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크푸르트 일기(22)- 프랑크푸르트에서 베를린으로 오다
 |
| 프랑크푸르트에서 베를린으로 오는 길에 비 내리는 열차 차창밖의 풍경은 목가적이었다. |
내일 베를린 사무실에서의 한국법에 대한 세미나를 위하여 오전에 ICE를 타고 베를린으로 가기로 하였다. 아침부터 날씨가 흐리고 비가 와서 분위기가 다운되었지만 느껴지는 공기는 그리 기분나쁘지 않았다. 베를린에서의 세미나 발표 이후 드레스덴 사무실에서도 간단한 발표를 하기로 되어 있었다.
프랑크푸르트에서 베를린까지는 500km 거리로, 우리나라의 KTX에 해당되는 ICE를 타고도 4시간이 걸리는 다소 긴 여정이었다. DB(도이치 반)시스템으로 미리 좌석을 예약을 하였기 때문에 비록 사람이 많았으나, 자리에 앉아 비교적 편안하게 갈 수 있었는데 창가에 보이는 전경은 비가 내려서인지 차분하고 목가적으로 와 닿았다.
1등석은 쿠키를 공짜로 주고, 식사나 음료를 주문하면 직접 배달해주는 시스템으로 되어 있어 2등석보다는 좀 더 쾌적하였다. 그리고 와이파이는 기본적으로 무료로 제공되어 이를 이용하여 컴퓨터로 업무도 하는 등 모처럼 여유있는 시간을 가지게 되었다.
 |
| 숙소까지 걸어가는 길의 풍경. 숲과 강이 조화로웠다. |
드디어 베를린 중앙역에 도착을 하니. 중앙역의 규모가 다소 크게 느껴졌으나, 잘 정돈되어 있고 깔끔한 느낌이 들어 기분이 좋았다. 계속 비가 와서 좀 불편한 점은 있었으나 슈프케강이 보이고 주변에 수풀과 깔끔한 건물 등이 의외로 아름다운 풍광을 제공하여 주었다.
구글 맵을 이용하니. 걸어서 40분정도이면 숙소에 갈 수 있어서 걸어서 가기로 하고, 강변 조깅길, 그리고 수풀 사이의 오솔길 등을 걸으니 이곳이 독일 최대도시인 베를린이라는 생각을 하기가 어렵고 오히려 어느 시골의 산적한 시골길에 산책을 하는 그런 느낌이 들뿐이었다. 다시 한번 독일에서 고전음악과 예술이 탄생하고 발전할 수 있는 이유를 실감하는 순간이었다.
독일에서의 교통은 크게 비행기, 자동차, 기차, 자전거, 도보로 나눌수 있다. 이번 여행은 주로 기차와 도보로 하기로 마음을 먹었기 때문에 이에 따른 인프라와 환경을 느낄 수 있었다. 기차의 경우 도시 간은 크게 ICE, IC, RE로 나누어지고 시내교통은 전철이 있어 다니는 데에 크게 불편하지 않았다. 지상과 지하로 다니면서 버스처럼 나름대로 편하고 한편으로는 낭만적인 면이 있었다.
 |
| 베를린 거리 모습. 자전거, 자동차, 지하철, 도보 그 어느 것도 불편하지 않게 교통 시스템이 구축되어 있었다. |
특이한 점은 티켓을 구입하여야 하나 달리 이를 점검하는 기계나 승무원이 없고 다만 부정기적으로 티겟을 점검하여 적발되면 엄청난 벌칙금을 매긴다는 것이다. 그만큼 신용사회라는 것을 반증하기도 한다. 도시에 따라 다르지만 저녁8시 이후에는 티겟을 보여주어야 탈수 있는 경우도 있다.
어째든 필자로서는 이와 같이 선진 내지 신용중심의 사회시스템을 쉽게 이해하기는 어려웠고 부러웠다. 우리나라에서 이와 같은 시스템을 적용할 수 있을 것인가? 독일에서는 만에 하나 무단 승차로 적발되면 이에 대한 기록이 영구적으로 남아서 이런 사람은 공직에 취임하기가 어렵다고 한다. 따라서 젊은이들은 함부로 무임승차를 하지 않는다고 한다. 어째든 이와 같은 신용중심의 안정적인 사회시스템은 우리나라와 너무나도 다르게 느껴지는 제도여서 신선한 충격으로 와 닿았다.
 |
| 베를린 시내 곳곳에서 숲과 예술품을 만날 수 있었다. |
수많은 사람들이 자전거를 이용하면서 간단한 짐수레 형태의 보조기구를 달아서 이용하는 모습이 너무 인상적이었다. 모든 독일 국민들이 건강할 것이라는 느낌을 풍겨주었다. 독일정부는 정책적으로 자전거 이용을 적극 장려하고 이에 대한 사회지원 인프라를 거의 완벽하게 구축하여 아무런 불편이 없이 이용하도록 적극 지원하고 있다고 한다.
