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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파(左派)의 독주(獨走) 시작됐다

문재인의 ‘적폐 청산’은 ‘이명박-박근혜 10년 기억’ 지우기?

“4대강 감사는 전형적인 정치감사… 이명박 정부에 대한 ‘한풀이 보복’”(자유한국당)

글 : 박희석  월간조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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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촛불’에 무너지고 옥살이 중인 박근혜와 건재한 이명박 향한 문재인 정부의 ‘적폐 청산’ 작업
⊙ 문재인, 감사원에 대법원이 문제없다고 한 4대강 사업 감사 지시
⊙ BBK 문제 다시 거론하며 ‘이명박 심판’ 분위기 띄우는 더불어민주당
⊙ “국정원 적폐 청산은 개혁을 빙자한 정치 탄압”(이철우 국회 정보위원회 위원장)
⊙ 차용증 쓰고 박연차에게 15억원 빌린 노무현… 노무현 유산 상속한 권양숙 등은 갚았나
⊙ 노무현 일가, 대가성 없다던 박연차 돈 640만 달러에 대한 증여세 납부는?
⊙ 문재인, 육참골단 자세로 노무현 수사기록 공개하고 관련 의혹 진상 밝혀야
  이명박·박근혜 정부 당시 제기된 의혹들에 대한 재(再)조사가 속속 추진되고 있다. 이른바 ‘적폐 청산’이다. 문재인 정부가 국가 발전을 가로막고 사회 갈등을 야기하는 ‘적폐’를 척결하는 건 당연하지만 내용을 보면 우파 정부에 대한 ‘정치보복’의 성격이 짙다.
 
  문재인 대통령은 취임 후 ‘세월호 사고’와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에 대한 재조사를 조국 민정수석에게 주문했다. 이는 대통령 자리에서 끌려 내려와 옥살이하는 박 전 대통령이 재기하지 못하도록 ‘대못’을 박겠다는 의도로 해석될 수 있다.
 
  문 대통령은 5월 22일 이명박 정부의 최대 국정과제였던 ‘4대강 사업’에 대한 정책 감사를 감사원에 지시했다. 국가정보원은 과거 자신들의 정치 개입 의혹을 밝히겠다고 나섰다. 7월 11일 서훈 국가정보원장이 국회 정보위원회에 출석해 밝힌 바에 따르면 국정원은 이명박·박근혜 정부 시절 국정원 개입 의혹이 있다고 제기된 사안 13개를 조사할 예정이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2007년 대선 당시 이명박 전 대통령이 실소유주란 소위 ‘BBK 의혹’을 재조사하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들이 박 전 대통령보다 이 전 대통령 관련 의혹 조사를 강하게 내세우는 이유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죽음 때문이다. 이 전 대통령이 무리한 검찰 수사를 통해 자신들의 주군인 노 전 대통령을 투신자살하도록 몰아붙였다고 주장하는 친노 입장에선 박근혜 정부보다 이명박 정부에 대한 반감이 깊을 수밖에 없다.
 
  박 전 대통령과 달리 이 전 대통령이 정치적 타격을 입지 않은 채 ‘전직 대통령 예우’를 받으며 국가 원로로 활동하는 상황 역시 달갑지 않을 수 있다. 이 전 대통령에게 정치적 타격을 준다면 노 전 대통령의 ‘복수’를 하는 것은 물론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을 궤멸시킬 수 있다는 판단도 작용했을 가능성이 있다.
 
 
  문재인, “이명박·박근혜는 가짜 보수… 거대한 횃불로 불태워야”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해 탄핵 정국 당시 “이명박·박근혜·새누리당은 ‘가짜 보수’ ‘사이비 보수’”라고 규정한 데 이어 “가짜 보수를 거대한 횃불로 불태워 버리자”고 주장했다.
  문재인 정부의 이 같은 움직임은 오래전부터 예견된 일이었다. 문재인 대통령과 친노 정치인들은 박근혜 전 대통령과 파면과 대선 과정에서 이미 이명박·박근혜 정부에 대한 그들의 ‘분노’를 여과 없이 드러냈었다. 특히 문 대통령은 2016년 11월 19일 부산광역시에서 열린 ‘문재인과 부산 시민이 함께하는 시국 토크’에 참석해 “이명박, 박근혜는 ‘가짜 보수’ ‘사이비 보수’”라면서 “다시는 사이비 보수 세력이 정치판에 서지 못하도록 몰아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음은 문 대통령의 당시 발언이다.
 
