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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가 공개한 ‘기무사 계엄 시행 방안 문건(67쪽)’은 ‘내란 음모’의 유력 증거일까

‘朴 탄핵 인용·기각’ 후 ‘치안 부재’ 상황 대비가 ‘국헌문란’ 목적이었다고 입증해야 범죄 혐의 성립

글 : 박희석  월간조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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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계엄 선포문 문안’·‘계엄사 설치 장소’ 준비는 상식적인 업무 처리
⊙ 현행법상 계엄사령관 자격은 ‘현역장성’… 합참의장이 맡으란 ‘법’은 없어
‌⊙ 국정원 통제가 ‘위법’?… 계엄법상 정보기관도 계엄사령관의 지휘·감독받아야
⊙ ‘헌법’과 ‘계엄법’ 따른 ‘유언비어 유포 방지’ 목적의 언론 통제는 ‘합법’이다
사진=뉴시스
  소위 ‘기무사 계엄 문건 의혹’을 수사하는 국방부 특별수사단의 수사 기간이 한 달 연장됐다. 7월 11일 발족한 특별수사단은 국방부 훈령에 따라 특별수사단장이 임명된 날로부터 40일 이내에 수사를 끝내지 못하거나 공소제기 여부를 결정하기 어려운 경우 국방부장관의 승인을 받아 3회에 걸쳐 수사 기한을 30일씩 연장할 수 있다.
 
  이는 일각에서 ‘내란 예비·음모’라고 주장하던 ‘기무사 계엄 문건’에 대한 수사가 그동안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했다는 걸 의미하는 셈이다. 계엄 문건 작성에 관여한 기무사 관계자들을 불러 조사했고, 한민구 전 국방부장관과 조현천 전 국군기무사령관의 자택을 압수수색했지만, 지금까지 공개된 바로는 ‘국토를 참절(일부 또는 전부를 빼앗음)하거나 국헌을 문란할 목적으로 한 폭동’을 예비·음모했다는 혐의를 입증할 유력한 증거는 나오지 않은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청와대는 지난달 20일, “지난 2017년 3월 박근혜 정부 당시 국군기무사령부(기무사)가 작성한 ‘계엄령 검토 문건’ 세부자료를 확보했다”면서 그 내용을 언론에 공개했다. 이는 같은 달 16일, 문재인 대통령이 계엄령 관련 문건을 모두 수집하라고 한 특별 지시에 따라 국방부에서 제출한 문건이다. 당시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문재인 대통령이 발표하라고 지시했다”면서 해당 내용을 발표했다.
 
  이날, 청와대가 공개한 총 67쪽 분량의 ‘대비계획 세부자료’는 애초 논란이 된 소위 ‘기무사 계엄 검토 문건’인 ‘전시계엄 및 합수업무 수행 방안’의 부속 문서 격이다. 즉, 기존 문건이 계엄 선포 타당성과 관련 절차 등을 검토했다면, 뒤에 공개한 문서에는 구체적인 시행 대책이 담겨 있다는 얘기다.
 
  이미 문재인 대통령이 지시해 발족한 ‘국방부 특별수사단’이 ‘기무사 계엄 문건 의혹’을 수사하는 와중에 왜 청와대가 나서서 관련 문건을 공개했는지 그 의도는 불분명하지만, 청와대 발표 이후 언론은 마치 해당 문건이 2017년 3월 당시 기무사 등의 내란 예비·음모 혐의를 입증할 증거라는 식으로 보도했다. 정말 그럴까.
 
 
  병력 동원 계획 세웠다?… 계엄 선포 시 軍 투입은 당연한 일
 
7월 20일,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문재인 대통령 지시라고 하면서 기무사가 ‘전시 계엄 및 합수업무 수행 방안’의 부속 문서로 작성한 ‘대비계획 세부자료’ 내용을 공개했다. 사진=뉴시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문건 내용 공개 당시 “‘비상계엄 선포문’ ‘계엄 포고문’ 등이 이미 작성돼 있다”고 발표했다. 해당 발언은 보기에 따라서는 해당 문안이 준비돼 있기 때문에 문건 작성에 관여한 한민구 전 국방부장관과 조현천 전 기무사령관 또는 그 ‘윗선’이 실행 의지를 갖고 있었다는 주장으로 해석될 수도 있다.
 
