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기고] 미래창조과학부 성공의 선결조건 : 월간조선

요즘 청소년들이 쓰는 유행어를 듣고 있으면 마치 외국사람이 이야기하는 것 같다. 대선 후에 회자되는 ‘멘붕’(멘털붕괴), ‘듣보잡’(듣도 보도 못한 잡것들) 정도는 조금 이해가 되는데, ‘미존’(미친 존재감), ‘눈팅’(내용을 보기만 하고 그냥 가는 것)과 같은 말들은 나이 많은 사람들에겐 ‘화성어’다.

예전에도 이런 줄임말 사용이 전혀 없지는 않았다. 그러나 요즘 줄임말의 유행은 카톡이나 트위터 같은 단문 위주의 의사전달 방법에 기인한다. 청소년들은 생각도 오래 하지 않는다. 모르면 인터넷이나 트윗질을 통해서 간단하게 해답을 얻고, 필요하면 사회합의도 가상공간에서 곧 이룬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일어난 이런 작은 사회 문화적 변화는 뭉쳐지면 과거와 전혀 다른 방향으로 큰 시대의 흐름도 바꿔 놓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 이 시대의 중심에는 옛날 1차, 2차 산업혁명의 주역인 수직적이고 권위적인 거대 기업조직과 관료적인 문화가 버티고 있어서 이런 새 문화와 충돌하고 있다.

그 여파로 현대사회는 혼란이 극대화되는 전환기로 접어들었다. 이 과정을 미국의 저명한 경제학자이자 문명비평가인 제러미 리프킨(Jeremy Rifkin)은 ‘3차 산업혁명의 시작’으로 규정하고 세계적으로 구(舊)산업문명은 중대한 기로에 서 있다고 선언한다.

세계 경제 위기의 해법, 3차 산업혁명

녹색기후기금(GCF)사무국의 인천광역시 송도 유치가 확정된 가운데 GCF사무국이 입주할 인천광역시 연수구 송도국제도시내 i타워의 모습.

이러한 급격한 시대적 변화에 잘 순응하지 못하는 기업이나 국가는 바로 도태되거나 힘을 잃고 있다. 소니를 비롯한 일본 전자산업은 이런 시대의 변화를 무시하고 오히려 막강한 자신들의 기술력으로 그 변화를 리드하려고 시도했으나 몰락했다. 소니의 베타맥스 VTR(비디오테이프레코더) 생산실패가 그 좋은 예가 된다.

요즘 잘나가는 애플에 대해서도 사회공학자(Socio Engineer)들은 같은 염려를 한다. 과거에도 애플은 자기들의 기술력을 과신한 나머지 ‘확산과 협력’이라는 시대정신을 무시하다가 IBM에 선두를 내주고 망한 적이 있기 때문이다.

2008년에 시작된 미국의 금융위기도 같은 맥락이다. 미국은 1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세계 전체를 아우르는 포괄정책을 사용해 세계시장을 점령했다. 그 결과, 세계 금융시장이 미국 중심으로 운영되었고, 그 자신감으로 미국은 미국 위주의 세계 금융 지배질서를 세웠다.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증가로 시작된 미국의 금융위기는 강한 자신감에 대한 부작용이었다. 미국의 금융위기는 곧 거대 경제공동체인 유로존으로 확산돼 국가재정이 취약한 그리스, 스페인, 이탈리아, 아일랜드, 포르투갈 등의 재정위기로 이어졌다.

지금 세계경제는 1929년 대공황 이후 최대의 위기를 맞고 있다. 작년 10월에 우리나라에서 강연한 타일러 코웬(Tyler Cowen) 미 조지메이슨대 교수는 현재 미국의 경제위기를 이렇게 진단한다. “에너지, 자동차와 철도, 통신 등 과거 거대산업의 기술혁신에서 나오는 과실들이 모두 소진돼 소득의 장기간 양극화, 평균소득의 정체, 새로운 창조적인 산업에 의한 일자리가 생성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인터넷에 중독돼 그 사실을 인식하지 못한 데에 있다.”

미국은 당분간 지금 걸려 있는 재정절벽(Fiscal Cliff)처럼 추가적인 금융위기에 시달리면서 세계경제를 계속 흔들 것으로 예견되고 있다. 실제로 미국의 기술특허 수는 장기간 답보상태에 있었고, 기술혁신에 따른 일자리는 증가하지 않고 오히려 줄어 실업이 사회문제로 큰 고통을 주고 있었다.

