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09년 이명박 정부 초기 親李 당직 점유율 60%, 박근혜 정부는 70%
⊙ 지도부 포함, 당 要職 포진 비율은 4년 전이나 지금이나 비슷
⊙ “정권 초기인데 ‘흔들기’에 나설 인사들과 같이할 수는 없는 것 아닌가”(친박계 중진 의원)
⊙ 지나친 친박 一色, 당내 다양한 목소리 수용 어렵다는 지적도
⊙ 지도부 포함, 당 要職 포진 비율은 4년 전이나 지금이나 비슷
⊙ “정권 초기인데 ‘흔들기’에 나설 인사들과 같이할 수는 없는 것 아닌가”(친박계 중진 의원)
⊙ 지나친 친박 一色, 당내 다양한 목소리 수용 어렵다는 지적도
“완벽한 대통령 직할 체제구먼.”
새누리당 당직개편이 마무리된 지난 5월 22일이었다. 비주류로 분류되는 한 의원은 새누리당 주요 당직자 명단을 훑어보고 이같이 말했다.
“이명박 정부 때도 친이계의 주요 당직 독식이 심하지 않았느냐”고 물었다. 질문이 끝나기 무섭게 그가 답했다. “지금이 더 한 거 같은데?” 그가 친이계 의원이었다면 검증해 보겠다는 생각을 하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그는 친박(親朴·친박근혜)계에 가까운 비주류였다. 일리(一理)가 있어 보였다. 주요 당직을 맡은 친박계는 몇 명이나 될까. 주요 당직자 전원을 정밀 분석했다.
계파나 성향을 따질 때 주관적 판단이 개입하면 이견(異見)이 생기기 마련이다. 따라서 분석에 앞서 객관적인 기준을 마련했다.
우선 2010년 6월 29일 본회의에서 세종시 수정안에 반대표를 행사한 인물을 친박계로 구분했다. 참고로 2010년 6월 세종시 수정안에 반대표를 던진 친박 의원은 진영(陳永) 보건복지부 장관 한 명뿐이었다. 박근혜(朴槿惠) 대통령은 2005년 4월 당시 당 대표 자격으로 본회의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한 지 5년2개월여 만에 세종시 수정안의 반대 토론자로 직접 나서 사실상 친박 의원들의 반대투표를 독려한 바 있다. 당시 국회의원 신분이 아니어서 투표를 하지 못했던 인사들에 대해서는 2007년 박근혜 대선 경선 캠프와 2012년 박근혜 대선 경선·대선 캠프에 몸담았었는지와 친박연대나 친박무소속연대 소속으로 당선됐었는지 여부를 살폈다.
다만 일반적으로 대선 캠프에는 대부분 현역 의원이 참여하고, 친박연대나 친박무소속으로 당선된 의원 중에서 실제 친박 성향이 아닌 인물도 존재하는 만큼 중앙지·지방지 기자 다수가 친박계라는 데 동의한 인물을 포함했다.
지도부 9명 중 6명 親朴
현재(2013년 6월 11일) 대표최고위원과 선출직 최고위원, 지명직 최고위원, 당연직 최고위원(원내대표, 정책위의장)으로 구성된 새누리당 지도부는 총 9명이다. 9명 중 친박 인사는 6명이다. 황우여(黃祐呂) 대표를 포함, 선출직 최고위원 5명 중 4명이 친박으로 분류된다. 2012년 5·15 전당대회에서 당 대표로 선출된 황 대표는 세종시 수정안에는 찬성표를 던졌다. 하지만 원내대표 시절(2011년 5월 6일~2012년 5월 3일) 비상대책위원장(2011년 12월 19일~2012년 5월 15일)이었던 박 대통령과 호흡을 맞추면서 ‘신주류 친박’으로 급부상했다.
그는 작년 대선에서 ‘박근혜 새누리당 대통령 후보 중앙선거대책위원회(박근혜 선대위) 공동위원장’을 맡아 호남 공략에 주력했다.
전당대회에서 황 대표에 이어 2위, 4위, 5위를 차지해 최고위원으로 뽑힌 이혜훈(李惠焄) 전 의원, 정우택(鄭宇澤)・유기준(兪奇濬) 의원도 대표적인 친박계 인사다.
이 전 의원은 2007년 박근혜 경선 캠프 대변인을 맡았다. 이 전 의원의 남편은 박정희(朴正熙) 대통령 시절 내무부 지방국 행정담당관, 인천시장, 대통령 비서관 등을 지낸 김태호(金泰鎬) 전 한나라당 의원의 아들인 김영세(金泳世)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이다. 김 교수는 박 당선인의 ‘싱크탱크’인 국가 미래연구원 발기인 중 한 명이다. 유 의원도 2007년 대선 경선 캠프 멤버로 2012년에는 중앙선대위 부위원장을 맡아 박 대통령을 도왔다. 정 의원은 박 대통령이 한나라당 대표 재직 당시 처음으로 영입한 인물이다. 2006년 5·31 지방선거를 앞둔 19일 충북 청주와 청원에서 유세 중이었던 박 대통령은 “한나라당이 충청권 드림팀을 짤 때 핵심으로 내세운 인물이 정우택 후보이며, 17대 국회 들어 한나라당 인재영입 1호가 정우택 후보”라며 지지를 호소한 바 있다.
지명직 최고위원인 유수택(柳秀澤) 광주시당위원장도 친박으로 꼽힌다. 유 최고위원은 친박 핵심인 이정현(李貞鉉) 홍보수석의 대학(동국대학교) 선배이기도 하다.
5월 15일 당연직 최고위원인 원내대표 경선에서 승리한 최경환(崔炅煥) 의원은 자타가 공인하는 원조 친박이다. 2007년 대선 경선 당시 ‘박근혜 캠프’에서 종합상황실장을 맡았으며 지난해 대선 때는 새누리당 대선 후보였던 박 대통령의 비서실장을 지냈다.
지도부 내 ‘중립’ 또는 ‘비(非) 박근혜계’ 성향의 인사 3명은 2012년 5·15 전당대회에서 3위를 차지한 심재철(沈在哲) 최고위원과 최 원내대표의 러닝메이트로 정책위의장 자리에 오른 김기현(金起賢) 의원, 그리고 또 다른 지명직 최고위원인 한기호(韓起鎬) 의원이었다. 새누리당 당헌·당규에 따르면 지명직 최고위원은 2명을 둬야 한다.
지도부 외 요직 14명 중 非朴은 3명
일반적으로 정치권에서는 지도부 다음으로 사무총장, 여의도연구소장, 전략기획본부장, 홍보기획본부장 혹은 부본부장, 대변인, 원내대변인, 원내수석부대표, 중앙위의장, 대표 비서실장, 제1·2 사무부총장을 핵심 요직으로 평가한다. 이와 같은 주요 당직에 임명된 14명 중 친박계는 10명이었다.
