) 정치에 대한 우려를 표시한 바 있다. 윤 대통령은 재의요구서에서 “다수결 제도가 가지는 약점인 중우 정치와 정치적 악용”이라며 “위헌 요소가 있는 법률안에 대해 재의 요구를 하지 않는 것은 오히려 대통령의 헌법상 의무에 반한다”고 밝혔다.
 
  민주당 내에서는 탄핵 언급에 신중해야 한다는 의견이 대세다. 애초 탄핵론이 민주당이 아닌 촛불행동 대표의 국민 청원에서 시작된 만큼 탄핵이 당론으로 채택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 당내에서 탄핵 결정이나 조기(早期) 대선을 기대하는 사람 역시 많지 않다. 당장 탄핵 절차가 시작된들 유력 대권 주자인 이재명 전 대표의 사법리스크가 조기 대선까지 해결될 가능성은 적다.
 
  일단 대통령 탄핵은 현실적으로 걸림돌이 많다. 국민 청원이 제기한 탄핵 사유가 헌법재판소에서 받아들여질 것이라 보는 사람은 드물다. 헌법재판소는 헌법상 의무를 위반했다는 점이 명확하게 입증돼야 탄핵이 인용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헌법재판소가 탄핵을 인용한 사례는 박근혜 전 대통령 한 번뿐이며, 2023년 2월 민주당이 주도한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탄핵소추안도 헌재에서 만장일치로 기각됐다.
 
  또 야당 전체 의석수를 합쳐도 탄핵 요건(200명 이상 찬성)에 못 미치고, 현재 헌법재판소의 성향도 탄핵 인용을 기대하기 어려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정치적으로도 탄핵소추는 위험이 큰 행위다. 과거 노무현·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후폭풍과 여론을 고려했을 때 민주당이 쉽게 윤 대통령 탄핵에 나서기는 어렵다. 탄핵소추는 상대 진영 결집과 당내 분열, 여론의 동정론 확산 등 부작용이 적지 않았기 때문이다. 현재 탄핵 이슈를 계속 끌고 가는 민주당의 목표는 분명해보인다. 당장 대통령 탄핵소추에 나서기보다는 한동안 대통령 내외를 흔들고, 그사이 이재명 전 대표를 방탄 보호하는 것이다.
 
 
  탄핵 이슈 목표는 이재명 방탄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장영수 교수는 “탄핵은 헌법재판소로 가면 인용이 될 가능성이 극히 낮다”며 “(민주당은) 대통령 파면이 목적이라기보다 민주당 이재명 전 대표의 수사와 재판을 늦추려는 의도가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국민의힘 황우여 비대위원장은 민주당의 탄핵 청문회에 대해 “국가 원수를 향한 대선 불복의 심리와 사법리스크를 모면하려는 가벼운 정치적 시도”라고 비판했다.
 
  민주당의 대통령 탄핵 카드는 치밀하게 준비한 계획이 아니라 정쟁용이라는 게 정치권의 전반적인 분석이다. 탄핵을 대통령 내외 흔들기 및 여야 힘 겨루기의 수단으로 사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민주당이 가장 공을 들이는 부분은 대통령실 관계자와 영부인 모녀의 증인 출석 여부다. 민주당 입장에서는 김 여사 모녀가 청문회에 나와도 공격거리, 나오지 않아도 공격거리여서 어느 쪽이든 여론몰이를 할 수 있다.
 
  이재명 전 대표가 재판 중인 사건들의 대법원 판결이 나기 전 조기 대선을 치러야 한다는 ‘탄핵 강경파’도 존재한다. 탄핵 여론을 활용해 청문회, 국정조사, 탄핵 등 법적인 방법을 모두 동원해야 한다는 주장을 펼치는 일부 강경 친명 세력이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민주당 강경파 입장에서는 이재명 대표 사법리스크가 대법원에서 확정되기 전에 대선을 치르기를 바랄 것이고, 그렇다면 탄핵으로 대선을 앞당기는 방법밖에 없기 때문에 탄핵 이슈를 끌고 가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19일 청문회 앞두고 여야 격돌 전망
 
  탄핵 청원 청문회를 두고 국민의힘 반발이 계속되자 정청래 법사위원장은 “공평하게 탄핵 반대 청원 청문회도 이틀간 열겠다”고 했지만, 국민의힘 간사인 유상범 의원은 “전형적인 물타기”라며 대응할 가치가 없다고 밝혔다. 청문회 일정에 따르면 19일 채상병 사건 외압 여부, 26일 도이치모터스 관련 질의가 예정돼 있다. 19일 청문회까지는 험난한 여야 간 싸움이 예상된다. 국민의힘은 청문회 의결 과정의 위법성을 강조하며 효력정지 가처분을 빨리 결론내달라고 사법부를 압박할 것으로 보인다.
 
