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가온 대선(大選)] 미국 2008, 2012, 2016 대선결과 맞춘 구글로 알아본 한국 2017 대선 : 월간조선

작년 미국에서 트럼프(Donald J. Trump) 대통령 후보의 당선은 많은 정치 전문가들의 예상을 뒤엎는 결과였다. 국내외 정치 전문가와 미국의 주요 언론사 여론조사에선 힐러리 클린턴의 당선이 유력하다고 말해 왔다. 그런데 트럼프의 당선을 일찍부터 간파한 사람(?)이 있었다. 바로 구글이다. 미국 대선 전 구글에서 검색된 트럼프 관련 기사의 수와 검색 결과의 양(이하 검색량)을 보면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에 비해 앞서고 있음이 나타난 것이다. 이런 구글의 데이터는 과거 미국의 대선에서도 동일하게 예측되었다고 알려졌다. 구글의 이런 빅데이터의 뛰어난 예측성에 대해서 카이스트 대학의 정하웅 물리학 교수는 그의 저서, 《구글신은 모든 것을 알고 있다》에서도 언급한 바 있다. 정 교수는 그의 저서와 방송에서 구글의 검색량 및 검색횟수 등을 보면 앞으로 발생할 일들에 대한 예측이 어느 정도 가능하다고 말한 바 있다. 물론 구글의 검색량과 다른 결과가 간혹 나오는 경우도 있으나, 최근 구글 빅데이터의 영향력은 무시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는 한 강연에서 과거 서울시장 당선 결과에 대해 이렇게 말한 바 있다. “서울시장 보궐선거 하루 전날인 2011년 10월 25일 밤 11시15분에 구글에 이름을 쳐 넣어 웹 페이지수를 검색해 봤습니다. 웹 페이지수와 선거 득표율의 상관관계가 높다는 말을 들었기 때문입니다. ‘나경원’은 4660만 개, ‘박원순’은 5430만 개가 나왔습니다. 당시 실제 득표율은 나경원 46.2%, 박원순 53.4%였습니다. 구글을 ‘신(神)’이라고 부를 만한 결과였죠.”

정하웅 카이스트 교수는 《월간조선》과의 전화통화에서 “정치권에 대한 예측은 섣불리 할 수 없고, 제대로 (조사를) 하려면 다양한 수치가 적용되어야 한다. 또 정치와 같은 민감한 주제에 대해선 말하고 싶지 않다”며 정치권에 대한 언급 자체를 거부했다. 정치권에 대한 질문을 대신해 단순히 구글을 통한 검색 방법을 묻자, “무엇을 검색하든지 검색량과 검색횟수, 두 가지 사안을 고려해 예측하는 것이 좋다”며 말을 아꼈다. 정 교수의 검색방법을 참고해 본지는 2017년 유력 대권후보들의 이름을 구글에 검색해 봤다. 검색 방법은 정 교수의 말처럼 검색을 한 뒤 검색되어 나온 검색량, 그리고 구글 트렌드를 통해 알아보는 검색횟수의 양이다. 다음은 구글 트렌드로 본 대권 후보별 검색횟수다.

구글에선 작년말부터 올해초까지 반기문이 문재인보다 강세

작년 12월 말부터 올해 초까지 반기문 전 총장이 강세를 보였다. 사진=구글 캡처

2017년 새해 첫날(1월 2일) 《조선일보》의 1면에는 차기 대선 여론조사 내용이 실렸다. 《조선일보》는 칸타퍼블릭(옛 미디어리서치)과 함께 작년 12월 말, 대선주자에 대한 여론조사를 실시했다. 이 여론조사를 보면 가장 유력한 대권후보는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였다. 그는 반기문 전 유엔 총장과의 양자대결은 물론 3자, 4자 대결 모두에서 우위를 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반 전 총장과의 양자대결에선 44.8%로 반 전 총장의 34.8%보다 약 10%포인트 가량 압도했다. 대권후보들의 다자간 대결에서 문재인 반기문 이재명 안철수 안희정 손학규 박원순 오세훈 유승민 김부겸 김문수 남경필 순으로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이번 구글 검색에서 대권후보는 아니지만 가장 이슈가 되고 있는 인물인 최순실의 이름도 검색해 보았다. 최순실의 검색량은 현 대권후보들 중 가장 우위를 보인다는 문 전 대표의 검색량보다 3배가량 높은 수치가 나왔다. 최순실(6600만 건)보다 높은 검색량을 보인 유일한 인물은 헌법재판소의 탄핵 여부를 기다리고 있는 박근혜 대통령(6700만 건)이었다. 이번에 《월간조선》이 확인한 모든 구글 검색은 1월 초(3~8일) 오후를 기준으로 한다.