5월 20일 사무총장으로 임명된 홍문종(洪文鐘) 의원은 대표적인 친박이다. 원외(院外) 시절인 2007년 대선 경선 당시 수도권 원외 당협위원장들이 친이(친이명박)계로 쏠릴 때 끝까지 의리를 지켰다. 박 당선인 외곽 조직인 경기희망포럼을 이끌다 대선 경선 때부터 희망포럼뿐 아니라 전체 외곽조직을 담당했다. 대선 당시 그가 중앙 선대위에서 맡은 직책은 조직총괄본부장이었다.
곧 연구원으로 승격하는 여의도연구소의 소장을 맡은 이주영(李柱榮) 의원은 박 대통령의 측근이 아니었지만, 2011년 5월 친박계의 도움으로 정책위의장에 당선된 이후 ‘신박(新朴)’으로 확실히 자리매김했다. 2012년 4·11총선에서 박 대통령의 총선 공약을 주도하기도 한 이 의원은 작년 경선, 대선 과정에서 특보단장, 대선기획단장, 후보 특보단장 등 주요 임무를 맡았다.
당의 중장기 전략과 집권 플랜을 담당할 전략기획본부장직을 맡게 된 김재원(金在原) 의원은 2007년 ‘박근혜 경선 캠프’에서 기획단장 겸 대변인을 맡았다. 지난해 9월에는 대선 캠프 공동 대변인에 내정됐으나 기자들을 상대로 취중 막말을 한 게 말썽이 돼 하루 만에 자진해서 사퇴한 바 있다.
홍보기획부본부장 박창식(朴昌植) 의원은 드라마 <모래시계>와 <태왕사신기> 등 수많은 대표작을 만든 연출가 김종학씨가 만든 ‘김종학 프로덕션’의 대표이사 출신으로 2012년 대선 캠프에서 박 대통령의 선거유세, TV토론 전략 등을 지원한 인사다.
남녀 대변인인 유일호(柳一鎬)·민현주 의원도 친박이다. 2013년 5월 22일 신임 남자 대변인으로 선정된 유 의원은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서 박 대통령과 나란히 앉은 후부터 가까워져 인수위 때는 당선자 비서실장을 지냈다.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연구위원 출신인 민 의원은 2012년 대선 캠프에서 여성 특보를 맡았다.
원내대변인 3명 중 2명인 김태흠(金泰欽)・강은희(姜恩姬) 의원도 친박에 속한다. 김 의원은 박근혜 선대위 중앙조직부본부장과 공보위원으로 활동했다. 박 대통령과 같은 이공계 출신인 강 의원은 한국IT여성기업인협회장, 국가정보화전략위원회 위원을 역임했으며, 지난 대선에선 ‘박근혜의 세상을 바꾸는 10가지 민생 약속 지킴이단’ 일원으로 박 대통령의 민생 공약을 위해 뛰었다.
대야(對野) 협상 실무를 총괄할 원내수석부대표로 임명된 윤상현(尹相現) 의원은 2007년 박근혜 경선 캠프에서 조직기획단장을 맡아 활약했다. 2012년 대선 경선 캠프에는 공보단장, 박근혜 선대위에서는 수행단장 역할을 했다. 윤 의원은 박 대통령의 동생인 박지만(朴志晩)씨와 가까운 사이로 박 당선인과 격의 없이 대화할 수 있는 측근 중 한 명이다.
2013년 1월 28일 당내 최대 직능조직인 중앙위원회의장 연임에 성공한 김태환(金泰煥) 의원은 박 대통령이 한나라당 대표 시절(2004년 7월 19일~2006년 6월 16일) 제1사무부총장을 지내며 박 대통령을 곁에서 보좌했다. 김 의원은 18대 공천(2008년)에서 낙천했지만 친박 무소속 후보로 출마, 생환(生還)했다. 이후 복당한 김 의원은 19대 때는 새누리당 공천을 받아 당선됐다.
주요 직책에 기용된 인사 중 김세연(金世淵) 의원(제1사무부총장), 전희재(全熙宰) 전북 진안·무주·장수·임실 당협위원장(제2사무부총장), 홍지만(洪志晩) 의원(원내대변인), 여상규(余尙奎) 의원(대표 비서실장) 등 4명은 중립 성향 인사다.
원내부대표·정조위원장 제외한 나머지 당직 분포 현황
지도부와 앞서 거론한 요직을 제외한 나머지 당직은 총 23개(▲중앙윤리위원장 ▲국책자문위원장 ▲재정위원장 ▲인권위원장 ▲인재영입위원장 ▲실버세대위원장 ▲중앙여성위원장 ▲중앙청년위원장 ▲디지털정당위원장 ▲중앙장애인위원장 ▲지방자치안전위원장 ▲대외협력위원장 ▲재외국민협력위원장 ▲국제위원장 ▲노동위원장 ▲통일위원장 ▲중앙재해대책위원장 ▲중앙연수원장 ▲북한인권 및 탈북자·납북자 위원장 ▲정책위수석부의장 ▲정책위부의장 ▲원내부대표 ▲제1~6정조위원장)이다.
다수가 선정된 ▲원내부대표(10명) ▲제1~6정조위원장(6명)을 제외한 21개 당직에 임명된 인물을 먼저 살펴봤다.
중앙윤리위원장 경대수(慶大秀) 의원, 재정위원장 박상희(朴相熙) 전 의원, 인재영입위원장 안홍준(安鴻俊) 의원, 실버세대위원장 정해걸(丁海杰) 전 의원, 중앙여성위원장 김을동(金乙東) 의원, 중앙청년위원장 오신환(吳晨煥) 서울 관악을 당협위원장, 디지털정당위원장 전하진(田夏鎭) 의원, 중앙장애인위원장 김정록 의원, 지방자치위원장 김동완(金東完) 의원, 대외협력위원장 김장실(金長實) 의원, 국제위원장 황진하(黃震夏) 의원, 노동위원장 최봉홍 의원, 중앙재해대책위원장 박덕흠(朴德欽) 의원, 북한인권 및 탈북자·납북자 위원장 하태경(河泰慶) 의원, 정책위부의장 안종범(安鍾範) 의원 등 21명 중 15명이 친박계인 것으로 파악됐다.
경 의원은 작년 대선 과정에서 박 대통령의 공약을 만든 선대위 내 조직인 국민행복추진위원회 행복한 농어촌 추진단 소속으로 일했다. 박 전 의원은 박 대통령이 비대위원장 시절 직접 뽑은 인물이다. 박 전 의원은 대구 출신이다. 안 의원은 2012년 중앙선대위 제4 직능본부장을 맡아 박 대통령을 도왔으며 정 전 의원은 고령을 이유로 19대 공천에서 낙천, 불출마를 선언했지만 18대 총선에는 친박 무소속으로 당선된 바 있다.
