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고 이상 實刑 확정된 全斗煥, 盧泰愚는 연금 수급권 없어
⊙ 前職 大統領 경호에 연간 6억원 이상 들어
⊙ 前職 大統領 경호에 연간 6억원 이상 들어
- 이명박 전 대통령이 서울 강남구 대치동 슈페리어 타워 12층에 개인 사무실을 연다. 이곳은 430㎡(130평) 규모로 월세가 1300만원이다.
이명박(李明博) 전 대통령이 논현동 사저와 4.3km 떨어진 서울 강남구 대치동 슈페리어 타워 12층에 430m²(130평) 규모의 개인 사무실을 연다. 현재 사무실은 내부 공사가 한창이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공사가 마무리되면 적당한 기일을 잡아 개소식을 갖는다고 한다.
이와 관련, 민주통합당은 4월 3일 대변인 논평을 통해 “전직 대통령의 품위를 위해 국민 혈세를 낭비한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이 전 대통령 사무실 월세 1300만원(관리비 포함)을 <전직 대통령 예우에 관한 법률>에 따라 국고에서 부담해야 하는데 규모 등이 국민 정서에 맞지 않는다고 보기 때문이다.
MB, 국민 세금으로 월세 1300만원 사무실 운영
연간 임차료만 1억5000만원이 넘는 사무실에서 이 전 대통령은 무슨 일을 한다는 것일까. 이 전 대통령 측 임재현 비서관은 한 주간지에 “정확히 사무실 용도가 무엇이라 말하기 힘들다”며 “퇴임 이후 면담 요청이 많이 오는데 집에서만 만날 수도 없지 않나. 논현동 사저와 사무실을 오가며 손님 접객도 하는 등 여러 가지 용도로 쓰일 것 같다”고 밝혔었다. 그에 따르면 손님을 맞기 위해 월세 1300만원인 사무실을 세금으로 운영하겠다는 얘기가 된다.
이에 대해 국회 안전행정위원회 민주당 간사인 이찬열(李燦烈) 의원은 《월간조선》에 “내곡동 사저 문제로 특검까지 받은 이명박 전 대통령이 굳이 국민 혈세를 쓰면서까지 개인 사무실을 따로 내는 이유를 모르겠다”며 “임기 내내 국민과 ‘불통’했던 이 전 대통령이 퇴임 후에도 국민 정서를 모르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밝혔다.
최진(崔進) 대통령리더십연구원 원장도 “사저 논란을 일으킨 데 이어 사무실 논란을 일으킨 건 문제가 있다고 본다”며 이렇게 말했다.
“지금 국내경기가 안 좋아서 말이 많잖습니까. 개인 돈이라 해도 (전직 대통령이) 그런 호화 사무실을 운영한다면 비판받을 만한 문제인데, 하물며 세금으로 한다는 건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재임 기간 사저 문제로 장기간 비판받았잖아요. 그럼 다른 사람들보다 더 신경을 썼어야죠. 그리고 사무실 용도를 확실하게 밝혔어야죠.”
—사무실 용도는 접견 차원이라고 합니다.
“그건 김대중, 노무현 전 대통령도 얘기했습니다. 왜 전직 대통령들은 그렇게 많은 사람을 한꺼번에 만나야 합니까. 국민들이 볼 때 일리가 있다며 고개를 끄덕일 수 있는 용도를 밝혀야죠. ‘앞으로 국민을 위해 어떤 일을 하겠다’ ‘어떤 봉사를 하겠다’고 하면 비용이 좀 들어도 국민들이 이해하겠지만, 그런 논리라면 공감하기 어렵죠.”
前職 大統領 연금 수준은 現職의 70% 선
국가가 이 전 대통령에게 지원하는 돈은 이뿐만이 아니다. 연금과 교통·통신비를 포함한 예우보조금을 지급한다. 관련 법인 <전직 대통령 예우에 관한 법률>은 가장 먼저 ‘연금’을 명시하고 있다. 수급 대상은 ‘전직 대통령 또는 그 유족’이다. 연금 지급액은 지급 당시의 대통령 보수연액(報酬年額)의 95%다. 같은 법 시행령은 ‘지급 당시의 대통령 보수연액은 대통령 보수월액의 8.85배에 상당하는 금액’이라고 규정했다.