한때 황교안 권한대행이 문재인 전 대표보다 우위를 보이기도 했다. 사진=구글 캡처

〈표 1〉은 구글 검색량으로 알아본 대권후보 순위이며, 이들은 지난 《조선일보》의 여론조사에 거론된 인물 명단과 동일하다. 명단은 동일하지만 《조선일보》의 여론조사 순위 결과와는 일부분 차이가 있다. 구글의 검색과 《조선일보》 조사 결과의 1위부터 4위까지는 동일하다. 그러나 4위 이하부터는 구글의 검색량이 다르게 나왔다. 《조선일보》의 여론조사는 5위가 안희정, 6위가 손학규, 7위 박원순, 8위 오세훈, 9위 유승민, 10위 김부겸, 11위 김문수, 12위 남경필이다. 구글에선 박원순 시장과 유승민 의원, 안희정 지사 순으로 강세를 나타냈다. 하위권의 순위도 다르게 나타났다. 〈표 1〉은 검색량에 나온 앞 두자리 수에 단순히 %를 붙여서 만든 것이다. 검색량에 %를 붙여 여론조사로 예측한 결과는 앞서 언급한 박원순 대 나경원의 시장 선거 결과와 유사했기 때문이다.

〈표 2〉는 문재인 반기문 이재명 안철수 박원순 5명의 대권후보의 검색횟수를 나타낸 것이다. 구글 트렌드로 작년말부터 연초까지의 검색횟수를 보면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는 단 1차례도 1순위에 들지 못했다. 이재명 시장과 반기문 전 총장이 돌아가면서 1위를 차지했다. 12월 21일 한때 문재인 전 대표는 3위까지 검색횟수가 내려가기도 했다. 박원순 시장과 안철수 국민의당 의원은 작년말 순위가 거의 바뀌지 않다가 올해 초 박원순 시장이 안철수 의원을 앞섰다.

여권 대권주자로 거론된 황교안 총리, 박원순 시장보다 강세, 안철수 의원과 비슷

5명의 대권주자에 대한 구글의 분석이다. 사진=구글 캡처

이 여론조사에서는 여권 일각에서 차기 대권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에 대한 여론조사는 제외됐다. 한때 황교안 권한대행에 대한 대권출마설이 돌자, 작년 12월 20일 황 권한대행은 대정부 질문에서 “대선출마할 뜻이 없다”고 일축한 바 있다. 그럼에도 여권 일각에선 여전히 그가 대권에 나와야 한다는 말이 계속 들리고 있다. 황교안 권한대행이 여권의 후보로 출마해 현재 야권의 유력한 후보인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와 겨뤄 본다면 승산이 있을까.

검색량으로 보면 황교안 권한대행은 1100만 건을 기록해 1390만 건을 기록한 안철수 후보의 뒤를 바짝 좇고 있는 모양새다. 황 권한대행은 검색량으로는 문재인 반기문 이재명 안철수에 이은 5위다. 그런데 구글 트렌드의 검색횟수로 보면 12월 4일부터 10일까지 황교안 문재인 반기문 3명을 대입, 100을 최고점으로 봤을때 황교안 78, 문재인 59, 반기문 44를 기록해 한때 황교안 권한대행이 다른 주자들을 앞선 바 있다. 작년 12월 25일 크리스마스부터 31일까진 반기문 100, 문재인 50, 황교안 24를 기록했다. 2017년초인 1월 1일부터 7일까지는 반기문 81, 문재인 59, 황교안 27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문재인 전 대표와 황교안 권한대행의 양자간 대결에선 문재인 76, 황교안 35가 나왔다. 같은 기간 문재인 전 대표와 반기문 전 총장의 양자간 대결에선 반기문 81, 문재인 59를 기록해 《조선일보》의 여론조사 때와 달리 반기문 전 총장이 작년말부터 올해초까지 강세를 보이고 있음을 확인했다.

〈표 3〉은 정치권에서 유명세를 타고 있거나, 한번이라도 대권출마설에 거론된 인물 모두를 포함해 봤다. 그중에는 대권출마를 포기했다고 공언한 인물 등이 있으며, 개헌 이후 재선에 도전할 가능성이 있는 인물도 포함됐다. 〈표 3〉은 구글의 검색량 기준으로 순위를 매겨 본 것이다.

지난 12개월 동안 황교안 권한대행, 반기문 전 총장, 문재인 전 대표에 대한 구글의 분석이다. 사진=구글 캡처

〈표 4〉는 5개 정당별 검색량과 횟수도 확인해 봤다. 일단 검색량은 실제 국회 의석수와는 다소 상반된 결과가 나타났다. 가장 많은 검색량을 나타낸 정당은 정의당이다. 정의당 361만개, 개혁보수신당 140만개, 국민의당 134만개, 새누리당 97만개, 더불어민주당 57만개 순으로 나타났다. 1월 3일 기준으로 아직 개혁보수신당이 정식으로 창당하지는 않았지만, 새누리당 의원들의 탈당이 이어지고 있어 이번 조사에 포함했다. 12월 23일 개혁보수신당이 처음으로 검색되기 시작한 시점부터 2017년 1월 1일까지의 검색 트렌드를 분석하면 〈표 4〉와 같다.

박근혜 정권에 타격을 준 최순실 게이트 이슈가 이어지고 있음에도 새누리당을 검색한 횟수는 여타 정당보다도 높았다. 개혁보수신당도 최초 검색기록이 등장한 이후부터 꾸준히 횟수가 증가해 연초에는 새누리당에 이어 2위까지 올랐다. 이는 대선을 앞두고 신당 창당을 통한 정계의 판도가 바뀌는 상황을 국민들이 눈여겨보고 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검색량에서 1위를 차지한 정의당은 검색횟수에서는 하위권에 머물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