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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동규 감시’ 의혹 변호사, 정유라 만나 ‘안민석 고소 취하’ 종용 정황

“어머니 거기서 이렇게 오래 있을 수 없잖아”

글 : 김광주  월간조선 기자  kj961009@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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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재인 청와대 행정관 출신 A씨, 유동규가 지목한 ‘이재명 측이 보낸 감시 변호사’와 동일인
⊙ ‘최순실 국외 자금 兆 단위’ 주장한 안민석, 지난 4월 23일 첫 재판… 정유라, 지난해 11월 A씨 만나
⊙ ‘안민석 사과’ 요구에 “인정하는 것하고 사과하는 거하고 별개… 정치에서 자기 정체성 부인될 수 있어”(A씨)
⊙ 안민석, ‘정유라에게 고소 취하 의사 전달했냐’고 묻자 “단 일(1)도 없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측이 대장동 사건 관련자들에게 ‘감시용 변호사’를 붙였다는 의혹이 제기된 가운데, 지목된 변호사들 중 한 명이 최순실(개명 후 최서원)씨의 딸 정유라(27)씨에게 안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대한 고소의 취하를 종용한 정황이 담긴 녹음 파일을 《월간조선》이 확보했다.
 
  해당 변호사는 문재인 정부 청와대 행정관 출신 A씨다. 대장동 사건의 핵심 인물인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은 이재명 대표 측이 자신을 감시하기 위해 A씨를 보냈다고 주장해왔는데, 문제의 A씨가 ‘정유라-안민석 소송전(戰)’에도 등장한 것이다.
 
  녹음 파일은 지난해 11월 정씨가 A씨를 만난 자리에서 녹음한 것이다. 총 97분44초 분량의 녹음 파일엔 A씨가 정씨에게 소(訴) 취하를 부탁하는 내용과 함께 ‘정권이 바뀌면 수감 중인 어머니(최씨)를 풀어주겠다’는 식의 회유성 발언도 담겼다. 참고로 A씨는 안 의원과 정씨 사건의 법률 대리인이 아니다.
 
 
  안민석, 첫 재판
 
최순실씨 명예훼손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안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4월 23일 수원지방법원에서 열린 첫 공판을 마친 뒤 차량에 탑승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녹음 파일을 보기에 앞서, 대화의 배경을 짚고 넘어가자. 안민석 의원은 정보통신망법 위반(명예훼손 등) 혐의로 기소돼 지난 4월 23일 수원지방법원에서 첫 재판을 받았다. 안 의원은 이른바 ‘박근혜 정부 국정 농단’ 사건이 불거진 2016~2017년 당시 박 전 대통령의 ‘비선 실세’로 알려진 최순실씨에 대한 허위사실을 유포한 혐의를 받는다. 안 의원은 2016년 12월 23일 ‘뉴스타파’를 통해 최씨의 국외 자금 규모에 대해 “조(兆) 단위”라고 주장했다. 2017년 7월 26일엔 JTBC에 출연해 ‘지금까지 파악한 최순실씨의 은닉 재산 추정치’를 묻는 앵커의 질문에 이렇게 대답했다.
 
  “그것은 단언하기 어렵지만 프레이저 보고서에서 보고한, 조사한 당시에 박정희 전 대통령의 통치자금 규모가 당시 돈으로 8조9000억원, 지금 돈으로 300조가 넘는 돈, 그리고 그 돈으로부터 최순실 일가 재산의 시작점을 판단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 밖에도 최순실씨가 미국 방산 업체 회장과 만나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의 국내 도입에 관여했다는 등의 여러 의혹을 제기했다. 최씨는 이러한 발언들이 거짓이라며 2019년 9월 안 의원을 고소했다.
 
  최씨의 딸 정씨는 2022년 5월 안민석 의원과 조국 전 법무부 장관(현 조국혁신당 대표), 주진우 전 기자, 방송인 김어준씨를 허위사실적시에 의한 명예훼손 및 모욕 혐의로 고소했다. 이후 A씨가 정씨를 만난 자리에서 안 의원에 대한 고소를 취하해달라고 구슬린 것이다. 정씨는 2023년 11월 10일 서울 소재 모 법무법인 사무실에서 A씨를 만났다고 한다. 이제 녹음 파일을 살펴보자.
 
