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중연합당 당원들 ‘이석기 석방’ 팻말 들어
⊙ 내란선동죄로 9년형 선고 받은 이석기, 형기(刑期) 1년 늘 수도
⊙ 회사 비자금으로 사무실·아파트 구매 비용 보태
⊙ 허위견적서 작성, 국민 세금 편취
⊙ 내란선동죄로 9년형 선고 받은 이석기, 형기(刑期) 1년 늘 수도
⊙ 회사 비자금으로 사무실·아파트 구매 비용 보태
⊙ 허위견적서 작성, 국민 세금 편취
- 지난 8월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 63빌딩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새로운 진보정당을 내걸고 출범한 민중연합당의 전당대회에서 일부 참석자들이 내란음모사건으로 구속된 이석기 전 통합진보당 의원의 석방을 요구하는 손팻말을 들고 있다.
광복 71주년을 하루 앞둔 8월 14일 서울 여의도 63 컨벤션센터에서는 민중연합당의 전당대회가 열렸다. 민중연합당은 ‘흙수저당’, ‘비정규직철폐당’, ‘농민당’이 연합, 20대 총선 직전 출범한 정당이다. 민중연합당은 ‘제2의 통진당’이란 지적을 받고 있다. 헌법재판소의 위헌 정당 결정으로 해산된 통합진보당(통진당) 출신인 김선동·김재연·이상규 전 의원이 입당한 데다, 이날 전당대회에서 뽑힌 대표단 전원이 과거 통진당 활동 인사들이기 때문이다.
김창한 상임대표는 과거 통진당에서 노동위원장을 지냈다. 그는 2014년 11월 헌법재판소의 통진당 해산 심판을 앞두고 “박근혜 정권이 제아무리 통진당을 탄압한다 하더라도 우린 더욱더 굳센 단결로 강해질 것”이라고 했다. 정태흥 지역당원 대표는 통진당에서 서울시당위원장을, 안주용 농민당 대표 역시 전남도당 부위원장 등을 역임했다.
손솔 흙수저당 대표는 이화여대 총학생회장 출신으로 통진당과 관련을 맺고 있던 한국대학생연합에서 활동한 경력이 있다. 전당대회장에는 통진당 출신 이석기 전 의원의 누나인 이경신씨도 있었다.
이런 이유 때문이었을까. 전당대회에 참석한 당원들은 ‘이석기에게 자유를’, ‘한국현대사 내란사건 최장기수 이석기 의원 석방하라’는 글이 적힌 팻말을 들고 있었다.
이 전 의원은 수원구치소에서 복역 중이다. 내란선동죄로 징역 9년을 선고받았다. 그의 내란선동은 통진당 해산의 직접적인 계기가 됐다.
이 전 의원의 형은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회사자금을 빼돌려 개인적으로 유용한 혐의(징역 10개월)와 선거비용을 부풀려 국고보조금을 허위로 타낸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징역 2개월)로 인해 서울중앙지법 형사35부로부터 징역 1년을 선고받았기 때문이다. 두 혐의에 대한 판결이 확정되면 2013년 9월 5일 구속 수감된 이 전 의원은 10년이 지난 2023년에야 형기(刑期)를 마친다.
민중연합당 당원들은 이런 이 전 의원의 석방을 주장했다. 내란선동은 물론, 업무상 횡령과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도 정권의 압력에 의한 판결인 만큼 ‘무죄’란 것이다. 과연 그럴까.
이 전 의원의 내란선동죄는 너무도 잘 알려져 있다. 반면 이 전 의원의 횡령과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는 그렇지 않다. 그들이 무죄라고 주장하는 이 전 의원의 두 가지 혐의 전말을 취재했다.
