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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 탄핵

경찰 출신 변호사의 최순실 특검과 검찰 들여다보기

피의자들에게는 가혹하고 제 식구에게는 관대한 대한민국 검찰

글 : 박상융  법무법인 한결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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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속된 상태에서는 방어권 제대로 행사할 수 없어… 밤샘조사도 수사 편의주의
⊙ 수사권은 권한이 아니라 국민이 부여한 책임이자 의무… 신중하게 행사되어야
⊙ 잘못된 수사로 피해 입은 이들에게 배상 책임과 진심 어린 사죄 있어야
⊙ 인간에 대한 성찰과 고뇌를 가진 검사를 볼 수 없다는 것은 큰 아픔

박상융
1965년생. 고려대 법학과 졸업 / 제29회 사법시험 합격,
1993년 특채로 경찰에 입문, 경찰청 마약·지능범죄수사과장, 경기지방청 수사과장,
서울 양천·평택·동두천·김포·대전중부·논산경찰서 등 서장 역임
2017년 3월 6일 박영수 특별검사가 서울 강남구 대치동 특검 기자실에서 ‘최순실 사건’에 대한 최종 수사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최순실 국정농단사건’을 수사한 특별검사는 기존 검찰 수사와는 별도로 30명을 기소하고 이 가운데 13명을 구속하면서 활동을 마무리했다. 특별검사는 검찰이 기존 수사에서 기소하지 않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과 조윤선 문체부 장관, ‘정유라 입시 비리’ 관련 이화여대 교수 등을 구속 기소한 것을 큰 성과라고 자평하는 분위기다.
 
  일부 언론은 역대 특검 중 가장 많은 인원을 구속·기소한 사실을 들어 ‘성공한 특검’이라고 보도했다. 하지만 언론이 간과하는 것이 있다. 언론은 권력을 끊임없이 감시하고 견제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 단순히 사람을 많이 기소하고 구속 인원이 많다고 해서 특검 편에 서서 ‘성공한 특검’이라고 치켜세우는 것은 언론의 본분을 망각한 보도 태도다.
 
  특검이 김기춘 실장과 조윤선 장관 등을 기소하면서 문화 관련 정부기금사업지원심사와 관련하여 적용한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는 그동안 기소된 사례도 거의 없을 뿐 아니라(구속된 사례도 극히 적음), 법원에서도 무죄 판결이 자주 나오는 혐의라고 할 수 있다.
 
구속되는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과 조윤선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특검 사무실로 소환되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게 적용한 뇌물공여죄(제3자 뇌물공여) 역시 수수 대상자로 지목한 대통령을 조사하지 않는 상태에서 구속(영장 기각 후 재청구)이 이루어졌다. 이 모두가 법원에서 어떻게 판결이 날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만약 기소된 이들이 법원에서 무죄 판결을 받으면 그때 가서 언론은 뭐라고 쓸 것인가? 결국 성공한 특검인지 아닌지는 구속이나 기소된 사람의 숫자가 아니라, 법원의 최종 판결이 난 이후에 판단할 문제다.
 
  변호사로서 이번 ‘최순실 특검’을 보면서 평소 생각하고 있던 우리나라 검찰 수사 방식과 제도에 대한 기본적인 문제점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검찰이 기소권을 독점한 나라에서 검찰 권력을 적절하게 통제하지 못하거나, 제도적인 견제 장치가 없으면 그 피해가 고스란히 선의(善意)의 국민에게 돌아간다는 사실을 일깨워주기 때문이다. 법원 주변에서는 소위 ‘6조지’라는 오래전부터 떠도는 속설이 있다. “형사는 때려 조지고, 검사는 불러 조지고, 판사는 기일 연기해서 조지고, 감옥 간 사람은 먹어 조지고, 가족들은 재판 비용으로 조진다”는 등의 이야기다.
 