  A씨와 정씨가 차기 대권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던 중이었다. A씨는 “우리 민주당이 다음번에 집권할 가능성이 높다”며 이어지는 대화에서 이렇게 말했다.
 
  변호사 A씨(이하 A): 민주당이 하게(정권을 잡게) 되면 우리 유라씨 모친 석방, 사면 문제는 검토될 수밖에 없고. 근데 그렇게 하기 위한 이 과정에서 유라씨가 역할을 현실적으로 해서 국민적으로 공감대를 만드는 게 당연히….
 
  정유라(이하 정): 저로서는 좀 불안할 수밖에 없잖아요.
 
  A: 아니 내가 만약에 그런 의사 결정을 할 수 있는 위치에 온다면 약속을 지킬….
 

  30분 뒤, A씨는 정씨에게 물 한잔을 권했다. 그러곤 다시 한 번 정씨에게 모친 석방 카드를 꺼냈다.
 
  A: 이걸(안 의원에 대한 고소 취하를) 잘해가지고 이제 결국에는 평가 유라씨의 평가, 그다음에 어머니(최순실)에 대한 평가, 이것들이 확 바뀔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거든요. 사실은. 그리고….
 
  정: 제가 근데 말씀드렸잖아요. 저는 이제 시간도 많이 지났고 해서 좀 원망도 많이 퇴색되고 이제 뭐 그런 것보다…. 모르겠어요.
 
  A: 어머니 또 거기서 이렇게 오래 있을 수 없잖아. 그 기회를, 어떤 사면할 수 있는 그런 것들이 필요할 텐데 현실적으로.
 
  다만 A씨는 “(정유라씨에게 모친) 사면으로 유혹한 게 전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태블릿 PC 조작說’ 꺼내자 “TF 만들어야”
 
  나아가 A씨는, 민주당이 ‘태블릿 PC 조작설(說)’에 힘을 실어주길 바라는 정씨에게 “TF(Task Force·특별 조직)를 만들어야 된다”며 마치 실현 가능한 듯이 말했다. 이는 박근혜 대통령 탄핵의 단초가 됐던 태블릿 PC가 조작됐다는 일각의 주장에서 비롯된 것이다.
 
  정: 그러면 안민석 의원님은 이재명 대표님이랑 가깝긴 한 거예요? 그럼 안민석 의원님 통해서 태블릿(조작설)이 잘 올라갈 수도 있겠네요.
 
  A: 태블릿….
 
  정: 그거까진 바라지도 않지만.
 
  A: 태블릿… 당 쪽으로? 당에서?
 
  정: 예, 뭐 당에서 ‘조작 수사다’(라고) 하면. 사실 근데 화력이 그래야 나오지.
 
  A: TF를 만들어야 되지. 사실 이렇게 하려면. 만들고 그러려면 최고위원회하고 얘기해야 되고. 당연히 다선(多選)이시고 박찬대하고도 다 친하고 나도 박찬대 친해요. 형 동생 하는 사이고, 박찬대 최고위원. 이재명 대표 오른팔이잖아.
 
  정: 그래요? 그것까진 몰라요.
 
  이처럼 A씨는 정씨의 말을 들어줄 것처럼 반응했다. 하지만 ‘안민석 의원의 사과’를 받고 싶다는 정씨의 요구에 대해선 난감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정씨의 가족 관련 의혹을 제기하는 데 앞장섰던 안 의원이 정씨에게 사과를 하면 자기 정체성을 부인하는 셈이 될 수 있다는 취지의 주장도 한다.
 
 
  “사과하면 자기 정체성 부인될 수도”
 
2022년 5월 4일 정유라씨가 서울경찰청 민원실 앞에서 안민석 의원,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주진우 전 기자, 방송인 김어준씨를 고소한 취지를 설명하던 중 눈물을 보이고 있다. 사진=뉴시스
  정: 솔직히 안민석 의원님이 ‘미안하다’ 한마디 하면 그거 그냥 소송 안 해도 되는 건데. 뭘 걱정하시는지는 알 것 같아요. 안민석 의원님이야말로 저를 잘 모르니까. 제가 또 가서 ‘안민석 의원님 나한테 사과했으니 이제 뭐…’(라고 하면서) 언론 나가서 얘기할까 봐 걱정이지.
 