  “부산 시민 여러분, 지금 우리의 목표는 단지 박근혜 대통령을 하야시키는 데 있는 것만이 아닙니다. 우리의 목표는 더 큽니다. 우리의 목표는 박근혜 대통령의 퇴진, 그 너머에 있습니다. 지난 4년간 국정을 사사롭게 운영하고 국가 권력을 사익을 추구하는 수단으로 삼아왔던 정치 세력, 군대 안 가고 세금 안 내고 위장 전입하고 부동산 투기하고 방산 비리하고 특권과 반칙을 일삼고, 그러면서 경제 망쳐놓고 안보 망쳐놓고, 그저 종북 타령 색깔론으로 국민을 네 편 내 편 나누면서 ‘보수’라고 국민을 속여왔던 ‘사이비 보수 정치 세력’을 심판해야 한다. 그렇죠? 이번 기회에 진짜 보수가 아니면서 색깔론으로 국민을 속여온 국민을 편 가르고 적으로 대해 온 사이비 보수 세력, 다시는 이 땅 정치판에 서지 못하도록 우리가 몰아내야 합니다. (중략) 이명박·박근혜·새누리당, 정말 애국심이 있고 국가관이 있는 집단입니까? 진짜 보수입니까? 가짜 보수죠? 사이비 보수! 이제 우리 부산 시민들, 속지 맙시다.”
 
  문 대통령은 같은 해 11월 26일, 서울시 종로구 청계광장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박근혜 퇴진 결의대회’에 참석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오늘 100만 촛불은 구악을 불태우고 세상을 바꾸는 거대한 횃불로 활활 타오를 것”이라면서 “가짜 보수 정치 세력, 이 거대한 횃불로 모두 불태워 버립시다, 여러분!”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종합하면 “‘가짜 보수’인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과 그 추종·지지 세력을 불태워 다시는 집권하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고 얘기한 셈이다.
 
 
  이해찬, “극우보수 완전히 철저히 궤멸시키고 장기 집권해야”
 
노무현 재단 이사장인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대선 유세 때 “극우보수를 완전하고 철저하게 궤멸시켜 (더불어민주당이) 장기 집권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대선 당시 문재인 후보 캠프 공동선대위원장이었던 ‘친노 원로’ 이해찬 의원은 4월 30일 충남 공주시 유세에서 “나라를 바로 세우기 위해선 보수를 궤멸시키고, 더불어민주당이 장기 집권을 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뻔뻔하고 거짓말 잘하는 사람들에게 이 나라를 맡겼기 때문에 박근혜가 구속됐습니다. 전두환이 구속됐습니다. 노태우가 구속됐습니다. 우리나라 대통령 중에서 구속된 사람은 이 세 사람인데 다 박정희와 관계된 사람들입니다. 박정희 밑에서 그 은덕을 입어서 대통령 된 사람들은 다 구속이 됐습니다. 나머지 사람들은 아무도 구속되지 않았습니다. 이 나라는 이제 바로 세워야 합니다. 민주주의가 파탄 나고, 경제가 이렇게 파탄 나고, 남북 관계가 이렇게 파탄 나도 그 책임을 전부 야당한테 들씌웠던 사람들입니다. 이번에 우리가 집권하면 몇 번 집권해야죠? 저 극우보수 세력을 완전히 궤멸시켜야 됩니다. 다시는 저런 사람들이 이 나라를 농단하지 못하도록 철저하게 궤멸시켜야 합니다. 이번에 문재인 후보가 대통령이 되면 이다음에 우리에게 기라성 같은 인물들이 많이 있습니다. 안희정, 이재명, 박원순, 이런 사람들이 이어서 쭉 장기 집권해야 합니다.”
 
  문 대통령을 비롯한 친노의 이 같은 발언은 대선 과정에서도 논란이 됐었다. 다음은 이와 관련해 5월 2일 대선 후보 TV 토론회 당시 문재인 당시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가 나눈 문답이다.
 