7억원짜리 건물과 6억원짜리 아파트 구매
횡령 사건부터 살펴보자. 사건을 정확히 이해하기 위해서는 이 전 의원이 운영했던 CNP전략그룹(현 CNP)이라는 정치 컨설팅 회사에 대해 알아야 한다. CNP전략그룹은 이 전 의원이 2005년 2월 24일 자본금 5000만원으로 설립했다. 광고기획 및 대행업, 행사대행업 등이 주업이었다. CNP전략그룹의 대표는 이 전 의원이 2012년 2월 29일 통진당 비례대표 국회의원 후보로 나서면서 금○○씨로 바뀌었다. 그럼에도 발행주식 총 8만주 중 9999주는 이 전 의원이 보유했다. 검찰 관계자는 “금씨는 대표가 되고 나서도 이 전 의원의 지시에 따라 CNP전략그룹을 운영했다”고 했다.
이 전 의원은 통진당 비례대표 국회의원이 되기 전인 2009년 3월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소재 6층 빌딩 소재 한 사무실에 관심을 가졌다. 임의경매 신청으로 인해 서울남부지방법원에서 경매를 진행하는 매물이라 가격이 시세보다 저렴했기 때문이다. 경매에 참여한 이 전 의원은 7억7000만원에 사무실 소유권을 취득했다. 현금이 부족했다. 그는 CNP전략그룹의 법인 자금으로 사무실을 구매키로 했다. 비자금은 거래처로부터 허위의 매입 세금계산서를 발급받고 마치 재화나 용역을 매입한 것처럼 회사 회계장부를 조작해 조성키로 마음먹었다.
돈은 이렇게 모았다.
〈2009년 4월 21일 홈페이지 제작 및 유지 금액으로 속인 4950만원, 라디오 광고비용으로 속인 3850만원, 무대음향 설치비용으로 속인 4840만원을 각각 다른 지인의 회사 계좌로 이체했다. 이 전 의원의 지인들은 회사 계좌로 들어온 돈을 자신의 개인 계좌로 이체하여 출금.〉
이 전 의원은 이런 식으로 모은 자금 1억3640만원을 사무실 경락(競落)대금으로 사용했다. 검찰이 말한 바로는 이 전 의원은 이렇게 얻은 사무실을 여론조사기관에 임대해 매달 500만원씩 월세를 받았다.
이 전 의원은 앞서 2008년엔 4000만원을 비슷한 경로로 횡령해 2000만원은 서울 동작구 사당동에 아파트(6억5000만원에 구입)를 사는 데 보태고, 나머지는 생활비로 유용했다.
재판부는 “CNP의 대표이사로서 경영을 전반적으로 총괄하면서 가공거래를 통한 장부조작의 방법으로 자신의 이름으로 된 부동산을 취득한 것은 죄질이 좋지 않다”고 했다.
유시민 후보 캠프와 유세차량 계약
다음은 정치자금법 위반 부분이다. CNP전략그룹은 자금력이 부족, 자비로 선거비용을 부담하기 곤란한 진보진영 정치인을 주 고객으로 했다.
검찰 공소장에 담긴 내용을 보면 잘 알 수 있다.
〈CNP전략그룹은 진보진영 내에서의 위상과 인맥을 활용, 적극적으로 후보선정 과정에서부터 개입하면서 선거비용보전제도를 이용하여 후보자의 비용은 들이지 않게 하고 허위 견적서와 세금계산서 등을 작성해 불법적인 이득을 취했다. CNP전략그룹은 계약금액 조작 사실이 노출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계약 특수조건(계약 기간 종료 후에도 그 계약내용을 비공개로 하고 취득한 기밀사항에 대해서는 비밀을 준수한다)’을 계약서에 첨부했다.〉
2010년 6·2 지방선거를 한 달 정도 앞둔 5월 CNP전략그룹은 경기도지사 선거에 출마한 국민참여당(통진당 전신) 유시민 후보 캠프와 선거운동에 사용할 1.5t짜리 유세차량 8대를 1억6480만원(부가세 포함)에 제공키로 계약을 맺었다. 유 후보는 민주당(현 더불어민주당) 김진표 후보와 야권 단일 후보 경선에서 승리, 상승세를 타고 있었다.
