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불어민주당 21대 국회의원 중 12명이 탈당 또는 제명
⊙ 野 탈당자 면면 보니… 재산 문제, 공직선거법 위반, 性비위 등 의혹 제기되자 탈당부터
⊙ 의혹 휩싸인 비례대표는 탈당 아닌 제명으로 의원직 구제해준 민주당
⊙ 최근 탈당한 김남국·윤관석·이성만, 무늬만 무소속?
⊙ 野 탈당자 면면 보니… 재산 문제, 공직선거법 위반, 性비위 등 의혹 제기되자 탈당부터
⊙ 의혹 휩싸인 비례대표는 탈당 아닌 제명으로 의원직 구제해준 민주당
⊙ 최근 탈당한 김남국·윤관석·이성만, 무늬만 무소속?
- 6월 1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는 윤관석·이성만 무소속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을 부결하였다. 사진=뉴시스
지난 6월 12일, 국회에서 무소속 윤관석·이성만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이 부결됐다. 두 의원은 2021년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전 의원들에게 송영길 후보 당선을 위해 돈봉투를 돌렸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체포동의안이 부결되면서 정치권에서는 ‘위장 탈당’ 논쟁이 이어졌다.
윤관석·이성만 의원은 의혹이 불거진 후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해 현재 무소속이지만 민주당 의원들은 대다수가 부결표를 던졌다. 민주당 내에서 검찰 수사에 대한 반발심이 거세지고 있는 데다 두 의원에 대해 막판 동정론도 있었던 것으로 분석된다.
21대 국회에서 민주당 12명 탈당 또는 제명
그러나 국민의 시선은 차갑다. 민주당 의원들이 ‘무늬만 무소속’인 자기편 방탄에 나선 이번 결과를 놓고 “대체 탈당은 왜 했느냐”는 여론이 대세다. 국민의힘 유상범 수석대변인은 “역시나 두 의원은 몸만 떠났을 뿐 민주당에는 여전히 함께인 위장 탈당”이라고 비판했다. 민주당이 국회의원 체포동의안에서 다수당의 횡포를 부리고 있다는 지적도 이어진다. 실제로 21대 국회 체포동의안 투표에서 국민의힘 의원 체포동의안은 두 번 모두 가결됐고, 2022년부터 민주당 및 민주당 출신 의원 4명에 대한 체포동의안은 부결됐다.(표1 참조)
앞서 지난 5월 14일 더불어민주당 김남국 의원이 가상자산(코인) 거래 의혹으로 민주당을 탈당했다. 21대 국회에서 민주당을 탈당하거나 민주당에서 제명당한 의원은 김남국·윤관석·이성만 의원까지 총 12명(김남국·김진표·김홍걸·민형배·박완주·양이원영·양정숙·양향자·윤관석·윤미향·이상직·이성만)에 달한다.(표2 참조) 국회의장에 당선된 후 의무적으로 탈당한 김진표 의장을 제외해도 두 자릿수다. 이들 10명은 대부분 부동산 등 재산 논란, 공직선거법 위반, 성(性)비위 등 의혹을 받고 탈당하거나 제명됐다. 자진 탈당을 거부하고 결국 제명 또는 출당당한 의원은 양정숙·김홍걸·양이원영·윤미향 의원 4명이며 이 중 양이원영 의원은 현재 복당한 상태다.
양정숙 의원은 21대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의 비례 전용 위성정당인 더불어시민당 비례대표로 당선됐지만, 당선인 신분으로 공직선거법 위반 의혹을 받았다. 양 의원은 무죄를 주장했지만 더불어민주당과 더불어시민당은 선거관리위원회와 검찰에 고발했고, 결국 제명했다. 양 의원은 1심에서 공직선거법 위반 벌금 300만원, 즉 당선 무효에 해당하는 형량을 선고받았지만 2심에서 공직선거법 무죄를 선고받고 의원직을 유지하고 있다.
