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大選 포커스] 安哲秀 후보는 무소속으로 대선 치를 만큼 돈이 있을까 : 월간조선

대선을 치르려면 방대한 조직을 만들고 유지해야 하기 때문에 엄청난 액수의 돈이 들어가게 마련이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이번 대선의 법정선거비용 상한을 약 600억원으로 산정했다. 이 중 후원금 한도는 전체의 5%인 28억원이다. 나머지는 후보와 소속 정당이 해결해야 한다. 새누리당 박근혜(朴槿惠) 후보는 후원금(28억원)과 정당 국고보조금(150억원)을 제외한 선거자금을 금융기관 대출을 통해 조달할 계획이다. 민주통합당 문재인(文在寅) 후보는 400억원가량을 국민으로부터 모금해 선거가 끝난 뒤 이자를 더해 돌려주는 ‘펀드’를 만들기 위해 현재 ‘가입자’를 모집중이다. 무소속 안철수(安哲秀) 후보는 정당보조금이 없기 때문에 선거비용을 후원금과 펀드로만 충당할 계획이라고 한다.

그러나 실제 대선에 쓰이는 돈은 선관위의 기준을 훨씬 초과한다는 것이 정가의 정설이다. 움직이면 돈이 들어가기 마련이기 때문이다. 대선 후보 등록 이전부터 운영하고 있는 후보별 캠프를 유지하는 데도 상당한 액수의 돈이 들어간다. 정당 후보는 정당이라는 배경이 있기 때문에 은행 대출, 펀드 모집 등이 상대적으로 수월하다. 무소속 후보는 다르다. 더구나 안 후보는 언제 야권 후보 단일화로 후보 반열에서 탈락할지도 예측할 수 없다. 안 후보가 야권 단일 후보가 되거나 완주(完走)하면 문제가 없지만, 대선 투표일이 임박해 후보 지위를 잃는 사태가 벌어진다면 그의 주식 가치도 폭락할 가능성이 높아 펀드 투자액 회수 문제가 복잡해질 수 있다.

한때 보유 주식 가치만 5945억원에 달해

현재 안철수 대선 후보는 전세로 서울 용산구 파크타워 80평형 아파트에 살고 있으며, 부인 김미경 교수가 소유했던 송파구 문정동 패밀리아파트는 지난해 12월 11억원에 처분했다.

이 때문에 안 후보의 재산이 얼마인지에 대해 관심을 갖는 사람이 많다. 그래서 《월간조선》은 공개된 자료와 취재를 바탕으로 그의 재산이 얼마나 되는지에 대해 추적했다.

국회의원으로 재산 공개 의무가 있는 박근혜(22억원), 문재인 후보(11억원)와 달리 그의 재산 규모는 공개된 적이 없다. 물론 안 후보도 지난해 6월 서울대 대학원장이 되면서 재산을 공직자윤리위원회에 신고는 했지만, 공개 대상은 아니다. 재산 신고 대상인 공직자는 행정안전부 공직자윤리위원회에 유가증권(주식, 채권), 부동산, 현금 및 예금, 기타 자산을 신고한다. 그동안 공개된 자료에 따르면, 현재 안철수 후보는 자신의 명의로 된 부동산이 없다. 부인 김미경 교수 명의로 2001년부터 소유한 서울 송파구 문정동 패밀리아파트가 있었지만, 지난해 12월 11억원에 매도했다. 대신 그는 현재 자신의 명의로 전세계약을 맺은 용산 파크타워에 살고 있다. 그의 집은 전용면적 62평으로 전세금이 12억원이다. 즉 부동산으로만 보면 양도소득 11억원(세금 포함), 전세금 12억원이 그의 재산에 포함된다.

