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과 쯔엉 떤 상 베트남 국가주석은 9일 정상회담을 갖고 (중략) 박 대통령은 이날 상 주석에게 편리한 시기에 한국을 방문해 달라고 요청했고 상 주석은 수락했다.>
박근혜 대통령의 베트남 방문을 다룬 《조선일보》 9월10일 자(字)기사다. 이 기사를 쓴 기자는 쯔엉 떤 상 국가주석의 성(姓)을 ‘상’으로 알고 썼다. 하지만 쯔엉 떤 상 주석의 성은 ‘쯔엉’이다. 쯔엉 떤 상 주석의 이름을 한자로 표기하면 ‘張晋創(장진창)’이다. 베트남은 우리와 같은 한자문화권이고 성명(姓名) 표기 순서도 같다. 당연히 ‘쯔엉’이 성이다.
물론 《조선일보》만 아니라 대한민국의 모든 언론이 그렇게 보도했다. 청와대가 발표한 한-베트남 정상(頂上)회담 공식성명도 쯔엉 떤 상 주석을 ‘상 주석’이라고 호칭했다.
지난 10월 7일 월남전을 승리로 이끈 ‘지압’ 장군이 102세를 일기로 사망했다. 그의 이름은 보 응우옌 지압, 한자로 쓰면 ‘武元甲(무원갑)’이다. 당연히 ‘보(武)’ 장군이라고 부르는 것이 맞다.
연세 드신 분들은 월남공화국(남베트남)의 마지막 대통령인 ‘티우’ 대통령이나 초대(初代) 대통령인 ‘디엠’ 대통령을 기억할 것이다.
‘티우’ 대통령은 ‘응우옌’ 대통령으로 표기하는 것이 맞다. 그의 이름은 응우옌 반 티우, 한자로 표기하면 ‘阮文紹(완문소)’다.
‘디엠’ 대통령은 ‘응오(吳)’ 대통령으로 표기하는 것이 맞다. 그의 이름은 응오 딘 디엠, 한자로 적으면 ‘吳廷琰(오정염)’이다.
문득 박근혜 대통령이 ‘쯔엉’ 주석과 회담하는 자리에서 “상 주석께서는” 하는 식으로 말을 이어 가지나 않았을까 걱정이 된다. 그랬다면 ‘쯔엉’ 주석은 속으로 “한국 대통령은 내 성도 모르고 왔나?” 하고 불쾌해했을 것이다.
‘쯔엉’ 주석은 한국을 ‘사돈의 나라’라고까지 덕담을 했는데, 우리는 사돈의 성도 모르고 간 셈이다. 입장을 바꾸어서 ‘쯔엉’ 주석이나 베트남 언론이 박근혜 대통령을 ‘혜(惠) 대통령’이라고 호칭했다면 우리의 기분은 어떠했을까?⊙
박근혜 대통령의 베트남 방문을 다룬 《조선일보》 9월10일 자(字)기사다. 이 기사를 쓴 기자는 쯔엉 떤 상 국가주석의 성(姓)을 ‘상’으로 알고 썼다. 하지만 쯔엉 떤 상 주석의 성은 ‘쯔엉’이다. 쯔엉 떤 상 주석의 이름을 한자로 표기하면 ‘張晋創(장진창)’이다. 베트남은 우리와 같은 한자문화권이고 성명(姓名) 표기 순서도 같다. 당연히 ‘쯔엉’이 성이다.
물론 《조선일보》만 아니라 대한민국의 모든 언론이 그렇게 보도했다. 청와대가 발표한 한-베트남 정상(頂上)회담 공식성명도 쯔엉 떤 상 주석을 ‘상 주석’이라고 호칭했다.
지난 10월 7일 월남전을 승리로 이끈 ‘지압’ 장군이 102세를 일기로 사망했다. 그의 이름은 보 응우옌 지압, 한자로 쓰면 ‘武元甲(무원갑)’이다. 당연히 ‘보(武)’ 장군이라고 부르는 것이 맞다.
연세 드신 분들은 월남공화국(남베트남)의 마지막 대통령인 ‘티우’ 대통령이나 초대(初代) 대통령인 ‘디엠’ 대통령을 기억할 것이다.
‘티우’ 대통령은 ‘응우옌’ 대통령으로 표기하는 것이 맞다. 그의 이름은 응우옌 반 티우, 한자로 표기하면 ‘阮文紹(완문소)’다.
‘디엠’ 대통령은 ‘응오(吳)’ 대통령으로 표기하는 것이 맞다. 그의 이름은 응오 딘 디엠, 한자로 적으면 ‘吳廷琰(오정염)’이다.
문득 박근혜 대통령이 ‘쯔엉’ 주석과 회담하는 자리에서 “상 주석께서는” 하는 식으로 말을 이어 가지나 않았을까 걱정이 된다. 그랬다면 ‘쯔엉’ 주석은 속으로 “한국 대통령은 내 성도 모르고 왔나?” 하고 불쾌해했을 것이다.
‘쯔엉’ 주석은 한국을 ‘사돈의 나라’라고까지 덕담을 했는데, 우리는 사돈의 성도 모르고 간 셈이다. 입장을 바꾸어서 ‘쯔엉’ 주석이나 베트남 언론이 박근혜 대통령을 ‘혜(惠) 대통령’이라고 호칭했다면 우리의 기분은 어떠했을까?⊙
김남훈
(2013-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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