  이번 사건과 같이 직권남용이나 뇌물수수 등과 같이 증거와 법리적용에서 다툼이 많은 부분일수록 피의자의 방어권 보장 차원에서 불구속 수사하는 것이 원칙이다. 하지만 우리나라 검찰은 일단 구속부터 하고 보는 것이 수사의 관행이다. 이렇게 하는 것이 또한 성공한 수사라는 인식에서 아직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검찰과 법원의 구속영장 발부 기준은 엄격히 말하면 ‘도주와 증거인멸 혐의’다. 도주와 증거인멸 혐의가 없는 이재용 부회장(한 차례 영장기각)과 조윤선 장관, 김기춘 실장, 우병우 민정수석에게까지 구속영장을 청구한 것을 두고 일부에서 촛불 집회의 민심과 차기 집권이 유력시되는 야당을 의식한 행위가 아닐까 하는 의구심을 보낼 정도다.
 
 
  근절되지 않는 ‘밤샘조사’
 
  재판 과정에서 구속과 불구속은 하늘과 땅만큼의 차이가 있다. 구속된 상태에서 검찰수사를 받게 되면 변호인과의 접견교통권(接見交通權)을 제대로 행사하기 어려워 방어권을 행사하는 데 불리하다. ‘열 사람을 놓치더라도 한 명의 억울한 죄인을 만들어서는 안 된다’라는 법언(法言)이 있듯이 구속과 기소는 신중에 신중을 기하여야 하는 것이 원칙이다.
 
  모든 피의자는 법원의 판결이 있을 때까지는 무죄로 추정해야 하는 것이 헌법과 형사소송법의 정신이라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판결이 확정되기 전까지는 피의자(피고인)는 무죄다. 이번 특검은 매우 이례적으로 대변인을 통해 수사사항을 거의 매일 정기적으로 언론에 공개하였다. 이런 특검의 행위는 자칫 국민에게 수사 대상자들이 헌법상의 ‘무죄추정’이 아닌 ‘유죄추정’으로 비칠 수 있다.
 
  그다음 지적하고 싶은 것이 검찰의 조사방식이다. 이재용 부회장을 포함, 특검에 소환된 사람들은 길게는 20시간이 넘게 조사를 받았다. 이번 최순실 사건에서도 ‘밤샘조사 자제’ ‘불구속 수사원칙’이라는 그동안 검찰이 내세워 왔던 방침과 노력이 거의 통용되지 않았다. 수사를 통해 기소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에 못지않게 공정성과 피의자의 인권보장도 중요하다는 것을 한시도 잊어서는 안 된다.
 
  사람이 장시간 한 장소에서 조사를 받으면 신체적으로 정신적으로 지치게 마련이다. 제아무리 조사 과정에 변호인이 입회하고 휴식시간을 가진다고 해도 심적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 더구나 조사도 받기 전부터 이미 언론 보도를 통해 검찰이 유죄라는 심증을 내놓고 자신을 소환하고, 조사 후에는 영장청구라는 형식으로 가게 된다는 것을 알게 된다면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게 된다.
 
  밤샘조사는 한꺼번에 조사를 하려는 수사 편의주의에서 비롯된 것이다. 요즘에는 조사 과정에서 실제로 ‘때려서 조지지’는 않겠지만, 밤을 새워 수사하는 것과 수사 과정에서 마음에 상처를 주는 것 자체가 사실상 고문을 가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그동안 적지 않은 재벌 총수와 고위 공직자들이 검찰 조사 과정의 심리적 상처를 극복하지 못하고 자살했다는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또한 불구속 수사를 원칙으로 삼을 때만 법조계에 만연한 전관예우(前官禮遇)의 악습(惡習)을 막을 수 있다. 전관예우는 안면 있는 판사를 통해 구속영장을 기각해 달라고 부탁하는 과정에서 가장 많이 일어나기 때문이다.
 
