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JADC2로 전방 전투원 획득 정보, 합동참모본부까지 융합·공유… 즉각적인 전력 운용 가능
⊙ 러-우크라 전쟁, JADC2 미래 가치 가늠… “우크라, 암호화된 전자지도 접속해 실시간 전장 정보 확인”
⊙ “美 국방부, 기업처럼 ‘집중 전략’… 우리 군도 기업 경영 마인드 지녀야”(김인호 위원)
⊙ 전투 클라우드 구축… “네이버만큼의 보안, 카톡만큼의 유연성 동시에 갖춰야”(김승주 위원)
⊙ 유·무인 복합전투체계 개발 위해 10대 분야, 30개 국방전략기술 선정, 국방연구개발 재원 배분
⊙ K-MOSA 추진… 전력 유연성·유지 보수 원활함·무인체계 저비용 획득 유지 가능
⊙ 러-우크라 전쟁, JADC2 미래 가치 가늠… “우크라, 암호화된 전자지도 접속해 실시간 전장 정보 확인”
⊙ “美 국방부, 기업처럼 ‘집중 전략’… 우리 군도 기업 경영 마인드 지녀야”(김인호 위원)
⊙ 전투 클라우드 구축… “네이버만큼의 보안, 카톡만큼의 유연성 동시에 갖춰야”(김승주 위원)
⊙ 유·무인 복합전투체계 개발 위해 10대 분야, 30개 국방전략기술 선정, 국방연구개발 재원 배분
⊙ K-MOSA 추진… 전력 유연성·유지 보수 원활함·무인체계 저비용 획득 유지 가능
- 지난해 6월 해군이 부산 작전기지에서 ‘해양 유·무인 복합전투체계 적용 상륙작전’ 기동 시범을 선보이는 모습. 사진=해군
속도가 미래 전장(戰場) 승패를 좌우할 요소가 될 것이란 예상이 지배적인 가운데 우리 군(軍)은 승리 공식 중 하나로 ‘유·무인(有無人) 복합전투체계’와 ‘합동 전 영역 지휘통제(JADC2·Joint All Domain Command and Control) 체계’ 구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JADC2란 육·해·공·해병대의 합동 전장 정보를 활용해 실시간 전장을 가시화하고, 인공지능(AI)이 지휘 결심을 도움으로써 작전 흐름 속도를 높이는 차세대 지휘통제 개념이다. JADC2 전략의 핵심은 군 전 영역에서 생성되는 데이터를 초(超)연결해 감시정찰에서 타격까지 걸리는 시간을 최소화하는 데 있다. 국방혁신4.0을 통해 군은 합동 지휘통제·통신 종합발전 계획을 완성하고, 핵심 능력을 전력화해 JADC2를 구축할 계획이다.
JADC2 구축은 국방혁신4.0 전체 16개 과제 중 8번째 과제다. 현재는 전문조직 편성과 인력 확보에 주력하고 있는 단계로 2025년께 본격적인 체계 구축에 나설 전망이다. 이어 JADC2 미니어처 개념을 적용해 검증을 마친 뒤 시범부대를 선정, 적용할 계획이다. 군 한 관계자는 “네트워크 성능, 초연결 정도, 연결망 신뢰도, 결심지원 알고리즘 등 지휘통제체계의 질(質)이 작전 승패를 결정할 중요 요소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재는 육·해·공·해병대가 서로 다른 지휘통신체계를 사용하고 있어 실시간 지휘통제에 제한이 있다. 군에 따르면, 군내 정보 유통 구조는 ‘트리형’ 구조를 따른다. 각 군 일선 부대에서 특정 정보를 획득해 상급 부대로 전달한 뒤 합참에 최종 보고되는 방식이다. 이 때문에 타군의 작전 상황을 알기 위해선 정보 종착지인 합참으로부터 재가공된 정보를 받아야만 한다. 또한 같은 지휘통신체계라도 무기체계마다 소프트웨어 버전이 다른 경우가 있어 각 군 간 정보의 상호연동이 제한됐다. 심지어 육군이라도 보병부대가 활용하는 네트워크체계와 특수작전부대가 활용하는 네트워크체계가 독립 운용되는 경우도 있다.
더욱이 2차 인구절벽으로 인한 병역자원 감소, 작전개념 변화, 유·무인 복합전투체계 구축이 본격화되면서 무인 무기체계와 운용 병력을 AI 네트워크로 연결할 수 있는 기술이 중요해지고 있다.