2012년 8월 31일 중앙여성위원장으로 선출된 김 의원은 친박연대 출신이고, 같은 날 중앙청년위원장으로 당선된 오 위원장은 박근혜 대통령 인수위원회(인수위) 청년특위 위원으로 활동했다.
전 의원은 대선 당시 박 대통령의 정보통신기술(ICT) 정책을 담당했으며, 2013년 1월 22일 ‘새누리당 제1차 전국장애인대회 중앙장애인위원장 및 장애인상임전국위원 선거’를 통해 중앙장애인위원장으로 당선된 김정록 의원은 박 대통령 주변의 호남 인사 중 한 명으로 꼽힌다. 19대 총선에서 비례대표 2번으로 국회의원 배지를 단 그는 중앙선대위 장애인본부 본부장으로 활약했다. 김동완 의원은 박 대통령을 지지하는 사람들의 모임인 충청미래정책포럼 공동대표다.
김장실 의원은 박근혜 선대위에서 문화정책을 총괄하며 문화정책특보와 종교특보를 겸임했다.
황 의원은 박근혜 선대위 직능총괄 제1본부장(통일·외교·안보·사회안전)과 박근혜 재외국민선대위 미주·중동·아프리카 위원장을 맡았다.
최 의원은 2012년 4·11총선 선대위 네트워크 본부장, 박근혜 선대위 노동위원장직을 역임했으며, 박 의원은 박 대통령의 지지모임인 ‘박사모’ 중앙조직 상임고문을 맡고 있다. 그는 ‘친이’, ‘친박’을 저울질하다 최근 ‘친박’으로 넘어온 ‘월박’이라는 비판도 받는다.
하 의원은 인수위 산하 특별위원회인 국민대통합위원회 간사직을 수행했으며, 안 의원은 작년 대선에서 박 대통령의 모든 정책 실무를 담당했다.
비박 성향의 인사는 재외국민협력위원장 원유철(元裕哲), 인권위원장 박민식(朴敏植), 정책위수석부의장 김학용(金學容) 의원과 중앙연수원장 정양석(鄭亮碩), 통일위원장 김성동(金盛東) 전 의원 등 5명이었다. 국책자문위원장 안응모(安應模) 전 내무부 장관은 중립적인 인사로 꼽힌다. 안 장관은 이명박 정권 때인 2008년 말부터 국책자문위원장직을 맡아왔다.
원내부대표단 90% 친박
국회를 이끌어갈 원내부대표단은 총 10명(류지영(柳知姈)·신동우(申東雨)·김한표(金漢杓)·이우현(李愚鉉)·이완영(李完永)·윤재옥(尹在玉)·문정림(文靜林)·이헌승(李憲昇)·김진태(金鎭台)·이채익(李埰益) 의원)이다. 분석 결과 10명 중 9명이 친박계 의원이었다.
류 의원은 박근혜 선대위 유아보육본부장을 지냈으며, 신 의원도 박근혜 선대위 조직총괄본부 조직기획본부장을 맡아 대선 승리에 기여했다. 김한표 의원은 선대위 조직총괄부본부장, 이우현 의원은 선대위 직능총괄본부 생활체육본부장, 이완영 의원은 선대위 직능총괄본부 노동본부장을 역임했다. 윤 의원은 박근혜 선대위의 두뇌 격인 종합상황실 내 정세분석팀장직을 수행했다.
자유선진당 비례대표로 국회에 입성한 문 의원은 새누리당과의 합당 후 중앙선대위 대변인과 직능총괄 보건의료본부장 등을 맡아 박 대통령을 지원했다.
이헌승 의원은 2007년 박근혜 경선 캠프 수행부단장을 맡았다. 대표적 ‘박근혜 키즈’라는 평이다. 김진태 의원은 박 대통령의 지지세가 상대적으로 약한 20~40대가 주축이 돼 결성된 친박 단체 ‘단비처럼’ 전국회장을 맡아 기여했다.
원내부대표 중 유일한 비주류로 꼽히는 이채익 의원도 친이 핵심인 최병국(崔炳國) 의원을 제치고 울산 남구갑 공천을 받아 19대 총선에서 당선됐다는 이유로 범 친박계라는 의견이 있었지만, 이견이 있어 비박으로 분류했다.
“6명의 정조위원장은 친박 독식 논란 물타기”
새누리당은 2010년 정책활동 강화를 이유로 폐지했던 ‘정책조정위원회’(정조위) 체제를 3년 만인 2013년 6월 2일 부활시켰다. 최경환 원내대표 측 관계자는 “정책활동 강화를 통한 ‘강한 여당’ 전략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제1~6정조위원장으로 포진한 의원은 다음과 같다.
1정조위원장(법제사법 안전행정위 담당) 권성동(權性東), 2정조위원장(외교통일 국방 정보위 담당) 조원진(趙源震), 3정조위원장(정무 기획재정 예산결산특별위 담당) 나성린(羅城麟), 4정조위원장(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 산업통상자원 국토교통위 담당) 강석호(姜碩鎬), 5정조위원장(보건복지 환경노동 여성가족위 담당) 김성태(金聖泰), 6정조위원장(미래창조과학방송 교육문화체육관광위 담당) 김희정(金姬廷) 의원.
6명의 정조위원장 중 친박계는 3정조위원장 조원진 의원 한 명뿐이다. 나머지는 친이 또는 비박계로 분류되는 의원들이다. 이와 관련 한 3선 의원의 이야기다.
“정조위 부활은 국회 상임위 중심의 의회 운영이라는 시대 흐름을 거스르는 조처입니다. 그럼에도 정조위를 부활시킨 것은 친박계가 요직을 독식한다는 비판이 나오니까 비박 의원들에게 자리를 만들어주기 위해서가 아닌가 생각됩니다.”
당직 인선 과정에서 불거진 계파 논란을 불식시키기 위해 과거 집권여당의 국정운영 모델인 ‘정책위원장-6개 정조위 체제’를 재도입했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분석을 종합해 보면 현재(2013년 6월 13일) 지도부를 포함한 당직자 60명 중 42명이 친박계다. 이는 전체의 70%에 해당한다. 비박 의원 중심으로 구성된 정조위를 제외하고 계산하면 친박이 차지하는 비율(75.9%)은 더욱 상승한다.
이명박 정부 초기 당직자 60% 親李
2009년 1월로 시계추를 돌려보자. 당시 한나라당(현 새누리당)은 이명박(李明博) 대통령 측근인 박희태(朴熺太) 당 대표 체제였다. 박 대표는 “당 화합을 위한 ‘탕평인사’를 추진하겠다”고 공언했다. 하지만 친이 측은 ‘승자독식’으로 주요 요직을 대부분 차지했다.
