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교통은 처참할 정도이다. 나아가 소음과 매연 역시 심각하다. 보행자에 대한 배려가 거의 없어 보일정도로 무질서하다. 그러나 보행자가 우선이라는 원칙은 의외로 지켜진다. 신기할 정도이다. 그리고 온라인 비즈니스 비중이 동남아에서 가장 높다. 그 만큼 역동적인 나라임에는 분명하다. 동남아 국가중에서 가장 국토가 넓고 또한 인구가 가장 많다. 비록 실망스러운 점이 많지만 그 잠재력만큼은 무궁하게 보였다.
태국 쿠알라루품르에서 인도네시아 자카르타는 비행기로 2시간 10분 정도 걸렸다. 아침부터 서둘러오다가 보니 벌써 지친다. 자카르타 공항은 쿠에르룸푸르 공항보다는 덜 깔끔했다.
먼저 입국 수속부터 질문이 좀 이상하다. "여행하러 왔다"고 하니, "비즈니스는 없는 거냐"고 다시 묻는다. 이틀 정도 있는데 무슨 비즈니스냐고 답하려다가 참았다. 그러고보니 인도네시아는 입국 신청서 같은 것이 없었다.
심카드(Sim Card)를 살려고 가격을 물으니 "18만 루피아(Rupiah)를 달라"고 해서 너무 비싸 다시 물어보니 "심카드만은 6만인데 데이터가 12만"이라고 했다. 이상해서 고개를 까우뚱거리니 "자카르타에만 있을 거면 12만 루피아만 내라"는 것이다. 이해하기 좀 힘들었지만 한화로 1만원이 안 되어 그냥 사기로했다. 그런데 좀 찜찜했다. 발음도 이상해서 알아 듣기 힘들고 시간도 없어서였다. 이런 저런 이유로 인도네시아에 대한 인상이 처음부터 좋지 않았다.
그리고 시내로 가는 대중교통 편을 알아보고자 인포메이션 센터를 찾으니 보이지가 않는다. 헤매다가 다시 물어보니 조그마한 장소에 인포메이션이라고 표시가 되어 있기는 한데 알아보기 힘들었다. 영어 발음도 알아 듣기 힘들었다.
갑자기 짜증이 몰려왔다. 누구라도 그랬을 것이라고 화난 자신을 달래 보았다. 겨우 설명을 듣고 시내 중심가까지 버스를 타고자 티켓을 끊고 5만 루피아를 지불했다. 또 문제가 생겼다. 감비르(Gambir)행 담리(Damri) 공항버스가 통 오지 않았다. 거의 40~50분을 기다려 겨우 탈 수 있었다. 또한 그 터미널 내부는 에어콘 시설이 안 되어 땀이 계속 내렸다.
1시간이 지나자 감비어에 도착했다. 다시 버스를 두번 갈아 타야할 것을 생각하니 끔찍했다. 동남아 우버인 그랩을 타야겠다고 마음먹었다.
자카르타 하면 교통체증이 심하기로 유명하다. 그런데 실제로 자카르타의 시내거리를 걸어보니 생각보다 더 심각하다. 공항에서 감비아 버스역까지 담리(DAMRI) 공항버스를 타고 올 때까지는 전혀 느끼지 못하였다. 비교적 넓은 도시라는 생각만이 들었다. 그리고 큰 빌딩과 낙후된 지역이 공존하는 전형적인 동남아 지역의 도시로만 느껴졌다.
막상 감비르(Gambir)에서 내려 전철로 갈아 타려고 하니 감비아 역에서는 티켓을 살수 없다고 하여 놀랐다. 티켓은 전철과 버스 모두를 이용할 수 있는 티켓인데 이곳 감비르역에선 살 수 없다니.....당황스러웠다.
그 직원의 답변은 시내와 시외를 구분하여 시내역에서는 시외역의 티켓을 살 수 없다는 취지의 답변이었다. 좀 기가 막혔다. 달리 방법이 없어서 그랩을 불러 타려고 하다가 50분정도 거리여서 걸어 보기로 했다. 이 결정이 가장 잘못된 결정이었다.