  A: 나는 그러니까 아직까지 너 같은 사람을 당연히 일반인으로 보는데, (안 의원은) 일반인이 아니다 보니까. 그런 부담감이 우리가 잘 모르는 부담감이 있을 것 같을 수도 있다고 생각해요. 특히 이제 그(최순실씨 관련 의혹 제기의) 중심에 있었던 분이다 보니까 더 그런 것 같아.
 
  정: 그렇죠. 어떻게 보면 가장 선봉에 섰던 사람이니까.
 
  A: 자기 정체성이 부인이 될 수 있을 수 있잖아. 사실은. 그러니까 당연히 고소 취하한다고 하면 ‘감사합니다’ 하고 박수칠 건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만약에 (안 의원이) 그걸 못 하신다면 내가 봤을 때는, (안 의원 입장에서) 내가 어쨌든 그 상황에서는 최선을 다해가지고 유라씨나 어머니에 대해서 공격하는 데 앞장섰는데, 갑자기 (안 의원 입장에서) 내가 그거를 이렇게 이렇게 하면(뒤집으면) 사실은 그게 정치에서 자기 정체성 부인이 될 수 있는….
 
  한편 A씨는 정씨가 고소한 이들 중 안민석 의원만 콕 집어 고소를 취하해달라고 강조했다. 앞서 언급했듯, 정씨는 안민석 의원, 조국 전 장관, 주진우 전 기자, 방송인 김어준씨를 고소했다.
 
 
  “안민석 의원을 도와줘야지”
 
  정: 솔직히 너무하시긴 했어. 300조 그랬잖아요.
 
  A: 인정하는 것하고 또 사과하는 거하고 별개 문제라 그런 거야. 그니까 둘이는 이제 그러니까 의원님이 이제 유라씨한테 그런 인간적인 게 있는 거 하고, 또 그거를 얘기하는 거하고 또 다른 얘기거든. 마음이 있어도 그걸 표현한다는 건 또 다른 얘기인 거야.
 
  정: 근데 그것도 표현을 해주세요. 우리가 서로 취하도 하고 사이좋게 가는 거지. 사실 근데 제가 저도 이거 취하한다는 거는 걸려 있는 소송 그냥 다 날리겠다는 거예요. 조국 (전) 장관도 마찬가지고 김어준도 마찬가지고 그냥 걸려 있는 거 다 취하해줘야 돼요. 사실 안민석 의원을 틱 취하해주면 그것도 웃기거든요.
 
  A: 아니지. 다르지. 조국 등한테 (고소)한 게 있어요? 그때?
 
  정: 다 걸려 있죠. 주진우, 김어준.
 
  A: 안민석 의원이 도와주는데 안민석 의원을 도와줘야지.
 
  대화 내용에서 알 수 있듯, A씨는 안 의원을 위해 정씨를 설득하는 데 최선을 다했다. 정씨도 “A씨가 본인이 안민석 의원과 친하다며 고소 취하를 요구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정작 안 의원은 A씨에 대해 “아는 많은 변호사 중 한 분”이라고 선을 그었다.
 
 
  안민석 “내가 뭐 하러 그럽니까?”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 사진=조선DB
  안민석 의원은 지난해 12월 5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A씨를 통해 정유라씨에게 고소를 취하할 것을 부탁한 사실이 있느냐’는 물음에 “전혀 없다”고 잘라 말했다. 안 의원과의 문답이다.
 
  ― A씨와는 개인적인 친분이 있습니까.
 
  “아는 많은 변호사 중 한 분이죠.”
 
  ― 정유라씨에게 고소를 취하해달라는 의사를 표현하거나 전달한 적이 없습니까.
 
  “단 일(1)도 없어요. 내가 뭐 하러 그럽니까?”
 
  ― 정유라씨가 고소한 건에 대해 앞으로의 입장은 무엇입니까.
 
  “그건 재판정에서 다투면 될 문제죠.”
 
  ― 정씨에게 사과를 하거나, 사과 조건부 고소 취하에 대해선….
 
  “그런 건 관심 없어요.”
 
