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대통령 사법리스크 뭉갤 11가지 카드

前 국민의힘 대변인, 송영훈 변호사의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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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영훈 전 국민의힘 대변인

지난달 31일 대장동 개발비리 사건 재판에서 ‘대장동 일당’으로 불리는 민간업자 5명(김만배·유동규·남욱·정영학·정민용)에게 당초 검찰이 산정한 7800억원대에 한참 못 미치는 473억3365만원이 선고(2021고합970)됐지만 검찰이 항소를 포기한 데 대해 외압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국민의힘 대변인을 지낸 송영훈 변호사는 5개 재판을 받고 있는 이재명 대통령과 정권이 향후 사법 리스크에 대응할 가용 수단을 분석했다. 송 전 대변인은 지난 14일 《월간조선》과의 통화에서 “이재명 대통령의 5개 재판에 대해 집권 세력은 ‘11중 장치’를 구상하고 있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이번 대장동 재판 1심 판결문 5쪽 3번 각주를 보면, 법원은 이 사건과 이재명 대통령의 관련성을 직접적으로 판단하지 않았다. 검찰은 이재명 대통령이 대장동 일당과 공모해서 배임을 저질렀다고 공소 사실에 기재했지만, 재판부는 이 대통령이 대장동 사건과 관련해 배임 혐의로 재판(2023고합217)을 받고 있다는 점 등을 이유로 이 대통령이 대장동 일당의 범행에 공모 및 가담했는지에 관한 설시를 기재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두 사건이 별건이어서 이 재판에서 판단할 사안이 아니라는 얘기다. 하지만 법원은 이 판결문 142쪽, 189쪽, 198쪽, 199쪽, 208쪽, 217쪽, 218쪽, 220쪽, 454쪽, 455쪽, 461쪽, 465쪽, 474쪽 등 22차례에 걸쳐 “성남시 수뇌부”를 언급했다. 


송영훈 전 대변인은 “법원이 ‘성남시 수뇌부’를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에 대한 양형 이유 부분에서 굳이 적시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형사 판결문에서 양형이유는 법관이 가장 재량껏 쓸 수 있는 부분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송 전 대변인은 “판결문 본문에서는 ‘이재명, 정진상 등 성남시 수뇌부’ ‘이재명 등 성남시 수뇌부’라는 표현도 여러 차례 등장한다”며 “190회에 걸친 공판 기일을 통해 얻은 법원의 심증이 ‘성남시 수뇌부’ 없이는 이루어질 수 없는 일이라는 강한 심증이 있었기 때문에 그 심증의 한 자락을 이런 방식으로 드러낸 것”이라고 봤다. 그러면서 “이런 상황에서 벌어진 전대미문의 항소 포기는 김만배 일당을 넘어 이 대통령을 위한 것이라는 국민적 의심을 사기에 충분한 일”이라고 덧붙였다.


송영훈 전 대변인은 이 대통령의 5개 재판과 관련해 집권 세력이 꺼내들 수 있는 11가지 카드를 전망했다. 먼저, 대장동 사건에 꺼내들 수 있는 첫 번째 카드는 ‘공소 취소’다. 송 전 대변인은 “재판 자체가 없어지면 가장 좋다”며 “중요한 증거가 발견되지 않으면 다시 기소할 수 없는 공소 취소를 시도할 것”이라고 했다. 여기에 이어지는 두 번째 카드가 ‘배임죄 폐지’와 같은 관련 법령 바꾸기다. 이 경우 재판을 열어봤자 면소될 수밖에 없다. 


불법 대북 송금 사건도 마찬가지다. 북한의 이른바 ‘조선노동당’에 송금하려면 한국은행 총재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이는 기획재정부 고시에서 위임하고 있는 규정으로, 대한민국의 독자 대북제재에 해당한다. 그런데, 이 고시를 개정해서 ‘조선노동당’을 빼버리면 대북 송금 사건에서의 외국환거래법 위반 부분이 저절로 면소된다. 송 전 대변인은 “그냥 삭제하기엔 명분이 없으니 미북(美北) 대화를 주선하며 ‘조선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를 제재대상에 올려놓은 유엔 대북 제재가 일부 해제되는 것을 목표로 할 개연성이 있다”고 관측했다. 