  〈홍준표: 문 후보님이 대통령이 되시면 보수 불태우겠다고 했거든요? 그럼 나는 화형 당하겠네요?
 
  문재인: 하하하하, 횃불 발언 이야기합니까?
 
  홍준표: 아니, 보수 불태우겠다고 했잖아요?
 
  문재인: 언제요?
 
  홍준표: 지난번에 이야기했잖아요? 할 때마다 거짓말하면 어떡해요?
 
  문재인: 홍준표 후보가 토론회에서 말하는 사실관계마다 거짓이라는 게 언론의 팩트 체크로 드러나고 있지 않습니까? 제가 횃불을 이야기한 것은 우리 시민들이 들고 있는 촛불이 더 커져서 거대한 횃불이 되고, 그 거대한 횃불들이 보수 정권이 만들어 온 적폐들을 청산해야 한다는 그 말씀을 드린 것이죠.
 
  홍준표: 불태우겠다는 얘기는 안했구만요?
 
  문재인: 횃불은 상징적인 표현 아닙니까.
 
  홍준표: 그러면 이해찬 의원이 집권하면 보수 궤멸시켜야 한다고 했는데, 나는 또 문드러지겠네. 그건 어떻게 생각하세요?
 
  문재인: 하하하. “이번에 정권 교체 확실히 해야 한다” “적폐를 만들어 온 국정 농단 세력에게 국정을 다시 맡길 수 없다”는 그런 표현을 한 거죠.
 
  홍준표: 보수 궤멸시켜야 한다는….
 
  문재인: 저는 그렇게 이해가 됩니다.
 
  홍준표: 이해찬 의원이 상왕이죠?
 
  문재인: 하하하하하. 자, 그런 말씀 마시고. (후략)〉
 
 
  박근혜, 4대강 사업 관련 정경 유착 조사했지만 밝히지 못해
 
문재인 대통령은 취임 직후 박근혜 대통령 재임 시 결론이 난 세월호 사고의 진상 규명을 위한 재조사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5월 22일 감사원에 이명박 정부의 최대 역점 사업인 ‘4대강 사업’에 대한 정책 감사를 지시했다. 문 대통령은 취임 이전에도 4대강 사업을 부정적으로 바라봤다. 문 대통령은 2016년 8월 30일 더불어민주당 부산·경남 지역 의원들과 낙동강 녹조 현장 조사를 나갔다. 그는 이 자리에서 “낙동강은 4대강 사업 전에도 상수원 수질이 좋지 않았는데, 설상가상으로 4대강 사업으로 상류에 여러 개의 보를 설치했으니 수질이 더 나빠졌다”고 주장했다. 올해 3월 28일, ‘2017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 토론회’에선 “4대강은 정상적인 사업이 아니었다”면서 “정권교체가 된다면 그것이 정책 판단의 잘못인지, 아니면 개인 치부나 부정부패의 수단인지 제대로 규명하겠다”고 했다. 4월 11일, 부산광역시 벡스코에서 열린 ‘문재인의 부산비전 기자회견’에서도 4대강 사업과 관련해 “불법이 드러나면 법적 책임과 손해배상 책임을 묻겠다”고 밝혔다.
 
  4대강 사업은 이명박 정부와 박근혜 정부 당시 이미 세 차례에 걸쳐 감사원 감사가 실시된 사안이다. 2010년에 있었던 1차 감사는 4대강 사업을 진행하던 중에 이뤄진 관계로 사업 계획 수립과 이행 실태를 중점적으로 살폈다. 그 결과, 감사원은 일부 예산 낭비와 무리한 사업 추진 등의 문제점을 지적하면서도 전반적으론 홍수 예방과 가뭄 극복 등에 4대강 사업이 도움이 될 것이라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박근혜 정부 출범 한 달 전인, 2013년 1월에 발표된 2차 감사 결과에 따르면 4대강 사업은 주요 시설물 품질과 수질 관리 실태 등에서 문제점을 갖고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감사원이 이명박 당시 대통령과 당만 같을 뿐 ‘한 지붕 두 가족’으로 지내며 ‘여당 속의 야당’ 역할을 했던 박근혜 당시 대통령 당선인의 눈치를 보면서 1차 감사 때와 다른 결과를 내놓은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설계·시공 일괄입찰 등 주요 계약 집행 실태를 살핀 3차 감사의 결과는 2013년 7월에 공개됐다. 당시 박근혜 정부는 건설사에 초점을 맞췄다. 이명박 정부 인사들에게 건설사가 리베이트를 제공했는지 살폈지만, 일부 기업들의 담합 행위만을 적발했을 뿐이다.
 