당시 친박 측의 허태열(許泰烈) 의원(현 대통령 비서실장)은 “핵심 당직을 친이가 독식했다”고 비판했다. 당시 상황은 어땠을까. 현재 친박 쏠림 현상보다 심했을까.
허 비서실장이 친이가 전부 독식했다는 시점(2009년 1월)의 주요 당직 임명 현황을 조사했다.
9명의 지도부 중 6명이 친이(박희태 대표, 홍준표(洪準杓) 원내대표, 임태희(任太熙) 정책위의장, 공성진(孔星鎭) 최고위원, 박순자(朴順子) 최고위원, 박재순(朴載淳) 최고위원)였다. 2명의 친박은 2008년 7·3 전당대회에서 박희태, 정몽준 최고위원에 이어 3위로 최고위원에 오른 허태열 의원과 지명직 최고위원으로 선임된 송광호(宋光浩) 의원이었다. 정 최고위원은 무계파로 볼 수 있다.
핵심요직(사무총장, 여의도연구소장, 전략기획본부장, 홍보기획본부장, 대변인, 원내대변인, 원내수석부대표, 중앙위의장, 대표 비서실장, 제1·2사무부총장) 13명 중 친이계는 7명(안경률(安炅律) 사무총장, 이명규(李明奎) 전략기획본부장, 차명진(車明進) 대변인, 주호영(朱豪英) 원내수석부대표, 이군현(李君賢) 중앙위의장, 김효재(金孝在) 대표 비서실장, 심규철(沈揆喆) 제2사무부총장)이었다.
친이계가 아닌 6명 중 친박계는 4명(김성조(金晟祚) 여의도연구소장, 한선교(韓善敎) 홍보기획본부장, 윤상현 (尹相現) 대변인, 이성헌(李性憲) 제1 사무부총장)이었다. 당시 조윤선(趙允旋) 대변인과 김정권(金正權) 원내대변인 2명은 중립파에 속했다. 중립에 속하던 조 대변인은 2012년 4·11총선에서 선대위 대변인을 맡아 당시 비대위원장인 박 대통령을 보좌하며 주목받기 시작했다. 박근혜 정부에서 여성부장관으로 임명된 그는 현 시점에서는 신박(新朴)에 속한다.
그 외 당직자 33명 중, 친이계는 20명이었다. 직책과 이름을 나열하면 다음과 같다.
이재창(李在昌) 전국위원회 의장, 신현태(申鉉泰) 전국위원회 부의장, 최병국(崔炳國) 윤리위원장, 조진형(趙鎭衡) 재정위원장, 정의화(鄭義和) 인재영입위원장, 김금래(金錦來) 중앙여성위원장, 강용석(康容碩) 중앙청년위원장, 윤석용(尹碩鎔) 중앙장애인위원장, 정진섭(鄭鎭燮) 지방자치위원장, 임해규(林亥圭) 대외협력위원장, 전여옥(田麗玉) 국제위원장, 허천 재해대책위원장, 강성천(姜成天) 중앙노동위원장, 정태근(鄭泰根) 기획위원장, 현경병(玄鏡柄) 정보위원장, 이은재(李恩宰)·정양석·이범래(李泛來)·박준선(朴俊宣) 원내부대표, 김기현 제4정조위원장.
친이 인사를 제외한 13명 중 친박은 이인기(李仁基) 인권위원장, 유기준(兪奇濬) 법률지원단장, 이종혁(李鍾赫)·김선동(金善東)·황영철(黃永哲) 원내부대표, 황진하 제2정조위원장, 최경환 제3정조위원장, 안홍준 제5정조위원장 등 8명이었다.
5명(진영 전국위원회 부의장, 안응모 국책자문위원장, 김성훈 디지털청년위원장, 장윤석(張倫碩) 제1정조위원장, 나경원(羅卿瑗) 제6정조위원장)은 친이도 친박도 아닌 중립인사였다.
진영 장관의 경우 ‘박근혜의 비서실장’에서 ‘무늬만 친박(親朴)’을 거쳐 ‘탈박(脫朴)’ 후 다시 ‘복박(復朴)’했는데 2009년은 탈박 상태로 중립을 지킬 때였다.
종합하면 친이계가 가장 요직을 많이 차지했다는 2009년 1월 당직자 55명 중 친이계는 33명이었다. 친이가 차지하는 비율은 전체의 60%였다. 수치상 과거 친이보다 현재 친박의 요직 독식이 심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친박 요직 독식 심한 이유
그 이유는 무엇일까. 경북 지역 3선 의원의 말이다.
“2009년도 친이와 친박 의원 수가 각각 120명, 50명 정도 됐다면, 현 2013년도 친박과 비박 의원 수는 각각 150명과 20명 정도 될 겁니다. 비박 20명 중에서도 친박과 가까운 의원들이 꽤 됩니다. 그렇다 보니 쏠림현상이 더 심할 수밖에 없습니다. 당연한 현상이지요.”
충청지역 초선 의원도 비슷한 견해를 내놨다.
“새누리당 후보로 19대 총선에 출마해서 당선된 사람치고 비상대책위원장이었던 박근혜 대통령에게 신세 안 진 사람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현상은 당이 위기에 몰려 있을 때 박 대통령에게 도움을 요청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나타날 수밖에 없습니다. 지도부가 박 대통령에게 너무 맹종하지 않는다면 큰 문제가 없다고 봅니다.”
당내 대다수 의원이 친박계인 만큼 주요 당직 임명 비율이 높은 것은 당연하다는 이야기다.
산술적으로 따진다면 맞는 말이다. 그래서일까. 당내에서는 대통령을 배출한 계파가 당권을 잡아야 청와대의 뜻을 알고 강력한 국정 드라이브를 펼칠 수 있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수도권의 한 친박 의원은 “내년 6월 지방선거 공천 전까지 1년 남짓한 기간이 박 대통령이 가장 일하기 좋은 환경이며 동시에 정권의 명운을 가르는 시기”라며 “이럴 때일수록 주요 당직자들이 박 대통령과 코드가 맞아야 한다. 그래야 일사불란하게 움직일 수 있기 때문이다. 정권 초기인데 ‘흔들기’에 나설 인사들과 같이할 수는 없는 것 아닌가”라고 했다.
하지만 친박 일색의 당직 인선은 부작용을 낳을 수도 있다. 중립 성향의 한 재선 의원은 “생각이 비슷한 사람끼리 너무 많이 모여 있으면 좋지 않다”면서 “집권 초기 박근혜 정부의 국정을 뒷받침하고 책임정치를 실현한다는 점에서는 불가피한 측면도 있지만 지나치게 친박 일색이어서 당내 다양한 목소리를 수렴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당의 핵심 관계자도 “이명박 대통령 집권 당시에는 친이계가 당내 주류였지만 친박계가 비주류로 정부를 견제하면서 비판적인 목소리를 냈기 때문에 협력과 견제의 당·정·청 관계가 일정 정도 가능했다”면서 “친박 지도부가 중심이 된 당이 침묵할 경우 비주류 측의 불만이 고조될 수 있다”고 했다.
