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경준(49) 전 검사장 / 조선일보 DB
진경준(49) 전 검사장이 김정주 넥슨 대표로부터 공짜로 받아 126억원 대박을 터뜨린 넥슨 주식은 뇌물로 볼 수 없다는 법원의 1심 판결이 나왔다.
납득하기 어려운 판결이라는 시중 여론이 많다. 법원을 향한 시선이 곱지 않다. 비정상의 정상화를 넘어 비정상의 일상화 내지 고착화라는 말이 나온다.
사실 모든 분쟁의 최후보루는 사법부다. 사법부가 바로 서는 것이 모든 개혁의 출발점이다. 미국의 유명한 법 격언 중에 “법관은 가장 좋은 직업”이라는 말이 있다. 법관은 법관직이 마지막 종착역이 되어야 하고, 결코 법관직이 또 다른 권력이나 부를 축척하는 징검다리가 돼선 안 된다.
납득하기 어려운 판결이라는 시중 여론이 많다. 법원을 향한 시선이 곱지 않다. 비정상의 정상화를 넘어 비정상의 일상화 내지 고착화라는 말이 나온다.
사실 모든 분쟁의 최후보루는 사법부다. 사법부가 바로 서는 것이 모든 개혁의 출발점이다. 미국의 유명한 법 격언 중에 “법관은 가장 좋은 직업”이라는 말이 있다. 법관은 법관직이 마지막 종착역이 되어야 하고, 결코 법관직이 또 다른 권력이나 부를 축척하는 징검다리가 돼선 안 된다.
현실은 그렇지 않다. 우리나라는 법관퇴직 이후 정치인, 행정관료 등으로 활동하는 인사가 많다. 전관예우의 힘을 빌려 부를 축적하는 변호사도 없지 않다(는 것이 불편한 진실이다). 심지어 법관 재직 중에 고위행정직으로 옮기고 퇴직 후 정치인 등으로 활동하는 경우도 볼 수 있다.
한국에선 “법관의 지위가 가장 좋은 직업일 뿐만이 아니라 좋은 경력”이란 사실을 부인하기 어렵다. 그러나 이런 현상은 판결의 신뢰성을 저해한다. 형사사건의 경우 전관이 수임하는 구속사건에서 집행유예 등으로 석방되는 경우, 전관 변호사와 일반 변호사를 비교하면 금방 답이 나온다. 전관 변호사는 과거 법관의 경험에 비춰 전문성이 높을 수 있으나, 현직 법관 등과의 친분 내지 유대를 내세워 공정성 내지 이해관계 충돌이라는 다소 민감한 법적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
군림하는 법원이 아니라 봉사하는 법원이 돼야
그러나 법원은 완강하다. 공식적으론 전관예우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고수한다. 그러니 전관예우 폐해에 대한 논의자체가 어렵다. 전관예우에 대한 법원의 무관심한 태도는 상당한 ‘괴리’의 소지가 있다. 국민들의 법 감정에 대한 ‘괴리’, 법원과 일반 법률가들과의 법 공정성에 대한 ‘괴리’ 등 따질게 많다.
군림하는 법원이 아니라 봉사하는 법원이 돼야
그러나 법원은 완강하다. 공식적으론 전관예우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고수한다. 그러니 전관예우 폐해에 대한 논의자체가 어렵다. 전관예우에 대한 법원의 무관심한 태도는 상당한 ‘괴리’의 소지가 있다. 국민들의 법 감정에 대한 ‘괴리’, 법원과 일반 법률가들과의 법 공정성에 대한 ‘괴리’ 등 따질게 많다.
최고 청렴도와 도덕률로 무장하여야 할 법원 스스로가 불공정성 가능성을 애써 외면하거나 무감각한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 현재 변호사단체가 나서서 사법개혁을 주창하는 것은 주객이 전도된 것이다. 법원 스스로 자신의 높은 도덕률에 의해 전관예우나 전관비리와 같은 불공정 가능성을 해소하는 데 앞장서야 한다.
법원 스스로 사법개혁에 나서지 못하면 그에 따른 부정적인 영향은 검찰 등 사법집행기관, 나아가 공직자 집단, 사회전반에 걸쳐 상상 외의 부정적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다. 그리고 우리 사회자체가 불공정성에 무감각해질 뿐만이 아니라, 엄격한 법 집행에도 장애를 불러일으킬 위험성도 크다.
법관 스스로 ‘사법 소비자’의 수요에 부응하는 국민의 대리인 내지 충복으로서의 자기역할에 대한 인식 재정립이 필요하다. 이러한 자각과 반성을 통해 아날로그 시대에 통하던 ‘군림하는’ 법원이 아니라, 사법 소비자에게 ‘봉사하는’ 모습으로 거듭나길 기대해 본다.
(글= 김승열 변호사(카이스트 겸직교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