사실 안철수 후보 재산의 대부분은 그가 소유한 안랩 주식이다. 지난 1월 6일 안랩 주가가 15만9800원을 기록했을 당시 안 원장의 보유 주식 가치는 5945억원에 달했다. 이는 ‘안철수 신드롬’이 있기 직전인 지난해 7월 초 시가 730억원에서 8배 오른 금액이다. 이후 안 후보 보유 주식도 줄고, 주가도 내려갔지만, 대선 출마 선언 직전까지 그가 보유한 안랩 주식 가치는 3575억원이었다. 현재는 1293억원으로 줄어든 상태다. 10월 12일 안랩 공시에 따르면, 그 원인은 안철수재단에 대한 증여(4.99%)와 신탁계약(4.99%)을 체결했기 때문이다. 이는 “보유 지분의 절반인 186만 주 중 86만 주는 매각해 현금으로, 나머지 100만 주는 현물 형태로 출연한다”는 재단 설립 계획에 따른 것이다. 안 후보는 지난 2월 총 6차례에 걸친 장내매도를 통해 안랩 주식 86만 주를 약 930억원에 매각했다. 안철수재단에 따르면, 이 금액에서 양도소득세, 주민세, 거래수수료 등 206억원을 뺀 722억원을 재단에 출연했다. 9월 23일엔 안철수재단 이사회가 ‘50만 주 증여, 50만 주 신탁’안을 가결해 최근에서야 증여와 신탁계약을 통한 현물 출연이 마무리됐다. 이렇게 지분이 절반으로 줄고 주가가 1/3로 떨어졌지만, 안철수 후보의 주식 자산 가치는 지난해 7월 초의 744억원보다 548억원이 늘었다.

인터넷大亂 같은 好材에도 안랩 주가 큰 변동없어

2001년 9월 안철수연구소가 코스닥에 상장될 당시의 안철수 사장. 안철수연구소 주가는 상장 직후 8만원까지 오르기도 했지만, 이내 3만원대로 떨어졌고, 지난해 7월까지 1만~2만원대를 유지했다.

1995년 설립된 안랩은 2001년 9월 상장됐다. 상장 후 안랩 주가는 일주일 만에 4만6000원에서 8만800원으로 급등했다. 하지만 주가는 그 후 지속적으로 하락해 석 달 뒤인 12월 3만원대로 떨어졌다. 상장 1년이 지난 2002년 9월 23일에는 1만9800원을 기록했다. 이로부터 2011년 8월까지 안랩 주가는 약 9년 동안 최고가는 3만8000원(2006년 1월 16일), 최저가는 세계금융위기가 닥친 2008년 10월 31일 5160원, 대부분 가격대는 1만~2만원대에 걸쳐 있었 다. 그동안 안랩 주가가 큰 변동이 없었던 이유는 주가 상승 요인이 없었기 때문이다.

2003년 1월 전국 인터넷망이 마비된 ‘1·25 인터넷 대란’이 발생했을 때도 안랩 주가는 움직이지 않았다. 2011년 3월 ‘3·3 디도스 공격’ 발생 이후에도 역시 변동이 없었다. 2009년 7월 악성코드에 감염된 좀비PC 수십만 대의 공격으로 국가기관, 금융기관, 포털의 접속이 차단되는 등 큰 혼란이 발생해 추정 피해액이 544억원에 달한 ‘7·7 디도스 대란’이 발생했을 때는 ▲7월 7일 1만1800원 ▲8일 1만3550원 ▲9일 1만5550원 ▲10일 1만7850원 등 나흘 동안 51% 올랐지만, 이듬해 1월 11일까지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2010년 1월 12일 전국 구청과 주민센터의 민원서류 발급 담당자 컴퓨터가 4시간 이상 마비됐을 당시 2만9900원, 이틀 뒤 안랩의 V3가 주민등록 관리 시스템 파일을 악성코드로 오진한 것이 사고의 원인으로 밝혀질 당시 보합세. 큰 호재나 악재가 발생해도 지금처럼 주가가 널뛰기한 적은 없었다는 얘기다.

