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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파(左派)의 독주(獨走) 시작됐다

탁현민 행정관은 청와대에서 안 나오나, 못 나오나

글 : 권세진  월간조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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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애초 문제된 《남자마음설명서》는 시작에 불과… 모든 저서에서 일관되게 왜곡된 성(性)의식 보여
⊙ 여성비하, 여성의 성적 도구화, 유흥업소 옹호 등 그릇된 성의식과 여성혐오
⊙ 의전비서실은 대통령 행사 관여하는 측근… “행사 시 국격(國格) 저하 우려”
⊙ ‘막말 파문’ 김용민의 강간 발언 두둔하기도
⊙ 문재인 대통령 측근인 양정철과 깊은 인연으로 문 대통령 보좌 시작
문재인 대통령이 청와대 춘추관에서 참모진 인선을 발표하고 있다.
  여성비하 발언으로 이슈가 된 탁현민 청와대 의전비서실 행정관에 대한 논란이 뜨겁다. 7월 13일 한 언론이 탁씨가 조만간 경질될 것이라고 보도했으나 청와대 측은 즉시 “열심히 일하고 있고 경질 계획은 없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문제는 탁 행정관의 발언(글) 수위가 과거 어떤 정부 인사와도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심각하다는 것이다. 야당은 물론 여당 일각에서도 탁 행정관 해임 요구가 이어졌고 논란은 더욱 거세지고 있지만 청와대 측은 한 달이 넘도록 탁 행정관에 대한 징계나 해임 의지가 전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 전직 청와대 행정관은 “탁현민씨는 문화계에서 나름 기획력을 인정받고 있는 사람이고 문 대통령이 취임하면서 앞으로 활동할 범위가 넓을 텐데 청와대 행정관이 저런 논란에 버티면서까지 지켜내야 하는 자리인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공직자가 이 정도 논란의 중심에 선다면 일찌감치 사퇴를 선언했어야 한다는 의미다. 청와대와 탁현민 행정관이 ‘버티기’에 나서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문제저서 한두 권 아냐
 
2013년 3월 탁현민씨가 민주당 문성근 전 상임고문, 안도현 시인, 주진우 시사인 기자와 함께 국가정보원 선거개입에 대한 성명서를 발표한 후 성명서와 꽃다발을 청와대 민원실에 제출했다.
  탁 행정관이 문재인 대통령 취임 이후인 5월 하순 청와대에 입성할 당시 야당과 여성단체 인사들은 검증 과정에서 그의 2007년 저서 《남자마음설명서》에서 나타난 수많은 여성비하 및 성희롱성 언행을 지적한 바 있다.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등과 가슴의 차이가 없는 여자가 탱크톱(어깨가 끈으로 연결된 상의)을 입는 것은 남자 입장에서는 테러를 당하는 기분이다. 대중교통 막차 시간 맞추는 여자는 구질구질해 보인다. 콘돔 사용은 성관계에 대한 진정성을 의심하게 만든다.〉
 
  여성의 인권을 비하하고 성적인 대상으로만 인식하는 이 같은 내용이 알려지며 여성단체는 물론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 국민의당, 정의당에서 일제히 탁현민 행정관을 해임하라는 논평과 주장이 이어졌다. 탁 행정관은 5월 26일 본인의 SNS를 통해 “10년 전 부적절한 사고와 행동에 대해 깊이 반성한다”며 “불편함을 느끼고 상처를 받았을 분들께 죄송하다”는 글을 올렸다.
 
  그러나 청와대 측이 탁 행정관에 대한 해임이나 징계 의지를 전혀 보이지 않으면서 또 다른 저서에서도 일관적으로 왜곡된 성의식을 갖고 있다는 사실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한두 권이 아니다. 2010년 저서인 《상상력에 권력을》(더난출판)에는 다음과 같이 룸살롱 등 유흥업소에 대해 ‘아름답다’고 하는 내용이 있다.
 
  〈일반적으로 남성에게 룸살롱과 나이트클럽, 클럽으로 이어지는 일단의 유흥은 궁극적으로 여성과의 잠자리를 최종적인 목표로 하거나 전제한다. (중략) 그러니 이러한 풍경들을 보고 있노라면 참으로 동방예의지국의 아름다운 풍경이라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다. 이 도시에선 밤낮을 가리지 않고 향락이 일상적으로 가능한, 오! 사무치게 아름다운 풍경이 연출된다. 오늘도 즐겨라.〉
 
  한편 2007년 다른 문화계 종사자 3명과 함께 펴낸 대화집 《말할수록 자유로워지다》에서는 여성을 단지 성적인 대상으로 보는 시각을 여과 없이 드러낸다. 미성년자 시절 성관계에 대한 내용도 있다. 다음은 책의 내용이다.
 
