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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세진의 여의도 포커스

수도권 총선 후보들의 ‘오세훈 마케팅’ 뜬다

수도권 정책 열쇠 쥔 서울시장… 후보들 “오세훈과 함께 해결하겠다”

글 : 권세진  월간조선 기자  sjkwo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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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권 및 당 지지율 답보 상태로 윤석열-한동훈 마케팅 주춤하자 떠오른 오세훈 마케팅
⊙ 수도권 이슈의 핵심은 서울시… 김포·하남·구리 등의 서울 편입, 교통, 부동산, 교육 등
⊙ 오세훈 서울시 정무부시장 출신 후보만 오신환·김도식·조은희·송주범 등
⊙ 전직 서울시 관계자들 출마… 이창근 대변인·현경병 비서실장·김수철 서울시의원 등 “오세훈과 원팀” 강조
⊙ 서울시의회 국민의힘이 장악, 서울시장 위상 더 높아져
오세훈 서울시장이 1월 31일 서울 중구 서울시청에서 열린 서울-군포 기후동행카드 업무협약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제22대 총선을 앞두고 승패를 좌우할 수도권(서울·경기·인천, 총 253석 중 121석)에서 오세훈 서울시장의 이름이 떠오르고 있다. 오 시장은 총선을 지휘할 한동훈 국민의힘 비대위원장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대항마로 출마할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과 함께 여권의 유력 대선 주자로 불리지만 이번 총선에선 출마는커녕 총선 관련 직접적인 발언을 피하고 있다. 그런데도 오 시장의 이름이 자주 나오는 데는 이유가 있다.
 
  수도권 유권자들이 원하는 정책의 상당 부분, 즉 교통과 부동산, 교육, 행정구역 조정 등 다양한 정책에 있어 오 시장이 열쇠를 쥐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하남, 구리, 김포 등의 서울 편입 이슈도 마찬가지다. 이 때문에 오 시장과 가깝거나 함께 일했던 ‘친오세훈계’ 후보들이 오 시장과의 친분을 강조하며 지역 발전 공약을 앞다퉈 내놓고 있다.
 
 
  오세훈 시장 측근들 대거 출마
 
서울시 정무부시장을 역임하고 대표적인 친오세훈계로 불리는 오신환 전 의원(왼쪽)은 이번 총선에서 서울 광진을에 출마해 민주당 고민정 의원과 대결한다. 사진=조선DB
  오세훈계 혹은 친오(親吳)란 대부분 서울시에서 정무부시장, 비서실장, 대변인 등 정무직을 지낸 인물들이다. 오 시장이 2021년 4월 보궐선거에서 당선된 이후 2022년 4선에도 성공, 3년 이상 서울시장직을 수행하면서 오세훈계의 범위도 크게 늘었다.
 
  오세훈계의 대표 주자 격은 오신환 전 의원이다. 7대 서울시의원과 19·20대 국회의원(서울 관악을)을 역임하고 2022년 지방선거 당시 오세훈 후보 캠프에서 핵심 역할을 한 오 전 의원은 오 시장 취임 직후인 8월부터 이듬해 5월까지 서울시 정무부시장직을 수행했다. 20대 총선에서는 서울 관악을에 출마해 당선됐지만 이번 총선에서는 오 시장이 21대 총선 당시 출마했던 서울 광진을에 출마한다.
 
  오 시장의 권유로 광진을에 출마 선언을 한 오 전 의원은 지난 2월 14일 당에서 단수공천을 확정받고 본격적인 선거운동에 뛰어들었다. 오 전 의원은 21대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 고민정 의원에게 석패했던 오 시장을 대신해 설욕하겠다고 다짐하고 있다. 오 전 의원은 출마 선언문에서 “(오세훈 시장과 저는) 오브라더스라 불릴 정도로 각별한 사이”라며 지역 발전에 앞장서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서울 서대문을에 출마하는 김수철 전 서울시의원(오른쪽)은 오세훈-오신환을 뜻하는 ‘오브라더스’와 원팀임을 강조하고 있다. 사진=후보 제공
  서울 서대문을에서는 오 시장과 친분이 있는 두 예비후보가 경쟁 중이다. 서울시 정무부시장을 지낸 송주범 예비후보와 서울시의원을 지낸 김수철 예비후보다. 송 후보는 국회 보좌관과 서울시의원을 역임하고 2022년 4월부터 8월까지 정무부시장으로 일했다. 김 후보는 서대문을에서 3선을 지낸 고(故) 정두언 전 의원의 최측근으로, 이 지역에서 서울시의원으로 활동하며 지역 현안을 꼼꼼히 챙겼고, 오신환 전 부시장과 서울시의회 동기(제7대)면서 새로운공동체 공존에서 함께 활동하는 등 ‘오브라더스’와 긴밀한 협력관계를 강조하고 있다.
 