  청와대 발표처럼 ‘대비계획 세부자료’에는 ‘비상계엄 선포문’, ‘계엄 포고문’ 등이 포함돼 있다. 이는 ‘계엄법’에 따른 준비 문안으로 볼 수 있다. 계엄법 제2조 6항에 의하면 국방부장관은 전시·사변 또는 국가비상사태 시 사회질서가 교란돼 행정력만으로 치안 확보가 어려울 때(경비계엄), 행정·사법(司法) 기능 수행이 현저히 곤란할 때(비상계엄) ‘공공 안녕과 질서 유지’를 위해 국무총리를 거쳐 대통령에게 계엄 선포를 건의할 수 있다. 국방부장관이 대통령에게 계엄 선포 건의를 하려면 사전에 그 세부 계획을 수립해야 하므로, ‘비상계엄 선포문’ ‘계엄 포고문’ 문안 사전 작성을 놓고 위법성을 따지는 건 불필요한 일이라고 할 수 있다.
 
  병력 투입 계획도 마찬가지다. 대통령이 계엄을 선포하는 까닭은 경찰 등 행정력만으로 치안 유지나 정부 기능 수행이 어려울 때 군(軍)을 통해 사회질서를 회복하기 위해서다. 계엄법에 따르면 ‘계엄’은 ‘경비계엄’과 ‘비상계엄’으로 나뉜다. 경비계엄은 ‘전시·사변 또는 이에 준하는 국가비상사태 시 사회질서가 교란되어 일반 행정기관만으로는 치안을 확보할 수 없는 경우’에 대통령이 선포한다. ‘비상계엄’은 ‘전시·사변 또는 이에 준하는 국가비상사태 시 적과 교전(交戰) 상태에 있거나 사회질서가 극도로 교란(攪亂)되어 행정 및 사법(司法) 기능의 수행이 현저히 곤란한 경우’에 역시 대통령이 선포한다.
 
  기무사는 ‘전시 계엄 및 합수업무 수행 방안’에서 경비계엄 시행 요건으로 ▲대규모 시위 전국 확산과 폭력사태로 인한 사상자 발생 등 심각한 사회혼란 조성 ▲경찰 단독 치안 확보가 불가해 군 투입 필요하나 사법업무를 포함한 국정 기능은 정상 가동일 경우라고 규정했다. 비상계엄의 경우에는 ▲경찰의 소요 사태 진압 과정에서 다수 사상자가 발생하고 행정관서 난입과 무기 탈취 등 사회질서가 극도로 혼란 ▲국정 전반이 ‘마비 상태’에 이르러 군에 의한 사회질서 조기 안정화 필요성 대두 등이다. 요약하면, 공공안녕·질서 유지를 위해 일정 지역의 행정권과 사법권의 전부 또는 일부를 군이 맡게 하는 합법적인 비상조치가 ‘계엄’이므로 병력 투입 계획을 사전에 수립한 걸 가지고 위법성을 얘기하긴 어려운 셈이다.
 
  정치권과 일부 언론에서는 기무사 문건에 계엄 선포 시 계엄사령관을 합동참모의장이 아닌 육군참모총장으로 임명한다는 대목에 마치 큰 음모가 있다는 식의 주장을 한다. 7월 16일, 《중앙일보》 보도에 따르면 청와대 관계자는 문재인 대통령 또한 이에 대해 군령 위반 혹은 군 지휘 체계를 무시한 행위로 여기는 듯하다고 주장했지만, 기무사가 문건에 기술한 내용은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
 
  ‘계엄법’ 제5조 1항은 “계엄사령관은 현역 장성급(將星級) 장교 중에서 국방부장관이 추천한 사람을 국무회의의 심의를 거쳐 대통령이 임명한다”고 규정한다. 즉, 합참의장이 당연히 계엄사령관이 돼야 한다는 주장은 법적 근거가 없다는 얘기다. ‘국군조직법’ 제9조에 따르면 합참의장은 군령(軍令)에 관하여 국방부장관을 보좌하고, 국방부장관의 명을 받아 전투를 주임무로 하는 각군 작전부대의 작전을 지휘·감독한다. ‘합동참모본부 직제(대통령령)’엔 합참의 임무 중 하나로 ‘계엄과 관련된 업무(제2조 12호)’가 있고, 이에 따라 생산되는 합참 내부의 ‘계엄 지침’에는 합참의장을 계엄사령관으로 가정했겠지만, 기무사 문건 내용이 그와 다르다고 해서 법적으로 문제의 소지가 있다고 얘기하긴 어렵다.
 
