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역사에서 춘추(春秋)시대의 뒤를 이은 전국(戰國)시대는 그야말로 ‘전쟁의 시대’였다. 전국 7웅(雄·秦, 楚, 齊, 趙, 魏, 韓, 燕)과 그때까지 용케 살아남은 소국(小國)들은 혹은 팽창을 위해, 혹은 생존을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여야 했다.
이 시대에 활약한 사람들이 바로 종횡가(縱橫家)들이다. 당시의 외교가이자 국제전략가인 이들은 천하를 종횡으로 누비면서 각 나라의 군주나 실력자들을 찾아가서 유세(遊說)를 했다. 누구는 나라를 유지하기 위해 진나라와 손을 잡으라고 종용하고(연횡·連橫), 누구는 나라를 지키려면 진나라와 손을 끊어야 한다고 역설했다(합종·合縱).
이에 관한 기록을 담은 책이 《전국책(戰國策)》이다. 《전국책》은 중국이 2000여 년 전부터 다양한 층위(層位)에서 어르고 겁주는 외교를 했던 경험이 풍부한 나라임을 잘 보여준다.
지난 7월 초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 주석이 한국을 다녀갔다. 시 주석은, 과거사와 집단적 자위권 문제 등을 매개(媒介)로 한일(韓日)관계를 확실히 벌려 놓으면서, 그 대가(代價)로 북핵(北核)문제, 한반도 통일 등에 관해 립서비스 수준의 언급을 몇 개 해주었다. 그걸 우리 식대로 확대해석하면서 좋아라 하는 한국 정부와 언론을 보면서, 중국은 속으로 얼마나 웃었을까?
《전국책》을 번역한 신동준 박사에 의하면, 조선 성종 때에 임금이 《전국책》을 경연(經筵)에서 강연하도록 하려 했지만 유신(儒臣)들이 반대했다고 한다. 반면에 일본에서는 19세기 초에 중국인이 감탄할 정도의 《전국책》 주해서(註解書)가 나왔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아시아 회귀 정책’을 펴는 미국에 밀착해 집단적 자위권을 인정받고, 한중과 외교적 갈등을 빚자 북한 카드를 꺼내드는 일본의 외교적 저력은 역시 만만치 않다.
토인비는 “역사는 전략적 실수를 하는 민족에게 두 번 다시 기회를 주지 않는다”고 말했다. 지금 대한민국 대통령이나 외교부 장관, 외교안보수석비서관, 언론, 국민에게는, 이 격동기에 전략적 실수를 하지 않을 만한 전략적 사고(思考)가 있는가?⊙
이 시대에 활약한 사람들이 바로 종횡가(縱橫家)들이다. 당시의 외교가이자 국제전략가인 이들은 천하를 종횡으로 누비면서 각 나라의 군주나 실력자들을 찾아가서 유세(遊說)를 했다. 누구는 나라를 유지하기 위해 진나라와 손을 잡으라고 종용하고(연횡·連橫), 누구는 나라를 지키려면 진나라와 손을 끊어야 한다고 역설했다(합종·合縱).
이에 관한 기록을 담은 책이 《전국책(戰國策)》이다. 《전국책》은 중국이 2000여 년 전부터 다양한 층위(層位)에서 어르고 겁주는 외교를 했던 경험이 풍부한 나라임을 잘 보여준다.
지난 7월 초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 주석이 한국을 다녀갔다. 시 주석은, 과거사와 집단적 자위권 문제 등을 매개(媒介)로 한일(韓日)관계를 확실히 벌려 놓으면서, 그 대가(代價)로 북핵(北核)문제, 한반도 통일 등에 관해 립서비스 수준의 언급을 몇 개 해주었다. 그걸 우리 식대로 확대해석하면서 좋아라 하는 한국 정부와 언론을 보면서, 중국은 속으로 얼마나 웃었을까?
《전국책》을 번역한 신동준 박사에 의하면, 조선 성종 때에 임금이 《전국책》을 경연(經筵)에서 강연하도록 하려 했지만 유신(儒臣)들이 반대했다고 한다. 반면에 일본에서는 19세기 초에 중국인이 감탄할 정도의 《전국책》 주해서(註解書)가 나왔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아시아 회귀 정책’을 펴는 미국에 밀착해 집단적 자위권을 인정받고, 한중과 외교적 갈등을 빚자 북한 카드를 꺼내드는 일본의 외교적 저력은 역시 만만치 않다.
토인비는 “역사는 전략적 실수를 하는 민족에게 두 번 다시 기회를 주지 않는다”고 말했다. 지금 대한민국 대통령이나 외교부 장관, 외교안보수석비서관, 언론, 국민에게는, 이 격동기에 전략적 실수를 하지 않을 만한 전략적 사고(思考)가 있는가?⊙
신성규
(2014-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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