美, 표적 처리까지 기존 20분→20초
JADC2 개념을 쉽게 이해하기 위해선 스마트폰 메신저 애플리케이션과 이 메신저와 연동한 택시 서비스, 그리고 지도 서비스를 떠올리면 된다. 스마트폰만 갖고 있으면 해당 메신저를 통해 전 세계 사용자가 자유롭게 망을 구성하고 정보를 공유할 수 있다. 택시 서비스의 경우, 메신저 사용자가 목적지와 출발지, 원하는 택시 등급 정도만 설정하면 시스템이 자동으로 인접 택시와 매칭해준다. 메신저 사용자는 택시의 위치를 굳이 알 필요가 없다. 또 메신저와 연동한 지도 서비스에 목적지를 입력하면 AI가 실시간 교통상황을 고려해 최단거리 최단시간, 무료도로 등 최적의 루트를 지원한다. 사용자는 이 중 자신의 상황에 맞는 루트 하나를 선택하면 된다.
JADC2도 이와 같다. 전방 전투원으로부터 획득한 정보를 합동참모본부 지휘부까지 필요에 따라 융합·공유할 수 있고 AI를 활용해 적시 결심 지원과 즉각적인 전력 운용을 할 수 있다. 이 때문에 JADC2는 4차 산업혁명의 초연결·초융합·초지능 기술 집약체로 불린다.
미군 역시 지난 2019년부터 JADC2 구축에 공을 들이고 있다. 지난 2021년 미 국방부는 육·해·공·해병대는 물론 우주군의 모든 지휘 센서를 하나로 결합하는 지휘통제 개념을 구상했다. 작전 공간을 지상뿐만 아니라 우주, 사이버 공간까지 확대해 말 그대로 ‘전 영역’ 지휘가 가능하도록 공을 들이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표적 획득부터 표적 처리까지 20분 이상 걸리던 기존 체계를 20초 이내로 단축하는 것을 목표로 두고 있다.
주한미군의 최우선 과제 역시 JADC2 구축이다. 우리 군 또한 현재 미군과의 연합방위태세 아래에 있기 때문에 장기적으로는 양측의 JADC2를 연계하는 등 상호운용성을 높이는 작업에 나설 계획이다. 미군은 현재 오커스(AUKUS, 미국·영국·호주 안보 동맹)에만 JADC2 표준을 공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우크라이나, 지휘통제체제 덕분에 저항 가능
최근 한미 정부는 경기도 평택 오산 공군 기지에 군사 5G 무선망을 구축하기로 합의하고, 참여 기업 선정 및 통신망 설치 계획 등을 수립했다. 상호 연계할 수 있는 JADC2 구축의 초석을 마련했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당초 미국은 JADC2를 미국과 기밀 정보 공유 동맹을 맺은 ‘파이브 아이스(Five Eyes, 미국·영국·캐나다·호주·뉴질랜드)’ 등에 한해 추진할 계획이었지만, 앞으로 한국에도 확대 적용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미군은 공군 F-35 스텔스 전투기 레이더가 감지하는 정보를 육·해군 등이 실시간으로 공유받아 목표물을 타격할 수 있게 돕고 있는데, 이를 동맹국 차원으로 확대하는 길 또한 열릴 가능성도 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은 JADC2 의 미래 가치를 가늠할 수 있는 사례다. 군사 전문가들은 군사력이 열세인 우크라이나가 항전할 수 있었던 이유로 지휘통제체계를 꼽는다. 미국 민간 인공위성 기업인 스페이스 X사의 스타링크 체계를 활용해 지휘통신체계를 복구, 이를 활용해 러시아의 공세를 막아냈다는 것이다. 우크라이나는 센서-슈터 자동화체계인 GIS ARTA체계를 운용해 개전 초기 군사력 열세를 극복했다. 바꿔 말하면 이 같은 지휘통제체계가 없었다면 전쟁은 러시아의 압승으로 순식간에 끝났을 가능성이 크다. 한 군사 전문가는 “우크라이나 지휘관은 암호화된 전자지도에 접속해 실시간 전장 정보를 확인할 수 있었다”며 “적의 핵심 표적을 식별한 지휘관이 타격 수단을 결정하면 이 정보가 자동화체계를 통해 포병부대에 전송, 수분 이내 목표를 타격할 수 있었다”고 분석했다.