예상과 달리 유 후보는 한나라당(현 새누리당) 김문수 후보에게 19만1600표 차로 패배했다. 선거 후 CNP전략그룹은 선관위가 통상적인 거래가격 이내의 금액은 대부분 보전해 준다는 점을 이용, 계약금을 2억4112만원으로 부풀린 허위 계약서와 견적서를 작성해 경기도 선거관리위원회에 제출했다. 허위 계약서와 견적서에 속은 경기도 선관위는 2010년 7월 30일 차량 대여 비용 2억4112만원을 보존해 줬다. 7632만원이라는 부당이익금이 발생한 것이다.
이 전 의원 측 견적서 허위작성 인정
CNP전략그룹은 전교조 광주지부장 출신의 장휘국 교육감 후보(현 광주시교육감)의 선거 컨설팅을 맡으면서도 비슷한 방법으로 부당이익을 취한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이 말한 바로는 이 전 의원은 2010년 2월 1일 선거컨설턴트인 김○○와 선거가 끝날 때까지 장 후보의 선거사무소에 상주하면서 선거기획, 집필, 결산업무를 담당하는 대가로 현금 4000만원을 지급하기로 하는 선거용역 계약을 체결했다. 또 CNP전략그룹 직원들에게 장 후보의 선거사무소에서 전략 수립, 선거업무 보조, 회계업무 자문 등 선거업무를 수행토록 했다. 장 후보는 2010년 지방선거에서 무난하게 승리했다. 이후 이 전 의원은 직원들에게 선거비용 제한액은 초과하지 않으면서 선거기획 및 컨설팅, 홍보물 제작 등 선관위에서 보전해 주지 않는 비용을 선거비용에 포함해 선거보전금을 최대한 받는 수단을 취하라고 지시했다고 한다.
CNP전략그룹은 방송연설 대담 차량, 선거공보, 선거공약서, 전화홍보 시스템의 수량이나 금액을 조작, 장 후보 측에 전달했다. 장 후보 측 회계책임자는 이 자료를 광주선관위에 제출했다. 광주선관위 담당 직원은 보전청구 서류를 심사하면서 전화홍보 시스템의 견적서 세부 항목에 대한 단가가 기재돼 있지 않은 것을 확인, CNP전략그룹 측에 보완을 요청했다.
CNP전략그룹 측 관계자는 전화홍보 시스템 제작업체 관계자의 협조를 받아 홍보전화 1대당 49만500원 하는 단가를 63만900원으로, 설치하지 않은 서버 3대(대당 271만원·총 813만원)를 설치한 것처럼 견적서를 허위로 작성해 광주 선관위에 제출했다.
이 전 의원 측은 법정에서 “서버운영 시스템 3대를 추가로 공급한 것처럼 견적서를 작성해 선관위에 제출한 것은 인정한다”고 했다. 다만 “선관위 직원이 현실에 맞지 않게 전화홍보 시스템의 세부 견적 작성을 요구한 데다 CNP전략그룹 직원이 전화홍보 시스템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상태에서 견적서를 작성하면서 실수한 것이지 고의로 허위 견적서를 작성한 것은 아니다”고 했다.
검찰은 이외에도 CNP전략그룹이 비슷한 방법으로 4억4000만원 상당의 보전 비용을 가로챈 혐의가 있다고 했지만, 재판부는 유시민 캠프와 장휘국 캠프 두 건 외에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지방선거에서 선거보전비로 실제보다 많은 금액을 부풀려 받아 국민에게 피해를 주고 선거공영제 근간을 저해해 죄질이 매우 불량하다”고 했다.
