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시의 사건 경과는 너무도 생생하게 잘 기억하고 있다. (인양돼 해군 2함대 사령부에 전시된 천안함 선체는) 파손되어 침몰한 선체일지언정 이렇게 인양해 두고두고 교훈을 얻고, 호국 교육의 상징으로 삼은 것은 바람직하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3월 26일 천안함 피격 사건 11주기를 맞아 이같이 말했다.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이 서면 브리핑에서 문 대통령이 이날 오후 경기 평택 해군 2함대 사령부에서 열린 제6회 서해수호의날 기념식이 끝난 뒤 김록현 서해수호관장에게 천안함 피격 상황을 보고 받은 뒤 이같이 밝혔다고 했다. 

문 대통령이 너무도 생생하게 기억하고 천안함 사건의 경과는 국민 다수의 기억과 다른 것일까. 

대통령 소속 군사망사고진상규명위원회(이하 위원회)가 천안함 피격 사건에 대한 조사 개시를 결정했다. '천안함 좌초설'을 꾸준히 제기했던 신상철씨가 낸 진정에 따른 것이다.  

온라인 매체 서프라이즈 대표를 지낸 신씨는 2010년 사건 발생 뒤 민주당(현 더불어민주당) 추천 몫으로 민·군 합동조사단에 합류했다. 신씨는 2개월 뒤 정부가 합동조사단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천안함이 북한군 어뢰에 피격돼 침몰했다'고 공식 발표했지만 '침몰 원인이 조작됐다'는 등의 주장을 퍼트렸다.

‘제6회 서해수호의날’ 기념식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부인 김정숙 여사 옆자리에 앉았던 천안함 유족 윤청자 여사가 “김 여사가 끌어안으려 하길래 밀어내며 쓴소리를 했다”고 밝힌 게 다 이유가 있었던 것이다. 

천안함 전사자 사망 원인을 재조사한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천안함 생존 장병, 전사자 유가족은 “나라가 미쳤다” “이 땅엔 2개의 정부가 있느냐”며 강력 반발했다. 천안함생존자예비역전우회 전준영 회장은 이날 “몸에 휘발유 뿌리고 청와대 앞에서 죽고 싶은 심정”이라며 “행동으로 옮길까 내 자신이 무섭다”고 했다. 전 회장은 “유공자증 반납하고 패잔병으로 조용히 살아야겠다”고도 했다.

위원회는 유족 등이 강하게 반발하는 등 후폭풍이 거세지자 그제야 슬그머니 조사 중단을 검토하겠다고 했다. 

한편 더불어민주당 김태년 원내대표는 서해수호의날 기념식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기념사를 들으면서 졸고 있는 장면이 TV로 생중계됐다. 이 모습이 천안함 사건을 바라보는 정부 여당의 본심이란 지적이 나왔다. 

김 원내대표가 앞자리에서 졸 때 순직 장병 유족과 생존 장병들은 뒤쪽 자리에 배치됐다. 

문재인 대통령은 취임 후 공식 석상에서 천안함 폭침이 “북한 소행”이라고 밝힌 적이 단 한 번도 없다.

글=최우석 월간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