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 일기(1)
대영제국의 수도로서 세계금융의 중심지인 런던으로 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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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런던 히드로 공항. |
BREXIT 이후의 유럽 금융 중심지로 주목을 받고 있는 프랑크푸르트 지역을 경험한 필자는 세계 금융의 2대시장 중의 하나인 런던에 대한 궁금증 때문에 다소 무리한 일정이었으나 귀국 후 곧바로 런던으로 가는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이번에는 영국 항공을 타게 되었는데, 비행기는 상대적으로 작은 편이어서 공간 여유가 그리 많지는 않았지만 섬세한 모니터와 목베개가 있는 좌석이 인상적이었다. 화이트 와인과 레드와인도 입맛에 맞았다.
런던의 히드로 공항은 생각보다도 큰 규모였다. 출입국 절차에서 다소 시간이 걸리는 것이 조금 마음에 걸렸으나, 생각보다도 출입국 담당직원들은 그리 권위적이거나 아주 경직된 모습은 아니었다. 모든 절차가 여유가 있고, 또한 단정하고 절도가 있게 진행되는 그런 느낌이었다.
히드로 공항부터 시내까지는 차로 1시간 가량 걸렸다. 시내의 경우는 시간당 30마일 이상을 주행하지 못하도록 되어 있어서 시간이 생각보다 꽤나 걸렸다. 창가에 느껴지는 시내의 전경은 전체적으로 깔끔하고 잘 정리된 느낌이었고, 건물들은 모두가 각자 나름대로 개성있는 모습을 보여주어 과거 찬란한 대영제국의 화려한 자태를 잘 드러내고 있었다.
영국의 중앙은행이 있는 금융가로 들어가자 상당히 많은 사람들로 붐비고 있었다. 세계금융시장의 중심지답게 모든 건물이 웅대하고 각자 나름대로 멋진 자태를 자랑하고 있었다. 런던 금융시장의 장점은 아침 시간에 한국, 홍콩 등의 자본시장 현황을 파악하고 현지와 의사소통이 가능하고, 오후 4시 정도면 미국 뉴욕시장이 시작하는 아침 9시의 시간대여서 이들 세계 시장과의 교류가 원활하다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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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융기관이 몰려있는 금융가. |
다만 금융업계에 종사하는 사람들의 경우는 대다수 시외곽에 주거하고 있어서 차로 1시간 이상 걸리는 단점이 있었다. 특히 한국계 금융업계 종사자는 한인타운이라고 할 수 있는 뉴말덴 지역에 거주하고 있어서 차로 1시간 20분, 지하철로는 1시간 30분 이상이 소요된다는 점에서 출퇴근 시간이 다소 불편할 것으로 보였다.
요즘은 런던 다운타운 중심지역내에 좁은 아파트에서 주거하는 사람도 적지 않다고 한다. 그만큼 시간적인 면에서 이점이 있고 또한 다운타운 내에 있는 각 종 문화시설을 이용하는 데에도 도움이 되기 때문이라고 한다.
여기 와서 알게 된 것인데, 최근의 BREXIT 사태에도 불구하고, 국내 금융기관 중 지점형태로 금융업을 하는 경우에는 이에 따른 불이익이 거의 없다고 한다. 이에 반하여 현지 법인형태로 영업을 하는 금융기관의 경우에는 EU지역에 별도의 법인을 설치하거나, 별도의 지점을 설치하는 등의 불이익이 있기 때문에 불리한 면도 있다고 한다.
법인의 경우에는 지점 등의 설치 등에 있어서 다소 융통성이 있어서 장점이 있으나, 현지법인 스스로가 일정한 BIS비율을 유지하는 등 건전성 유지에 유의하여야 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리스크적인 측면때문에 금융당국으로부터 의외로 관심과 규제의 대상이 될 수 있는 단점이 있다.
이에 반하여 지점의 경우는 본점의 신용도에 따라 조달 금리측면에서도 이점을 가지고 나아가 금융당국의 규제의 관심대상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물론 다른 점에서는 각자 장단점이 있겠지만 BREXI T시대를 맞이하여 일단 지점형태로 영업을 하는 경우에는 그나마 그 영향이 그리 크지 아니할 것으로 보여 진다.
어째든 런던을 중심으로 한 금융 등 서비스기업의 진출, 프랑크푸르트를 중심으로 한 EU지역 총판점들의 진출, 헝가리, 폴란드, 체코, 슬로바키아 등을 중심으로 한 국내기업의 제조시설의 배치 및 구축이라는 측면에서 보면 이제 국제금융도 서서히 적정한 선에서 EU시장을 재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물론 이를 위한 전문인력 등의 확충을 위한 노력도 배가 되어야 할 것이다. 전 세계의 모든 인종의 집합체이고 국제금융의 중심지인 런던은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의 모든 것을 수용하면서 BREXIT라는 위기사항에서도 여전히 그 위용을 자랑하고 있는 듯 보였다. 마치 어둠이 다가오자 이번에는 개성있는 건물 등에서 각자 나름대로 아름답고 매력적인 조명과 그 자태를 드러내는 모습처럼...
