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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일베 폐쇄 국민청원 답변 앞둔 상황에서 살펴본 노무현 조롱 실태

재판부, 노무현 명예훼손 소송 두 건 모두 건호씨(노무현 전 대통령 아들) 손 들어줘… 청(靑), 노(盧) 희화화한 듯한 광고 낸 회원 있는 일베 폐쇄하나?

글 : 최우석  월간조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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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베 회원, 뉴욕 타임스퀘어 전광판에 노무현 전 대통령 희화화하는 듯한 문구와 사진 광고 게재
⊙ ‘일베 폐쇄’ 요구하는 국민청원 20만 넘어… 청 답변 대기
⊙ “관련자에게 반드시 법적 책임 묻겠다”(노무현 재단)
⊙ 일베 반대 성향 커뮤니티 게시판에는 MB를 ‘쥐박이’ ‘가카새끼’, 박근혜 전 대통령을 ‘닭그네’ 등으로 비하하는 표현 횡행
⊙ 청와대가 내놓을 답변에 관심 쏠리면서 과거 노 전 대통령을 조롱한 사건 다시 재조명
⊙ 노 전 대통령 유족, 고소한 명예훼손 2건 사실상 모두 승리
⊙ A 교수의 경우 파면까지 당해… 파면 대상자는 5년 동안 공무원으로 임용될 수 없으며 퇴직금도 절반으로 줄어
  지난 1월 24일은 문재인 대통령의 65회 생일이었다. 문재인 대통령 지지자들은 생일에 맞춰 돈을 모아 미(美) 뉴욕 타임스퀘어 전광판에 축하 광고를 냈다. “문재인 대통령 생일을 축하하고, 우리나라에서 태어나 대통령이 돼 감사하다(We celebrate the day you were born, our President Moon Jae-in, Thank you for being born in Korea, Thank you for being our President)”는 문구가 게시됐다.
 
  23일부터 24일까지 2분30초 분량의 축하 광고가 총 5번 나갔다. 문 대통령 생일 축하 광고는 트위터에서 ‘오소리 헵번’이라는 아이디를 쓰는 네티즌 A씨 등 미국 교민들이 기획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루 뒤인 25일 같은 곳에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을 비하하는 듯한 광고가 게재됐다. 보수 성향의 인터넷 커뮤니티인 ‘일간베스트 저장소’(일베) 회원(달이차면기운다)은 “뉴스를 보다 문재인 생일 축하 광고를 타임스퀘어에 하는 것을 보고 감명받았다”면서 “문재인 광고가 나간 그곳 그대로 잡았다”고 노 전 대통령의 사진이 나오는 뉴욕 타임스퀘어 광장의 전광판 사진을 올렸다. 문 대통령의 생일을 맞아 문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타임스퀘어 전광판에 축하 광고를 내보내자 맞대응하는 의미에서 같은 곳에 노 전 대통령 관련 광고를 게재했다는 것이다.
 
1월 25일 보수 성향의 인터넷 커뮤니티인 ‘일간베스트 저장소’(일베) 회원(달이차면기운다)은 미(美) 뉴욕 타임스퀘어 전광판에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을 비하하는 듯한 광고를 게재했다. 당시 광고다. 사진=커뮤니티 캡처
  노 전 대통령 광고에는 ‘Happy birthday. we love you’라며 노 전 대통령을 희화화하는 듯한 문구와 노 전 대통령이 일베를 상징하는 손짓을 하는 합성사진 2장, 노 전 대통령의 얼굴을 코알라와 합성한 사진 1장 등이 나왔다. 해당 광고는 25일 오전 12시5분부터 5분가량 송출된 것으로 알려졌다.
 