 
  형평성이 의심스러운 우병우 수석 조사
 
2017년 2월 22일, 서울구치소에서 영장이 기각된 우병우 전 수석이 나오고 있다.
  특검 수사를 보면서 한 가지 의문이 드는 것은 기소된 사람 중에 검찰 출신인 우병우 전 수석의 경우 결국은 구속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우 수석은 이미 기존 검찰에서 수사팀까지 편성하여 수사했지만 입건조차 하지 못하고 사실상 내사 종결하였다. 특검 역시 활동 시한이 임박해서 우 수석을 단 한 차례 불러 조사한 후 영장을 청구했으나 기각되었다.
 
  우병우 수석은 청와대에서 민정수석을 했던 중요한 보직에 있었던 사람이다. 상식적으로 판단하자면 최순실의 대통령을 통한 소위 각종 인사청탁, 기업 특혜, 미르와 K 스포츠 재단에 대한 혐의 사실에 대해 알 수 있거나 알았어야 할 위치에 있었던 사람이다.
 
  만약 특검이 초기부터 우 수석에 대한 수사를 치밀하게 하였다면 구속영장이 과연 기각되었을까? 항간에는 특검 내부에서도 우병우 수석의 영장 청구를 둘러싸고 반대의 목소리가 있었다는 소문이 떠돈다. 여론을 의식해서인지 특검은 우 수석을 조사 후 즉시 영장 청구를 하기는 했지만, 소명부족으로 기각되었다.
 
  검찰이나 특검이 우 수석을 구속하지 못한 것을 강조하고자 이야기하는 게 아니다. 검찰 출신인 그에 대한 수사 과정이 최순실 사건과 관련해 다른 수사 대상자와 비교할 때 너무나 형평성에 맞지 않는 수사였다고 느끼기 때문이다. 만민(萬民)은 법 앞에 평등해야 하는데, ‘최순실 국정농단’과 관련 가장 중요한 위치에 있다고 상식적으로 판단되는 민정수석이 가장 늦게 조사를 받았다는 것을 일반 국민이 과연 쉽게 이해할 수 있을까? 그가 과연 검찰 고위 간부, 민정수석(비서관) 출신이 아니었다면 이렇게 수사를 했을까?
 
  더구나 국정농단과 별 관련이 없는 입시비리의 경우, 도주 우려가 거의 없는(특히 압수수색으로 증거 확보까지 했으므로 증거 인멸 우려도 적다) 대학 총장을 비롯하여 교수와 교직원을 5명이나 구속했는데, 최순실 사태의 ‘몸통’으로 여겨지던 우 수석은 마지막에 마지못해 수사한 것 같은 인상을 주기에 충분했다. 특검으로부터 사건을 인계받은 현직 검찰 또한 우 전 수석이 민정수석 재직 시 직간접적으로 관여(지시)했던 검사들인데 과연 제대로 수사할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도 든다.
 
 
  우리나라 검찰의 나쁜 관행들
 
  선거철이 될 때마다 여야(與野)는 대선공약으로 고위공직비리수사처 신설을 제시한다. 문제는 공수처를 신설해도 근무할 사람들은 검찰 출신으로 채워질 것이라는 점이다. 현재 검찰은 지자체, 정부 각 부처, 금감원 등에 파견을 나가 있다. 그것도 높은 직책에 별도의 사무실과 비서까지 두는 경우가 많다. 검찰에서 퇴직한 후에도 별반 다르지 않다. 대기업의 법무실장은 대부분 퇴직 검사 출신이며, 공기업 감사까지도 퇴직 검찰에서 차지하고 있다. 심지어 국회의원도 검찰 출신이 많다. 그러니 모두 사법시험에 합격하면 검사를 하려고 한다.
 
