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이 8일 전당대회에서 당 대표와 최고위원 투표 결과를 발표한다. 현재 상황에서는 김기현 후보가 오차범위를 벗어나 선두를 달리고 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역대급 당원수(84만명)와 역대급 투표율(55.1%)은 변수로 작용할 수도 있다. 

각 후보측은 높은 투표율에 '동상이몽' 중이다. 당 대표 후보인 김기현, 안철수, 천하람, 황교안 후보는 높은 투표율이 각자 자신에게 유리하다고 해석하고 있다.

김기현 후보는 윤석열 정부 성공을 위한 당의 일치단결의 결과라고 봤고,  안철수 후보는 당원들의 속마음이 투표로 드러났다고 주장했다. 천하람 후보는 개혁을 바라는 젊은 세대의 심판 투표라고 해석했다. 

안철수, 천하람 후보의 주장도 일리가 있다.  투표율이 높아진 것은 최근 2년간 크게 늘어난 책임당원들이 대거 투표에 참여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책임당원 수는 2년 전 32만명에서 84만명으로 두 배 이상 늘었다. 

늘어난 책임당원의 성향은 어떨까. 친윤계는 대선 전후로 윤석열 대통령을 지지하는 당원들이 늘어난 것으로 보고 있지만, 이준석 전 대표와 안철수 후보, 천하람 후보 등은 기존 보수정당 지지층이 아닌 중도층이 대거 유입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늘어난 책임당원은 상당수가 2030세대 또는 중도층에 가까운 성향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안철수-천하람 후보의 주장대로라면 높은 투표율은 두 후보에게 유리할 가능성이 크다. 

여기서 또 주목할 만한 점은 전광훈 목사를 중심으로 한 극우보수층이 최근 1년간 대거 책임당원으로 입당했다는 점이다. 전 목사는 총선 승리를 명분으로 '국민의힘 점령 운동'을 통해 입당 권유운동을 해 왔다. 정치권 한 관계자는 "전광훈 목사를 중심으로 한 조직이 전국 당원협의회에 퍼져 있다"며 "이들은 정치활동에 매우 적극적인 만큼 투표 결과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전광훈 목사는 한때 황교안 후보와 '태극기연대'로 끈끈한 사이였지만 최근 둘 사이는 파국을 맞았다. 전 목사는 황 후보를 향해 2020년 총선 당시 '돈 공천'을 했다는 의혹을 제기했고 황 후보는 지난 5일 전 목사를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다. 전당대회를 며칠 앞두고 전 목사가 이같은 의혹을 제기한 것은 전당대회에서 영향력을 행사하기 위한 행위였다는 분석이 나온다. 

전 목사는 특정 후보를 지지한다는 입장은 보이지 않았지만, 총선 승리를 위한 당의 '단일대오'를 강조해왔다. 따라서 전 목사 지지자들이 김기현 후보에게 몰표를 던졌을 가능성이 큰 상태다.  따라서 높은 투표율이 어느 후보에게 유리할 지는 아직 장담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