리프킨이나 코웬 교수가 이런 혼돈의 시대를 벗어나는 해법으로 제시한 3차 산업혁명은 인터넷기술을 에너지, 문화, 의료 등과 결합시켜 수십만 개의 사업체와 수억 개의 일자리를 창출할 것을 말하고 있다. 여기에는 이와 동시에 형성되는 사회적 새 질서와 가치가 동반돼야 한다.

G2가 아닌 G0 시대

전환기에서 발생하는 혼란의 와류(渦流)를 주의 깊게 보면 우리가 귀하게 여길 새로운 질서(New Normal)가 보인다. 경제 못지않게 세계 권력구조도 흔들리고 있다. 유라시아그룹 회장인 이언 브레머(Ian Bremmer)는 현재를 ‘주요국 제로(G0)’ 시대라고 말한다.

미국과 유럽연합(EU)이 국제통화기금(IMF)이나 세계은행(World Bank), 그리고 세계무역기구(WTO) 등을 통해 관리했던 기존의 세계질서가 이제는 힘을 잃어 가고 있는 반면, 상대적으로 중국이 부상하고 있으나 중국은 앞으로 상당 기간 동안 G2가 될 생각도 없고 능력도 없어 보이기 때문에 G0 시대가 되었다고 말한다.

이언 브레머가 바라는 가장 이상적인 국제협력 체제는 다자협상이 원활하고 국제기구가 정상적으로 작동하는 G20체제라고 말한다. 단극(미국)체제에서 집단지도체제로의 변환을 의미한다. 만일 미국, 중국, 프랑스, 러시아와 일본의 새 정부가 정확하고 예리하게 미래의 새 질서를 감지하지 못한다면, G20국가인 대한민국이 그 중심 역할을 할 수도 있다.

이언 브레머는 우리에게 미·중·일 이외에도 더 많은 국가와 적극적인 파트너 관계를 맺어야 한다고 조언한다. 다른 국가들과의 우호적 관계는 먼저 과학기술 교류를 통해서 쉽게 이루어진다는 것도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녹색기후기금 유치로 녹색성장 거점국가 기회

싸이가 ‘강남스타일’ 노래를 부르며 말춤을 추는 모습.

이러한 국제정치적인 질서뿐만 아니라 자연질서도 변화하고 있다. 예전의 거대 산업구조에서 발생한 기후변화 때문에 자연재해도 더 큰 규모로 우리를 매년 ‘방문’하고 있다. 지진과 태풍의 강도도 커질 뿐만 아니라 횟수도 증가하고, 혹한(酷寒)과 폭서(暴暑)의 위력도 날로 더해 가고 있다.

이제 우리에게 예전의 질서였던 삼한사온(三寒四溫)은 없다. 막대한 자연재해의 피해로 세계 모든 국가가 기후변화에 더욱 더 민감해지고 있다. 작년에 우리는 환경분야의 세계은행으로 불리는 녹색기후기금(GCF)의 사무국을 인천 송도에 유치했다. 이 기금을 통해 대한민국은 세계 녹색성장의 거점국가가 될 기회를 열었다.

작년에 세계를 진동시킨 싸이의 ‘강남스타일’은 유튜브라는 새로운 매체를 통해 단기간에 세계로 확산됐다. 이 음악은 우리의 언어로 만들어졌고, 국내에서 국산상품을 광고하는 것처럼 우리나라 안에서 우리 사람들이 제작했다.

그러나 강남스타일은 유튜브에서 최단기간에 11억 이상의 조회수를 기록해 세상을 더욱 놀라게 했다. 우리나라의 인지도는 세계에서 대략 20위 정도로 평가되고 있다. 그래서 일부 외국사람들은 아직도 우리를 중국이나 일본의 아류국가로 보고 있다. 싸이는 그런 한국사람이고, 한국사람 중에서도 무척 잘생긴 미남이 아니다. 단지 군대를 두 번이나 갔다 온 애국심은 있다.

그런 싸이의 강남스타일이 뉴욕의 아침에서 프랑스의 저녁까지, 아시아의 학교에서 러시아의 병원까지 울리고 있다. 싸이의 성공은 큰 기업들 간의 상업적 수직계약으로 운영되던 문화유통 구조가 예전에 전혀 상상할 수 없었던 평면적이고 다원적이며 동시성을 가진 새로운 문화유통의 질서로 바뀌고 있는 실증을 보여 주는 것이다. 더불어 우리나라 말로 된 노래가 그대로 세계로 통할 수 있다는 새로운 가치도 보여 주는 일이다.

