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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무중 한반도를 살릴 외교의 길

전직 외교부 장관 저서(著書)에서 배우는 ‘한국 외교의 길’

“리더십·전략·국민적 합의가 한국 외교의 3가지 결핍 사항”

글 : 신승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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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승주 “한일 양국, 조건 충족 기다리지 말고 ‘화해 제스처’ 먼저 취해야”
⊙ 공로명 “국가 생존 최우선은 안보… 한미동맹 관계 공고화 계속 추구해야”
⊙ 윤영관 “비핵화와 관계 개선에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남북회담을 해야”
⊙ 반기문 “외교 리더십이란 경청(傾聽)으로 신뢰 쌓고 직면한 상황에 책임지는 것”
⊙ 송민순 “북한 압박하는 동시에 설득 위해서는 우월한 대응 논리 갖춰야”
위) 한승주, 공로명, 아래) 윤영관, 반기문, 송민순 전 외교부 장관.
사진=조선DB
  작년 한 해는 그 어느 때만큼이나 외교가 중요한 시기였다. 북한은 핵·미사일 도발로 한반도 안보위기를 고조시켰고 중국은 사드 보복으로 한국을 압박해 왔다. 미국과의 안보동맹과 경제협력도 중요했고 일본과의 과거사 정리 문제도 남아 있었다. 다자외교 측면에서 러시아와의 전략적 소통, 동남아 국가들과의 교류 필요성도 대두됐다.
 
  외교부는 문재인 정부 첫 외교 1년을 다음과 같이 자평(自評)했다. 임성남 외교부 1차관은 작년 12월 29일 자 《헤럴드경제》 특별기고에서 “취임 직후 과거와 달리 한반도 주변 4국 외에 유럽연합(EU), 독일, 아세안(ASEAN), 인도, 호주 등에 특사를 파견하고, 정상회담과 외교장관회담들을 연이어 개최하는 등 외교 공백을 메우기 위해 노력했다”고 전했다. 이어 “대통령은 미국 방문, G20 정상회의 참석, 러시아 동방경제포럼 참석, 유엔총회 참석, 아세안 정상회담 참석, 중국 방문까지 한 달가량을 해외에서 보내며 정상외교를 복원했다”고 밝혔다.
 
  노력이 빛을 발하지 못할 때도 있었다.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의 아랍에미리트(UAE) 특사 방문 의혹, 한국 기자 폭행 사건 및 국빈 홀대 논란이 일어난 방중 외교, 중국의 이른바 ‘3불’(不-사드 추가 배치 없음, 미국 미사일 방어(MD) 불참, 한미일 3국 군사동맹 추진 없음) 요구에 흔들리는 안보 정세 등은 현 정부 외교 방향에 적신호를 보냈다.
 
  최근에는 평창 동계올림픽을 계기로 남북대화 국면이 조성된 가운데, 북한 핵 이슈 대응과 미국과의 관계 조율을 어떻게 할 것인지가 숙제로 남았다.
 
  오히려 해답은 가까운 곳에 있기도 하다. 여기 전직 외교부 장관 5인의 저서가 놓여 있다. 지난 시절 그들이 외교 현장에서 직접 겪고 느낀 일화와 전략이 담겼다. 전 정권 시절 ‘선배’들이 체험하며 깨달은 비법과 조언을 새겨듣는다면, 문재인 정부도 앞으로 외교의 방향키를 제대로 잡을 수 있을 것이다. (※저서마다 본문 내용의 핵심 발췌를 위해 일정 부분 정리·축약·재배열 작업을 거쳤음을 독자들께 알려드린다.)
 
 
  1. 제24대 한승주 - 《외교의 길》(올림, 2017)
 
《외교의 길》
  김영삼 정부 시절 초대 외교부(외무부) 장관을 역임(1993년 2월~1994년 12월)한 한승주 전 장관은 작년에 펴낸 자서전 《외교의 길》에서 한국 외교가 맞고 있는 ‘다섯 가지의 대내외적 도전’에 대해 밝혔다.
 