BREXIT 이후 일반적으로 팽배한 우려와는 달리 국제금융시장으로서의 런던의 화려한 역사와 명성은 과연 변함없이 더 빛날 수 있을 것인가?
런던 일기(2)
BREXIT에 즈음한 영국런던 국제금융시장의 현황을 살펴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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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런던 금융가에 있는 한 은행 건물. |
BREXIT에 즈음한 런던 국제금융시장의 현황이 너무 궁금하여 런던에 있는 국제금융관계자분들과 가볍게 점심도 같이 하면서 담화를 나누었다. 모두들 국제금융 계통의 전문가로서 바쁜신 와중에도 시간을 내주어서 너무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
이들은 먼저 BREXIT의 현실화에 대하여는 여전히 불확실성이 있다는 이야기를 했다. 물론 지금의 입장에서 영국의 입장은 대외적으로는 명백하지만 이에 대한 반대 여론도 있고, BREXIT 협상과정에서 분담금 문제와 현실적인 여러 가지 난점 때문에 이를 실제적으로 실행에 옮기는 문제는 또 다른 요소가 있다는 의미이다.
이는 전적으로 공감이 가는 분위기다. 그간 과거의 화려한 대영제국의 위상에서 한때 상당히 추락하였다가 그나마 지금 자신감을 회복하는 단계에서 이번의 BREXIT는 영국으로서는 또 다른 위기 상황일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통화완화정책 등으로 영국은 상당한 경기회복 단계에 돌입하였다는 것이 실제 곳곳에서 느껴졌다. 당장 도심지역에서 많은 건설공사가 진행되고 있어서 자본의 유입 등을 현실적으로 체감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금융관계자들은 그러면서 영국과 아일랜드와의 관계를 예를 들었다. 이 두 나라에서 무엇보다도 재미있는 것은 국경의 구분을 거의 느낄수 없다고 한다. 그냥 버스를 타고 있으면 지금 영국 국경을 넘고 있습니다라는 관광안내원의 이야기를 제외하고는 국경을 거의 인식할 수 없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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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런던 시내 풍경. |
그리고 아일랜드가 위스키의 원산지인데 영국으로 반입되는 부분은 가격을 좀 더 비싸게 책정함으로써 지나친 영국으로의 유입을 방지하고 있다. 특히 흥미로운 점은 영국에서 아일랜드로의 입국의 경우에는 입국심사가 이루어지는 데 아일랜드로 부터의 영국으로의 입국시에는 달리 별도의 입국심사가 없다는 사실이었다.
그런데 영국이 BREXIT를 실행하게 되면 상황이 좀 더 복잡해진다. 즉 영국과 EU에 속하는 아일랜드 사이의 명백한 국경 구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물론 영국은 현재와 같은 상황을 유지하고 싶어 하지만 EU의 입장은 원칙에 충실하자는 입장이어서 상당히 어려운 문제임에 틀림이 없다.
화제가 BREXIT 이후의 영국, 특히 런던의 위상문제로 옮겨갔다. 현재 영국은 통화완화정책 등으로 상당히 경기가 살아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런데 BREXIT라는 다소 불확실성 때문에 많은 주요 투자은행에서 이에 대한 리스크관리 차원의 국면에 직면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실제로 BREXIT가 영업에 상당한 타격을 가져올 것으로 보고 이에 대한 대비로서 일부 사무실을 이전하거나 이에 대한 대비를 하고 있다고 한다. 물론 그간 런던시장이 가지고 있는 기득권이 한꺼번에 무너질 것으로는 누구도 예상하지는 않고 있지만, 의외의 가능성에 대한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있어 상당한 우려가 있는 것도 사실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현재 상당히 호경기에 있고, 부동산에 대한 수요도 증가하고 있지만, 리스크 관리가 현실적인 현안으로 대두되고 있다고 한다.
다른 금융전문가는 EU가 G3로서의 역할과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EU단일화를 통하여 중국에 이어 EU가 실제로 G3로서의 위상으로 국제시장에 전면적으로 부각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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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런던 시내 풍경. |
이에 대하여 필자가 국내 금융감독 기관이 런던과 프랑크푸르트에만 소재하는 것으로는 부족하지 않느냐라고 물어보자, 과거에는 파리와 브루셀에도 사무소가 있었으나 외환위기 이후에 철수하였다고 하였다. 그렇지만 현재 EU에 국내 금융기관이 주로 지점형태로 진출하고 있어서 서울의 감독기관이 감독하는 데에 큰 문제는 없지만, 장기적으로 EU의 비중을 고려하여 좀 더 적극적인 진출을 고려할 수는 있을 것이라는 의견을 나타냈다.