전투 클라우드, 민간용 클라우드 구축보다 어려워
군 당국에 따르면, 클라우드 컴퓨팅 기술은 JADC2 구축의 핵심이다. 클라우드 컴퓨팅 기술이란 인터넷을 통해 서버, 스토리지, 데이터베이스, 소프트웨어 등 다양한 컴퓨팅 자원을 제공하는 서비스를 뜻한다. 클라우드 컴퓨팅을 이용하면 자신의 컴퓨터가 아닌 다른 컴퓨터로도 정보 처리가 가능하다.
군은 전투 클라우드를 구축해 전군이 실시간 전장 정보를 공유할 수 있도록 지원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선 전장 데이터 표준화가 뒷받침돼야 한다. 대용량 군사 데이터를 초고속으로 전송·유통하기 위해서다. 전투 클라우드 환경이 마련되면 각 군은 단말기를 이용해 클라우드에 접속, 전략·작전·전술 정보를 필요에 따라 활용할 수 있다. 향후 군이 저궤도 초소형 위성 100여 기를 발사할 계획을 밝힌 것도 이와 관련이 깊다.
다만 전문가들은 전투 클라우드 구축은 민간용 클라우드 구축보다 훨씬 어려운 일이라고 말한다.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 교수인 김승주 국방혁신위원회 민간 위원은 “전투 클라우드를 5G 환경 속에서 운영되는 일반 클라우드와 같다고 생각하면 안 된다”며 “군 통신 환경에서 5G를 기대할 수 없는 경우가 많은데 만약 통신이 끊어지기라도 한다면 작전에 큰 문제가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민간보다 훨씬 악조건인 상황에서 네이버만큼의 보안과 카카오톡만큼의 유연성을 동시에 갖춰야 하는 작업”이라고 분석했다. 군 관계자 역시 “일반 자동차 자율 주행은 도로를 달린다. 그런데 전투용 무인 로봇은 도로가 아닌 야지(野地)를 돌아다녀야 한다”며 “도로 데이터는 존재하지만 야지는 그렇지 않다. 이 지역을 장애물을 극복해가면서 기존 병력과 보조를 맞춰가며 작전을 수행한다는 건 굉장히 어려운 일”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어려움도 존재한다. 전투 클라우드 내 정보의 접근 및 사용 권한을 누구에게 얼마만큼 부여할지에 관한 문제다. 김 위원은 “민간 기업들도 클라우드 데이터 접근 권한을 잘못 부여해 사고가 나는 경우가 많다”며 “정보 접근 권한은 보안 문제와도 연결되기 때문에 이 권한을 효과적으로 나눌 수 있는 방법을 잘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군 관계자는 “지난 4월 1일 문을 연 국방 AI 센터가 이 문제들을 보완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軍, 민간 기업과 협업 필수
이를 극복하기 위해선 우수한 AI 기술력을 갖춘 민간 기업과의 협업이 필수다. 미 국방부는 JADC2 구축을 본격화하면서 아마존 웹서비스(AWS), 마이크로소프트 애저(MS AZURE), 구글 클라우드 플랫폼(GCP) 등 민간 기업들의 멀티 클라우드를 도입했다. 에릭 슈미트 구글 전 최고 경영자(CEO)가 우리의 국방혁신위원회 격인 미 국방부 혁신자문위원회의 위원장에 임명, 실리콘밸리의 최신 정보·기술을 국방 기술에 적용하는 임무를 맡았다. 이를 두고 당시 《월스트리트 저널(WSJ)》은 “사이버상 국가 안보 위협이 높아지면서 어느 때보다 실리콘밸리의 도움이 필요해졌다”고 분석했다. 김승주 위원은 “미 국방부는 자국의 메이저 클라우드 기업과 협업해 기술을 주고받으며 빠른 속도로 전투 클라우드 분야를 발전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국방과학연구소장을 역임한 김인호 국방혁신위원회 민간 위원은 “미국은 국방부를 기업처럼 ‘집중 전략’을 취한다”고 분석했다. 