  〈(탁현민) 심지어는 이런 거지. (학교 시절) 친구가 먼저 첫 경험을 했어, 와서 자랑할 거 아냐? 나 오늘 누구랑 했다 하면서. 다음날 내가 그 여자애에게 가서 ‘왜 나랑은 안 해주는 거냐?’고 하면 그렇게 해서 또 첫 경험이 이뤄지는 거지.〉
 
 
  2013년에도 여전한 시각
 
6월 22일 야3당 여성의원들이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여성비하 논란에 휩싸인 탁현민 청와대 행정관의 즉각 해임을 촉구하고 있다.
  다른 저자가 그에게 미성년 시절 첫 경험에 대해 묻자 이렇게 답한다. “내가 좋아하는 아이가 아니기 때문에 어떤 짓을 해도 별 상관없었어. 그 애는 단지 ○○의 대상이니까. 그리고 같이 잤다고 해서 사귀어야 한다고 생각 안 했으니까.”
 
  대화는 다음과 같이 이어진다. 탁 행정관의 이야기다. “남자들이 가장 열광하는 대상은 (중략) 선생님들이라고! 이상하게도 학창 시절에 임신한 여선생님들이 많았어. 심지어는 임신한 선생님들도 섹시했다고! (중략) 아, 룸살롱 아가씨는 너무 머리 나쁘면 안 되겠구나. 얘길 해야 되니까.”
 
  탁 행정관은 “10년 전의 잘못을 반성한다”고 했지만, 그 후에도 그의 특이한 시각은 계속된다. 2013년 저서인 《탁현민의 멘션’s》에서 그는 “누구에게서든 오빠로 불렸을 때가 가장 멋지다”며 “오빠, 힘 내 하면 힘이 불끈불끈 나고, 오빠, 달려 하면 지치지 않고 달리고, 오빠, 잘 자 하면 잠도 잘 온다”고 했다. 또 다른 내용을 보자.
 
  〈남자들 대부분이 나이트클럽이나 룸살롱 같은 곳에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으니까. 그런데 말이지. 나는 아무리 그렇게 놀아도 결국에는 아내가 제일 좋아서 집에 가고 싶더라고. 왜냐 아내는 엄마니까. 이렇게 이해하면 돼. 밤새도록 놀고 사우나 가서 자고 바로 출근하면 찝찝하잖아? 집에 돌아가서 엄마가 빨아준 옷 입고 출근해야 개운하지.〉 아내와 엄마를 동반의 대상이 아닌 ‘집안일 하는 여자’로 평가하는 셈이다.
 
 
  김용민 막말 두둔도
 
탁현민씨는 유명 팟캐스트 〈나는 꼼수다〉의 기획자였다. 2012년 총선 당시 문재인 대통령, 나꼼수 관계자들과 함께 유세전에 나선 탁씨.
  한편 과거 SNS에 남긴 글 역시 그의 성격을 보여준다. 탁 행정관이 2012년 4월 트위터에 남긴 글을 보자. 당시 19대 총선에 출마한 김용민씨가 “콘돌리자 라이스 전 미 국무장관을 강간해서 죽이자”고 해 논란이 일었는데, 탁 행정관은 “그가 한 말이 성희롱이라면 전두환을 살인마라고 하는 것은 노인 학대이며 김용민의 발언은 집회하다 교통신호 어긴 것쯤 된다. 김용민의 전쟁광들에 대한 천박한 욕설로, 미군 관타나모 캠프에서 벌어진 성폭행을 비난한 것”이라고 썼다. 김용민씨를 옹호한 것이다.
 
  김용민씨 역시 탁 행정관 책 내용이 논란을 빚자 자신의 팟캐스트 방송에서 “탁현민보다 더 저질인 사람부터 다 정리하고 순서가 오면 그때 정리할 것”이라고 두둔했다. 두 사람은 팟캐스트 〈나는 꼼수다〉의 기획자와 사회자로 함께한 인연이 있다. 〈나는 꼼수다〉는 젊은 층을 위한 속 시원한 방송이라는 평가도 있었지만 비속어 사용과 저속한 표현으로 논란이 되기도 했다.
 
  한 여성단체 대표는 “탁현민 행정관이 청와대에 입성했고 또 갖은 논란에도 불구하고 청와대 측의 철저한 보호를 받고 있다는 것은 최근 사회적 문제인 여성혐오 문제를 정부가 해결할 의지가 없다는 것으로 해석된다”며 “다른 산적한 여성계 문제도 많지만 탁현민 해임은 여성계가 반드시 관철해야 할 과제”라고 주장했다. 정현백 신임 여성부 장관은 취임 직후 “국회 청문회에서 약속드린 대로 (탁현민 해임 건의안을) 강력하게 건의했다”며 “사회 전반에 만연한 여성혐오 문제에 대응할 수 있는 전담팀을 부처 내에 신설할 것”이라고 말했다.
 