 
  대법원, “4대강 사업은 정당성과 적법성 갖춰… 사업 편익이 비용보다 커”
 
대법원이 4대강 반대론자들의 행정소송 판결에서 사업의 정당성과 적법성을 인정했지만, 문재인 대통령은 5월 22일 4대강 사업 감사를 지시했다.
  이 밖에도 시민단체들이 행정소송을 제기했지만, 사법부는 4대강 사업의 정당성과 적법성을 인정했다. 2015년 12월, 대법원은 4대강 사업 시행계획을 취소하라며 국토해양부 장관 등을 상대로 낸 소송에 대해 “4대강 사업은 적법하다”는 취지의 판결을 내렸다.
 
  대법원은 “홍수 예방이나 용수 확보라는 목적 달성에 적당한 수단이고, 일부 수질악화와 생태계 변화가 있더라도 사업으로 얻는 이익을 능가한다고 보기 어렵다”면서 4대강 사업의 정당성을 인정했다. 적법 절차를 거치지 않았다는 원고의 주장에 대해서는 “예산 편성에 절차상 하자가 있더라도 시행계획이 위법한 것은 아니다”라고 판시하면서 적법성 논란을 마무리 지었다.
 
  그럼에도 문 대통령이 4대강 사업 감사를 지시한 데 대해 자유한국당은 강하게 반발한다. 6월 15일, 자유한국당은 대변인 논평을 통해 “이미 3차례에 걸쳐 이뤄진 4대강 감사를 정권이 바뀌었다고, 대통령이 말 한마디 했다고 또 하겠다는 것은 엄청난 행정력 낭비”라면서 “새 정권의 입맛에 맞춘 정치감사가 될 게 불 보듯 뻔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번 4대강 감사는 법적 근거가 없는 문재인 대통령의 업무지시 6호”라면서 “독립기관인 감사원에 대해 대통령이 감사 지시를 하는 것은 감사원법에 명백히 반한다”고 지적했다.
 
 
  감사원 사무총장과 감사위원에 문재인 고교 후배와 노무현 변호인 임명
 
2009년 4월 30일, 뇌물 수수 의혹과 관련해 검찰에 소환된 노무현 전 대통령이 경남 김해시 봉하마을 집을 나서고 있다.
  자유한국당 소속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의원들도 이날 국회 정론관에서 브리핑을 통해 “4대강 감사는 전형적인 정치감사이자 전전 정부에 대한 ‘한풀이 보복’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라고 비판하면서 “문재인식 보복정치는 국민에게 공감받기 힘들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밝힌다”고 강조했다.
 
  청와대는 이전 정권에서 이뤄진 감사는 미진했다면서 감사를 추진할 계획이다. 김수현 청와대 사회수석은 “두 차례 감사는 이명박 정부 때 이뤄져 국민이 충분치 못하다고 판단한다. 박근혜 정부 때 감사도 건설업체들의 담합이 주를 이뤘다”고 주장했다. 이어 “전 정부 색깔 지우기란 시선도 있을 수 있겠지만 그런 생각은 전혀 반영돼 있지 않다”고 밝히면서 “4대강 감사는 개인의 위법·탈법 행위를 적발하려는 것이 아니고 정부 정책 결정과 집행 과정의 교훈을 확보하는 데 목적이 있다”고 주장했다.
 
  정치 보복성 감사는 아니란 주장이지만, 감사원은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황찬현 감사원장은 7월 4일 신임 사무총장(차관급)에 왕정홍 현 감사위원을, 신임 감사위원(차관급)에 김진국 변호사를 각각 임명 제청했다. 왕 감사위원은 행정고시 29회 출신으로 감사원 재정·경제감사국장, 기획조정실장, 제1사무차장 등 주요 보직을 두루 거쳐 2014년 5월부터 감사위원으로 근무해 왔다. 경남 함안 출신으로 경남고와 연세대 행정학과를 졸업했다. 문 대통령의 고교 6년 후배다.
 