김 위원은 “대기업은 신제품을 개발할 때 여러 부서의 유능한 인력을 모아 집중적으로 개발 업무에 투입한 뒤 결과물이 나오면 원래 부서로 이들을 돌려보낸다”며 “미 육·해·공군 역시 평시엔 각자 맡은 일을 하고 있다가 유사 상황이 발생하면 거기에 필요한 무기체계와 전력을 왕창 모아 집중적으로 투자하는 구조를 띤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우리 군 역시 이 같은 기업 경영 마인드를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미국은 오래전부터 군과 기업의 교류가 활발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1950년대 실리콘밸리가 첨단산업단지로 태동할 무렵 미 국방부는 레이더, 반도체 등의 개발을 위한 초기 자금을 대면서 스타트업 기업들의 성장을 도왔다. 미 군산복합체의 대명사인 록히드마틴은 한때 마운틴뷰(현재 구글과 모회사 알파벳 본사 소재지)와 쿠퍼티노(애플 본사 소재지) 사이에 자리한 서니베일시에서 미사일을 만들었다. 우리 군 관계자는 “국방혁신4.0을 통해 4차산업 분야의 군 기술이 민간으로, 민간 기술이 군에 도입돼 상호 발전하는 선순환 구조가 이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AI가 조종하는 6세대 전투기
JADC2가 보이지 않는 전장 핵심 요소라면, 유·무인 복합전투체계는 눈에 보이는 전장 핵심 요소다. 유·무인 복합전투체계 구축 역시 국방혁신4.0이 중점적으로 추진하는 과제 중 하나다. 앞으로 등장할 6세대 전투기가 유·무인 복합전투체계의 대표적인 예다. 6세대 전투기는 뛰어난 스텔스 성능은 물론 AI 기술이 적용된 유·무인 복합체계로 운용된다. 유인기와 무인기 어느 쪽으로든 운용이 가능한 선택적 유인기(OPV)로 설계된다. 이미 미국은 차세대 공중 지배 전투기(NGAD)를, 영국·이탈리아·일본은 6세대급 차세대 전투기 개발 프로그램(GCAP)을 가동하고 있다. 한국항공우주산업(KAI)도 지난 2월 차세대 공중전투체계 핵심 기술 개발에 1025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6세대 전장 체계의 핵심인 AI, 빅데이터, 자율·무인 등 첨단 기술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유·무인 복합전투체계가 효과적으로 구현되기 위해선 기반을 다지는 일이 선행돼야 한다. 이를 위해 군은 ▲상호운용성 확보 ▲군사작전에 필요한 주파수 확보 ▲보안·암호체계 구축 ▲광대역 통합망 등 네트워크 환경 구축 ▲유·무인 복합전투체계 활용을 위한 교육훈련 및 정비체계 능력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이에 발맞춰 핵심 기술 개발도 추진된다. 무기체계는 첨단 기술의 결정판(決定版)으로 불릴 만큼 각국이 수년간 연구 개발한 결과물이다. 이 때문에 군사 선진국들은 무기체계를 개발했더라도 해당 무기에 투입한 기술의 이전이나 판매를 꺼리는 경우가 많다. 우리나라는 지난 3월 국가 핵심 기술을 국외로 유출한 경우 최대 징역 18년까지 선고할 수 있도록 했다. 기존보다 6년 더 높아진 것이다. 또 초범이라는 이유로 집행유예 등 선처를 받는 것도 기대하기 어려워졌다.
국방부는 지난해 4월 AI, 유·무인 복합, 양자, 우주, 에너지, 첨단소재 등 10대 분야, 30개 국방전략기술을 선정해 국방연구개발 재원을 우선 배분, 이를 집중 개발하고 있다. 국방전략 기술은 ▲국가안보 유지 ▲미래전장 선도 ▲국가 과학 기술 융합 관점에서 국방 목표 달성을 위해 전략적 투자와 육성이 필요한 기술을 의미한다. 전략적 중요성, 기술 혁신성, 개발 시급성, 확보 가능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30개가 선정됐다.
군은 민군(民軍) 기술 표준화에도 나선다. 군에 따르면, 민군 겸용 장비가 군에서 활용될 때 기술 표준화가 돼 있지 않아 유지 보수에 어려움이 있다고 한다. 군 관계자는 “미래 전장에서 활용 가치가 높은 무인 드론은 현재 기술 표준화가 돼 있지 않아 장비 업그레이드가 어렵다”며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민군 겸용 기술 표준화가 시급하다”고 말했다. 군은 유·무인 복합전투체계의 신속한 전력화를 위해 시범부대를 선정할 방침이다. 야전에 도입해 장비를 사용해가며 유·무인 복합전투체계 적용 부대를 단계적으로 확대해나갈 계획이다.