일단 모든 거리가 보행자를 위한 배려가 전혀 없었다. 횡단보도가 있지만 밀려오는 자동차와 오토바이로 달리 건너갈 수가 없었다. 아니 이와 같이 많은 차와 오토바이가 밀려오고 심지어 통제가 전혀 되지 않는 현실에 경악했다. 거리는 차들을 위한 거리였고 보행자는 안중에 없어 보였다. 아니 어떻게 이럴 수가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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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에서 검색되는 자카르타 교통과 관련된 이미지들. |
경악과 분노가 치밀었다. 지금까지 가본 세계 어느 나라 도시에서도 경험할 수 없는 최악의 경험을 한 것이다. 게다가 날씨는 더웠다. 경악과 분노 등 복잡한 감정이 밀려 들었다.
심지어 매연 역시 심각하였다. 거의 눈을 뜰수 없을 정도였다. 일부는 마스크를 써고 무표정한 표정으로 공격적으로 차와 오토바이를 몰았다. 조금이라도 늦어지면 세계가 무너지는 분위기를 풍기고 있었다.
지금이라도 비행기가 있으면 돌아가고 싶을 정도였다. 도중에 휴식이 필요해서 패스트 푸드집에 들어가서 음료수 등을 마시고 마음을 달래었다. 다시 좀 걸으니 숙소가 나왔다. 그나마 숙소가 비용 대비 가성비가 좋아 보였다.
샤워를 하니 이제 살 것 같았다. 아니 쿠알라룸푸르의 도시 속의 아름다움과는 너무나도 대비되는 도시로 온 것이다. 물론 이곳에 좋은 장소도 많을 것이다. 그러나 근본적으로 보행자에 대한 배려가 전혀 없어서 안타까움이 들었다. 여기에 분명 빈부의 격차가 심한 나라의 전형으로 보였다. 상류층은 결코 길거리에서 걷지 않는 모양이다. 그렇지 않고는 이 같이 보행자를 내팽개치는 도시는 없을 것이다.
교통난, 소음, 매연....
지나가면서 보인 부통령의 집무실은 세계 어느 곳보다도 화려하게 보였다. 그러나 그 앞의 보행자는 보행자도로가 있어도 길을 건널 엄두조차 못낼 정도로 심각하다. 매연, 소음 등 거의 교통지옥의 전형 자체였다. 아니 어떻게 이런 곳에서 살 수 있을 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횡단보도가 있어도 건너는 것 자체가 불가능해 보였다. 보행자를 도와주는 교통경찰이나 신호등 조차 전혀 없다니....
인도네시아의 근본적인 문제점이 여기에 바로 드러나는 것 같았다. 보행자는 국민이 아닌 모양이다. 죽음을 무릅쓰고 횡단보도를 건너야 할 정도로 심각하다니...... 그럼에도 이에 대한 아무런 사회안전망이 없다니 실로 놀라울 따름이다.
한국에 이런 상황이 발생되었다면 어떻게 되었을 것인가? 모든 신문, 방송, 잡지가 달려들어 성토장으로 만들었을 것이다. 자카르타에 도착하자마자 이 대도시의 근본적인 문제가 교통상황에서 다 드러나는 것 같았다.
숙소까지 오는 사이에 교통문제와 소음, 매연 때문에 너무 지쳐 달리 외출을 하고 싶지가 않았다. 자카르타에서 컨설턴트로 일하는 김 대표의 경우도 설을 쇠러 서울에 가서 만날 수가 없었다. 그리고 한국 로펌과 연계된 현지 로펌에서 일하는 한국인 변호사 역시 마침 구속건이 생겨서 시간을 내기 어려운 모양이었다.
심신이 지쳐서 잘 되었다고 생각하고 숙소 근처 적당한 곳을 찾았다. 그리고 구글링을 하여 맛집을 찾았는데 딱히 마땅한 음식점이 눈에 띄지 않았다. 한국식당으로 갈려면 그랩(동남아시아의 ‘우버’)을 타고 한참을 가야하는 데 귀찮아졌다.