  서울 서초구 서초동 주변에서 가장 높은 건물이 검찰청과 법원 건물이다. 사람들이 가장 가기 싫어하는 곳이 검찰청인데도 도로안내 표지판에는 검찰청 표지판이 곳곳에 있다. 검사실을 가보면 산더미 같은 사건서류에 파묻혀 사건 기록과 씨름하는 검사들을 볼 수 있다. 하지만 이들 검사 중 실제 사건의 현장에 가보면서 사건 기록과 꼼꼼히 대조하고, 관계자의 이야기를 경청하는 검사가 얼마나 될까 하는 생각에 이르면 고개를 저을 수밖에 없다.
 
  검찰의 기본 업무인 공소유지법정의 경우, 사건 내용도 잘 모르면서 수사 기록을 제대로 숙지하거나 검토도 하지 않고 그저 수사 검사의 공소장만 그대로 낭독을 하는 경우도 허다하다. 고검(高檢)으로 가면 더 심하다. 검찰의 불기소 처분에 항고해도 관련자들을 제대로 조사도 안 하고 시간만 끌다가 수사를 종결하기 일쑤다.
 
  심지어 경찰에서 송치한 지 일주일도 채 되지 않아 그대로 사건을 종결하고 경찰의 송치 의견을 있는 그대로 기재하는 경우도 있다. 이런 배경에는 고검으로 발령 나는 것을 승진에서 좌천된 한직으로 여기는 분위기가 한몫하고 있다고 본다. 고검은 고등법원의 카운터 파트너로서 2심의 공소유지 기능 및 검찰의 부당한 무혐의 사건에 대한 재기수사 등 중요한 역할이 있음에도 기능을 제대로 못 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경찰송치사건 기록을 꼼꼼히 보면서 기록에 기재되지 않은 내용을 파헤치기 위해 사건 현장에 나가는 검사는 많지 않다. 검찰은 경찰의 잘못된 수사를 지휘하여 피의자·피해자의 인권보호를 위하여 경찰에 대한 수사·지휘권이 있어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막상 사건 송치 후에는 제대로 사건 기록을 보지 않는 것이다.
 
  송치사건의 철저한 분석보다는 사건을 손쉽게 종결하기에 바쁘다고나 할까. 사건 당사자(관련자)가 많고 쟁점이 복잡한 사건이나 기한이 오래된 사건은 경찰 송치 의견대로 송치 후 조사도 제대로 하지 않고 처분을 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사건 당사자인 국민이 경찰 수사보다는 검찰의 직접 수사를 원하여 검찰에 직접 고소하는 사건까지 검찰은 고소인의 뜻에 반해 경찰에 내려보내는 경우도 다반사다.
 
  검찰 사건 중에 경찰의 송치사건이 90% 정도를 차지한다. 하지만 새로 임명되는 젊은 검사들이 검찰 본연의 업무인 경찰형사송치사건을 검토하는 일반 형사부나 공소유지를 담당하는 공판부를 꺼리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러한 검찰 본연의 업무부서보다는 윗사람들로부터 인정받을 수 있는 특수부, 대검찰청, 청와대, 금융 조세부, 금감원, 국제기구 등에 근무하거나 파견을 선호하는 현상도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이런 관행 탓에 경찰 송치사건에 대한 면밀한 법적 검토와 증거 판단이 중요함에도 형식적인 서류 검토에 그치는 경우가 많다는 점도 지적하고 싶다. 아울러 검찰의 타 기관 파견제도가 실제 부패 감시 역할에 도움이 되는 것이 아니라, 검찰 조직의 인사적체를 해소하는 방안으로 사용되고 있지는 않은지 한번 되돌아봐야 한다.
 
 
  “한번 훼손된 명예는 쉽게 회복되지 않아”
 
  일부 검사(수사경찰도 포함)들이 수사 과정에서 무조건 ‘법대로 규정대로’를 들이대며 다그치는 것도 문제다. 법을 집행하는 사람일수록 법 이전에 ‘사람’이 먼저라는 기본적인 사안을 간과하면 안 된다. 피의자들이 바뀐 법규정을 제대로 몰라서 그랬다고 설명을 하면 “법을 모른다고 면책되지 않는다”고 다그친다. 실제 정부가 제정·개정한 법규정은 일반 국민이 접하기 어려운 관보(官報)에만 게재되어 잘 모르는 경우가 많은데도 이런 사정이 통하지 않을 때가 많다.
 