무인체계 계열화·모듈화
군은 무인체계를 계열화·모듈화하는 이른바 K-MOSA(Korea-Modular Open System Approach)도 추진한다. 무인체계 ‘계열화’는 운용 목적과 작전 효과 및 탑재할 임무장비 등을 고려해 플랫폼을 크기, 종류, 구조 등의 형태로 분류하고 공통화하는 작업이다. ‘모듈화’는 계열화된 플랫폼에 다양한 장비가 공통으로 탈착(脫着)하거나 이종(異種) 플랫폼에 호환될 수 있도록 독립 기능이 가능한 단위로 탑재 장비를 세트화하는 것을 뜻한다. 계열화·모듈화된 장비를 손쉽게 교환함으로써 전력 유연성과 유지 보수의 원활함을 얻을 수 있다. 또 무인체계를 저비용으로 획득·유지하는 시스템을 확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군 관계자는 “무인체계를 ‘모시고 다니는 것’이라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면서 “쓰고 버리는 것으로 인식할 수 있도록 생산단가를 낮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군은 소품종 대량 생산체계 전환을 위해 장비 표준화도 도입할 방침이다. 또 우방국 간 협력을 위한 군사 교류에도 힘쓰고 있다. 미국과 NATO 역시 MOSA를 국방 정책으로 추진하는 만큼 당사국 간 연합작전이나 방산수출 등이 확대될 전망이다.
K-MOSA를 뒷받침할 제도 개선도 끝마쳤다. 지난 4월 10일 군에 따르면 국방부는 무인체계 계열화·모듈화 작업을 반영한 ‘국방전력발전업무훈령’을 일부 개정해 전날 발령했다. 개정 훈령은 국방부, 합동참모본부, 각 군, 방위사업청 등이 무인체계를 소요 결정하거나 획득하는 과정에서 기술 발전 속도를 고려해 무인체계의 계열화 및 모듈화 방안 적용을 검토해야 한다고 명시했다. 군 관계자는 “상호 호환 규격과 공통 소프트웨어가 적용돼 유·무인 복합전투체계 간 상호운용성이 증가하고 차후 성능 개량도 쉬워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김인호 위원은 “국가 과학 기술이 ‘세계 최고 기술’을 지향한다면 국방 과학 기술은 ‘세계 최적 기술’을 지향해야 한다”면서 “오늘까지 개발된 기술 중 우리 전장 상황에 맞는 최적의 기술을 찾아 즉시 활용하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JADC2 구축은 국방혁신4.0 전체 16개 과제 중 8번째 과제다. 현재는 전문조직 편성과 인력 확보에 주력하고 있는 단계로 2025년께 본격적인 체계 구축에 나설 전망이다. 이어 JADC2 미니어처 개념을 적용해 검증을 마친 뒤 시범부대를 선정, 적용할 계획이다. 군 한 관계자는 “네트워크 성능, 초연결 정도, 연결망 신뢰도, 결심지원 알고리즘 등 지휘통제체계의 질(質)이 작전 승패를 결정할 중요 요소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재는 육·해·공·해병대가 서로 다른 지휘통신체계를 사용하고 있어 실시간 지휘통제에 제한이 있다. 군에 따르면, 군내 정보 유통 구조는 ‘트리형’ 구조를 따른다. 각 군 일선 부대에서 특정 정보를 획득해 상급 부대로 전달한 뒤 합참에 최종 보고되는 방식이다. 이 때문에 타군의 작전 상황을 알기 위해선 정보 종착지인 합참으로부터 재가공된 정보를 받아야만 한다. 또한 같은 지휘통신체계라도 무기체계마다 소프트웨어 버전이 다른 경우가 있어 각 군 간 정보의 상호연동이 제한됐다. 심지어 육군이라도 보병부대가 활용하는 네트워크체계와 특수작전부대가 활용하는 네트워크체계가 독립 운용되는 경우도 있다.
