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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세진의 여의도 포커스

황교안 대표 취임 100일, 자유한국당은 지금

“보수민심 잡기엔 성공했는데 黨心은… 총선 앞두고 당 유지하는 게 과제”

글 : 권세진  월간조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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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투쟁력은 어느 정도 검증됐지만 확장성에 한계 있다”
⊙ ‘문재인 좌파독재 심판’ 프레임은 성공적이라는 평가
⊙ 당내 “황교안은 제왕적 대표” “박근혜 지지하는 보수층 포용하기 힘들다” “측근들이 문제” 등 비판 목소리도 높아져
⊙ 친박신당설과 정계개편설, 빅텐트설 난무하는 보수 진영
⊙ 황 대표의 21대 총선 출마 여부와 지역구, 당 안팎 초유의 관심사
⊙ 일각에서는 “‘투톱’ 황교안-나경원, 대권 앞두고 경쟁 붙을 것” 전망도
황교안 자유한국당 당대표가 6월 9일 오후 경제실정-민심청취를 위해 울산시 중구 젊음의 거리를 방문해 울산 시민들로부터 환영 인사를 받고 있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지난 6월 6일 취임 100일을 맞았다. 각 언론에서는 “보수 진영을 결집시켰다”는 긍정적 반응과 “지지층 확장에 실패했다”는 부정적 반응이 함께 나왔다. 황 대표는 5월 말까지 18일에 걸친 민생대장정을 통해 전국을 돌며 “문재인 좌파독재를 심판하자”는 목소리를 높여 보수세력의 열렬한 지지를 얻었다. 광주에서는 물벼락을 맞는 등 곤욕을 치르기도 했지만 전국의 자유한국당 당원과 보수세력은 황 대표에게 응원을 보냈고, 중도층 사이에서도 황 대표를 다시 봤다는 인식이 퍼지기 시작했다. 민생대장정 기간 한국당 지지율은 쭉 상승세를 보였고, 여론조사기관의 대권 주자 지지율 조사에서 황교안 대표는 이낙연 총리를 꺾고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황 대표의 100일은 다사다난했다. 취임한 지 한 달여 만에 국회의원 보궐선거를 치렀고, 4월 말엔 국회에서 사법개혁 및 선거개혁안 패스트트랙 지정을 놓고 여야가 물리적으로 충돌하는 ‘동물(動物)국회’ 정국이 이어지면서 주말이면 광화문광장에서 문재인 정부 규탄대회를 열며 장외투쟁을 주도했다. 5월 하순엔 18일간 전국을 돌며 당원과 시민들을 만났다.
 
  현재 한국당의 민생대장정과 문재인 정권 규탄대회는 마무리됐지만 문재인 대통령이 현충일 연설에서 발언한 ‘김원봉 서훈’ 문제로 여야가 다시 대립, 국회 공전 상태가 계속되고 있다. 제1야당의 대표에게 여야 극한대립을 해결할 능력이 있는지 관심이 집중될 수밖에 없다. 이 와중에 당내 일부 의원이 황 대표에 대해 ‘제왕적 대표’라며 반기를 들고 나섰고, 친박계 핵심이었던 홍문종 의원이 자유한국당을 탈당해 대한애국당에 합류할 의향을 보이며 “친박(의원) 수십명이 탈당할 것”이라고 밝히는 등 사실상 황 대표의 리더십이 시험대에 오른 상태다. 황교안 대표는 보수세력의 희망이 될 수 있을까.
 
 
  다사다난한 100일
 
  황교안 대표는 2월 27일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전당대회에서 국정농단 사태 후 한동안 패배감에 휩싸여 있던 당원들의 기대와 지지 속에 당선됐다. 황 대표는 취임 한 달여 만에 정신없이 4월 3일 보궐선거를 치른 후 딜레마에 빠졌다. 국회의원 보궐선거가 치러진 경남 통영과 창원성산에 상주하다시피 하며 선거를 지원했지만 결국 창원에서 한국당 후보를 당선시키는 데는 실패했다. 현장에서는 “황 대표가 나름 노력은 했지만 정치인으로서의 태도는 아직 부족한 것으로 보였다”는 평가도 나왔다. 당과 황 대표 입장에서는 4·3보선 후 2020년 4월 총선 때까지는 다른 선거가 없는 만큼 이벤트를 만들어서라도 국민들 앞에 확실한 리더십을 보여야 했다.
 