  노무현 재단은 노 전 대통령을 비하한 듯한 광고물이 게재된 데 대해 강경하게 대응할 것임을 밝혔다. 노무현 재단은 당장 홈페이지에 “미국 거주 일베 회원이 뉴욕 타임스퀘어에 노무현 대통령 비하 광고를 낸 것에 많은 회원과 시민이 분노와 경악을 금치 못하고 있다”며 “미국에 거주하는 미국 변호사, 국제 변호사, 국내 변호사들과 함께 법리적 검토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일베 폐쇄 관련 답변해야 하는 청(靑)
 
‘일베’를 폐쇄하자는 국민청원에 23만5167명이 참여한 만큼 청와대는 이와 관련한 답변을 내놔야 한다. 사진=청와대 홈페이지 캡처
  노무현 재단은 여전히 법률 검토 중이다. 노무현 재단 관계자는 《월간조선》과의 통화에서 “저희가 의뢰한 미국 변호사 사무실에서 아직 법리 검토 중”이라며 “사건 당사자에게 반드시 법적인 책임을 물을 것이다. 법리적 검토가 끝나면 어떻게 처리할 것인지 공개하겠다”고 했다. 논란이 되자 타임스퀘어 광고 대행사인 ‘빅 사인 메시지’ 측은 26일 타임스퀘어 전광판을 통해 사과문을 올렸다.
 
  대행사는 “얼마 전 생일 축하 메시지로 여겨지는 광고를 송출했다”면서 “송출 후 해당 메시지에 정치적으로 민감한 내용이 담겨 한국의 많은 사람을 불쾌하게 했다는 소식을 접했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이러한 일이 일어난 것에 대해 사과의 말씀을 전하며 저희는 생일이나 프러포즈 등 특별한 일을 축하하고자 하는 분들을 위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정치나 종교에 관련된 메시지는 내보내지 않는다”고 전했다. 대행사는 “앞으로 이런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사전에 확인하는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며 거듭 사과했다.
 
  대행사가 사과문을 올린 날 청와대 홈페이지 ‘국민청원 및 제안’ 게시판에는 〈일간베스트 저장소(일베) 사이트 폐쇄를 요청합니다〉라는 제목의 제안이 올라왔다.
 
  해당 글쓴이는 “거론된 사이트는 정치적이거나 사회적으로 이슈 된 모든 현안에 대해 허위 날조된 정보를 공유함은 물론 비하어와 육두문자가 난무하고 개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합성사진들을 게재하거나 성적 수치심을 유발하는 글과 사진을 연령대 상관없이 검색만으로도 쉽게 접속이 가능한 상태입니다. 더구나 최근 타임스퀘어에서 광고를 통해 고 노무현 대통령을 코알라와 합성한 영상을 유포하고 일베임을 인증하는 사진을 올리는 등 국격을 무너트리는 행위를 서슴지 않고 하고 있습니다. 이에 사회악으로 규정, 정부 차원의 해당 사이트에 대한 폐쇄를 검토해 주시기 바랍니다”고 청원 이유를 밝혔다.
 
  청원 마감날인 2월 24일까지 청원에 참여한 사람은 총 23만5167명이었다. 청와대는 2017년 8월 19일 청와대 홈페이지에 ‘국민청원 및 제안’이란 게시판을 만들고 30일 동안 20만명 이상 참여한 청원에 대해서는 정부 및 청와대 관계자들이 직접 답변을 내놓고 있다. 28만여 명이 넘게 참여한 청소년 보호법 폐지 청원의 경우 조국 민정수석, 윤영찬 국민소통수석, 김수현 사회수석 등이 영상 메시지를 통해 답했다.
 
  61만명이 넘게 참여한 평창 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팀추월 대표팀 경기의 팀워크 논란에 대해서도 김홍수 청와대 교육문화비서관이 “문화체육관광부가 ‘스포츠공정인권위원회’를 만들어 스포츠 비리 문제에 대한 정책 대안을 만들고, 여자 팀추월 사태에 대해 진상 조사도 할 계획”이라고 답했다.
 
 
  노무현 조롱 사건 다시 재조명
 
  청원자가 20만명이 넘은 만큼 ‘일베 폐쇄’에 대해서도 청와대는 답해야 한다. ‘국민청원 및 제안’ 게시판에 접속하면 답변 대기 중인 청원 목록에 ‘일베 사이트 폐쇄’가 있다. 청와대가 어떤 답변을 내놓을지와 맞물려, 과거 노 전 대통령을 조롱한 사건들이 다시 재조명되고 있다. 최근 프로게이머 김○○ 선수의 소속팀인 ‘아프리카 프릭스’는 “팬 여러분께 고개 숙여 사과드린다”는 게시물을 게재했다.
 
