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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적

‘與 서울시장 유력 주자’ 박영선의 ‘이해충돌’ 의혹

국회의원 겸직 장관이 받은 ‘기업 후원금’ 어떻게 봐야 하나?

글 : 조성호  월간조선 기자  chosh760@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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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영선 후보, 장관 시절 SK네트웍스 측으로부터 2000만원 후원금 받아
⊙ 후원금 받을 당시 장관과 국회의원 겸직… 소속 상임위가 기재위라 ‘이해충돌’ 소지
⊙ 박영선 후보 선대위원장 출신 중소기업 대표도 500만원 후원… “중기부 정책과 밀접”
⊙ 과거에도 기업 후원금 받아 논란… 박원순 ‘재벌 후원금’ 비판도
⊙ 박영선 후보에게 반론 요청했지만 ‘묵묵부답’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예비후보. 사진=조선DB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예비후보가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임명 직후, 최신원 SK네트웍스 회장과 이 회사 경영본부 담당 임원에게서 500만원씩 네 차례에 걸쳐 총 2000만원의 후원금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박영선 예비후보는 비슷한 시기, 한국오피스컴퓨터 대표가 낸 후원금 500만원도 받았다.
 
  국민의힘 구자근 의원(경북 구미시갑)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작성한 〈2016~2020년 연간 300만원 초과 고액 정치후원금 기부자 명단〉에서 이러한 사실을 확인했다. 이 명단에는 후원금을 낸 이들의 이름과 액수, 그리고 회사 주소가 상세히 기재돼 있다.
 
 
  2019년과 2020년 각 두 번씩
 
  국회의원 신분으로 정치 후원금을 받는 건 문제가 없다. 후원자 개인도 연간 500만원 한도 내에서 국회의원 한 사람에게 자유롭게 후원할 수 있다.
 
  문제는 박영선 예비후보가 이들에게서 후원금을 받은 시기다. 당시 박영선 후보는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기획재정위원회 소속)과 중기벤처기업부 장관직을 겸직하고 있었다. 중소벤처기업 정책을 주관하는 중기벤처기업부 수장(首長)이자, 대기업 관련 정책을 심의(審議)하는 국회 기획재정위원이 대기업 회장과 임원, 그리고 중소기업 대표에게 후원금을 받은 건 ‘이해충돌’에 해당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박영선 후보가 이들에게서 받은 후원금 내역을 구체적으로 살펴보자. 박 후보는 2019년 4월 8일 중기벤처기업부 장관 임명장을 받았다. 임명장을 받은 9일 후인 4월 17일, 최신원 회장과 현장경영본부 임원 안○○씨에게서 500만원씩 두 차례 후원금을 받았다.
 
  박 후보는 이듬해인 2020년 4월 20일 다시 최신원 회장에게서 500만원을, 이틀 후인 4월 22일 안○○씨에게서 500만원의 후원금을 받았다. 김○○ 한국오피스컴퓨터 대표는 2019년 4월 19일, 500만원을 박영선 예비후보에게 후원했다.
 
  박영선 후보에게 후원금을 낸 이들과 박 후보의 관계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최신원 회장은 박영선 후보와 경희대 동문이다. 최신원 회장은 동(同) 대학 경영학과를, 박 후보는 지리학과를 졸업했다. 김○○ 대표는 2016년 박영선 후보가 더불어민주당 후보로 서울 구로을 국회의원에 출마했을 때, 선거대책위원장을 맡았다.
 
  이에 대해 구자근 의원은 “박영선 후보가 국회 기획재정위원으로 활동한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기획재정부는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법인세와 국세(國稅) 징수 등의 정책을 담당하는 부처고, 국회 기획재정위원회는 기획재정부 소관에 속하는 의안(議案)과 청원 등의 심사·기타 법률에서 정하는 직무(국정감사, 인사청문회 등)를 수행하는 곳이다.
 
 
  “장관 취임 후 받은 기업 후원금 반환했어야”
 
구자근 국민의힘 의원. 사진=뉴시스
  구자근 의원은 이런 점에 비춰 “박 장관이 장관에 임명된 직후 SK네트웍스에서 받은 후원금은 반환했어야 한다”며 “그게 도덕적으로 옳은 행동”이라고 지적했다.
 