자동차를 이용하는 사람을 위한 사회지원 인프라도 잘 구축되어 있다. 한마디로 각자의 편의에 따라 각개의 교통수단을 이용하는 모든 사람들을 위하여 사회지원시스템을 제대로 구축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각 도시간의 이동수단은 비행기, 자동차, 전철 등이 가능하나, 기차를 이용하면 상당히 편하게 이동할 수 있다. 그리고 어느 나라보다도 기차, 자전거, 도보 등 대중교통 수단과 이를 위한 사회지원 인프라가 훌륭하게 구비되어 있어서 거의 불편함을 느끼기 어려울 정도었다. 이런 모습이 바로 국가가 국민들을 위하여 진정으로 봉사하는 훌륭한 모델을 보여주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
| 필자가 베를린에서 머문 호텔. 효율의 극대화를 추구하면서 시대에 맞는 멋진 호텔의 모델을 보여주고 있었다 |
필자가 묵은 숙소의 경우 비즈니스맨을 위한 비용 효율적인 호텔인데, 깔끔함과 완벽에 가까운 지원 시스템에 놀라움을 금할 수 없었다. 숙박 비용을 낮추기 위하여 각방에는 전화기, 냉장기가 없고 침대, 간이책상, 의자, 안락의자만으로 구성되어 있다. 아침 식사는 깔끔하고 푸짐할 뿐만이 아니라 이용객은 그 음식을 싸서 가지고 갈 수도 있게 되어 있었다. 효율의 극대화를 추구하면서 시대에 맞는 멋진 호텔의 모델을 보여주고 있었다.
장기간의 기차여행 등으로 지친 감이 있어서 간단하게 저녁을 먹고 일찍 잠을 청하고 모든 일정은 내일로 미루기로 하였다. 비 내리는 베를린은 다소 음울하게도 느껴졌지만 나름대로 운치가 있고 또한 깔끔한 면모도 보여주고 있어 그 나마 위안이 되었다.
프랑크푸르트 일기(23)- 베를린에서의 로펌방문과 한국법 강의
 |
| 베를린은 도시 한가운데 강이 흐르고 유람선이 다녀 대도시라는 느낌보다는 목가적인 도심 분위기가 묻어났다. |
베를린은 도시 가운데 강이 흐르고 유람선도 다니고 있었고 역에서부터 도심에 이르기까지 공원이 아주 멋있게 조성이 되어 있어 시끄러운 대도시라기보다는 아름다운 공원이 있는 목가적인 도심 분위기를 보여주었다.
부라덴부르크문과 같이 웅장하고 역사적인 의미를 가진 멋있는 건물과 동상이 곳곳에서 보여 과거와 현재가 함께 공존하는 느낌이었다. 베를린 중앙역에서부터 호텔까지 오는 과정에서 강변산책길, 공원의 멋진 수풀길, 곳곳의 동상 등등이 아주 인상적이었다. 도시 전체는 그 규모가 결코 적지 아니하였으나, 아주 높은 건물이 없어서 아담하면서도 아주 친밀한 느낌을 자아내었다.
 |
| 필자가 방문한 베를린에 있는 법률사무소. |
베를린 사무실은 유명한 알마니 브랜드가 있는 5층 건물의 1층 즉 우리나라 기준으로 보년 2층에 소재하였다. 과거에 이 건물은 큰 저택이었다고 한다. 그래서 그런지 건물 전체와 사무실 분위기가 친근하면서 안정적인 분위기를 연출하였고, 또한 사무실 전체 변호사가 10~20명에 불과하여 아주 아담한 분위기를 연출하였고, 곳곳이 차분하고 편안한 느낌을 자아내는 멋진 사무실이었다.