  한국당 한 고위 당직자는 “당에서는 전당대회 훨씬 전부터 신임 대표가 해야 할 일들을 준비하고 있었고, 주로 투쟁하는 야당의 모습을 생생하게 보여줄 수 있는 방법을 모색했다”고 설명했다. “비대위 체제 동안 낮은 당 지지율과 싸늘한 민심을 체감하면서 당직자와 당원들 사이에서는 ‘대표만 뽑히면 한번 야당으로서 제대로 정책대안을 내놓고 투쟁을 해보자’고 벼르는 마음이 적지 않았다”며 황 대표를 위한 수많은 아이디어가 나왔다고 했다.
 
  당내 의견수렴을 거쳐 나온 안(案) 중 최종 후보가 ‘천막당사’와 ‘민생대장정’이었다. 두 아이디어 모두 지지하는 사람이 많은 반면 반대 의견도 많았다. 천막당사는 한나라당 박근혜 비대위원장 체제를 연상시키고, 민생대장정은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를 연상시켰기 때문이다. 실제로 손학규 대표는 언론 인터뷰를 통해 “(황교안 대표의) 민생대장정은 내가 13년 전 했던 것이며 시대착오적”이라고 폄하했다. 당내에서도 “천막당사는 황교안 대표의 이미지와는 맞지 않아 오히려 역효과를 낼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황 대표 역시 광화문에 천막을 치고 투쟁하자는 천막당사 아이디어에는 부정적이었다. 광화문광장에 정치적인 이유로 천막을 치거나 점거하는 것이 불법이라는 사실이 명백했기 때문이다. 자연스레 ‘이벤트’는 민생대장정으로 결정됐다. 18일간 전국을 순회한다는 아이디어는 신임 대표와 당원들의 스킨십을 확대한다는 면에서는 의미가 컸지만 그만큼 위험도 많았다. 황 대표가 공직선거를 치러보지 않고 고위직 공무원으로만 살아온 만큼 그가 가진 ‘귀족 이미지’와 태도가 서민들에게 반감을 가져올 수도 있다는 우려가 컸다. 황 대표는 국무총리와 대통령권한대행 시절 “의전을 지나치게 중시한다”는 비난을 받은 바 있다.
 
 
  동물국회와 민생대장정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와 한국당 의원들이 5월 27일 오후 서울 광화문 세종문화회관에서 ‘문재인 STOP! 국민이 심판합니다!’ 2차 집회를 마친 뒤 청와대 방향으로 행진하고 있다.
  5월 민생대장정을 준비하던 한국당에 뜻하지 않은 사태가 벌어졌다. 4월 22일 한국당을 제외한 여야 4당이 공수처 설치를 포함한 사법개혁안과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포함한 선거제개혁안을 패스트트랙(우선처리법안)으로 지정하자고 합의한 것이다. 한국당 입장에서는 선거제 개혁이라는 정치권 최대 이슈 법안을 제1야당을 배제하고 처리할 줄은 생각도 하지 못했다.
 
  한국당 의원들은 바른미래당의 패스트트랙 반대파 의원들을 보호하고 법안 제출을 막기 위해 몸싸움을 불사했다. 밤샘 투쟁이 이어졌고 망치와 빠루(노루발못뽑이)가 등장하는 등 물리적 충돌이 이어졌다. 결국 한국당을 제외한 여야 4당이 이들 법안을 패스트트랙에 태우는 데는 성공했지만, 자유한국당은 “패스트트랙을 철회하고 사과하지 않으면 국회 정상화는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짝수 달에 열려야 하는 임시국회는 6월 중순에도 열리지 못하고 있다.
 
  황교안 대표는 원내(院內)가 아닌 만큼 ‘동물국회’ 정국은 나경원 원내대표가 주도했다. 나 원내대표는 대치 상황을 거의 실시간으로 황 대표에게 보고하고 의논했고, 황 대표는 물러서지 않는 강력한 투쟁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진다. 황 대표의 한 측근은 “황 대표가 원내 투쟁에 직접 참여할 수 없다는 점에 안타까워했다”며 “대신 광화문광장 장외투쟁에 집중하며 시민들과 함께하는 모습을 보였는데, 이때 시민들과 당원들이 황 대표의 투사 이미지를 확인하게 됐다는 얘기를 많이 들었다”고 말했다.
 