  더구나 기무사는 ‘전시 계엄 및 합수업무 수행 방안’이란 기존 ‘계엄 검토 문건’에서 왜 육군참모총장이 계엄사령관이 돼야 하는지 기술했다. 문건에 따르면 기무사는 당시 정세에 대해 “북(北)의 북극성-2호 시험발사(2.12)에 이어 오는 3월 한·미 KR/FE 연습에 맞춰 북 핵실험·장거리미사일 발사 등 군사도발 가능성 상존”이라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기무사는 합참의장은 북한의 도발 대비에 전념할 수 있도록 그 여건을 보장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 한미연합사 부사령관은 전시 지상구성군사령관을 맡아야 하고, 해군 출신 합동참모차장의 경우엔 지상병력을 지휘하는 데 부적합하므로 육군참모총장이 계엄사령관이 돼야 한다는 주장을 기술한 것이다.
 
 
  계엄법은 정보기관도 계엄사의 지휘·감독 받도록 규정
 
기무사의 ‘전시 계엄 및 합수업무 수행방안(좌)’ 문건엔 계엄 선포 타당성과 법적 절차 검토 내용, '대비계획 세부자료' 문건엔 구체적인 시행 대책이 기술돼 있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또 “대통령이 국정원장에게 계엄사령관의 지휘·통제에 따르도록 지시하고 있으며, 국정원 2차장이 계엄사령관을 보좌토록 조치하는 등 국정원 통제계획도 포함돼 있음을 확인했다”고 주장했다. 일부 언론은 이를 받아 “내란 음모 세력이 국가정보원마저 장악하려 했다”는 식으로 대서특필했지만, 해당 내용 역시 법적 문제가 없다.
 
  앞서 확인한 내용대로 대통령이 공공안녕·질서 유지를 위해 일정 지역의 행정권과 사법권의 전부 또는 일부를 군이 맡게 하는 합법적인 비상조치가 ‘계엄’이다. 이에 따라 설치된 계엄사령부는 관계 법령에 따라 정보기관을 통제할 수 있다.
 
  ‘계엄법’ 제8조 1항은 “계엄지역의 행정기관(정보 및 보안 업무를 관장하는 기관을 포함한다) 및 사법기관은 지체 없이 계엄사령관의 지휘·감독을 받아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대통령의 지시·감독을 받는 ‘정보기관’인 국정원 역시 계엄사령관의 지휘·감독을 받아야 한다. 기무사가 준비한 문안도 해당 조항에 근거해 각 행정·사법기관에 계엄사령관의 업무 지휘·감독에 대한 협조를 구하는 내용으로 작성돼 있다. 다음은 관련 문안의 일부다.
 
  〈계엄법 제8조(계엄사령관의 지휘·감독)에 의거 계엄 업무의 원활한 수행을 위해 계엄사령관이 각급 사법 및 행정기관에 대한 지휘·감독을 시행하오니 적극 협조 바랍니다.
 
  1. 지휘·감독을 받을 사법 및 행정기관
  가. 사법기관: 군사 및 민간 법원, 군 및 민간 검찰, 국정원, 경찰, 헌병, 기무
  나. 행정기관: 계엄지역 내 정부조직법에 따라 설치된 모든 중앙행정기관
 
  2. 지휘·감독 내용
  가. 계엄사령관의 특별조치권 행사 관련 사항
  나. 동원·징발에 관한 사항
  다. 작전상 부득이한 경우 국민의 재산 파괴, 소각 관련 사항
  라. 계엄법 위반 범죄 처리 관련 사항〉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계엄 선포 시 대 언론 계획에 대해서도 “계엄선포와 동시에 발표될 ‘언론, 출판, 공연, 전시물에 대한 사전검열 공고문’과 ‘언론사별 계엄사 요원 파견 계획’도 작성돼 있었다”면서 “이 내용에 따르면 ‘계엄사 보도검열단’ 9개 반을 편성해, 신문 가판, 방송·통신 원고, 간행물 견본, 영상제작품 원본을 제출받아 검열할 계획이었다”고 밝혔다. 또 “인터넷 포털 및 SNS 차단, 유언비어 유포 통제 등의 방안도 담겨 있었다”고 했다.
 