  A씨의 반론을 구하고자 지난해 12월 4일 그가 근무하는 법무법인을 통해 질문을 보냈다. A씨는 이날 문자 메시지를 통해 “이 사안은 안민석 의원과는 무관하다”며 “안민석 의원의 공식 입장은 ‘사과 의사 없다. 고소 취하 필요 없다. 재판에서 다투겠다’는 입장이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후에도 집요하게 안 의원의 사과를 포함한, 화해를 위한 미팅이나 통화를 요구한 측은 정유라씨”라고 주장했다.
 
  이튿날 A씨는 “순수하게 안민석 의원에게 도움을 주려고 정유라씨를 알게 된 기회에 안 의원님 얘길 꺼냈던 것이고 그 이상도 이하도 없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누구 부탁받고 한 것도 아니었고 선의로 했던 일인데 상황이 이상하게 변질된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편 A씨는 지난 5월 2일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의 불법 정치자금 수수 항소심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했다. 이날 《조선일보》 보도에 따르면 A씨는 지난 2022년 10월 김용 전 부원장의 부탁으로 유동규씨의 변호를 맡았다. A씨는 재판에서 “유씨가 나를 가짜 변호사라고 하며 감시, 회유했다고 하는데 말도 안 되는 이야기”라며 “김씨가 ‘유씨가 경제적으로 어려우니 저렴하게 변호해달라’고 간곡히 부탁해서 도와주기로 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같은 날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A씨는 이날 “검찰은 마치 제가 김용, 더 나아가 이재명 대표께서 저를 보내서 유동규를 감시하거나 회유하려던 것이 아니냐고 의심하는 것 같은데 전혀 그런 사실이 없다”고 부인했다. 그러면서 “정치인 선배가 편하게 부탁하는 것을 의심하는 프레임은 온당치 않다”고 주장했다.
 
 
  “순수한 마음에, 친분 있던 안민석에게 도움 주려고…”
 
  지난해 12월 4일 A씨에게 ▲정유라씨에게 고소 취하를 종용한 이유 ▲태블릿 PC 조작설을 두고 딜(거래)을 시도한 경위 ▲안민석 의원과 가까운 사이인지 여부 등을 물었다.
 
  A씨는 “우연히 정유라씨와 인연이 되었기에 순수한 마음에 친분이 있던 안 의원에 대한 최순실의 고소건을 취하하면 어떻겠냐고 제의한 것은 사실”이라고 했다. 다만 “정유라씨가 사과를 조건으로 고소 취하가 가능하다고 하여 잘잘못이 있고 없고를 떠나 정치인이 사과한다는 게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는 제 개인적인 생각을 전하며 난색을 표했다”며 “정유라씨가 사과 조건부 고소 취하를 고수하여 일단 안 의원님에게 전달은 해보겠다고 얘기했던 사안”이라고 설명했다. 또 ‘태블릿 PC 조작설’ 얘기가 오간 데 대해 A씨는 “태블릿 PC 등을 조건으로 안 의원과의 만남을 요청하며 딜(거래)을 (시도)한 것은 정씨다”라고 주장했다.
 

  A씨는 녹음된 대화 맥락에 대해 “분명 정유라씨가 안민석 의원을 만나게 해달라고 부탁했던 것”이라고 주장했다. 정씨는 지난해 12월 21일 통화에서 “제가 먼저 (안 의원을) 만나자고 한 건 맞다”며 “안 의원이 고소 취하를 원한다면 직접 내 앞에 와서 사과하라고 얘기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안 의원에 대한 고소를 취하해달라고 먼저 얘기한 건 A씨”라고 덧붙였다. A씨와 정씨의 대화 녹음을 다시 살펴보자.
 
  정: 그냥 제가 말씀드렸잖아요. 제가 뭐 거창한 사과를 바라고 ‘내가 거짓말했다’ 이걸 바라는 게 아니라, 그냥 그때는 좀 심하게 했던 거 미안했고. 제가 말씀드렸잖아요. 뭐 너한테 너무 운동선수로서의 그런 걸 한 것도 좀 내가 심했던 것 같다. 이 정도의 사과를 바라는 거지.
 
  A: 그냥 한번 두 분(안 의원과 정씨) 만나면 어때 그냥 편하게. 자리 한번 맞추고 할까.
 
  정: 저는 상관없어요.
 