세 번째부터 다섯 번째 카드는 ‘재판을 열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다. 재판부로 하여금 공판 기일을 잡을 엄두조차 내지 못하게 끊임없이 사법부를 겁박하는 게 송 전 대변인이 전망하는 세 번째 카드다. 네 번째로 헌법과 법률이 임기를 보장하는 대법원장에 대한 숙청 시도가 있고, 다섯 번째로 법원조직법을 개정해 1949년부터 있었던 법원행정처를 폐지하는 방법이 있다. 송 전 대변인은 “정부, 여당, 친여 인사들이 추천 위원회 과반을 구성하는 ‘사법행정위원회’가 법관 전보를 담당하게 하려는 것도 이 대통령 사건 재판부에는 공판 기일을 잡을 만한 법관이 배치되지 않게 하려는 의도”라고 의심했다.


이미 더불어민주당이 10월 20일 발표한 ‘사법개혁 6대 의제’ 가운데엔 대법관 후보 추천위원회에서 법원행정처장을 제외하는 등 대법원과 법원행정처장을 압박하는 데 여당이 앞장서고 있다는 비판이 법조계에서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해 법원행정처장을 지낸 박일환 전 대법관은 《월간조선》 12월호 인터뷰에서 “다분히 감정적인 입법”이라고 지적했고, 차진아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도 “(정부의) 말을 안 듣는 법원행정처장을 뺀 것”이라며 “대법원의 지위를 격하하고 철저히 굴복시키려는 것 아닌가”라고 비판했다.


여섯 번째 카드는 공판 기일을 지정하는 재판부에 대해 여당이 법관을 탄핵, 직무 정지시키는 것이다. 이 경우, 일곱 번째 카드로 ‘재판중지법’을 만들어 공판 절차를 정지시킬 수 있다. 여덟 번째 카드는 ‘대법관 욱여넣기’다. 앞선 수단에도 불구하고 대법원이 유죄 취지로 파기 환송한 이 대통령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2025도4697)이 서울고등법원을 거쳐 다시 대법원으로 재상고됐을 때 소부(小部·4명의 대법관이 재판)에서 합의되지 않아 다시 전원합의체에 회부되도록 해서 최종 판결이 쉽게 나오지 못하게 하도록 대법원 구도에 영향을 미치려 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실제로 더불어민주당의 ‘사법개혁 6대 의제’ 가운데에도 대법관 증원이 있다. 이재명 정부 임기 내인 향후 3년간 총 12명 늘리겠다는 것이다. 26명 체제가 되는 것인데, 대법원장과 법원행정처장을 제외하면 증원 규모는 사실상 두 배다. 차진아 교수는 “전원합의체 판도에 영향을 미칠 만큼 100% 증원하면 편향성 문제가 있다”고 했다.


아홉 번째부터 열한 번째 카드는 사건의 실체를 바꾸는 것이다. 이 대통령이 400여 차례 거론된 대장동 개발비리 사건(2021고합970)에서 검찰이 항소를 포기했기 때문에 ‘대장동 일당’으로 불리는 피고인들(김만배·유동규·남욱·정영학·정민용)의 선행 사건에서 무죄 부분은 확정됐다. 또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에 대해선 불법 대북 송금 사건과 관련해 이미 징역 7년 8개월의 중형이 확정됐지만 ‘연어 술파티’ 의혹(관련 기사)을 제기하며 결과를 뒤집으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 


마지막 카드는 ‘불복’이다. 이 모든 시도에도 이 대통령의 유죄 확정 판결을 막지 못하면 집권 세력은 헌법재판소를 통해 불복 수단을 만들 수 있다고 송영훈 전 대변인은 전망했다. 바로 재판소원(재판에 대한 헌법소원) 얘기다. 앞서 언급한 ‘사법개혁 6대 의제’에도 재판소원이 포함돼 있다. 송 전 대변인은 “대장동 사건 변호인 중 한 명으로 불린 김기표 민주당 의원이 대표 발의한 헌재법 개정안에는, 재판에 대해 불복해 헌법소원을 내면 헌재가 직권으로 또는 청구인의 신청에 따라 가처분 결정을 할 수 있고 그 경우 헌법소원 심판청구 대상이 된 판결은 헌재가 종국 결정을 할 때까지 확정되지 않은 것으로 간주하는 조항이 들어가 있다”고 했다. 이 대통령 한 사람의 사법 리스크를 떠나서, 박일환 전 대법관은 이렇게 우려했다. 


“몇 년에 한건 (인용이) 나올까 말까한 것(재판소원) 때문에 사건에 관련된 모든 당사자들이 헌법소원이 끝날 때까지 권리 행사를 못할 것 아닙니까.”


글=김광주 월간조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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