  〈첫 번째는 북한의 핵무장과 관련된 것이다. 두 번째는 미국의 ‘미국 중심주의’라고 할 수 있다. 세 번째는 중국의 대국주의가 되겠다. 네 번째는 갈등하는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한국이 줄타기를 해야 하는 현실이다. 그리고 마지막 다섯 번째는 한국의 세 가지 결핍 사항, 리더십(지도자 또는 지도력), 전략, 국민적 합의다.〉
 
  한 전 장관은 특히 국내의 세 가지 결핍 사항에 대해 주의 깊게 살폈다. 그는 “외교에 있어서는 여당과 야당이 미국이나 중국과 같은 강대국에 대한 선호도가 다르다 보니 협력과 협치가 잘 이루어지지 않는 것이 보통”이라며 “이러한 상황에서 지도자의 역할이 상당히 중요하다”고 적었다. 전략을 가진 지도자가 리더십을 펼쳐 정부가 지향하는 외교 노선에 국민적 합의를 이끌어내야 한다는 말이었다.
 
  그러면서 “상대방의 말을 꼭 들어주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알려줄 것은 알려주고 협조를 받을 것은 받음으로써 정치인들뿐만 아니라 국민들 전체의 전반적인 의식이 달라질 수 있다”고 밝혔다. 본격 외교에 앞서 제대로 된 내정 관리, 즉 여야합의와 국민소통이 기반이 돼야 한다는 뜻이었다.
 
  한국 정부가 이상의 다섯 가지 도전을 헤쳐 나가야 다섯 가지 원칙의 ‘신외교’ 노선을 펼칠 수 있다고도 했다.
 
  〈세계 보편적인 가치를 강조하는 ‘세계화’, 대미 일변도 외교를 지양하는 ‘다변화’, 안보만을 강조하는 정책을 넘어서는 ‘다원화’, 통일을 위한 외교 및 통일 후를 준비하는 ‘미래지향외교’, 지역 협력과 통합을 강조하는 ‘지역외교’의 다섯 가지 목표를 우리 외교의 기조로 삼았다.〉
 
 
  북한전략 간파하고 한일협력 추구하는 실용외교
 
2016년 2월 15일 한승주 전 외무부 장관이 서울 광화문 사무실에서 《조선일보》와 인터뷰를 갖고 있다. 한 전 장관은 자서전에서 남북 외교에 있어 북한의 ‘벼랑 끝 전술’ ‘살라미 전술’ ‘중요 조치 연기 전술’ 등을 예의주시해야 한다고 밝혔다. 사진=조선DB
  한 전 장관이 말하는 진정한 외교란 “정치적 이념이나 감정에 사로잡히지 않으면서 냉철하게 대처”하는 ‘실용주의 외교’였다. 그런 점에서 그는 “외교안보 이슈를 지나치게 감정적으로 다루거나 정파적으로 판단하는 것은 매우 비생산적이고 국익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했다.
 
  실용외교가 성공하려면 어떤 준비 태세가 필요할까? 아마도 최근 고조되고 있는 북한 핵 문제에 있어 대북정책의 기본을 다잡는 게 중요할 것이다. 북측의 외교적 전략·전술을 주의 깊게 간파해야 현 정부의 대북정책도 효력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다. 한 전 장관은 1994년 당시 미·북 제네바 합의를 이끌면서 경험한 북한의 협상 기술들을 다음과 같이 소개했다.
 
  〈첫 번째는 ‘벼랑 끝 전술’이라고 부를 수 있는 극단적인 모험주의적 전술이다. 두 번째 전술은 ‘살라미 전술’이라고 부를 수 있는 것이다. 북한은 겉으로는 일괄 타결이나 포괄적 타결을 선호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언제나 합의 이전의 원상으로 복귀할 가능성을 보유하고 있다. 세 번째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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