그 이유는 안랩의 당기순이익과 미래성장 가능성에서 찾을 수 있다. 최근 5년간 안랩의 연도별 당기순이익은 ▲2007년 165억6300만원 ▲2008년 89억6200만원 ▲2009년 141억2190만원 ▲2010년 144억6200만원 ▲2011년 119억2700만원 등으로 세계금융위기가 발생한 2008년을 제외하면 당기순이익은 일정한 수준에서 멈춰 있었던 걸 알 수 있다. 결국 주가를 끌어올릴 객관적 요인이 없었단 얘기다.

그런데 지난해 8월 초부터 안철수 당시 서울대 대학원장이 언론에 자주 등장해 기득권층을 비판하면서 안랩 주가는 이전과 다른 양상을 보였다. 작년 8월 9일(2만2150원)부터 상승폭이 커져 같은 달 19일 4만950원이 됐다. 디도스 대란, 특허 취득, 신제품 출시, 매출증가 등을 거치면서도 지난 9년 동안 넘지 못했던 4만원대의 벽을 정치적 발언 후 불과 열흘 만에 넘긴 것이다.

9年 동안 꿈쩍 않다 정치로 출렁인 안랩 株價

당시 주가는 소위 무상급식에 대한 서울시 주민투표가 가까워지면서 상승세를 보였고, 9월 6일 안 후보가 서울시장 출마를 포기하면서 4만7900원이 됐다. 10월 박원순 후보와 한나라당 나경원 후보 간 박빙 양상을 보이던 서울시장 보선에서 “안철수 서울대 대학원장이 지원해야 한다”는 분위기가 야권에서 일자 주가는 또 오르기 시작했다. 그가 박원순 후보 사무실을 방문해 응원의 메시지를 보낸 10월 24일 안랩 주가는 10만원이 됐다. 보궐선거가 끝난 이후 소폭 하락해 안정세를 유지하던 주가는 11월 14일 안 후보가 “안랩 지분 절반을 기부한다”고 발표하면서 다시 상승세가 연출, 다음 날 9만3600원 가격제한폭까지 상승한다.

또 12월 6일엔 안 후보와 박원순 시장이 회동했다는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13만3500원으로 뛰었다. 12월 31일 각종 여론조사 양자대결에서 그가 박근혜 당시 한나라당 비대위원장을 6%p 차이로 앞선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발표되자 올해 1월 2일 주가는 15만9800원을 찍었다. 이후 7만4300원(3월 12일)으로 떨어졌다가 대선 출마 결심을 굳혔다는 보도가 나간 4월 16일 12만8200원을 기록했고, 《안철수의 생각》을 출간한 7월 20일엔 13만8800원이 됐다. 그로부터 9월 18일까지 안랩 주가는 소폭 등락을 거듭하며 12만~13만원대를 기록했다.

투자를 판단하는 주요지표 중에 주가를 주당순이익으로 나눈 주가수익비율(PER)이 있다. 이 지표는 그 값이 클수록 기업이 영업활동으로 벌어들인 이익에 비해 주가가 고평가됐음을 의미한다. 2011년 12월 29일 종가를 기준으로 안랩을 비롯한 몇몇 기업의 주가수익비율을 구해 봤다. 당기순이익은 각 기업의 ‘2011년도 손익계산서’에 나온 수치다. 유가증권시장 대표종목 포스코(주가 38만원, 주당이익 4만7224원)는 8배, 현대차(21만3000원, 2만8200원)는 7.5배다. 같은 유가증권시장이라 해도 NHN(21), 엔씨소프트(50) 등의 IT 기업은 제조업보다 주가수익비율이 높게 나왔다. 안랩이 상장된 코스닥에서 시가총액 1위 기업인 셀트리온은 17배, 컴퓨터 바이러스 백신 ‘알약’으로 유명한 이스트소프트는 19배였다. 그런데 안랩(13만9000원, 1071원)은 130배로 나왔다. 이는 코스피, 코스닥 시장의 평균 주가수익비율 9배, 11배를 크게 웃도는 것으로, 안랩 주가가 비정상적으로 고평가돼 있음을 보여준다.

