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대표를 지낸 이준석씨는 본인이 대구 경북(TK) 지역에서 상당히 영향력이 있다고 판단하는 모양새다. TK에 방문할 때 마다 대구 지역 현역 국회의원들을 향해 모멸적으로 해석할 수도 있는 발언을 쏟아내는 것만 봐도 잘 알 수 있다.  아마 그 근거는 여론조사 결과일 가능성이 크다. 

지난달 30·31일 여론조사 전문기관 피플네트웍스리서치(PNR)가 전국 성인 1,066명을 대상으로 정당 지지율을 조사한 결과 '이준석·유승민 신당'은 TK 지역에서는 지지율이 30.1%로 '국민의힘(29.8%)'과 '민주당(27.6%)'을 오차범위 내에서 앞섰다. 

당시 ‘이준석·유승민 신당’은 실제가 아닌 가상 정당이었음에도 TK 유권자들에게 1위를 차지한 것을 보면 TK 민심이 흔들리고 있음을 가늠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그런데 이씨와 가까운 천아용인의 한 사람인 천하람 국민의힘 순천 갑 당협위원장은 "신당 지지율은 허상"이라고 했다. 

홍준표 대구시장도 “대구에서 이준석·유승민 바람은 전혀 불지 않을 것”이라고 11일 주장했다.

역사는 반복된다는 말이 있다. 2007년 11월 7일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가 무소속 출마를 공식 선언하자 곧장 TK 지역 일간지 <영남일보>는 대구시민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실시했다.(여론조사 전문기관인 아이너스리서치(대표 이근성)에 의뢰해 대구시민 604명을 대상으로 긴급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놀라운 결과가 나타났다. 

당시 '이명박 대세론'이 정국을 삼킨 상황이었는데도 불구, 이회창 전 총재의 지지율이 37.4%로 32.6%를 얻은 한나라당 대통령 후보였던 이명박 전 대통령보다 4.8%포인트 앞선 것으로 집계됐다. 

당시 여론조사는 7일 오후 3시부터 밤 10시까지 대구시민을 대상으로 ARS 전화 면접방식을 통해 진행됐다. 유효 응답자는 604명, 응답률은 8.23%이고, 신뢰수준 95%에 표본오차는 ±4.0%포인트였다. 

실제 결과는 어땠을까. 2007년 대선에서 이명박 전 대통령은 대구에서 69.37%, 경북에서 72.6%의 득표율을 기록했다. 

반면 이회창 전 총재는 대구에서 18.05%, 경북에서 13.72%의 득표율을 보였다.  2번의 대선에 출마한 '보수의 상징' 조차 득표율이 20%를 넘지 못했다. 

글=최우석 월간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