한국 정치에선 이긴 자가 모든 것을 갖는다. 이른바 승자 독식주의다. ‘2등’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 그래서 정치인들은 이기기 위해, 1등을 위해 선거 때마다 목숨을 건다.
사실 승자 독식주의는 정치판의 현실상 당연한 측면도 있다. ‘경쟁자의 배제’를 통해야 공직·당직 등의 자리를 따낼 수 있는 까닭이다. 그러나 한 가지 명심할 게 있다. 같은 편끼리 똘똘 뭉쳐 다른 세력의 권력 진입을 견제하는 ‘마이너스 정치’는 결국 실패했다는 점이다.⊙
새누리당 당직개편이 마무리된 지난 5월 22일이었다. 비주류로 분류되는 한 의원은 새누리당 주요 당직자 명단을 훑어보고 이같이 말했다.
“이명박 정부 때도 친이계의 주요 당직 독식이 심하지 않았느냐”고 물었다. 질문이 끝나기 무섭게 그가 답했다. “지금이 더 한 거 같은데?” 그가 친이계 의원이었다면 검증해 보겠다는 생각을 하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그는 친박(親朴·친박근혜)계에 가까운 비주류였다. 일리(一理)가 있어 보였다. 주요 당직을 맡은 친박계는 몇 명이나 될까. 주요 당직자 전원을 정밀 분석했다.
계파나 성향을 따질 때 주관적 판단이 개입하면 이견(異見)이 생기기 마련이다. 따라서 분석에 앞서 객관적인 기준을 마련했다.
우선 2010년 6월 29일 본회의에서 세종시 수정안에 반대표를 행사한 인물을 친박계로 구분했다. 참고로 2010년 6월 세종시 수정안에 반대표를 던진 친박 의원은 진영(陳永) 보건복지부 장관 한 명뿐이었다. 박근혜(朴槿惠) 대통령은 2005년 4월 당시 당 대표 자격으로 본회의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한 지 5년2개월여 만에 세종시 수정안의 반대 토론자로 직접 나서 사실상 친박 의원들의 반대투표를 독려한 바 있다. 당시 국회의원 신분이 아니어서 투표를 하지 못했던 인사들에 대해서는 2007년 박근혜 대선 경선 캠프와 2012년 박근혜 대선 경선·대선 캠프에 몸담았었는지와 친박연대나 친박무소속연대 소속으로 당선됐었는지 여부를 살폈다.
다만 일반적으로 대선 캠프에는 대부분 현역 의원이 참여하고, 친박연대나 친박무소속으로 당선된 의원 중에서 실제 친박 성향이 아닌 인물도 존재하는 만큼 중앙지·지방지 기자 다수가 친박계라는 데 동의한 인물을 포함했다.
지도부 9명 중 6명 親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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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3년 새누리당 지도부 9명. 왼쪽 위부터 황우여 대표, 최경환 원내대표, 김기현 정책위의장, 이혜훈 최고위원, 심재철 최고위원, 정우택 최고위원, 유기준 최고위원, 한기호 최고위원, 유수택 최고위원. |
그는 작년 대선에서 ‘박근혜 새누리당 대통령 후보 중앙선거대책위원회(박근혜 선대위) 공동위원장’을 맡아 호남 공략에 주력했다.
전당대회에서 황 대표에 이어 2위, 4위, 5위를 차지해 최고위원으로 뽑힌 이혜훈(李惠焄) 전 의원, 정우택(鄭宇澤)・유기준(兪奇濬) 의원도 대표적인 친박계 인사다.
이 전 의원은 2007년 박근혜 경선 캠프 대변인을 맡았다. 이 전 의원의 남편은 박정희(朴正熙) 대통령 시절 내무부 지방국 행정담당관, 인천시장, 대통령 비서관 등을 지낸 김태호(金泰鎬) 전 한나라당 의원의 아들인 김영세(金泳世)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이다. 김 교수는 박 당선인의 ‘싱크탱크’인 국가 미래연구원 발기인 중 한 명이다. 유 의원도 2007년 대선 경선 캠프 멤버로 2012년에는 중앙선대위 부위원장을 맡아 박 대통령을 도왔다. 정 의원은 박 대통령이 한나라당 대표 재직 당시 처음으로 영입한 인물이다. 2006년 5·31 지방선거를 앞둔 19일 충북 청주와 청원에서 유세 중이었던 박 대통령은 “한나라당이 충청권 드림팀을 짤 때 핵심으로 내세운 인물이 정우택 후보이며, 17대 국회 들어 한나라당 인재영입 1호가 정우택 후보”라며 지지를 호소한 바 있다.
지명직 최고위원인 유수택(柳秀澤) 광주시당위원장도 친박으로 꼽힌다. 유 최고위원은 친박 핵심인 이정현(李貞鉉) 홍보수석의 대학(동국대학교) 선배이기도 하다.
5월 15일 당연직 최고위원인 원내대표 경선에서 승리한 최경환(崔炅煥) 의원은 자타가 공인하는 원조 친박이다. 2007년 대선 경선 당시 ‘박근혜 캠프’에서 종합상황실장을 맡았으며 지난해 대선 때는 새누리당 대선 후보였던 박 대통령의 비서실장을 지냈다.
지도부 내 ‘중립’ 또는 ‘비(非) 박근혜계’ 성향의 인사 3명은 2012년 5·15 전당대회에서 3위를 차지한 심재철(沈在哲) 최고위원과 최 원내대표의 러닝메이트로 정책위의장 자리에 오른 김기현(金起賢) 의원, 그리고 또 다른 지명직 최고위원인 한기호(韓起鎬) 의원이었다. 새누리당 당헌·당규에 따르면 지명직 최고위원은 2명을 둬야 한다.
지도부 외 요직 14명 중 非朴은 3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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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9년 당시 새누리당 지도부 9명. 왼쪽 위부터 박희태 대표, 홍준표 원내대표, 임태희 정책위의장, 정몽준 최고위원, 허태열 최고위원, 공성진 최고위원, 박순자 최고위원, 송광호 최고위원, 박재순 최고위원. |
5월 20일 사무총장으로 임명된 홍문종(洪文鐘) 의원은 대표적인 친박이다. 원외(院外) 시절인 2007년 대선 경선 당시 수도권 원외 당협위원장들이 친이(친이명박)계로 쏠릴 때 끝까지 의리를 지켰다. 박 당선인 외곽 조직인 경기희망포럼을 이끌다 대선 경선 때부터 희망포럼뿐 아니라 전체 외곽조직을 담당했다. 대선 당시 그가 중앙 선대위에서 맡은 직책은 조직총괄본부장이었다.