근처를 다니다 보니 로보텔 호텔 내에 생맥주도 마시고 식사도 하는 야외 음식점이 있었다. 일단 맥주라도 한 잔 하려고 자리에 앉았다. 포도주 가격을 물어보니 대략 50만 루피아라고 한다. 한국돈으로 4만원 정도면 그리 비싼 것이 아닐 수 있다. 그러나 여기 물가수준에 비하면 상당한 가격이다. 따라서 고개를 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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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땅 맥주 |
야외에 앉아 식사를 하니 그런대로 운치가 있었다. 식후 공짜로 디저트를 주는데 가만히 보니 젤리 같은 것이었다. 맛이 좀 이상하여 별도로 디저트를 시켰다. 아이스크림에 얼음과 바나나 슬라이스를 섞은 것인데 괜찮았다. 모두 합하여 12만1000루피아. 한국돈으로 1만원 정도다.
13만 루피아를 건네고 나머지는 팁으로 주었다. 그간 여러나라를 다니다 보니 돈에 대한 감각이 무디어졌다. 그렇지만 한국에 비하여서는 물가가 확실하게 저렴한 것은 사실이다. 이 점이 동남아 여행의 가장 큰 장점으로 보인다.
그리고 보니 숙소와 로보텔은 거리를 마주하고 있는데 손님을 유치하기 위하여 이 곳에만 육교가 나름 멋을 내면서 세워져 있었다. 덕분에 무섭게 달리는 차를 염려하지 않고 육교를 통해 건널 수 있었다.
필자의 눈에 중국와 인도를 섞어 놓은 듯한 묘한 분위기를 풍겼다. 물론 인도는 아직 가보지 않았지만 그런 분위기가 느껴졌다. 아무래도 이슬람 국가이기도 해서 더 그런 모양이었다.
나라마다 개성이 있다. 장점도 있고 또한 단점도 있다. 한국의 경제성장 덕분에 이곳에서 돈을 씀에 있어 한국보다 덜 부담스러워 감사할 뿐이다.
90세 이상을 사신 분들에게 인생을 회고해 볼 때 어떤 것이 아쉬운 점이 있느냐고 물었다. 그러자 그들은 좀 더 도전하고 좀더 감사하였어야 했다고 한다.
이번 동남아 여행 중에서 잠시 기사를 읽으면서 가장 감명깊은 글이었다. 어차피 인생은 유한하다. 그리고 그 결과는 다 똑같다. 다만 차이는 그 과정이다. 얼마나 그 과정에 최선을 다하고 이를 즐기고 감사했느냐에 있다. 그 마음가짐이 자신의 삶의 가치를 결정해 주게 된다.
그런 의미에서 여행은 의미가 있는 도전이라고 본다. 편한 일상에서 벗어나 문화와 사고방식이 다른 장소에서 다른 사람들과 만나서 그들의 이질적 문화와 사고방식을 접하는 것은 그 자체만으로 엄청난 충격을 준다. 이를 통하여 많은 것을 새롭게 바라보게 해준다.
여행의 즐거움, 배우고 또 배우면....
새로운 것을 접한다는 것은 즐거움이다. 그리고 이를 통하여 무엇인가를 생각하는 것 자체가 도전이고 행복이다. 배우고 또 배우면 그 자체가 즐거움이 아닌가? 공자의 말씀이 그대로 가슴깊이 파고 든다.
얼마되지 않은 기간동안 몇개국을 다니면서 많은 것을 깨우치게 되었다. 무엇보다 일상적인 경험과는 너무나 다른 경험이 삶의 새로움을 전해 준다. 세상에는 다양한 문화와 사람들이 사는 것 같다. 중요한 부분은 각자 다름을 인정하고 각자의 문화와 가치관을 존중하는 것이다. 그렇게 되어야만 다같이 공생하고 상생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런 깨달음을 어디에서 찾을 수 있을 것인가? 힘든 여행의 여정에서 가끔은 멍 때리면서 가끔은 분노와 좌절을 느끼면서 아주 작게는 그저 즐겁고 감사하는 마음에서 그와 같은 깨달음이 자신도 잘 모르는 순간에 다가와 일깨워 준다. 그저 감사할 뿐이다.
