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4년 한국시리즈에서 우승한 롯데  투수 최동원의 투혼을 담은 다큐 영화가 11월 11일 개봉한다. 영화 제목은 <1984 최동원>. 올해는 최동원 투수가 작고한지 10주기가 되는 해다. 개봉일이 11월 11일인 이유는 최동원의 등번호가 11번이었기 때문이다.

그해 시즌 초기만 해도 롯데는 “꼴찌만은 면하자”는 분위기였다. 당시 전기리그 우승팀은 삼성 라이온즈. 실력은 최고였으나 단기전에 약했던 삼성은 해태나 OB 대신 롯데에게 후기리그 우승을 안겼다. 이를 두고 언론에서는 “저의있는 선심”이라고 비꼬았다.

삼성은 한국시리즈 재패를 꿈꾸며 “만만한” 롯데를 상대로 골랐던 것이다. 그러나 한국시리즈 7연전 중 총 5차례나 홀로 마운드에 올라 4승을 올린 집념의 최동원 앞에 삼성은 또다시 무릎을 꿇고 말았다.

롯데의 한국시리즈 우승을 전한 《조선일보》 10월 10일자 9면. 한 면 전체를 할애해 롯데의 우승과 최동원의 투혼을 전했다. 최동원은 한국시리즈 MVP를 차지해 대우 승용차 로얄XQ를 부상으로 받았다.

철완(鐵腕) 최동원의 4승은 미국 프로야구에서도 없는 전무후무한 기록이었다. 미국은 월드시리즈에서 한 시리즈 3승을 올린 투수가 12번 있을 뿐 4승 투수는 없다고 한다. 일본시리즈는 1958년 니시테츠 라이온즈의 이나오 가즈히사와 1959년 난카이 호크스의 스기우라 타다시가 요미우리 자이언츠를 상대로 시리즈 4승을 기록한 적이 있다. 요즘 프로야구에서는 상상할 수 없는 혹사요, 투혼이었다.

1984년 10월 9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렸던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7차전은 지금도 최동원을 기억하는 팬들에 의해 자주 소환된다.

그날 최동원은 완투하며 김일융, 황규봉이 계투한 삼성에 6대 4로 역전승을 기록했다. 최동원은 이날 9회까지 홈런 등 장단 10안타로 4실점 했었다.

영화 <1984 최동원>의 감독은 조은성, 나레이터는 배우 조진웅이 맡았다.

한국 프로야구는 가을 야구를 앞두고 마지막 순위 경쟁이 한창이다. 시계를 돌려 그 뜨거웠던 1984년 가을로 돌아가보자. 그곳에서 무쇠팔, 부산의 심장, 최고의 투수, 등번호 11번, 불꽃 투혼, 금테안경의 최동원을 만난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