문재인(우) 대통령은 7월 9일, 인도 국빈 방문 와중에 ‘기무사 계엄 문건’ 관련 ‘청와대 비서진’의 보고를 받았다면서 국방부장관의 지휘를 받지 않는 ‘독립수사단’ 구성을 지시했다. 사진=뉴시스
  우리 ‘헌법’ 제37조 2항엔 “국민의 모든 자유와 권리는 국가안전보장·질서 유지 또는 공공복리를 위하여 필요한 경우에 한하여 법률로써 제한할 수 있다”고 명시돼 있다. ‘계엄법’ 제9조 1항에 따르면 계엄사령관은 비상계엄지역에서 군사상 필요할 때 그 내용을 미리 공고하고, 언론·출판·집회·결사 또는 단체행동에 대하여 특별한 조치를 할 수 있다.
 
  극도로 사회질서가 교란돼 국가의 행정·사법 기능 수행이 현저히 곤란한 상황에 선포하는 ‘비상계엄’ 정국에서 유언비어 차단 목적의 언론·출판·집회에 대한 일정 수준의 통제는 불가피한 ‘합법적 조치’다. 바꿔 말하면, 계엄사의 한시적인 ‘언론 통제’는 헌법과 법률에 따른 당연한 조치라는 얘기다.
 
  더구나 계엄 선포 시 언론 통제는 기존 공개 문건인 ‘전시 계엄 및 합수업무 수행 방안’에 다음과 같이 언급된 내용이다. 새로운 내용이 아닌데도 굳이 청와대가 나서서 부분적으로 공개한 까닭은 무엇일까.
 
  〈○ 계엄사 보도검열단(48명) 및 합수본부 언론대책반(9명)을 운영, 군 작전 저해 및 공공질서 침해내용이 보도되지 않도록 언론통제
 
  ○ 방통위 ‘유언비어 대응반’은 시위선동 등 포고령 위반자의 SNS계정을 폐쇄하는 등 사이버 유언비어 차단〉
 
 
  국회의 계엄 해제 막기 위한 기무사의 대책이 ‘국헌문란’일까
 
7월 11일, 송영무 국방부장관이 공군본부 법무실장 전익수 대령을 ‘기무사 계엄 문건’ 관련 특별수사단장에게 임명장을 수여한 뒤 뒤돌아서 가고 있다. 문 대통령의 지시대로 특별수사단은 송 장관의 지휘를 받지 않는다. 사진=뉴시스
  기무사는 ‘대비계획 세부자료’에 국회의 계엄 해제에 대한 대책을 기술해 놨다. ‘헌법’ 제77조 4항과 5항에 따르면 계엄을 선포할 때 대통령은 ‘지체없이’ 이를 국회에 통고해야 하며, 국회가 재적의원 과반수의 찬성으로 ‘계엄 해제’를 요구하면 대통령은 이에 따라야 한다. 행정부 입장에서는 국회의 계엄 해제 요구를 막는 방안을 구상할 수 있지만, 기무사가 문건에 밝힌 내용의 위법성 여부는 불분명하다. 이를 놓고 일각에서는 헌법에 따라 설치된 국회의 권능 행사를 불가능하게 하려 한 ‘국헌 문란 시도’라고 주장하지만, 이는 면밀한 검토가 필요한 대목이다.
 