여행을 즐길 만큼의 돈이 필요하다는 버지니아 울프의 외침이 귀에 메아리친다. 그래 더 큰 도전을 위하여 다시 비즈니스의 세상에서 치열하게 도전해 볼 것을 다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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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는 관광의 보고다. 구글에서 검색되는 인도네시아 관광 이미지들. |
지금 인도네시아는 우기여서 어제 비가 많이 내렸다. 그간 유럽 등에서 갑자기 내리는 소나기를 많이 경험했기에 배낭에 항상 우산을 가지고 다녔다. 그래서 비가 내릴 때 유용하게 사용했다. 그런데 워낙 비가 쏟아지는 바람에 우산을 쓰고도 옷이 흠뻑 젖었다.
이곳에서는 우산을 쓰는 사람이 없다. 그저 우비 같은 것을 걸쳐 입을 뿐이다. 그리고 저녁에 비가 많이 내리는 데도 편의점을 다 다녀보아도 맥주 파는 곳을 발견할 수 없었다. 그리고 보니 여기기 이슬람 국가여서 술을 일반 편의점에서는 팔수 없는 것으로 보인다.
아침에 일어나니 새벽에도 계속 비가 내린 모양이다. 도로가 촉촉하다. 다만 미세먼지 문제는 어제 비로 상당히 호전된 것 같다. 바로 전철을 타고 인도네시아 국립대학교로 향하였다.
국립 인도네시아대를 찾아가다
전철역이 바로 인도네시아 국립대학교 전철역이었다. 가는 길이 그리 어렵지 않았다. 1시간 정도를 가자 전철역 이름이 인도네시아 대학교역이었다. 영국의 옥스포드 역이나 케임브지지 역과 같은 모양새이다. 전철 역이 바로 정문 바로 옆에 있었다.
막상 학교를 들어가니 열대성 식물들을 잘 가꾼 아주 멋진 캠퍼스였다. 그리고 그 규모가 장난이아니었다. 그리고 모든 건물이 다 각자 개성을 살려 지었다. 법대는 바로 입구 바로 앞에 있었다.
학교 식당과 학교본부가 있는 곳에 상당히 큰 호수가 멋지게 자리잡고 있었다. 큰 보트가 다닐 수 있을 정도였다. 영국의 대학에서 강이나 호수가 있는 것과 같았다. 다만 놀란 것은 그 규모이다. 영국의 대학교의 강이나 호수는 너무 작은데 여기는 상당히 켰다. 인도네시아의 자존심을 느낄 수 있었다. 동남아 지역에서 인도네시아가 면적도 제일 크고 나아가 인구가 가장 많은 편이다. 그래서 남미의 브라질처럼 자존심이 강한 나라이다.
그간 자카르타에 대한 부정적인 의견이 상당부분 완화되었다. 학생들이 공부할 수 있고 운동할 수 있고 쉴 수 있도록 잘 배려하였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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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 인도네시아대다. |
그리고 한국과 인도네시아 상호 협력을 통한 기술발전을 도모하는 연구센터가 크게 자리잡고 있었다. 더 놀라운 점은 학교식당에 KOREA라는 이름의 식당이 가운데 크게 자리잡고 있었다.
아직 오전 11시도 안 되어서 사람은 거의 없었다. 그냥 지나치기가 좀 그래서 배도 출출하여서 라면을 주문하였는데 그런대로 괜찮았다. 좀 지나가니 손님들이 조금씩 들어 오고 있었다.
지금까지 본 대학 중에서 가장 멋진 캠퍼스 중의 하나였다. 특히 가운데에 있는 호수는 정말 압권이었다. 그리고 열대야 식물들도 잘 관리가 되어 너무 멋진 전경을 보여주었다. 한번 이곳에서 공부를 하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인도네시아 국립대학교의 아름다운 캠퍼스를 보고 너무 놀랐다. 그런데 정문 바로 옆에 독립적으로 아주 아름답게 자림잡은 법대는 더 멋있다. 거의 모든 건물이 오픈되고 개방된 구조로 되어 있었는데 곳곳에 테이블과 의자가 놓여져 있어서 자유로이 공부하고 토론이 가능하도록 꾸며져 있었다.
밖에서 보는 일단 규모는 말리가 법대보다 적어 보였는 데 막상 들어가 보니 안의 구조가 너무 멋지게 설계되어 있었다. 그리고 곳곳에 아름답게 숲과 나무들을 잘 배치하여 하나의 멋진 저택에 와 있는 느낌이 들었다. 절로 공부를 하고 싶을 정도의 분위기가 넘쳐 흘렀다.