  5월 초 시작한 민생대장정 역시 32개 도시, 4030km를 이동하는 과정에서 우여곡절이 많았다. 전통시장 방문일정을 잡아놓았는데 당일이 시장 휴일이어서 허탕을 친 일도 있었고, 광주 5·18기념식에서는 분노한 시민들에게 물벼락을 맞는 일도 있었다. 당내에서도 “준비가 미흡했다”는 비판이 일었다. 그러나 강경 장외투쟁에 이은 민생대장정은 지방의 당원과 지지층에게는 신임 대표에 대한 친근감과 믿음을 심어주는 효과가 있었다는 평가가 나왔다. 한국당의 영남 지역 한 의원은 “자유한국당이 살아나고 있다는 것을 현장에서 느낄 수 있었다”며 “문재인 좌파독재에 분노한 시민들에게 좌파독재를 심판하자는 황 대표의 ‘사이다 발언’들이 마음에 와닿았던 것 같다”고 말했다.
 
  당내에서는 민생대장정이 보수층을 결집시키는 효과가 있었다며 2기 민생대장정을 준비하고 있다. 황 대표는 또 5일 당 운영 방향 전환의 키워드로 ‘경제와 여성, 청년’을 제시했다. 한국당은 이날 ‘2020 경제대전환위원회’를 출범시키고 민생과 경제를 살릴 대안을 찾겠다고 밝혔다.
 
 
  당내 불만도 솔솔
 
6월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는 황교안 대표와 나경원 원내대표가 의견을 나누며 걸어가고 있다.
  자유한국당이 황 대표를 중심으로 총선 체제를 준비하고 있지만, 당내에서 제기되는 불만도 적지 않다. 특히 입당 전까지 여의도 정치권과 거리가 있었던 황 대표의 용인(用人)술에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황 대표는 취임 후 사무총장과 부총장, 대변인 등을 사실상 ‘친박계’로 채웠고, 중앙당 사무처 인사에서도 박근혜 청와대에서 근무했던 인사들을 핵심부서 국장 등 주요 보직에 임명했다. 일부에서는 “박근혜 청와대를 한국당으로 옮겨왔다”는 말도 나올 정도로 인재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있다.
 
  황 대표와 가까운 인물들에게서 계속 구설수가 나온다는 것도 문제다. 황 대표의 ‘입’인 민경욱 대변인과 ‘당의 안주인’ 격인 한선교 사무총장은 취임 이후 막말로 구설수에 올랐다. 민 대변인은 문재인 대통령의 북유럽 순방에 대해서 ‘천렵(냇물에서 고기 잡고 노는 일)질’ ‘피오르 해안 관광’ 등의 단어를 사용해 여당의 격렬한 항의를 받았다. 한선교 사무총장은 민생대장정과 관련해 사무처 직원을 향한 욕설과 폭언으로 사무처 노조의 강한 항의를 받은 바 있고, 바닥에 앉아 취재 중인 기자들을 향해 “걸레질을 한다”고 말해 막말 논란에 휩싸였다. 정용기 정책위의장도 당내 행사에서 “김정은이 문재인 대통령보다 낫다”고 발언해 논란을 빚었다.
 
  당 관계자는 “문제가 된 발언 중에는 ‘사이다 발언’도 있어 모두 막말이라고 보기 어렵지만, 진짜 막말을 일삼는 의원들도 있다”며 “측근들의 막말을 제대로 통제하지 못한다는 것은 리더십의 문제라는 지적도 나온다”고 말했다. 그는 “오히려 황 대표의 기존 측근인 추경호 사무부총장과 박완수 의원은 말을 아끼는 편”이라며 “통제가 되지 않는 의원들에게는 경고를 하고 카리스마 있는 모습을 보여야 하는데 그 점이 아쉽다”고 말했다.
 
  황 대표가 ‘제왕적 대표 체제’를 만들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장제원 의원은 “당이 제왕적 대통령제를 비판하면서 정작 우리는 제왕적 당 대표제와 제왕적 원내대표제를 운영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장 의원은 “당의 중심인 국회는 공전인데 대표와 원내대표 등 지도부의 스케줄은 온통 이미지 정치뿐”이라며 “상황이 이런데 당내에 침묵만 흐르고 건강한 비판은 사라진 지 오래”라고 비판했다. 황교안-나경원 두 사람만이 돋보이는 ‘투톱 체제’하에 국회와 정당은 해야 할 역할을 못 하고 있다는 것이다.
 