  여성활동가 권김현영씨는 지난 8일 서울 시청광장에서 열린 ‘서울, 민주주의를 배우다’ 행사 발언을 통해 “탁현민 행정관의 책으로 남성들은 ‘그래도 되는 선’을 배울 것”이라며 “페미니스트 정권이 되겠다는 (문재인 대통령의) 약속은 어디로 갔는가”라고 반문했다. 권김씨는 신문 지면 칼럼과 SNS를 통해 탁 행정관 저서와 주류 남성문화의 문제점을 꾸준히 비판해 오며 탁 행정관 퇴출 운동을 벌여왔다.
 
  그의 얘기다. “우리의 관심은 개인 탁현민이 아닙니다. 그가 책 몇 권에 걸쳐 쏟아낸 말들이 아무런 문제제기 없이 지난 10년 동안 방치돼 있다가 그 말들이 얼마나 문제인지를 깨닫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는데 이것이 민주주의입니다.” 민주주의를 위해서는 사회에 만연한 여성혐오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것이다.
 
 
  무엇이 문제인가
 
문재인 대통령이 《문재인의 운명》 북콘서트에서 양정철 전 대선캠프 부실장(오른쪽)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탁씨는 《운명》 북콘서트의 기획자였다.
  의전기획비서실 행정관은 대통령의 일거수일투족을 파악하고 접견·행사 등을 준비하는 자리다. 의전비서실에는 외교관 또는 국제문제 전문가도 많지만 그 외엔 대통령의 비서 출신 등 개인적인 측근이 대거 포진하는 게 보통이다. 탁 행정관은 문재인 대통령의 최측근, 이른바 ‘삼철’ 중 한 명으로 불리는 양정철 전 대선캠프 부실장과 인연이 깊다.
 
  성공회대 신문방송학과 겸임교수로 일하던 탁 행정관은 2009년 성공회대에서 열린 ‘노무현 추모 콘서트, 다시 바람이 분다’를 기획했는데, 이때 양정철 전 부실장이 감사를 표시하면서 인연을 맺었다. 양 전 부실장은 이후 봉하마을 노무현 추도식, 노무현재단 창립기념공연 등을 기획했다. 이후 양 전 부실장이 탁 행정관에게 문재인 대통령의 저서 《문재인의 운명》 초고를 보여주며 자서전을 기획해 보자고 했고, 문 대통령과 탁 행정관의 인연이 시작됐다. 탁 행정관은 이 책의 북콘서트를 맡으면서 문 대통령과 전국을 돌았다.
 
  이후 2016년 6월 문재인 대통령이 히말라야 트레킹을 떠날 때 동행, 27일간 숙식을 같이했다. 문재인 대선캠프의 초기 조직인 광흥창팀에 합류한 탁 행정관은 행사 기획을 맡아 문재인 후보의 출정식 영상을 제작하기도 했다.
 
  양정철 전 부실장은 청와대 수석 및 비서관 인사가 한창이던 5월 중순 돌연 “공직을 맡지 않겠다”며 출국했는데, 문 대통령의 최측근인 그가 돌연 출국한 데 대해 “용기 있는 결정”이라는 응원도 있었지만 “원하던 자리를 얻지 못한 불만 때문”이라는 의견도 있었다. 더불어민주당 대선캠프의 한 전직 관계자는 “양정철이 여기에 없어도 탁현민이 청와대에 있으니 대통령과 양정철의 연결고리는 여전할 것”이라고 추측했다.
 
  한 전직 청와대 선임행정관은 “탁현민의 기획력을 폄하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가 있는 자리는 청와대 문화 행사 전반에 영향을 미칠 수 있고 국내외 문화계 전체와 연결될 수 있는 자리이기 때문에 또 다른 문제가 생기기 전에 교체해야 할 것”이라며 “이 정도 논란의 인물이라면 대통령의 최측근이라는 사람들이 자르자고 진심 어린 조언을 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그는 “지금 선임행정관인데 저러다 비서관으로 승진이라도 하면 각종 행사를 담당하는 의전비서관실 입장에서는 국격에 문제가 생길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탁현민, 못 나오나 안 나오나
 
  야당과 여성단체는 물론 여당 내부에서도 탁현민 행정관에게 “대통령을 곤란하게 하지 말고 하차하라”는 의견이 상당한데도 본인이나 청와대가 꼼짝도 하지 않는 것은 그가 단지 실무 담당인 행정관에 그치지 않는 인물이기 때문이 아닐까. 청와대가 그를 내칠 수 없는 이유가 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편 정반대의 의견도 있다. 문화계 한 인사는 개인적인 의견임을 전제로 “본인(탁현민)이 나오고 싶어도 못 나오는 형편이 아닐까 생각한다”며 “만약 양정철 전 부실장과 관련한 이유로 청와대에 있는 것이라면 스스로 박차고 나오기는 힘드니 대통령이나 민정수석이 결단을 내리는 것이 더 바람직해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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