  김진국 변호사는 노무현 정부 때 대통령 비서실 법무비서관을 지냈다. 지난 대선 때는 문재인 캠프에서 법률 지원 업무를 맡은 것으로 알려졌다. 2009년, ‘노무현 비자금 수사’ 때는 문재인 당시 변호사와 함께 노 전 대통령 변호를 맡기도 했다. 이에 대해 일각에서는 청와대가 4대강 사업 감사 체제를 구축한 것 아니냐는 얘기도 나온다.
 
 
  더불어민주당, “이명박의 BBK 사건 재조사해야”
 
2017년 3월, ‘BBK 주가 조작’의 당사자 김경준은 만기출소 후 미국으로 강제추방됐다. 그는 미국에서 국내 언론과의 인터뷰와 트위터 글을 통해 “BBK 수사가 잘못됐다” “이 전 대통령이 BBK 실소유주”란 취지의 주장을 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논평을 통해 “BBK 사건을 재조사해야 한다”면서 이명박 전 대통령을 압박하고 있다. ‘BBK 사건’은 재미교포 김경준씨가 1999년에 설립한 투자자문회사 BBK가 코스닥 상장 업체 옵셔널벤처스를 인수한 뒤 주가를 조작하고, 회사 자금을 횡령한 사건을 말한다. 이처럼 통상적인 주가 조작 사건이 전 국민적 관심사가 된 까닭은 이 전 대통령의 개입 여부 때문이다.
 
  설립 당시 자본금 5000만원이었던 BBK는 ▲다스 190억원 ▲대양이엔씨 120억원 ▲오리엔스 캐피탈 회장 조봉연 100억원 ▲삼성생명 100억원 ▲심텍 50억원 ▲오리엔스 22억원 ▲장신대학 4억원 ▲개인 투자자 126억원 등 총 712억원의 투자를 받았다. 이 중 이 전 대통령의 형 이상은씨와 처남 김재정씨가 운영하던 현대자동차 납품업체 다스가 BBK에 190억원을 투자하게 된 배경을 놓고 이 전 대통령이 BBK의 실소유주이기 때문이란 의혹이 제기됐다.
 
  이른바 ‘BBK 의혹’은 2007년 한나라당 대선 후보 경선 과정에서 박근혜 경선 후보 캠프에서 이명박 후보가 BBK 사건에 연루됐다고 주장하면서 시작됐다. 그 근거를 종합하면 이렇다.
 
  이 전 대통령이 김경준씨와 각각 30억원씩 출자해 2000년 2월 ‘엘케이(LK)이뱅크’라는 금융회사를 설립해 사장을 맡을 당시 자신의 명함에 ‘BBK 투자자문사’라는 문구를 넣었다. 당시 LK이뱅크는 BBK와 같은 건물 같은 층에 있었다.
 
  이 전 대통령은 2000년 10월 광운대 특강에서 “내가 한국에 돌아와서 인터넷 금융회사(LK이뱅크)를 창립했습니다. 금년 1월달에 BBK라는 투자자문회사를 설립하고, 이제 그 투자자문회사가 필요한 업무를 위해서 증권회사(이뱅크 증권중개)를 설립하기로 생각해서 지금 정부에 제출해서 며칠 전에 예비허가가 나왔다”라고 말했다. 스스로 BBK란 회사를 차렸다고 얘기한 것이다.
 
  이 전 대통령은 2000년 10월 16일 자 《중앙일보》 인터뷰에서도 “올 초 이미 새로운 금융상품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LK이뱅크와 자산관리회사인 BBK를 창업한 바 있다”고 밝혔지만, 2007년 대선이 끝난 다음엔 “김경준과 함께 인터넷 종합 금융사업을 하기로 약정한 상태에서 제휴업체인 BBK 대표 김경준을 홍보해 주려고 말한 것이지 자신이 BBK 실제 소유자라는 취지는 아니었다”고 주장했다.
 