법대 내에 자체 식당이 있어서 학생들이 다 같이 식사를 하는 모습이 모두다 즐겁고 신나 보였다. 나름 자부심을 강하게 느끼고 있는 것 같이 느껴졌다.
밤늦게 까지 공부하고 토론하는 데에 아무런 문제가 없도록 설계되어 있어 상당히 인상적이었다. 대학교 내에서 법대가 차지하는 비중이 상당히 높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조만간 이곳에서 비지팅 스칼러( VISITING SCHOLAR)로 강의를 하거나 특강을 하는 모습을 그려본다. 한번 도전해 보고 싶었다. 그리고 인도네시아 학생들과 그들의 생각을 같이 나누고 싶었다.
그간 부정적인 인도네시아에 대한 생각을 상당부분 불식시켜 주는 순간이었다. 조만간 다시 와서 반드시 강의나 특강을 해야겠다고 다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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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지하철 모습이다. |
인도네시아대로 갈 때에 지하철을 탔다. 영국 지하철을 연상시킬 정도로 오래된 모습을 보였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안전성에 대한 심각한 우려를 불러 일으켰다. 먼저 지하철 노선을 지상에서 레일상을 건너도록 되어 있어 상당히 불안해 보였다. 물론 안전 요원이 배치되어 있기는 하지만 불안감을 종식시키기에는 부족하였다.
그리고 지하철 난간과 지면 사이의 간격이 너무 벌어지고 나아가 그 높이가 상당히 차이가 나서 실족하게 되면 대형사고로 이어질까 걱정이 앞서게 만들었다.
그리고 지하철 레일과 사람이 서 있는 곳에 차단유리 등이 없어서 잘못 사람이 몰리면 밑으로 떨어질 수도 있겠다는 생각에 영 불안함을 감추기 어려웠다.
물론 영국도 유리 스크린도어가 없기는 하다. 그렇지만 지하철 노선을 옮기는 데에 지상 즉 전철이 지나가는 레일 위를 걷도록 하지는 않는다. 그런데 인도네시아는 달라서 안전상 심각한 문제가 있어 보인다. 그러나 그 누구도 우려하는 사람이 없어 보인다. 내가 걱정하는 것이 더 이상하게 느껴질 정도이다.
사회안전 장치가 제대로 구축되지 못한 것으로 보였다. 그리고 국민의 민도도 이와 같이 중요한 문제에 대한 심각성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는 것 같아 안타까웠다.
물론 국외자가 함부로 이야기하기는 어렵지만 지하철을 타는 입장에서는 거의 경악을 할 정도로 놀라웠다. 일반 도로에서의 교통문제와 거의 같은 수준으로 지하철 역시 심각한 안전문제가 있어 보였다.
국립미술관을 찾아가다
국립박물관을 방문하려고 하다가 국립미술관부터 먼저 보기로 하였다. 그런데 먼저 외관부터 너무 규모가 작았다. 국립미술관이면 문자 그대로 인도네시아 최고의 미술관으로 생각을 하였는데 그게 아닌 모양이다. 특히 인도네시아는 천연자원이 풍부하기 때문에 이를 자료로 한 미술이나 예술이 많이 발달하였을 것으로 보여 기대되는 바가 컸다. 그런데 실상은 조금 실망스러웠다.
먼저 미술관은 오후 4시에 문을 닫는다고 했다. 3시가 넘어서 도착하니 문 앞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왜 기다리냐고 하자 안에 방문객이 가득차 있어서 사람들이 나오면 그때 들어갈 수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보니 건물이 너무 작았다. 실제 50명 정도만 들어가도 가득차 보일 정도로 규모가 작아서 크게 실망했다. 그리고 줄까지 서야하니 도대체 얼마나 보물이 있는지 궁금해 졌다. 다행스럽게 입장료는 없었다. 이 역시 영국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대영연방 뮤지엄은 엄청난 소장품이 있으나 입장료가 없다. 박물관 관련 규정에 의하면 자체의 소장이 일정 부분을 넘지 않으면 입장료를 받을 수 없다고 하는데 한번 확인이 필요한 부분이다.