  실제로 많은 검사가 자신만의 사고(프레임)에 갇혀 일처리를 하거나 ‘묻는 말에나 대답하라’는 식으로 피의자들을 대한다.
 
  그 대표적인 사례가 ‘이태원 살인사건’이다. 경찰이 살인죄의 공범(共犯)으로 송치한 진범 패터슨을 검사가 살인혐의에 대해 무혐의로 단정하면서 패터슨은 미국으로 도주했다. 당시 수사검사의 틀에 갇힌 사고와 공소유지 검사의 부실한 공소 유지로 인해 공범 에드워드는 재판에서 무죄가 확정되었다.
 
  결국 검찰의 잘못으로 공범 중의 한 사람은 처벌하지 못한 사례가 발생한 것이다. 박근혜 정부 들어서도 검찰이 착수한 방산비리수사와 포스코, KT, 자원비리수사와 관련하여 검찰이 기소한 많은 사람이 무죄 판결이 났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수사하고 지휘한 일부 검사들은 승진하기도 했다.
 
  검찰 조사 과정에서 피의자가 자살하고, 재심(再審)을 통해 나중에 무죄가 선고되어도 누구 하나 관련 피해자들에게 사죄하지 않는다. 수많은 사람을 구속·기소한 이번 특검수사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흉악범도 아닌데 수갑에 포승줄까지 채운 채 검찰 조사실로 불려가는 피의자의 모습을 본 부모형제, 부인, 자녀는 큰 충격을 받을 것이다. 설사 나중에 무죄가 선고된다고 해도 피의자 당사자와 가족의 실추된 명예와 그들이 겪은 고통은 결코 쉽게 회복되지 않는다.
 
  검찰에 의해 부당하게 기소되면서 언론에 신분이 노출되고 오랫동안 봉직했던 공직에서 물러나고, 명예를 실추당한 사람들에 대하여 어떤 사죄나 사과표명도 없다는 것은 인권 측면에서 가볍게 볼 사안이 아니다.
 
  또한 우리의 검찰은 ‘자료의 임의 제출’보다는 ‘압수수색’을 통해 수사의 단서를 잡고, 압수한 자료들은 ‘수사 중’이라는 이유로 판결이 확정될 때까지 잘 반환해 주지도 않는 관행을 따른다. 이 때문에 일부 검찰 출신 변호사는 구속영장 실질심사보다는 압수수색영장 실질심사 도입의 필요성을 제기하기도 한다.
 
  이에 반해 검찰 자신의 비리(2010년 속칭 벤츠검사 사건, 진경준 검사장 주식대박 사건, 김형준 전 부장검사 사건 등)와 관련된 사건에 대해서는 너무나 관대한 것이 사실이다.
 
  검찰 내부의 비리 문제가 발생하면 검찰은 “특임 검사식 검찰 시스템을 도입하고, 외부인사 중심의 감찰위원회 심의 기능도 강화하고, 직무와 관련해 100만원 이상의 금품을 받으면 원칙적으로 해임이나 파면을 하는 등 엄중히 문책한다”는 등의 대책을 발표한다. 또한 대검찰청 특별감찰단을 중심으로 고검 검사급 이상 검찰 고위직에 대한 비위를 상시 감시하기로 한다는 식의 대책을 내놓지만 땜질식 처방이나 생색내기에 불과하다는 것을 국민이 더 잘 알고 있다.
 
  현재 검사징계법에는 비위검사에 대한 파면처분이 없고 면직과 정직이 최고 중징계다. 진 검사장 사건 때도 “고위 검사들이 앞으로 증권수사를 하면서 증권투자를 못 하도록 하겠다”는 보여주기식 대책만 나열했다.
 