더욱이 2차 인구절벽으로 인한 병역자원 감소, 작전개념 변화, 유·무인 복합전투체계 구축이 본격화되면서 무인 무기체계와 운용 병력을 AI 네트워크로 연결할 수 있는 기술이 중요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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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투 클라우드 구축 및 전장 인식 개념도. 사진=국방부 |
美, 표적 처리까지 기존 20분→20초
JADC2 개념을 쉽게 이해하기 위해선 스마트폰 메신저 애플리케이션과 이 메신저와 연동한 택시 서비스, 그리고 지도 서비스를 떠올리면 된다. 스마트폰만 갖고 있으면 해당 메신저를 통해 전 세계 사용자가 자유롭게 망을 구성하고 정보를 공유할 수 있다. 택시 서비스의 경우, 메신저 사용자가 목적지와 출발지, 원하는 택시 등급 정도만 설정하면 시스템이 자동으로 인접 택시와 매칭해준다. 메신저 사용자는 택시의 위치를 굳이 알 필요가 없다. 또 메신저와 연동한 지도 서비스에 목적지를 입력하면 AI가 실시간 교통상황을 고려해 최단거리 최단시간, 무료도로 등 최적의 루트를 지원한다. 사용자는 이 중 자신의 상황에 맞는 루트 하나를 선택하면 된다.
JADC2도 이와 같다. 전방 전투원으로부터 획득한 정보를 합동참모본부 지휘부까지 필요에 따라 융합·공유할 수 있고 AI를 활용해 적시 결심 지원과 즉각적인 전력 운용을 할 수 있다. 이 때문에 JADC2는 4차 산업혁명의 초연결·초융합·초지능 기술 집약체로 불린다.
미군 역시 지난 2019년부터 JADC2 구축에 공을 들이고 있다. 지난 2021년 미 국방부는 육·해·공·해병대는 물론 우주군의 모든 지휘 센서를 하나로 결합하는 지휘통제 개념을 구상했다. 작전 공간을 지상뿐만 아니라 우주, 사이버 공간까지 확대해 말 그대로 ‘전 영역’ 지휘가 가능하도록 공을 들이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표적 획득부터 표적 처리까지 20분 이상 걸리던 기존 체계를 20초 이내로 단축하는 것을 목표로 두고 있다.
주한미군의 최우선 과제 역시 JADC2 구축이다. 우리 군 또한 현재 미군과의 연합방위태세 아래에 있기 때문에 장기적으로는 양측의 JADC2를 연계하는 등 상호운용성을 높이는 작업에 나설 계획이다. 미군은 현재 오커스(AUKUS, 미국·영국·호주 안보 동맹)에만 JADC2 표준을 공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우크라이나, 지휘통제체제 덕분에 저항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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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022년 5월 22일 오후 오산 미 공군기지의 항공우주작전본부(KAOC)를 함께 방문, 장병들을 격려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은 JADC2 의 미래 가치를 가늠할 수 있는 사례다. 군사 전문가들은 군사력이 열세인 우크라이나가 항전할 수 있었던 이유로 지휘통제체계를 꼽는다. 미국 민간 인공위성 기업인 스페이스 X사의 스타링크 체계를 활용해 지휘통신체계를 복구, 이를 활용해 러시아의 공세를 막아냈다는 것이다. 우크라이나는 센서-슈터 자동화체계인 GIS ARTA체계를 운용해 개전 초기 군사력 열세를 극복했다. 바꿔 말하면 이 같은 지휘통제체계가 없었다면 전쟁은 러시아의 압승으로 순식간에 끝났을 가능성이 크다. 한 군사 전문가는 “우크라이나 지휘관은 암호화된 전자지도에 접속해 실시간 전장 정보를 확인할 수 있었다”며 “적의 핵심 표적을 식별한 지휘관이 타격 수단을 결정하면 이 정보가 자동화체계를 통해 포병부대에 전송, 수분 이내 목표를 타격할 수 있었다”고 분석했다.
전투 클라우드, 민간용 클라우드 구축보다 어려워
군 당국에 따르면, 클라우드 컴퓨팅 기술은 JADC2 구축의 핵심이다. 클라우드 컴퓨팅 기술이란 인터넷을 통해 서버, 스토리지, 데이터베이스, 소프트웨어 등 다양한 컴퓨팅 자원을 제공하는 서비스를 뜻한다. 클라우드 컴퓨팅을 이용하면 자신의 컴퓨터가 아닌 다른 컴퓨터로도 정보 처리가 가능하다.
군은 전투 클라우드를 구축해 전군이 실시간 전장 정보를 공유할 수 있도록 지원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선 전장 데이터 표준화가 뒷받침돼야 한다. 대용량 군사 데이터를 초고속으로 전송·유통하기 위해서다. 전투 클라우드 환경이 마련되면 각 군은 단말기를 이용해 클라우드에 접속, 전략·작전·전술 정보를 필요에 따라 활용할 수 있다. 향후 군이 저궤도 초소형 위성 100여 기를 발사할 계획을 밝힌 것도 이와 관련이 깊다.