  서울시장 비서실장을 지낸 현경병 전 의원은 서울 노원구에 출마 예정이다. 행정고시 출신인 현 전 의원은 18대 총선에서 노원갑에 출마해 당선됐고, 2023년 하반기에 서울시장 비서실장을 역임했다. 현 전 의원은 지난 2월 1일 출마 선언을 통해 “오세훈 시장과 협력해 주민 숙원 사안인 재개발·재건축을 신속히 추진하고 교육과 교통 인프라를 확충해 노원을 서울 동북권의 중심지로 발전시키겠다”고 밝혔다.
 

  서울 서초갑에서 재선에 도전하는 조은희 의원도 오세훈 시장 시절(2010~2011) 서울시 정무부시장 출신이다. 이때 서울시정을 익힌 조 의원은 서초구청장을 두 차례 역임하고 2022년 3월 서초갑 보궐선거를 통해 국회에 입성했으며, 공관위로부터 일찌감치 단수공천을 받아 활동 중이다.
 
  서울시 한 고위 관계자는 “총선 국면에 돌입하면서 오 시장의 현장 일정을 문의하고 함께하고 싶다는 예비후보들이 많다”며 “오 시장 입장에서는 일부 후보의 부탁만 들어줄 경우 계파나 편들기 논란이 있을 수 있는 만큼 다양한 후보들과 함께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당의 총선 승리에 기여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경기도에도 친오세훈 후보들
 
김도식 전 서울시 정무부시장(오른쪽)은 경기 하남을에 출마 선언을 하고 “오세훈 시장과 함께 하남 시민의 출퇴근, 교육, 의료복지, 문화 등을 해결해나갈 것”이라고 했다. 사진=후보 제공
  서울과 깊은 관계가 있는 경기도 지역에도 오세훈계가 출마해 ‘오세훈과 원팀’을 강조하고 있다. 서울 편입 이슈가 있는 경기 하남이 대표적이다. 하남시는 인구가 늘어 갑과 을 선거구로 분구될 전망인데, 여기에 이창근 전 서울시 대변인(하남갑)과 김도식 전 서울시 정무부시장(하남을)이 출사표를 냈다.
 
  이창근 전 대변인은 1974년생으로 여의도연구원 부원장, 청와대 행정관 등을 거쳐 2021년 오 시장이 보궐선거에서 당선된 후부터 서울시 대변인으로 일했다. 이 전 대변인은 출마 선언 당시 “하남을 교육과 경제, 관광의 중심지로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히며 교통 인프라와 의료 인프라 확충 등을 위해 서울시와 지속적인 커뮤니케이션을 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경기 하남갑에 출마 예정인 이창근 전 서울시 대변인(가운데)이 지역 주민들과 대화하고 있다. 사진=후보 제공
  김도식 전 정무부시장도 오 시장 보궐선거 당선 직후부터 약 1년간 정무부시장으로 오 시장을 보좌했다. 김 전 부시장은 출마 선언과 함께 지역 발전 공약을 제시하며 “(선거구 내) 미사강변신도시는 서울에서 이주한 분이 70%가 넘는 동일생활권이며 시민들은 사실상 서울 시민”이라며 “출퇴근, 교육, 의료복지, 문화 등 문제와 관련해 오세훈 서울시장과 함께 협의해 해결해나가겠다”고 했다. 김 전 부시장은 “앞으로도 하남시의 제반 문제 해결을 위해 (오 시장과) 긴밀하게 만나고 협력하기로 했고, 궁극적으로 서울시 편입을 추진하겠다”고 공언했다.
 