햇볕이 쨍쨍한데 한참을 기다려 겨우 들어 갈 수 있었다 백은 라커에 넣으라는 것은 이해가 되는데 썬그라스를 백에 넣어 휴대를 할 수 없도록 하는 이유는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가 되지 않았다. 핸드폰은 휴대가 가능하고 자유로이 사진을 찍을 수는 있었다.
안타깝게도 핸드폰 배테리가 다 떨어져서 사진을 찍을 수도 없어서 더 한층 짜증이 나는 순간이었다. 막상 들어가니 명품인 것 같기는 하나, 좀더 자연친화적인 작품을 기대했는데 오히려 유럽에서 보는 일반 미술품만 몇 점 있을 뿐이었다. 그리고 현대 미술품이 전시되어 있어서 안타까웠다.
사실 자연자료를 소재로 한 인도네시아만의 독특한 작품을 기대했는 데 그런 작품은 전혀 없어서 아쉬움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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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중심의 독립광장(므르데카 광장) 모습이다. |
자카르타 중심에 독립광장이 있다. 놀라운 점은 그 광장의 크기이다. 가운데에 광장형태로 조성이 되어 있는데 그 규모가 굉장했다. 과거 공산주의 국가의 공통점이 시내에 엄청난 크기의 광장을 조성한 것이다. 인도네시아도 독재 정권이 있었기에 그 영향이 있는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가운데에 높은 탑이 조성되어 있었다. 그리고 잔디로 된 공간이 있고 그 뒤로 시멘트로 된 공간 그리고 나무 등으로 조성된 공간이 있었다. 그리고 울타리가 조성되어 있었다.
도심 가운데에 광장을 조성하면서 웉타리를 조성하는 것은 이해가 되지 않았다. 실제로 그 광장에 들어가려면 출입문만 가능하고 일반적으로 접근할 수 없게 되어 있다. 이 역시 권위주의의 산물로 느껴졌다.
시민을 위한 광장이라기보다 독재 정권이 자신의 권위와 위용을 과시하는 공간으로 활용한 것으로 보인다. 그런 면에서 인도네시아는 좀 더 민주화의 필요성이 있어 보였다.
특히 도심에서 보행자를 위한 배려가 전혀 없어 이는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그리고 지하철 등의 안전성 보완 기타 등등···. 국민이 좀 더 존중받는 사회로 자리매김하는 노력이 필요해 보였다.
그리고 환경을 개선할 필요가 있어 보였다. 도심의 소음과 매연 그리고 강물도 좀 맑게 만들려는 노력이 필요하지 않을까? 그렇지 아니하면 과연 누가 자카르타에서 일하고 생활하고자 할 것인가?
사실 대자연이 아름다움을 기대하고 왔다가 잘못 생각하였다는 사실을 뼈저리게 느꼈다. 앞으로 젊은 인도네시아인들의 더 많은 노력을 기대해 보고 싶다.
내일이면 다시 치앙마이로 가야한다. 공기나 소음 등을 생각하면 당장 가고 싶다. 저녁이라도 제대로 먹을려고 근처의 스테이크 집에 갔다. 포도주에 스테이크를 여유있게 먹고 다시 한 번 의지를 다지고 싶었다. 그런데 근처의 스테이크 집에 가보았더니 일종의 경양식 집이었다. 모든 것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그렇지만 스스로를 달래기로 했다. 여기서 식사를 하는 것은 피하고 싶었다. 일행 모두의 만장일치 의견이었다.
어제 갔던 로보텔 야외식당으로 갔다. 모처럼 몸 보신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아프면 누가 도와줄 것인가? 한심한 노릇이다. 어쨌든 이번 여행에서 다른 사람의 수고를 끼치는 일은 결코 없어야 겠다.
맥주 큰 것 2병, 인도네시아 전통 스테이크 요리, 그리고 바나나를 곁들인 아이스크림을 주문하고 나름 맛있게 먹었다. 그런데 최종 가격이 23만 1,000루피루였다. 한국 돈으로 환산하면 3만원이 안 되는 금액이었다.