  구 의원은 또 “한국오피스컴퓨터는 중소기업에 해당한다”며 “중소벤처기업부가 내놓는 정책과 관계가 밀접한 회사”라고 봤다. 그러면서 “국회의원이 장관직을 겸직하는 동안 이해충돌이 발생할 수 있는 정치 후원금은 받지 못하도록 하는 법적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근혜 정부 시절, 국회의원과 장관을 겸직했던 인사의 보좌관 A씨는 《월간조선》과 전화통화에서 “모시던 분이 장관에 발탁되자 ‘국회의원 후원계좌를 일시적으로 닫으라’고 지시했다”고 말했다. A씨는 “장관직을 수행하면서 오해를 부를 수 있는 후원금이 들어올까 봐 그 같은 지시를 내린 것”이라며 “참모 입장에서 이를 반대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회고했다.
 
  박영선 후보는 장관으로 취임하기 두 달 전인 2020년 2월 2일, 국회의원의 이해충돌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한 공직자윤리법과 국회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發議)했다. 당시 박영선 의원이 대표 발의한 두 건의 개정안은 국회의원의 상임위 활동이나 예산안·법안 심사에서 이해충돌이 발생할 수 있는 상황을 사전 방지하는 조항을 신설하는 게 주요 골자였다.
 
  박영선 후보가 발의한 이 개정안에 ‘국회의원이 장관직을 겸직하는 동안 이해충돌이 발생할 수 있는 정치 후원금은 받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는 사항은 포함되지 않았다.
 
  박영선 후보는 과거에도 기업인들로부터 후원금을 받아 논란이 된 적이 있다. 2019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인사청문회 당시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 이종배 의원실이 내놓은 자료에 따르면, 박영선 당시 장관 후보자는 2005년 6월 1일 대기업 그룹의 금융계열사가 보유하고 있는 계열사 지분 중 감독 당국의 승인 없이 취득한 5% 초과분에 대해 강제 매각처분 명령을 내릴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은 ‘금융산업 구조 개선법 개정안(일명 금산분리법)’을 대표 발의했다.
 
  박영선 후보자는 법안 발의 3주 후인 같은 해 6월 22일, 제진훈 당시 제일모직 사장으로부터 300만원의 후원금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박 후보자는 2006년 2월에도 제진훈 사장으로부터 300만원의 후원금을 다시 한 번 받았다.
 
  박영선 후보자는 삼성그룹 외에 다른 기업 인사들로부터도 고액 후원금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2004년에는 김현재 삼흥그룹 회장으로부터 500만원을, 2005년에는 전필립 파라다이스 회장으로부터 200만원을 후원받았다. 2009년과 2013년에는 이건수 동아일렉콤 회장으로부터 1회 500만원씩 총 1000만원을 받았다. 앞서 언급한 김○○ 한국오피스컴퓨터 대표도 당시 기준으로 총 35회에 걸쳐 4300만원의 후원금을 낸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박영선 후보자 측은 금산분리법이 국회 본회의를 거쳐 제정된 것을 근거로 “이는 오히려 후원금과 법안이 아무런 연관성이 없음을 보여주는 것으로, 후원금은 모두 자발적으로 낸 합법적인 후원금”이라고 반박했다. 박 후보자 측은 또 “박영선 후보자는 ‘최순실 청문회’ 등에서 제일모직과 삼성물산 합병에 대해 누구보다도 강하게 지적한 바 있다”고 밝혔다.
 
 
  故 박원순 시장 ‘재벌 후원금’ 비판한 박영선 후보
 
2011년 당시 박영선 후보는 박원순 변호사를 겨냥해 “재벌 기업 후원을 많이 받았는데 재벌 기업이 善意로 후원을 한 경우가 얼마나 될 것인지 짚어봐야 한다”고 공격했다. 사진=조선DB
  흥미로운 점은 과거 박영선 예비후보가 이른바 ‘재벌 후원금’에 비판적인 입장을 보였다는 것이다. 박영선 후보는 2011년 고(故) 박원순 서울시장 후보가 무소속으로 시장 선거에 나섰을 때, 민주당(더불어민주당 전신) 후보로 맞붙었던 적이 있다.
 