인도 핵물리학자들이 부러워하는 한국의 태양(KSTAR)

초전도핵융합 연구장치 ‘KSTAR’. 세계 각국이 이 장치의 개발을 부러워하고 있다.

18대 대통령을 뽑기 위한 이번 대선이 끝나자 많은 정치분석가들은 세대간 갈등을 대선 승리의 결정적 요소로 보았다. 대선 후에도 이 갈등은 쉽게 봉합되지 않았고, 아직도 몇몇 젊은 세대는 대선이 부정선거였고 따라서 재검표를 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우리는 아직도 유교문화의 언저리에 살고 있고 세계에서 가장 노인을 공경하는 가족제도에서 살고 있다. 추석과 설이 되면 고속도로는 주차장으로 변한다. 고향의 부모님과 친인척들을 찾아뵙는 전통문화 때문이다. 이런 주변 환경인자를 고려하면 우리나라에 과연 세대갈등이 존재하고 있는지 확신할 수 없다. 오히려 세밀하게 분석하면 이 현상은 세대간 갈등보다는 신구질서와 가치의 상호충돌로 이해해야 마땅하다.

2006년 11월 21일 프랑스 파리에 있는 엘리제궁에서 자크 시라크(Jacques Chirac) 프랑스 대통령과 주제 마누엘 바로수(Jose Manuel Barroso) EU 대통령, 그리고 각국 장관들이 모여 ITER(International Thermonuclear Experimental Reactor·국제열핵융합실험로) 공동이행 협정서명식을 열었다.

ITER은 핵융합에너지, 즉 태양이 빛을 내는 동일한 작용을 이용해서 에너지를 만드는 인공태양장치다. 핵융합에너지는 깨끗하고 위험하지 않고 방사능 물질도 나오지 않기 때문에 꿈의 에너지로 불린다. 이 장치는 우주공간과 같은 초 진공도, 섭씨 4억 도의 높은 온도, -270도의 초저온을 다루는 극한기술이 들어 있어서 아주 높은 수준의 과학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국가들만이 공동으로 협력해 건설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이 ITER장치보다 조금 작은 동일한 장치를 한국의 태양(KSTAR)으로 이름 짓고 직접 설계하며 제작하고 있어서 미국, EU, 러시아, 일본, 중국, 그리고 뒤늦게 들어온 인도와 같이 서명식에 참여했다. 협정서명식이 열리는 방의 벽면에는 큰 세계지도가 걸려 있었고, 참가국들이 국기와 함께 그 지도 안에 표시됐다.

모든 참여국은 영토 넓이로 보면 대국들이었다. 우리보다 거의 4배에 가까운 일본은 그래도 수수했다. 그러나 한반도의 절반만 우리 영토로 표시한 대한민국의 국기는 작은 점 위에 구름처럼 떠 있었다. 인구를 비교하면 중국은 우리의 28배고, 일본은 우리의 3배가 된다.

2008년 6월 13일, 우리의 KSTAR는 드디어 0.3초 동안 첫 플라즈마를 보여줘 세상을 놀라게 했다. KSTAR는 이런 장치에서 불가능하게 여기고 있는 건설, 시험, 작동을 연속적으로 아무런 문제 없이 수행해 플라즈마를 만들었기 때문이다.

인도에서 핵융합을 연구하는 기관은 IPR(Institute for Plasma Research)이다. 인도 상업도시 뭄바이(Mumbai)에서 비행기를 갈아타고 아마다바드(Ahmedabad)에서 내려 차를 타고 가야 한다. IPR은 우리보다 훨씬 먼저 KSTAR와 같은 시설을 건설했으나 운전에 실패했다. 그래서 우리의 경험을 얻기 위해 우리를 초청한 것이다.

인도도 영국의 지배하에 있었지만 1947년에 완전 독립했다. IPR은 우리를 보고 불과 40년 정도의 현대과학 연구역사를 가진 한국이 인도를 추월할 수 있었다는 데 놀라움을 표시했다. 지금 대부분의 정부출연연구소의 역사가 40년 정도 되기 때문에 IPR의 말은 사실이다.

2012년 11월 6일 KSTAR는 고성능(H-mode) 플라즈마를 17초 동안 안정적으로 유지했다. 그동안 미국이나 일본은 10초를 넘기지 못해 ‘마의 벽’으로 불렸던 그 10초를 우리가 세계에서 가장 먼저 돌파한 것이다.