그러고 보니 이곳 물가가 상당히 낮은 것은 사실인 것 같다. 그러나 현지식이 아니라 인터내셔널식의 식사를 고집하면 값이 점차 올라갈 것으로 보여진다.
인도네시아에서의 마지막 여정
이제 내일 아침 7시 30분에 쿠알라룸푸르 행(行) 에어 아시아 비행기를 타야 했다. 새벽 4시에 모닝콜을 부탁했다. 새벽 3시48분에 모닝콜을 한다. 이를 감사하게 생각해야 할지 모르겠다. 덕분에 조금 일찍 일어났다.
문제는 호텔에서 감비르(Gambir) 버스정류장까지 어떻게 갈 것이냐였다. 전철은 오전 5시 30분이 첫차여서 안 되고 그랩이나 택시를 타야 했다. 그랩은 3만6000 루피아였다. 호텔직원도 그랩이 낫겠다고 해서 그랩을 불렀다.
처음 기사와는 통화를 하고 났더니 갑자기 차량이 바뀌었다. 이상하여 호텔 직원에게 물어보니 자기도 모르겠다면서 취소하고 다시 부르는 것이 좋겠다고 했다. 그리고 통화했더니 그랩에서 차량이동 상황 등이 정확하게 나왔고 담당기사와 통화를 하니 2분 후 도착하겠다고 했다.
아침이어서 차가 전혀 막히지 않아 거의 10분안에 도착을 했다. 5만 루피아를 주었더니 1만 루피아만 준다. 할 수 없이 나머지는 가지라고 했다. 미리 팁을 챙기는 분위기이다. 그나마 그랩은 자카르타에서는 편리하게 쓸 수 있는 것 같다.
다음은 공항까지 가는 담리(Damri)버스였다. 한국으로 말하면 공항버스인 셈이다. 이곳 감비아에서는 아침 3시 부터 거의 30분 간격으로 다닌다. 그나마 아침 일찍 다녀 너무 다행이었다. 그렇지 아니하면 택시나 그랩을 이용하면 비용이 상당히 들텐데 이런 부분은 잘 되어 있는 것 같다. 특히 그 비용이 5만 루피아여서 크게 부담이 안 된다.
감비르에서 새벽 4시 40분에 출발하는 버스가 가장 적당하였다. 4시 39분에 탔는데 4시 40분에 출발을 하지 않고 5시가 되어서야 출발을 했다. 그런데 시내에 차가 전혀 막히지 않아 공항에는 거의 5시 30분이 채 안 되어 도착을 했다.
터미널 2에 내려 출국 수속을 밟았다. 여기도 쿠알라룸푸르에서처럼 두 번의 짐검사를 받았다. 체크인 전의 짐 검사는 간단하였다. 그리고 체크인을 하고 나서 짐 검사를 다시 한다. 이번에 동영상 촬영을 위하여 핸드폰 스탠드를 배낭에 넣었더니 항상 걸린다. 금속 물체가 있으니 이상하게 생각하는 모양이다. 다음에는 이를 위탁 수하물에 넣고 직접 배낭에는 넣지 말아야겠다. 이를 배낭에 넣어 다니니 항상 걸려 귀찮기가 이루 말할 수가 없다.
그랩을 타는 것, 그리고 담리버스도 익숙해져서 크게 어려움은 없었다. 그리고 출국 수속도 자카르타에서는 그리 복잡하지 않았다.
大國 인도네시아의 발전을 기대하며
인도네시아에 있으면서 많은 불편함을 느꼈다.
먼저 보행자를 위한 배려가 거의 없다. 길을 건널때는 거의 목숨을 담보로 하고 걸어야 한다. 물론 현지인들은 이에 익숙하여 여유있게 차량사이로 곡예를 하듯 부드럽게 즐기면서 잘 도 건넌다. 그러나 이방인들은 감히 상상도 못할 일이다. 그리고 밀려오는 차량과 오토바이에 거의 기겁을 하게 된다.