  박영선 후보는 그해 9월 20일, TV토론회에서 박원순 후보가 시민단체를 운영하면서 받은 후원금을 문제 삼았다. 박영선 후보는 박원순 후보를 겨냥해 “정치적 검증을 거치지 않았다는 문제가 있다”며 “좋은 일을 하면서 재벌 기업 후원을 많이 받았는데 재벌 기업이 선의(善意)로 후원을 한 경우가 얼마나 될 것인지 짚어봐야 한다”고 했다.
 
 
  박영선 예비후보에게 질문지 발송했지만…
 
  박영선 예비후보에게 장관 취임 후 SK네트웍스 등으로부터 후원금을 받은 경위를 물었다. 2020년 12월 8일, 박영선 당시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의 카카오톡 메시지와 문자 메시지로 아래와 같은 질문지를 발송했다.
 

  〈▲최신원 회장과 임원으로부터 후원받은 경위를 알고 싶습니다.
 
  ▲후원금 기탁 당시 장관님의 소속 상임위는 기획재정위였습니다. 기재위는 기업의 법인세와 국세(國稅) 징수 등의 정책을 담당하는 기획재정부를 심사하는 곳입니다. 따라서 이해충돌에 해당한다는 의견이 있습니다.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이러한 후원금 기탁이 국회의원과 겸직하던 시절이라 ‘법적인 문제’는 없어도 장관으로서 ‘도의적인 문제’는 있어 보이는데,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장관 인사청문회 당시 대기업 관계자들로부터 후원을 받은 게 문제가 됐습니다. 그렇다면 장관 취임 이후엔 더 조심했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옵니다.
 
  ▲과거 고 박원순 시장을 겨냥해 ‘재벌 기업이 선의로 후원한 경우가 있는지 짚어봐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인 적이 있습니다. 그와는 다른 경우라고 생각하십니까.〉
 
  박영선 예비후보는 기자의 질문에 아무런 답변을 하지 않았다.
 
  한편 지난 2월 15일,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1부(부장 전준철)는 1000억원대 횡령·배임 혐의로 최신원 SK네트웍스 회장에게 사전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검찰은 최신원 회장이 회삿돈을 빼돌려 비자금을 조성했다고 보고, 2020년 중순부터 최 회장과 SK네트웍스를 상대로 수사를 벌여왔다.
 
구자근 의원이 〈2016~2020년 연간 300만원 초과 고액 정치 후원금 기부자 명단〉에서 확인한 최신원 SK네트웍스 회장과 이 회사 경영본부 담당 임원 안○○, 그리고 김○○ 한국오피스컴퓨터 대표가 낸 후원금 내역. 출처=중앙선거관리위원회 자료 재구성
 
  박영선, 차기 서울시장 후보로 유력한 與 주자
 
  박영선 예비후보는 오는 4월 7일 치러질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선두권을 달리는 여권 유력 주자다.
 
  《한국일보》가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2월 4~6일 18세 이상 서울 시민 800명을 대상으로 서울시장으로 적합한 후보를 물은 결과, 박영선 예비후보가 지지율 25.8%로 1위에 올랐다. 야권 유력 주자인 안철수 국민의당 예비후보는 19.5%로 오차범위(95% 신뢰수준, ±3.5%포인트) 이내 격차로 뒤를 이었다.
 
  박영선 후보가 안철수 후보와 1대 1 맞대결을 벌일 경우, 오차범위 내에서 초접전을 벌인다는 결과도 나왔다.
 
  MBC가 코리아리서치인터내셔널에 의뢰해 지난 2월 8~9일 이틀간 조사한 결과(2969명 중 804명 응답, 95% 신뢰수준, ±3.5%포인트), 박영선 후보와 안철수 후보가 서울시장 선거에서 양자 대결을 벌일 경우 박영선 후보 41.9%, 안철수 후보 41.4%로 나타났다.
 
  이 여론조사는 야권이 단일화에 실패해 여야 3강 구도를 가정한 결과도 내놓았다. 이때 박영선 후보는 2위와 비교적 큰 차이를 보이며 1위에 올랐다.
 
  민주당 박영선, 국민의힘 나경원,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가 나올 경우, 각각 39.7%, 19.2%, 27.1%의 지지율을 보였다. 박영선, 오세훈(국민의힘), 안철수 후보가 맞붙을 경우, 각각 38.7%, 19.6%, 27.8%를 기록했다.
 
  박영선 후보가 10%포인트 이상의 차이로 2위를 여유 있게 따돌리는 셈이다.(자세한 조사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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