꼼수 제명
김홍걸 의원은 재산 축소 신고, 부동산 투기 의혹 등에 휘말린 후 총선 5개월 후인 2020년 9월 민주당에서 제명됐다. 김 의원은 지난 2021년 1월 24일 재산 축소 신고 혐의에 대해 벌금 80만원형을 선고받았고 검찰 측과 김 의원 모두 항소장을 제출하지 않으며 형이 확정됐다. 김 의원은 최근 민주당에 복당을 신청했고 당은 지난 4월 최고위원회의에서 복당을 의결했지만, 대북 소금 지원 사업 보조금 유용 의혹이 있어 사실 확인을 거친 이후 최종 복당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민화협)는 김 의원이 대표상임의장이던 2019년 당시 대북 소금 지원 명목으로 전라남도에서 받은 5억원 상당의 보조금 유용 의혹이 불거지자 지난 4월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고 김 의원에 대한 소송을 준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김 의원은 자진 탈당이 아닌 제명 처분을 받았기 때문에 당무위원회의 최종 의결을 거쳐야 복당이 확정된다.
양이원영 의원은 제명됐다 복당한 케이스다. 양이 의원은 2021년 6월 권익위원회의 국회의원 부동산 투기 조사 결과 모친 소유 땅에 농지법 위반 의혹이 있다는 통보를 받았고, 민주당은 제명 조치했다. 양이 의원은 정부합동특별수사본부에서 무혐의라는 결론을 받고 복당을 신청했고 2021년 10월 민주당에 복당했다. 윤미향 의원도 권익위 조사 후 부동산 명의신탁 등 의혹을 통보받으면서 출당 조치를 받았다.
제명됐던 네 의원 모두 비례대표로 자진 탈당 시엔 의원직이 상실되지만 당이 출당하거나 제명할 경우에는 의원직이 유지되는 만큼 ‘꼼수’라는 지적을 받은 사례다. 특히 민주당 당헌·당규상 당에서 제명된 자 또는 징계 회피를 위해 탈당한 자는 제명 또는 탈당한 날부터 5년이 경과하지 않으면 복당할 수 없는 만큼 양이원영 의원의 복당에 대해서는 논란이 여전히 존재한다.
의혹 제기되면 일단 탈당?
비례대표 의원들이 자진 탈당을 거부하고 제명으로 의원직을 유지한 데 반해 지역구 의원들은 의혹에 휩싸일 경우 일단 자진 탈당을 택하고 있다.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의원직을 상실한 이상직 전 의원은 자신이 창업주인 이스타항공 임직원 대량 해고 통보와 임금 체불 문제로 논란이 커지고 당 윤리감찰단 조사 대상에 오르자 2020년 9월 민주당을 탈당했다. 이 전 의원은 지난해 5월 12일 당내 경선 과정에서 지지를 호소하는 대량의 문자메시지를 당원에게 보내는 등 공직선거법을 위반한 혐의로 대법원에서 징역 1년 4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확정받아 의원직을 상실했다.
양향자 의원은 2021년 7월 민주당을 탈당했다. 당시 양 의원의 친척이자 지역사무소 보좌관 A씨는 같은 사무소 직원을 수개월간 성추행한 혐의 등으로 경찰 수사를 받다가 구속됐고 양 의원은 2차 가해 의혹으로 당 윤리심판원에 회부돼 있었다. 윤리심판원은 탈당 전날 양 의원에 대한 제명을 의결했으나 양 의원이 제명 처리 전 탈당한 것이다.
박완주 의원은 보좌관 강제추행 논란, 이른바 당내 성비위 사건으로 2022년 5월 탈당했고 이후 당 비대위는 박 의원 제명을 의결했다.
2023년에도 민주당 의원들의 탈당이 이어졌다. 김남국 의원은 지난 5월 가상자산 투기 의혹이 불거진 후 여론의 비판이 이어지자 결국 탈당했고, 2021년 전당대회 돈봉투 살포 사건에 연루된 윤관석 의원과 이성만 의원도 탈당했다. 같은 사건에 연루된 송영길 전 대표도 탈당했다. 총선을 앞두고 여론 악화를 우려한 민주당 지도부 중 일부가 탈당을 권한 것으로 전해진다.
법안 좌지우지하려는 명백한 위장탈당도 자행
김남국·윤관석·이성만 의원의 탈당이 ‘총선 대비용 위장탈당’이라는 지적이 이어지는 가운데 위장탈당의 대명사 격인 민형배 의원은 민주당에 복당했다.