이를 계산하면 올해 전직 대통령이 받는 연금 규모는 현직 대통령 연봉의 70%쯤이다. 올해 대통령 연봉은 1억9225만원. 이를 월급으로 환산하면 1600만원이 된다. 이에 따라 전직 대통령들은 매월 1122만원을 연금으로 받는다. 연간 총액은 1억3470만원이다. 이 전 대통령은 올해 3월부터 연금을 받았기 때문에 1억1200만원이다.
모든 전직 대통령이 연금을 받는 것은 아니다. 현재 생존한 전직 대통령 4인 중 김영삼(金泳三), 이명박 전 대통령만 수급권을 갖는다. <전직 대통령 예우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금고 이상의 형(刑)이 확정된 경우 ‘경호·경비’를 제외한 전직 대통령 예우를 받을 수 없다.
따라서 1997년 ‘12·12쿠데타’ ‘5·18 광주사태’로 대법원에서 각각 무기형과 17년6개월형이 확정된 전두환(全斗煥), 노태우(盧泰愚) 전 대통령은 연금을 받지 못한다.
다른 전직 대통령들이 지금까지 받은 연금, 예우보조금은 얼마나 될까. 소관부처 안전행정부에 물었다. 의정담당관실 관계자는 “<전직 대통령 예우에 관한 법률>에 나와 있는 혜택 말고는 없다”며 “개인에게 지급되므로 구체적인 액수는 밝히기 곤란하다”고 말했다. 관련 법을 통해 추산할 수밖에 없었다.
남아 있는 기록을 토대로 1991~1996 년간 전(全) 전 대통령이 수령한 연금 및 예우보조금의 총액은 총 5억9923만9000원이다. 노(盧) 전 대통령은 1993 ~1996년간 총 3억1294만1000원을 받았다. 두 전직 대통령은 대법원 확정 판결이 있기 전인 1997년 3월까지 연금 및 예우보조금을 받았으므로 실제 수령액은 이보다 조금 더 많다.
올해 MB는 추가로 약 1억3000만원 받아
김영삼 전 대통령은 1998년 2월 퇴임했다. 언론에 보도된 대통령 연봉과 인상률을 참고해 2010년까지 그가 받은 연금 및 예우보조금 액수를 추정했다. 그 결과 김영삼 전 대통령은 퇴임 후 2010년 말까지 약 21억원을 수령했다는 계산이 나온다.
그 후 2년간 연금으로만 2억5600만원을 탔지만, 예우보조금은 추산할 근거가 부족했다. 단 지난 3월 《조선일보》 보도에 따르면 2012년 전직 대통령 예우보조금이 월 1700만원이었다. 그렇다면 2011~2012년엔 다소 적은 금액을 받았을 것이다. 이를 통해 추산한 액수는 5억원에 조금 못 미친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2003년 2월부터 2010년 8월까지 약 11억원, 노무현 전 대통령은 2008년 이후 2010년 5월까지 약 4억원을 연금 및 예우보조금으로 수령했을 것으로 짐작된다.
작고한 전직 대통령의 배우자는 대통령 연봉의 50%가량 되는 유족연금을 받는다. 김대중(金大中) 전 대통령 부인 이희호(李姬鎬) 여사는 2010년 8월 이후 연금으로만 약 2억2500만원을 받았을 것으로 추정된다. 노무현(盧武鉉) 전 대통령 부인 권양숙(權良淑) 여사도 2010년 5월 이후 2억4000만원가량을 받았을 것으로 짐작된다. 두 사람은 올해 각각 9924만원의 유족연금을 받는다.
전직 대통령이 받는 돈은 연금만 있는 게 아니다. 1988년 2월 개정을 통해 전직 대통령이 경호·경비, 교통·통신의 편의 제공 및 의료 등에 관한 예우를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근거 규정을 마련했다. 이에 근거해 정부로부터 교통·통신비를 받는다. 올해에도 매월 약 1700만원이 지급된다고 한다. 이를 연금과 합산하면 김영삼 전 대통령은 연간 3억3870만원, 이명박 전 대통령은 2억8200만원을 수령하는 셈이다.