다만 전문가들은 전투 클라우드 구축은 민간용 클라우드 구축보다 훨씬 어려운 일이라고 말한다.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 교수인 김승주 국방혁신위원회 민간 위원은 “전투 클라우드를 5G 환경 속에서 운영되는 일반 클라우드와 같다고 생각하면 안 된다”며 “군 통신 환경에서 5G를 기대할 수 없는 경우가 많은데 만약 통신이 끊어지기라도 한다면 작전에 큰 문제가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민간보다 훨씬 악조건인 상황에서 네이버만큼의 보안과 카카오톡만큼의 유연성을 동시에 갖춰야 하는 작업”이라고 분석했다. 군 관계자 역시 “일반 자동차 자율 주행은 도로를 달린다. 그런데 전투용 무인 로봇은 도로가 아닌 야지(野地)를 돌아다녀야 한다”며 “도로 데이터는 존재하지만 야지는 그렇지 않다. 이 지역을 장애물을 극복해가면서 기존 병력과 보조를 맞춰가며 작전을 수행한다는 건 굉장히 어려운 일”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어려움도 존재한다. 전투 클라우드 내 정보의 접근 및 사용 권한을 누구에게 얼마만큼 부여할지에 관한 문제다. 김 위원은 “민간 기업들도 클라우드 데이터 접근 권한을 잘못 부여해 사고가 나는 경우가 많다”며 “정보 접근 권한은 보안 문제와도 연결되기 때문에 이 권한을 효과적으로 나눌 수 있는 방법을 잘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군 관계자는 “지난 4월 1일 문을 연 국방 AI 센터가 이 문제들을 보완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軍, 민간 기업과 협업 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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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1일 대전 국방과학기술연구소에서 열린 국방AI센터 현판식. 사진=국방부 |
미국은 오래전부터 군과 기업의 교류가 활발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1950년대 실리콘밸리가 첨단산업단지로 태동할 무렵 미 국방부는 레이더, 반도체 등의 개발을 위한 초기 자금을 대면서 스타트업 기업들의 성장을 도왔다. 미 군산복합체의 대명사인 록히드마틴은 한때 마운틴뷰(현재 구글과 모회사 알파벳 본사 소재지)와 쿠퍼티노(애플 본사 소재지) 사이에 자리한 서니베일시에서 미사일을 만들었다. 우리 군 관계자는 “국방혁신4.0을 통해 4차산업 분야의 군 기술이 민간으로, 민간 기술이 군에 도입돼 상호 발전하는 선순환 구조가 이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AI가 조종하는 6세대 전투기
JADC2가 보이지 않는 전장 핵심 요소라면, 유·무인 복합전투체계는 눈에 보이는 전장 핵심 요소다. 유·무인 복합전투체계 구축 역시 국방혁신4.0이 중점적으로 추진하는 과제 중 하나다. 앞으로 등장할 6세대 전투기가 유·무인 복합전투체계의 대표적인 예다. 6세대 전투기는 뛰어난 스텔스 성능은 물론 AI 기술이 적용된 유·무인 복합체계로 운용된다. 유인기와 무인기 어느 쪽으로든 운용이 가능한 선택적 유인기(OPV)로 설계된다. 이미 미국은 차세대 공중 지배 전투기(NGAD)를, 영국·이탈리아·일본은 6세대급 차세대 전투기 개발 프로그램(GCAP)을 가동하고 있다. 한국항공우주산업(KAI)도 지난 2월 차세대 공중전투체계 핵심 기술 개발에 1025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6세대 전장 체계의 핵심인 AI, 빅데이터, 자율·무인 등 첨단 기술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유·무인 복합전투체계가 효과적으로 구현되기 위해선 기반을 다지는 일이 선행돼야 한다. 이를 위해 군은 ▲상호운용성 확보 ▲군사작전에 필요한 주파수 확보 ▲보안·암호체계 구축 ▲광대역 통합망 등 네트워크 환경 구축 ▲유·무인 복합전투체계 활용을 위한 교육훈련 및 정비체계 능력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이에 발맞춰 핵심 기술 개발도 추진된다. 무기체계는 첨단 기술의 결정판(決定版)으로 불릴 만큼 각국이 수년간 연구 개발한 결과물이다. 이 때문에 군사 선진국들은 무기체계를 개발했더라도 해당 무기에 투입한 기술의 이전이나 판매를 꺼리는 경우가 많다. 우리나라는 지난 3월 국가 핵심 기술을 국외로 유출한 경우 최대 징역 18년까지 선고할 수 있도록 했다. 기존보다 6년 더 높아진 것이다. 또 초범이라는 이유로 집행유예 등 선처를 받는 것도 기대하기 어려워졌다.