민 의원은 지난 2022년 4월 20일 검찰 수사권 조정(검수완박) 법안 처리 과정에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안건조정위원회를 무력화시키기 위해 탈당했다. 안건조정위원회는 여야 동수인 민주당 3명, 국민의힘 3명으로 구성되는데 무소속 의원이 있을 경우 민주당 3명, 국민의힘 2명, 무소속 1명으로 구성된다. 민 의원이 탈당 후 무소속 몫으로 안건조정위에 들어가면서 민주당 성향 의원이 4명이 되고, 사실상 안건조정위가 민주당의 손에 들어간 것이다. 결국 검수완박 법안은 민주당 뜻대로 처리됐고 무소속 신분일 때도 ‘김건희 특검법’ 천막 농성에 앞장서고 현 정부를 비판하는 등 민주당 의원으로서의 활동을 이어갔다. 민 의원은 최근 민주당에 복당해 위장탈당의 본보기를 보여줬다.
민 의원 탈당 당시 민주당은 “국민의힘이 손바닥 뒤집듯 합의를 뒤집는 유례없는 집권 세력의 몽니에 민 의원이 불가피하게 자신의 소신에 따라 탈당이라는 대의적 결단으로 입법에 동참했다”고 주장했지만, 공당이 명백하게 입법 질서를 유린했다는 지적은 이어진다.
민주당 의원들이 쉽게 탈당하는 이유
현재 무소속 국회의원 11명 중 10명이 민주당 출신이다. 의혹이 제기되면 일단 탈당을 하는 게 민주당 의원들의 트렌드라는 얘기도 나온다. 탈당을 하면 당내 조사를 피할 수 있다는 ‘노하우’도 축적된 것으로 보인다. 김남국 의원의 코인 의혹이 확산되자 민주당은 진상조사위원회를 구성했지만, 김 의원이 탈당하면서 위원회 활동은 무산됐다. 돈봉투 의혹도 민주당이 조사에 나섰지만 송영길 전 대표와 윤관석 의원, 이성만 의원이 탈당하면서 진상조사는 진척이 없다.
한 정치평론가는 민주당에서 유독 탈당이 잦은 데 대해 “민주당은 몇 명이 탈당해도 제1당의 지위와 과반 의석을 유지할 수 있어 여론이 나빠질 만한 의혹이라면 일단 탈당을 하는 추세”라며 “코인과 돈봉투 등 여론을 급격히 악화시키는 민감한 이슈가 줄줄이 터지면서 민주당 내부 위기감이 갈수록 커지는 상황이고 해당 의원 주변에서도 탈당을 권유하는 분위기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국민의힘 한 전직 의원은 “(민주당이) 제명자를 복당시킨 사례도 있는 만큼 민주당 의원들은 탈당을 해도 논란이 잠잠해질 때까지 버티면 다음 총선에 민주당 소속으로 출마하는 데 무리가 없다고 판단하는 것 같다”며 “의혹이 있다면 당내 조사를 충실하게 받고 해명 또는 반성을 해야 하는데 김남국 의원처럼 책임감 없이 탈당해버리고 거기에 ‘이미 탈당한 인물을 조사할 방법이 없다’며 아무 대책도 세우지 못하는 민주당의 모습은 공당의 모습이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윤관석·이성만 의원은 의혹이 불거진 후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해 현재 무소속이지만 민주당 의원들은 대다수가 부결표를 던졌다. 민주당 내에서 검찰 수사에 대한 반발심이 거세지고 있는 데다 두 의원에 대해 막판 동정론도 있었던 것으로 분석된다.
21대 국회에서 민주당 12명 탈당 또는 제명
그러나 국민의 시선은 차갑다. 민주당 의원들이 ‘무늬만 무소속’인 자기편 방탄에 나선 이번 결과를 놓고 “대체 탈당은 왜 했느냐”는 여론이 대세다. 국민의힘 유상범 수석대변인은 “역시나 두 의원은 몸만 떠났을 뿐 민주당에는 여전히 함께인 위장 탈당”이라고 비판했다. 민주당이 국회의원 체포동의안에서 다수당의 횡포를 부리고 있다는 지적도 이어진다. 실제로 21대 국회 체포동의안 투표에서 국민의힘 의원 체포동의안은 두 번 모두 가결됐고, 2022년부터 민주당 및 민주당 출신 의원 4명에 대한 체포동의안은 부결됐다.(표1 참조)
앞서 지난 5월 14일 더불어민주당 김남국 의원이 가상자산(코인) 거래 의혹으로 민주당을 탈당했다. 21대 국회에서 민주당을 탈당하거나 민주당에서 제명당한 의원은 김남국·윤관석·이성만 의원까지 총 12명(김남국·김진표·김홍걸·민형배·박완주·양이원영·양정숙·양향자·윤관석·윤미향·이상직·이성만)에 달한다.(표2 참조) 국회의장에 당선된 후 의무적으로 탈당한 김진표 의장을 제외해도 두 자릿수다. 이들 10명은 대부분 부동산 등 재산 논란, 공직선거법 위반, 성(性)비위 등 의혹을 받고 탈당하거나 제명됐다. 자진 탈당을 거부하고 결국 제명 또는 출당당한 의원은 양정숙·김홍걸·양이원영·윤미향 의원 4명이며 이 중 양이원영 의원은 현재 복당한 상태다.