주변의 전망은 나무와 깔끔하고 멋진 전통양식의 도심건물이 자리잡고 있어서 좋아보였다. 실제 근무를 하고 있는 변호사와 이야기를 해 보니 법률사무소에 대한 강한 자부심과 긍지를 가지고 있었다. 아담하고 아름다운 건물을 즐기고 또한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대회의실에서 10여명의 변호사들 앞에서 1시간에 걸쳐 한국법체계, 한국법학교육, 판검사의 임용 및 변호사 자격취득방법, 그리고 현재 논란이 되고 있는 현안들에 대하여 프리젠테이션을 진행하였다. 한국법과 독일법을 비교하면서 전통적으로 독일의 경우는 사회주의 영향으로 좀 더 사회복지적인 측면에서 접근이 되고 있으며, 한국의 경우는 가급적 사적 자치에 맡기되, 불가피한 경우에 정부가 개입하는 형태를 취하는 점에서 기본적인 차이가 있다는 점을 지적하였다.
 |
| 법률사무소 내부. 법률사무실의 전체적인 분위기는 차분하면서도 여유있게 업무를 즐긴다는 느낌을 주었다. |
이에 대한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임대차 보호법이라고 지적하고 이에 대한 기본적인 접근방식의 차이에 대하여 설명을 하였다. 독일법에 의하면 기본적으로 임대인은 임차인에 대하여 임대차 계약종료를 요구할 수 없고 오직 임대료의 적정한 변경 내지 조정을 청구할 권리를 부여하는 방식으로 임대인과 임차인의 적정한 법률관계를 정립하고 있다.
이에 반하여 한국의 입대차 관련법은 기본적으로 당사자 사이의 사적 자치에 맡기되, 일부 제한적인 범위 내에서 즉 일정규모 이하의 주택임대차의 경우에 적어도 5년 간의 임대차 기간을 보장하고 또한 이와 관련하여 임차인의 보호에 관하여 정부가 개입하여 임차인 보호를 한다는 설명을 하니 어느 정도 공감하는 분위기였다.
독일 변호사들 역시 한국에 직접가 본 적은 없으나, 한국에 대하여 많은 관심을 표명하면서 많은 질문을 하였다. 최근에 우리나라가 미국식의 로스쿨시스템을 도입하였다고 하자 법관의 임용방법에 대하여 많은 질문을 하였다. 그리고 대법원 판사의 임용에 대하여도 관심을 표명하였다.
 |
| 법률사무소 내부(2). |
한국의 법과대학에서 여성들의 진출 정도에 대한 질문이 나와서 우리나라 로스쿨의 50%가 여자고 하자 상당히 놀라는 눈치였다. 그만큼 한국에서의 여성들의 사회진출에 대하여 아직 잘 모르고 있었고, 나아가 한국이 10대 경제강국으로서 사회전반이 선진국가화되어 가고 있다는 사실에 대하여 정확한 인식을 가지고 있는 것 같지가 않았다.
흥미로운 점은 우리나라의 헌법재판소의 역할에 대하여 설명을 하자 독일의 경우도 동일하다고 하면서 이번에 영국 BREXIT의 원인 중의 하나가 유럽사법재판소의 결정이 영국대법원의 결정을 무효화시키는 것이 국가주권의 침해라고 느낀 점도 중요한 몫을 하였다는 취지의 지적이 있었다.
한국원전의 지속여부에 대한 질문도 나왔다. 현재 정부가 이 부분에 대하여 조심스럽게 접근을 하고 있다고 하자, 독일에서는 원전 설치를 거의 중단하고 대체에너지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고 하면서 한국의 대체에너지 개발에 대해 관심을 보였다.
한국의 지식재산관련 산업의 발전정도에 대해서 질문이 나와 한국은 이 부분의 중요성에 대하여 깊이 인식을 하고 국가적인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고 하자 독일 역시 이부분에 대하여 깊이 공감한다는 취지로 회답하였다.
 |
| 법률사무소 내부(3) |
한국의 교수와 법률학자들에게 독일법이 많이 소개되어 있지만 언어 장벽 등으로 독일 법률계와 교류가 부족하다는 것을 지작하고, 향후 실무가들의 상호 많은 교류가 필요하다는 경험을 이번 방문을 통하여 깊이 느꼈다는 필자의 소회를 말했다.
프리젠테이션과 담소를 즐기는 과정에서 이곳 법률사무실의 전체적인 분위기는 차분하면서도 여유있게 업무를 즐기는 느낌을 준다는 것이 상당히 인상적이었다. 마치 대저택에서 각자 자유로이 편안한 분위기에서 좋아하는 업무를 하면서 긍지와 자부심도 가지고 있는 것 같처럼 평화롭고 안정되어 보였다.
긴장되고 강박감에 쌓여있는 것 같은 한국의 일반적인 법률사무소에서는 느낄수 없는 여유로움과 차분함을 통해 그동안 생각해보지 못했던 미래의 새로운 형태의 법률사무소의 모델을 본 것 같은 인상을 받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