  이미 여야는 감정싸움과 고소·고발이 난무하는 난타전에 들어선 상태다. ‘북한 하명(下命)’설까지 등장했다.
 
  국민의힘 추경호 원내대표는 7월 10일 기자간담회에서 “김여정 북한 조선노동당 부부장이 탄핵 청원을 언급했고 마치 김여정의 하명에 복종이라도 하듯 하루 만에 청문회 실시를 추진했다”고 비판했다. 또 “불출석 증인들을 고발·겁박한다면 민주당 법사위원들을 무고·강요죄로 고발하겠다”고 밝혔다.
 

  야권은 7월 13일 서울 광화문에서 시민단체가 연 ‘거부권 행사를 규탄하는 범국민대회’에 참석해 탄핵 논의에 불을 붙였다. 박찬대 민주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국민의 명령을 이행하지 않는 대통령은 대통령 자격이 없다”며 “국민을 거역하는 대통령을 국민이 심판하자”고 했고, 황운하 조국혁신당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다시 발의한 특검법에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한 것을 보니 ‘탄핵 열차’에 가속도가 붙었다”고 했다.
 
  야당 법사위원들이 대통령실에 청문회 출석요구서를 전달하려다 실랑이가 벌어진 사건을 두고도 여야는 감정싸움을 벌였다. 국민의힘 김혜란 대변인은 “(야당 의원들이) 대통령실로 달려가 난동을 부리는 것은 전대미문의 추태이며 대한민국을 무법천지로 만들려는 행태”라고 비판했고, 민주당 측은 “법사위원들에 대한 폭력 행위가 있었고 경호처 관계자가 출석요구서를 바닥에 내던지는 공무집행방해 행위를 했다”며 대통령실 관계자 등을 고발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탄핵 남발하다 탄핵당한다”
 
  민주당의 탄핵 남발에 대한 전문가들의 시선은 대체로 비판적이다. 탄핵은 정권 견제의 최후의 보루와 같은 수단으로, 합의의 노력도 하지 않고 탄핵을 남발하는 것은 민주주의 원칙에 어긋난다는 것이다. 민주당이 실제로 대통령 탄핵을 추진할 가능성도 역풍(逆風)을 고려할 때 높지 않다고 보고 있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 소장은 “섣부른 탄핵 추진은 역풍을 가져올 것이고, 탄핵 찬성 여론이 유지될지도 의문”이라고 했다. 이어 “윤 대통령 임기 내내 민주당은 윤 대통령을 탄핵 또는 중도하차하라며 흔들 것이고 국민의힘은 이재명 전 대표의 사법리스크를 공격할 것이다. 지방선거 국면까지 강대강 대치 국면이 계속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안일원 리서치뷰 대표는 “탄핵은 헌법상 명백한 위법행위가 확인되고 국민 여론이 상당히 높은 수준으로 올라와야 가능한 일”이라며 “여야 모두 노무현·박근혜라는 탄핵 트라우마가 있고 탄핵의 위험성을 학습했기 때문에 (민주당이) 섣부르게 대통령 탄핵을 추진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했다.
 
  김낭기 한라대 특임교수의 말이다. “탄핵 제도는 14세기 유럽 군주제 국가의 의회 민주주의 발전 과정에서 생겼고, 선거가 보편화된 민주국가에서 탄핵은 불가피할 때만 사용해야 하는 비상 수단이다. 탄핵을 남발하는 더불어민주당은 선거라는 민주 제도가 없는 수백 년 전 군주제 국가에서 사는 것이나 같다. 더불어민주당이 탄핵을 남발하다가는 국민으로부터 ‘진짜 탄핵’을 당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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