이 전 대통령의 경우 사무실 임차료를 추가하면 금액은 훨씬 늘어난다. 여기에 사무실 공사 개시 시점이 3월인 점을 감안해 10개월분 임차료 1억3000만원을 더하면 총 4억1200만원이 된다.
안전행정부에 추산한 수치에 대한 확인을 요청했지만, “사생활이기 때문에 확인해 줄 수 없다”는 기존 입장을 들을 수밖에 없었다.
퇴임 후 10년간 대통령 경호실 요원 20명이 경호
간접지원도 많다. 전직 대통령은 고위공무원단에 속하는 비서관 3명(1급 1명, 2급 2명)을 둘 수 있다. 이들은 전직 대통령이 추천하고, 현직 대통령이 임명한다. 안전행정부 장관이 임명한 운전기사 1명(6급)도 지원한다. 이들의 신분은 별정직 공무원이므로 국고에서 인건비가 나간다.
전직 대통령이 사망하면 그 배우자에게 고위공무원단에 속하는 별정직공무원인 비서관 1명과 역시 별정직공무원 신분인 운전기사 1명이 지원된다. 비서관과 운전기사의 임용 기간은 전직 대통령이 서거한 다음 날부터 3년간으로 정했다.
<대통령 등의 경호에 관한 법률> 제4조 3항에 따르면 전직 대통령과 배우자 및 자녀는 퇴임 후 10년 동안 대통령 경호실에서 파견한 무술 유단자 20명으로 구성된 경호팀의 보호를 받는다. 경호원 외에 요청할 경우 대통령 전용기, 헬리콥터, 차량 등을 지원받을 수 있다. 이는 현재 이명박 전 대통령에게만 해당하는 사항이다.
퇴임 후 10년이 지나면 전직 대통령은 경찰이 ‘종신 경호’를 담당한다. 현행법은 전직 대통령과 배우자에 대해 퇴임 후 10년 동안 청와대 경호실의 경호를 제공하고, 그 뒤엔 비슷한 규모의 경찰 경호를 받도록 규정하고 있다. 현재 전두환, 노태우, 김영삼 전 대통령이 경찰 경호를 받고 있다.
전, 노 전 대통령이 경찰 경호를 받는 이유는 1995년 법 개정 당시 대통령 재임 중 취득한 국가기밀 유출 방지를 위한 ‘필요한 기간의 경호·경비’는 받을 수 있도록 예외 규정을 뒀기 때문이다.
지난해 경찰청이 국회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2008~2011년간 전두환 전 대통령 경호에 들어간 비용은 27억원이다. 한 해 평균 6억7000만원이 든 셈이다. 지난해 전, 노 전 대통령 경호비용으로 책정된 예산은 각각 8억5193만원, 7억1710만원이었다. 이에 따라 김영삼 전 대통령에 대한 경호비용도 이와 비슷한 수준일 것으로 추산된다.
이희호 여사도 최근 경찰 경호 대상이 됐다. 관련 법에 의하면 전직 대통령이 퇴임 이후 사망하면 경호 기간은 퇴임일로부터 10년을 넘지 않고, 사망 후 5년으로 한정된다. 이씨는 김대중 전 대통령이 2003년 2월 25일 퇴임했으므로 원래대로라면 올해 2월 25일부터 경찰 경호를 받아야 했다. 하지만 한 달간 예외 조항을 적용받아 3월 25일 자로 경찰 경호를 받게 됐다.
외교관 여권, 해외 경비도 받아
관련 법에 따르면 전직 대통령은 해외에 나갈 때 제반 경비를 지원받을 수 있다. 외교통상부는 <전직 대통령 해외 방문 시 업무협조에 관한 지침>을 통해 우리 정부의 요청, 외국 정부와 국제기구의 공식 초청에 의한 해외 방문의 경우 재외공관이 협조하도록 하고 있다.
외교관 여권도 받을 수 있다. 이 여권의 유효기간은 5년이며, 소지자는 자국을 공식 대표하는 신분인 만큼 국제법상 타국에서 특권과 면제의 권리를 갖는다. 출입국 및 세관 수속 과정에서 편의를 제공받고, 외교관 면세 혜택 등을 누릴 수 있다.
