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더불어민주당 김병기(오른쪽) 원내대표와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왼쪽)가 2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대장동 사건 항소포기 여야 국정조사 등 쟁점에 대해 협상하기에 앞서 회동했다. 송 원내대표가 운영위원장실에 들어섰을 때 김 원내대표가 전화통화 중인 모습. 사진=조선DB, 연합뉴스
여야가 25일 대장동 사건 항소 포기 진상 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방안을 협의했으나 결국 결렬됐다.
조사 시행 자체가 아닌 '어느 위원회 소관인가'를 두고 대립했다는 점에서 여당의 의지에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
유상범 국민의힘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원내 지도부 회의 후 "양측 입장이 팽팽해 결국 합의를 도출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국민의힘은 국회 차원 특별위원회 설치를 제안한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법제사법위원회 주관 국정조사를 고수했다.
유 수석부대표는 "국민의힘 측에서 위원 구성 관련 민주당 의견을 충분히 수용하겠다고 밝혔으나, 민주당 내부에서 법사위 진행 주장이 강고해 접점을 찾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제3의 절충안 가능성에 대해서는 "특위 아니면 법사위, 두 방안만 존재해 제3안 도출은 어렵다"고 답했다.
한밤중 돌연 항소 중단..."정권 개입 의혹"
대장동 사건은 3억5000만원 투자자들이 성남시 핵심 인사들로부터 특혜를 획득해 개발 수익 7800여억원을 사실상 독점한 범죄다. 1심 선고 이후 검찰 수사팀은 항소 필요성을 정식으로 건의했고, 서울중앙지검장 결재를 마친 항소장을 법원 접수 직전까지 대기했다. 그러나 항소 기한 당일 심야 시간 검찰총장 대행 등 고위층이 갑자기 접수를 저지했다.
비정상적인 결정 경로에서 정권의 개입 의혹이 제기됐다. 대장동 연루자들이 추후 재판에서 이재명 대통령에게 불리한 진술을 봉쇄하기 위한 조치라는 비판이다.
그러나 대통령실, 법무부, 검찰 그 어디도 분명한 소명을 내놓지 않았다. 법무장관은 "신중히 판단하라는 언급만 했다"는 모호한 설명을, 검찰총장 대행은 외압을 시사하면서도 구체적 과정 설명 없이 퇴직했다.
항소 포기로 대장동 연루자들은 범죄 수익금 추징을 회피하게 됐다. 야당뿐 아니라 경실련 등 시민사회까지 진상 조사를 위한 국정조사를 촉구했다.
"국정조사 하자"던 민주당, 野 동의하자 입장 선회
민주당도 초기에는 국정조사에 전향적이었다. 항소 포기에 저항한 검사들의 '집단 반발'까지 조사 범위에 넣겠다며 공세적 입장을 취했다. 정청래 대표는 검사들을 '겁먹은 개'로 비유하며 국정조사·청문회·특검 등 모든 방법을 가동하겠다고 선언했다. 대장동 '조작 기소' 의혹까지 덧붙였다.
하지만 국민의힘이 민주당 요구를 받아들이겠다고 응하자 민주당은 돌연 조사 장소를 쟁점화하기 시작했다. 민주당 소속 추미애 의원이 위원장을 맡은 법사위에서 조사를 추진하자는 입장이다. 정권 개입 여부가 핵심인 사안을 여당 장악 위원회에서 다루자는 제안은 사실상 조사 회피를 뜻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검찰의 항소 포기에 정권 압박이 작용했다면 이는 권력자의 개인적 이해를 위해 사법 체계를 무너뜨린 중대 사태다. 대장동 연루자들이 거액의 부정 수익을 확보하게 된 상황도 받아들이기 힘들다. 개입이 없었다면 무엇보다 대통령이 무고함을 증명해야 할 입장이다.
여야는 27일 오전 11시에 다시 만나 국조 외 의사일정 등을 재협의하기로 했다. 국회는 27일 본회의에서 국민의힘 추경호 전 원내대표에 대한 체포동의안 및 50여개 비쟁점 법안을 표결에 부칠 예정이다.
국민의힘은 대장동 항소포기 국조 협상 결과에 따라 비쟁점 법안 전체에 대한 필리버스터를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 수석부대표는 "국민의힘 입장에서 보면 현재 이 상황이 거대 여당인 민주당의 어떤 양보도 없는 상태라서 최후의 수단으로 의견을 전달하는 필리버스터를 진행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진상 규명은 여야를 초월한 국민적 요구다. 민주당이 대장동 항소포기의 진실을 밝히려는 의사가 있다면 조사 장소를 놓고 시간을 낭비할 명분이 없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