  A: 말하자면 자연스럽게 뭔가 얘기 나오겠지. 그러니까 왜냐하면 이게 눈빛만 보면 하나만 (봐도) 이해할 수 있는 것이고 그렇잖아. 그렇기 때문에 아무튼 한번 얘기드려볼게요. 전화라는 건 사실 그 정확한 감정을 전달하기가 한계(가) 있기 때문에 만나서 보면 아, 이게 느낌이 있잖아….
 
  정: 저는 솔직히 그렇게 생각해요. 완전히 나쁜 사람도 없고 완전히 좋은 사람도 없다고 생각하거든요.
 
  A: 나는 사람을 믿고 신뢰하고. 설령 배신해(도), 나는 그래도 내 도리 다하는 것이고. 솔직하게 얘기하고. 그 사람 진심을 끄집어내서 내가 같이 통하려고 노력하는 사람이거든.
 
  녹음 파일 속 A씨와 정씨의 대화를 들으면 두 사람 사이엔 신뢰가 형성되는 듯했지만 A씨는 지난해 12월 4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정유라씨 말 믿지 마라”며 “나도 (녹음) 당했지 않느냐”고 말했다. 그러면서 “나는 정유라씨에게 피해 준 것도 없다. 그렇게 야비하게 (녹음하는 건) 자기 돈벌이라고밖에 생각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감시용 혹은 가짜 변호사가 아니고서야”
 
  한편 유동규씨는 A씨에 대해 ‘이재명 대표 측이 보낸 감시용 변호사’라고 주장하고 있다. 유씨는 자신이 구치소에 수감돼 있던 2022년 10월 4일 A씨가 찾아와 “위에서 보내서 왔습니다. 도와드리라고 해서요”라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A씨가 (변호인) 선임 계약서를 내밀었다. 계약서를 쓰고 싶지 않았지만, 선임 계약서를 써야 구치소에서 나갈 수 있다고 해서 일단 사인했다”고 했다. 유씨가 지난 3월 28일 낸 저서 《당신들의 댄스 댄스》에 관련 일화가 등장한다.
 
  〈(2022년) 10월 14일 반부패수사1부 조사실에서 새로운 수사를 받고 있는데 A씨가 들이닥쳐 안내데스크에서 소란을 피운다는 전언이었다. 그제야 수임 계산서를 갖고 오겠다며 돌아갔던 그가 떠올랐다. 순간 의문이 들었다. ‘지금 그가 여기에 왜 왔지?’였다. 부른 적도 없고, 더구나 수임료도 정하지 않고 계약서도 쓰지 않았다. 나로선 그냥 정중히 돌려보내는 게 낫겠다고 판단했다. ‘그냥 가시라고 하세요’라고 전하면 그가 그대로 발길을 돌릴 줄 알았다. 아니었다. 자기가 ‘선임된 변호사’라며 내가 조사받는 조사실로 들어가겠다고 난리를 쳤다.
 
  그거로 대충 감이 왔다. 그가 왜 지금 그 난리를 치는지를. 얼마 전부터 내가 조금씩 ‘사실’을 불기 시작했고, 언론에 일부 흘러간 게 정진상과 김용의 귀에도 들어간 거였다. 그 둘은 내가 검찰에 무슨 말을 하는지가 궁금했을 터였다.(중략)
 
  그날, 조사를 받고 구치소로 돌아갔는데 민주당에서 난리가 났다. “검찰과 유동규가 짰다. 그렇지 않으면 유동규가 나가는 걸 어떻게 알고 있냐?”라며 억지를 썼다. 기가 찰 노릇이었다. 나의 구속 만기 날짜는 삼척동자도 알고 있는 일이었다. 그게 난리 칠 일인가? 그럼 A씨는 내가 다시 또 구속돼 감옥에서 죽을 때까지 있길 바랐나. 그게 아니고서야 그게 어디 생난리 칠 일인가.
 
  A씨 말대로 나의 구속 만기 날짜를 전 국민이 단 한 명도 모르고 있었다고 치자. 단 한 명도 모르는 날짜를 선임된 변호사에게만 내가 말을 한 거라면 변호사로서 의뢰인의 말을 민주당에 냉큼 전달하는 건 무슨 수작인가. 당신이 감시용 혹은 가짜 변호사가 아니고서야.〉(9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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