지난해 10월 외교통상부가 국회에 제출한 <전직 대통령 여권 발급 현황>에 따르면 전두환 전 대통령은 퇴임 후 총 4차례에 걸쳐 외교관 여권을 발급받았다. 최근 발급된 건 지난해 9월 18일이다. 노태우 전 대통령도 외교관 여권을 발급받았지만, 2009년 3월 유효기간이 지나고 재발급 신청을 하지 않았다. 김영삼 전 대통령은 2008년 5월 외교관 여권을 발급받아 유효기간이 남아 있다.
전직 대통령 부부는 KTX 특실을 무상으로 탈 수 있다. 병원비도 무료다. 전직 대통령과 배우자가 국·공립병원에 입원할 경우에는 진료비가 청구되지 않는다. 민간병원에 입원하면 진료비 전액을 국가가 부담한다.
사후에도 혜택이 있다. 전직 대통령 장례는 <국가장법>에 따라 거행된다. 국립묘지 국가원수묘역(80평)에 안장될 자격도 있다. 이 밖에 정부는 민간단체 등이 전직 대통령을 위한 기념사업을 추진하는 경우 총 사업비의 30%를 지원한다.
“봉사하는 전직 대통령은 없을까”
지금까지 살핀 것처럼 국가는 적지 않은 세금을 써 가며 전직 대통령을 예우한다. 그런데 그간 퇴임한 대통령들이 지금껏 본인들이 받은 연금, 예우보조금, 그 밖의 직·간접 혜택에 부응하는 역할을 했다고 볼 수 있을까. 그리고 그 지원이란 것이 무제한이어도 상관없는 것일까. 예컨대 사무실을 아무리 크게 써도 국고에서 다 지원해 줘야 할까.
퇴임 후 왕성한 활동을 펼치는 지미 카터,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과 달리 우리 전직 대통령들은 대외 활동을 거의 하지 않았다. 그들 대부분은 집권기 정책 실패 혹은 퇴임 후 부정부패 건으로 운신의 폭이 좁았다. 자신의 정치적 영향력을 유지하려는 모습을 보여 국민들에게 실망을 안기기도 했다.
김대중 정부 당시 청와대에서 국정홍보, 정책기획을 맡았던 최진 원장은 다음과 같이 말했다.
“우리나라는 전직 대통령들이 정치적 언행으로 파문을 일으킨 경우가 많지 않습니까. 과거 DJ의 경우 ‘훈수정치’라는 말이 나오기도 했고요. 전직 대통령들이 ‘쇼’라고 할지라도 봉사하고, ‘꿈’을 심어 줄 수 있는 강연도 하면 국민적 영향력은 순식간에 커질 겁니다. 이명박 전 대통령도 아직 늦지 않았습니다. 지금부터라도 이런 역할을 한다면 재임 중 문제 됐던 것들을 만회할 수 있습니다.”⊙
이와 관련, 민주통합당은 4월 3일 대변인 논평을 통해 “전직 대통령의 품위를 위해 국민 혈세를 낭비한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이 전 대통령 사무실 월세 1300만원(관리비 포함)을 <전직 대통령 예우에 관한 법률>에 따라 국고에서 부담해야 하는데 규모 등이 국민 정서에 맞지 않는다고 보기 때문이다.
MB, 국민 세금으로 월세 1300만원 사무실 운영
연간 임차료만 1억5000만원이 넘는 사무실에서 이 전 대통령은 무슨 일을 한다는 것일까. 이 전 대통령 측 임재현 비서관은 한 주간지에 “정확히 사무실 용도가 무엇이라 말하기 힘들다”며 “퇴임 이후 면담 요청이 많이 오는데 집에서만 만날 수도 없지 않나. 논현동 사저와 사무실을 오가며 손님 접객도 하는 등 여러 가지 용도로 쓰일 것 같다”고 밝혔었다. 그에 따르면 손님을 맞기 위해 월세 1300만원인 사무실을 세금으로 운영하겠다는 얘기가 된다.
이에 대해 국회 안전행정위원회 민주당 간사인 이찬열(李燦烈) 의원은 《월간조선》에 “내곡동 사저 문제로 특검까지 받은 이명박 전 대통령이 굳이 국민 혈세를 쓰면서까지 개인 사무실을 따로 내는 이유를 모르겠다”며 “임기 내내 국민과 ‘불통’했던 이 전 대통령이 퇴임 후에도 국민 정서를 모르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밝혔다.