이 전 의원은 “이 사건은 정치적 기획수사로 시작됐으며 내가 이렇게 잔인하게 기소된 것은 박근혜 정권의 미움을 샀기 때문이다”면서 “적게는 수십만 원, 많게는 수백만 원을 취득했다고 처벌하는 것은 진보진영의 도덕에 흠집을 내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법조계 관계자는 “국민 세금으로 보전될 선거비용을 과다 계상(計上)해 업체에 과도한 이익을 주고, 그 일부를 편법·탈법적으로 돌려받는 식의 범행이 되풀이되는 것은 공직선거법 제122조의2 선거비용 보전제도의 허점 때문”이라며 “현행 제도는 국고로 보전하는 대상 범위를 널리 설정했지만, 허위 청구를 막기 위한 세부 절차는 대충 엮고 있어 전면 개혁이 시급하다”고 했다.
허위 보전 청구 자체를 형사범죄 구성요건으로 명확히 하는 것은 물론, 징벌 차원에서 정당과 후보자의 연대책임을 무겁게 물어야 한다는 이야기다.⊙
김창한 상임대표는 과거 통진당에서 노동위원장을 지냈다. 그는 2014년 11월 헌법재판소의 통진당 해산 심판을 앞두고 “박근혜 정권이 제아무리 통진당을 탄압한다 하더라도 우린 더욱더 굳센 단결로 강해질 것”이라고 했다. 정태흥 지역당원 대표는 통진당에서 서울시당위원장을, 안주용 농민당 대표 역시 전남도당 부위원장 등을 역임했다.
손솔 흙수저당 대표는 이화여대 총학생회장 출신으로 통진당과 관련을 맺고 있던 한국대학생연합에서 활동한 경력이 있다. 전당대회장에는 통진당 출신 이석기 전 의원의 누나인 이경신씨도 있었다.
이런 이유 때문이었을까. 전당대회에 참석한 당원들은 ‘이석기에게 자유를’, ‘한국현대사 내란사건 최장기수 이석기 의원 석방하라’는 글이 적힌 팻말을 들고 있었다.
이 전 의원은 수원구치소에서 복역 중이다. 내란선동죄로 징역 9년을 선고받았다. 그의 내란선동은 통진당 해산의 직접적인 계기가 됐다.
이 전 의원의 형은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회사자금을 빼돌려 개인적으로 유용한 혐의(징역 10개월)와 선거비용을 부풀려 국고보조금을 허위로 타낸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징역 2개월)로 인해 서울중앙지법 형사35부로부터 징역 1년을 선고받았기 때문이다. 두 혐의에 대한 판결이 확정되면 2013년 9월 5일 구속 수감된 이 전 의원은 10년이 지난 2023년에야 형기(刑期)를 마친다.
민중연합당 당원들은 이런 이 전 의원의 석방을 주장했다. 내란선동은 물론, 업무상 횡령과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도 정권의 압력에 의한 판결인 만큼 ‘무죄’란 것이다. 과연 그럴까.
이 전 의원의 내란선동죄는 너무도 잘 알려져 있다. 반면 이 전 의원의 횡령과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는 그렇지 않다. 그들이 무죄라고 주장하는 이 전 의원의 두 가지 혐의 전말을 취재했다.
7억원짜리 건물과 6억원짜리 아파트 구매
횡령 사건부터 살펴보자. 사건을 정확히 이해하기 위해서는 이 전 의원이 운영했던 CNP전략그룹(현 CNP)이라는 정치 컨설팅 회사에 대해 알아야 한다. CNP전략그룹은 이 전 의원이 2005년 2월 24일 자본금 5000만원으로 설립했다. 광고기획 및 대행업, 행사대행업 등이 주업이었다. CNP전략그룹의 대표는 이 전 의원이 2012년 2월 29일 통진당 비례대표 국회의원 후보로 나서면서 금○○씨로 바뀌었다. 그럼에도 발행주식 총 8만주 중 9999주는 이 전 의원이 보유했다. 검찰 관계자는 “금씨는 대표가 되고 나서도 이 전 의원의 지시에 따라 CNP전략그룹을 운영했다”고 했다.