안랩으로 인한 개미들 손실 2640억

기업 실적과 무관한 안랩 주가의 급등락은 ‘개미투자자’들의 막대한 손실을 초래했다. 한창 오름세를 보이는 듯하다 갑자기 떨어져 예측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작전세력, 시세조종세력이 아닌 이상 테마주에서 이익을 실현하는 건 매우 어려운 일이다. 지난 9월 금감원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6월부터 올해 5월까지 안랩을 비롯한 정치테마주로 35개 종목의 거래에 참여한 계좌 195만 개에서 1조5000여억 원의 손실이 발생했고, 이 중 99.26%는 개인계좌였다. 테마주는 객관적 지표가 아닌 특정 대선 후보의 정치행위에 의해 주가가 움직이고 작전세력의 시세조종도 배제할 수 없어 주가가 상승할 때도 개미투자자들은 손해를 볼 수밖에 없다. 안랩의 경우 ‘개미’들의 손실이 2640억원에 달한다. 하지만 정치테마주의 당사자이면서 안랩 최대주주인 안철수 후보는 지난 1년 동안 테마주의 위험성에 대해 언급한 적이 없다. 물론 그가 투자자들에게 안랩 주식을 사라고 권한 일은 없지만, 테마주 파동의 진원지가 된 기업의 최대주주로서 도의적 책임이 있다는 얘기가 설왕설래하고 있다. 안 후보는 평소 ‘기업의 사회적 책임’, ‘윤리경영’ 등을 역설했다. 그는 저서 《안철수의 생각》에서도 “기업을 경영할 때도 돈만 버는 영리기업을 추구하지 않고 사회에 어떤 기여를 할 수 있는지를 가장 중요한 기준으로 삼았다”, “마치 사회단체나 사회적 기업의 최고경영자처럼 공익적인 자세를 잃지 않았다”고 자부했다. 그런데 작전세력의 개입 가능성이 농후한 ‘테마주 폭탄’이 터질 때까지 그는 왜 말을 아꼈을까.

더구나 지난해 9월 한 강연에서 순한 인상과 달리 격한 표현을 쓰며 금융사기에 대한 분노를 드러낸 그였기에 ‘테마주’에 대해 침묵했던 이유는 더욱 의문을 자아낸다. 다음은 금융사기범에 대한 ‘안철수의 생각’이다.

“(금융사범들은) 한번 잡히면 거의 반을 죽여놔야 돼요. 그래서 저기… 지금 같은 사회에서는 누구 사기 쳐서, 저기… 재산을 박탈하면, 사실 금융사기범이 살인범보다 더 나쁜 일일 수 있거든요. 그러면 그런 사람은 왜 사형을 못 시켜요?”

안랩, 안철수 테마주로서 주가 급등 상황 오랫동안 방치

지난 2월 6일 서울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안철수 원장이 ‘안철수재단’ 설립 계획을 설명하고 있다. 그는 안랩 주가가 폭등하자 기부 의사를 밝히고 작년 7월 초 시가 172억원이었던 주식의 매각대금 930억원을 재단기금으로 출연했다.

안 후보가 이렇게 말을 하고 있지만, 그가 만든 안랩도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안랩은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사회공헌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인 시대가 됐다”며 사회공헌 활동을 강조했다. 그러나 개미투자자들이 ‘묻지 마 투자’를 하는 동안 안랩은 소극적인 자세를 취했다. 지난해 10월 6일 4만원이었던 안랩 주가가 11일에 6만원으로 오르자, 같은 날 코스닥시장본부는 안랩에 “현저한 시황변동(주가급등)에 영향을 미칠 만한 구체적인 사유가 무엇인지 조회하고 공시할 것”을 요구했다. 다음 날 안랩은 ‘조회공시 답변’을 통해 “최근의 현저한 시황변동(주가급등)과 관련하여 별도로 공시할 중요한 정보가 없다”고 밝혔다.