최진(崔進) 대통령리더십연구원 원장도 “사저 논란을 일으킨 데 이어 사무실 논란을 일으킨 건 문제가 있다고 본다”며 이렇게 말했다.
“지금 국내경기가 안 좋아서 말이 많잖습니까. 개인 돈이라 해도 (전직 대통령이) 그런 호화 사무실을 운영한다면 비판받을 만한 문제인데, 하물며 세금으로 한다는 건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재임 기간 사저 문제로 장기간 비판받았잖아요. 그럼 다른 사람들보다 더 신경을 썼어야죠. 그리고 사무실 용도를 확실하게 밝혔어야죠.”
—사무실 용도는 접견 차원이라고 합니다.
“그건 김대중, 노무현 전 대통령도 얘기했습니다. 왜 전직 대통령들은 그렇게 많은 사람을 한꺼번에 만나야 합니까. 국민들이 볼 때 일리가 있다며 고개를 끄덕일 수 있는 용도를 밝혀야죠. ‘앞으로 국민을 위해 어떤 일을 하겠다’ ‘어떤 봉사를 하겠다’고 하면 비용이 좀 들어도 국민들이 이해하겠지만, 그런 논리라면 공감하기 어렵죠.”
前職 大統領 연금 수준은 現職의 70% 선
국가가 이 전 대통령에게 지원하는 돈은 이뿐만이 아니다. 연금과 교통·통신비를 포함한 예우보조금을 지급한다. 관련 법인 <전직 대통령 예우에 관한 법률>은 가장 먼저 ‘연금’을 명시하고 있다. 수급 대상은 ‘전직 대통령 또는 그 유족’이다. 연금 지급액은 지급 당시의 대통령 보수연액(報酬年額)의 95%다. 같은 법 시행령은 ‘지급 당시의 대통령 보수연액은 대통령 보수월액의 8.85배에 상당하는 금액’이라고 규정했다.
이를 계산하면 올해 전직 대통령이 받는 연금 규모는 현직 대통령 연봉의 70%쯤이다. 올해 대통령 연봉은 1억9225만원. 이를 월급으로 환산하면 1600만원이 된다. 이에 따라 전직 대통령들은 매월 1122만원을 연금으로 받는다. 연간 총액은 1억3470만원이다. 이 전 대통령은 올해 3월부터 연금을 받았기 때문에 1억1200만원이다.
모든 전직 대통령이 연금을 받는 것은 아니다. 현재 생존한 전직 대통령 4인 중 김영삼(金泳三), 이명박 전 대통령만 수급권을 갖는다. <전직 대통령 예우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금고 이상의 형(刑)이 확정된 경우 ‘경호·경비’를 제외한 전직 대통령 예우를 받을 수 없다.
따라서 1997년 ‘12·12쿠데타’ ‘5·18 광주사태’로 대법원에서 각각 무기형과 17년6개월형이 확정된 전두환(全斗煥), 노태우(盧泰愚) 전 대통령은 연금을 받지 못한다.
다른 전직 대통령들이 지금까지 받은 연금, 예우보조금은 얼마나 될까. 소관부처 안전행정부에 물었다. 의정담당관실 관계자는 “<전직 대통령 예우에 관한 법률>에 나와 있는 혜택 말고는 없다”며 “개인에게 지급되므로 구체적인 액수는 밝히기 곤란하다”고 말했다. 관련 법을 통해 추산할 수밖에 없었다.
남아 있는 기록을 토대로 1991~1996 년간 전(全) 전 대통령이 수령한 연금 및 예우보조금의 총액은 총 5억9923만9000원이다. 노(盧) 전 대통령은 1993 ~1996년간 총 3억1294만1000원을 받았다. 두 전직 대통령은 대법원 확정 판결이 있기 전인 1997년 3월까지 연금 및 예우보조금을 받았으므로 실제 수령액은 이보다 조금 더 많다.
올해 MB는 추가로 약 1억3000만원 받아
김영삼 전 대통령은 1998년 2월 퇴임했다. 언론에 보도된 대통령 연봉과 인상률을 참고해 2010년까지 그가 받은 연금 및 예우보조금 액수를 추정했다. 그 결과 김영삼 전 대통령은 퇴임 후 2010년 말까지 약 21억원을 수령했다는 계산이 나온다.
