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대법원’ ‘검찰’과 정면충돌 직전… 여권 내 신중론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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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월 6일 오전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정성호 법무부 장관과 만나 악수하고 있다. 두 사람 뒤로 ‘내락세력 척결 강력한 개혁’이란 문구가 보인다. 사진=조선DB

검찰청 폐지와 대법관 증원 문제를 둘러싸고 더불어민주당이 사법부와 정면 충돌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검찰청 폐지, 공소청·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국가수사위원회 설치를 골자로 한 정부조직법 개정안을 이달 25일 국회 본회의에서 처리할 예정이다.

또 대법관 수를 현재 14명에서 30명으로 늘리는 방안이 제시하며 사법개혁 5대 의제 중 하나로 밀어붙일 태세다.

 

94일 국회 법사위 전체회의에서 더불어민주당 김용민 의원은 검찰권이 남용이 되서 검찰이 정치집단이 되어 정치를 하고, 대통령 배출하고, 그 다음에 정적을 죽이기 위해 모든 권한을 집중하고 그러다 보니 민생을 손 다 놔버렸고. 이런 역사를 가진 나라가 없다. 대한민국만 이러고 있으니 바꿔 보자는 것이라고 했다.

김 의원은 또 검사 없으면 대한민국 망하나. 검사 없으면 반도체 수출 못하나. 검사 없으면 골목 상권, 지역 상권이 다 망하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대법관 증원도 마찬가지다. 민주당 고위 당직자는 대법원이 전원합의체 회부 9일 만에 속전속결로 파기환송 선고를 강행했고대선에 영향을 미치기 위해 전국 생중계로 판결을 밀어붙였으며그 형식마저도 헌법재판소의 파면 선고를 흉내 내듯이 연출했다며 사법개혁 의지를 이어가고 있다.

 

법조계 일각에서는 대법관 증원이 6.3 대선을 앞둔 지난 51일 대법원 전원합의체가 당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을 파기환송(유죄 취지) 결정을 내린 것에 대한 보복이라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민주당 이재강 의원 등이 조희대 대법원장 등에 의한 사법 남용 진상규명 특검법을 발의하기도 했었다.

이미 이 대통령 관련 수사 검사들이 지방이나 교육기관 등 비주요 보직으로 이동했고, 김건희 여사 무혐의 처분 검사들도 한직으로 좌천됐다.

 

하지만 일련의 전광석화 같은 사법개혁이, 이재명 대통령 관련 수사와 재판을 무력화하려는 의도가 아니냐는 비판 여론도 만만치 않다. 민주당 일각에서는 검찰개혁까지는 모르나, 이를 사법개혁으로까지 확전시킬 경우 역풍을 맞을 가능성이 높다는 신중론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무엇보다 대법원도 반발하고 있다. 천대엽 법원행정처장은 법원 내부망에 글을 올려 대법관 증원은 재판연구관 인력 등 사법 자원의 대법원 집중을 초래해 사실상 약화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사법개혁 논의가 사법부 공식 참여 없이 진행되고 있다는 점에서 대법원은 절차적 문제를 지적하고 있다. 전국 법원장들에게 소속 법관들의 의견을 널리 수렴해 달라는 요청도 있었고, 전국법원장회의 개최가 검토 중이다.

 

상대적으로 검찰조직은 조용한 편이다. 조국혁신당은 과거에는 검찰 내부 게시판에서 격렬한 반발이 있었지만, 요즘은 조용하다며 검찰의 침묵을 비판하기도 했다. 과거에도 검찰개혁 논의가 있을 때 검사장 회의, 간부 회의, 내부 게시판 등을 통해 의견을 모은 바 있어, 법안이 본격적으로 논의되면 내부 대응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과거 검찰권 남용에 대한 비판을 의식해 공개적인 반대를 자제하는 분위기라는 것이다.

 

다만 검찰의 존재 이유와 직결되는 보완수사권 폐지까지 거론되자 점점 목소리를 내고 있다. 4일 대검찰청에 따르면, 노만석 검찰총장 직무대행은 전날 부산고검·지검을 방문한 자리에서 적법절차를 지키면서 보완수사를 통해 진실을 밝히는 것은 검찰의 권한이 아니라 의무라고 말했다고 한다.