 
  친박신당설 나오는 이유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6월 8일 오전 경기도 이천 설봉산 자락에 위치한 소설가 이문열의 문학사숙 부악문원을 찾아 이문열 작가와 인사를 나누고 있다.
  황 대표의 최대 과제는 내년 21대 총선 승리지만, 그보다 더 앞선 과제는 6월 중순 현재 112석인 자유한국당 의석수를 지키는 것이다. 그동안 보궐선거-동물국회-민생대장정-장외집회-국회 공전으로 숨 가쁘게 이어지는 정국에서는 당내 고질적인 문제였던 계파갈등이 미처 드러날 틈이 없었다. 그러나 황교안 체제 100일이 넘어가면서 계파갈등과 정계개편론, 친박신당론, 보수빅텐트론 등이 고개를 내밀고 있다.
 
  자유한국당 의석수가 위태로운 이유다. 이미 5~6월에 걸쳐 한국당 이우현 의원과 이완영 의원이 선거법 위반 실형을 받아 의원직을 상실하면서 2석을 잃었고, 홍문종 의원의 탈당이 기정사실화된 가운데 기존 친박 의원들의 탈당이 이어지면 의석수가 100석 이하로 떨어질 가능성도 있다. 홍 의원은 최근 2~3개월 동안 이른바 ‘태극기 집회’에 참석해 대한애국당 조원진 대표와 뜻을 함께하고 있다고 스스로 밝혔다.
 
  홍문종 의원은 “황 대표는 대권 행보에만 관심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는 입장이다. 그는 황 대표가 전당대회 당대표 선거에 출마할 당시 “황 전 총리는 박근혜 전 대통령이 어려울 때, 당이 어려울 때 어디에 있었냐”며 “(황 전 총리는) 결국 탄핵에 동조한 사람이며 박 전 대통령에게 가장 모질게 한 사람”이라 주장한 바 있다.
 
  홍 의원은 6월 13일 현재 “탈당은 기정사실이고 함께할 많은 분과 대화를 하고 있다”며 “보수우익이 황 대표 리더십을 걱정하고 있어 (한국당) 밖에서 태극기 세력을 중심으로 한 텐트를 치는 것이 맞다는 생각이 든다”고 밝혔다. 이른바 ‘빅텐트’ 설이다. 강성 친박계 의원 중에서는 김진태 의원을 비롯해 김태흠·이장우 의원 등이 홍 의원과 유사한 뜻을 갖고 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이들은 탈당에 대해 언급하지 않고 있다. 일각에서는 ‘친박신당’ 출범설이 나오지만 과거 2008년 18대 총선 당시 친박연대의 사례를 볼 때 친박세력이 별도의 당을 만들 가능성은 높지 않은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그러나 친박세력이 원조친박과 친황(親黃) 등으로 분화되면서 정계개편의 실마리가 될 가능성은 존재한다. 이와 별개로 한국당의 지지율이 계속 떨어지면 수도권에서 한국당을 탈당하는 의원들이 나오면서 자연스럽게 정계개편이 이뤄질 것이라는 예측도 나온다.
 
 
  황 대표, 본인 총선 출마는
 
  한편 황 대표 본인의 거취도 큰 과제 중 하나다. 황 대표가 차기 대권에 도전하려면 21대 총선을 통해 원내에 진입해야 한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문제는 비례냐 지역구냐, 지역구라면 어디에 출마할 것이냐다. 최근 당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원의 김세연 원장이 “황 대표가 내년 총선에서 결단을 내려 ‘정치1번지’인 서울 종로에 출마해야 한다”고 주장해 황 대표의 출마에 정가의 관심이 쏠리는 상태다. 현재 여당에서는 임종석 전 대통령비서실장과 정세균 전 국회의장이 종로 출마를 준비하고 있다.
 
  황 대표 입장에서는 종로에 출마한다면 정치1번지이자 보수세력의 험지에 출마한다는 정치적 명분은 쌓을 수 있지만 낙선 가능성이 적지 않아 선뜻 출마를 결정하기는 쉽지 않은 형편이다.
 
  황 대표가 현재 거주하는 지역구는 서울 서초갑이다. 바른미래당 이혜훈 의원이 3선을 한 지역으로, 보수의 텃밭으로 불리며 현재 자유한국당 당협위원장은 전옥현 전 국정원 차장이다. 민주당이 강경화 외교부 장관을 차출해 총선에서 이곳에 내보낼 것이라는 소문도 나돌고 있다. 그러나 황 대표가 이 지역에 출마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 당 대표가 자당의 텃밭이나 다름없는 지역에 출마한다는 것은 강한 당내 반발을 가져올 수 있기 때문이다. 비례대표 상위 번호를 받아 국회에 입성하더라도 마찬가지다.
 