 
  검찰 수사 결과는 “이명박은 BBK와 무관하다”
 
  김경준씨는 2000년 12월~2001년 11월 38개 계좌를 동원해 옵셔널벤처스 주식을 고가에 매수하고, “해외 투자자들이 자사에 투자한다”는 소문을 내 옵셔널벤처스 주가를 올렸다. 옵셔널벤처스의 주가는 폭등했고, 김경준은 2001년 12월 회삿돈 384억원을 횡령해 미국으로 도피했다가 미국 연방수사국에 체포돼 로스앤젤레스 연방교도소에 갇혔다.
 
  김경준씨가 한국에 돌아온 건 2007년 11월 16일이다. 대선 쟁점으로 떠오른 ‘BBK 사건’과 관련해 미국 시민권자였던 김씨는 돌연 2007년 11월 대선을 앞두고 국내로 강제송환됐다. 한나라당은 대통합민주신당 측이 개입한 ‘기획 입국’이 아니냐는 식의 주장을 했다. 이와 관련, LA교도소에 함께 수감됐던 재미 치과 의사 신모씨가 김씨에게 들은 이야기를 쓴 편지가 공개됐다. 편지엔 당시 청와대와 김씨 사이에 모종의 거래에 따라 김씨가 기획 입국했다는 정황이 담겨 있었지만, 이는 2012년에 ‘가짜’인 것으로 드러났다.
 
  당시 김씨는 “이명박이 BBK의 실제 소유주이며 자신도 주가 조작의 피해자”라면서 “이면계약서가 이명박 후보가 BBK의 주인이라는 사실을 증명해 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명박 당시 한나라당 대선 후보는 자신이 김경준에게 사기를 당했다고 항변했다.
 
  대선 전 검찰은 이명박 후보의 BBK 연루 의혹에 대한 수사에 돌입했다. 수사를 맡은 김홍일 당시 서울중앙지검 3차장검사는 BBK 실소유주와 관련해 “김경준이 미국에서 주장했던 것과 달리 검찰조사에서는 자신이 BBK 지분 100%를 가지고 있으며, 이명박은 지분을 갖고 있지 않다고 진술했다”며 “BBK 지분 100%를 유지한다는 김씨의 자필 메모도 발견됐다”고 말했다. ‘이면계약서’에 대해서는 “이명박의 서명이 없는 등 형식이 허술하고, 계약서에 찍힌 도장도 이명박의 인감도장과 다르다”며 위조된 것으로 결론지었다.
 
 
  “이명박이 BBK 실소유주란 증거 있다”면서 공개 안 하는 이유는?
 
이명박 전 대통령과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이 7월 4일 서울의 한 호텔에서 회동했다. 이 전 대통령은 ‘전직 대통령’ 예우를 받는 유일한 대통령이자, 우파의 구심점이다.
  검찰 수사의 객관성을 신뢰하지 않은 대통합민주신당은 ‘한나라당 대통령 후보 이명박의 주가 조작 등 범죄 혐의의 진상 규명을 위한 특별검사의 임명 등에 관한 법률(이명박 특검법)’을 정식으로 발의했다. 이명박 특검법은 대선이 끝난 2007년 12월 28일 공포됐다. 이에 따라 전 서울고등법원 법원장인 정호영 변호사가 특별검사에 임명됐다. 재수사에 들어간 정호영 특검은 2008년 2월 21일 BBK 사건과 이명박 당시 대통령 당선인은 무관하다는 취지의 수사 결과를 발표했다. 김경준씨는 옵셔널벤처스의 주가를 조작하고 회사 자금을 횡령한 혐의로 기소돼 2009년 5월 대법원에서 징역 8년에 벌금 100억원이 확정됐다.
 
  김씨는 2017년 3월 28일 만기 출소했다. 원래 형기는 2015년 11월까지였지만, 벌금을 내지 않아 노역장에 유치되면서 더 복역하게 됐다. 법무부는 출소한 김씨를 3월 29일 미국으로 강제추방했다.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은 외국인 등은 국외로 강제퇴거시킬 수 있다’고 규정한 출입국 관리법에 따른 조치였다.
 
  미국에 돌아간 김씨는 국내 언론 인터뷰를 통해 BBK의 실소유주가 이명박 전 대통령이라는 증거인 아직 공개되지 않은 이 전 대통령과 BBK의 금융 거래 내역을 공개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 전 대통령이 BBK의 실소유주임을 밝힐 수 있는 유력 증거를 갖고 있었다면, 김씨가 왜 지난 10년 동안 공개하지 않은 채 징역살이를 했는지 의문이다.
 