 

대검 한 관계자는 현재 검찰 입장을 법무부를 통해 전달하고 있고 민주당과 법무부는 중수청 신설을 두고 여러 차례 충돌한 바가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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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월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시민단체 ‘촛불행동’,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의원, 조국혁신당 박은정 의원 등이 공동 주최한 검찰 개혁 토론회에서 박은정(맨 오른쪽) 의원 쪽을 바라보고 있다. 임 지검장은 이날 정성호 법무부 장관의 검찰 개혁안에 대해 “검사장 자리 늘리기 수준”이라고 했다. 사진=조선DB / 뉴스1

 

사법 개혁에 대한 법조계 입장은...

 

대법관 증원과 관련 일부 법조계와 학계에서는 독일과 같이 최고 사법기관(대법원)을 다원화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법원이라는 일제강점기 잔재 명칭 대신 최고재판소’, ‘최고행정재판소를 설치해 시대 변화에 맞게 사법기구를 변화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또 독일은 5개의 최고재판소에 320명의 최고재판관이 있다. 미국은 각 주마다 최고재판소가 있어 최고재판관 숫자가 많다. 우리나라는 대법원장 1명과 대법관 13명으로 구성돼 있다. 임기는 모두 6년이고 대법관은 연임이 가능하다.

일본의 최고재판소는 15명으로 우리나라와 비슷하지만 다양한 출신 배경(판사, 검찰관, 변호사 등)으로 구성돼 있다. 우리나라 대법관은 판사 출신으로만 구성돼 있다.

 

그러나 대법관 증원이 능사는 아니라는 지적이 나온다. 2023년 기준, 하급심 미결 사건은 약 36만 건으로 대법원 상고심 사건(2만 건)보다 17배 이상 많다. 한국 판사의 1인당 연간 사건 처리 수는 독일의 약 5.17, 프랑스의 약 2.36, 일본의 3.05배에 이른다.(사법정책연구원이 지난해 발간한 재판의 지연 실태와 신속화 방안보고서)

 

이와 관련, 2024년 말, 하급심 법관 370명을 5년간 단계적으로 증원하는 법안이 국회를 통과한 상태지만 사건의 복잡성 증가, 공판중심주의 강화 등으로 단순 숫자 정원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검찰개혁과 관련, 대부분의 선진국은 수사와 기소를 분리하고 있다. 수사는 경찰이나 별도 수사기관이 담당하고, 기소는 검찰 또는 독립된 기소 기관이 담당한다. 우리나라처럼 검찰이 직접 수사권과 기소권을 모두 갖고 있는 경우는 드물다. 

 

여권은 검찰청을 폐지하고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을 신설한 뒤, 이를 행정안전부 산하에 두는 방향으로 논의가 진행 중이다. 미국의 FBI(수사)와 법무부(기소)처럼 분리된 사법 구조를 참고한 것으로 보이지만, 한국의 현실에 맞게 적용하려면 사회적 합의와 제도적 정비가 필수적이란 지적이 나온다.

 

그러나 중수청을 행안부, 혹은 법무부 산하에 두는 것이 정치적 중립성 확보라는 측면에서 우려가 제기되고 있으며, 독립기관으로 두자는 의견도 병행해서 논의되고 있다.

 

93, 민주당은 국회에서 정책의원총회를 열고 중수청의 소속 부처를 어디로 할지 논의했다. 이 회의에서 대다수 의원들이 중수청을 행안부 산하에 두는 데 찬성했고, 법무부 산하에 두자는 의견은 나오지 않았다. 일부에서는 총리실 산하에 두자는 의견도 있었다고 한다.

 

민주당은 왜 행안부에 두길 원하는 걸까. 법무부 산하에 중수청을 두면 기존 검찰과의 연결고리가 유지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민주당은 중수청을 행안부에 두면 수사권이 특정 부처에 집중되지 않고, 권력이 분산되는 효과가 있다고 본다. 그러나 중수청의 행안부 배치는 정치적 복선이 얽혀 있어 많은 법조인들이 우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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