그 후 2년간 연금으로만 2억5600만원을 탔지만, 예우보조금은 추산할 근거가 부족했다. 단 지난 3월 《조선일보》 보도에 따르면 2012년 전직 대통령 예우보조금이 월 1700만원이었다. 그렇다면 2011~2012년엔 다소 적은 금액을 받았을 것이다. 이를 통해 추산한 액수는 5억원에 조금 못 미친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2003년 2월부터 2010년 8월까지 약 11억원, 노무현 전 대통령은 2008년 이후 2010년 5월까지 약 4억원을 연금 및 예우보조금으로 수령했을 것으로 짐작된다.
작고한 전직 대통령의 배우자는 대통령 연봉의 50%가량 되는 유족연금을 받는다. 김대중(金大中) 전 대통령 부인 이희호(李姬鎬) 여사는 2010년 8월 이후 연금으로만 약 2억2500만원을 받았을 것으로 추정된다. 노무현(盧武鉉) 전 대통령 부인 권양숙(權良淑) 여사도 2010년 5월 이후 2억4000만원가량을 받았을 것으로 짐작된다. 두 사람은 올해 각각 9924만원의 유족연금을 받는다.
전직 대통령이 받는 돈은 연금만 있는 게 아니다. 1988년 2월 개정을 통해 전직 대통령이 경호·경비, 교통·통신의 편의 제공 및 의료 등에 관한 예우를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근거 규정을 마련했다. 이에 근거해 정부로부터 교통·통신비를 받는다. 올해에도 매월 약 1700만원이 지급된다고 한다. 이를 연금과 합산하면 김영삼 전 대통령은 연간 3억3870만원, 이명박 전 대통령은 2억8200만원을 수령하는 셈이다.
이 전 대통령의 경우 사무실 임차료를 추가하면 금액은 훨씬 늘어난다. 여기에 사무실 공사 개시 시점이 3월인 점을 감안해 10개월분 임차료 1억3000만원을 더하면 총 4억1200만원이 된다.
안전행정부에 추산한 수치에 대한 확인을 요청했지만, “사생활이기 때문에 확인해 줄 수 없다”는 기존 입장을 들을 수밖에 없었다.
퇴임 후 10년간 대통령 경호실 요원 20명이 경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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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2년 8월 서울 국립현충원에서 열린 김대중 전 대통령 3주기 추도식에 참석한 이희호, 권양숙 여사. 두 사람은 올해 1억원에 가까운 ‘전직 대통령 유족연금’을 수령한다. |
전직 대통령이 사망하면 그 배우자에게 고위공무원단에 속하는 별정직공무원인 비서관 1명과 역시 별정직공무원 신분인 운전기사 1명이 지원된다. 비서관과 운전기사의 임용 기간은 전직 대통령이 서거한 다음 날부터 3년간으로 정했다.
<대통령 등의 경호에 관한 법률> 제4조 3항에 따르면 전직 대통령과 배우자 및 자녀는 퇴임 후 10년 동안 대통령 경호실에서 파견한 무술 유단자 20명으로 구성된 경호팀의 보호를 받는다. 경호원 외에 요청할 경우 대통령 전용기, 헬리콥터, 차량 등을 지원받을 수 있다. 이는 현재 이명박 전 대통령에게만 해당하는 사항이다.
퇴임 후 10년이 지나면 전직 대통령은 경찰이 ‘종신 경호’를 담당한다. 현행법은 전직 대통령과 배우자에 대해 퇴임 후 10년 동안 청와대 경호실의 경호를 제공하고, 그 뒤엔 비슷한 규모의 경찰 경호를 받도록 규정하고 있다. 현재 전두환, 노태우, 김영삼 전 대통령이 경찰 경호를 받고 있다.
전, 노 전 대통령이 경찰 경호를 받는 이유는 1995년 법 개정 당시 대통령 재임 중 취득한 국가기밀 유출 방지를 위한 ‘필요한 기간의 경호·경비’는 받을 수 있도록 예외 규정을 뒀기 때문이다.