우리의 목표는 300초이고 이것을 성공시키면 상업적 발전을 세계에서 가장 먼저 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 세계가 우리를 주목했고, ITER은 우리의 모든 것을 복제하기 시작했다. 아직도 KSTAR가 서 있는 건물 안벽에는 대형 태극기가 건설할 때부터 지금까지 걸려 있다.

대학생들의 사회기업 우후죽순 솟아나야

알앤엘바이오 중앙연구소에서 포즈를 취한 라정찬 알앤엘바이오 회장. 2005년 세계 최초로 ‘지방 줄기세포(stem cell) 계대배양(繼代培養) 공정’ 기술을 개발해 냈다.

우리는 이런 나라의 국민이다. 가장 가난했던 나라, 전쟁에서 모든 것이 파괴됐던 나라, 해방 직후에 국내에 공학박사 한 명도 없었던 나라가 이 정도 높은 수준의 성공을 불과 40년 만에 이룩한 나라의 국민인 것이다. 이 성공에는 플라즈마 정밀제어기술에 들어가는 우리의 전자통신기술도 큰 몫을 했다.

이런 우리나라가 지금은 저성장과 청년실업, 세대간의 갈등과 양극화의 갈등, 고령화와 복지, 남북문제와 국방, 에너지자원 확보와 식량문제, FTA와 국제간 특허분쟁 등으로 얽혀 정체상태에 빠져 있고 불안정한 사회와 국가 미래상을 보이고 있다.

서울지하철 2호선의 서울대입구역과 관악산 자락의 서울대 정문 사이에는 걸어서 25분 정도 소요되는 예쁜 길이 걸쳐 있다. 서울대가 관악으로 이사온 지 거의 40년이 되지만 이 길에 신작로 냄새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길 주변은 매우 고즈넉하다.

그런데 이 고요함이 이 길에서는 매우 부자연스럽게 느껴진다. 대개 유명대학의 주변에는 창업한 대학생들의 사무실 간판으로 너덜거려야 하고 그 사이 사이에 머리를 맑게 해 주는 예쁜 카페나 벤처의 천사들이 자리 잡고 있어야 한다.

그 공간에 교회, 작은 건설회사, 감자탕을 파는 식당들이 자리하고 있다. 그러나 한 곳, 중간 지점에 빨간 벽돌 건물이 있고 초대형 태극기가 걸려 있다. 성체줄기세포로 사람들의 난치병, 불치병을 치료하기 위한 연구를 하고 있는 알앤엘바이오회사 건물이다.

이 회사는 최근 일본 《마이니치신문》에서 쓴 ‘안전성이 검증되지 않은 줄기세포 기술로 일본병원에서 매달 500명 정도의 한국 환자를 치료하고 있다’는 기사의 주인공 회사다. 그 때문에 이 회사는 많은 오해를 받아 속앓이를 하고 있다고 한다.

이 회사가 신문에 낸 해명서를 보면 국회에 계류돼 있는 ‘줄기세포 등의 관리 및 이식에 관한 법률’이 통과되면 국내에 3만개 이상의 일자리와 3조원 이상의 외화 획득이 5년 이내에 이뤄진다고 한다. 서울대 이영순(李榮純) 명예교수는 “성체줄기세포 치료는 안전한 미래의 신산업으로 떠오르고 있다”고 말한다.

조용하고 예쁜 서울대 신작로 주변에 이렇게 과학기술을 기반으로 한 사회기업들이 우후죽순 솟아나도록 정부와 금융이 협력하면 우울한 우리의 미래는 바로 밝아질 것으로 보인다.

구체적인 국가비전 수립해야

지난해 11월 15일 전남 영광군 홍농읍 영광원전 앞에서 ‘영광원전 가동중지 및 안전성 확보를 위한 범국민 결의대회’가 열렸다. 사진은 원전앞 경비를 강화하고 있는 모습.

이제 박근혜 정부는 우리의 역사를 지금부터 새로 써야 한다. 실패와 굴욕의 이념투쟁적 역사관에서 민족을 지켜 낸 승리의 역사, 단기간에 경제부흥과 민주주의를 심은 자랑스러운 역사, 세계 첨단제품을 만들고 수출하는 최고의 디엔에이(DNA) 역사를 써야 한다.

이 역사를 바탕으로 우리는 가장 먼저 3차 산업혁명을 이룩하는 길(Road Map)과 추진 시나리오(Scenario Planning)를 만들고, 선진국이 아닌 세계 선두국가로 도약해야 한다. 이미 공약에서도 ‘미래창조과학부’를 신설해 미래사회를 예측하고 국민행복 기술을 전 산업에 적용해 새로운 시장과 일자리를 창출하겠다고 약속했다. 이 일을 성공적으로 추진해 우리나라를 미래의 선두국가(Global Top Player)로 올려놔야 한다. 이 일을 위해 다음 사항들을 깊이 고려해야 할 것이다.