양정숙 의원은 21대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의 비례 전용 위성정당인 더불어시민당 비례대표로 당선됐지만, 당선인 신분으로 공직선거법 위반 의혹을 받았다. 양 의원은 무죄를 주장했지만 더불어민주당과 더불어시민당은 선거관리위원회와 검찰에 고발했고, 결국 제명했다. 양 의원은 1심에서 공직선거법 위반 벌금 300만원, 즉 당선 무효에 해당하는 형량을 선고받았지만 2심에서 공직선거법 무죄를 선고받고 의원직을 유지하고 있다.
꼼수 제명
김홍걸 의원은 재산 축소 신고, 부동산 투기 의혹 등에 휘말린 후 총선 5개월 후인 2020년 9월 민주당에서 제명됐다. 김 의원은 지난 2021년 1월 24일 재산 축소 신고 혐의에 대해 벌금 80만원형을 선고받았고 검찰 측과 김 의원 모두 항소장을 제출하지 않으며 형이 확정됐다. 김 의원은 최근 민주당에 복당을 신청했고 당은 지난 4월 최고위원회의에서 복당을 의결했지만, 대북 소금 지원 사업 보조금 유용 의혹이 있어 사실 확인을 거친 이후 최종 복당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민화협)는 김 의원이 대표상임의장이던 2019년 당시 대북 소금 지원 명목으로 전라남도에서 받은 5억원 상당의 보조금 유용 의혹이 불거지자 지난 4월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고 김 의원에 대한 소송을 준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김 의원은 자진 탈당이 아닌 제명 처분을 받았기 때문에 당무위원회의 최종 의결을 거쳐야 복당이 확정된다.
양이원영 의원은 제명됐다 복당한 케이스다. 양이 의원은 2021년 6월 권익위원회의 국회의원 부동산 투기 조사 결과 모친 소유 땅에 농지법 위반 의혹이 있다는 통보를 받았고, 민주당은 제명 조치했다. 양이 의원은 정부합동특별수사본부에서 무혐의라는 결론을 받고 복당을 신청했고 2021년 10월 민주당에 복당했다. 윤미향 의원도 권익위 조사 후 부동산 명의신탁 등 의혹을 통보받으면서 출당 조치를 받았다.
제명됐던 네 의원 모두 비례대표로 자진 탈당 시엔 의원직이 상실되지만 당이 출당하거나 제명할 경우에는 의원직이 유지되는 만큼 ‘꼼수’라는 지적을 받은 사례다. 특히 민주당 당헌·당규상 당에서 제명된 자 또는 징계 회피를 위해 탈당한 자는 제명 또는 탈당한 날부터 5년이 경과하지 않으면 복당할 수 없는 만큼 양이원영 의원의 복당에 대해서는 논란이 여전히 존재한다.
의혹 제기되면 일단 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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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남국 의원은 코인 거래 의혹이 불거진 지난 5월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했다. 사진=뉴시스 |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의원직을 상실한 이상직 전 의원은 자신이 창업주인 이스타항공 임직원 대량 해고 통보와 임금 체불 문제로 논란이 커지고 당 윤리감찰단 조사 대상에 오르자 2020년 9월 민주당을 탈당했다. 이 전 의원은 지난해 5월 12일 당내 경선 과정에서 지지를 호소하는 대량의 문자메시지를 당원에게 보내는 등 공직선거법을 위반한 혐의로 대법원에서 징역 1년 4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확정받아 의원직을 상실했다.
양향자 의원은 2021년 7월 민주당을 탈당했다. 당시 양 의원의 친척이자 지역사무소 보좌관 A씨는 같은 사무소 직원을 수개월간 성추행한 혐의 등으로 경찰 수사를 받다가 구속됐고 양 의원은 2차 가해 의혹으로 당 윤리심판원에 회부돼 있었다. 윤리심판원은 탈당 전날 양 의원에 대한 제명을 의결했으나 양 의원이 제명 처리 전 탈당한 것이다.