지난해 경찰청이 국회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2008~2011년간 전두환 전 대통령 경호에 들어간 비용은 27억원이다. 한 해 평균 6억7000만원이 든 셈이다. 지난해 전, 노 전 대통령 경호비용으로 책정된 예산은 각각 8억5193만원, 7억1710만원이었다. 이에 따라 김영삼 전 대통령에 대한 경호비용도 이와 비슷한 수준일 것으로 추산된다.
이희호 여사도 최근 경찰 경호 대상이 됐다. 관련 법에 의하면 전직 대통령이 퇴임 이후 사망하면 경호 기간은 퇴임일로부터 10년을 넘지 않고, 사망 후 5년으로 한정된다. 이씨는 김대중 전 대통령이 2003년 2월 25일 퇴임했으므로 원래대로라면 올해 2월 25일부터 경찰 경호를 받아야 했다. 하지만 한 달간 예외 조항을 적용받아 3월 25일 자로 경찰 경호를 받게 됐다.
외교관 여권, 해외 경비도 받아
관련 법에 따르면 전직 대통령은 해외에 나갈 때 제반 경비를 지원받을 수 있다. 외교통상부는 <전직 대통령 해외 방문 시 업무협조에 관한 지침>을 통해 우리 정부의 요청, 외국 정부와 국제기구의 공식 초청에 의한 해외 방문의 경우 재외공관이 협조하도록 하고 있다.
외교관 여권도 받을 수 있다. 이 여권의 유효기간은 5년이며, 소지자는 자국을 공식 대표하는 신분인 만큼 국제법상 타국에서 특권과 면제의 권리를 갖는다. 출입국 및 세관 수속 과정에서 편의를 제공받고, 외교관 면세 혜택 등을 누릴 수 있다.
지난해 10월 외교통상부가 국회에 제출한 <전직 대통령 여권 발급 현황>에 따르면 전두환 전 대통령은 퇴임 후 총 4차례에 걸쳐 외교관 여권을 발급받았다. 최근 발급된 건 지난해 9월 18일이다. 노태우 전 대통령도 외교관 여권을 발급받았지만, 2009년 3월 유효기간이 지나고 재발급 신청을 하지 않았다. 김영삼 전 대통령은 2008년 5월 외교관 여권을 발급받아 유효기간이 남아 있다.
전직 대통령 부부는 KTX 특실을 무상으로 탈 수 있다. 병원비도 무료다. 전직 대통령과 배우자가 국·공립병원에 입원할 경우에는 진료비가 청구되지 않는다. 민간병원에 입원하면 진료비 전액을 국가가 부담한다.
사후에도 혜택이 있다. 전직 대통령 장례는 <국가장법>에 따라 거행된다. 국립묘지 국가원수묘역(80평)에 안장될 자격도 있다. 이 밖에 정부는 민간단체 등이 전직 대통령을 위한 기념사업을 추진하는 경우 총 사업비의 30%를 지원한다.
“봉사하는 전직 대통령은 없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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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1년 8월 ‘사랑의 집짓기’ 행사 참석차 방한한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 그는 퇴임 후 ‘국제분쟁 조정’ ‘사랑의 집짓기’ 등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다. |
퇴임 후 왕성한 활동을 펼치는 지미 카터,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과 달리 우리 전직 대통령들은 대외 활동을 거의 하지 않았다. 그들 대부분은 집권기 정책 실패 혹은 퇴임 후 부정부패 건으로 운신의 폭이 좁았다. 자신의 정치적 영향력을 유지하려는 모습을 보여 국민들에게 실망을 안기기도 했다.
김대중 정부 당시 청와대에서 국정홍보, 정책기획을 맡았던 최진 원장은 다음과 같이 말했다.
“우리나라는 전직 대통령들이 정치적 언행으로 파문을 일으킨 경우가 많지 않습니까. 과거 DJ의 경우 ‘훈수정치’라는 말이 나오기도 했고요. 전직 대통령들이 ‘쇼’라고 할지라도 봉사하고, ‘꿈’을 심어 줄 수 있는 강연도 하면 국민적 영향력은 순식간에 커질 겁니다. 이명박 전 대통령도 아직 늦지 않았습니다. 지금부터라도 이런 역할을 한다면 재임 중 문제 됐던 것들을 만회할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