  경기도 지역구에 출마 예정인 한 여당 예비후보는 “구리, 하남, 김포 등 경기도 일부의 서울 편입 이슈, 교통 등 경기도의 문제 일부는 오세훈 시장이 실질적인 주도권을 쥐고 있다”며 “특히 서울 인접 경기 지역에선 공천과 선거운동 과정 중 많은 후보가 오 시장과 가깝다는 점을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서울시장이 쥐고 있는 열쇠는
 
  국민의힘 서울시당 핵심 관계자는 “같은 수도권이라도 서울시와 경기도는 지방자치의 여건이 달라 서울시장과 경기지사의 위상과 역할은 좀 다르다”고 했다. 그는 “경기도는 각 시도(자치단체)가 면적이 넓고 각자의 자치 여력이 있어 군수나 시장의 역할이 커 경기도정은 각 시도의 연합체에 가까운 반면, 서울시는 전체가 촘촘히 연결되기 때문에 서울시장이 원톱 역할을 하며 조정하고 풀어나가야 할 과제가 많다”고 설명했다. 경기도와 달리 서울의 경우 서울시장과 지역구 국회의원이 같은 당 소속으로 긴밀하게 협력할 수 있다는 것은 큰 장점이라는 것이다.
 
  특히 2022년 지방선거 이후 서울시의회에서 국민의힘이 다수당이 되면서 오 시장의 힘은 더 커졌다. 재개발과 재건축, 교통, 교육 등 민생과 긴밀한 관계가 있는 사안은 상당 부분 서울시 조례로 풀어나갈 수 있는 경우가 많다. 현재 제11대 서울시의회는 국민의힘이 다수(국민의힘 76석, 더불어민주당 36석)를 차지하고 있어 오 시장이 광범위하게 활동할 수 있는 구조다. 국민의힘 소속 한 현직 서울시의원은 “2022년까지 활동한 10대 서울시의회는 더불어민주당 102석으로 오 시장이 보궐선거에서 당선됐다고 한들 할 수 있는 일이 별로 없었다”며 “지금은 상황이 많이 달라졌고, 서울 지역 총선 후보들이 오세훈을 강조하는 이유도 이와 무관치 않을 것”이라고 했다.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부동산 정책으로 수도권 대승을 거뒀던 18대 총선을 복기하며 ‘2008년의 영광을 다시 한 번’을 외치는 사람도 많다고 한다. 2008년 4월 18대 총선에서 한나라당은 서울 40석, 경기 32석, 인천 9석을 얻는 대승을 거뒀다. 2000년 이후 수도권에서 보수 정당이 승리한 경우는 이때가 유일하다.
 
  이는 이명박 대통령 취임 직후 치러진 총선에서 이 대통령이 내걸었던 뉴타운 정책이 수도권 유권자들을 사로잡았기 때문이다. 경기 지역에서 다선(多選)을 지낸 한 전직 국민의힘 의원은 “수도권 선거는 이념 선거가 아닌 정책 선거임은 자명한 사실”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경기도의 경우 한나라당이 부동산 정책으로 2008년 총선에서 승리했지만 2009년 지방선거에선 진보 진영이 무상급식을 공약으로 내세워 승리를 거뒀다. 지금 국민의힘은 여당 대통령과 서울시장 프리미엄을 보유한 상태에서 부동산이나 교육 분야에 있어 획기적인 정책을 내놓는다면 분명히 승산이 있다.”
 
국민의힘이 띄운 서울–경기 메가시티, 어떻게 될까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월 초 김포를 찾아 “목련 피는 봄이 오면 김포는 서울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한 발언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지난해 연말 서울과 수도권을 뜨겁게 달궜던 ‘메가시티’ 논의를 다시 꺼낸 것이다. 한 위원장은 당내 경기-서울 리노베이션 TF(태스크포스) 가동을 지시하기도 했다.
 