이 전 의원은 통진당 비례대표 국회의원이 되기 전인 2009년 3월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소재 6층 빌딩 소재 한 사무실에 관심을 가졌다. 임의경매 신청으로 인해 서울남부지방법원에서 경매를 진행하는 매물이라 가격이 시세보다 저렴했기 때문이다. 경매에 참여한 이 전 의원은 7억7000만원에 사무실 소유권을 취득했다. 현금이 부족했다. 그는 CNP전략그룹의 법인 자금으로 사무실을 구매키로 했다. 비자금은 거래처로부터 허위의 매입 세금계산서를 발급받고 마치 재화나 용역을 매입한 것처럼 회사 회계장부를 조작해 조성키로 마음먹었다.
돈은 이렇게 모았다.
〈2009년 4월 21일 홈페이지 제작 및 유지 금액으로 속인 4950만원, 라디오 광고비용으로 속인 3850만원, 무대음향 설치비용으로 속인 4840만원을 각각 다른 지인의 회사 계좌로 이체했다. 이 전 의원의 지인들은 회사 계좌로 들어온 돈을 자신의 개인 계좌로 이체하여 출금.〉
이 전 의원은 이런 식으로 모은 자금 1억3640만원을 사무실 경락(競落)대금으로 사용했다. 검찰이 말한 바로는 이 전 의원은 이렇게 얻은 사무실을 여론조사기관에 임대해 매달 500만원씩 월세를 받았다.
이 전 의원은 앞서 2008년엔 4000만원을 비슷한 경로로 횡령해 2000만원은 서울 동작구 사당동에 아파트(6억5000만원에 구입)를 사는 데 보태고, 나머지는 생활비로 유용했다.
재판부는 “CNP의 대표이사로서 경영을 전반적으로 총괄하면서 가공거래를 통한 장부조작의 방법으로 자신의 이름으로 된 부동산을 취득한 것은 죄질이 좋지 않다”고 했다.
유시민 후보 캠프와 유세차량 계약
다음은 정치자금법 위반 부분이다. CNP전략그룹은 자금력이 부족, 자비로 선거비용을 부담하기 곤란한 진보진영 정치인을 주 고객으로 했다.
검찰 공소장에 담긴 내용을 보면 잘 알 수 있다.
〈CNP전략그룹은 진보진영 내에서의 위상과 인맥을 활용, 적극적으로 후보선정 과정에서부터 개입하면서 선거비용보전제도를 이용하여 후보자의 비용은 들이지 않게 하고 허위 견적서와 세금계산서 등을 작성해 불법적인 이득을 취했다. CNP전략그룹은 계약금액 조작 사실이 노출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계약 특수조건(계약 기간 종료 후에도 그 계약내용을 비공개로 하고 취득한 기밀사항에 대해서는 비밀을 준수한다)’을 계약서에 첨부했다.〉
2010년 6·2 지방선거를 한 달 정도 앞둔 5월 CNP전략그룹은 경기도지사 선거에 출마한 국민참여당(통진당 전신) 유시민 후보 캠프와 선거운동에 사용할 1.5t짜리 유세차량 8대를 1억6480만원(부가세 포함)에 제공키로 계약을 맺었다. 유 후보는 민주당(현 더불어민주당) 김진표 후보와 야권 단일 후보 경선에서 승리, 상승세를 타고 있었다.
예상과 달리 유 후보는 한나라당(현 새누리당) 김문수 후보에게 19만1600표 차로 패배했다. 선거 후 CNP전략그룹은 선관위가 통상적인 거래가격 이내의 금액은 대부분 보전해 준다는 점을 이용, 계약금을 2억4112만원으로 부풀린 허위 계약서와 견적서를 작성해 경기도 선거관리위원회에 제출했다. 허위 계약서와 견적서에 속은 경기도 선관위는 2010년 7월 30일 차량 대여 비용 2억4112만원을 보존해 줬다. 7632만원이라는 부당이익금이 발생한 것이다.