  친박계에서는 황 대표를 비례대표 상위권에 배치해 당의 간판으로 안정권을 확보하고 총선을 진두지휘해야 한다는 주장이 대세다. 비박계 등 일부에서 나오는 황 대표 종로 출마 요구는 당 대표를 사지로 내모는 일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한 비박계 의원은 “그 정도(종로 출마) 돌파력도 없다면 어떻게 당을 이끌어 나가겠느냐”며 “총선 승리를 위해 공천개혁을 하려면 황 대표가 전면에 나서는 방법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황 대표가 국회의원이나 지자체장 등 ‘자기 선거’를 치른 경력이 없기 때문에 정치권에서 리더십에 대한 의문이 계속 나오는 것”이라며 “대선을 염두에 두고 있다면 반드시 자기 선거를 경험해야 하고, 당 입장에서도 총선과 대선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할 수 있다”며 강남 또는 영남 지역이 아닌 곳에 출마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비례대표 순번을 받더라도 당선권 언저리의 번호를 받아 ‘배수의 진’을 치고 선거에 임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대권가도 전망
 
이낙연 국무총리가 4월 26일 서울 송파구 아산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의 장인상 빈소를 조문한 뒤 황 대표와 인사하고 있다.
  황 대표는 현재 대권 후보 1순위로 꼽히고 있다. 특히 야권 내에서는 경쟁자가 사실상 없는 ‘원톱’이다. 《한국일보》가 한국리서치와 6월 6~7일 전국의 만 19세 이상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95% 신뢰 수준에 표본오차는 ±3.1%포인트) 결과, ‘내일이 투표일이라면 어느 후보를 지지하겠느냐’는 질문에 응답자의 17.7%는 황 대표를 꼽았다. 이낙연 국무총리가 12.0%로 2위를 차지했고,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9.3%)과 박원순 서울시장(5.4%), 이재명 경기지사(5.2%) 등 여권 후보들이 뒤를 이었다.
 
  자유한국당이 21대 총선에서 승리를 거둔다면 황 대표는 자연스레 가장 유력한 대권 후보로 떠오르게 된다. 만약 한국당이 총선에서 대승을 거두지 못하더라도 대선까지는 2년여라는 시간이 남아 있는 만큼 보수세력을 다시 결집시켜 대권을 바라볼 수 있다.
 
  변수는 나경원 원내대표다. 정치권에서는 나 원내대표가 대여 투쟁에 앞장서면서 차기 대권을 노리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아직 대권 주자 여론조사에 포함될 정도는 아니지만 한국당이 원내 투쟁을 성공적으로 이끌어갈 경우 나 원내대표는 당 대표에 도전하고 대권까지 노릴 것으로 보인다. 총선은 2020년 4월, 한국당 대표 선거는 2021년 2월, 대선은 2022년 5월이다. 당 고위 관계자는 “황교안 대표를 중심으로 총선과 대선을 준비하고 있지만 변수는 언제나 있다”고 말했다.⊙
 
황교안의 사람들
 
  정치권에서 뼈가 굵은 정치인들이 주로 비공식 라인에 의존하는 데 비해 황교안 대표는 쭉 관료생활을 해온 만큼 당 공식 라인을 중요시하는 편이다. 황 대표는 매일 오전 열리는 당 최고위원회의와 별개로 이른바 ‘6인 회의’, 한선교 사무총장, 추경호 전략기획부총장(1부총장), 원영섭 조직부총장(2부총장), 이헌승 대표비서실장, 민경욱·전희경 대변인 등과 회의를 한다. 정치와 경제, 사회 등 현안을 점검하는 약식 회의로 황 대표는 주로 이 회의에서 깊은 조언을 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거의 모두 ‘친박’으로 불리는 인물들이다. 민경욱 대변인은 박근혜 정부 청와대 대변인을 지냈고, 이헌승 실장은 2007년 한나라당 대통령 선거 후보 경선 당시 박근혜 후보 캠프에 있었다.
 
  이 밖에도 ‘친박’ 원유철 의원은 황 대표에게 정무적 조언을 주로 하고 있다. 원 의원은 황 대표가 총리 시절 여당 원내대표로 만나면서 인연을 맺었고, 전당대회 대표 선거 당시에도 물심양면으로 지원했다. 또 윤상현 의원과 곽상도 의원, 김재원 의원 등도 황 대표가 조언을 구하는 측근으로 꼽힌다. 황 대표가 총리 당시 함께 일했던 이태용 전 총리실 민정실장은 여의도연구원 부원장직을 맡아 황 대표를 돕고 있다. 황 대표는 당 사무처 직원과 보좌진의 이야기도 경청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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