현재 EU에 진출한 국내 금융기관의 현황에 대한 물어보니, 7개 국내금융기관이 런던 등에 진출하고 있는데 그중에서 일부 금융기관의 실적은 가히 괄목하다고 하였다. EU는 금융선진국이고, 저금리 정책 등으로 국내 금융기관들이 좋은 실적을 내기가 어려울 것 같았는데, 상당히 의외였다.
이에 대하여 현지 관계자들은 무엇보다도 EU시장에서 리스크가 상당히 적다는 장점을 강조하였다. 그만큼 사회가 안정되어 대출에 따른 리스크가 적다는 이야기였다. 그리고 기업의 수요가 정체된 국내와는 달리 실제 런던 등 EU에서는 기업의 자금수요가 상당하다는 부분도 강조했다. 한국계 기업뿐만이 아니라 현지 기업들도 국내 금융기관에 대출을 요구하고 있다는 것이다.
또한 우리 금융기관들도 외환위기 등을 겪으면서 대출 등에 따른 리스크심사 및 리스크관리기법이 선진국에 비추어 결코 뒤떨어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국내금융기관의 경우는 현지에서의 수익의 60%가 송금, 무역금융이고, 나머지 20%는 외환 등 Money Market에서의 수입이며, 나머지 20%는 현지 대출에 의한 수익이라고 한다.
작년의 경우 특정 금융기관에서 거의 200억원이라는 놀라운 영업이익을 기록하고 1500만불 수준의 세후 단기순 이익을 달성하였다고 하여 필자를 놀라게 했다. 선진금융시장인 EU에서의 실적이어서 신선한 충격을 다가왔다. 더구나 국내에서 파견된 간부가 몇 명에 불과하고 현지 직원 채용 역시 극히 제한적인 여건 하에서 그런 실적을 기록한 것은 상당한 충격으로 다가왔다.
현지에 진출한 국내 금융관계자들은 그동안의 경험 및 실적 등에 힘입어 런던 등 EU시장에 대하여 상당히 긍정적으로 보고 미래에 대하여도 낙관적으로 전망했다. 금융뿐 아니라 법률 부분에서도 이제 해외시장을 바라보아야 할 상황이라는 것을 느끼고 있는 필자로서는 무엇보다도 흥미로운 일이 아닐 수 없었다.
선진 금융시장에서 괄목한 만한 수익을 기록하고 나아가 그 미래에 대하여도 낙관적으로 바라보는 국제금융의 전문가의 모습이 상당히 인상적이었다. 이러한 실적에 대하여 국내외 금융기관에서도 상당히 고무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는 분위기였다.
이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동안 이제 EU가 G3로서 우리에게 현실적으로도 너무 중요한 시장이고 관심의 대상이 아닐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동안 너무 미국 등에 편중된 시각에서 이제 중국을 넘어 EU에 대한 좀 더 관심과 범국가적인 역량을 기울일 시기가 도래하였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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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런던 시내 풍경, |
물론 필자의 전공인 법률분야에서도 국내기업과 국제금융의 흐름에 따라 좀 더 EU에 대한 공부와 진출이 필요하겠구나 하는 기대와 새로운 법률 수요에 대한 호기심을 증대시켜주는 자리였다.
국제금융을 담당하고 있는 주요한 직위에 계시는 분들이어서 다소 조심스럽게 말씀을 개진하였지만, EU에서의 현황과 미래전망을 위한 좀 더 세밀하게 의견을 교환하는 자리가 절실하게 필요하다는 것을 느끼는 자리이기도 했다. 금융감독 당국과 금융기관 전체가 현지 실무가들의 의견을 좀 더 경청하여 적극적인 EU 진출을 검토하는 자리가 마련되었으면 하는 생각이 들었다.
선진 국제금융시장에서 큰 성과를 내고 국내 금융기관의 놀라운 성과를 접하고 보니 마치 향후 우리나라의 장밋빛 국제금융의 미래를 볼 수 있는 것 같아 오히려 큰 보람을 느낄 수 있는 자리였다.
EU에 진출한 우리나라 기업의 현황은 런던의 서비스시장진출, 프랑크푸르트의 EU지역총괄본부설치, 그리고 동유럽의 제조시설의 진출 및 이의 확대라는 세가지 진출유형과 범주에 머무르고 있다. 좀 더 범정부차원에서 관심과 지원을 배가함으로써 명실상부하게 국제금융분야에서 글로벌 경쟁력 도약의 발판을 기대해 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