박완주 의원은 보좌관 강제추행 논란, 이른바 당내 성비위 사건으로 2022년 5월 탈당했고 이후 당 비대위는 박 의원 제명을 의결했다.
2023년에도 민주당 의원들의 탈당이 이어졌다. 김남국 의원은 지난 5월 가상자산 투기 의혹이 불거진 후 여론의 비판이 이어지자 결국 탈당했고, 2021년 전당대회 돈봉투 살포 사건에 연루된 윤관석 의원과 이성만 의원도 탈당했다. 같은 사건에 연루된 송영길 전 대표도 탈당했다. 총선을 앞두고 여론 악화를 우려한 민주당 지도부 중 일부가 탈당을 권한 것으로 전해진다.
법안 좌지우지하려는 명백한 위장탈당도 자행
김남국·윤관석·이성만 의원의 탈당이 ‘총선 대비용 위장탈당’이라는 지적이 이어지는 가운데 위장탈당의 대명사 격인 민형배 의원은 민주당에 복당했다.
민 의원은 지난 2022년 4월 20일 검찰 수사권 조정(검수완박) 법안 처리 과정에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안건조정위원회를 무력화시키기 위해 탈당했다. 안건조정위원회는 여야 동수인 민주당 3명, 국민의힘 3명으로 구성되는데 무소속 의원이 있을 경우 민주당 3명, 국민의힘 2명, 무소속 1명으로 구성된다. 민 의원이 탈당 후 무소속 몫으로 안건조정위에 들어가면서 민주당 성향 의원이 4명이 되고, 사실상 안건조정위가 민주당의 손에 들어간 것이다. 결국 검수완박 법안은 민주당 뜻대로 처리됐고 무소속 신분일 때도 ‘김건희 특검법’ 천막 농성에 앞장서고 현 정부를 비판하는 등 민주당 의원으로서의 활동을 이어갔다. 민 의원은 최근 민주당에 복당해 위장탈당의 본보기를 보여줬다.
민 의원 탈당 당시 민주당은 “국민의힘이 손바닥 뒤집듯 합의를 뒤집는 유례없는 집권 세력의 몽니에 민 의원이 불가피하게 자신의 소신에 따라 탈당이라는 대의적 결단으로 입법에 동참했다”고 주장했지만, 공당이 명백하게 입법 질서를 유린했다는 지적은 이어진다.
민주당 의원들이 쉽게 탈당하는 이유
현재 무소속 국회의원 11명 중 10명이 민주당 출신이다. 의혹이 제기되면 일단 탈당을 하는 게 민주당 의원들의 트렌드라는 얘기도 나온다. 탈당을 하면 당내 조사를 피할 수 있다는 ‘노하우’도 축적된 것으로 보인다. 김남국 의원의 코인 의혹이 확산되자 민주당은 진상조사위원회를 구성했지만, 김 의원이 탈당하면서 위원회 활동은 무산됐다. 돈봉투 의혹도 민주당이 조사에 나섰지만 송영길 전 대표와 윤관석 의원, 이성만 의원이 탈당하면서 진상조사는 진척이 없다.
한 정치평론가는 민주당에서 유독 탈당이 잦은 데 대해 “민주당은 몇 명이 탈당해도 제1당의 지위와 과반 의석을 유지할 수 있어 여론이 나빠질 만한 의혹이라면 일단 탈당을 하는 추세”라며 “코인과 돈봉투 등 여론을 급격히 악화시키는 민감한 이슈가 줄줄이 터지면서 민주당 내부 위기감이 갈수록 커지는 상황이고 해당 의원 주변에서도 탈당을 권유하는 분위기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국민의힘 한 전직 의원은 “(민주당이) 제명자를 복당시킨 사례도 있는 만큼 민주당 의원들은 탈당을 해도 논란이 잠잠해질 때까지 버티면 다음 총선에 민주당 소속으로 출마하는 데 무리가 없다고 판단하는 것 같다”며 “의혹이 있다면 당내 조사를 충실하게 받고 해명 또는 반성을 해야 하는데 김남국 의원처럼 책임감 없이 탈당해버리고 거기에 ‘이미 탈당한 인물을 조사할 방법이 없다’며 아무 대책도 세우지 못하는 민주당의 모습은 공당의 모습이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