  김 선수가 과거 게임 도중 노 전 대통령을 비하한 용어를 사용했기 때문이다. 김 선수는 2년 전 게임 내에서 ‘노무터진두부현’이라고 썼다. 이는 노 전 대통령을 비하하는 말로, 터진 두부는 그의 사인인 두부 외상을 뜻한다고 한다.
 
  노 전 대통령 측에서 심각하게 생각한 비하, 조롱 사건은 2건이 있는데 모두 대학교수와 연관돼 있다. 노 전 대통령의 아들인 노건호씨는 2015년 6월 22일 부산대 A 교수와 홍익대 B 교수를 검찰에 고소했다.
 
  건호씨는 “허위사실 적시, 모욕적이고 경멸적인 인신공격으로 노 전 대통령의 명예 내지는 인격권을 침해하였고 또한 유족들의 명예 및 노 전 대통령에 대한 추모의 정 내지는 인격권을 침해했다”며 “고인이 되신 노 전 대통령을 비하하거나 명예를 훼손하는 일이 수없이 발생해 왔으며, 이미 사회문제화된 지 오래다. 더는 고인에 대한 이와 같은 행위가 있어서는 안 된다는 심정에서 유족들을 대표하여 소송을 제기했다”고 밝혔다.
 
  부산대 A 교수는 1983년 9월 1일 부산대 인문대학 철학과 전임강사로 임용됐다. 조교수, 부교수를 거쳐 1996년 10월 1일 교수로 승진 임용됐다. 그는 2015년 6월 2일과 4일 ‘과학철학’ 과목을 강의하던 중 “노무현 전 대통령은 선거 과정에서 전자 개표 부정 사기극으로 당선된 가짜 대통령”이라고 주장하며 수강생들에게 “인터넷에서 노무현 대통령 선거가 조작됐다는 증거 자료를 찾아 첨부하고, 대법관 입장에서 이 명백한 사기극을 어떻게 판결할 것인가를 리포트로 제출하라”고 했다.
 
  이후 A 교수는 6월 6일 온라인 커뮤니티 일베에 ‘부산대학교 학생들이 해결한다’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전자개표기 사기극 가짜 대통령 노무현 사건이 부산대학교 학생들에 의해 밝혀질 것입니다. 10년이 넘게 강의와 관련된 중요 내용으로서 정당하게 강의하고 1600개 이상의 리포트를 받아온 주제에 대해 종북 세력이 또다시 일제히 공격을 시작하였습니다. 숨어서 음해, 중상하는 저 사악한 것들이 한 명이라도 KBS공개토론의 링으로 올라올 것을 저는 10년 넘게 기다리고 있습니다. 승부는 명백하게 끝나 있는 것입니다. 사나이답지 못하게 승복하지 않고 더티 플레이를 하고 있는 빨갱이들은 쓰레기 수거, 폐기물일 뿐입니다. 노무현이 링에 올라오지 않았으니 부엉이 바위에서 아래로 내려가는 것은 정해진 이치였던 것입니다. 결투의 법칙에 따른 것이고 정의의 법칙에 따른 것입니다. 반역범 김대중, 노무현과 함께 국민을 속이고 대통령직을 도둑질한 빨갱이 범죄 조직이 정치, 언론, 교육, 행정, 법조계 등 사회 전 분야를 장악하여 진실을 봉쇄하고 있으니 월남 적화 전야 상황 속에서 경제가 추락하고 젊은이들의 미래가 막혀 있는 것입니다. 종북 좌익을 진보라고 끈질기게 불러온 언론 사기를 통쾌하게 분쇄해 버린 부산대학교 학생들의 진짜 사나이 기개가 나라를 구할 것을 저는 믿습니다. 저 더러운 것들의 가장 중요한 사기 수법이 부서졌으니 적화 난동에 불이 붙지 않는 것입니다. 진리와 정의가 승리하는 것입니다.〉
 
  부산대 총학생회는 2015년 6월 8일 ‘전자 개표 부정 사기’ 관련 리포트 취소 및 학생들에 대한 사과를 요구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교수라는 직위를 악용해 학점을 볼모로 자신의 신념을 강요하는 것은 자유의 권리를 넘어선 협박과 다름이 없는 행동이다. A 교수가 학생들에게 강요한 리포트를 즉각 취소하고 수업을 듣는 학생들에게 사과해야 한다. 학교 본부에 정식으로 징계를 요청하는 등 활동을 이어 나가겠다.”
 