 
  “경찰과 검찰이 서로 적대시하면 안 돼”
 
  최근 임용되는 신임 검사들을 보면 특목고나 속칭 스카이(서울대·연세대·고려대) 대학 출신이 대부분이다. 변호사로서 소위 ‘엘리트 의식’에 물든 이들이 세상의 굴곡진 삶 속에서 범죄를 저지르는 사람들의 심정을 제대로 알면서 법 적용을 할지 심히 의문스럽다. 이들이 무조건 사법시험 혹은 로스쿨 시험에서 출제되는 대로 형식적인 법규정과 논리 적용만 내세우지는 않을까 걱정이 앞선다.
 
  ‘사람’을 생각하지 않는 기계적이고 형식적인 법적용 때문에 국민 법감정과 맞지 않고 국민들이 수긍하지 못하는 법집행이 점점 많아지고 있으며, 국민은 여전히 ‘무전유죄, 무권(無權)유죄, 전관예우’라는 말을 믿고 있다. 법조계에 몸담고 있으면서 인간에 대한 깊은 성찰과 고뇌를 하면서 사건을 처리하는 검사를 별로 보지 못한다는 것은 실로 큰 아픔이다. 검찰이 어떤 자세로 수사에 임하고 공소유지를 함에 따라서 억울한 사람도 구제할 수 있고, 법망(法網)을 피해 나가는 악질범과 사회악을 뿌리 뽑을 수 있다.
 
  검사는 자신이 구속하거나 기소한 사람이 어떻게 재판을 받는지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구치소와 교도소에 접견을 가서 재범을 하지 않도록 도움을 주거나, 범죄에 억울하게 피해를 본 유가족들에게 어떤 도움을 줄 수 있을지 고민하는 검사가 되었으면 한다. 휴가 중에 교도소에 가서 수감된 사람들과 이야기도 나누면서 수사와 재판 과정 중에 겪은 고충을 듣거나, 혹시 자신이 기소한 사건이 잘못되지는 않았는지 살펴보는 이런 인간적인 검사들이 많아졌으면 하는 것이 필자의 소박한 바람이다. 이렇게 하는 검사가 많아져야 국민이 검찰을 진정으로 신뢰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경찰과 적대시하지 말고 협력하고 공조하는 검찰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범죄는 국제화·광역화되어 가는데 이를 대처하는 경찰과 검찰은 서로 대립하며 소통을 하지 않으려 한다. 경찰 또한 무조건 경찰에 독자적인 수사 지휘권을 보장해 달라고만 할 것이 아니라 과연 일선 경찰서·파출소·지구대에서 제대로 사건을 처리하고 내부에서 사건을 제대로 지휘할 수 있는 시스템이 되어 있는지 성찰해 볼 필요가 있다.
 
  현재 법에서 보장된 경찰서장의 즉결심판청구권만 제대로 행사해도 수많은 경미한 사건이 검찰을 거치지 않고, 피의자들을 전과자로 만들지 않으면서도 신속하게 사법처리할 수 있다. 이러한 즉결심판청구권을 경찰서장이 제대로 행사하지 않은 채 무조건 형사 입건을 하는 현실을 자성(自省)해야 한다.
 
  수사권은 경찰과 검찰 자신들의 권한이 아니라 국민이 부여한 권한이다. 권한이 아닌 ‘책임이자 의무’이기 때문에 국민이 납득하고 수긍할 수 있도록 신중하게 행사되어야 한다. 칼등을 써야 할 때 칼날을 사용하면 무고한 사람이 다친다. 그리고 수사에 대한 책임을 반드시 져야 한다.
 
  경찰이든 검찰이든 수사를 잘못하여 억울한 사람이 형을 살게 되면 그에 따른 배상 책임과 진심 어린 사죄 표명이 있어야 한다. 이런 것들이 국민을 위한 진정한 경찰·검찰개혁의 출발점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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