이후 11월 4일 5만7100원이던 주가가 또 오르더니 12월 8일에 14만4500원이 됐다. 이에 코스닥시장본부는 또 안랩에 ‘주가급등에 대한 조회공시’를 요구했다. 주가가 7배 뛸 때까지 아무런 경고 조치도 하지 않던 안랩은 그제야 “변동의 특별한 사유가 없으며 기업의 실적과 가치 이외의 기준으로 투자하는 것은 주주들의 피해를 초래할 수 있다”고 공시했다. 여기서 ‘기업실적과 가치 이외의 기준’이란 위에서 살핀 것처럼 안철수 당시 서울대 대학원장의 정치적 행보를 뜻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결국 안랩 스스로 당시 주가의 비정상적인 폭등은 기업실적, 가치와는 상관없는 정치적 상황에 따라 이뤄진 것임을 인정한 것이다. 그러나 이후에도 안랩은 적극적인 조치를 취하지 않고 상황을 관망했다.

10월 12일 현재 안랩 주가는 6만9500원이다. 안철수 후보가 대선 출마를 선언한 9월 19일 12만4900원에서 불과 3주만에 44% 폭락한 것이다. 그래도 안 후보는 ‘남는 장사’를 했다. 지난 2월 그는 작년 7월 초 시가 172억원이었던 안랩 주식 86만 주를 930억원에 팔았다. 6개월간의 주가폭등으로 얻은 차익이 758억원에 달한다는 얘기다. 그는 주식 매각대금 930억원에서 세금을 제한 722억원을 안철수재단에 출연했다. “안 후보가 주가폭등으로 얻은 차익으로 재단을 만들었다”는 지적이 나와도 할 말이 없게 된 것이다.

이한구(李漢久)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9월 당 회의에서 “안철수재단이 개미무덤의 재단은 아닌지에 대한 국민적 궁금증을 풀어야 할 책임이 정치권에 있다”고 말했다. 조원진 새누리당 의원도 10월 9일 열린 국회 정무위 국정감사에서 “안랩의 적정주가가 2만원이므로 (안 후보가) 10만원 이상에 팔면 안 된다”며 “(안 후보가) 안철수재단에 기부한 것은 결국 개미들의 피일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지난해 11월 안랩 직원들에게 보낸 편지에서 “오랫동안 마음속에 품고 있던 작은 결심 하나를 실천에 옮기려고 한다”며 기부 의사를 밝혔다. 즉 안랩 지분 절반 기부는 주가가 폭등해 내놓는 것이 아니라 예전부터 구상한 선행이란 얘기다. 하지만 안랩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안 후보가 대표이사를 맡았던 2001년부터 2005년까지 안랩이 사회공헌을 위해 낸 기부금은 3138만원이다. 같은 기간 매출과 당기순이익이 각각 1496억원, 262억원인 점을 감안하면 “오래전부터 마음속에 품고 있었다”는 그의 말은 설득력이 떨어진다. 결과적으로 안철수 후보는 정치테마주의 최대 수혜자다. 그는 안랩 주가 폭등 후 안철수재단을 만들어 ‘기부천사’라는 이미지를 얻었고, 그의 주식 자산 가치는 1292억원으로 늘었다.

안랩, 安哲秀가 비상근(무급) 되자 급여체계 바꿔 월급 줘

9월 19일 ‘안철수 대선 출마 선언’ 이후 안랩 주가는 폭락해 10월 12일 시가는 현재 6만9500원이다.