이 전 의원 측 견적서 허위작성 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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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NC 법인자금 2억여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는 이석기 전 의원의 지지자들이 정치재판을 중단하라고 주장하고 있다. |
검찰이 말한 바로는 이 전 의원은 2010년 2월 1일 선거컨설턴트인 김○○와 선거가 끝날 때까지 장 후보의 선거사무소에 상주하면서 선거기획, 집필, 결산업무를 담당하는 대가로 현금 4000만원을 지급하기로 하는 선거용역 계약을 체결했다. 또 CNP전략그룹 직원들에게 장 후보의 선거사무소에서 전략 수립, 선거업무 보조, 회계업무 자문 등 선거업무를 수행토록 했다. 장 후보는 2010년 지방선거에서 무난하게 승리했다. 이후 이 전 의원은 직원들에게 선거비용 제한액은 초과하지 않으면서 선거기획 및 컨설팅, 홍보물 제작 등 선관위에서 보전해 주지 않는 비용을 선거비용에 포함해 선거보전금을 최대한 받는 수단을 취하라고 지시했다고 한다.
CNP전략그룹은 방송연설 대담 차량, 선거공보, 선거공약서, 전화홍보 시스템의 수량이나 금액을 조작, 장 후보 측에 전달했다. 장 후보 측 회계책임자는 이 자료를 광주선관위에 제출했다. 광주선관위 담당 직원은 보전청구 서류를 심사하면서 전화홍보 시스템의 견적서 세부 항목에 대한 단가가 기재돼 있지 않은 것을 확인, CNP전략그룹 측에 보완을 요청했다.
CNP전략그룹 측 관계자는 전화홍보 시스템 제작업체 관계자의 협조를 받아 홍보전화 1대당 49만500원 하는 단가를 63만900원으로, 설치하지 않은 서버 3대(대당 271만원·총 813만원)를 설치한 것처럼 견적서를 허위로 작성해 광주 선관위에 제출했다.
이 전 의원 측은 법정에서 “서버운영 시스템 3대를 추가로 공급한 것처럼 견적서를 작성해 선관위에 제출한 것은 인정한다”고 했다. 다만 “선관위 직원이 현실에 맞지 않게 전화홍보 시스템의 세부 견적 작성을 요구한 데다 CNP전략그룹 직원이 전화홍보 시스템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상태에서 견적서를 작성하면서 실수한 것이지 고의로 허위 견적서를 작성한 것은 아니다”고 했다.
검찰은 이외에도 CNP전략그룹이 비슷한 방법으로 4억4000만원 상당의 보전 비용을 가로챈 혐의가 있다고 했지만, 재판부는 유시민 캠프와 장휘국 캠프 두 건 외에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지방선거에서 선거보전비로 실제보다 많은 금액을 부풀려 받아 국민에게 피해를 주고 선거공영제 근간을 저해해 죄질이 매우 불량하다”고 했다.
이 전 의원은 “이 사건은 정치적 기획수사로 시작됐으며 내가 이렇게 잔인하게 기소된 것은 박근혜 정권의 미움을 샀기 때문이다”면서 “적게는 수십만 원, 많게는 수백만 원을 취득했다고 처벌하는 것은 진보진영의 도덕에 흠집을 내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법조계 관계자는 “국민 세금으로 보전될 선거비용을 과다 계상(計上)해 업체에 과도한 이익을 주고, 그 일부를 편법·탈법적으로 돌려받는 식의 범행이 되풀이되는 것은 공직선거법 제122조의2 선거비용 보전제도의 허점 때문”이라며 “현행 제도는 국고로 보전하는 대상 범위를 널리 설정했지만, 허위 청구를 막기 위한 세부 절차는 대충 엮고 있어 전면 개혁이 시급하다”고 했다.
허위 보전 청구 자체를 형사범죄 구성요건으로 명확히 하는 것은 물론, 징벌 차원에서 정당과 후보자의 연대책임을 무겁게 물어야 한다는 이야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