 
  “노무현 가짜 대통령” 주장한 부산대 A 교수가 파면된 이유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징역형을 받은 A 교수는 부산대에서 파면됐다. 사진=SBS 방송 캡처
  총학생회는 다음날인 6월 9일 학교 측에 A 교수가 강의권을 남용하고, 학습권을 침해한다는 민원을 넣었다. 부산대 교육공무원 일반징계위원회는 노 전 대통령의 아들인 건호씨가 2015년 6월 22일 A 교수를 사자 명예훼손으로 고소한 1심 판결이 2016년 8월 24일 징역 6월에, 집행유예 2년으로 나오자 2016년 10월 24일 그를 파면했다.
 
  학교 측이 내놓은 파면 이유는 다음과 같다.
 
  〈①수강생 대상 설문 구술조사 결과 수업 내용과 관련 없는 정치적 쟁점을 언급하는 데 수업 시간 대부분을 할애한 사실이 있다.
 
  ②과제물이 강의 내용과 전혀 관련이 없다.(수강생의 95%가 교과목 내용과 관련 없다고 판단)
 
  ③강의 내용이 전공 선택 교과인 ‘과학철학’ 이론과는 전혀 무관한 자신의 개인적이고 편향된 정치적인 견해를 강조했다.
 
  ④학생에게 부여한 과제물은 평가에 반영하지 않겠다는 언급을 했더라도 과제물 내용 자체가 개인적인 편견과 부적절한 정치적 견해를 바탕으로 하는 것으로 이를 기초로 과제물을 작성하라는 것은 학생들이 국민으로서 향유하는 양심과 자유를 명백히 침해하는 것임.
 
  ⑤이미 2012년 2학기에 개설된 ‘형이상학’ 수업에서 유사한 사건으로 언론에 여러 차례 보도되어 대학의 이미지를 실추시키고, 이로 인해 2014년 3월 18일 정직 1월의 징계 처분을 받은 바 있음.
 
  ⑥이런 이유로 2013년 이후부터 폐강과목이 계속 발생, 대학교원으로서의 본인의 의무를 다하지 못함.〉
 
  A 교수는 파면 무효소송을 제기했지만 패소했다. 2017년 10월 20일 부산지법 행정1부(재판장 김문희)는 A 전 교수가 부산대 총장을 상대로 낸 파면 처분 무효 확인 소송에서 A 교수의 청구를 기각했다. 재판부는 “16대 대선에서 개표 조작이 있었다는 거짓 사실을 적시하고 망인의 인격을 모멸적인 어휘로 모욕한 혐의로 금고 이상 형을 선고받아 징계 처분이 사회 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거나 객관적으로 명백하게 부당하다고 볼 수 없다”고 판결했다. 국립대인 부산대 교원은 교육공무원 신분으로, 파면 대상자는 5년 동안 공무원으로 임용될 수 없으며 퇴직금도 절반으로 준다.
 
 
  시험문제에 DJ, 노(盧)를 조롱하는 듯한 표현을 쓴 홍익대 B 교수
 
  홍익대 B 교수는 2015년 6월 초 영어로 강의하던 미국계약법 과목의 기말고사 중 다음과 같은 문제(29번)를 냈다.
 
  〈Roh was 17 year old and his I.Q of 69. He suffered brain defective resulted from his jumping from the Rock of Owl when he was six. He lived with his brother, Bongha prince, in a house which had been left to Roh by his parents.
  Bongha prince told Roh that Bongha prince would have to enter orphanage if Roh did not sell the house to Bongha prince. Roh signed the agreement document. Roh could disaffirm the contract. Which could not be the ground?
 
  (A) infancy
  (B) undue influence
  (c) fraud
  (D) infancy and undue influence〉
 
  번역하면 이렇다.
 