그렇다면 안 후보가 갖고 있는 현금 자산은 얼마나 될까. 지난 10년간 안 후보의 공식 수입원은 보유 주식에 대한 배당금, 안랩 사장과 이사회 의장, 국민은행과 포스코 사외이사, 카이스트와 서울대 교수 연봉이다. 지난 10년간 안 후보는 안랩으로부터 100억원이 넘는 배당금을 받았다. 금감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안랩은 2001년 상장 이후 총 9차례에 걸쳐 배당을 했다. 안 후보는 ▲2001년 8억2500만원 ▲2004년 11억4600만원 ▲2005·2006년 14억8800만원 ▲2007년 18억6000만원 ▲2008·2009·2010년 14억8800만원 ▲2011년 11억4400만원 등 총 124억원(세금 포함)을 배당받았다. 2005년 10~11월엔 보유 안랩 주식 중 10만450주를 장내에서 팔아 22억원을 벌었다. 또 2001년부터 2011년까지 임원보수가 공개된 6개년의 연평균 임원보수는 1억500만원이다. 이를 상장 이후 안 후보의 등기임원 재직기간에 대입하면, 지난해까지 그는 총 10억5000만원을 급여로 받았다는 계산이 가능하다. 원래 안랩은 상근 임원에게만 월급을 줬다가 2005년 안 후보가 비상근 이사회 의장이 된 후 사내이사와 사외이사로 구분하는 급여체계로 바꿨다. 이로써 안 후보는 안랩에 상근하지 않아도 평균 1억500만원의 연봉을 받을 수 있게 됐다.

이 밖에 안 후보는 세 차례의 사외이사 재직을 통해 받은 주식매수선택권(스톡옵션)을 행사해 약 4억5400만원을 벌었다. 그는 2001년 11월에 주택은행 사외이사가 됐다가 재직기간 중 주택은행이 국민은행과 합병하면서 국민은행 사외이사로 신분이 변경됐다. 당시 국민은행은 매달 주식을 사서 사외이사 명의로 누적했다가 당사자가 퇴임하면 매각해 대금을 지급했다. 안 후보는 2002년 1월 18일 국민은행 사외이사를 퇴임할 때 스톡옵션 710주를 보유하고 있었다. 당시 국민은행 주가는 5만5300원(1월 21일 기준)으로, 안 후보는 3900만원에 스톡옵션을 행사했다. 이듬해 3월 그는 다시 국민은행 사외이사로 재직해 2004년 3월에 퇴임했다. 이때 안 후보는 스톡옵션 960주를 주당 4만7000원에 행사해 4500만원을 벌었다.

또 2005년 2월 포스코 사외이사로 선임된 안 후보는 당시 스톡옵션으로 받은 2000주를 기간 만료를 앞둔 지난 4월 말에 행사해 4억원가량의 차익을 얻었다. 이와 별도로 사외이사로 재직한 6년 동안 받은 연봉 3억8000만원을 더하면 포스코 사외이사로 재직하며 번 돈은 7억8000만원이 된다. 여기에 카이스트와 서울대 교수 연봉도 더해야 한다. 안 후보는 미국 유학을 마치고 귀국한 2008년 5월부터 카이스트 교수로 있다가, 지난해 6월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 원장이 됐다. 이 기간 그가 받은 연봉은 ‘개인정보’라는 이유로 접근이 불가능하다. 그러나 강용석 전 의원은 자신의 블로그에서 “안 원장이 2008년부터 현재까지 카이스트와 서울대에서 매년 연봉 2억원 정도(부인 연봉 포함)를 받았다”고 했었다. 그렇다면 안 후보의 연봉은 1억원 안팎으로 추정할 수 있으며, 교수 임용 이후 연봉 누계액은 약 4억원이란 계산이 가능하다.

安, “전문직 월급받는 것과 똑같이 살고 있다”

이한구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안철수재단이 개미무덤의 재단은 아닌지에 대한 국민적 궁금증을 풀어야 할 책임이 정치권에 있다”고 말했다.

지난 7월 출간한 《안철수의 생각》 인세 소득도 그의 수입에 넣어야 한다. 이 책의 판매가격은 1만3000원이다. 김영사 최연순 주간에 따르면, 제정임씨가 이 책의 공동저자이기 때문에 인세를 나눈다고 한다. 최 주간은 김영사와 두 사람 간 계약한 인세율에 대해서는 “대답하기 곤란하다”고 했지만, 출판업계에서는 책 판매가의 7~15%를 적용하는 게 관례다. 《안철수의 생각》 출고량 64만 부가 다 팔린 상태에서 공동저자 간 인세를 균등 분배한다면, 안 후보의 몫은 최대 6억2000만원이 된다. 이 외에도 안 후보는 다수의 저서와 공저에서 나온 인세를 받았겠지만 추정할 근거가 없어 이는 제외했다. 강연료 수입도 마찬가지다.

