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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칼럼

‘청년희망펀드’는 노벨상 수상자 육성에 썼으면!

청년희망펀드 사용처 제안

글 박동운  단국대 경제학과 명예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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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민경 카이스트  대학원생이 쓴 ‘청년희망펀드가 정말 희망을 줄 수 있을까’라는 글1)을 읽고, 나이 든 처지에 그대로 앉아 있기가 쑥스러워 참견한다. 글 쓴 청년은 이렇게 자문자답한다―“패배주의에 젖은 청년들에게 청년희망펀드가 과연 희망을 줄 수 있을까. 현재로서는 긍정적인 답변을 할 수 없을 것 같다.” 그는 두 가지 이유를 들어 청년희망 펀드를 비판한다.
첫째, “그 이유로 우선 청년희망펀드가 구체적 계획이나 운영 방안이 정해진 상태로 출범한 것이 아니라는 점을 들고 싶다. 급조된 정책이라는 인상을 풍기는 게 사실이다.”
둘째, “청년 실업 문제의 근본적인 원인은 일자리가 없어서가 아니라 ‘양질의 일자리’가 없어서 발생하는 문제이다. 양질의 일자리의 원천은 주로 대기업에서 그 키를 쥐고 있다. 청년희망펀드는 대기업이 거액의 기부금을 내고서 일자리 창출 문제에 대한 면죄부를 받는 결과를 만들어 버린다. 마찬가지로 청년 실업 문제 해결의 주체인 정부가 청년희망펀드에 모든 것을 일임하고 뒷짐을 져버리는 게 아닌가 싶다.”
 
박근혜 대통령, 은퇴 후를 대비하려는 것일까?
 
공감이 가는 지적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은퇴 후를 대비하고자 ‘청년희망펀드’를 마련하는 것은 아닐까? 박 대통령은 9·13 노사정 합의 직후 청년 일자리 해결을 위해 자신이 직접 제안한 ‘청년희망펀드’로 10월 중에 ‘청년희망재단’을 설립하겠다고 밝혔다. 박 대통령은 9월 15일 ‘2000만 원을 출연하고 여기에 매월 월급의 20%인 340만 원을 기부하여’ ‘청년희망펀드’를 시작했다. 뒤이어 황교안 총리, 몇몇 관료들이 출연에 참여하기는 했지만 그건 한강에 돌멩이 하나 던지는 격에 지나지 않는다. 박 대통령이 월급을 받을 수 있는 기간은 기껏해야 2년 반 정도밖에 남지 않았는데 퇴임 후에도 ‘청년희망펀드’가 지속되리라는 보장은 없다. 아니나 다를까 기업 총수들이 나섰다. 내가 ‘청년희망펀드’를 비판하는 이유도 두 가지다.
 
‘청년희망펀드’로 청년 일자리 창출은 잘못
 
첫째, 임기 2년 반 정도를 남기고 월급의 일부를 출연해 ‘청년희망펀드’를 마련한 박 대통령은 처음부터 ‘준조세 격인 기업의 기부’를 염두에 둔 것은 아닐까? 기업의 출연액을 보면 정부로부터 시혜(施惠)를 받았거나 받고자 하는 기업은 100억 원 정도, 그 외는 대개 30억 원 정도다. 그렇게 해서 지금까지 약 600억 원 정도가 모아졌다고 한다. 혹시 ‘괘씸죄’에 걸릴 것을 우려하는 기업은 많건 적건 기부에 참여할 것이다. 이렇게 되면 카이스트 대학원생의 지적대로 “대기업이 거액의 기부금을 내고서 일자리 창출 문제에 대한 면죄부를 받는 결과’가 만들어질지도 모른다.
 
둘째, 청년 일자리 창출은 정부의 정책이다. 대통령은 정책을 세우고 예산을 마련하여 청년 일자리를 창출해야 한다. 대통령이 계획도 세우지 않고 몇 푼 출연하여 그 중요하고 중요한 ‘청년 일자리’를 창출한다고! 청년 일자리를 창출하기 위한 예산은 넘쳐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정책 아이디어가 빈곤할 뿐이다. 알려진 바로는 ‘청년희망펀드’는 중소기업 수출을 해외에서 선도할 ‘보부상’ 5000명 정도를 양성하는 데 투입되리라고 한다. 이거야 말로 정부가 추진해야 할 정책이 아닌가! 박 대통령을 제대로 보좌하지 못한 관료들에게 책임을 묻는다.
 