  〈노(Roh)는 17세이고 그의 지능지수는 69이다. 그는 6세 때 부엉이 바위에서 뛰어내린 결과 뇌의 결함을 안게 되었다. 노는 부모가 노에게 남겨준 집에서 그의 형 봉화대군(Bongha prince)과 함께 살았다. 형은 노에게 그 집을 자신에게 팔지 않으면 노는 고아원에 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노는 합의서에 서명했다. 노는 그 계약의 효력을 배제할 수 있다. 다음 중 그 근거가 될 수 없는 것은?
 
  (A) 미성년
  (B) 부당한 위압
  (c) 사기
  (D) 미성년과 부당한 위압〉
 
  이 외에 당시 23번 지문은 김대중 전 대통령을 채무자로 묘사하며 ‘Dae Jung Deadbeat(게으름뱅이 대중)’으로 표현하기도 했다. 40번 지문에는 ‘Dae Jung Deadbeat이 식당에서 Hong-o(홍어) 대신 인삼을 팔았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명박 전 대통령과 박근혜 전 대통령도 나오는데, 이들은 MB와 GH로 언급됐다.
 
  2015년 6월 9일 홍익대 재학생과 졸업생만 접속할 수 있는 커뮤니티 ‘홍익인닷컴’에 ‘B 교수님 시험 불쾌해요’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이 글을 올린 학생은 앞서 설명한 시험 문제를 공개하며 “교수님께서 시험과 무관하게 자신의 정치적 호불호를 표현하는 것은 무척이나 불쾌하고 옳지 않은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홍익대 총학생회는 6월 11일 오후 성명서를 내고 “학생들에게 사과하고 엄정한 책임을 지고 퇴진하라”고 밝혔다.
 
  이 과정이 언론에 공개되면서 논란이 일자 B 교수는 6월 15일 자신의 수업을 듣는 학생들이 볼 수 있는 공지사항에 ‘출제 문제에 대한 담당 교수의 변(辯)’이라는 제목의 게시글을 올렸다.
 
 
  건호씨 주장 받아들이지 않은 1심
 
재판부는 노무현 명예훼손 소송 두 건 모두 건호씨(노무현 전 대통령 아들)의 손을 들어줬다. 2015년 5월 23일 노건호씨가 경남 김해 봉하마을에서 열린 노무현 전 대통령 6주기 추도식에 참석해 추도사를 읽고 있다.
  〈(중략) 필자가 강의한 미국계약법 비공개 기말시험에서 지문의 일부 ‘정치적’ 언어에 불쾌감을 느꼈다며 이의를 제기한 비법학생 1명이 있었다. 결국 그 학생은 비공개 지시사항을 무시하고 그 ‘정치적’ 언어들을 언론에 노출시켰다. 이 과목의 본질은 ‘정치’가 아닌 ‘계약법’으로, 학생의 목적은 그 법을 잘 배우는 것이고 교수는 그 법을 가설적 사례, 예시, 과장, 풍자를 포함하여 다양한 효과적 교수법을 통해 잘 가르치는 것이라는 필자의 해명을 외면한 채 말이다. 교수가 교실에서 사용하는 모든 언어가 모든 학생의 선호와 다양한 ‘정치적’ 스펙트럼에 부합할 수도 없다. 그리고 외부의 정치적 입김으로부터 학문의 자유를 수호하기 위하여 필자는 물러설 수도 없는 것이다. 문제가 된 이번 시험문제들은 압축된 계약법 사례에, 집중력을 높이고 기억에 오래 남도록, 시사적 사건에 옷을 입혀 정성껏 만든 것들로 특정인과도 관련 없고 더욱이 그 비하도 아니다. 더구나 ‘홍어’를 보통명사로 이해하는 필자는 특정지역을 폄훼하는 말로 사용하는 사람들을 증오한다. (필자의 처와 모시고 사는 장모님이 그 지역 출신이다.) 가설적 사례에 사용된 부엉이 바위, Roh, Dae-Jung 등의 고유성의 일부를 차용한 것을 문제 삼는 것은 마치 조지 오웰의 〈동물농장〉에서의 독재자 돼지 나폴레옹을 마치 실존 나폴레옹으로 간주하는 것과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와 같은 가설적 고유성 차용에 대한 특정 학생의 특정 실존인물에 대한 감정을 편치 않게 했다면 유감스럽게 생각하며 또한 교수가 학생들의 모든 정치적 선호를 고려하는 것이 불가능함을 헤아려 주기 바란다. (일부 언론에 마음이 편치 않아 정답을 제대로 표기하지 못한 학생이 있다는 말은 전혀 사실이 아님으로 확인되었다.)〉
 