  국민의힘이 경기 일부 지역의 서울 편입 문제를 공론화한 것은 작년 하반기다. 국민의힘은 작년 11월 김기현 당시 당대표를 필두로 김포시를 서울에 편입하는 특별법을 발의했고, 이어 구리시를 편입하는 내용의 특별법 발의도 준비했다. 또 장기적으로는 경기도의 하남·부천·광명·과천 등을 수도권 메가시티에 포함시키겠다고 밝혔다. 김 전 대표가 당대표직을 사퇴하면서 메가시티 논의는 주춤했지만 한 위원장이 이를 다시 언급하면서 김포와 구리, 하남 등 서울에 인접한 시에서는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경기 일부 지자체에서는 메가시티와 관계없이 독자적인 서울 편입을 요청하는 방안도 진행 중이다.
 
  서울시는 현재 서울 편입을 원하는 것으로 알려진 김포, 인천, 구리, 고양, 과천시와 각각 공동연구반을 운영하면서 장단점을 파악하는 중이다. 오세훈 시장은 이에 대해 “선거와 관련한 정치적 이슈가 아닌 생활 편의 차원에서 논의해야 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서울 편입 문제가 총선의 이슈로 떠오르면 서울시 역시 논란에 휩싸일 것이 자명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일부 여론조사에서 서울 시민은 메가시티 및 편입 문제에 반대한다는 의견이 절반보다 훨씬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오 시장은 “지자체와 TF팀을 구성해 연구를 하고 있고, 모든 논의는 정치적 고려 없이 차분하게 진행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오세훈 브랜드가 뜨는 또 다른 이유
 
  서울시 출신이 아니어도 오 시장과 함께 일했거나 친분이 있는 서울 지역 후보들도 출마 선언문과 SNS 등을 통해 ‘오세훈과 원팀’을 강조하고 있다. 특히 오 시장과 친분이 있으면서 새로운 지역구에 도전하는 여당 후보들은 오 시장과 함께 지역 발전에 앞장서겠다는 뜻을 분명히 하고 있다. 서울 강남갑에서 21대 의원을 지내고 이번 총선에서 서울 구로을에 출마 예정인 태영호 의원은 “윤석열 대통령, 오세훈 시장, 문현일 구로구청장과 사각편대를 이뤄 지역 현안을 해결하겠다”고 공언했다. 서울 서초갑에서 3선을 역임한 후 이번에 서울 중구·성동구을에 출마를 선언한 이혜훈 전 의원은 오 시장의 역점 사업을 언급하며 부동산과 주택 문제를 함께 해결해나가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오세훈 브랜드 마케팅이 뜨는 이유는 서울시 출신 후보가 많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현재 여당 내부의 미묘한 상황과도 관련이 있다. 일반적으로 총선에서 여당 후보들은 대통령 및 당대표와 원팀을 강조하는데, 최근 대통령 및 국민의힘 지지율이 답보 상태인데다 한 위원장의 인기도 취임 초반에 비해 주춤하기 때문이다.
 

  또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비대위원장의 갈등 논란 이후 공천 국면에서 여전히 용산과 당 사이에 미묘한 분위기가 존재한다. 이런 상황에서 선거운동 기간에 대선 주자급 정치인과의 친분을 내세우려면 윤 대통령과 한 위원장보다 오세훈 시장이 더 ‘안전’하고 위험 부담이 적다는 판단도 깔린 것으로 보인다.
 
  뿐만 아니라 오 시장은 더불어민주당이 강조하는 정권심판론 및 ‘검사독재’ 비판 입장과도 거리가 있어 야당의 공격을 받을 빌미가 적다. 경기 지역의 한 예비후보는 “후보들 사이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함께 찍은 사진과 한동훈 위원장과 함께 찍은 사진 중 어느 쪽을 사용해야 할지 고민하는 일이 많고 특히 모든 행동이 조심스러운 공천 국면에선 더 그렇다”고 토로했다. 그는 “한동훈 위원장이 등장 초기엔 인기가 좋았지만 운동권 청산을 지나치게 강조해 젊은 유권자들에게선 피로감이 느껴진다는 반응도 있다”며 “수도권 유권자들은 정치나 이념보다 실리와 정책에 관심이 많기 때문에 오세훈 마케팅은 어느 정도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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