  김씨는 또 검찰 수사 당시 “이명박 전 대통령을 BBK 범죄에서 빼는 진술을 하면 형을 감해준다”는 회유와 함께 협박도 당했다 하지만, 언론 보도에 따르면 이는 김씨가 이미 10년 전 특별검사 수사 과정에서 얘기했지만 이는 수사의 정당성을 훼손하기 위한 허위 주장인 것으로 드러났다. 그럼에도 더불어민주당은 주가 조작범인 김씨의 주장에 무게를 싣고 BBK 재조사를 촉구하고 있지만, 문재인 대통령의 수용 여부는 미지수다. 문 대통령이 임명한 ‘칼잡이’ 윤석렬 서울중앙지방검찰청장은 “BBK와 이명박 전 대통령은 무관하다”는 결론을 내린 정호영 특검팀에서 활동했다.
 
 
  국정원, “권양숙이 1억원짜리 피아제 시계 2개 버렸다”는 진술 유출 경로 조사 예고
 
문재인(우) 대통령이 ‘적폐 청산’에 대한 일각의 반발을 잠재우기 위해선 권양숙(좌)씨 등을 비롯한 노무현 전 대통령 일가 관련 의혹들의 진상을 밝힐 필요가 있다.
  국가정보원 역시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 재임 시절 자신들이 관련된 의혹들에 대해 재조사를 추진하고 있다. 서훈 국정원장이 국회에 보고한 바에 따르면 조사 대상은 ▲지난 2012년 대선 과정에서 새누리당이 폭로한 서해 북방 한계선(NLL) 관련 정상회담 대화록 공개(박근혜) ▲2012년 대선 당시 국정원 댓글 사건(이명박) ▲문화계 블랙리스트(박근혜) ▲헌법재판소 사찰 사건(박근혜) ▲서울시 공무원 간첩 조작 사건(이명박) ▲박원순 제압 문건(박근혜) ▲좌익 효수 필명 사건(이명박) ▲채동욱 검찰총장 뒷조사(박근혜) ▲추명호 6국장의 우병우 전 민정수석 비선 보고(박근혜) ▲극우 단체 지원(박근혜) ▲세월호 참사 관련 의혹(박근혜) ▲이탈리아 해킹 프로그램 구매 및 민간인 사찰 의혹(박근혜) ▲노무현 전 대통령 수사 관련 정보 유출(이명박) 등 총 13건이다. 이 중 이 전 대통령 재임 당시 제기된 의혹은 4건이다.
 
  정보위원회 소속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국정원의 이번 발표에 “개혁을 빙자한 정치적 탄압이며 과거만 뒤지는 퇴행”이라고 반발했다. 특히 국회 정보위원회 위원장인 이철우 자유한국당 최고위원은 “서 원장이 정치 개입을 안 하려고 적폐를 청산하려 한다 했는데, 결국 정치에 휘말리고 있다”며 “이런 식으로 정권이 바뀌었다고 전 정권을 겨냥한 조사를 하는 것은 정치 개입이며 정치 보복”이라고 했다.
 
  이에 대해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최소한의 적폐 청산”이라고 옹호했고, 서 원장은 “꼭 봐야 하는 사안이 있다면 정권을 가리지 않고 할 용의가 있다”고 대답했다.
 
 
  “가장 해결하기 어려운 적폐를 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척결해야”
 