  건호씨는 B 교수를 상대로 “허위사실을 적시하고 모욕과 경멸이 담긴 인신공격을 해 노 전 대통령의 명예 또는 인격권을 침해했고 유족의 명예도 침해했다”며 1억원을 배상하라는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해당 문항은 노 전 대통령에 관한 사실관계 일부를 진실과 명백히 다르게 재구성해 풍자적으로 표현했을 뿐 노 전 대통령에 관한 구체적 사실을 적시했다고 보기 어렵다”며 건호씨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1심 재판부가 내놓은 이유다.
 
  〈①총 45문항으로 구성된 시험문제 중 노무현 전 대통령과 관련한 것은 1개뿐이다.
 
  ②B 교수는 노 전 대통령 외에도 다른 전직 유명 인사들에 관한 사실관계도 희화화하며 언급한 문제를 다수 출제한 것으로 비춰 노 전 대통령을 비방하고자 하는 목적에서 이 사건 문항을 출제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③이 시험문제는 42명 수강생을 제외한 외부인에 대한 공표를 전혀 예정하고 있지 않았다. B 교수는 문제지를 가져가지 말고, 남는 문제지는 반환하라는 취지를 문제지에 기재, 수강생들의 주의를 촉구했다.
 
  ④대학교 강의실 내에서의 교수의 자유는 장소적으로 다른 어떤 곳에서보다 두텁게 보호되어야 하고, 대학교에 대한 외부의 간섭을 최대한 배제한다는 헌법 제31조 제4항의 취지상 대학교수가 대학교 강의실 내에서 행하는 교수 방법에 관한 비판은 법적 절차에 의하기보다는 대학 내부적인 토론을 통해 이뤄지는 게 가장 바람직한 모습이다.〉
 
 
  원고 패소한 1심 깬 2심
 
  건호씨는 곧장 항소했는데, 서울고법 민사32부는 2017년 1월 11일 원고 패소한 1심을 깨고 B 교수가 건호씨에게 500만원의 위자료를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2심 재판부 역시 B 교수의 행위로 건호씨 본인의 명예나 인격권이 침해된 건 아니라고 판단했다. 다만 2심 재판부는 B 교수가 노 전 대통령의 투신 및 사망 사건을 조소적으로 비하해 표현함으로써 건호씨의 ‘추모 감정’을 침해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유족의 망인에 대한 추모 감정은 유족 삶에 어떤 방식으로든 영향을 미치고, 그에 따라 삶의 질이 좌우되기도 한다”며 “따라서 유족이 스스로 망인에 대한 추모 감정을 긍정적인 방향으로 형성하고 유지할 수 있는 권리는 행복 추구권에서 파생되는 권리로 볼 수 있다”고 했다.
 
  ‘추모 감정’이란 유족이 생전에 망인과 가족관계를 맺음으로써 형성된 유대관계에 기초해 망인을 그리워하고 생각하면서 일어나는 마음이나 느끼는 기분을 의미한다.
 
  재판부는 “문제의 표현은 ‘풍자’의 외관이지만, 실질 내용은 노 전 대통령이 죽음을 택한 방식을 차용해 희화화함으로써 투신 및 사망 사건을 비하하고 조롱하는 표현에 해당한다”며 “풍자가 요구하는 사회적 적절성을 갖추지 못했다. 때문에 사건 문제의 표현은 ‘학문적 이익을 얻기 위한 행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고 했다.
 
  재판부는 노 전 대통령을 비하했다는 의심을 살 수도 있는 두 사건 모두 법적 대응을 한 건호씨의 손을 들어줬다. 청와대는 23만5167명이 참여한 “일베를 폐쇄해 달라”는 국민청원에는 뭐라고 답할까. 일베 반대 성향 커뮤니티 게시판에는 이명박 전 대통령을 ‘쥐박이’ ‘가카새끼’, 박근혜 전 대통령을 ‘닭그네’ 등으로 비하하는 표현이 횡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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