첫째, 나열식이 아닌 구체적인 국가비전이 있어야 한다. 지난 모든 정부가 항상 보기 좋은 나열식 국가비전을 제시했다. 예를 들면 ‘21세기 지식사회’처럼 말이다. 그러나 그 비전을 달성하기 위한 구체적 목표는 설정하지 못하고 말았다. 그 비전이 너무 포괄적이었기 때문이다.

둘째, ‘빅데이터 센터’를 설립해서 실패를 만드는 인자(변화동인)를 자세하게 도출하고 그 영향을 분석해야 한다. 지금까지 이 단계까지 국가계획을 세워 본 역사가 없다. 그래서 현실적이고 구체적이지 못한 국가계획을 각 부처별로 독자적으로 추진하다 결국 용두사미가 됐다.

요즘 원전(原電)의 안전성을 염려하는 사람들이 지적한 사고 중의 하나는 단종된 부품을 가짜 성능시험증명서를 첨부한 가짜 부품으로 대치한 것이다. 잘못된 일이다. 그러나 외국에서 높은 비용을 들여 성능시험을 해서 제한적인 수량을 납품하면 그 납품가격은 기존 납품가격의 수십 배가 될 수도 있다.

이 가격으로 구매할 수 있는 한국수력원자력의 상식적인 구매절차는 없다. 이런 현장 실무적인 실패인자를 빅데이터는 잡을 수 있어야 한다. 다른 국가처럼 우리도 많은 국가미래기획을 목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빅 데이터 센터를 설립해서 자료 및 정보를 축적해야 한다.

일방적 에너지절약 지도는 권위주의적 발상

셋째, 문제해결을 위해 적극적으로 연구개발을 추진할 수 있도록 태스크포스(TF)를 구축해야 한다. 요즘 최대 전력수요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예비전력이 위험한 수준으로 떨어지고 있어 정부는 국민들의 자발적인 에너지 절약을 요구하고 있다.

실제로 보면 정부의 요구사항은 에너지절약이 아니라 강제적인 에너지 공급중단으로 국민들에게 큰 불편을 주는 일이다. 백화점과 같은 공공장소의 온도가 섭씨 20도 이하이면 그 장소에서 내복을 입고 근무하는 직원들은 판매할 의욕이, 반대로 고객들은 구매의욕이 낮아질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이 지시를 어기는 업체에는 미안한 기색도 없이 벌과금을 징수한다. 매우 일방적이고 권위주의적 발상이다.

이 경우 피크시간 이외에 에너지를 축적해서 사용하는 창의적인 기술이나 도시형 태양광발전시설을 도입하는 등의 방법으로 국민의 불편함이 최소화되도록 적극적인 선진형 대책을 세워야 한다. 필요는 발명의 어머니이고, 이 기회를 통해 벤처기업은 살아나기 때문이다.

넷째, ‘국가미래창조확대회의’를 신설해 계획추진 사항을 점검하고 보완해야 할 것이다. 이 회의는 대통령이 직접 주관해야 하고, 관련 정부부처 및 민간 사회단체들이 참여해 대통합회의가 돼야 한다. 국가미래기획사업에 대해 종합적으로 분석하고 추진환경 변화를 점검하며, 대응책을 수립하도록 한다.

다섯째, ‘새마음프로그램’을 통해 새롭게 부각되는 삶의 가치와 행복을 모든 지역 주민들에게 전달해 주도록 한다. 특히 지역의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해 지역간 상호협력체제를 유지하고, 지역 내의 조합이나 사회기업을 통해 국가미래창조계획 중 새로운 시대 가치 창조분야를 현장 중심으로 전파하고 교육한다.

여섯째, 세대 간의 조화를 이룬 인재를 활용해야 한다. 이 모든 내용은 기획하고 추진하는 사람들의 역량과 열성에 의해 성패가 결정된다. 현실 경험이 많은 사람들을 활용해 실패를 줄여야 한다. 따라서 창조적인 작업은 젊은 세대 중심으로 하고, 전략을 결정하고 모니터링하는 작업은 경험 많은 세대가 공동으로 추진하도록 하면 세대 간의 갈등을 해소할 수 있는 실질적인 팀이 구성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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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차 산업혁명으로 가는 로드맵 작성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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