곧 연구원으로 승격하는 여의도연구소의 소장을 맡은 이주영(李柱榮) 의원은 박 대통령의 측근이 아니었지만, 2011년 5월 친박계의 도움으로 정책위의장에 당선된 이후 ‘신박(新朴)’으로 확실히 자리매김했다. 2012년 4·11총선에서 박 대통령의 총선 공약을 주도하기도 한 이 의원은 작년 경선, 대선 과정에서 특보단장, 대선기획단장, 후보 특보단장 등 주요 임무를 맡았다.
당의 중장기 전략과 집권 플랜을 담당할 전략기획본부장직을 맡게 된 김재원(金在原) 의원은 2007년 ‘박근혜 경선 캠프’에서 기획단장 겸 대변인을 맡았다. 지난해 9월에는 대선 캠프 공동 대변인에 내정됐으나 기자들을 상대로 취중 막말을 한 게 말썽이 돼 하루 만에 자진해서 사퇴한 바 있다.
홍보기획부본부장 박창식(朴昌植) 의원은 드라마 <모래시계>와 <태왕사신기> 등 수많은 대표작을 만든 연출가 김종학씨가 만든 ‘김종학 프로덕션’의 대표이사 출신으로 2012년 대선 캠프에서 박 대통령의 선거유세, TV토론 전략 등을 지원한 인사다.
남녀 대변인인 유일호(柳一鎬)·민현주 의원도 친박이다. 2013년 5월 22일 신임 남자 대변인으로 선정된 유 의원은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서 박 대통령과 나란히 앉은 후부터 가까워져 인수위 때는 당선자 비서실장을 지냈다.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연구위원 출신인 민 의원은 2012년 대선 캠프에서 여성 특보를 맡았다.
원내대변인 3명 중 2명인 김태흠(金泰欽)・강은희(姜恩姬) 의원도 친박에 속한다. 김 의원은 박근혜 선대위 중앙조직부본부장과 공보위원으로 활동했다. 박 대통령과 같은 이공계 출신인 강 의원은 한국IT여성기업인협회장, 국가정보화전략위원회 위원을 역임했으며, 지난 대선에선 ‘박근혜의 세상을 바꾸는 10가지 민생 약속 지킴이단’ 일원으로 박 대통령의 민생 공약을 위해 뛰었다.
대야(對野) 협상 실무를 총괄할 원내수석부대표로 임명된 윤상현(尹相現) 의원은 2007년 박근혜 경선 캠프에서 조직기획단장을 맡아 활약했다. 2012년 대선 경선 캠프에는 공보단장, 박근혜 선대위에서는 수행단장 역할을 했다. 윤 의원은 박 대통령의 동생인 박지만(朴志晩)씨와 가까운 사이로 박 당선인과 격의 없이 대화할 수 있는 측근 중 한 명이다.
2013년 1월 28일 당내 최대 직능조직인 중앙위원회의장 연임에 성공한 김태환(金泰煥) 의원은 박 대통령이 한나라당 대표 시절(2004년 7월 19일~2006년 6월 16일) 제1사무부총장을 지내며 박 대통령을 곁에서 보좌했다. 김 의원은 18대 공천(2008년)에서 낙천했지만 친박 무소속 후보로 출마, 생환(生還)했다. 이후 복당한 김 의원은 19대 때는 새누리당 공천을 받아 당선됐다.
주요 직책에 기용된 인사 중 김세연(金世淵) 의원(제1사무부총장), 전희재(全熙宰) 전북 진안·무주·장수·임실 당협위원장(제2사무부총장), 홍지만(洪志晩) 의원(원내대변인), 여상규(余尙奎) 의원(대표 비서실장) 등 4명은 중립 성향 인사다.
원내부대표·정조위원장 제외한 나머지 당직 분포 현황
지도부와 앞서 거론한 요직을 제외한 나머지 당직은 총 23개(▲중앙윤리위원장 ▲국책자문위원장 ▲재정위원장 ▲인권위원장 ▲인재영입위원장 ▲실버세대위원장 ▲중앙여성위원장 ▲중앙청년위원장 ▲디지털정당위원장 ▲중앙장애인위원장 ▲지방자치안전위원장 ▲대외협력위원장 ▲재외국민협력위원장 ▲국제위원장 ▲노동위원장 ▲통일위원장 ▲중앙재해대책위원장 ▲중앙연수원장 ▲북한인권 및 탈북자·납북자 위원장 ▲정책위수석부의장 ▲정책위부의장 ▲원내부대표 ▲제1~6정조위원장)이다.
다수가 선정된 ▲원내부대표(10명) ▲제1~6정조위원장(6명)을 제외한 21개 당직에 임명된 인물을 먼저 살펴봤다.
중앙윤리위원장 경대수(慶大秀) 의원, 재정위원장 박상희(朴相熙) 전 의원, 인재영입위원장 안홍준(安鴻俊) 의원, 실버세대위원장 정해걸(丁海杰) 전 의원, 중앙여성위원장 김을동(金乙東) 의원, 중앙청년위원장 오신환(吳晨煥) 서울 관악을 당협위원장, 디지털정당위원장 전하진(田夏鎭) 의원, 중앙장애인위원장 김정록 의원, 지방자치위원장 김동완(金東完) 의원, 대외협력위원장 김장실(金長實) 의원, 국제위원장 황진하(黃震夏) 의원, 노동위원장 최봉홍 의원, 중앙재해대책위원장 박덕흠(朴德欽) 의원, 북한인권 및 탈북자·납북자 위원장 하태경(河泰慶) 의원, 정책위부의장 안종범(安鍾範) 의원 등 21명 중 15명이 친박계인 것으로 파악됐다.
경 의원은 작년 대선 과정에서 박 대통령의 공약을 만든 선대위 내 조직인 국민행복추진위원회 행복한 농어촌 추진단 소속으로 일했다. 박 전 의원은 박 대통령이 비대위원장 시절 직접 뽑은 인물이다. 박 전 의원은 대구 출신이다. 안 의원은 2012년 중앙선대위 제4 직능본부장을 맡아 박 대통령을 도왔으며 정 전 의원은 고령을 이유로 19대 공천에서 낙천, 불출마를 선언했지만 18대 총선에는 친박 무소속으로 당선된 바 있다.
2012년 8월 31일 중앙여성위원장으로 선출된 김 의원은 친박연대 출신이고, 같은 날 중앙청년위원장으로 당선된 오 위원장은 박근혜 대통령 인수위원회(인수위) 청년특위 위원으로 활동했다.
전 의원은 대선 당시 박 대통령의 정보통신기술(ICT) 정책을 담당했으며, 2013년 1월 22일 ‘새누리당 제1차 전국장애인대회 중앙장애인위원장 및 장애인상임전국위원 선거’를 통해 중앙장애인위원장으로 당선된 김정록 의원은 박 대통령 주변의 호남 인사 중 한 명으로 꼽힌다. 19대 총선에서 비례대표 2번으로 국회의원 배지를 단 그는 중앙선대위 장애인본부 본부장으로 활약했다. 김동완 의원은 박 대통령을 지지하는 사람들의 모임인 충청미래정책포럼 공동대표다.