이 와중에서 하층사람들에 대한 배려가 없고 빈부의 격차가 심할 것 같다는 편건을 가지게 된다. 실제로 빈부격차가 심한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과시용 행정이 많고 정작 주권자인 국민에 대한 배려가 부족해보인다. 독립광장의 경우 이를 울타리를 쳐서 오로지 문을 통해서만 들어갈 수 있도록 되어 있다. 시내 중심지에 속해 있기 때문에 이와 같이 차단을 하면 상당한 불편을 초래할 수 있다. 독일의 베를린 도심공원이나 미국 샌프란시스코의 공원들과 같이 온 사방으로 개방되어 어느 곳에서나 들어 가고 나갈 수 있게 만드는 것이 정상인다. 그런데 이곳은 비정상이 정상으로 보일 정도이다. 아무래도 독재정권이 남겨 부산물로 보인다.
또한 국립미술관에 갔을 때도 불필요하게 통제를 한다. 좀더 넓게 만들어 누구나 자유로이 들어가고 나올 수 있게 만들어야 한다. 그런데 나라의 크기와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조그마한 전시관을 유지하면서 달리 안내도 없이 땡빛에 장기간 서서 기다리게 한다. 그리고 외국인에 대한 설명문구나 구두안내는 전혀 없다. 도대체 얼마나 큰 보물이 있는지 궁금해서 기다렸다만 유럽의 일반적인 미술품만이 있을 뿐이어서 실망하였다. 행정 편의적이고 소비자 친화적인 요소가 전혀 없다.
그리고 지하철도 안전무방비상태이다. 그런데 불필요하게 안전요원은 지나치게 많아 보인다. 지하철을 타는 데 불안하기 그지 없다. 안전요원의 정확한 업무내용이 의심스러울 정도이다.
공항에서도 F1게이트에 갔더니 7시 30분에 비행기를 타는 승객은 6시30분까지는 들어와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아니 기가 막힐 노릇이다. 그 게이트 입구에 어느 공항에도 없는 직원이 앉아서 그렇게 명령조(?)로 이야기한다. 도대체 이런 공항은 처음이다. 왜 그곳에 그런 직원이 있는지를 이해하기 어렵다.
보이지 않는 불필요한 규제투성이다. 이들은 자유로운 여행객에게는 짜증스러울 수 밖에 없다.
사회전반적인 부분의 인식전환과 사회개혁이 필요애 보인다. 제대로 개혁이 되지 않으면 국민전체가 불편하고 더우기 여행객들은 더 많이 불평하고 인도네시아를 찾지 않을 것 같아 우려가 될 정도이다.
선진국과 선진사회는 불필요하게 갑자기 당황스러운 상황을 만들지 않는 다는 것을 인도네시아의 방문을 통하여 절감하게 된다. 곳곳에셔 예상치 않은 통제에 숨이 탁탁 막힐지경이어서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한국에서도 가끔 당황스러운 상황이 아직도 있기는 하나 지금은 많이 나아졌다. 인도네시아의 사례를 보면서 인간존중이 얼마나 중요하다는 것을 새삼스럽게 배우게 된다. 특히 소음과 매연으로 부터 독립되고 나아가 보행자들이 존중받게 되는 날이 인도네시아가 스스로 선진국가로 나아가가는 출발점이 될 것으로 믿어 의심치 않는다.
인도네시아 공항에서
인도 자카르타에서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를 거쳐 태국 치앙마이를 가는 길이었다. 통상 연결편은 2개의 보딩패스(Boarding Pass, 탑승권)를 준다. 그런데 자카르타 공항에서 쿠알라룸푸르로 가는 것만 준 것이다. 그러면 다시 쿠알라룸푸르에서 발권작업을 해야하는 데 이를 간과한 것이다. 그냥 transfer passenger(환승 승객)라는 표만 보고 갔더니 발권코너가 없고 바로 게이트가 나온 것이다.
통상 이런 경우 게이트에서 보딩패스를 받기도 한다. 그런데 항공사 직원이 아무도 없었다. 할 수 없이 새로 도착 입국수속을 밟고 나갔다가 다시 발권을 받아 출국수속을 해야했다. 여러번 짐 검사도 해야했지만 어찌할 수 없었다.
태무심하게 간편하게 진행하려다가 더 시간이 걸리게 되었다. 오늘은 그나마 시간이 너무 촉박하지 않아 그나마 다행이지만 좋은 경험을 하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