  2014년 4월, 세월호 사고가 난 후 박근혜 당시 대통령은 “적폐를 청산하겠다”고 했다. 이에 대통령 비서실은 ‘적폐 척결을 위한 전략’이란 주제로 용역을 발주해 보고서를 받았다. 보고서상 적폐는 “나쁜 관행이 고착화되고 지속적으로 악화되어 전 국민의 생활과 국가 경제의 성장에 피해를 주는 의식적·무의식적으로 반복되는 부패 행위” “속칭 ‘떼법’으로 인해 법치주의에 기반하는 자유민주주의 질서를 무시하거나 파괴하는 행위”를 말한다. 해당 보고서는 “적폐로 인해 사회제도에 대한 불신이 심화되고, 사회적 자본이 형성되지 않는다”며 “사회 전반에 걸쳐 국가 혁신과 제2의 도약을 위한 기반을 구축하기 위해선 적폐 척결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그중에서도 “가장 해결하기 어려운 적폐를 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척결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에 따르면 문재인 대통령이 추진하는 ‘적폐 청산’ 작업을 ‘퇴행적’이라며 비판할 수만은 없다. 쌓이고 쌓인 부정과 비리를 도려내지 않으면 국가 발전이 요원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문 대통령은 이 과정에서 과거 조국 민정수석이 “자신의 살을 베어 내주고, 상대의 뼈를 끊는다”란 뜻으로 제안한 ‘육참골단(肉斬骨斷)’을 되새길 필요가 있다. 자신에게 가장 어려운 문제이면서 국민적 관심사 중 하나인 노무현 전 대통령 비자금 의혹에 대한 진상을 먼저 밝혀야 자신의 적폐 청산 의지를 알리고, 명분을 챙길 수 있다는 얘기다.
 
 
  노무현 정부의 적폐 ‘노무현 일가 비자금 의혹’도 밝혀야
 
2009년 당시 검찰 수사 내용에 따르면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은 노 전 대통령 부인 권양숙씨 등에게 640만 달러를 줬다.
  2009년 검찰 수사 내용과 언론보도에 따르면 노 전 대통령은 2008년 3월 20일 연리 7% 조건으로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에게 차용증을 쓰고 15억원을 빌렸다. 물론 이는 개인 간의 금전 거래이므로 문제될 게 없다. 문제는 그의 부인 권양숙씨(100만 달러), 아들 노건호·조카사위 연철호씨(500만 달러), 딸 노정연씨(40만 달러)에게 흘러 들어간 박 회장의 돈 640만 달러였다. 검찰은 이와 관련 노 전 대통령에게 포괄적 뇌물 수수 혐의를 적용하려 했지만, 노 전 대통령 측은 대가성을 강하게 부인했다.
 
  소위 ‘노무현 비자금 수사’는 노 전 대통령이 투신자살하면서 ‘공소권 없음’으로 종결됐지만, 이에 대한 국민적 의혹은 여전하다. 노무현 전 대통령 수사 기록을 공개하라는 요구가 끊이지 않는 이유다. 노무현 일가의 현재 상황에 대해서도 면밀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노 전 대통령이 박 회장에게 빌린 돈은 2009년 3월 19일에 갚기로 돼 있었다. 노 전 대통령의 유산을 상속한 권양숙씨 등은 2009년 11월 30일 국세청에 상속세 신고서를 제출하면서 재산을 13억원, 부채를 16억원으로 신고했다. 재산은 봉하마을 사저와 인근 임야가 전부였던 것으로 알려졌는데, 현재 사저는 권양숙씨가 올해 1월 13일 ‘재단법인 사람 사는 세상 노무현 재단(이사장 이해찬)’에 증여했다. 권씨가 노 전 대통령으로부터 물려받은 재산의 대부분을 무상으로 노무현 재단에 줬다는 얘기다.
 
2009년 당시 노무현 전 대통령 측은 박연차 회장이 노건호(좌측부터), 권양숙, 노정연 등 노무현 일가에 건넨 640만 달러는 대가성이 없다고 주장했다.
  그렇다면 권씨는 노 전 대통령이 박 회장에게 빌린 것으로 알려진 15억원을 제대로 상환했을지 의문이다. 권씨가 사저를 노무현 재단에 증여하면서 자신의 채무도 함께 넘겼는지, 박 회장이 채권을 포기했는지 살펴야 한다. 박 회장이 채권을 포기했다면 이는 ‘증여’에 해당하므로 세금을 내야 한다.
 
  또 박연차 회장에게 노무현 일가가 받은 640만 달러가 그들 주장대로 ‘대가성이 없는 돈’이라면, 이 역시 ‘증여’에 해당한다. 과연 이들이 세법이 정한 바에 따라 증여세를 납부했는지 알려진 내용이 없다. 확인 작업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문 대통령이 정말 적폐를 청산하고 싶다면 노 전 대통령 수사 기록을 공개하고, 노무현 일가 관련 의혹의 진상을 밝히는 육참골단의 자세를 취해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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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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