김장실 의원은 박근혜 선대위에서 문화정책을 총괄하며 문화정책특보와 종교특보를 겸임했다.
황 의원은 박근혜 선대위 직능총괄 제1본부장(통일·외교·안보·사회안전)과 박근혜 재외국민선대위 미주·중동·아프리카 위원장을 맡았다.
최 의원은 2012년 4·11총선 선대위 네트워크 본부장, 박근혜 선대위 노동위원장직을 역임했으며, 박 의원은 박 대통령의 지지모임인 ‘박사모’ 중앙조직 상임고문을 맡고 있다. 그는 ‘친이’, ‘친박’을 저울질하다 최근 ‘친박’으로 넘어온 ‘월박’이라는 비판도 받는다.
하 의원은 인수위 산하 특별위원회인 국민대통합위원회 간사직을 수행했으며, 안 의원은 작년 대선에서 박 대통령의 모든 정책 실무를 담당했다.
비박 성향의 인사는 재외국민협력위원장 원유철(元裕哲), 인권위원장 박민식(朴敏植), 정책위수석부의장 김학용(金學容) 의원과 중앙연수원장 정양석(鄭亮碩), 통일위원장 김성동(金盛東) 전 의원 등 5명이었다. 국책자문위원장 안응모(安應模) 전 내무부 장관은 중립적인 인사로 꼽힌다. 안 장관은 이명박 정권 때인 2008년 말부터 국책자문위원장직을 맡아왔다.
원내부대표단 90% 친박
국회를 이끌어갈 원내부대표단은 총 10명(류지영(柳知姈)·신동우(申東雨)·김한표(金漢杓)·이우현(李愚鉉)·이완영(李完永)·윤재옥(尹在玉)·문정림(文靜林)·이헌승(李憲昇)·김진태(金鎭台)·이채익(李埰益) 의원)이다. 분석 결과 10명 중 9명이 친박계 의원이었다.
류 의원은 박근혜 선대위 유아보육본부장을 지냈으며, 신 의원도 박근혜 선대위 조직총괄본부 조직기획본부장을 맡아 대선 승리에 기여했다. 김한표 의원은 선대위 조직총괄부본부장, 이우현 의원은 선대위 직능총괄본부 생활체육본부장, 이완영 의원은 선대위 직능총괄본부 노동본부장을 역임했다. 윤 의원은 박근혜 선대위의 두뇌 격인 종합상황실 내 정세분석팀장직을 수행했다.
자유선진당 비례대표로 국회에 입성한 문 의원은 새누리당과의 합당 후 중앙선대위 대변인과 직능총괄 보건의료본부장 등을 맡아 박 대통령을 지원했다.
이헌승 의원은 2007년 박근혜 경선 캠프 수행부단장을 맡았다. 대표적 ‘박근혜 키즈’라는 평이다. 김진태 의원은 박 대통령의 지지세가 상대적으로 약한 20~40대가 주축이 돼 결성된 친박 단체 ‘단비처럼’ 전국회장을 맡아 기여했다.
원내부대표 중 유일한 비주류로 꼽히는 이채익 의원도 친이 핵심인 최병국(崔炳國) 의원을 제치고 울산 남구갑 공천을 받아 19대 총선에서 당선됐다는 이유로 범 친박계라는 의견이 있었지만, 이견이 있어 비박으로 분류했다.
“6명의 정조위원장은 친박 독식 논란 물타기”
새누리당은 2010년 정책활동 강화를 이유로 폐지했던 ‘정책조정위원회’(정조위) 체제를 3년 만인 2013년 6월 2일 부활시켰다. 최경환 원내대표 측 관계자는 “정책활동 강화를 통한 ‘강한 여당’ 전략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제1~6정조위원장으로 포진한 의원은 다음과 같다.
1정조위원장(법제사법 안전행정위 담당) 권성동(權性東), 2정조위원장(외교통일 국방 정보위 담당) 조원진(趙源震), 3정조위원장(정무 기획재정 예산결산특별위 담당) 나성린(羅城麟), 4정조위원장(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 산업통상자원 국토교통위 담당) 강석호(姜碩鎬), 5정조위원장(보건복지 환경노동 여성가족위 담당) 김성태(金聖泰), 6정조위원장(미래창조과학방송 교육문화체육관광위 담당) 김희정(金姬廷) 의원.
6명의 정조위원장 중 친박계는 3정조위원장 조원진 의원 한 명뿐이다. 나머지는 친이 또는 비박계로 분류되는 의원들이다. 이와 관련 한 3선 의원의 이야기다.
“정조위 부활은 국회 상임위 중심의 의회 운영이라는 시대 흐름을 거스르는 조처입니다. 그럼에도 정조위를 부활시킨 것은 친박계가 요직을 독식한다는 비판이 나오니까 비박 의원들에게 자리를 만들어주기 위해서가 아닌가 생각됩니다.”
당직 인선 과정에서 불거진 계파 논란을 불식시키기 위해 과거 집권여당의 국정운영 모델인 ‘정책위원장-6개 정조위 체제’를 재도입했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분석을 종합해 보면 현재(2013년 6월 13일) 지도부를 포함한 당직자 60명 중 42명이 친박계다. 이는 전체의 70%에 해당한다. 비박 의원 중심으로 구성된 정조위를 제외하고 계산하면 친박이 차지하는 비율(75.9%)은 더욱 상승한다.
이명박 정부 초기 당직자 60% 親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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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년 만에 친이 친박의 입장이 완전히 뒤바뀌었다. 제18대 대통령 취임식에서 행사를 마친 박근혜 대통령이 떠나는 이명박 전 대통령을 배웅하기 위해 함께 단상에서 걸어 나오고 있는 모습. |
당시 친박 측의 허태열(許泰烈) 의원(현 대통령 비서실장)은 “핵심 당직을 친이가 독식했다”고 비판했다. 당시 상황은 어땠을까. 현재 친박 쏠림 현상보다 심했을까.
허 비서실장이 친이가 전부 독식했다는 시점(2009년 1월)의 주요 당직 임명 현황을 조사했다.
9명의 지도부 중 6명이 친이(박희태 대표, 홍준표(洪準杓) 원내대표, 임태희(任太熙) 정책위의장, 공성진(孔星鎭) 최고위원, 박순자(朴順子) 최고위원, 박재순(朴載淳) 최고위원)였다. 2명의 친박은 2008년 7·3 전당대회에서 박희태, 정몽준 최고위원에 이어 3위로 최고위원에 오른 허태열 의원과 지명직 최고위원으로 선임된 송광호(宋光浩) 의원이었다. 정 최고위원은 무계파로 볼 수 있다.