  기무사는 해당 문건에서 국회의 계엄 해제 시도 시 주요 조치 방안으로 ▲당·정 협의를 통한 국회의원 설득 ▲최단기간 내 계엄 해제 약속을 통해 ‘계엄 해제’ 의결 불참 유도 등을 구상했지만, 이는 국회 의석 분포와 ‘박근혜 대통령 탄핵 소추안’ 표결 결과를 놓고 봤을 때 실현 가능한 대책은 아니라고 할 수 있다. 당시 기무사도 국회의원 성향을 ‘진보 160명, 보수 130명’으로 분류하면서 “현 국회는 여소야대 정국으로 의결 정족수 충족 시 ‘계엄 해제’가 충분히 가능하다”고 전망했다. 이에 따라 기무사는 ‘의결 정족수 미달’을 유도하기 위해 다음과 같은 대책을 수립했다.
 
  〈○ 국회의원 대상 현행법 사법처리로 의결 정족수 미달 유도
 
  ○ 계엄사령부 집회 시위 금지 및 반정부 정치 활동 금지 포고령을 선포하고 위반 시 구속수사 등 엄중 처리 관련 경고문 발표
 
  ○ 합수단, 불법시위 참석 및 반정부 정치활동 의원 집중검거 후 사법처리〉
 
  ‘형법’상 ‘국헌 문란’은 ▲헌법 또는 법률에 정한 절차에 의하지 아니하고 헌법 또는 법률의 기능을 소멸시키는 것 ▲헌법에 의하여 설치된 국가기관을 강압에 의하여 전복 또는 그 권능행사를 불가능하게 하는 것이다. 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에 대한 ‘반란죄’에 관한 대법원 판결(96도3376)에 따르면 헌법기관의 권능행사를 불가능하게 하는 건 그 기관을 제도적으로 영구히 폐지하는 경우만을 뜻하는 게 아니다. 사실상 상당기간 기능을 제대로 할 수 없게 만드는 행위 역시 포함한다. 단, 그 과정에서 ‘강압’이 선행돼야 한다. 즉, 일각에서 ‘내란 음모 세력이라고 지목하는 이들이 강한 힘이나 권력으로 국회의원들을 강제로 억누르려 했다는 구체적인 증거가 나와야 한다. 바꿔 말하면, 앞서 본 기무사의 대책인 ‘설득’과 ‘법령에 따른 사법처리’가 ‘강압’이 될 수 있는지 세밀하게 살펴야 한다는 얘기다. 강압에 대한 사법부의 판단은 앞서 언급한 ‘96도3376’ 판결문에서 확인할 수 있다.
 
  〈비상계엄의 전국확대 조치의 그와 같은 강압적 효과가 법령과 제도 때문에 일어나는 당연한 결과라고 하더라도, 이러한 법령이나 제도가 가지고 있는 위협적인 효과가 국헌문란의 목적을 가진 자에 의하여 그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되는 경우에는 비상계엄의 전국확대 조치가 내란죄의 구성요건인 폭동의 내용으로서의 협박행위가 되므로 이는 내란죄의 폭동에 해당하고, 또한 그 당시 그와 같은 비상계엄의 전국확대는 우리 나라 전국의 평온을 해하는 정도에 이르렀음을 인정할 수 있다. (중략) 대통령과 국무총리를 강압하고 병기를 휴대한 병력으로 국무회의장을 포위하고 외부와의 연락을 차단하여 국무위원들을 강압 외포시키는 등의 폭력적 불법수단을 동원하여 비상계엄의 전국확대를 의결·선포하게 함으로써 행정에 관한 대통령과 국무회의의 권능행사를 강압에 의하여 사실상 불가능하게 한 것이므로 역시 국헌문란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였다.〉
 
  상기 내용을 고려하면 국방부 특별수사단이 한민구 전 국방부장관과 조현천 전 기무사령관, 그리고 그 ‘윗선’의 ‘내란 예비·음모’ 혐의를 입증하려면 이들이 ‘국헌문란’의 목적을 갖고 ‘기무사 계엄 검토 문건’을 작성했는지를 밝혀야 한다. 하지만 헌법재판소가 ‘박근혜 탄핵’을 인용 또는 기각했을 때 해당 결정에 불만을 품은 무리의 폭력시위로 인한 치안 부재 상황에 대비하려 했던 행위를 ‘국헌문란’이라고 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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