지금까지 공개된 자료를 토대로 추정한 안 후보의 수입은 총 175억원(세금 포함)으로, 그는 10년간 연평균 17억5000만원을 번 셈이다. 이는 2011년 국내 가구 연평균 소득 4584만원의 38배에 달하는 소득이다. 그러나 안철수 후보는 자신은 호화롭게 살지 않았다는 취지로 얘기했다. 2011년 6월 tvN <백지연의 피플 인사이드>에 출연한 안 후보는 “나는 월급만 받고 살았던 사람”이라며 “전문직 월급받는 것과 똑같이 살고 있다. (전문직 종사자들처럼) 그 씀씀이가 헤프지 않고 열심히 모아놓은 그 정도”라고 말했다. 그의 말이 사실이라면 안 후보 가족은 월급만으로 살았기 때문에 배당금 124억원(세금 포함)은 쓰지 않았을 것이란 얘기가 가능하다. 그간 안철수 후보가 받은 안랩 임원, 국민은행과 포스코 사외이사, 카이스트와 서울대 교수 연봉을 합산하면 18억3000만원이다. 그의 부인 김미경 서울대 의대 교수도 별도의 수입이 있었지만, 안 후보의 월급만으로 생활했다는 가정하에 그의 지출 내역을 추산해 봤다.

지난 10년간 안 후보 가족이 가장 큰 지출을 했던 건 유학 비용일 것이다. 안 후보는 2005년부터 2008년까지 3년간, 부인 김미경 교수는 2001년부터 2008년까지, 딸 설희씨는 어머니 김 교수와 함께 미국으로 가 펜실베이니아대 대학원 석사 과정을 마쳤다고 한다. 국내 유학업계에선 미국으로 유학을 갈 경우 1인당 연평균 7200만원이 든다고 얘기한다. 이를 안철수 후보 가족의 유학기간에 단순 대입하면 15억1200만원이 학비를 비롯한 현지 생활비로 쓰였다는 계산이 나오게 된다. 안 후보 수입에서 이를 차감한 잔액은 약 3억2000만원이다. 한편 채무를 갚는 데도 상당액이 쓰인 것으로 보인다. 9월 7일 《경향신문》에 따르면 2005년 안 후보가 안랩 주식 10만 주를 팔아 마련한 22억원은 안철수연구소 유상증자 때 생긴 빚을 변제하는 데 쓰였다고 한다. 그렇다면 안철수 후보의 10여 년간 소득의 잔액은 배당금 124억원, 스톡옵션 행사 차익, 《안철수의 생각》 인세 수입이다. 여기에 부동산 양도소득과 전세보증금 등을 포함하면 158억원(세전)이고, 시가 1292억원에 달하는 주식을 합하면 1450억원이 된다.

11月大選 후보 등록해야 정확한 재산 알 수 있어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 원장이었던 그의 재산 규모를 확실히 알 수 있는 방법은 그의 재산 등록 내역을 살피는 것이다. 이 추정치와 비교하기 위해 지난 9월 행안부 공직자윤리위원회에 안철수 후보 재산에 대한 정보공개를 청구했다. ‘공직자 윤리법’은 국립대학의 총장, 부총장, 대학원장 등에 대해 재산 등록을 의무화하고 있다. 정보공개 청구에 행안부는 “안철수 교수의 경우 ‘공직자 윤리법’ 제10조 제3항에 따른 비공개자에 해당돼 재산등록 사항을 공개할 수 없다”고 회신했다.

현재로선 안철수 후보의 재산 규모를 확실하게 파악할 순 없다. 하지만 대선 후보로 등록하는 11월 말 안철수 후보가 독자출마하거나 단일 후보가 된다면 그의 재산 내역이 세상에 공개될 것이다. 그때가 되면 안 후보의 재산 형성과정 등에 대한 논란이 다시 일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