핵심요직(사무총장, 여의도연구소장, 전략기획본부장, 홍보기획본부장, 대변인, 원내대변인, 원내수석부대표, 중앙위의장, 대표 비서실장, 제1·2사무부총장) 13명 중 친이계는 7명(안경률(安炅律) 사무총장, 이명규(李明奎) 전략기획본부장, 차명진(車明進) 대변인, 주호영(朱豪英) 원내수석부대표, 이군현(李君賢) 중앙위의장, 김효재(金孝在) 대표 비서실장, 심규철(沈揆喆) 제2사무부총장)이었다.
친이계가 아닌 6명 중 친박계는 4명(김성조(金晟祚) 여의도연구소장, 한선교(韓善敎) 홍보기획본부장, 윤상현 (尹相現) 대변인, 이성헌(李性憲) 제1 사무부총장)이었다. 당시 조윤선(趙允旋) 대변인과 김정권(金正權) 원내대변인 2명은 중립파에 속했다. 중립에 속하던 조 대변인은 2012년 4·11총선에서 선대위 대변인을 맡아 당시 비대위원장인 박 대통령을 보좌하며 주목받기 시작했다. 박근혜 정부에서 여성부장관으로 임명된 그는 현 시점에서는 신박(新朴)에 속한다.
그 외 당직자 33명 중, 친이계는 20명이었다. 직책과 이름을 나열하면 다음과 같다.
이재창(李在昌) 전국위원회 의장, 신현태(申鉉泰) 전국위원회 부의장, 최병국(崔炳國) 윤리위원장, 조진형(趙鎭衡) 재정위원장, 정의화(鄭義和) 인재영입위원장, 김금래(金錦來) 중앙여성위원장, 강용석(康容碩) 중앙청년위원장, 윤석용(尹碩鎔) 중앙장애인위원장, 정진섭(鄭鎭燮) 지방자치위원장, 임해규(林亥圭) 대외협력위원장, 전여옥(田麗玉) 국제위원장, 허천 재해대책위원장, 강성천(姜成天) 중앙노동위원장, 정태근(鄭泰根) 기획위원장, 현경병(玄鏡柄) 정보위원장, 이은재(李恩宰)·정양석·이범래(李泛來)·박준선(朴俊宣) 원내부대표, 김기현 제4정조위원장.
친이 인사를 제외한 13명 중 친박은 이인기(李仁基) 인권위원장, 유기준(兪奇濬) 법률지원단장, 이종혁(李鍾赫)·김선동(金善東)·황영철(黃永哲) 원내부대표, 황진하 제2정조위원장, 최경환 제3정조위원장, 안홍준 제5정조위원장 등 8명이었다.
5명(진영 전국위원회 부의장, 안응모 국책자문위원장, 김성훈 디지털청년위원장, 장윤석(張倫碩) 제1정조위원장, 나경원(羅卿瑗) 제6정조위원장)은 친이도 친박도 아닌 중립인사였다.
진영 장관의 경우 ‘박근혜의 비서실장’에서 ‘무늬만 친박(親朴)’을 거쳐 ‘탈박(脫朴)’ 후 다시 ‘복박(復朴)’했는데 2009년은 탈박 상태로 중립을 지킬 때였다.
종합하면 친이계가 가장 요직을 많이 차지했다는 2009년 1월 당직자 55명 중 친이계는 33명이었다. 친이가 차지하는 비율은 전체의 60%였다. 수치상 과거 친이보다 현재 친박의 요직 독식이 심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친박 요직 독식 심한 이유
그 이유는 무엇일까. 경북 지역 3선 의원의 말이다.
“2009년도 친이와 친박 의원 수가 각각 120명, 50명 정도 됐다면, 현 2013년도 친박과 비박 의원 수는 각각 150명과 20명 정도 될 겁니다. 비박 20명 중에서도 친박과 가까운 의원들이 꽤 됩니다. 그렇다 보니 쏠림현상이 더 심할 수밖에 없습니다. 당연한 현상이지요.”
충청지역 초선 의원도 비슷한 견해를 내놨다.
“새누리당 후보로 19대 총선에 출마해서 당선된 사람치고 비상대책위원장이었던 박근혜 대통령에게 신세 안 진 사람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현상은 당이 위기에 몰려 있을 때 박 대통령에게 도움을 요청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나타날 수밖에 없습니다. 지도부가 박 대통령에게 너무 맹종하지 않는다면 큰 문제가 없다고 봅니다.”
당내 대다수 의원이 친박계인 만큼 주요 당직 임명 비율이 높은 것은 당연하다는 이야기다.
산술적으로 따진다면 맞는 말이다. 그래서일까. 당내에서는 대통령을 배출한 계파가 당권을 잡아야 청와대의 뜻을 알고 강력한 국정 드라이브를 펼칠 수 있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수도권의 한 친박 의원은 “내년 6월 지방선거 공천 전까지 1년 남짓한 기간이 박 대통령이 가장 일하기 좋은 환경이며 동시에 정권의 명운을 가르는 시기”라며 “이럴 때일수록 주요 당직자들이 박 대통령과 코드가 맞아야 한다. 그래야 일사불란하게 움직일 수 있기 때문이다. 정권 초기인데 ‘흔들기’에 나설 인사들과 같이할 수는 없는 것 아닌가”라고 했다.
하지만 친박 일색의 당직 인선은 부작용을 낳을 수도 있다. 중립 성향의 한 재선 의원은 “생각이 비슷한 사람끼리 너무 많이 모여 있으면 좋지 않다”면서 “집권 초기 박근혜 정부의 국정을 뒷받침하고 책임정치를 실현한다는 점에서는 불가피한 측면도 있지만 지나치게 친박 일색이어서 당내 다양한 목소리를 수렴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당의 핵심 관계자도 “이명박 대통령 집권 당시에는 친이계가 당내 주류였지만 친박계가 비주류로 정부를 견제하면서 비판적인 목소리를 냈기 때문에 협력과 견제의 당·정·청 관계가 일정 정도 가능했다”면서 “친박 지도부가 중심이 된 당이 침묵할 경우 비주류 측의 불만이 고조될 수 있다”고 했다.
한국 정치에선 이긴 자가 모든 것을 갖는다. 이른바 승자 독식주의다. ‘2등’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 그래서 정치인들은 이기기 위해, 1등을 위해 선거 때마다 목숨을 건다.
사실 승자 독식주의는 정치판의 현실상 당연한 측면도 있다. ‘경쟁자의 배제’를 통해야 공직·당직 등의 자리를 따낼 수 있는 까닭이다. 그러나 한 가지 명심할 게 있다. 같은 편끼리 똘똘 뭉쳐 다른 세력의 권력 진입을 견제하는 ‘마이너스 정치’는 결국 실패했다는 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