국방부는 지난해 4월 AI, 유·무인 복합, 양자, 우주, 에너지, 첨단소재 등 10대 분야, 30개 국방전략기술을 선정해 국방연구개발 재원을 우선 배분, 이를 집중 개발하고 있다. 국방전략 기술은 ▲국가안보 유지 ▲미래전장 선도 ▲국가 과학 기술 융합 관점에서 국방 목표 달성을 위해 전략적 투자와 육성이 필요한 기술을 의미한다. 전략적 중요성, 기술 혁신성, 개발 시급성, 확보 가능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30개가 선정됐다.
군은 민군(民軍) 기술 표준화에도 나선다. 군에 따르면, 민군 겸용 장비가 군에서 활용될 때 기술 표준화가 돼 있지 않아 유지 보수에 어려움이 있다고 한다. 군 관계자는 “미래 전장에서 활용 가치가 높은 무인 드론은 현재 기술 표준화가 돼 있지 않아 장비 업그레이드가 어렵다”며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민군 겸용 기술 표준화가 시급하다”고 말했다. 군은 유·무인 복합전투체계의 신속한 전력화를 위해 시범부대를 선정할 방침이다. 야전에 도입해 장비를 사용해가며 유·무인 복합전투체계 적용 부대를 단계적으로 확대해나갈 계획이다.
무인체계 계열화·모듈화
군은 무인체계를 계열화·모듈화하는 이른바 K-MOSA(Korea-Modular Open System Approach)도 추진한다. 무인체계 ‘계열화’는 운용 목적과 작전 효과 및 탑재할 임무장비 등을 고려해 플랫폼을 크기, 종류, 구조 등의 형태로 분류하고 공통화하는 작업이다. ‘모듈화’는 계열화된 플랫폼에 다양한 장비가 공통으로 탈착(脫着)하거나 이종(異種) 플랫폼에 호환될 수 있도록 독립 기능이 가능한 단위로 탑재 장비를 세트화하는 것을 뜻한다. 계열화·모듈화된 장비를 손쉽게 교환함으로써 전력 유연성과 유지 보수의 원활함을 얻을 수 있다. 또 무인체계를 저비용으로 획득·유지하는 시스템을 확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군 관계자는 “무인체계를 ‘모시고 다니는 것’이라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면서 “쓰고 버리는 것으로 인식할 수 있도록 생산단가를 낮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군은 소품종 대량 생산체계 전환을 위해 장비 표준화도 도입할 방침이다. 또 우방국 간 협력을 위한 군사 교류에도 힘쓰고 있다. 미국과 NATO 역시 MOSA를 국방 정책으로 추진하는 만큼 당사국 간 연합작전이나 방산수출 등이 확대될 전망이다.
K-MOSA를 뒷받침할 제도 개선도 끝마쳤다. 지난 4월 10일 군에 따르면 국방부는 무인체계 계열화·모듈화 작업을 반영한 ‘국방전력발전업무훈령’을 일부 개정해 전날 발령했다. 개정 훈령은 국방부, 합동참모본부, 각 군, 방위사업청 등이 무인체계를 소요 결정하거나 획득하는 과정에서 기술 발전 속도를 고려해 무인체계의 계열화 및 모듈화 방안 적용을 검토해야 한다고 명시했다. 군 관계자는 “상호 호환 규격과 공통 소프트웨어가 적용돼 유·무인 복합전투체계 간 상호운용성이 증가하고 차후 성능 개량도 쉬워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김인호 위원은 “국가 과학 기술이 ‘세계 최고 기술’을 지향한다면 국방 과학 기술은 ‘세계 최적 기술’을 지향해야 한다”면서 “오늘까지 개발된 기술 중 우리 전장 상황에 맞는 최적의 기술을 찾아 즉시 활용하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