박근혜 대통령, ‘청년희망펀드’를 인재 육성에 썼으면!
 
‘관정이종환교육재단’ 이야기다. 잘 알려진 대로, ‘관정이종환교육재단’은 이종환 삼영화학 회장이 2000년 사재 10억 원을 출연하여 설립한 장학재단이다. 현재 8000억 원이 출연되었고, 금년 말까지 2000억 원이 더 모아져 출연액 목표가 1조 원에 이르게 된다. 평생 사업으로 모은 전 재산의 95% 이상을 장학재단에 출연한 이유로, 이종환 회장은 필자와의 인터뷰에서 ‘단 한 명의 빌 게이츠, 단 한 명의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하기 위해서라고 밝혔다. 이미 수 천 명에 이르는 국내장학생, 해외장학생, 박사들이 배출되었으니 빌 게이츠나 노벨상 수상자 탄생은 시간문제라고 필자는 확신한다. 이 점을 감안할 때 박근혜 대통령도 청년 실업 문제는 국가재정으로 해결하고 ‘청년희망펀드’는 이종환 회장처럼 ‘단 한 명의 빌게이츠, 단 한 명의 노벨상 수상자’ 배출을 위해 썼으면 한다.
 
미국의 페리 제독은 1853년 7월 8일 군함 4척을 거느리고 동경항에 도착했다. 그리고 동경항을 향해 외쳤다―‘동경항을 개항하라. 1년 후에 다시 오겠다.’ 이를 계기로 일본은 1867년  명치유신(明治維新)이 출범했다. 명치유신 정부는 곧바로 근대화 작업을 추진했다. 그 일환으로 명치유신 정부는 수많은 젊은이들을 선발하여 서양문물을 배우도록 유럽 등 선진국 곳곳으로 유학을 보냈다. 인재 양성으로 일본은 근대화에 성공했다.
 
필자는 ‘청년실업 해소 대안’으로 우수인력을 해외로 유학 보내 연 50명씩 10년간 500명을 양성할 것을 제안한 적이 있다. 지금은 무한경쟁시대다. 무한경쟁시대는 ‘사람의 시대’다. 무한경쟁시대에는 우수 인재 한 명이 국가의 발전을 이끌 수 있다. 10년 동안 500명의 우수인력을 양성하는 데 들어가는 비용은 1,000억 원 정도면 가능할 것이다. 인재 양성 부문은 노벨상 부문으로 정하면 될 것이다. 박 대통령은 은퇴 후 ‘청년희망펀드’로 우수 인재들이 쑥쑥 자라는 것을 보면서 노후를 즐길 수도 있지 않을까!
 
 주 1) <조선일보> 2015.11.13. 

입력 : 2015.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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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시장경제 대한민국 가꾸기

1941년 광주 출생， 광주제일고 졸업， 전남대 문리대 영문학과 졸업. 美 하와이대 대학원에서 경제학 석·박사 학위 받음. 밀턴 프리드먼의 『선택의 자유』(1979)를 읽고 시장경제’에 빠져들었고， 시장경제’ 강의를 대학에서 처음 개설한 교수로 인정받고 있다. 왕성한 집필활동으로 적잖은 논문과 저서를 남겼는데， 그 가운데 『대처리즘： 자유시장경제의 위대한 승리』는 마거릿 대처의 삶과 정치를 연구·정리한 중요한 저작물로 인정받고 있다. 그 외에도 자유시장경제가 우리를 잘살게 해준다’는 확신을 갖고， 『좋은 정책이 좋은 나라를 만든다』， 『성경과 함께 떠나는 시장경제 여행』， 『노동시장 개혁은 슈뢰더처럼， 대처처럼』， 『7인의 위대한 정치가』 등 자유시장경제를 널리 알리기 위한 책들을 30여 권 집필했으며， 지금도 어느 작업실에서 다음 책 집필에 혼신을 쏟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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